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12:33 ID:9AgCC87Roi+
음..아마도 제곧내!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도 썰은 푼다 이얍!!
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14:19 ID:9AgCC87Roi+
음 일단 나는 초등학교랑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미국에서 다니다가 중학교 일학년까지 3년 미국에서 있다가 한국에서 또 삼년 있다가 다시 유학갔었어
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14:38 ID:pAxwhf76AGE
들어줄게~
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17:02 ID:9AgCC87Roi+
내가 있었던 지역은 미국에서도 굉장히 구석지에 쳐박혀있는 시골이었다. 그렇다고 엄청 깡촌 같은데는 아니고 약간 돈많은 노인들이 한적하게 골프같은거 치면서 노후를 마무리하는? 뭐 그런곳
게다가 가게된 학교도 처음으로 유학생을 받는 곳이라서 동양인 따윈 없ㅋ엉ㅋ 처음에 가게됬을 때는 정말 신비롭다는 시선은 온몸에 받았었다ㅋㅋㅋ
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18:35 ID:9AgCC87Roi+
>>욥! 들어주는 사람 있구나 그럼 신나게 풀어볼게ㅋㅋㅋ
아무튼 혼자 간게 아니라 같은 유학원 소속인 한살어린 여자애, 중학생 여자애랑 같은 비행기 타고 갔었어.
이제부터 한살 어린 여자애는 룸메, 중학생 여자애는 막둥이라고 부를게!
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20:37 ID:9AgCC87Roi+
나야 어느정도 익숙하지만 걔네는 영어라곤 하이 하와유 땡큐 쏘리 밖에 모르는 애들인데다가 해외가 처음인지라 엄청 걱정을 해서 아무래도 나는 맡언니의 책임감을 좀 느꼈던 것 같다.
친동생들처럼 잘 챙겨주고 못알아듣는건 통역도 나름해주고 했었어.
그렇게 사이좋게 반년정도 지냈을때 김양이라는 새로운 한국애가 왔다.
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23:30 ID:9AgCC87Roi+
김양은 우리랑은 좀 다른 케이스였어.
부모님이 외국에서 일을 해서 말레이시아? 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쪽에서 쭈욱 외국인 학교를 다니다가 대학을 미국으로 오려고 편입해온 케이스. 한국말도 잘하고 영어도 잘해서 다들 반가워 했었다.
음..처음에는 굉장히 촌스러웠는데 김양은 정말 홱홱 변했어.
편입해 온지 한달도 안되서 외국인 남자친구도 사귀고.
여러모로 사교성 있는 애구나 외국인 학교를 계속 다녀서 그런가? 정도로 생각했었다.
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27:24 ID:9AgCC87Roi+
그후로는 다들 사이좋게 지냈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이란건 유사가족같은 느낌이라서.
다같이 주말엔 놀러다니고 자주 했었어.
그러다가 한 두달 쯤 지나고나서 학교에 조금 지각하는 날이 생겼었다.
우리 학교는 지각을 하면 오피스에서 익스큐즈 딱지를 받아서 제출하지 않은 경우 벌점이 쌓이기 때문에 오피스에 가야했어. 어차피 나는 차키를 반납하러 가야됬기 때문에 동생한테 가방을 맡기고 오피스 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29:32 ID:9AgCC87Roi+
저쪽에서 교장이 나를 막 부르는거야.
으, 지각했다고 혼나려나? 하고 쫄아서 가니까 마침 잘됬다면서 나를 오피스로 데려가더라구. 어차피 가던길이긴 했지만 무슨 일이지 싶어서 조금 불안하던 차에 오피스 문을 여니까, 왠 동양인 남자애가 멀뚱히 앉아서 날 보고 있었다.
1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31:37 ID:9AgCC87Roi+
알고 보니까 새로 온 유학생이었어.
우리쪽 유학원이랑은 다른 곳에서 온 애라서 우린 몰랐고.
영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서로 곤란해 하고 있던 차에 내가 와서ㅋㅋㅋ
나는 즉시 통역사가 되었닼ㅋㅋ
남자애는 나보다 한살 어렸어. 처음엔 어리둥절하게 날 보다가 한국말을 하니까 금새 안심하는게 좀 귀엽기도하고해서 먼저 살갑게 굴었다.
..물론 의자에서 일어난 남자애는 더이상 귀엽지 않았지만..ㅋ...
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34:29 ID:9AgCC87Roi+
왜냐면 키가 어마어마했거든.
갑자기 눈앞에 장벽이 휙 세워진 느낌ㅋ
나 작은키 아냐...아닌데 너무 크더라ㅋ
나중에 농구하던 애라는 걸 알고서는 아하, 이해했지만 그래도 너무했다ㅋㅋㅋㅋㅋㅋ
암튼 이제부터 남자애는 이군이라고 부를게!
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36:40 ID:9AgCC87Roi+
이군은 처음에 한국인들이랑 있는 걸 어색해했다.
물론 그럴만하다고 생각해.
학교에 한국인 남자애는 자기 뿐이고 나머지는 다 여자애들인데다가 이군은 어려서 부터 운동만하고 살아온 스포츠 보이ㅋ
어쩔줄 몰라하는게 보였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신경써 줬었어.
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39:02 ID:9AgCC87Roi+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나랑 제일 친하게 됬다.
생긴 것 답지 않게 낯가림도 굉장히 심했고ㅋㅋㅋ여자 대하는게 좀 어렵다고 했었다. 어쭈 난 여자가 아니라 이거지? 하면서 옆구리에 춉을 날려줬지만ㅋ
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41:40 ID:9AgCC87Roi+
게다가 이군은 주말마다 트레이닝 센터에 다니고 싶어했는데,
이군이 홈스테이하는 집사람들은 주말마다 일을 나가서
마땅히 이군을 태워줄 만한 사람이 없었어. 그래서 가까이 사는 나한테 이군의 홈스테이 아줌마가 기름값을 주시는 대신에 내가 이군을 주말마다 태워다 주기로 했다.
나야 용돈 생겨서 좋고, 이군도 운동다닐 수 있어서 좋고.
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43:35 ID:9AgCC87Roi+
그렇게 우리는 주말마다 얼굴 보는 사이가 됬다.
그때까지는 그냥 잘 돌봐줘야할 동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정말로 평범하게 장난치고 스킨쉽하고 했었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안그래도 낯을 가리는 이군은 학교에서도
나만 찾았어ㅋㅋ
뭐 애들이랑 같이 밥을 먹어도 누나는?
남이 머리를 만지는 걸 엄청 싫어하는데도 내가 건드리면 아무말 않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한국 여자애들 사이에서
이군이 날 좋아하는게 아니냔 화제가 나왔다.
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45:28 ID:9AgCC87Roi+
나야 별생각 없이 깔깔 웃고 말았지만
막둥이는 그게 아니었나봐.
왜 그 나이때에 오빠에 대한 동경같은게 있잖아.
주변엔 외국남자애 뿐이고.
중학생이라면 딱 연애에 눈뜰 나인데, 막둥이는 이군이 좋았던거야.
그래서 어느날은 우물쭈물하더니 우리한테 털어놨다.
나 사실은 이군오빠가 좋아..하고.
평소에도 얄밉게 굴다가 금방 애교 떨고해서 정말로 친동생 같았던 막둥이라 우리는 모두 막둥이의 연애를 밀어주기로 했었어.
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47:17 ID:9AgCC87Roi+
실제로 이군은 농구하는 애 답지 않게 새끼 손가락에 실반지 같은걸 끼고 다녀서,
내가 막둥이를 위해서 대신 여자친구가 준거? 이런식으로 물어보기도 했었지.
물론 여자친구가 준건 아니었다.
그럼 왜 맨날 하고 다니는데? 라고 물었는데 그 이유가 너무 이군스러워서 뿜었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
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48:19 ID:9AgCC87Roi+
이거 순금인데 나중에 국제 미아라도 되면 이거 팔아서 한국갈라고요
라고 정말로 1%의 농담도 없이 말했었다.
나는 창자가 끊어지도록 웃었지만ㅋ....
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50:32 ID:9AgCC87Roi+
아무튼 막둥이의 짝사랑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이군을 좋아하다가도 중간에 다른 애랑 저울질도 해보고 하는게
몹시 막둥이 스러웠지만 정말로 두근두근 소녀 스러워보여서
아 어리구나~귀엽구나~했었어.
아무튼 막둥이가 이군을 좋아한다는 걸 알았으니 나도 더이상 이군이랑 꽁기꽁기하게 붙어다닐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막둥이를 위해서 자리를 피해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금 멀어졌었어.
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51:44 ID:9AgCC87Roi+
처음에는 그 멀어지는게 그렇게 나쁜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너무 나한테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고,
이군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니까.
물론 운동부 남자애들이랑은 친한 것 같았지만,
언어의 장벽도 있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나한테도 굉장히 힘든 시기가 찾아왔었어.
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56:49 ID:9AgCC87Roi+
내가 다시 유학가기 전에 아빠는 재혼을 했었어.
나보다 두살 어린 여자애랑 동갑인 남자애가 있는 직장 동료랑.
솔직히 내가 엄청 어린애도 아니고 결혼을 막 반대한건 아니야.
그치만 십몇년을 아빠랑 둘만 살다가 다른 사람이 거기에 끼어들어오는 건 음,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어.
싫은건 아니지만 조금 거북하다고 해야하나...
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1:58:01 ID:9AgCC87Roi+
아무튼 그렇게 재혼한지 얼마 안됬는데 난 지구 반바퀴 정도 먼 곳에 있고, 우리집에는 우리아빠랑,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거잖아.
그러니까 왠지 점점 불안해지는거야.
내 자리가 없어질까봐.
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01:36 ID:9AgCC87Roi+
그게 되게 사소하게 터졌어.
아니 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사소한건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또 엄청난 것도 아니고....음.
어쨌든 아빠랑 통화를 하는데 내가 아빠 짐 보낼때 내 옷장에 있는 파란 원피스 있거든? 그것 좀 같이 보내줘~라고 했는데 아빠가 아 그래 창고방 찾아봐야겠다. 이러는거야.
왜 내 옷이 창고방에 있냐고 물어보니까 아빠가 우물쭈물하더니
아줌마 딸이 내방을 잠깐 쓰고 있다는거야.
순간적으로 그게 너무 서러웠어.
왜 걔가 내방을 써? 하고 짜증을 내니까 아빠가 오히려 넌 언니니까 동생한테 양보하란 식으로 말을 하는거야.
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03:38 ID:9AgCC87Roi+
난 동생없다고 이전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어! 하고 소리를 콱 지르고 전화를 끊었는데
너무 화가나는거야 무섭고
내가 없는 내 방에서, 우리 집에서 걔는 우리 아빨 아빠라고 부르면서
그렇게 있는건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때까진 아직 어렸던 것 같아.
게다가 아빠랑 싸우면 아빠는 항상 아빠딸 아빠가 미안해 하고 먼저 전화해주고, 사과해줬었어.
근데 한참을 기다려도 전화가 없는거야.
그게 너무 서러워서 펑펑 울다가 잠들어서 그 다음날도 컨디션이 안좋았어.
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08:06 ID:9AgCC87Roi+
수업도 듣는 둥 마는 둥하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하루종일 그냥 멍때리고 있었던 것 같아.
마지막 수업은 동아리 활동을 하는 날인데,
우리 동아리는 뭐가 딱히 없어서 나는 그냥 카페테리아에서 멍때리고 엎어져 있었어. 그런데 이군이 들어오더라구
물마시러 왔나..하면서 걍 엎어져 있는데 이군이 내 앞에 털썩 앉았어.
뭔가 딱히 인사할 기분도 아니고 해서 그냥 그대로 있는데 이군이 한참 입을 열려다가 닫고 열려다가 닫고를 무한 반복하는거야
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09:50 ID:9AgCC87Roi+
그러더니 누나 아빠랑 싸웠다면서요? 하고 돌직구를 날렸다.
무서운놈...ㅋ....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멀뚱멀뚱 엎어져서 이군의 얼굴만 보고 있는데 이군이 엄청 담담하게
우리집도 재혼했어요. 하고 말하는거야.
순간적으로 좀 멍하기도 하고, 거기다가 뭐라고 대답해야될지도 모르겠고 해서 가만히 있는데 자기도 첨엔 새엄마가 엄청 싫었다고 그러더라
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11:47 ID:9AgCC87Roi+
엄마라고 부르기도 싫고 얼굴 마주보기도 싫고 했데
근데 점점 익숙해 지는거래,
막 자기가 없어지거나 잊혀질거 같은게 아니라 그대로 있는거래.
누난 누나잖아요. 여기 있잖아요. 그러길래
그냥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데, 걔가 그걸 보고 씨익 웃는거야.
그럼됐지 뭐. 하고
슉 일어나더니 나가버렸다.
이군이 나가고나서도 한참 멍하니 앉아있었어.
정말 오그라들지만, 그 웃는 얼굴이 자꾸 머릿속에서 무한 반복되고 있었다.
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15:10 ID:9AgCC87Roi+
그 날 집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룸메한테 들으니까 내가 하루종일 멍하니 있으니까
이군이 누나 왜그러냐고 자길 잡고 물어봤다고 그러더라.
솔직히 좀 감동받았다고 말하니까 룸메가 그러게 괜찮은 애같더라. 하고 긍정했어 그리고 금방 다른 얘기로 넘어갔는데도
자꾸 머릿속에 이군 얼굴만 떠올라서 밤새 뒤척뒤척했다.
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17:22 ID:9AgCC87Roi+
하지만 솔직히 그게 좋아하는거라고 생각하긴 어려웠어.
나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같은건 믿어본 적도 없고, 연애를 한번도 안해본 것도 아냐.
그래서 나는 그냥, 많이 고마운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덮어놨다.
그리고 우리는 평범한 사이로 돌아갔어.
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19:20 ID:9AgCC87Roi+
그러던 와중에 학교에서 왠지 한국인 여자애들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다. 특히 운동부 남자애들.
앞에서 설명했다 싶이 내가 있던 곳은 무지 시골이야.
게다가 다니던 학교는 프라이빗 스쿨이라서 공립학교에 비해서 애들도 무지 적고, 한학년에 40명쯤 되려나.
유치부부터 고등학교까지 있는 학굔데 전교생을 합쳐도 한국 고등학교 한학년 정도 될까말까한 규모의 학교야.
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2:13 ID:9AgCC87Roi+
그 중에서도 한국애들은 특히 눈에 좀 띄는데 김양같은 경우엔 공부를 잘하고 이군은 운동을 잘하고, 나도 운동이랑 기타를 쳐서 학교 행사 같은데 자주 참여하고, 룸메는 피아노를 잘치고 막둥이도 이것저것 잘하는 편이라 더 그랬었어.
외국인들이 상상하는 동양애들의 이미지가 대부분 약간 안경쓰고 공부 열심히하는 그럼 이미지가 더 심해서 그랬나 우리는 좀 독특하다고 생각하고 배척받기 보다는 우리가 하는게 유행이되는 그런 구조였었거든
3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3:56 ID:9AgCC87Roi+
그래서 늘 한국애들은 대단해! 라는 느낌의 시선만 받다가,
왠지 운동부 남자애들을 중심으로 우리를 약간 섹슈얼한 시선으로 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읽었다.
무슨 소문이 돌고 있는 것 같긴 했는데
노골적으로 추궁하기엔 근거가 없고,
아마도 그 대상이 한국인인 것 같아서 걔네들도 쉬쉬하는 분위기였었어.
3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4:55 ID:m98DdiaG1tc
오~다행이엿네
3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6:33 ID:m98DdiaG1tc
안좋은소문이돈다는거야?
3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7:38 ID:9AgCC87Roi+
본격적으로 그 분위기를 느끼고 나랑 룸메랑 수상해 하던 때 우리 학교를 담당하는 한국 코디네이터가,
음 그러니까 코디네이터는 유학원이랑 학교를 이어주는 분들이야.
우리 학교 말고도 여러 학교를 맡고 있고 홈스테이 문제나 법적인 대리 보호자 같은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야.
아무튼 그분이 가끔 친목회를 열어서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한번에 만나는 행사같은게 있어.
그날이면 한국음식이나 그런거 엄청 먹을수 있어서 다들 되게 기대하고 그랬었어.
3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8:33 ID:9AgCC87Roi+
>>34 응 좀 지저분한 소문같은거 있잖아. 성적인거ㅋㅋ 그런 소문이 도는 분위기였어. 우리야 우리 귀로 듣지는 못했지만 그런 시선들이 느껴지니까. 뭐지?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3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29:51 ID:9AgCC87Roi+
아무튼 그때 열린 친목회에선 다같이 아이스링크장을 갔어.
오랫만에 만나는 한국애들도 있고 다들 왁자지껄한 분위기인데
하도 오랫만에 스케이트를 타니까 내가 자꾸 넘어지는거야ㅋㅋㅋ
그런데 그럴때마다 이군이 와서 나를 덥썩 일으켜줬었다.
3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30:53 ID:9AgCC87Roi+
물론 난 운동선수로서의 이군의 운동신경을 엄청 믿었지만ㅋ
이군은 스케이트를 엄청 못탔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보다 더 못탘ㅋㅋㅋㅋ
그 큰키로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거북이 같은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ㅋ......
3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32:05 ID:9AgCC87Roi+
드라마 같은데서 보면 막 여주가 휘청하고 넘어질라치면 남주가 엄청 쌔앵하고 달려와서 탁 받쳐주잖아?...
...ㅋ...개뿔이..........
내가 콩하고 넘어지면 이군은 느릿느릿 누나---하면서 거북이 기어가는 속도로 나한테 와서 날 일으켜줬다
솔직히 그냥 일어나는게 더 빠를 것 같은 느낌^^!
4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34:30 ID:9AgCC87Roi+
근데 그게 한두번도 아니지, 나랑 어으어어어엄청 떨어져 있는 거리에서도 내가 넘어지면 정말 기듯이 낑낑대면서 나한테 와서 나를 일으켜주는거야. 아..병신같지만 감동이야...이런 느낌ㅋ..
아무튼 찡했어.
게다가 이군은 키가 커. 정말정말 커!
그리고 운동을 하지. 나따위 호조비는 어린애처럼 들어올릴 수 있다는 듯이 겨드랑이 쪽에 손을 쑤욱 넣어서 덜컹 들어올려서 세워주는데.
어찌나 격하게 세워주던지 콩하고 이군의 가슴팍에 코가 부딪혔다.
엄청 좋은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어.
4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37:13 ID:9AgCC87Roi+
음. 좀 이상하다고 생각될지는 모르겠는데
난 그 냄새를 참 좋아했다.
이군은 가끔 자기 농구한다고 입고 있던 후드티를 나한테 맡기곤 했는데,
난 그럼 엄청 투덜거리면서 그걸 예쁘게 개켜.
그리고선 춥단 핑계로 꼭 껴안고 있었다.
그러면 이군한테서 나는 좋은 냄새가 난다.
4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39:43 ID:9AgCC87Roi+
그리고선 이군한테 옷을 돌려주면서 야 니 옷에서 좋은 냄새나, 하고 말하면 이군은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지 옷에 킁킁 냄새를 맡아보다가 불쑥 내 후드티 모자에 코를 박고 킁킁거려.
내가 깜짝 놀라서 악 하고 소리를 지르면 또 씨익 웃으면서
누나한테도 좋은 냄새나요. 하고 웃고서는 내 머리를 꾹 누르곤 했었다.
그러면 내가 너떄문에 키 줄어들면 책임지라고 화를 내고.
그랬었던 기억이 문득 나서 왠지 좀 꽁기몽기해졌었어.
4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41:58 ID:9AgCC87Roi+
그러다가 저쪽에서 룸메랑 노는척 하면서 이쪽을 훔쳐보는 막둥이를 봤어.
평소 같으면 괄괄하게 언니 오빠 뭐해! 하면서 끼어들텐데
왠지 못 끼어들고 눈치만 보고 있는게 괜히 미안해졌다.
