밤에 학원갔다가 집에 오는 길이었다. 집이 워낙에 후미진데 있는데다가 집 뒤편에 산도 있고, 겨울이어서 해가 빨리 졌기 때문에 사방이 어두컴컴했다. 심지어 가로등도 없고 그날따라 집 앞 도로에도 차가 별로 안 지나다니는거다. 무서우니까 집에 얼른 들어가려고 뛰다시피 걸었지. 그런데 MP3를 쳐다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멀리서 어떤 실루엣이 다가오는거다. 자세히 보니까 머리가 아줌마 파마길래 옆집 할머닌줄 알았지. 안녕하세요 하고 고개 숙였다가 드니까 아무도 없더라. 중간에 샛길같은게 아무것도 없는데.
나도 썰 풀고 사라진다 내가 강원도에 살때 일이야. 참고로 난 그때 초등학생. 그때 친구가 목장을 햇었거든? 그래서 주말이고 방과후고 가서 놀고 그랬어. 그리고 초여름 어느날 친구랑 친구동생, 내동생 이렇게 넷이서 막 밖에서 뛰어놀다가 비가 조금씩 부슬부슬 오길래 목장 가건물에 들어가서 따듯한 차같은걸 마시고있었어. 그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감자기 내동생이 입을 다무는거야. 걘 좀 수다스러운애라 좀 이상해서 왜그러냐고 물어봤지. 근데 창문밖으로 사람이 지나갔대. 당연히 창문 밖에는 아무도 없고. 뭐 어디 숨엇나 싶은데 그 가건물이 목장 거의 한가운데라 풀만있지 주변에 나무같이 숨을 장소는 없었거든. 그래서 괜히 초딩들끼리 쫄았지. 나도 그때는 겉으론 안무서운척하면서 속으론 엄청 쫄았어. 그래서 창문 밖을 힐끔힐끔 보다가 나도 봤어. 창문에 비가 흘러서 잘은 안보였는데 흰 원피스같은거에 검은 머리카락의 사람.
확실하게 귀신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꿈의 내용을 간단히 압축하면 같이 놀던 귀여운 여자애가 좀 기분나쁜 곳으로 데려가면서 계속 따라오라고했다. 난 꿈꾸면 항상 허무맹랑하고 어이없는 꿈만 꿨는데 갑자기 이런꿈 꾸니까 좀 무서워. 2번 연속해서 꿨는데 더이상 이어지지 않길바란다.
난 꿈에서 뭔가를 깨문 상태로 깼어. 그런데 여전히 내 입에 뭔가 물려있는거야. 혼란스러웠지. 이불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손도 아니었고, 뭔가 상당히 질겼다고(?) 기억해. 그리고 가위 눌리는 느낌이 든거야. 헐 이건 귀신이구나. 했지. 근데 내가 잠시 미쳤었나봐. 귀신이 너무 궁금해서 눈을 뜨려고 했어. 근데 떠지지는 않더라. 겨우 발가락 움직여서 깼는데, 막판에 내 뺨 위로 뭔가가 슥 스쳐가는 느낌이 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