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름없음:2009/12/23(수) 01:25:06 ID:uhz9M/UJww
2CH들 보면 소설같은 실화들 많이 얘기하던데
나도 얘기해볼까...
2:이름없음:2009/12/23(수) 01:26:11 ID:B3d8xzyjdY
>>1
안궁금해,
농담이다 얘기해라 들어줄테니.
3:이름없음:2009/12/23(수) 01:26:23 ID:ui38FUz86M
듣겠습니다.
4:이름없음:2009/12/23(수) 01:27:48 ID:mQFo1M4sxk
들어보고 싶어
5:이름없음:2009/12/23(수) 01:29:59 ID:mQFo1M4sxk
저...근데 언제 이야기 하는거야?
6:이름없음:2009/12/23(수) 01:30:34 ID:gOw4ic2gM+
흐음...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하지...
일단 잠깐 내 소개를 하면 서울 내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20대 남자다.
2호선을 타고 등하교를 하는데 하교 시간은 매번 다르긴 하지만
퇴근시간쯤 맞춰서 지하철을 타면 항상 눈에 띄던 여자분이 있었다.
그때가 4월이었지...
항상 책을 읽고 계시더군.
나보다는 연상 같았고 긴 생머리에 피부는 뽀얗고...
그야말로 미인이었어.
7:이름없음:2009/12/23(수) 01:35:04 ID:ui38FUz86M
오 시작인가
두근두근
8:이름없음:2009/12/23(수) 01:35:45 ID:gOw4ic2gM+
처음엔 몇번 같은 지하철 칸에 타게 되서 눈에 띄게 됐는데
가끔씩 보이지 않는 때가 있으면 왠지 서운한 감정이 들더라고.
아무래도 보면서 좋아하게 된 것 같아.
하지만 모르는 여자에게 번호를 딸만한 용기는 없는 소시민인지라
그냥 보면서 참 괜찮은 사람이다. 라고만 생각했지
대학교 들어와서 친해지게 된 친구에게 상담했더니
"그냥 가서 '저기 맘에 들어서 그러는데 번호 좀 가르쳐주세요'라고 얘기해"
라는 식으로 말했지만 역시 그렇게까진 못하고...
그러고 어느날 상담해줬다던 친구랑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많더라고... 아마 금요일 저녁이었을거야.
근데 또 마침 그 여자분이 계시더군.
상담했던 친구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난 당장 친구에게 귓속말로 '저 여자야. 내가 말한 사람이...'
얘기했고 친구도 그 여자분을 보고서는 '오, 괜찮다'라며 둘이서 쑥덕쑥덕
9:이름없음:2009/12/23(수) 01:42:43 ID:gOw4ic2gM+
친구는 옆에서 계속 '가서 말 걸어봐'라고 보채고
난 혹시나 여자가 들을까 봐 조용히 하라고 옥신각신.
그런데 지하철이 흔들리는 틈을 타서 친구가 그 여자 분으로 내 몸을 밀었어.
여자와 나 사이는 고작 서너걸음이었고 그 사이에 서서 가던 승객도 없었던 데다가
그 친구가 격투기를 한 친구라 힘없이 그 여자분에게 부딪혔지.
10:이름없음:2009/12/23(수) 01:47:08 ID:ct/JlghcAs
난 너무....참을성이 없나.
하나 올라 올때 난 한 100번 새로고침을 누르는듯
11:이름없음:2009/12/23(수) 01:49:31 ID:mQFo1M4sxk
스레주 레스 다는게 느려....빨리 이야기 더 해주었으면 하는데....
12:이름없음:2009/12/23(수) 01:51:06 ID:ui38FUz86M
>>10-11에 동감...
13:이름없음:2009/12/23(수) 01:51:29 ID:uhz9M/UJww
부딪혔더니 그 여자 분이 외마디로 '아' 하고 소리를 내더군.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는 하고 눈이 마주쳤는데 한순간 머리가 멍해졌어.
항상 옆 모습만 봤는데 정면으로 날 올려다보는 그 눈이 얼마나 예쁘던지.
정말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때는 무슨 용기가 났는지 바로
"저기... 번호 좀..."
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더라고.
멍한데 귓속에선 내 심장박동 소리밖에 안들렸고.
근데 말하고나자 후회되는 건 만약 번호를 못 받으면 쪽팔려서 어떡하지 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가보자 란 생각이...
"매번 지하철에서 보이시던데 전화번호 좀 가르쳐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묻자, 여자분이 "아.. 네."
라며 살짝 머뭇거리더니 핸드폰을 꺼내시더라고.