어렴풋이 나도 내 감정을 깨닫고 있었지만
언니로써 티내지 않고 막둥이를 응원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제와서 나도 이군이 좋으니까 내맘대로 할거야, 라던지
그런 생각을 할만큼 간이 크지도 않고ㅋㅋㅋㅋ
4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44:24 ID:9AgCC87Roi+
나도 모르는 새에 미안한 짓을 했구나 싶어서 그냥 스케이트 벗고 좀 쉴까 하는데 다른 학교에 나랑 친한 남자애들이 다가왔다
누나누나 어디가? 하면서 장난을 걸길래 웃으면서 같이 장난을 치다가
자꾸 넘어져서 쉬러 갈래 하니까 얘네가 장난을 친답시고 둘이서 양쪽에서 내 손을 잡고 엄청난 속도로 스케이트장을 빙빙 돌았다.
덕분에 꽁기몽기고 뭐고 멘붕ㅋ
악악 소리지르고 넘어지기 싫어서 물귀신 작전으로 팔잡고 늘어지고 하는 사이에 녹초가 되버렸어ㅋㅋㅋㅋ
4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46:46 ID:9AgCC87Roi+
물론 내가 녹초가 되고 나서도 걔네들은 지치지 않았지만ㅋ
결국은 의자에 가서 스케이트 벗고 앉았다.
춥기도 해서 코코아 사와서 먹고 있는데 룸메가 아 언니 여깄었네, 하고 내 옆에 앉는거야.
왜 더 안놀고, 하고 물어보니까 지친다면서 코코아를 날름 뺏어 먹길래 요녀석잇! 하고 딱콩 머리를 때렸다ㅋㅋ
둘이 낄낄 대고 있는데 룸메가 갑자기 급 정색을 했어.
언니 근데, 이군이 언니 좋아하는 것 같아.
뭥?????????
4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48:12 ID:9AgCC87Roi+
난데없이 뭔 말이냐고 농담식으로 받아치니까
아니 진짜. 이러는거야.
그래서 나도 진지진지 열매 먹고 물어봤지. 왜? 하고.
그러니까 내가 없어지자마자 누나 어딧어? 하고 나만 찾더래.
막둥이가 놀아달라고 졸라도 귀찮아 하고.
둘다 오묘한 표정이 되버렸다.
4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51:45 ID:9AgCC87Roi+
결국은 그러고 집으로 돌아와서 룸메랑 진지한 토론 한판을 벌였다.
쓸데없이 눈치만 빠른 룸메는 내가 이군을 좋아하는 감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어.
그래서 언니는 이군이 언니가 좋다하면 어떻할건데?라고 물어보는 룸메한테 난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제 삼자의 눈으로도 날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는 이군의 태도에 대한 기쁨과
막둥이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혹시나 이군이 나에게 진심을 표현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었어.
4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53:31 ID:9AgCC87Roi+
그날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도 괜히 두근거렸다.
정말로 날 좋아하나?
날 좋아하면 어떡하지..막둥이는?
근데 정말로 날 좋아하나..이런 느낌.
그 다음날 학교가는게 너무 걱정되면서도 두근 거리는, 그런거.
4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55:38 ID:9AgCC87Roi+
그리고 학교에 가서 내 모든 기대와 걱정은 산산조각 났다.
이군은 그날부터 묘하게 날 피했어.
말을 걸어도 얼버무리고,
금방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이군의 버릇은 말을 할때 뚫어지게 남을 쳐다보는건데
그 날 이후로 이군은 한번도 내 눈을 쳐다보질 않았다.
5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56:59 ID:9AgCC87Roi+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었어.
그날 우리는 무지 평범했고, 또 사이 좋게 지냈잖아.
낑낑 거리면서 날 일으키려고 오던 모습이 선한데도
이군은 날 피했다.
그게 피하는 걸 넘어서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5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58:23 ID:9AgCC87Roi+
영문도 모르고 상처받기를 반복했지만 차마 다른 애들 앞에서 티낼 수도 없었어. 막둥이 때문이기도 하고, 이군때문이기도 하고, 나때문이기도 했다. 티를 못낸다는거 생각보다 되게 힘들고 슬픈 일이더라.
그게 반복되는 와중에 결국 막둥이가 이군한테 고백하고 차였어.
5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2:59:50 ID:9AgCC87Roi+
얘가 걱정되서 룸메랑 내가 우리 집에 막둥이를 초대해서 주말을 같이 보냈다. 밤에 셋이 모여 앉아서 속얘기하고 하면서 막둥이가 펑펑 울면서 사실 내가 이군을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다고 했어.
알면서도 억지 부린거라고, 언니가 나 배려해주는거 알면서도 되게 얄밉다고 생각했다고 미안하다고
엉엉 우는데 왠지 나도 눈물이 나서 같이 사과했다.
5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01:21 ID:9AgCC87Roi+
막둥이는 회복이 빨랐어. 금새 좋아하는 남자 2호로 넘어가면서 아무렇지 않게 셋이 모이면 이군과 나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정도가 됬다.
막둥이랑 룸메는 이해를 못했어.
그렇게 누나누나 거리던 이군이 날 피하는 이유를.
5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02:48 ID:9AgCC87Roi+
당시 김양은 사귀던 외국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여자 농구부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연습이나 농구게임 등의 이유로 우리랑 자주 어울리지 못했다. 솔직히 그 전에도 남자친구랑 찰싹 붙어있느라 우리랑 자주 붙어서 놀던 아이는 아니지만.
5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04:53 ID:9AgCC87Roi+
아무튼 점심시간이 되면 점심을 먹고 셋이 자주 복도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복도에서 체육관으로 연결되는 문 앞에 서서 애들 얘기를 듣다보면 체육관 안에서 농구를 하는 이군이 보여.
그러면 나는 자꾸 이군을 쳐다본다. 빙글빙글 도는 모습.
외국인 친구랑 하이파이브를 하고, 덥다고 겉옷을 벗고서 무성의 하게 홱 던지고. 그걸 보다 보면 이군이랑 눈을 마주치는 때가 있다.
5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06:02 ID:9AgCC87Roi+
눈을 마주치면 이군은.
정말로, 싫은 표정을 했다.
애초에 표정을 잘 숨기는 아이도 못됬고.
정말로 진절머리 난다는 얼굴을 하고 다시 제가 하던 일에 집중을 한다.
그럴때마다 커다란 칼이 가슴에 푹푹 박히는 느낌이 들었어.
그런데 나는 이유를 물어보는 것 조차 겁이 났다.
5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09:17 ID:9AgCC87Roi+
그때쯤 나는 이군에 대한 감정과 알 수 없는 이군의 태도, 그리고 스무살이 되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전부 대학에 들어갔는데도 나만 아직 고등학생으로 멈춰 있다는 느낌에 우울증 비슷한 것에 빠져있었어.
하루는 너무 아파서 학교를 빠졌다.
룸메는 내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알기 때문에 엄청 걱정을 했어.
우리 학교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영어 시간이 있어서 김양과 나를 제외한 한국애들은 다 그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그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워서 룸메가 선생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나한테 전화를 했었다.
5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0:13 ID:Q77EH6l6lvc
듣고있어!
5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1:14 ID:9AgCC87Roi+
괜찮냐 약은 먹었냐 하는 말에 괜찮다고 대답하고 있는데, 룸메가 아무래도 걱정이 됬는지 지금은 안울지? 어제도 4시간 가까이 울었잖아 언니. 하고 말했어. 감정 조절도 안되고 아파서 눈물이 줄줄 흘렀었거든.
그래서 대답을 하려는데 수화기 너머로 '그거 정신병 아니냐.' 하는 이군의 목소리가 들리더라.
6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1:58 ID:9AgCC87Roi+
>>58 듣고 있는 사람 아직 있구나. 힘이나넷 우울했던 얘기라서 얘기하면서 힘빠지고 있었다ㅠㅠ
6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3:46 ID:Q77EH6l6lvc
힘내 스레주 ㅠㅠ 너무 열심히 풀어줘서 보는 내가 다 고마워 ㅠㅠ
잘 보고있어.
이군은 왜 그랬던걸까 ㅠㅠ
6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4:28 ID:9AgCC87Roi+
들을 생각은 아닌데 들렸어.
누워있는 채로 코가 찡하니 매워지면서 목구멍이 아렸다.
응..안울어. 하고 룸메한테 못들은척 대답했지만 목소리가 이미 젖어있었어. 너무 서러웠다. 도대체 왜 내가 저런 소리마저 들어야 할까.
내 마음이 아픈 이유에 제가 있다는 건 알면서 하는 소릴까.
그걸 계기로 룸메랑 이군이 싸웠다.
룸메가 거세가 몰아붙이는데도 이군은 한마디도 안하고 있었다고 해.
너때문이잖아 삐이이이 같은 대사를 하고 싶었지만 룸메는 날 생각해서 열심히 참았었고.
6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5:33 ID:9AgCC87Roi+
>>61 그 이야기가 곧 나오지 아니 지금 나오나?...ㅋㅋㅋㅋㅋ
열심히 들어줘서 나도 힘이난다 고마워 레스더!!! 열심히 얘기할게! 재미없을진 모르겠지만!
6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6:48 ID:Q77EH6l6lvc
나는 열심히 들어줄께!!
6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18:39 ID:9AgCC87Roi+
결국은 이군은 그 후로 나랑도 룸메랑도 냉전.
그때 나랑 룸메는 이군에 대한 실망이 하늘을 찌르던 때였어.
나는 그런 이군을 떨쳐내질 못하고
룸메는 왜 언니가 뭐가 부족해서! 하고 화내는 상황.
이군이 날 피하면서 부터 주말에 내가 이군을 태워다 주는 것도 그만두게 되었기 떄문에
나랑 이군의 접점은 거의 없었다.
나랑 룸메의 수업이 일찍 끝난 날 이었어. 돌아와서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둘이서 숙제를 하고 있는데 막둥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6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21:05 ID:9AgCC87Roi+
언니들 나 좀 데리러와 나 지금 학교야...하고 말하는 막둥이의 목소리가 넋이 빠져있어서 나랑 룸메는 대충 겉옷만 걸치고 학교로 갔어.
학교는 방과후에 연습하는 농구부 애들도 다 귀가하고 막둥이 혼자 계단에 앉아있었다.
안색도 좋질 않고 넋을 놓고 있다가 내 얼굴을 보자마자 막둥이가 펑펑 울었다. 내 옷자락을 잡고 나쁜년 나쁜년..그 나쁜년 하면서 꺽꺽 우는 애를 보고 나랑 룸메도 놀라서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결국 차에 태워서 우리집으로 데려왔어.
6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23:34 ID:9AgCC87Roi+
막둥이의 얘기는 이랬다.
집에 가려고 홈스테이 아줌마 차를 기다리는데,
아줌마가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막둥이를 데리러 올 수가 없게됬데
그날은 나랑 룸메도 수업이 빨리 끝난 날이라서 어쩔 수 없이
농구부에 있는 저랑 집 방향이 비슷한 외국친구한테 가는 길에 태워다 달라고 부탁하고선 연습이 끝날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나봐.
6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25:59 ID:9AgCC87Roi+
연습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지루해진데다가 배까지 고파서 카페테리아에 들어가서 넓다란 카운터 아래에 과자창고를 뒤지고 있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래, 운동부 애들이 연습하다가 목마르면 물 마시러 들어오고 하니까 누구지? 하는데
한국말이 들리는거야.
자기 말고 한국인은 지금 농구부 연습하고 있는 김양이랑 이군 밖에 없거든.
그래서 숨어있다가 깜짝 놀래킬 생각으로 가만히 있었데.
그러다가 들은거야.
6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26:50 ID:Q77EH6l6lvc
아... 내가 다떨려... ㅠㅠ
7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29:53 ID:9AgCC87Roi+
김양이 오빠 요즘은 스레주 언니랑 엄청 거리 두네?ㅋㅋㅋㅋ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이군이 엄청 시큰둥 하게 어. 하고 물병에 물을 따르더래.
왜? 친하게 지내야지~하면서 김양이 막 웃는데 그게 엄청 비웃는거 같아서 뭐야 뭐지? 하는데
이군이 엄청 차갑게 니가 그렇게 그 누나 걸레라고 욕을 해놓고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건 뭐하자는거냐고 너도 성격 진짜 더럽다, 이러더래.
순간적으로 멍해졌는데, 김양이 되게 다급하게
아 오빠~내가 스레주 언니 욕한게 아니라~그냥 외국애들이 한 얘기 옮긴거잖아! 오빠가 궁금해한거구~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안된다고 말한건데~
그러면서 막 우는 척 같이 그랬데ㅋㅋ 아 쓰다보니까 어이가 없엌ㅋㅋ
7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31:53 ID:Q77EH6l6lvc
헐... 뭐야...진짜 왜 저래..... 어이없다 진짜. 말이 안나와...
7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34:34 ID:9AgCC87Roi+
우리 막둥이는 거기서 부터 손이 덜덜덜 떨린거야.
지금 지가 무슨 소릴 들은 건가 싶고.
어이도 없고 막 이 상황이 진짜 거지 같은거야 자기도.
근데 또 얘가 우는 척인지 뭔지를 하니까 이군이 좀 수그러 든거.
미안하다 근데 스레주 누나 얘기는 그만하자.
하면서 그리고 그거 진짠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아무한테나 말하고 다니지마. 이러더래
그러니까 김양이 나도 오빠한테 밖에 말 안했어~! 그런 얘길 어떻게해. 그러니까 오빠도 스레주 언니한테 혹시나 말하거나 하지마 알았지?
그 언니도 얼마나 충격이겠어. 그 언니랑 잔 외국애가 자기랑 언니랑 무슨짓하고 무슨짓 했는지 다 말하고~그런거잖아!
와 뭐 이런 희대의 쏘ㅑㅇ년이 다있지
나 저거 최대한 담백하고 수위 조절해서 쓴거얔....
7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35:44 ID:9AgCC87Roi+
>>71 진짜 어이없었어 듣는데 막둥이는 펑펑 울면서 나한테 그렇게 말하고 있고 나는 진짜 뒷통수를 엄청 쳐마즌 기부님...
저거 정말 수위를 아주아주 낮춰서 얘기한거얔......
7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37:25 ID:9AgCC87Roi+
아무튼 이군은 김양 얘길 엄청 듣기 싫어하는 것 같았데
너 그 얘기만 몇번째냐고 지겨우니까 그만하라고.
그리고 스레주 누나 얘기 왜 자꾸 내 앞에서 하냐고 짜증을 내니까
김양이 아니~나는 그냥...스레주 언니 불쌍하자나..
그언니 오빠 좋아하는데...
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지금 생각하니까ㅋㅋㅋㅋㅋ우왘ㅋㅋㅋㅋㅋ
화나서 말도 안나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37:43 ID:Q77EH6l6lvc
보는 나도 기가막힌데 스레주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어떻게 같은나라 사람끼리 그럴수 있지...
7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38:32 ID:Q77EH6l6lvc
기가막힌 정도가 아니다.. 화가난다!! 뭐야 진짜...ㅠㅠㅠㅠㅠ
7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40:49 ID:9AgCC87Roi+
이때부터 막둥이가 막 눈물이 나왔데,
솔직히 막둥이 눈에는 내가 얼마나 맘고생 했는지 더 잘 보였을 테니까.
자기가 이군을 좋아했고,
그러다 보니까 자연히 내가 이군 좋아하는 것도 알았고.
근데 내가 언니라고 자기 상처 안받게 하려고 입다물고 있는 것도,
티 못내는 것도 알았고.
근데 자기도 포기못하고 이기적으로 굴었는데도 내가 자기 차이고 울때 위로해주고 했던게 엄청 지딴엔 고마웠는데
그래서 나랑 이군이랑 정말 잘됬으면 싶었는데 김양이 저러고 있는거야
내가 엄청 지쳐하는 거 보면서 맨날 막둥이가 그랬단 말야.
언니 보면 나는 오빠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고.
7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41:33 ID:Q77EH6l6lvc
막둥이도 마음고생이 심했구나...
진짜 여린아이다... ㅠ
7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43:13 ID:9AgCC87Roi+
>>76그냔은 희대의 시앙냔이라서..ㅋ....나도 정말 막둥이 얘기하는데 어이 상실.
아무튼 김양 얘기를 들은 이군이 가만히 있더니
그 누난 아무나 좋아하겠지.
이러고 나갔데.
저 얘기 죽어도 안하려고 하는걸 반 윽박질러서 말하게했어.
진짜. 뭐 화낼 기운도 안나더라.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나오고 멍하니 있는데
우리 다혈질 룸메가 그대로 김양한테 전화하려는 걸 말렸다.
8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45:03 ID:9AgCC87Roi+
>>78 막둥이는 나한테 애착이 좀 많았어ㅠㅠ내가 자기 친 언니랑 동갑인 것도 있고, 내가 얘가 애기다 보니까 진짜 엄마처럼 챙겼었거든.
그러니까 지도 엄청 의지하고 따랐는데 지가 그 오빠 좋아한다고 내 마음 내팽겨 치고 억지부렸는데 결국 차이니까 자기 이기심 때문에 날 괴롭힌 것 같아서 죄책감도 싸여있었고 그랬었나봐ㅠㅠ
8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47:09 ID:Q77EH6l6lvc
하 ㅠㅠ 김양이 나쁜년이군..
8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49:27 ID:9AgCC87Roi+
암튼 오히려 그런 상황이 오니까 머리가 엄청 냉정해 지더라.
그래서 차근차근 상황부터 알아가기로 했어.
다음날 학교에 가서 정말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김양이랑 인사했다.
정말 앞에서 보니까 이걸 어떻게 쥐고 흔들어야 화가 풀리겠는데
참느라고 혼났다. 룸메는 얼굴보면 쥐어팰것 같다고 인사도 안받고 쌩하니 올라가 버렸었고.
아무튼 수업시간 내내 나랑 룸메는 쪽지와 자리 바꾸기를 통해서
외국애들과 즐거운 커뮤니케이션을 나눴다.
8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1:31 ID:9AgCC87Roi+
처음에는 걔네들도 좀 거북한 소문이니까 우리한테 말하는 걸 꺼려했다. 그래서 정공법으로 나갔지.
나, 사실은 나에대한 안좋은 소문이 돈다는 걸 들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오해 사고 싶진 않고ㅠㅠ
너희한텐 우리가 아직도 외국인인가봐....
순진한 외국인들은 과격한 리액션으로 보답했다.
nope!
8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3:16 ID:9AgCC87Roi+
그렇게 해서 모인 정보는 정말ㅋ
충격과 공포였다.
여기서 김양이 얼마나 멍청하고 안하무인인 또라이인지가 잘나오는데.
쌈박하게 결론만 말하자면 그 소문에 대한 것은
김양의 글짓기도 아니요, 소설도 아닌 사실이었다.
소문의 대상이 내가 아니라 김양인것만 빼면^^!
8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4:37 ID:Q77EH6l6lvc
헐...충격이다........김양은 어느 근자감으로 이군한테 그런말을한거야... 와 욕이 나오네!
8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6:18 ID:9AgCC87Roi+
앞서 말했지만 김양은 외국인 남자친구가 있었다.
운동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잘생기거나 키가 큰 것도 아닌
그저 그런 외국동무1과 처음 우리 학교에 편입해왔을 때의 촌스러웠던 김양.
둘은 그럭저럭 잘어울렸어.
김양은 자기 남자친구를 무지 좋아해서
코디네이터한테 거짓말을 해서까지 홈스테이를 옮길정도였다.
어디로? 남자친구네 집으로^^!
8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6:55 ID:9AgCC87Roi+
>>85 진짜 쇼크지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없음의 빅뱅 충돌이었어 나돜
8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7:47 ID:Q77EH6l6lvc
제정신이..아닌것같아...... 무슨생각으로...헐...
8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8:07 ID:9AgCC87Roi+
하지만 방학이 지나고 김양은 홈스테이를 옮기고 남자친구랑도 헤어졌다. 우리한테는 남친의 집착이 너무 심해서 힘들다고 울기까지 했어.
우리는 그걸 믿고 위로도 해줬지.
...ㅋ...과거의 순진했던 나한테 욕이 나온다ㅋ
9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3 23:58:44 ID:Q77EH6l6lvc
>>87 ㅇㅇ 진짜 쇼크!!!!
9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0:09 ID:6NLyL4Rcwlo
김양은 미국 고교데뷔라도 하듯이 말레이시아에서 뭍혀왔던 촌티를 벗어냈었다. 주로 나나 룸메랑 비슷한 화장이나 머리스타일, 옷차림 같은 걸 따라했었는데 자주 따라하는 건 나였던 것 같다.
과거의 순진했던 나2는 그걸 보고 귀엽다고 머리도 묶어줬었구나.
멍청잌.....
9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2:13 ID:6NLyL4Rcwlo
아무튼 내가 하는 거라면 다 따라해보고 싶어했었다.
난 그게 그저 어린 동생들이 언니 쫓아해 보고 싶은 귀염성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김양이 남자친구를 사귀던 날 언니는 외국 남자 안사귀냐고 물어봤었어.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하면
음~언니는 외국애들한테는 매력이 없는지도 모르겠당ㅋㅋ!
이런식으로 말했었짘
룸메가 뭐지 저 싸가지는ㅋ했던 기억이 있엌
그래도 여러모로 우리한테 도움도 주고 하는 애라서 우리는 외국에서 자라다 보니까 우리랑 생각하는게 좀 다르구나~라고 생각했었어.
9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4:05 ID:6NLyL4Rcwlo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단순한 열등감 같은 걸지도 모른다.
난 잘 모르겠지만 걔가 가지고 싶어하는 걸 내가 가지고 있었고,
걘 자기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안되는 뭐 그런 타입이었다.
어쨌든 우월감이 느끼고 싶어서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진 이유는 그랬다.
남자친구네 집으로 호스트를 옮겼는데,
외국의 남자 청소년의 머릿속의 80%는 잉챠잉챠다.
9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5:47 ID:6NLyL4Rcwlo
게다가 일본 야구 동영상 따위의 영향으로 외국 남성들은 동양 여성과의 잉챠잉챠에 대해 대단한 환상 따윌 가지고 있는 모양이야.
아무튼 둘은 잉챠잉챠를 했고...
..음 설명하기 싫다 하지만..해야겠짘
잉챠잉챠가 과도한 나머지 cd를 부주의하게 버렸다가
남친의 엄마가 그걸 발견한 모양.
한마디로 김양은 쫓ㅋ겨ㅋ남ㅋ
9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6:59 ID:F4kwhRAI4OI
헐... 들켜서..쫓겨남...그것도 남친의 엄마한테...
9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7:36 ID:6NLyL4Rcwlo
ㅋㅋㅋㅋ...내 설명이 미흡했다면 미안해..
하지만 난 연애판의 수위를 지켜주고 싶었다 이해해줘..ㅋ...
무튼 쫓겨난 후에도 두사람은 자주 만났지만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고 인상도 더럽지만 그럭저럭 훈남인 이군과 내가 꽁냥 거리는게 김양은 좀 배알이 꼴렸었나봐.
지 평범한 남친도 지 눈에 안들어왔고.
그래서 김양은 찌질한 지 남친을 뻥~하고 차버렸다.
9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8:15 ID:6NLyL4Rcwlo
그리고는 우리한테 와서 남치니가 집착이ㅠㅠ훌쩍훌쩍
나한테 화내고ㅠㅠ아무대도 못가게하고 훌쩍훌쩍..
해댄거임ㅋ
9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9:30 ID:F4kwhRAI4OI
아냐아냐 충분하고 적절한 설명이였어!
근데 김양 진짜 가면 갈수록 가관이다...
9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09:54 ID:6NLyL4Rcwlo
그 다음 김양은 방과후 농구부 연습 시간이라던지 이군을 열심히 유혹해 보려고 한 모양이야.
외쿠긴 동무들 중 많은 목격자가 증언을 해주었다.
그러나 철벽같은 이군은 나한테 후드티를 맡기고 잇었지.
좌절한 김양은 이군보다 잘난 남자를 찾아 나섰당ㅋ
그리고 남자 농구부 절반이랑 잉챠잉챠를 했던 거야.
10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0:26 ID:6NLyL4Rcwlo
>>98 고마워ㅠㅠ설명하면서 이걸 뭐 어케 표현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10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2:17 ID:F4kwhRAI4OI
절반이랑....머릿속에 혼란이온다... 농구부면...비주전까지합해서...
멘붕...
10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2:27 ID:6NLyL4Rcwlo
아무튼 어떤 외쿠긴 동무도 진심이 되진 않았다.
그리고 김양은 락커룸 토크의 대상이 되었던 거지.
운동하고 옷갈아 입으면서 성적인 이야기로 여자애 씹는거 있잖아.
미드 같은데 자주 나오는거..ㅋ....
너도 걔랑 잤냐? 나랑 할때는~이런식으로.
물논 이군은 영어를 너무 못해서...미국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알아먹질 못했고, 외국애들도 쟤랑 걔랑 같은 나라애니까~하면서
김양 이름은 안 말하고 she~her~이런식으로 말한 모양.
10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2:59 ID:6NLyL4Rcwlo
>>101 정..정신줄 단단히 잡아ㅠㅠㅠ!!! 레스더가 날 떠나면 나 너무 외로워졋
10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4:37 ID:F4kwhRAI4OI
>>103 걱정하지마 ㅋㅋㅋ 정신줄 꽉 잡고있을께!!
10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5:10 ID:6NLyL4Rcwlo
암튼 김양이 그렇게 몸을 굴리고 다니니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다른 한국애들도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시선이 묘하게 바뀌었던 거였어.
물론 쿨싴한 여자들인 우리들은 그딴거 없ㅋ음ㅋ..
걔네들도 우리 태도 보고 작업좀 걸어보다가 아 김양 쟤가 좀 되바라진 얜가 보당 ㅇㅇ 하고 맘
근데 이군이 자꾸 막 락커룸에서 코리안 걸~어쩌고 얘기가 나오니까.
신경이 쓰여서 같이 연습하는 김양한테 물어본거야.
10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6:49 ID:F4kwhRAI4OI
그래서 김양이 이때다 싶어서 스레주를 끌어들인거였구나.. 어휴..
10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8:29 ID:6NLyL4Rcwlo
그걸 김양이 지 이름을 쏙 내 이름으로 바꿔서 알려줬네?ㅋ
그것도 아이스링크장에서??? 우왕ㅋ
난 그것도 모르고 동생들이랑 손잡고 광속 아이스스케이팅ㅋ
그걸 또 꼬집어서 저런거 보면 스레주 언니는 남자되게 밝히는 것 같아서...사실일지도 몰라~그치만 아니라고 믿자~이딴식으로 말했나봄.
내가 그걸 어케 아냐고?
김양은 이군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학교 한국애들한테도
스레주 언니가 ~이군오빠 조아하자나~근데 이군오빠는 스레주 언니가 너무 남자를 밝히니까~싫어하나봐 불쌍하지~이랬데ㅋ
나중에 다른 학교애들한테 듣고서는 어이포팔ㅋ
10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19:28 ID:F4kwhRAI4OI
아오 듣다가 짜!!!증!!!!!' 뭐야 말레이시아에서 뭘 먹고 들어온거야!!!! 하 진짜 어이상실
10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21:27 ID:6NLyL4Rcwlo
>>106 그러하다!!!
아무튼 우리들은 그날 많은 멘붕을 당했어.
게다가 외국애들이 근데 그게 어떻게 너라고 소문이 날 수가 있어?
라고 물어봐서, 결국은 김양의 수작이 다 들어난 상황.
김양은 솔직히 내가 영어를 어느 정도 하는지 몰랐다.
김양이 오고 나서 부터는 어려운게 있으면 다들 영어를 잘하는 김양한테 물어봤고 다들 그때에는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아마 김양은 내가 룸메나 막둥이 정도로 영어를 한다고 생각했었을거야.
그러니까 내가 이런걸 알아낼 수 있을 거라고생각도 못했을거고,
이군이 그걸 어디다 대고 말하고 다닐 애도 아니고, 날 싫어하게 만들었으니까.
11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22:58 ID:6NLyL4Rcwlo
게다가 막둥이한테 들은 것만 봐도 이군한테 언니 불쌍하자나 혹시라도 얘기하지마~라고 말한 걸 보면. 이군만 입을 닫으면 내가 알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거야.
얜 우리들 중에서 지가 제일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자만심이 빚어낸 결과였다 결국은.
콩알 만한 학교에서 소문이 퍼져나가는건 순식간이었어.
1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24:42 ID:F4kwhRAI4OI
한편으론 김양이 불쌍하긴 한데 스레주한테 한 짓을 생각하면 전혀 아니올씨다다.
인과응보 권선징악!!
1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25:29 ID:6NLyL4Rcwlo
그렇게 점심시간이 되서 중학부인 막둥이까지 우리한테 합세를 했다.
이미 외국인들은 김양에 대해 수근수근 거리고 있는 상황.
솔직히 걔네가 듣기에도 어이 없었을거야.
몇명 없는 같은 나라 애한테 그런 짓을 한다고 생각해봐.
더 어이없지.
나랑 룸메, 그리고 막둥이는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김양의 수업은 우리보다 늦게 끝나니까 대부분 김양이 뒤늦게 우리 테이블에 합석하고, 이군은 자기 분의 급식을 가지고 나가서 체육관에서 먹는 스타일.
1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27:01 ID:6NLyL4Rcwlo
>>111 나도 본의 아니게 김양이 한 행동이 퍼져버린 것에 대해선 조금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곧 나올 대망의 대사에서 모든 것이 공ㅋ중ㅋ분ㅋ해ㅋ 김양은 정말...
멍청한 악녀 스타일이었다...
아니 쓰다보니까 이거 무슨 날 엿먹인 악녀 역관광시킨 썰 같은데...ㅋ
1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29:11 ID:M+DKoPMa6KI
아진짜. 죽일놈 김양 ㅡㅡ
1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0:25 ID:6NLyL4Rcwlo
아무튼 우리는 조용히 앉아있었고 김양이 주춤거리면서 들어왔다.
이미 자기도 소문은 들었겠지.
외국애들도 속닥거리고 있고.
막둥이랑 룸메는 김양을 째려봤고 나는 무시했다.
테이블에는 음 그러니까,
내 옆에 빈자리, 그리고 내 앞에 막둥이 막둥이 옆에 룸메가 앉아있었다.
나는 문을 등지고 앉아있었고 빈건 내 옆자리.
김양이 우리 테이블 근처에 오자 룸메가 내 옆에 있던 의자를 발로 쾅 차서 넘어트렸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 이 미친년아 정도의 대사를 했던것 같아.
1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2:03 ID:F4kwhRAI4OI
룸메 멋있다!!!
1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2:09 ID:6NLyL4Rcwlo
김양은 아무말하지 않았고, 외국애들도 엄청 흥미진진하게 우리쪽을 보고 있었다. 엄청 짜증이났는데도 오히려 더 이성적이었던 것 같아.
고개를 돌리고 김양을 보면 김양은 애꿏은 입술만 질근질근 깨물고 있었어. 거기다 대고 내가 물었다.
뭐 할말 없니? 하고.
1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2:59 ID:6NLyL4Rcwlo
>>116 피아노 치는 여자지만 오랫동안 태권도 한 여자라...ㅋ...다혈질도 그렇게 다혈질일 수가 없닼
1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4:57 ID:6NLyL4Rcwlo
김양은 할 말이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런 말도 안하고 있었어.
옆에서 룸메가 엄청난 육두문자를 뱉으면서 된발음을 뻥튀기 튀기듯 튀기고 있는데 걔가 특유의 우는 얼굴로 미안해.....하고 사과했다.
1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6:43 ID:F4kwhRAI4OI
아 보는 내가 심장떨린당 ㅠㅠㅠ
1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6:53 ID:M+DKoPMa6KI
오~룸 메 박력잇다잉
1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6:58 ID:6NLyL4Rcwlo
솔직히 점심시간이 오기 전까지 얘가 진지하게 사과를 하면 거기다 대고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고민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듣지 못해서 상상이 안되는건가 생각을 했는데, 들으니까 이건 뭐 더 화내달라고 말하는 것 같더라.
미안해? 미안하면 왜 그런짓을 했는데? 하니까
나는 그냥....다들 나에대해서 나쁜 얘기만 하고..내가 어떻게 그걸 이군오빠한테 내 얘기라고해.....그럼 이군 오빠가 그 소문 믿고 날 뭘로 봐...
이러는거ㅋ
그럼 나는 괜찮니?ㅋ
1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38:31 ID:6NLyL4Rcwlo
그럼? 그 소문이 내가 되면 괜찮아? 내가 모르니까, 이군이가 말 안할테니까 괜찮았니? 하고 다다다 말했어.
솔직히 난 내가 욕이라도 몇마디 할 줄 알았어.
아니 엄청 쏴댈줄 알았는데.
욕은 무슨 그랬니? 저랬니? 아주 고상해지더라.
1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0:06 ID:F4kwhRAI4OI
헐 무슨 나만아니면 된다는 심보로 세상살아가네...
1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0:50 ID:6NLyL4Rcwlo
내가 그러니까 김양이, 그러는거야.
난 솔직히 언니가 왜 그렇게 화내는지 이해 안돼...
내가 잘못한건 사실이지만 그냥 소문일 뿐이고...
나는 이군오빠랑 맨날 같이 있잖아!
언니는 이군 오빠랑 안친하니까 같이 있을 시간도 별로 없지만
난 연습할 때도 보고 얼굴 마주 봐야하는데 그런 소문이 내 소문이라고 어떻게 말해?
그리고 진짜도 아닌데 언니가 왜 그렇게 화내는지 모르겠어..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거야. 억울한 얼굴로.
1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3:22 ID:F4kwhRAI4OI
말이안나온다 스레주... 나 계속 보고있어!! 단지 정말 말이 안나올뿐이야...
1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4:02 ID:6NLyL4Rcwlo
ㅋㅋㅋㅋㅋㅋㅋ쟤 한국말 하는거 마즘? 하고 룸메가 겁나 허탈하게 웃었다. 이콜 아오 언니 제가 저 슈크림같은 잡채냔을 쳐죽여도 되겠습니까로 들렸지만 어쨌든.
내가 이군이랑 안친하다는 말에 막둥이가 겁나 어이없는 얼굴을 했다.
언니 되게 웃긴다.
내가 이군오빠 좋아할때도 스레주 언니랑 제일 친하니까 같이 있을 시간이 없는거라고 스레주 언니가 이기적으로 이군오빠 차지하지 말고 나한테 양보하라고 언니가 그랬었잖아. 근데 그때 하던 말이랑 지금 하는 말이랑 왜 틀린데.
이러니까 넌 빠지래 막둥이한테ㅋㅋㅋㅋ
1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4:41 ID:6NLyL4Rcwlo
>>126 같이 기막혀 해줘서 고마워....나도 저 순간 정말 말이 안나왔어..ㅋ.....
1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7:11 ID:6NLyL4Rcwlo
근데 우리 막둥이 악에 받침.
얘는 그 숨어서 그 얘기 들으면서 진짜 제대로 빡친거야.
내가 다 들었다고,
언니가 이군오빠랑 자주 있어야 되는데 이군오빠가 언니에 대해서 그렇게 보는게 무서워서 거짓말 친거면
왜 스레주 언니가 이군오빠 좋아하는데 불쌍하다느니
그런 말하면서 사람 이간질 시키는데?
이때 김양 얼굴이 아주 시뻘개짐.
1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49:26 ID:6NLyL4Rcwlo
그게 아니라.....를 한 세번 반복한 것 같음.
나는 뭐 화낼 기운도 없고 얘가 이렇게 행동하는것도 너무 어이없고
솔직히 그 전날 막둥이 얘기 들으면서는 화가 엄청 났는데
실제로 진짜 얘가 그런거 알고 앞에서 그 반응을 보니까
너무 허탈하고 배신감 느껴지는거야.
저기 껴서 막 뭐라고 막말할 기분도 안들었어.
1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51:32 ID:6NLyL4Rcwlo
그러더니 김양이 엄청 표독스럽게 날 노려봄.
왜 언니가 말 안해? 왜 룸메랑 막둥이 시켜서 나 이렇게 만드는데?
언니가 말해! 왜 말할 용기가 없어?
왜 언닌 암말도 못하는데!!
이러는거.
걔는 뭐 내가 말하면 뭔가 달라지는 줄 알았나봄.
13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53:57 ID:6NLyL4Rcwlo
말을 못하는게 아니라 너랑 말섞기 싫어서 그런거야.
난 지금 정말 너한테 실망했고,
이 상황이 믿을 수가 없다.
뭐, 내가 말하면 뭐가 달라지니?
너 되게 웃긴다. 내가 말하면 니가 잘못한게 더 커지고 무거워 질거라고 생각은 못해?
왜, 그럼 쟤들은 왜 이 얘기 못듣니?
아직도 니가 영어로 말하고 우리한테 잘못 전하면 우리가 그게 진짠 줄 알고 웃을거 같지?
영어로 말해줄까? 응? 하니까 또 암말도 못하는거야.
13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54:59 ID:F4kwhRAI4OI
저정도면 병이다...와...
13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55:31 ID:6NLyL4Rcwlo
거기서 뭐 더이상 얘를 어떻게 몰아세우기도 싫고,
얼굴 마주보는 것도 피곤하고.
그냥 다 뭐라하기 싫었어.
그냥 얘랑 뭐 이렇게 된 인간관계 이런데에 엄청 질려버린 느낌.
그래서 됬다 그냥 이제 우리랑 말섞지 말자 이러고 말려고 했다.
13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56:21 ID:6NLyL4Rcwlo
>>133 우린 졸업할때까지 김양을 싸이코라고 불렀다.
외국애들도 그렇게 불렀다 ㅇㅇ......
13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0:58:08 ID:M+DKoPMa6KI
뭔가부족해 김양을 더 짜지게해야라는데ㅠㅠ
13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01:10 ID:6NLyL4Rcwlo
암튼 내가 그렇게 지쳐서 고개를 휘젖는데 얘가 아주 고래고래 악을 질렀다. 그럼 언니는 이게 제대로 된것 같냐고,
그래, 내가 잘못했다고 쳐.
그럼 이제 어떡할건데? 고작 그 소문 가지고 언니는 전교생한테
나 나쁜년 만들었잖아.
난 그냥 이군 오빠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했던 거짓말인데
언니는 날 대놓고 나쁜년 만들었잖아!
어떻게 할건데! 그게 진짜도 아니고 그냥 소문인데, 애들이 그냥 하는 말인데 그게 그렇게 기분이 나빠서 동생 학교 생활을 이렇게 만들어?
나이 먹어가지고 왜 그러는데 언니는!
이러면서 펑펑 움.
13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03:24 ID:6NLyL4Rcwlo
나랑 룸메랑 막둥이는 그게 너무 어이가 없는거야.
얘는 아직도 건방지게 우리가 그게 그냥 소문이라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지가 진짜 한 짓은 생각도 안하고 그냥 말도 안되는 소리인데
자기가 이군 오빠한테 너무 창피해서 친 거짓말로
한참 어린 동생 학교 생활 망친 언니로 날 몰아가는거야.
그런 생각이 너무 어리고 건방지고, 멍청해서 진짜 웃음이 나왔다.
13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05:53 ID:F4kwhRAI4OI
그러는 김양은 자기가 말하는 그 한낱 소문때문에 왜 저리 민감해하고 남에게 씌우지 못해 안달인건지...
14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05:54 ID:6NLyL4Rcwlo
얘는 좀 얄밉게 그런 짓을 자주 했다.
룸메랑 나랑 같은 수업을 다른 요일에 듣는데,
어느날은 룸메가 숙제를 반만하고 그만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너 왜 숙제 반만해? 하니까 어? 김양이 여기까지라던데.
이러는거. 그래서 아니야 너희랑 우리랑 숙제 똑같고 여기까지야.
하면 얘가 아 선생님이 잘못 알려줬나보다~하고 다시 해갔어.
그러면 김양이 수업시간 앞에 갑자기 아 언니~미안해!
어제 선생님이 그 숙제 다음장도 하라고 마지막에 말해줫었는데
언니한테 말한다는 걸 깜박했네~ 이런식으로.
14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07:57 ID:6NLyL4Rcwlo
처음에는 룸메도 그걸 믿다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수준까지 되니까
짜증을 내면서 나한테 그걸 말했고 우리는 그냥 얘가 점수에 민감한 애다 보니까 그러나 보다 하고 섭섭해 하면서도 뒷담도 좀 까고
그러고 말았다.
활발한 룸메는 점수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그냥 아 재수없어ㅡㅡ
하고 마는 정도였고.