난 이게 웬 떡인가 싶어서 나도 당장 핸드폰을 꺼내들고 서로 전화번호 교환.
그리고 내릴 역도 아니었지만 무안함에 친구를 데리고 바로 다음 역에서 내렸어.
14:이름없음:2009/12/23(수) 01:58:06 ID:uhz9M/UJww
>>10,11,12 미안... 생각을 떠올리려는데다가 글로 쓰려니깐 시간이 오래 걸리네
어쨌든 그렇게 번호를 얻었는데 막상 문자를 보낼 용기가 안 나는거야.
친구(P군이라고 하자)는 계속 보내라고 하고.
난 당장 보내기엔 무안해서 다음날 보내야지 란 생각이었어.
다음날, 강의가 끝난 강의실에서 P군이랑 또 다른 친구인 K양이랑 같이 잡담을 하고 있었어.
K양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는데 대학교도, 그것도 같은 과로 진학하게 됐어.
선배들은 주위에서 잘 어울린다고 사귀라고 했는데 나에겐 K양은 단순한 이성친구일 뿐이었어.
하지만 나중에... 휴...
어쨌든 셋이서 잡담하고 있는데 문자가 오더라고.
문자를 보니 어제 그 여자 분.
[저 어제 지하철에서 번호 물어보신 분이죠?]
대충 이런 내용이었을 거야.
솔직히 나도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보낼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직접 그 여자분이 문자를
보내서 깜짝 놀랐어
15:이름없음:2009/12/23(수) 02:02:42 ID:ct/JlghcAs
보통은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잖아.
여자분 스레주가 상당히 마음에 든듯
16:이름없음:2009/12/23(수) 02:05:45 ID:uhz9M/UJww
P군한테 바로 "야! 문자왔어!"라고 소리를 지르고 문자를 보여줬어.
K양은 무슨 얘기인가 호기심.
P군하고 내가 둘이서 핸드폰을 붙잡고 속닥대니깐 무슨 얘기인가 하고는 자기도 보여달라고 칭얼댔어.
하지만 둘 다 키가 180이 넘는데 K양은 키가 우리 어깨만도 못되기 때문에 실패하고는 삐짐.
K양이 가고 나서 답장을 보내려고 하는데
[네, 안녕하세요.]
라고 쓰고는 P군에게 이렇게 보낼까라고 하니
"야, 넌 이렇게 쓰면 퍽도 답장이 오겠다"라고 뺀찌...
P군은 잘생긴데다가 키도 크고, 카리스마 넘치는 아이라 과 남자 중 인기 top.
그런데 여자친구는 없었다.
여자친구가 없으니 나랑 놀아줘서 좋긴 했지만...
P군의 조언으로
대충 서로에 대한 질문들을 했다.
내가 20살 대학생이라고 밝히니 자기가 더 많다고 해서 물어보니 나이는 24.
직업은 직장인.
17:이름없음:2009/12/23(수) 02:07:37 ID:mQFo1M4sxk
계속 이야기 해줘
18:이름없음:2009/12/23(수) 02:09:27 ID:UA/8sPZAkQ
>>17
조금만 기다려봐
스레주가 적는 속도가 느리네 ㅇㅂㅇ
기다리는중.
19:이름없음:2009/12/23(수) 02:10:32 ID:a6KkjKC5HY
듣고있어요 'ㅅ')/
20:이름없음:2009/12/23(수) 02:12:05 ID:uhz9M/UJww
여차저차 해서 며칠 뒤 만나기로 결정.
문자를 몇 번 주고받으니 생각보다 연상의 느낌이 물씬 느껴졌다.
뭐랄까?
확실히 나보다는 성숙한 느낌이랄까나.
이미 P군과 난 잔치 분위기.
드디어 나에게도 여친이 생기는건가 라고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소개팅을 할 때의 데이트 코스 등을 공부했지.
만나기로 한 당일.
사정이 있어서 여자 분이 죄송하다며 장소를 바꿨다.
그 여자 분이 사는 동네 근처.
늦어선 안된다는 생각에 빨리 출발했더니 1시간 전에 도착해버려서 난 기다리고 있었고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약 10분 뒤에 여자 분이 오셨다.
여자 분은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난 괜찮다며 웃을 수 밖에...
간단한 인사와 함께 레스토랑으로 갔다.
21:이름없음:2009/12/23(수) 02:17:09 ID:uhz9M/UJww
대충 메뉴를 봐도 대학생인 내가 주로 먹는 메뉴는 없었기에 대충 스파게티로 시켰다.
사실 내가 가자고 우긴 거지만 역시 나에겐 양식은 안 맞는다.