그러니까 김양은 계속 우리가 영어를 못알아 듣는다는 걸 말미암아서
우리를 기만하고 하는걸 반복했던거야.
거기에 제일 많이 당했던 룸메가 거기서 그냥 폭발했다.
14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08:13 ID:M+DKoPMa6KI
아 김양. 썩을년 ㅡㅡ진짜 그런 애들 정말싫어
14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10:42 ID:6NLyL4Rcwlo
>>139 그게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무니짓!!!ㅋㅋㅋㅋㅋ
룸메가 처음으로 흥분하지도, 욕을 하지도 않고서는 김양을 봤다.
너 아직도 우리가 병신 같지? 하더니
그럼 그게 그냥 소문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우리 한번 들어보자 김양아.
하더니 영어로 여기서 얘랑 잔 사람 손? 하고 말했다.
김양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더라.
14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11:49 ID:+RCgzWLZQwQ
김양 개쓰레기네ㅡㅡ 와 잘보고있어 더풀어줘!
14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12:31 ID:6NLyL4Rcwlo
외국애들은 상황은 흥미진진한데 이해를 못하고 있다가 마침내 영어가 나오니까 휘파람 불고 난리가 났었다 지들끼리 낄낄거리더니 저쪽에 앉아있던 남자애들이 우다다 손을 들었다.
네 다섯명 정도 됬던 것 같다.
어떤 여자애는 내 남친도 쟤랑 잤어, 하고 큰 소리로 말하기도 했어.
14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15:46 ID:6NLyL4Rcwlo
>>144 웰컴! 열심히 풀어볼게ㅋㅋㅋ
아무튼 당시 나는 기분이 영 찝찝했다.
어차피 애들이 다 알고 쉬쉬하는 거랑, 이렇게 오피셜하게 밝혀지는건 또 다르니까.
좀 이해하기 힘들지만 외국애들은 별로 아무렇지 않아하긴 하더라.
뭐 평소에도 제인이 걔랑 잤다면서? 하고 지들끼리 얘기하다
제인이란 애가 들어오면 야 저 진짜 걔랑 잤어? 물어보고
그럼 제인이란 애가 닥쳨ㅋㅋ 이러는 분위기.
우리학교만 그런건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암튼 우리는 그랬어.
외국애들이야 아무렇지 않아할지 몰라도 우리는 한국 사람이니까, 일단 나는 굉장히 찝찝했어.
솔직히 이게 한국 학교에서 있는 일이었다면 김양은 진짜 인생 반쯤 말아먹은거나 같은거잖아.
14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18:33 ID:6NLyL4Rcwlo
당시에는 그런거 별로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뭐 왕따 당하다가 자살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그래서 나는 그 상황이 못내 찝찝하고 싫었다.
그래서 절대로 외국애들을 끼워서 얘기하진 말자고 우리끼리 얘기를 했는데도
김양이 뻔뻔하게 나오는데 뚜껑이 열러버린 룸메가 저질러 버린거고.
둘다 잘못이 있지만 아무튼.
뭐 결국 졸업할때까지 외국인들은 김양을 그냥 늘 그렇듯이 쉬운 여자애 정도로 대했지 괴롭히거나 인신공격 같은 걸 하진 않았지만.
14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19:06 ID:F4kwhRAI4OI
음.. 그렇지.. 한국에서 저런일 벌어지면 학부모 소환되고 징계위원회열리고... 난리도 아닐듯...
14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22:15 ID:6NLyL4Rcwlo
나는 이런 얘기 정말 하고 싶지 않았어.
그냥 아까 이런 얘기 그만두자고 할때 그만 뒀으면 됬잖아.
넌 지금 우리랑 니가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니 거짓말 때문이잖아.
근데 또 거짓말 치고 싶니?
그냥 소문이라고? 그냥 소문이라도 나한테 그러면 안되는거잖아.
근데 넌 거기에 또 거짓말을 쳐서 스스로 이렇게 만들고 있잖아.
이제 거짓말 그만해.
우리랑은 더 얘기할 이유도 없겠지만 외국애들도 그런거 못참아.
그러고선 그냥 나가려고 했어.
15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25:46 ID:xcZ4zJkbF4k
우와.. 완전 흥미진진...! 진짜 반짝이면서 보고이씀! 세상엔 진짜 이해안되는사람이 많은거같다..ㅎㄷㄷ
15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26:26 ID:6NLyL4Rcwlo
룸메도 지가 좀 과했던 걸 아는데, 그래도 화난 얼굴로 김양을 보다가 지 가방을 챙기는데 누가 내 뒷머릴 엄청 쎄게 쳤다.
김양이 지 가방으로 내 머릴 친거야.
어이가 없어서 걜 보는데,
넌 뭐가 잘나서 그렇게 착한척인데
맨날 너혼자 잘난 것 처럼 굴지 말라고 니가 뭔데
니가 뭔데 이 미친년아악 하고 진짜 싸이코처럼 소릴 지름.
룸메가 욱해서 한데 걷어차니까 룸메랑 얘가 체격차이도 크고 해서 그냥 한번에 넘어져서 엉엉 우는거.
뭐 그냥 평소에 지가 나한테 있던 열등감이랑 지금 상황이랑 해서 다 터진거 같았음. 진짜 너무 어이없고 해서 진짜 한대만 때릴까 고민하다가 결국 못때렸다. 왜냐면 머리를 맞고서는 홱 돌았을때 저기 끝에 서있는 이군이랑 눈이 마주쳤거든.
15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27:22 ID:6NLyL4Rcwlo
>>150 흥미진진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게 보고 있다면 다행이야.
나도 정말 그 정도로 이상한 애는 처음이었어ㅋ...
15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28:48 ID:F4kwhRAI4OI
진짜 인소찍었구나.... 엄청난 우연이다 ㄷㄷ 이군 좀만 늦게나타나지그랬어 ㅠㅠㅠㅠ 스레주가 김양때릴기회는 줘야지 ㅠㅠ
15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1:34 ID:6NLyL4Rcwlo
왜 그런 얼굴로 날 쳐다보는지 진짜 모르겠었다.
그런거 있잖아 막.
엄청 절망하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어.
분명히 내가 한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닐지 몰라도.
내가 그렇게 못할 짓을 한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근데 이군 표정을 보니까 내가 정말 너무 우습고 초라하고.
그래 어쩌면 김양 말마따나 얘가 한 거짓말은 나쁘지만,
나보다 두살이나 어린애를 상대로 내가 너무 한 걸까. 이군을 좋아한단 이유로 쟬 너무 몰아세운건가. 막 그런 생각도 밀려오고.
그랬다.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어. 룸메랑 막둥이는 나보다 더 화가 나 있었고, 나는 화가 났다기 보단 실망했었다. 그럼 내가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어야 했을까? 잘 모르겠어.
15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4:01 ID:6NLyL4Rcwlo
>>153 정말 인소였엌ㅋㅋㅋ
아 이거 인소내도 잘 나갔을 거 같닼ㅋㅋ 막이래!
암튼 음. 뭐 옛날 얘기 생각하면서 쓰니까 잡생각이 많아진다ㅋㅋ
후에 들은 걸로는 이군은 급식을 가지러 왔다가 김양의 난 솔직히 언니가 이해안돼 부분 부터 있었던 것 같다.
15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5:15 ID:6NLyL4Rcwlo
그 후로 김양이랑 우리가 얘기하는 일은 없어졌다.
김양은 나랑 룸메 막둥이 사이를 이간질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없을 때 실제로 룸메랑 막둥이한테는 막 그땐 미안했다는 식으로 말을 걸었었던 모양이야. 둘다 절대 안받아줬지만.
15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5:40 ID:xcZ4zJkbF4k
참으면 병나 스레주, 난 스레주보다 어리지만 이건확실히 말할수있어 잘했어! 아 스레딕 반말이 규칙이라 거시기하다.. 지나간일 후회하면 뭐하나 독만될뿐..
15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7:08 ID:6NLyL4Rcwlo
이군한테 들러 붙으려고 한 것도 같지만 이군은 나 이상으로 김양을 무시했다. 방과 후에 집으로 갈때 체육관 안에서 슛 연습 하는 이군의 옆에 붙어서 뭐라뭐라 말하는 김양을 몇번 봤는데 그때마다 이군은 들은 척도 안하고 자기 할일을 하고 있었다.
김양 사건 이후에 한동안 외국애들도 그얘기를 했지만 한달도 안되서 잊혀졌다. 김양은 몇몇 외국애들이랑 같이 다니긴 했지만 그 무리가 되지는 못한 모양이었어.
15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7:21 ID:F4kwhRAI4OI
아니. 나는 스레주의 행동이 정당하다 생각해.. 오히려 그렇게 스레주를 본 이군에게 실망이 크다 ㅜ
이군이 스레주를 오해한것때문에 저런 표정을 지었는지, 아님 스레주에게 실망해서 저런표정을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16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38:32 ID:6NLyL4Rcwlo
>>157 고마워 레스더! 잘했다고 말해주니까 왠지 조금 안심이 되네.
한참 지난 일이지만 지금도 김양은 어디서 그러고 있는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해. 이젠 달라졌다면 좋겠지만 다시 김양을 만나도 그애를 믿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16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0:00 ID:6NLyL4Rcwlo
으앙 다들 재미있게 봐주고 있는 걸까? 나 사실 눈팅만 하다가 스레세우는 건 처음이라서 조금 익숙하지 않아도 이해해줘!
거슬리는 게 있다면 고칠게ㅋㅋ 하지만 누가 얘길 들어준다는 건 즐겁네! 그냥 있었던 일을 정리해 볼까~하는 느낌이었지만!ㅋㅋㅋㅋㅋ
16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1:13 ID:6NLyL4Rcwlo
아무튼 그 이후에 나랑 이군의 사이는 굉장히 어색한 사이가 됬다.
이군은 더이상 날 싫어하는 느낌의 얼굴을 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나와 대화하진 않았어.
대신 눈을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다.
16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1:14 ID:F4kwhRAI4OI
아니야!! 잘하고있는거 맞아!!
너무 잘해서 처음이라니 놀랐어 ㅋㅋㅋ
16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1:28 ID:xcZ4zJkbF4k
완-전 재미있는데요!? 계속 해줘!!
16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2:00 ID:6NLyL4Rcwlo
>>163 으왓 정말? 사실 막 수위 같은 것도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잘 못하는거 아닐까 하고 엄청 두근두근 했어!
16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3:47 ID:6NLyL4Rcwlo
음 아무튼 계속하자면,
오히려 나도 의식적으로 이군을 피했던 것 같기도 해.
그날 그 시선이 죄책감 같은 걸 건드린건지.
이군이 김양을 그렇게 몰아세운 나한테 기가 질리지 않았을까, 하기도 했고.
말하지만 나 절대 소심한 성격은 아냐ㅋㅋㅋ
근데 이군한테는 그랬어. 다 조심스럽고, 그냥 마냥 예쁘고 좋은말, 좋은 행동만 해주고 싶고 그랬다.
16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6:28 ID:6NLyL4Rcwlo
눈이 마주치는 일이 잦아졌을 때 쯤 이군이 나한테 사과하고 싶어한단 걸 알았다.
룸메가 그렇게 귀뜸해주기도 했고.
룸메랑 막둥이는 나랑 이군이 이군의 사과를 계기로 사귀었으면 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기도 했다.
그치만 난 조금 달랐어.
이군이 나한테 사과를 하면, 김양의 말로든 뭘로든 날 오해하고 있었던 이군이나, 그런 이군을 바라보고 있었던 나.
그리고 그런 나한테 보내던 이군의 시선이나 경멸 같은것들이. 다 진짜가 되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나 누나를 오해했었어요. 미안해요. 하고.
그 모든 감정이 그냥 그렇게 굳어버릴 것 같았어.
음. 이해하기 어려우려나.
16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7:47 ID:xcZ4zJkbF4k
수위설명ㅋㅋ 잉챠잉챠였나? 되게 참신하고 귀엽기까지한 표현인거같아ㅋㅋ 스레주 글 정말 잘쓰는거같아!
16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8:25 ID:6NLyL4Rcwlo
그러니까 그 감정들이 해소되거나 없어지는게 아니라.
그냥 그랬던 걸로 인정되어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게 좀 싫었다.
지금 그때 썼던 일기장 옆에 보고 있는데
이 시기의 나 굉장히 델리게이트 한 여자였구낰....
오그라들어 퉷..
17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49:22 ID:6NLyL4Rcwlo
>>168 으앙 칭찬받았땻!!!! 고마워ㅠㅠㅠ레스더의 차칸마음 필터링이 내 조잡시런 글을 승격시켰나브다...
17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1:36 ID:6NLyL4Rcwlo
아무튼 솔직히 이군이 사과하는 것도 조금 웃긴 상황이었다.
걔가 날 피하긴 했어도 대놓고 나한테 싫은 말 한 것도 아니고,
내가 걜 좋아했는데 걘 날 오해했을 테니까 거기에 내가 멋대로 상처 입은 꼬락서니기도 하고.
아무튼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서 나랑 이군은 서로 어느정도 필요한 말은 하는 사이가 됬다.
물론 그 전에 사귀지도 않았지만 둘이 너무 애정돋는 꽁냥질을 해놔서 그게 더 삭막하게 보인다고 룸메가 까놓고 말했지만.
독설쩌는 여잨....나쁜 여잨.....
17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1:42 ID:xcZ4zJkbF4k
뭔지 알것같아.. 아닐거야.. 저 눈빛은 내가생각하는 그 눈빛이 아닐거야..했는데 오해해서그런거라해도 진짜 그 눈빛이었다는게 되는..? 아닌가...
17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3:00 ID:F4kwhRAI4OI
진짜 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후에 서먹서먹해지면 힘들지...
17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5:48 ID:6NLyL4Rcwlo
그렇게 겨울이 오고 있었어.
겨울에는 프롬 파티가 있어, 겨울 방학이 끝나고 얼마 안지나서 하는 파틴데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랑 홈커밍이든 프롬이든 시기를 하나도 안맞춰서 했던 것 같아 그 겨울에 어깨 다 드러난 드레스 입고 총총 거리면 죽고 싶음.....ㅠㅠㅠㅠㅠ
아무튼 난 별로 파티 가고 싶은 기분도 아니었고 초대권 사는 것도 귀찮았는데 룸메는 그 때 한참 연애중이라 가자고 조르는거야.
내가 무슨 힘이 있겠어 가자면 가야지..무서운 발차기를 가진 룸메 앞에선 언니고 뭐고 없는거야....ㅋ...
17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6:49 ID:6NLyL4Rcwlo
>>172 뭔가 말하려는 느낌 알 것 같아 응 비슷한거야.
오해해서 그랬다고 해도 걔가 나한테 그런 눈빛을 보냈다는 건 달라지지 않잖아. 사과를 받으면 그걸로 그 눈빛 인정 ㅇㅇ 이 되는 느낌?
17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7:50 ID:F4kwhRAI4OI
아아 대망의 프롬 ㅠㅠ
17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1:59:30 ID:6NLyL4Rcwlo
아무튼 파트너고 뭐고 그딴거 없었어. 난 뭐 그냥 드레스 입은 운전사 느낌^^!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다 퉷 이런 느낌.
아무튼 홈커밍은 주로 학교에서 꾸며놓고 하는데 프롬은 우리 학교가 맨날 빌리는 어떤 맨션? 같은 데가 있거든.
거기서 꽤 호사스럽게 하는 편이야.
저택같은 덴데 아랫층에서 남자애들이 대기하고 있으면 남자애 이름 부르고 그 파트너인 여자애 이름 부르면 여자애가 계단 타고 내려와서 남자애 손잡고 옆으로 빠지고 뭐 그런 식이었어.
17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2:34 ID:6NLyL4Rcwlo
파트너가 없는 애들도 참석을 하니까 파트너 없는 애들은 그 행사때는 없는 애들끼리 맞춰서 세우거든. 그건 걍 선생님 맘^^!
근데 하필이면 운동부는 뭐 참가하면 가산점 이딴거라서 이군도 온거야.
파트너 없이^^...........
난 이군 넥타이랑 같은색 드레스 입었단 이유로 뭣도 없이 파트너가 됨.
속으론 피눈물이 콸콸 나는데 겉으론 걍 웃어줬어...
걍 손잡고 옆에 빠지면 끝이다 하고.
17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3:00 ID:xcZ4zJkbF4k
우와..외국은 두근거릴기회를 많이 주는구나..
18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4:07 ID:F4kwhRAI4OI
오 ㅋㅋㅋ 무슨색이였는데??
18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4:28 ID:6NLyL4Rcwlo
리허설을 하는데 그냥 손잡는 것도 의식적인 거라서 내가 리허설때 이군 손을 잡진 않고 그냥 살짝 얹어두는 느낌으로 해서 옆으로 빠졌을 땐 스윽 내렸었어. 이군이 뭔가 쳐다보는 것 같기는 한데 그냥 왜 그랬는진 모르겠어.
그냥 그런거 있잖아. 뭔가 이렇게 손 잡으면 다시 쿵쾅쿵쾅 해버릴 것 같고.
이제는 그런거 다 쓸모없어졌는데.
18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6:12 ID:6NLyL4Rcwlo
>>179 ㅋㅋㅋㅋㅋㅋ사실 파트너 한 애들은 남자애는 가슴팍에 여자애는 손목에 같은 꽃을 매달고 있엌ㅋㅋ 남자애가 파트너인 여자애한테 선물하는 건데 그걸 잘 보관하면 뭐 영원히 사랑이 이뤄진다나 그런게 있데. 두근두근하나!?ㅋㅋㅋㅋㅋ
18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6:30 ID:6NLyL4Rcwlo
>>180 연보라색ㅋㅋㅋㅋㅋㅋㅋㅋㅋ
18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7:28 ID:F4kwhRAI4OI
우와 흔하지 않은색인데!! 진짜 대박이다 ㅋㅋㅋㅋ
18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8:41 ID:xcZ4zJkbF4k
>>182 아!! 영화에 나오는 코사지들이 그런의미였구나~ 로맨틱해..ㅎㅎ 귀여워!
18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09:16 ID:6NLyL4Rcwlo
암튼 그때 나는 약간 이런 느낌.
이군은 이제 좋아해도 소용없는 상대고,
괜한 마음 가져봤자 나만 상처받는다.
그러니까 그냥 졸업하기 전까지 좋은 누나정도로 가까이도 멀지도 않게 그렇게 지내자.
하는. 그래서 그냥 습관적으로 멀어지고 싶고 그랬었어.
18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0:03 ID:HgdT2Sc+i2Y
재...재밌다!!
18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0:32 ID:F4kwhRAI4OI
그마음 알것같아.. ㅠㅠ진짜 정말 아련한마음 허무함도있고 해탈감도있고.. 더이상 상처받기도 싫고..
18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1:09 ID:6NLyL4Rcwlo
뭐 이러저러하다가 프롬이 시작됬어, 나랑 이군은 나중에 있을 사진촬영때문에 순서에 맞춰서 등장해야하는데, 이군이 키가 제일 커서 맨 마지막ㅋㅋㅋ 그 사진 지금 생각해도 굴욕이닼ㅋ 줄줄줄 남자애랑 여자애랑 발랜스 좋게 오다가.....ㅠ........
19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2:00 ID:6NLyL4Rcwlo
>>187 웰컴! 사람들이 자꾸 느네 나 슬슬 졸려서 기브업 할까 고민중이었는데 그렇게 열심히 들으면 내가!!!! 어!?!??! 내가!!!!ㅠㅠㅠㅠ
썰풀지...ㅋ.....
19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2:40 ID:6NLyL4Rcwlo
>>188 맞아ㅠㅠㅠㅠㅠ너 레스더 아까부터 나랑 같이 줄곧 달려주더니 공감능력보소ㅠㅠㅠㅠㅠㅠㅠ사랑한다 레스더ㅠㅠㅠㅠ
아이원☆츄!
19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3:13 ID:F4kwhRAI4OI
>>190 스레주 졸리면 자도 되는데 ㅠㅠㅠ 아 나 진짜 이렇게 열심히 썰풀어주는 스레주 오랜만이라 감동머금 ㅠㅠㅠㅠ 스릉해 ㅠㅠ
19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3:46 ID:F4kwhRAI4OI
>>191 어머.. 나도 그럼 하트발사 ㅋㅋㅋㅋ
19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4:41 ID:6NLyL4Rcwlo
미안...마저 썰 풀겤....