하지만 소개팅에는 보통 파스타 집 같은 곳을 간다고 하길래...
어쨌든 그 여자 분하고 얘기를 나눠야 하는데 난 여자 앞에선 약간 쑥맥이다.
K양 같이 친구로 편한 여자는 괜찮은데 정말 마음이 두근거리는 여자 앞에서는 이야기하기 힘든 편이다.
게다가 눈 앞에 그렇게 예쁜 여자가 있는데 말이 나올 리가 없다.
인터넷에서 본 바로는 공통점을 찾으며 얘기하라고 하는데 직장인과 대학생 사이에 대학교로 얘기할 거리도
별로 없고 대학교는 어딜 나오셨나요? 라고 함부로 물어보는 것도 예의에 어긋날 것 같았다.
요즘 아이돌이 판을 치는 가요에 대해서 얘기하려 했지만서도 웬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닐 것 같다.
오히려 클래식을 들을 것 같은 느낌인 여자다.
22:이름없음:2009/12/23(수) 02:19:33 ID:CUX+qn74wc
남자 대학생들은 왜 다들 스파게티를 고르는거냐고!!!!!!!
뭔가 새로운 메뉴 없냐!!!!
무의식중에 스파게티를 고르도록 설계되어있나..
23:이름없음:2009/12/23(수) 02:20:05 ID:uhz9M/UJww
결국 난 대화에서 들어주는 입장이 되었고 여자 분만 열심히 얘기하셨다.
"학교는 어디세요?" "나름 좋은 학교네요." "학교생활 재밌지 않아요?" 등등.
내가 얘기를 안하니깐 여자 분이 애써서 얘기하는 것만 같아서 미안해졌다.
이러다 망치겠군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중간중간마다 P군은 잘되가냐고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을 보낼 순 없었다.
여자 분은 내가 답답했던 것인지 아니면 어색해하는 내 마음을 이해한 건지 대뜸
"우리 그만 먹고 다른 데 갈래요?"
라고 얘기했다.
응? 다른데?
24:이름없음:2009/12/23(수) 02:22:29 ID:uhz9M/UJww
"네? 어디요?"
라고 묻자,
"이런 느끼한 음식 별로지 않아요?" 라고 웃으며...
마음 속으로는 네!!!!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꼴에 남자라고
"아, 안 맞으시나 봐요. 그럼 다른 데로 갈까요?"
라고 허세를 부렸다.
"이 근처에 곱창 유명한 곳 있는데..."
응?
물론 난 곱창을 좋아하긴 하지만 초면에 곱창이라니...
스테이크만 썰 것 같은 분위기의 여자 분의 입에서 곱창이란 말이 나오니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
25:이름없음:2009/12/23(수) 02:25:25 ID:uhz9M/UJww
얼마 가지 않으니깐 아까 전 레스토랑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곱창 집이 있었다.
안에는 사람들로 꽤나 북적였다.
사람들이 많은 걸로 봐선 유명하긴 유명한 곳인가 보군 이라고 생각하고는 자리를 잡았다.
곱창을 시키고 나서
"소주 마실 줄 알죠?"
라고 묻고 여자 분은 소주까지 시켰다.
인터넷에서 본 바로는 분위기 좋은 Bar는 2차라고 했는데 소주로 달리는 건가?
내 계획은 점점 틀어지고 있었다.
26:이름없음:2009/12/23(수) 02:28:30 ID:w3Rp+EObeA
오오오오오오 기대기대기대기갣
27:이름없음:2009/12/23(수) 02:29:39 ID:UA/8sPZAkQ
어라? ㅋㅋㅋ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 ㅋㅋ
28:이름없음:2009/12/23(수) 02:30:33 ID:uhz9M/UJww
다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레스토랑에서보다는 입이 풀려서 그나마 대화가 수월했다.
아니면 긴장해서 연신 마셔댄 소주 덕분인지...
생각보다 여자 분이 소주를 잘 마셨다.
난 조신한 커리어우먼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털털한 누나 느낌이었다.
오히려 그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결국 둘이서 소주 세 병을 비우고는 말을 놓기로 했다.
술 덕분인지 처음에 어색했던 사이도 이제는 예전부터 친한 누나동생처럼 되었다.
여자 분이 내 이름을 그냥 부를 정도로.
곱창집을 나와 시계를 보니 9시 정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다.
"다음은 어디로 갈까?"
여자 분이 먼저 말을 꺼냈다.
둘 다 취해서 알딸딸한 기분이라 그냥 가기는 아쉬웠다.
그 순간, 계획에서 틀어진 Bar를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29:이름없음:2009/12/23(수) 02:31:23 ID:uhz9M/UJww
근데 더 이상 여자분이라고 하기도 지겹다.
여자 분 이름 좀 지어줘...
내 이름도...
다른 데 보니 이런 것들도 많이 하던데...
30:이름없음:2009/12/23(수) 02:32:42 ID:ui38FUz86M
...곱창녀?
31:이름없음:2009/12/23(수) 02:33:18 ID:UA/8sPZAkQ
>>30
심했다 ㅋㅋㅋㅋㅋㅋ
32:이름없음:2009/12/23(수) 02:33:24 ID:mQFo1M4sxk
여성은 Y 너는 L로
33:이름없음:2009/12/23(수) 02:34:02 ID:w3Rp+EObeA
>>25 이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면이나 마찬가진데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라고 데이트도 못해본 동정이 말해봅니다
34:이름없음:2009/12/23(수) 02:34:45 ID:w3Rp+EObeA
>>28그니까 바에 집착하지 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5:이름없음:2009/12/23(수) 02:35:38 ID:uhz9M/UJww
사실 그 당시 갓 대학생이었던 난 Bar를 한 번도 못 가봤던 터라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Y는 또 자기가 잘 아는 Bar가 있다며 가자며 앞장을 섰다.
이미 Y는 더 이상 내가 상상하던 요조 숙녀가 아니라 그야말로 그냥 선머슴 같았다.
난생 처음 가 본 Bar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Y 말로는 시간이 좀 이르다고...
하긴 지금 생각해보면 9,10시에 Bar에 사람이 많을리가...
한 두 사람 빼고는 우리 밖에 없었다.
Bar는 구석에 포켓볼 당구대가 있고 약간은 어두컴컴했다.
난 신기해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착석.
36:이름없음:2009/12/23(수) 02:37:42 ID:mQFo1M4sxk
그리고?
37:이름없음:2009/12/23(수) 02:37:51 ID:ui38FUz86M
결국 바에 간건가 ㅋ
38:이름없음:2009/12/23(수) 02:39:25 ID:uhz9M/UJww
테이블 자리에 앉아 있자 주문을 받으러 알바가 왔다.
메뉴판을 보았지만 칵테일에 대해선 알지도 못하는 내가 알리가...
무슨 영문소설 제목 같은 이름들 밖에...
역시 그 중에 제일 눈에 띄던 것은
'sex on the beach'
칵테일 중 유일하게 알고 있는 미도리샤워가 있었기에 그걸 시키고
Y는 무엇을 시킬까 했더니
"전 sex on the beach요."
!!!!! 사실 지금 생각하면 별 거 아니지만
여자가 그런 걸 시키다니...
그 당시엔 꽤나 놀랐다.
곧 있자 칵테일이 나왔고 각각 또 한 잔씩을 비웠다.
39:이름없음:2009/12/23(수) 02:43:11 ID:UA/8sPZAkQ
sex on the beach에 대해 조사해보니
여성분들ㅇ ㅣ상당히 좋아할만한 거라고 하네 ㄷㄷ
그래도 이름이 충격적인데 ㄷㄷ
40:이름없음:2009/12/23(수) 02:43:41 ID:mQFo1M4sxk
>>39
칵테일 이름중에 그런게 좀 많지
로맨틱한 이름도 많아
41:이름없음:2009/12/23(수) 02:46:27 ID:uhz9M/UJww
한 잔씩을 비우고 내가 포켓볼 당구대를 쳐다보자
"포켓볼 할래?"
라고 Y는 얘기한다.
관계를 진척시킬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무조건 해야지 란 생각에 OK.
어쩌다 보니 내기가 되어버렸다.
무엇을 걸까 하다가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가 되버렸다.
Y는 "내가 여태까지 포켓볼을 남자한테 져 본 적이 없다고."라며 자신만만.
나 역시도 3,4구는 실력 꽝이지만 포켓볼만큼은 자신있었다.
첫 판은 나의 승리.
Y는 취해서 그렇다며 귀엽게 버럭하며 다시 하자고 했고 소원은 일단 킵.
역시 이 분위기에선 한번 져줘야겠지란 생각에 일부러 상대 공을 맞추거나 하얀 공을 넣어버렸다.
취한 척하느라 힘들었다.
결국 Y의 승리.
내기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심기일전을 위해 다시 칵테일을 두 잔씩 더 마셨다.
그 다음 마지막 결전의 포켓볼 게임.
42:이름없음:2009/12/23(수) 02:47:22 ID:UA/8sPZAkQ
드디어 여기서 뭔가 일이 터진다는건가...? 두근두근
43:이름없음:2009/12/23(수) 02:49:53 ID:uhz9M/UJww
이번에도 난 열심히 져주었고 결국 최종은 Y의 승리였다.