암튼 마지막 차례라서 왠지 좀 긴장됬다.
힐도 높고 이 계단에서 구르면 엄청 쪽팔리겠지? 정도 생각하다가
이군 이름을 불러서 바짝 쫄았어.
그리고 내 이름 부르니까 일단은 나와서 섰는데,
리허설 때랑은 다르게 아래에 남자애들 있는 쪽에 조명들을 다 켜놔서
조금 눈이 부셨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이군이 서있는거야.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뭔가 그거 두근거리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무섭기도 해서
내려가기 싫은 느낌도 좀 들었어.
19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7:47 ID:6NLyL4Rcwlo
>>192 이렇게 열심히 들어주는 레스더들이 있으니까 열심히 푸는거야!
아무튼 되게 이상한 느낌이었다.
계단도 되게 가파르고 힐도 높아서 리허설때는 되게 불안불안해서 다른데 신경 못쓰고 내려가는데만 초집중했는데,
막 그런 느낌알아?
막 그냥있는데 갑자기 그 귀에서 삐이--소리 날때처럼 주변 소리가 멍하고 시선이 무의식중으로 한 곳에 걸려 버리는거.
진짜 오글거리는데 난 그때 좀 그랬다.
이군 얼굴은 친할때나, 혼자 속앓이 할때나 엄청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막 그게 또 다르게 보이는거야. 자꾸자꾸 보이는거야.
좀 사납게 생긴 눈이나, 진짜 예쁜 코나. 입꼬리가 맨날 올라가 있는 입이나 그런거.
19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9:00 ID:F4kwhRAI4OI
아 어떡해 ㅠㅠ 내가 다 떨려 ㅠㅠㅠ
19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19:29 ID:6NLyL4Rcwlo
아 내가 봐도 좀 오글거리는 설명이닼
암튼..그랬어. 내려가는 것도 되게 감각없이 구름위를 걷는 기분ㅋ
어찌어찌 내려와서 이제 손을 잡아야하는데 나는 또 움찔하고서는 리허설 때 처럼 잡는 시늉만 냈다.
근데 이군이 진짜 홱 소리나게 내 속을 움켜쥐는거야.
엄마 나 심장 떨어짐.
19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2:05 ID:6NLyL4Rcwlo
뭐 걔 머리를 만져보거나 어깨를 두드리거나 가볍게 팔짱까지도 껴봤지만, 심지어 아이스 링크장에서는 거의 폭 껴안기기 비슷하게까지도 했지만 손을 잡는건 정말 처음이었어.
나는 손이 좀 작다. 많이 작다.
여자애들 평균 손크기보다 손가락 한마디 정도 작아.
그리고 이군은 키도 크고 손도 크고 농구도 하지. 손이 정말 무지 컸어.
이건 뭐 깍지 껴도 남는 내 손가락이 얼마 없을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손을 잡는데 손바닥이 엄청 뜨거웠다.
19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2:09 ID:F4kwhRAI4OI
하 ㅠㅠㅠㅠ
20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3:21 ID:xcZ4zJkbF4k
스레주도 이명듣는구나!
20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3:42 ID:6NLyL4Rcwlo
내 손이 차가워서 그랬나 진짜 화끈화끈할 정도로 뜨겁다고 생각했어.
조금 당황해서 스텝이 엉켰나 해서 비틀거리는데 얘가 딱 다른 팔로 잡아줬다. 그렇게 마주보고 서있는데 진짜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갈 것 같았어.
한 수천년쯤 지난 것 같은데 정말 몇초였다는게 믿기지가 않았다.
20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4:23 ID:xcZ4zJkbF4k
뜨거운손ㅠㅠ 이군도 두근거렸나보다.. 흐아 설레여ㅠㅠ♥
20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4:25 ID:6NLyL4Rcwlo
>>200 가끔! 삐이이이이 하고 소리 들리면 언제 끝나나 하고 귀를 꾹 누르짓ㅋㅋㅋㅋㅋ
20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6:03 ID:6NLyL4Rcwlo
이군은 우리가 자리로 돌아가서까지 손을 안놨어.
사실은 조금 아플정도로 꽉 쥐고 있었다. 어차피 우리가 마지막이라서 프롬 오프닝? 축사 비스므리한걸 교장이 하고 있는데도
손을 꽉 쥐고 있어서 난 눈치만 봤다.
차마 얼굴을 쳐다볼 용기는 없고 손만 뚫어져라 보다가 아주 흘긋 얼굴을 쳐다봤는데 얼굴이 아무렇지 않아보여서 조금 허탈했어.
20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6:55 ID:F4kwhRAI4OI
아아 ㅠㅠㅠㅠ그럴때 약간 김빠지는 무언가.. ㅠㅠ
20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7:29 ID:6NLyL4Rcwlo
결국은 내가 손이 아파져서 손을 흔들면서 이군한테 아프니까 놔달라고 했다.
그제서야 정말 안미안한 얼굴로 아 미안해요. 하고 이군이 사과했다.
너 진짜 안미안한 얼굴인거 앎? 하고 내가 옆구리를 쿡 찌르니까 이군이 얼떨떨한 얼굴을 하다가 웃었다.
그 사건이 있고 처음 둘이 마주보고 웃었어.
20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9:18 ID:6NLyL4Rcwlo
그리고 뭐 프롬이 시작됬다.
처음에야 이것저것 먹고 댕겼지.
음식 코너 가운데에 미니 초코 분수를 해놨었는데.
무도회 그딴게 다 뭐야.
난 그 앞에서 죽쳐있었다. 꼬치에다가 마시멜로를 엄청 꼽고 초코를 촤르르 촵촵 돌려서 토핑하는 솜씨에 외쿡동무들이 너도 나도 해달라고 졸랐어.
솜사탕 아즈씨의 기분을 알았다...ㅋ....
20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29:59 ID:F4kwhRAI4OI
솜사탕아저앀ㅋㅋㅋㅋㅋㅋ
20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1:58 ID:6NLyL4Rcwlo
이런 꼬꼬마들ㅋ..하면서 외쿡 동무들의 동심에 금이 가지않게 열심히 초코 마시멜로를 만들어주고 나니 왠지 왼쪽 손목이 엄청 시큰거렸다,
나 정말 피부가 괴멸적으로 약하단 말야.
에이비씨나 그런 게임하면 두세대 정도 맞으면 피멍이 들기 시작해.
보니까 이군이 아까 잡은 손이랑 손목쪽이 멍까진 아니고 빨갛게 부어있었다.
뭐 엄청 티낼 정도도 아니고 좀 찬바람 쐬면 가라앉겠지 해서 정원쪽으로 나갔어.
21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4:07 ID:6NLyL4Rcwlo
조금 쌀쌀하긴 해도 앞쪽이나 중앙 정원 가운데에 있는 정자 비스므리한데에는 난로 같은거 설치해놨고.
정원이 되게 컸거든. 봄에 오면 예쁘다고 했는데 봄에는 못가봤다.
중앙 정원까지 가려면 약간 미로 비슷한 곳을 지나야하는데 중간중간에 밴치같은거 설치해놓고 조명으로 장식해놔서 되게 예뻤어.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대정원 같은데
겁나 미니어처임...제주도에 있는 그거 1/3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6:38 ID:6NLyL4Rcwlo
왜 뭐 드라마나 그런데 보면 여주가 그런데 헤매다가 남주랑 운명적으로 마주치고 중앙 정원 같은데서 춤추고 그러는데
이건 현실임 그딴거 없ㅋ엉ㅋ
난 구경좀 해보려다가 반도 안가서 때려치고 미로 안에 있는 벤치에 앉아버림.
내가 이 흉기를 신고 뭘 어딜 돌아다녀?
내 마음 속에 중이병이 아직 다 치료가 안됬나봄...ㅇㅇ...하면서 걍 앉아있었어. 이제 곧 졸업이기도 하고 기분도 싱숭생숭하기도 했고.
2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6:42 ID:F4kwhRAI4OI
앜ㅋㅋㅋㅋ제주도 미로정원 ㅋㅋㅋ오랜만이다!!
그래도 뭔가 분위기있어보여 ㅋㅋㅋ
2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8:38 ID:6NLyL4Rcwlo
그렇게 앉아있는데 여기서 뭐해요? 하고 누가 물어봤어.
한국말이고 누구고 말고 할것도 없고.
아 정말 돌리기 싫은 고개를 돌려서 이군을 봤다. 넥타이고 조끼고 다 풀고서는 망나니가 되있었엌ㅋㅋㅋㅋ
댄스타임의 폐해인가 저게 싶어서 보다가 걍 오. 안녕. 하고 인사했다.
2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9:10 ID:F4kwhRAI4OI
으... 킬힐...
밤에 킬힐신고 돌아다니면 앞도안보이고 위험하긴 함 ㅠㅠ 아는 언니도 그래서 깁스했더라 ㅠㅜㅜ
2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39:37 ID:F4kwhRAI4OI
망ㅋㅋㅋ낰ㅋㅋㅋㅋ닠ㅋㅋㅋㅋㅋㅋ
2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1:14 ID:6NLyL4Rcwlo
안에서 안놀고 뭐해ㅋㅋ하고 웃으니까
그냥요. 누난요? 하고 물어보면서 옆에 앉길래.
안에 좀 더워서. 하고 그냥 딴청을 피웠어.
정말로 오랫만에 둘만 있는데다가. 예전에 둘만 있을 때랑은 뭔가 달랐다. 분위기도 느낌도 공기도.
뭔가 더 있다간 얘가 또 사과를 할거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럼 내가 너무 비참하잖아.
그냥 알던 누나를 좀 오해했다가 어색했는데,
우연히 파트너 된걸 계기로 누나가 먼저 농담을 걸어줬고, 사이좋게 웃었고 그러니까 사과하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 같은거.
그런거 좀 비참하잖아 정말.
2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2:02 ID:6NLyL4Rcwlo
>>215 진짜 망나니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머리도 뭐 어디서 쓸렸니?...
2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3:47 ID:F4kwhRAI4OI
응... 나같아도 싫을것같아..
이제 과거는 없고 앞으로의 일만 남아있는데, 사과받고 다시 돌아가고 그러면 나도 굉장히 비참해질거야..
2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4:38 ID:6NLyL4Rcwlo
그래서 아 근데 춥다~들어갈래! 넌 더 있을거야? 하고 웃었더니.
이군이 그냥 한참 내 얼굴을 보다가 네. 이러는거야.
와 치사하게 같이 들어가요 이런 말도 안하나 나쁜놈 생각하면서 그래 그럼. 감기 안걸리게 조심하고~하고 몸을 돌려서 걸어갔어.
막 걸어가면서 괜히 손목은 더 시큰거리고 쟤는 뭐 내손은 왜 잡은거야 싶고. 그런거 있잖아
내가 피하는 주제에 섭섭하고. 그런거 괜히 그랬다.
그렇게 가려고 하는데 뒤에서 이군이 누나! 하고 날 불렀어.
2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6:50 ID:xcZ4zJkbF4k
흐아아..♥ 두근두근..!
2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7:03 ID:6NLyL4Rcwlo
뭐지? 하고 고개를 돌리는데 이군이 좀 우물쭈물하다가 내쪽으로 왔어. 그러더니 내 손에 뭘 올려놓는거야.
뭐지 보니까, 그 미로 위에 조명 전구랑 같이 포인세티아 조화를 장식해놨었는데 이 키큰 남자가 그걸 띁어가지고 나한테 준거야.
2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8:30 ID:F4kwhRAI4OI
앜ㅋㅋㅋㅋㅋㅋㅋㅋ그걸뜯어서 ㅋㅋㅋㅋㅋ
2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49:07 ID:xcZ4zJkbF4k
으앜ㅋㅋㅋㅋㅋ 뜯어서 ㅋㅋㅋㅋㅋㅋㅋ
2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0:27 ID:6NLyL4Rcwlo
외국애들이 다 자기 파트너한테 주는거라면서요. 일단은 누나랑 나도 파트너니까 이거라도 줄게요 하고 나한테 지 손 안에서 쪼글쪼글해진 조화를 줌.
첨엔 이게 꽃인지 천조각인지....
근데 막 이거 좀 되게 감동이잖아.
근데 이군 얘는 겁나 무덤덤한 얼굴로 저 대사를 쳤어.
이건 뭐 장난인지 뭔지 싶은데 그냥 하나는 알겠더라.
얘가 되게 나랑 다시 가까워 지고 싶어한다는거.
2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1:06 ID:6NLyL4Rcwlo
>>222 ,223 야만적인 놈임.......
2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1:38 ID:F4kwhRAI4OI
이군도 고민 많이했겠다..!
2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4:02 ID:6NLyL4Rcwlo
아무튼 그런걸 좀 느끼고 나니까 피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도 조금 들더라.
그래서 너만 선물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니까 이군이 어 그럼..하고 하나 더 띁을 기세길래ㅋㅋㅋ
내가 띁는데 의의가 있다고 했어.
...잠시 이군이 날 스캔하다가 진지하게 말했다.
누나 키론 무리일걸요?.....
.....비웃는게 아닌데도 화가 나는 이유는 뭘까.....
2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5:47 ID:xcZ4zJkbF4k
귀여워..ㅋㅋㅋㅋ
2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6:43 ID:6NLyL4Rcwlo
아무튼 난 내가 띁겠다고 땡깡을 부렸고 벤치 위에 올라갔는데 미로 위로는 손이 닿는데 꽃이 내 팔에 닿지 않는 곳에 있어서 피눈물을 흘렸다. 그러니까 이군이 날 목마태워줬다.
너 목 부러진다고 소리지르면서 버둥거리니까
안버둥 거리면 안부러진다고 냉정하게 말했닼ㅋㅋㅋㅋㅋ
근데 엄청 무서워서 머리를 좀 쥐어띁었어...미안.....
2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8:09 ID:F4kwhRAI4OI
이군+스레주면 엄청 클듯!!!ㅋㅋㅋㅋㅋ
2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2:59:55 ID:6NLyL4Rcwlo
아무튼 이군의 머리털 몇가닥....아니 몇뭉치...아니..암튼 값진 희생으로 나도 꽃을 땄다.
딴게 아니라 띁은건가...아무튼.
이군 포켓에다가 탁 꼽아주고서는 무덤까지 가지고 들어가라.
하고 엄중하게 말했어.
이군도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고민좀 해보고요 하고 말했다.
이러니까 꼭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맘이 좀 아프기도했는데.
웃는 이군 얼굴 보니까 아무래도 좋아졌다.
그래 어차피 좋은 누나로 있어준단거 좋아하지 않는단거.
우유부단하게 굴지 말고 어른 스럽게 이군의 맘이라도 편하게 해주면 어떠냐 싶기도 했고.
23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1:06 ID:6NLyL4Rcwlo
>>230 크고 넘쳐서 이군은 결국 무릎을 좀 굽히는 고난이도의 자세를 취하면서 목마라는 선택지를 선택한 과거의 자신을 매우 쳤다 한다..
나도 다시 하고픈 경험은 아냐...190이 넘는 남자의 목마 따위 어린애한테라도 해롭다.
23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2:01 ID:xcZ4zJkbF4k
달콤씁쓸해..ㅠㅠ 스레주 이런 카카오같은 려자..ㅠㅠ
23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2:40 ID:F4kwhRAI4OI
190이 넘는사람이 목마를 태워주면 진짜...음... 호러틱할듯...
23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3:46 ID:6NLyL4Rcwlo
아무튼 뭐 그렇게 평범하게 프롬이 지났다.
나랑 이군은 그 이후로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농담정도 건넬 사이가 됬고,
나는 이군을 대하는데도 익숙해지고 있는 자신한테 안심하고 있었어.
솔직히 김양이 내가 이군을 좋아한다고 말하긴 했지만,
그 사건 이후로 이군한테는 김양이 정말로 거짓말 쟁이가 됬을 테니까
그것도 별볼일 없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23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4:31 ID:6NLyL4Rcwlo
>>233 꺠꺠오!!!!ㅋㅋㅋㅋㅋㅋㅋ매력적이지?! 핫하하하!!!
23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5:04 ID:6NLyL4Rcwlo
>>234 어음..그건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야. 토토로의 마음을 이해했다....
23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6:57 ID:6NLyL4Rcwlo
어쨌든 이군의 그런 태도에 나는 안심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내가 저를 좋아하는 걸 모른다면,
차라리 다행이라고.
어차피 김양 사건 이후로 나는 이군과의 해피 엔딩 같은 꿈은 접어버린지 오래였어.
불편하지 않은 사이, 미움받지 않은 관계.
그정도라도 감지 덕지 해야한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룸메랑 막둥이는 그래도, 라고 몇번이나 말했지만.
아마도 그때 받았던 상처가 꽤 컸던 모양이야.
23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8:18 ID:F4kwhRAI4OI
하긴... 룸메도 그렇고 막둥이도 그렇고 많이 깊은상처받았겠다..
24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09:03 ID:6NLyL4Rcwlo
그냥 이정도라면,
이정도로 만족해.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던 참이었어.
그날도 평소랑 다를게 없었다.
수업을 끝내고 차키를 받으려고 오피스에 갔는데 교장이 나한테 코디네이터 번호가 바꼈냐고 물어봤다.
아니라고 했더니 연락이 안되는데, 하고 곤란해 하길래 다른 코디네이터 번호를 알려줬다.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물어보면.
이군이 전학가는 학교에 보낼 서류에 관련된 일이라고 했다.
24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0:17 ID:F4kwhRAI4OI
헐......
24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0:28 ID:M+DKoPMa6KI
허류ㅠ가지마 이군
24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2:04 ID:6NLyL4Rcwlo
전학? 한번도 그런 말 들어본 적이 없어서 조금 멍하니 있다가 전학이라니? 하고 다시 한번 물었다. 오히려 니가 몰라? 라는 식으로 교장이 말해서 또다시 머리를 쾅, 하고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이번 학기 끝으로 이군이 전학간다는 말을 듣고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어떤 기분인진 잘 모르겠어, 다만 섭섭하다거나 하는 감정과는 동떨어진 감정이었다.
화가났다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24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5:13 ID:6NLyL4Rcwlo
룸메한테도 말하지 않았어.
왜냐면 엄청 들떠있었거든 룸메.
다음날은 막둥이 생일이라 우리는 다같이 막둥이네 집에 초대됬었다.
이군도 오기로 했었고.
다른 학교에 다니는 이군과 친한 막둥이와 동갑내기 남자애도 오기로 했었다.
차키를 받아서 막둥이네 집으로 가기만 하면되는 거였는데,
상상도 못한 말을 들어서 나는 좀 생각이 많아진 상태였다.
그렇다고 신난 동생들 한테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어서 그냥 웃었다.
24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6:30 ID:F4kwhRAI4OI
보는 내속은 타들어가고...
ㅠㅠ
24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7:36 ID:6NLyL4Rcwlo
파티는 즐거웠다. 열두시를 기다리면서 불을 피우고 바베큐 파티를 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하다가 한방에서 다같이 잠이 들었다.
그날은 하루종일, 이군을 쳐다보질 못했다.
왜 말 안했다고 따질 것 같아서.
그럴 이유도 자격도 없는 내가 그래버릴 것 같아서 그냥 웃는 척만 했다. 잠을 자면서도 생각한 것 같아.
24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19:57 ID:xcZ4zJkbF4k
으앙...ㅠㅠ 이군..
24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20:11 ID:6NLyL4Rcwlo
막둥이는 쪼꼬마니까 방 끝쪽에 있는 쇼파에서 잠이 들었고
제일 길쭉한 이군과 남자아이는 침대에서,
나람 룸메는 호스트 아줌마가 바닦에 깔아준 메트리스에서 잠이 들었었다. 제일 먼저 눈을 뜬건 나였어.
몇신지 알 수도 없고 새벽인지 이른 아침인지 창문 사이로 희뿌연 빛이 들어오는데,
한참을 생각했다.
누구것인지 모를 숨소리가 색색 거리면서 들리고 내 머리 뒷쪽에선 이군이 자고 있는데, 왠지는 모르겠는데 그게 숨막히게 슬퍼졌다.
24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21:46 ID:F4kwhRAI4OI
아... 어떡해.. ㅠㅠㅠ
늘 곁에있던 사람이 없다생각하기만 해도 먹먹한데 ㅠㅠ....
25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23:22 ID:6NLyL4Rcwlo
이제는 이군을 볼 수 없나?
솔직히 이렇게 이군과 헤어지면 절대 내쪽에서 이군에게 연락을 하진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군한테서 온 연락을 냉큼 받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냥 여지까지 쌓아온 내 감정이 모래성처럼 스러져도
이군은 그냥 점점 멀리로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그렇가 쌓은 감정에 빠져서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멍하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군이 몸을 뒤척이면서 이군의 팔이 툭, 하고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떨어져서, 그애의 손가락이 내 뺨에 살짝 닿았다.
바보같지만 그 순간 깨달았다.
나 아직도 이애를 좋아하는구나,
그렇구나, 얘가 내 첫사랑이구나.
25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25:21 ID:6NLyL4Rcwlo
깨달은 순간 이 감정은 죽여야만하는 감정이라서, 그게 너무 서러웠다.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이군이 미웠고.
이걸 알아버린 내가 미웠다.
25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27:58 ID:xcZ4zJkbF4k
으아아아ㅠㅠㅠ안타깝다...
25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28:43 ID:6NLyL4Rcwlo
그 후로 이군을 피하는건 나였다.
이군의 얼굴을 마주볼 자신이 없었다.
그토록 좋아하고 좋아해도 내 곁에서 사라져 버릴 사람인데.
나는 왜 바보처럼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몰랐다.
처음엔 의아해하던 룸메도 막둥이도 이유를 알고선 아무말도 못했어.
25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1:25 ID:6NLyL4Rcwlo
그리고 이군은 전학을 좀 더 서두르게 됬다.
원래는 느긋하게 신학기때에 들어가려고 했던 학교에서 떨어지고,
급한대로 스포츠 전형으로 선수가 부족한 학교로 들어가게 된거야.
그쪽이야 선수가 부족하니까 전학을 최대한 빨리 해달라고 부탁한거고.
25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2:08 ID:F4kwhRAI4OI
왜 하필이면.. ㅠㅠ 진짜 ㅠㅠ
25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3:52 ID:6NLyL4Rcwlo
그제서야 이군이 전학을 간다고 말했다.
나는 직접 듣지 못했지만.
말하려고 해도 내가 없으니까 말하지 못했겠지만.
룸메한테 그 얘기를 듣고도 그냥 담담했어.
사실은 좀더 깊이 생각하는 걸 피하고 싶기도 했고.
이군은 봄방학에 맞춰서 다른 주로 떠난다고 했다.
난 봄방학이 시작하기 삼일전 티켓으로 친구가 있는 캘리포니아로 봄방학을 보내러 가기로 했었고.
그러니까 봄방학 3일전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란 뜻이였어.
25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6:05 ID:6NLyL4Rcwlo
하지만 대단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공항에 가는데 내 차를 가지고 갈 수는 없는 일이라
호스트 아줌마가 날 공항까지 데려다 주는데, 가는 길에 룸메를 학교에 떨궈주려고 학교에 들렀다.
난 조수석에 앉아있었고 룸메는 이군을 보지 않고 가도 괜찮겠냐고 물었어.
보는게 더 힘들거야, 하고 말했다. 그런데 이군이 저쪽에서 학교 건물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말릴틈도 없이 룸메가 이군에게 크게 인사했어.
이군은 이쪽을 봤고.
25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6:07 ID:xcZ4zJkbF4k
3일..너무.. 짧아...ㅠㅠㅠ
25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7:00 ID:F4kwhRAI4OI
계속 보고있어!
26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7:59 ID:6NLyL4Rcwlo
내가 뭘 상상했는지는 몰라도.
이군은 별거 없었던 모양이야.
언니 오늘 가잖아, 하고 룸메가 운을 띄우니 이군이 조수석에 있는 날 쳐다봤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러네, 이제 못보겠네.
잘지내 이군아. 하고 웃었다.
이군은 웃지도, 인상을 찌푸리지도 않고 딱 한마디 했어.
잘가요.
그게 우리의 끝이었다.
그애는 등을 돌려서 걸어갔고 나는 남겨졌다. 그게 끝이었어.
26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9:21 ID:6NLyL4Rcwlo
잘가요, 그 한마디가 정말 비참했다.
비행기에서 내내 울었어.
공항에서 친구가 날 보고서는 식겁했었고.
나는 갓 스물이 됬었고, 내 첫사랑은 잘가요, 한마디로 끝이 났다.
26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39:31 ID:xcZ4zJkbF4k
아프다.....
26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0:45 ID:6NLyL4Rcwlo
음 이군과의 첫사랑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하지만 이대로 끝나면 같이 씐나게 달려온 레스더들이 엄청 허무하겠지?ㅋㅋㅋㅋㅋㅋㅋ우리는 다시 만났어.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ㅋ
26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1:00 ID:F4kwhRAI4OI
보는 내가 먹먹하다....
26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1:18 ID:F4kwhRAI4OI
헐?!!??!?
26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1:39 ID:6NLyL4Rcwlo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내일은 다시 만난이야기를 풀어볼까! 내일이 아니라 오늘인갘ㅋㅋㅋ 아무튼! 예이~지금까지 들어준 레스더들 너무너무 사랑해!
재미없는 얘기 너무 재미있게 들어줘서 수고만빵이야!
26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2:59 ID:F4kwhRAI4OI
그래! 이따(?ㅋㅋㅋ) 다시만나!
스레주가 썰을 참 잘 풀어서 정말 재미있었어!! 스레주도 엄청!!수고 많았어!! ㅎㅎ<3
26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4:41 ID:6NLyL4Rcwlo
>>267 응!!이따봐~~
자려거 끙차 침대에 누웠다!!
26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3:45:06 ID:xcZ4zJkbF4k
사실 나도 일찍자야됬었는데..ㅋㅋ큐ㅠ 하지만 후횐없따!! 스레주 썰풀어줘서 고마웡!♥♥
27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6:56:57 ID:hHBfdCEViM2
ㅠㅠㅠㅠ 나도 미국학교 다니는데다가 스레주 필력도 너무 좋아서 정신 놓고 정주행 했다 ㅠㅠㅠㅠㅠㅠ
몰입감 어떻게 할거야 스레주 ㅜㅜ 기다리고 있을게 빨리와
27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09:34:57 ID:Z8ozODcEFb2
하 어제 달리다가잠들어버렸는데..
좋다 아 으아악 소리질렀어 보다가ㅋㅋㅋㅋ 기다릴게!!
27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15:56:21 ID:0BZI+W5pKSQ
정주행! 스레주 글 진짜 잘쓴다 ㅠㅠ
27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19:55 ID:xH5wS21x4AE
스레주!!!언제와?
27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37:53 ID:6NLyL4Rcwlo
누군가 나를 찾으면 내가 나타나지 엣헴
앗뇽!!! 내가 돌아왔다 OHOHOHOH!!
27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38:41 ID:6NLyL4Rcwlo
으아 오늘 날씨 진짜 좋았어!
추울줄 알고 오리털 패딩 낑겨 입고 나갔다가 땀흘리면서 패배했다..
날씨주제에 날 이기다니 용서할 수 없엇
27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39:12 ID:xH5wS21x4AE
스레주!!기다렷어ㅠㅠ
27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39:45 ID:6NLyL4Rcwlo
그으러면 썰을 풀어야 하겠지?
이군과의 첫사랑이 끝난 이야기까지 했었나?ㅋㅋㅋㅋ
ㅋㅋㅋㅋ미안ㅋㅋㅋ엄청 궁금한 떡밥 던져놓고 한참 뒤에 왔구나 낰ㅋㅋㅋ
27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0:29 ID:6NLyL4Rcwlo
>>276 기다려줘서 고마워!ㅋㅋㅋㅋ 재미있게 썰 봐주니까 으쓱으쓱 어깨춤이 절로 난다 얼쓔
27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0:38 ID:xH5wS21x4AE
빨리빨리풀어줭ㅎㅎ
28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2:14 ID:6NLyL4Rcwlo
음. 다시 썰 풀게 그럼.
내가 돌아왔을 때 더이상 이군은 없었다.
학교에 어딜 돌아봐도 그애는 보이지 않았어.
키가 껑충 커서 언제든지 대충 돌아봐도 눈에 딱 걸리는 이군이 없다는게 어떤지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한동안 그렇게 우울해하고 있다 보니까 졸업식이 와버렸어.
28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3:58 ID:6NLyL4Rcwlo
졸업을 하고선, 한국으로 돌아왔어.
사실 지원한 학교 대부분 붙었지만,
그냥 더이상 미국에 있고 싶지 않았다.
이군 때문이 아니라곤 할 수 없겠지만, 굳이 이군 때문이라고 하기도 뭐해ㅋㅋㅋㅋ그냥 타국에 있는 것 자체에 지쳐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28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5:58 ID:6NLyL4Rcwlo
그렇게 한국에 돌아왔어.
처음엔 새로운 가족들이 많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정말로 이군 말대로 점점 익숙해져 가는 거더라.
쓸데없이 괜히 이군이 떠오르긴 했지만,
이미 과거가 되버린 얘기잖아.
그럭저럭 즐겁게 지냈어.
28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7:07 ID:6NLyL4Rcwlo
대학에 들어가서는 연애도 두번 정도 했었고,
하고 싶은거 배우고 싶은거 배우는 건 즐거워서 성적도 나름 좋았다!
...어 물론ㅋ
미국에 있다가 한국 오면 모국어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한번 깨닫게된닼....
28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48:58 ID:6NLyL4Rcwlo
그렇게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까 어느새 이군도 조금씩 잊혀지더라.
물론 그 후에 하는 연애는 더이상 예전에 순수하게 했던 연애랑은 달랐지만.
솔직히 한국에 와서 처음 사귄 남자친구한테는 정말로 미안해.
닮았다는 이유로 만났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거 있잖아?
갑자기 취향이 확고해지는거.
예전에는 그냥 좋아하게 된 사람이 타입~이런 느낌이었는데
난 어느새 키크고 운동잘하고 눈매 더러운 애들만 찾고 있더랔
28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0:07 ID:6NLyL4Rcwlo
대학생활은 정말 번개처럼 지나가는 것 같아.
미국에 있을 때에는 1년이 10년같았는데
눈 깜박하고 나니까 나는 어느새 대학교 4학년이 되어있더라.
28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2:01 ID:6NLyL4Rcwlo
지망하는 일자리가 엄청나게 학력을 따지는 자리도 아니고,
대충 알음알음으로 이어지는 자리들이라서 나는 이미 취직도 결정난 상태였고 졸업만 룰루랄라 기다리면서 2학기에 진!입!
1학기때 이미 채워야 할 학점을 다 채워놔서 들을 수업도 없었어.
28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3:20 ID:6NLyL4Rcwlo
당연히 수강신청따윈 국끓어 냠냠 쩝쩝하고 팽자팽자 놀생각을 하고 있는데 조교한테 연락이 왔다.
조교는 냉정하게 말했어. 너님 재수강요.
네?????.....?????....?!?!?!??!?!??!?!
28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5:40 ID:6NLyL4Rcwlo
우리 학과는 학과 특성상 졸업작품 비스므리한 걸 내야하는데,
나는 이미 졸업한 선배들이 교수님을 도와서 다른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졸업작품 대신으로 했기 때문에 1학기 동안 정신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출석일수 계산을 잘못한거야.
뒤늦게라도 재수강을 하려는데 이번 학기엔 그 과목이 없데...ㅋ.....
28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6:40 ID:6NLyL4Rcwlo
한 과목때문에 졸업을 못하게 생긴 나는 멘탈게슈탈트현상에 빠지고 말았다. 아..앙대!!! 내가 졸업을 못하다니 으아니 이게 무슨 말이요 교수양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9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7:19 ID:xH5wS21x4AE
왜 계산을 잘못했어 ㅠㅠ
29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9:27 ID:6NLyL4Rcwlo
그런 나에게 전임 교수가 구원의 손길을 뻗었다.
우리 학과는 미국에 있는 자매 학교의 같은 과 학생들이랑 교류를 좀 활발히 하는데, 일년씩 번갈아 가면서 각자 나라에 찾아가서 공연? 비스므리 한 것을 하는 행사가 있어.
작년까지는 외국에서 살다온 선배가 공연팀을 데리고 가곤 했는데
그 선배가 졸업해 버리는 탓에 영어인력이 사라진거야.
29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0:59:56 ID:6NLyL4Rcwlo
>>290 난 분명히 제대로 계산한 줄 알았어...ㅠ......
29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1:39 ID:6NLyL4Rcwlo
매년 함께 갔던 선배가 있지만 그 선배는 영어 울렁증 외국인 울렁증이 있어서 통역같은 건 무리...
그래서 내가 통역스탭으로 현지에 따라가서 봉사활동 좀 해주면 그쪽 교수랑 타협해서 가산점을 주겠다는거야. 그럼 난 재수강 노노해.
...ㅋㅋ...갑니다 죽어서라도 가고싶네요 라고 넙쭉 조아렸다..ㅋ....
29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1:41 ID:Wros7jSOyqI
느낌이 온다 만 나게되는 느낌이!!!
29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3:17 ID:xH5wS21x4AE
나도 느낌이!
29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3:49 ID:6NLyL4Rcwlo
>>294 난 상상도 못했지만...ㅋ....
아무튼 선택권도 없었거니와 나는 신났었어.
왜냐면 기억나? 내가 봄방학때 찾아갔던 친구ㅋㅋ 그 친구가 그쪽으로 대학을 다니고 있었거든.
비행기 값도 안들이고 친구도 만날 수 있고 졸업도 하고 아니 이게 왠떡이야 나는 너무 신나있었어. 딱히 어려운 일 같은 건 없었고.
29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4:12 ID:F4kwhRAI4OI
앜ㅋㅋㅋ!!!!내사랑 스레주가 돌아왔당!!!
29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6:11 ID:6NLyL4Rcwlo
가서도 재미있게 보냈다. 2박3일 일정이었는데,
머무른 호텔의 조식 뷔페가 끝내줬어bbbbb
다시 가고 싶다..
암튼 일정이 끝나고 나선 친구도 호텔로 찾아와서 같이 놀고 신이 났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날.
나는 대 멘붕.
29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7:40 ID:F4kwhRAI4OI
아아어아 대멘붕이라 하면 ㅠㅠ
30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8:31 ID:6NLyL4Rcwlo
>>297 나왔써!!!!!
내 비행기 표가 없는거야ㅋㅋㅋ
예약 티켓을 찾는데 한장이 모자라.
확인해 보니까 내 이름이 없네?...
알고 보니까 난 갑자기 동행하게 된거라
공연팀이랑 스태프들은 다 왕복 티켓을 예산 맞춰서 한참 전에 예약해 논 상태였는데
난 일단 가는게 급하니까 어찌어찌 미국행 편도 티켓은 사놓고서
돌아오는 티켓을 못구한거야.
게다가 명절이였나 무슨 행사 같은게 겹쳐서 비행기 티켓 상!승!
30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09:29 ID:F4kwhRAI4OI
헐 난 그래서 3일동안 공항에 계속 죽치고있었는데 ㄷㄷㄷㄷ
30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2:39 ID:6NLyL4Rcwlo
교수한테 연락을 받아보니까
내가 지낼 곳이 없을 테니까 사비로라도 이틀 후 티켓을 예약해주겠다는거야. 그동안은 호텔에서 버틸 돈은 있냐고 물어봐서.
친구가 여기 있으니까 지낼 곳이 있다고 말했어.
결국은 기존 예산에 맞춰서 일주일 후 티켓을 구입했다.
30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3:04 ID:6NLyL4Rcwlo
>>301.......너도 이런 슬픔을 겪었구나......ㅋ.......
30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5:02 ID:6NLyL4Rcwlo
아무튼 공항에 같이 나와있던 친구는 무지 신나있었어.
그 다음날 부터 3일간 휴일이 겹쳐서 쉴 수 있었거든ㅋㅋㅋ
둘다 그대로 헤어지는 건 아쉬웠고
신나서 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었다.
30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5:25 ID:F4kwhRAI4OI
>>303 진짜 폐인되는 경험이었엌ㅋ큐ㅠㅠ
그나저나 티켓구입해서 다행이다!!!
30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5:46 ID:F4kwhRAI4OI
그래 놀아야지!!!!ㅋㅋㅋ
30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7:06 ID:6NLyL4Rcwlo
이틀동안 엄청 씬나게 놀았던 것 같아.
드라이브도 하고, 맛집도 가고
얘네 학교도 구경하고.
외국인 친구들이랑 같이 파티도 하고 재미있었다.
30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19:40 ID:6NLyL4Rcwlo
솔직히 한 이틀은 미쳐서 광란의 밤을 보내고 유후!!! 하느라 새하얗게 지새웠긴 하지만..이틀이 한계였나봐...ㅋ...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둘다 삼일째는 해가 질 시간이 되도록 일어나질 못했다.
간신히 눈뜨고 나니까 둘다 엄청 배가 고픈거야,
그래서 친구네 집을 뒤져봤더니...순 레토르트 식품 밖에 없었다.
요리 스킬이 없는 불쌍한 친구를 위해서 닭도리탕을 해주기로 하고서는 간단하게 샤워만하고서는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한국 슈퍼에 갔어.
30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1:56 ID:6NLyL4Rcwlo
말이 슈퍼지 조금 작은 마트 정도 되는 크기였다.
한국에서는 이제 안나오는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같은게 가끔 있거든 외국에 있는 한국 마트에는!ㅋㅋㅋㅋ
본래 목적이랑 전혀 다르게 과자에 눈이 멀어서 이것저것 사재기를 하다면서 서있었어.
친구는 카트를 밀고 있었고 나는 요리조리 둘러보는데,
왜 마트 보면 그런거 있잖아 라면 엄청 쌓아놓고 조금 싸게 파는?
그런 코너!
31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2:47 ID:F4kwhRAI4OI
오오 어딜가나 라면은 있구나 ㅋㅋㅋㅋ
3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3:41 ID:6NLyL4Rcwlo
그러니까 과자 코너가 끝나는 지점에 옆라인이 라면 코너인지 라면들을 엄청 쌓아놨는데 그쪽 코너에서 나온 사람이 그 라면 탑을 툭치면서 라면탑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누구한테?
나한테^^!!!
3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5:16 ID:F4kwhRAI4OI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 그 사람이 이군이라던가 이군이라던가 이군이라던가...
3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6:01 ID:6NLyL4Rcwlo
...라면비를 맞아본적이 있니.....
많이 아프다 그거....
으악 하고서 우수수 떨어지는 라면들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나니까
그 라면탑을 부슨 잡채같은 놈이 서있었다.
아유오케이? 하고 목소리가 들려서 머리를 문지르면서 일어났어.
일어나니까 내 앞에 엄청 큰 장벽같은게 하나 있었다.
아. 왠지 이 장면 본적 있는 것 같아.
3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6:42 ID:6NLyL4Rcwlo
>>312 빙고^^!!!!
그 무식하게 큰 놈은 라면탑을 어깨빵해서 나한테 라면비를 주었다...ㅋ..
3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7:49 ID:F4kwhRAI4OI
ㅋㅋㅋㅋㅋㅋㅋ라면빜ㅋㅋㅋㅋㅋㅋㅋ 이군은 오랜만에 만난 스레주에게 라면비를 주었다 ㅋㅋㅋ
3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28:41 ID:6NLyL4Rcwlo
고개를 들때까지 솔직히 별생각 없었다.
생각보다 사람이 크길래 외국인인가 정도로 생각했어.
근데 내 앞에, 그애가 있더라.
한번에 알아본 내가 좀 바보같았어.
머리도 많이 길고 기억하는 거랑 분위기도 많이 다른데,
나는 바보같이 아. 이군이다. 하고 멍청하게 생각했다.
3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0:52 ID:6NLyL4Rcwlo
눈을 마주친 그애도 몇번 눈을 깜박거렸다.
못알아 볼거야, 생각하면서 주춤주춤 일어나선 아임파인, 하고 돌아설려는데 친구가 엄청 큰소리로 내이릉을 불렀다...ㅋ...
스레주야!! 너 괜찮아!?