Y는 자신만만해하며 역시 포켓볼은 이길 수 없다며 약올렸다.
난 귀여운 그 모습에 속으로 웃으며 져도 만족한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Y는 "무슨 소원을 들지..?" 하고는 나에게
"너는 무슨 소원 들어달라고 하려고 했어?"
라고 되물었다.
솔직히 난 포켓볼은 단순히 친해지기 위해서 한 건데 갑작스럽게 물어보자
생각해두었던 것도 없었기에 당황했다.
"아... 음... 글쎄..." 라고 얼버무렸다.
Y는 끈질기게 "뭔데, 뭔데?"라고 캐물었다.
그래서 난 반농담으로 "뽀뽀? ㅎㅎ"라고 얘기했다.
Y는 "야, 뭘 그런 걸 얘기하는데 힘들어 해..?"라며 너스레.
그렇게 Y의 소원은 일단 킵 해두고 Bar를 나와 헤어지기로 했다.
우리 둘 다 취해서 헤롱헤롱.
바로 Bar 근처가 Y의 집이라는 얘기에 바래다주기로 했다.
44:이름없음:2009/12/23(수) 02:52:49 ID:R7wm0lMacE
우왓 실시간에 좋잖아 이거 ㅠㅠ
45:이름없음:2009/12/23(수) 02:53:41 ID:uhz9M/UJww
Y는 자연스럽게 나에게 팔짱을 꼈다.
뭐 자기는 나름의 애정표현이었는지, 취해서 그런건지 몰라도...
난 여자와는 처음으로 팔짱을 끼는 거라 상당히 굳어있었을 것이다.
10분 정도 걷자 Y의 집에 도착했다.
평범한 연립주택이었다.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헤어지려다가 아까 했던 내기가 생각났다.
"아, 맞다! 소원 빌어야지."
라고 내가 말하자, Y 역시 고민.
"생각 안나는데...?"
"빨리 얘기해. 오늘 안 얘기하면 끝이야."
라고 나 역시 보챘다.
46:이름없음:2009/12/23(수) 02:53:50 ID:ui38FUz86M
뽀뽀가 원인이 되는 건가
47:이름없음:2009/12/23(수) 02:56:13 ID:uhz9M/UJww
"정말 빌 소원이 없는데?" Y는 계속 고민하다가,
"그럼, 내가 니 소원 들어줄테니 내 소원은 다음으로 미루는 걸로?"
??? 내 소원이라니...
설마...??
"무슨 소원?"
난 일단 시치미를..
근데 Y는 오히려 대답을 안 한다.
"뽀뽀?"
라고 내가 묻자, Y는 담담하게 "응"이라고 대답한다.
그와 동시에 서서히 다가오는 Y.
난 당황해서, "아니, 정말로?" 라고 물었다.
Y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끄덕.
그렇게 쪽.
나의 첫키스는 체리맛이었다.
일단 오늘은 여기서 끝.
48:이름없음:2009/12/23(수) 02:56:46 ID:a6KkjKC5HY
>>47
yum
49:이름없음:2009/12/23(수) 02:56:49 ID:UA/8sPZAkQ
아아 안돼!!
50:이름없음:2009/12/23(수) 02:57:42 ID:ui38FUz86M
마, 맞췄다?!
51:이름없음:2009/12/23(수) 03:00:41 ID:R7wm0lMacE
>>47
오갓!
누님도 지하철에서 곧잘 스레주를 주시했던걸지도ㅋㅋㅋㅋ 이렇게나 급전개라니말이야
52:이름없음:2009/12/23(수) 03:02:56 ID:ui38FUz86M
설마 K가 L을 좋아한다던가 하는 상황이 오는건가?
만약 그렇다면 정말 소설같은 이야기가 되는군
53:이름없음:2009/12/23(수) 03:04:52 ID:mQFo1M4sxk
>>52
K가 아니라 Y 아님?
54:이름없음:2009/12/23(수) 03:07:38 ID:ui38FUz86M
>>53
>>16 이걸 보고 추측
55:이름없음:2009/12/23(수) 03:14:07 ID:uhz9M/UJww
>54 흐음...
56:이름없음:2009/12/23(수) 03:23:00 ID:CFY9Xgwo6+
흥미진진해 ㅋㅋㅋㅋ
57:이름없음:2009/12/23(수) 04:46:30 ID:gI5CmUwLR2
전개가 총알보다 빠른 듯한 기분은 스레주가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일까? 아니면 진짜 총알같이 전개가 된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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