나 이름이 좀 특이한 편이라서ㅋㅋㅋㅋ내 주변에 이런 이름 나밖에 없닼ㅋㅋ
3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1:32 ID:F4kwhRAI4OI
엌ㅋㅋㅋㅋㅋ친구님ㅋㅋㅋㅋㅋㅋㅋ
3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2:32 ID:6NLyL4Rcwlo
이군이 스레주..누나? 하고 날 불렀어.
티는 안냈지만 속으로 엄청 크게 한숨 쉬었을거야 나ㅋㅋㅋ
처음엔 못알아보는 척 하다가 어? 우와 이군??? 뭐야! 하고선 놀란척을 했어.
...지금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한 발연기가 아니었을까....
3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3:49 ID:F4kwhRAI4OI
>>319 음... 제3자인 내가 보아도....음... 좀...
3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5:06 ID:6NLyL4Rcwlo
아무튼 라면이 어질러져 있으니까 점원이 왔고 다행이 혼나진 않았어.
다치진 않았냐고 물어보고 치우기 시작하는 점원한테 이군이 사과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랑 같이 이동했어.
누나 한국 갔다고 들었는데, 하고 이군이 말해서 놀러왔다고 말했다.
친구는 신기한 눈초리로 구경만 하고 있었고.
이군은 이쪽에서 학교를 다니는 중이라고 하는거야.
그리고 좀 애매한 침묵이 흘렀다.
3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5:45 ID:6NLyL4Rcwlo
>>320 ㅋㅋㅋㅋ날 절망하게 하지맠ㅋㅋㅋㅋ오늘밤에 내 이불이 우주 너머로 날라갈테니까....ㅋ.......
3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7:44 ID:F4kwhRAI4OI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썰 끝나면 뭔가 허전할것같아 스레주랑 너무 정이 많이들었어 ㅋㅋㅋ
3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8:17 ID:6NLyL4Rcwlo
아무튼 난 이 애매한 분위기가 싫었다.
솔직히 4년만이고 난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었어.
딱히 이군만 그리면서 지냈던 것도 아니고,
그 만남은 그냥 되게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일일 뿐이었다.
이만 가겠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어물거리고 있는데 저쪽 코너에서 예쁘장한 여자애가 쏙 튀어나왔다.
오빠! 하고 이군을 부르더니 나만 두고 어디갔었어! 하고 자연스럽게 이군 팔짱을 끼는거야.
아, 여자친구 있구나. 하고 생각했어.
3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38:46 ID:6NLyL4Rcwlo
>>323 그러게ㅠㅠ쓸쓸할 것 같아ㅠㅠㅠㅠㅠ
3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0:20 ID:6NLyL4Rcwlo
여자애는 그러고 나서 우릴 발견했다.
모르는 여자 둘이 같이 있으니까 당황하는 눈치였어.
나는 얘 여자친구마저 온 마당에 얘랑 같이 있는게 한 5배는 어색해진 느낌이었고, 그래서 우린 이만 가야되서~만나서 반가웠어 이군아. 하고 친구를 홱 잡아 끌었다. 친구가 뭔데뭔데? 하고 속닥거렸어. 나중에! 하고 말하고선 카운터로 파워워킹을 했다.
3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2:54 ID:6NLyL4Rcwlo
그런데 이군이 날 부르면서 쫓아왔어.
우리 둘은 엄청난 경보를 했는데 다리가 긴 종족은 두세걸음 만에 껑충 가까이 오더라..
.....치사한 놈들....키큰 놈들....ㅋ......
아무튼 언제까지 있냐고 물어보더니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했어.
근데 그 말을 내 친구가 넙죽 받았다.
로밍된 폰을 쓰기도 뭐하니까 제쪽으로 연락 주시면 될 것 같아요^^!
ㅋㅋ...마트에서 벗어나자 마자 친구의 등짝에 파워 스매쉬를 날려주었당^^
3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3:41 ID:F4kwhRAI4OI
앜ㅋㅋ 친구님ㅋㅋㅋㅋ 그나저나 키가크니까... ㅠㅠ 껑충껑충 ㅠㅠ
3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4:44 ID:6NLyL4Rcwlo
도대체 왜 그런짓을 했냐고 물어보니까 친구가 니가 연락처 안알려 줄 것 같으니까, 라고 엄청 단순하게 대답했어.
근데 왜 알려주냐고! 하니까 친구가 쟤가 잘가요지?하고 물어왔다.
쓸데없이 눈치가 빠르다.
물론 내 발연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3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7:31 ID:6NLyL4Rcwlo
결국 그날 우리의 닭도리탕은 안주로 변했다.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이군을 안주 삼아서 열심히 씹었지.
는 그냥 과거 얘기였지만.
친구가 그래서 어쩌고 싶은데? 라고 물어봤었어.
어쩌긴 뭘 어째. 하니까,
이렇게 만나기도 어려운데 뭔가 해보고 싶진 않고?ㅋㅋㅋ 이러는거야.
여자친구도 있던데 뭐. 하고 말았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 여자친구가 없으면 뭐? 어쩔건데? 이런 생각.
3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8:18 ID:F4kwhRAI4OI
아 떨린다 ㅠㅠㅠ
33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8:54 ID:6NLyL4Rcwlo
하지만 정말이었다.
나는 이군과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아니 혹시라도 마주친다면 내가 결혼을 하고, 훨씬 뒤에.
많이 많이 행복해졌을 때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비참하게 끝난 첫사랑을 마주보는건 그정도 되서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혼자서 생각해 보기도 했고.
그런거 있잖아. 사실은 너 많이 좋아했었어,하고 말할 수 있는 거.
33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49:52 ID:F4kwhRAI4OI
음.. 그마음 알것같기도...ㅠㅠ
33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0:30 ID:6NLyL4Rcwlo
그런데 난데없이 4년만에 만나다니 생각도 해본적 없었어.
내가 한국에 돌아오면서 이군은 그냥 저 멀리에 두고온 지금은 별로 추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이렇게 뜬금없이 만나서
연락처를 주고 받고 의미 없는 안부를 묻고,
그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그럴만큼 넉살이 좋지도 속이 없지도 않았다 나는.
33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2:16 ID:6NLyL4Rcwlo
뭔가 그런 느낌이었어.
아주 어릴적에 누군가가 내준 숙제가 너무 어려워서 안하고 숨겨놨다가 훨씬 어른이 되서 발견한 느낌?
물론 이제는 그 문제가 어렵거나 풀수 없진 않겠지만.
그걸 이제와서 하고 싶진 않잖아.
33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4:05 ID:6NLyL4Rcwlo
뭐 대충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친구는 오후 수업이 있어서 나가야 했어.
나는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하면 된다고 했지만.
친구가 절대 안된다고 말해서 결국은 자기 친구한테 놀아달라고 할테니까 집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했다.
33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4:53 ID:F4kwhRAI4OI
계속 보고있어!!
33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7:13 ID:6NLyL4Rcwlo
그리고 조금 있다가 바깥에서 클락션 소리가 나서 내다 보니까
이군이 차를 가지고 와 있었다.
깜짝 놀라서 친구를 보니까 친구가 굉장히 얄밉게 웃었다.
니 말대로 4년이나 지났잖아 그러니까 이젠 좀 극복해 보지?
친구도 어느샌가 고정되 버린 내 남자 취향이나 그런 걸 눈치채고 있었는지도 몰라. 특히나 그 마지막 날 이군이랑 헤어진 날 처음 만난게 친구니까.
33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7:41 ID:6NLyL4Rcwlo
>>337 고마워! 레스더 덕분에 썰 풀 맛이 난다 얍야야야야얍
34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1:59:54 ID:6NLyL4Rcwlo
걱정해 주는 친구 마음도 알 것 같았어.
솔직히 4년이나 지났잖아 내가 말했던 것처럼.
그래놓고서도 여전히 피하려고만 해서는
스무살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상상했던 그 내가 많이 행복해진 때가 조금 더 일찍 온거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는거잖아?
그래서 이 말도 안되는 기회를 통해서 극복해보기로 했다.
34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00:53 ID:n+V5gQC9MuA
으히히!계속 보고있어!
34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02:23 ID:6NLyL4Rcwlo
내려가니까 이군이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별로 이런 표정 지은 적 없는 애였는데
내가 어리게 굴긴 어리게 굴었구나 싶어서 방긋 웃었다.
잉여하구만? 4일간 여왕처럼 모셔 안그럼 콧물도 없쪙 ㅇㅇ
하고선 학교다닐때처럼 장난을 치니까.
고민 좀 해보고요, 하고 웃었다.
19살의 나와 18살의 이군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34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04:34 ID:6NLyL4Rcwlo
의식적으로 그렇게 굴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제법 재미있게 하루를 보냈어.
처음엔 좀 의식적으로 그 지역에 유명한 곳을 둘러보려다가
이군이 길을 잃는 바람에
내가 길치래요 길치래요하고 엄청 약올렸다.
이군의 어른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켜고선 한국어로 즉시 번역하기 놀이를 하면서 둘러보다가 결국은 재미없다면서 맛집 탐방을 하기로 했어ㅋ
34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07:40 ID:6NLyL4Rcwlo
근처에 일본인이 하는 점보 파르페집이 있어서 신명나게 출발했어.
나랑 이군은 단 것 덕후라서,
맨날 같이 주말에 이군을 태워다 줄때에는 주유소 같은데 들러서
군것질 거리를 엄청 사가지곤 근처 공원에서 챱챱챱 먹곤 했다.
베스킨라빈스도 엄청 자주 갔었고ㅋㅋㅋㅋ
나야 그렇다 쳐도 190이 넘는 싸납쟁이 인상의 이군이 행복한 얼굴로 아슈크림을 먹고 있으면 웃게되서 이군이랑 엄청 투닥 댔었어.
34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08:46 ID:F4kwhRAI4OI
챱챱챱ㅋㅋㅋㅋ 이군 생각이랑은 다르게 소녀감성이였구나 ㅋㅋㅋ
34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0:45 ID:6NLyL4Rcwlo
가서 주문하고서는 보니까 진짜 크긴 크더라.
에피타이저였는데 그걸로 결국 점심 해결했어.
이것저것 얘기를 하는데,
이군도 졸업반이었다.
고등학교 졸업반때 농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서 농구는 그만두고
군대도 면제됬다고 하는거야.
내 기억속에 이군은 반은 농구공을 잡고 있어서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고 있으니까 이군이 괜찮아요.
이젠 다른 꿈도 생겼고, 하면서 내 머리를 푹 쓰다듬었다.
34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1:23 ID:6NLyL4Rcwlo
>>345 아냨ㅋㅋㅋㅋ다른데 있어선 그냥 야만인인데..쓸데없이 어린애 입맛ㅋ.....
34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2:38 ID:6NLyL4Rcwlo
갑작스러운 접촉 때문인지 뭔지 엄청 놀랐어.
근데 또 놀랐다는 티를 내고 싶진 않아서 이게 어디서 하늘 같은 누나를! 하고 주먹을 붕붕 흔드니까
사이즈로 봐선 하늘같으려면 한참 멀었는데요.
라고 말했다.
.......비웃지 않고 있지만 왜 화가나지 2탄ㅋ.....
34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4:53 ID:6NLyL4Rcwlo
서로 대학 얘기 하면서 보냈어.
왜인진 모르겠지만
나도 이군도 고등학교때 얘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차라리 그게 더 나았던 것 같아.
그래서 나도 잊고 웃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이군에게는 몰래
이 4일을 이군과 내 이별여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35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7:50 ID:6NLyL4Rcwlo
그럭저럭 재미있게 놀고 돌아가려는 때에 이군이랑 잠깐 월마트에 들렀어. 그리고 공폰을 샀다.
미국에는 직접계약하고 어쩌고 해야하는 핸드폰 말고,
전화 카드로 충전해서 쓰는 공 핸드폰 같은게 있어.
공폰이랑 충전 카드를 엄청 사는거야.
너 그거 뭐하게? 하니까 선물이에요. 하고 나한테 주더라.
35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7:55 ID:F4kwhRAI4OI
아련하다... ㅠㅠ
35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19:04 ID:6NLyL4Rcwlo
이만큼 사서 어쩌게 나 인제 금방가! 하니까,
괜찮아요 그동안 다쓰게 해줄게요. 하고 씨익 웃었다.
이군은 웃을 때 엄청 환하게 웃는다.
씨익 웃으면 왼쪽 뺨에만 보조개가 쏙 패이는데 그게 진짜 예뻐.
35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1:47 ID:kUvnEOO6ceM
오오오오ㅗ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ㅗ오옹오ㅗ옹오오오오오오오오ㅗ오오오오 정주행. 듁흔듁흔하다 김양에게 빡치고 먹먹해서 아 완전 슬퍼하고 있는데 오오오오오 떡밥!! 하고 읽었는데 이군이 이군이 이군이 이군이 이군이 이군이. ㅋㅋㅋㅋㅋ
35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1:52 ID:6NLyL4Rcwlo
결국 그날 밤에 이군이랑 새벽까지 통화했다.
특별히 이렇다 할 얘기를 했던 건 아냐 그냥, 정말 시덥잖은 얘기를 했어. 그러다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
내일 몇시까지 갈게요, 하고 이군이 말하는 걸 듣다가 장난처럼 말했다.
그렇게 말하니까 꼭 데이트 하는 것 같네.
그러니까 한참 말이 없는거야.
조금 민망해져서 농담이야, 이러려는데 이군이 다시 되물었다.
그럼 데이트 아니예요?
35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2:26 ID:6NLyL4Rcwlo
>>353 이런 격한 리액션 좀 사랑한다ㅋ...웰컴! 엇서와 같이 달리쟛!
35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3:11 ID:F4kwhRAI4OI
앜!!!!!!!!데이트!! ㅠㅠㅠ
35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5:28 ID:6NLyL4Rcwlo
이군은 정말 치사한게.
평소에는 아무래도 좋다는 심드렁한 표정인 주제에
이럴때만 직구를 날린다.
오랫만에 그 직구에 얻어맞으니까 꽤 얼얼했어.
너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그러는거 아니다.
이런 나쁜 남자~꺼졍ㅎㅎㅎㅎ 하면서 장난을 쳤어.
오~여친이랑 마트 가는 남자~오오 이군~이러면서.
그러니까 이군이 단호박 쳐먹은 말투로 칼같이 내 주접을 잘라냈다.
여자친구 아니예요.
35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6:47 ID:6NLyL4Rcwlo
내가 자꾸 드립쳐서 날 진지하지 않은 여자로 볼까 무섭지만
아니야 나도 진지진지 열매 쓰고 썰 풀 수 있어!!!
...아니 없나?.....
암튼 무거우면 안대 안대 아니아니 안대ㅋㅋㅋㅋ
오글레이숑 하이킥이 날아간다고 밤중에ㅋㅋㅋ
35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7:31 ID:kUvnEOO6ceM
여자친구아니래아니래아니랠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ㄹ래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 그럼 누구.
36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7:38 ID:F4kwhRAI4OI
ㅋㅋㅋㅋㅋㅋㅋ 하이킼ㅋㅋㅋㅋㅋㅋㅋ
여친 아니면 도데체 누ㅜ인거얔ㅋ큐ㅠ
36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8:48 ID:6NLyL4Rcwlo
아무튼 단호박 쳐묵쳐묵한 이군의 대답에 오히려 내가 당황해 버렸다.
어?..하고 어버버 하고 있으면 이군이 동생이예요. 새엄마 딸. 하고 말했다.
이군이 있는 쪽으로 유학을 보냈나봐.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하더라구.
뭔가 그 얼굴로 고등학생?! 하고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애들은 성장 속도가 빨라..
36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8:55 ID:kUvnEOO6ceM
아아아ㅏ 아아ㅏ아 ㅏ 어어어ㅓㅓㅓ어ㅓㅓ 난 지금 개콘을 포기하고 이 스레를 읽고 있다구,, 빨리 다음 이야기르를!!
36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29:58 ID:kUvnEOO6ceM
고등학생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새엄마 딸.
날 혼란시키지맠ㅋㅋㅋㅋㅋㅋ그래서 어케됫을까-요-..?!!!
36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0:28 ID:nkcQf7wNZkY
와 진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여기까지 정주행중인데 레전드 스레를 하나 발견해 버린것 같다.... 하악,...... 스레주 사랑해....
36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2:38 ID:6NLyL4Rcwlo
아...그렇구나. 하고 애매하게 긍정했다.
금새 여동생한테 몹쓸 짓을 했네 내가 이 멘트는 지옥까지 간직하고 가라ㅋ 하고 드립쳤지만.
아무튼 졸리다고 꿍얼거리고 내일 보자고 전화를 끊었다.
졸리긴 개뿔...난 시차적응이 엄청 느리게 되는 편이라서 밤에 오히려 쌩쌩한 여자였어.
자려고 눕긴 했는데 오만 생각이 다 드는거야.
쓰잘대기 없는 생각들.
시계를 보니까 세시가 훌쩍 넘었더라.
아아, 이틀 후에 가는구나. 생각하니까 그 생각들이 거짓말처럼 없어졌어.
36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3:26 ID:6NLyL4Rcwlo
>>362 개콘한테 무슨 실례야...어서 개콘으로 돌아가 냉큼!!ㅋㅋㅋㅋㅋㅋ
36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3:56 ID:6NLyL4Rcwlo
>>364 레전드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럴리 없닼ㅋㅋㅋㅋ어디에 재미있어하는거얔ㅋㅋㅋ
36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4:40 ID:F4kwhRAI4OI
스레주의 발연기...? 가 아니라 그냥 설레 ㅋㅋㅋㅋ
36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5:01 ID:6NLyL4Rcwlo
그 다음날은 식스플래그를 갔어.
식스플래그는 놀이공원인데, 제법 무서운 놀이기구들이 많이 있다!
서서 타는 롤러코스터라거나 엎드려서 타는 롤러코스터라거나 롤러코스터라거나 롤로코스터 같은거ㅋ
37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5:43 ID:6NLyL4Rcwlo
>>368 어디까지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메소드 연기였다 믿어줘
37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6:58 ID:kUvnEOO6ce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7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7:29 ID:6NLyL4Rcwlo
그리고 난 철저하게 이군을 능욕했다^^!
나란 여자 간땡이가 부어서 사라져 버린 여자^^
롤러코스터 따위.....너무 재미쪙!!!!
이군은 얼굴이 하얗다 못해 새파래졌었다.
두시간도 안되서 한 오년 늙은 것 같은 얼굴을 보면서 연상인 나는
내가 더 어려보이기 위한 노력에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37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7:30 ID:kUvnEOO6ceM
>>366 개콘보다 이걸 보겟어 ㅋㅋㅋㅋ 지금 앵그리버드성호나오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7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8:28 ID:kUvnEOO6ce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파래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스머프홬ㅋㅋㅋㅋㅋㅋㅋㅋㅋ
37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38:33 ID:F4kwhRAI4OI
>>372 스레주의 또다른 속셈ㅋㅋㅋ
37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1:17 ID:6NLyL4Rcwlo
나중엔 애가 죽겠길래 좀 쉴래? 하고 놀이공원 안에 있는 카페 같은데 들어갔어. 애가 늘어져 있어서 콜라랑 이온음료 사가지고 돌아왔다.
누나는 무슨 여자가..하면서 이군이 바르르 떨었다.
넌 남자가 되선..풉...해줬다.
그후론 페이스 다운. 진짜 둘다 어린애 마냥 놀았어.
헬륨 가스 마시고 드립치고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묵찌빠하고 놀고.
옆에 있던 중년 외국인 커플이 귀여운 커플이네~고등학생? 하고 물어봤다. 고등학생 부분에 신나서 yeah! 하고 대답했다가 급 무안해졌어.
37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1:53 ID:dPF+lw6Hhak
어어어ㅓㅓㅓㅓㅓ어ㅓㅓㅓㆍㅇㅓ동접?! 동접이라니 믿기지않앜!!!!
37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3:23 ID:6NLyL4Rcwlo
와..우리 되게 어려보이나 보다~아니 너말고 내가^^!!
이러니까 이군이 빤히 날 보더니 착각은 자유니까요ㅋ...하고 날 비웃었다.
물론 응징으로 발을 거세게 밟아줬다.
37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3:58 ID:6NLyL4Rcwlo
>>377 이얍! 동접 맞아ㅋㅋㅋㅋ믿..믿기지 않을 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햌ㅋㅋㅋㅋㅋ
38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6:44 ID:6NLyL4Rcwlo
아무튼 그렇게 말하고서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또 조금 들떴어.
커플 같아 보이나...하고 조금 생각하기도 했고.
근데 그래봤자 무슨 소용이야. 어차피 난 이틀 후에 가는데.
왜 항상 이군이랑은 끝을 보면서 만나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조금 씁쓸해졌다.
그치만 이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어.
이성간의 감정 뿐만 아니라,
나는 이군이라는 사람도 좋아하고 있었구나, 하고 새삼 느꼈거든.
38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7:22 ID:dPF+lw6Hhak
ㅋㅋㅋㅋ약 삼십분 전부터 완전 집중해서 읽고있었는데ㅋㅋ아진짜 스레주랑 이군이랑 꽁냥꽁냥ㅠㅠ 아 왜이리 설레는거야!!!!ㅜㅜ
38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49:17 ID:6NLyL4Rcwlo
솔직히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로 일부러 잊고 싶어서 더 생각하려 하지 않았는데,
이군이랑 있다보니까 옛날에 있었던 일들이 막 떠오르잖아?
그러면서 생각하게 됬어.
자존심 쎈 이군이 내가 우울해 한다고 자기가 그다지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날 위로한 일이나.
무리하게 어색한 관계를 저 편하려고 사과하는게 아니라
상냥하게 다가와 준 점 같은거.
대단하잖아. 이군도 많이 어렸는데도.
38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50:37 ID:6NLyL4Rcwlo
열아홉살인 나는 보지 못했던 이군을 스물네살인 나는 보고 이해하게되더라.
그러면서 생각했어.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되지 못한다고해도.
이 관계가 무너지지 않은 걸로 기뻐해도 좋지 않을까.
38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51:34 ID:F4kwhRAI4OI
계속 보고있어!!
38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53:21 ID:6NLyL4Rcwlo
고백이라는 선택지는 없었어.
지금의 나는 이군을 이성으로 좋아한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거든.
왜냐면 어떤 여자도 끝을 알고서 연애를 시작하진 않잖아.
만약에 내가 이군에게 고백을 한다면 좋아해가 아니라 좋아했었어 였을거야.
하지만 굳이 그런 말로 망가트리기엔 나한테 온 우연같은 이 기회가 소중해져서,
문득 이군이 피하거나 잊음으로서 잃기엔 너무 아까운 사람이라는 걸 깨닫아 버려서.
더더욱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38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54:21 ID:kUvnEOO6ceM
오우오오우우ㅜ오우오우ㅗ우오ㅜ오ㅜ오ㅜㅇ우 보고있음!!!!!!!!!!!!!!!!!!!!!!!!!
38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55:01 ID:6NLyL4Rcwlo
솔직히 좀 더 어린 내가 이군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면 고백했을지도 몰라, 좋아했었어. 하고.
하지만 어른이 되면 어린시절에 겁냈던 것들은 아무것도 아닌데 반해서 어린시절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들이 겁이 나기 시작하거든.
그래서 나는 그냥 이 이별여행이 그저 이별이 아니라,
첫사랑으로서의 이군이 아닌, 좋은 동생으로서의 이군을 나한테 줬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38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2:58:09 ID:6NLyL4Rcwlo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니까 한층 더 편해진 기분이었고.
그렇게 둘쨋날이 끝났어.
이젠 이틀 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은 편해져서,
그날 돌아가서 친구랑 맥주 한캔씩 따서 영화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거봐 나한테 감사해라
감사해서 죽을 것 같습니다 마마 는 무슨 꺼졍ㅇㅇㅇ
이러면서ㅋㅋㅋ
38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0:20 ID:6NLyL4Rcwlo
셋쨋날은 이군의 학교를 구경갔다.
이군도 졸업반이라서 더이상 뭐 들을 수업이 얼마 없고 하니까 널널한 잉여였지만. 캠퍼스가 생각보다 넓어서 신기했어.
그러다가 이군의 후배들을 만났다.
39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2:04 ID:6NLyL4Rcwlo
체육계 유학생들은 풋풋했다^^....
등들이 태평양처럼 넓어서 광대 승천!!!!!!!!
ㅋㅋㅋㅋ...이군이 입좀 닫아요 침떨어지겠네ㅋ 하고 날 디스했다.
가슴팍에 박치기를 해줬다ㅋ..까불고 있어...ㅋ....
39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2:09 ID:kUvnEOO6ceM
후배ㅐㅐㅐㅐ배ㅐㅐ
39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3:31 ID:kUvnEOO6ceM
츄릅츕.. 풋풋한 남.학.생 을 보고싶다네. 그렇다네. 아 ... 그냥 난 왜 스레주가 부러운거야....
39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3:32 ID:6NLyL4Rcwlo
애기들은 야외 농구 코트에서 농구를 하고 있었는데 한명이 깁스를 하고 블리처에 앉아있었다.
이군을 발견하자마다 아 형!!! 형형혀혀혀형!! 하면서 짐승때처럼 몰려오더니 날 보고 우오오오오오 하는 신기한 함성을 내뱉었다.
ㅋ...왠지 으쓱해지는 기분!!!
39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4:05 ID:kUvnEOO6ceM
신기한 함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9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4:18 ID:6NLyL4Rcwlo
>>392 지금이라면 몰라도 그 순간 만큼은 부러워해도 됰....
나도 그때의 내가 부럽다........풋풋했지......좋았지........
39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6:22 ID:6NLyL4Rcwlo
누구예요? 누구예요? 하니까 니넨 몰라도 됨마하면서 겁나 시크하게 후배들의 머리통을 떠미는 이군을 보면서 엄청 웃었닼ㅋㅋㅋㅋ
깁스한 후배 대신에 한판만 게임을 뛰어달라고 애들이 부탁해서 이군이 좀 곤란해 하는 것 같길래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 줬다.
그리고 깁스한 후배 옆에 앉았어
넉살이 좋은 얜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길래 나도 안녕하세요~하고 같이 인사했다.
39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08:39 ID:6NLyL4Rcwlo
뭔가 저쪽은 농구하고 있는데 우린 할게 없으니까 이것저것 얘기하다 보니까 금새 친해졌다.
알고보니까 사는 곳도 꽤 가까워서 우리 화기애애 하고 있는데
후배가 응? 하더니 어 누나 혹시 옛날에 앞머리 있지 않았어요? 머리 이만치 오고..이런식으로 물어보는거야.
39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0:15 ID:6NLyL4Rcwlo
뭐지뭐지 하다가 설명하는 걸 들어보니까 고등학교 다닐때 내 비주얼 같아서 응?응 어케 알아? 하고 물어봤어.
그러니까 후배가 이군형 2학년때 이사하기 전까지 자기랑 룸메이트였는데 그때 형 방에 있는 액자에서 날 봤다는거야.
39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0:41 ID:kUvnEOO6ceM
아는사이!!!!!!!!!!!
40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1:14 ID:kUvnEOO6ceM
가 아니고 이군의 액자를 봣구나...
40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1:29 ID:F4kwhRAI4OI
헐!!!!!!!!
40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2:09 ID:6NLyL4Rcwlo
프롬 단체 사진을 액자에 넣어놨었나봐.
보라색 드레스 입었었죠 누나? 그러면서 물어봐서 어정쩡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왜 이군이 그 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방에 두었는지 이상했어. 보통 그런거 하나?..하고.
40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3:16 ID:kUvnEOO6ceM
아아아ㅏ 결말궁금돋네. 원래 책도 결말부터 보는 난데. ...............날 이렇게 궁금돋게 한건 스레주 너가 처음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3:49 ID:6NLyL4Rcwlo
가족 사진이면 몰라도 고등학교 프롬 단체 사진을 액자에 넣어서 방에 장식해둘 이유가 없잖아.
순간적으로 생각이 많아져서 멍하니 있는데 저쪽에서 뛰고 있던 이군이 이쪽으로 성큼 와 있었다.
너무 뜬금없이 가까이 와있는 이군을 마주치는데 왠지 심장이 쿵 하고 떨어져 내린 것 같았어.
40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3:50 ID:F4kwhRAI4OI
>>403 나돜ㅋㅋ. 하지만 꾹 참자 ㅋㅋㅋ
40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4:36 ID:6NLyL4Rcwlo
>>405 너희들ㅋㅋㅋㅋㅋㅋ 그런 말 하면 결말 엄청 궁금하게 만들고 싶어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5:43 ID:kUvnEOO6ceM
>>406 안됰ㅋㅋㅋㅋㅋㅋㅋ
40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6:13 ID:6NLyL4Rcwlo
이군은 입고 있던 후드티를 벗어서 나한테 던졌어.
나도 모르게 그걸 잡고서 멍청이 있는데 잠깐 가지고 있어요! 하더니
쌩하니 다시 코트로 돌아가 버렸다.
그걸 들고 있자니 문득 열여덟살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이군이 나한테 옷을 주고. 나는 그걸 개키고. 꼭 안고서,
그애가 웃는 걸 보던 그 시절로.
40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8:08 ID:F4kwhRAI4OI
>>406 스레줔ㅋㅋㅋㅋ못됐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련하다 ㅠㅠ 아련아련
41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8:42 ID:6NLyL4Rcwlo
더이상 그 후드티에서 나던 섬유유연제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이군 냄새가 났어.
바르는 스킨 냄샌지,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냄새가 나서 기분이 이상했다.
그걸 개키고 접힌 옷틈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그 위에 턱을 괴면,
이군이 열심이 코트안에서 뛰어다니고 있어.
내 맘안에서도 엄청 쿵쾅쿵쾅 뛰어다녔다.
4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18:58 ID:kUvnEOO6ceM
ㅠㅠㅠㅠㅠㅠㅠㅠㅠ둑흔득흔 아련아련..
4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21:46 ID:6NLyL4Rcwlo
결국은 이군네 팀이 이겼어.
학교를 나서면서도 영 기분이 이상했다.
너 농구하는거 오랫만에 보네..하고 나도 모르게 뱉어놓고서 혼자 움찔했다.
둘다 만난 그날 부터 옛날 얘기는 안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걸 툭 뱉어놓고 나니까 괜히 제발이 저렸어.
4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22:26 ID:ylTmibLn83w
정주행완료!!!스레주랑 동접인가ㅠㅠㅠ
4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24:28 ID:ylTmibLn83w
정주행완료!!!스레주랑 동접인가ㅠㅠㅠ
4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25:09 ID:6NLyL4Rcwlo
하는 건 아직도 좋아해요, 보는 것도 좋아하고.
그러고 보면 누나도 보는거 좋아했죠?
하고 이군이 웃었다.
멍청한 이군은 몰랐다.
난 농구를 보는 걸 좋아하는게 아니라 이군을 보는 걸 좋아했었다.
이군이 시합할때 꼭 구경을 가서는 한참 이군만 보다가,
한참 후에 누가 이겼는지 졌는지 알정도였다.
그 시절이 떠올라서 웃었다.
응 좋아했어. 정말.
사실은 엄청 소심하게 고백했는지도 몰라ㅋㅋ
맞아요 맨날 시합 보러왔었잖아요ㅋㅋㅋ하고 이군이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어.
4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27:30 ID:6NLyL4Rcwlo
>>414 야호 동접맞아, 웰컴~
마지막 날은 뭐 별거없었어 가까운 명소들 돌아다니고 하다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그냥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하려는 차에 친구가 이군의 폰으로 전화를 했어.
서클 사람들 끼리 회식이 있어서 오늘은 좀 늦을 것 같으니까 이군한테 그 시간에 맞춰서 데려다 달라는 소리였다.
어딜 돌아다니기엔 지쳤고, 어쩌지 하는 차에 이군이 그럼 우리집 가있을래요? 하고 말했다.
4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29:23 ID:6NLyL4Rcwlo
너무 담백한 우리집 가있을래요? 여서ㅋㅋㅋㅋ
우와 여자한테 겁나 당당하게 집에 오라고 권하는 뱃보이 뱃뱃보이 하면서 놀렸어ㅋㅋㅋㅋㅋ
그러나 이군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그런거 아니예요 하고 국어책읽기를 했다.
그래서 이군네 집에 가기로 했어.
친구네 집이랑 10분 거리? 가까웠다.
4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0:06 ID:F4kwhRAI4OI
국어책읽기 ㅋㅋㅋㅋㅋ
4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1:38 ID:6NLyL4Rcwlo
간단하게 둘이 저녁을 먹자는게 어쩐지 술을 마시는게 되버렸어.
막 돼지우리 같은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했다.
그렇다고 엄청 깨끗! 이런건 아니었지만.
적당히 정리된 느낌?
그리고 이군은 생각보다 요리를 잘했다.
스파게티 만들어줬었어.
4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2:07 ID:6NLyL4Rcwlo
>>418 정말 감정과 억양이 배제된 말투였다..ㅋ....
4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2:46 ID:kUvnEOO6ceM
스스스스스슷파게뤼 ㅁ먺고싶다ㅏㅏ다다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5:18 ID:6NLyL4Rcwlo
뭐 조금 탄 것도 같았지만 이군이 기분탓이라고 했다..ㅋ....
아무튼 스파게티를 먹고 나서 맥주 한캔씩 까먹으면서
과일을 안주삼아서 이것저것 얘기했어. 시덥잖은 얘기들이었지만.
스파게티를 대접받았으니 과일은 내가 깍겠다!! 하다가 내 고자 손에 울었다.....이군이 엄청 한심한 눈으로 쳐다 보더니 사과를 잘랐다..ㅋ..
껍질채...ㅋ.......
내가 ㅍ_ㅍ.....이런 눈으로 보니까 전 못깎으니까 껍질채 먹어요 하고 대단한 아메리칸 마인드를 보여줬다.
4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6:59 ID:6NLyL4Rcwlo
과일 자른다고 쓸데없이 난리를 쳐서 손에 끈적끈적하게 과즙이 뭍어서 닦고 나오는데 이군 책상쪽에 액자를 봤다.
진짜 있었어, 그 사진.
4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7:23 ID:kUvnEOO6ceM
아메리칸 마인듴ㅋㅋㅋㅋㅋ
4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7:40 ID:ylTmibLn83w
헐헐 그사진!!!!!!
4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38:54 ID:6NLyL4Rcwlo
쫘르륵 애들이 서있는데, 다들 밸런스 좋게 서있다가 똑 떨어지는 가엾은 나랑, 껑충 위에 있는 이군.
맞춘것처럼 같은 색 드레스랑 넥타이를 하고서, 그애들이 거기 있었다.
근데 그 전엔 몰랐는데 그 사진을 보니까.
이군이 정면을 보고 있는게 아니라, 애꿏은 내 머리꽁지를 쳐다 보고 있는거야.
4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0:47 ID:6NLyL4Rcwlo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런거 있잖아. 배에서 부터 뭔가 뜨거운게 가슴까지 쭉 올라오는 느낌.
그래서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어.
이사진 가지고 있네.
이군이 네? 하고 고개를 들었다가 내가 들고 있는 액자를 보고선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4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2:29 ID:6NLyL4Rcwlo
아 그거요...하고 조금 말을 늘이더니,
저 그거 되게 잘나오지 않았어요?ㅋㅋㅋ 하고 웃었다.
왠지 심술이 나서 아닌데 아닌데? 뭐야 너 앞에 보고 있지도 않잖아.
하고 툭 말해버렸다.
말하고 나서야 아, 이놈의 입...
이런 느낌이었지만.
4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2:30 ID:ylTmibLn83w
으어어어ㅓ!!!!!
4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4:30 ID:kUvnEOO6ceM
아아아아ㅏ아ㅏ앙아ㅏㅏㅏㅏㅏㅏㅏ 어어ㅓㅓ어...
몰입도가 너무,.. 커,
나 지금 스레주가 된것같은 기분이야.. 허르를르
4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5:05 ID:6NLyL4Rcwlo
조금 말이 없다가 이군이 웃었다.
그랬어요? 하고 작게 대꾸하는 걸 들으니까 왠지 더 속이 뒤틀렸어.
어떤 기분이라고 정의 내리긴 뭐하지만.
설명하기도 애매하지만.
그랬다.
43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5:37 ID:6NLyL4Rcwlo
>>430 다들 뭔갘ㅋㅋㅋ신기한 함성 지르게 되지 않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3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7:11 ID:F4kwhRAI4OI
>>432 ㅇㅇㅇㅇ!! 어릴적 숨겨뒀던 타임머신보는느낌이야
43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7:35 ID:6NLyL4Rcwlo
그치만 더 있다간 쓸데없는 말 해버릴 것 같아서 그냥 자리에 가 앉아서 맥주만 홀짝였다.
이군도 말이 없었고 나도 말이 없었다.
조금 무거운 침묵이 돌았어.
되게, 오래된 것 같네요. 난 어제 같은데. 하고 이군이, 툭 말을 뱉었다.
43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7:40 ID:kUvnEOO6ceM
>>432 신기한함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3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7:44 ID:nkcQf7wNZkY
아 진짜.....ㅜㅜㅜㅜㅜㅜ 너에게 닿기를인가 암튼 그 만화책 볼 때랑 느낌이 똑같다...ㅜㅜㅜㅜㅜㅜㅜ어융유오ㅡㅜ유ㅗ어아
43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48:51 ID:kUvnEOO6ceM
아아아ㅏ아아앙아ㅏ 연애소설 보는거 가테....ㅋㅋㅋㅋㅋㅋ
43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0:05 ID:F4kwhRAI4OI
그래 ㅠㅠ 이런게 바로 썰을 푸는거지 ㅠㅠㅠ 이야기를 푼다는건 바로 이런거야 ㅠㅠ
43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0:23 ID:6NLyL4Rcwlo
그러게..너 처음 온날 기억나?
나 보고서 엄청 안심한 표정이었잖아. 하고 웃으면.
난 사실 처음에 누난줄 몰랐어요. 하고 이군도 웃었다.
찹쌀떡 같아서ㅋ 하고 불필요한 말을 덧붙여서 얼굴에 맥주 마사지를 해줄까^^?하고 손목의 스냅을 풀었엌
44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1:10 ID:6NLyL4Rcwlo
>>432 다들 괴성을 지르게됬엌ㅋㅋㅋㅋ이군 후배들이 지른 함성 생각나잖앜ㅋㅋㅋㅋㅋㅋㅋ
44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2:28 ID:ylTmibLn83w
>>440 우오오오오오 이렇게ㅋㅋㅋ
44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2:35 ID:kUvnEOO6ce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4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2:44 ID:6NLyL4Rcwlo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옛날 얘기가 풀려버렸다.
처음 내 차를 탄 날 이군이 엄청 쫄았던 얘기라거낰ㅋㅋㅋㅋ
이군은 내가 운전자라는 걸 알고서는 엄청 놀랐다.
운전할 줄 알아요? 하고 한 네번을 물어봤던 기억이 있어.
그리고 첫날 내 차를 탄날 몹시 경건한 느낌으로 안전밸트를 맸다...ㅋ...
44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3:55 ID:6NLyL4Rcwlo
그걸 보고 내가 심통이 나서 호쾌한 코너링을 선보였던 기억이 있다ㅋㅋㅋㅋㅋㅋ브레이크를 팍팍 밟아가면서ㅋ.....
44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4:57 ID:6NLyL4Rcwlo
그 다음에 이군네 아줌마가 나한테 이군의 주말 라이드를 부탁했을 때 이군은 정말 공포스런 표정을 지었지만ㅋㅋㅋㅋ
내가 정상적으로 운전한다는 걸 깨닫고서는 배신감 콤보를 다단계로 쳐맞은 표정을 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44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6:29 ID:6NLyL4Rcwlo
너 그때 왜 그렇게 쫄았는데! 하고 물어보면
집앞에서 세발자전거 타고 노는 애가 지 아빠 차를 운전하겠다고 하는 걸 보는 거랑 같은 느낌이예요, 라고 말했다가 내한테 결국 한대 맞았다ㅋ...낫픈자식 논 나에게 모욕괌을 줘쒀
44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8:08 ID:F4kwhRAI4OI
ㅋㅋㅋㅋㅋㅋㅋ 스레주랑 이군 진심 귀엽닼ㅋㅋㅋ
44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8:31 ID:6NLyL4Rcwlo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막둥이, 룸메 얘기도 나왔다.
막둥이는 그해 대학 신입생이 됬고ㅋ
키가 170을 넘겼다.
막둥이 최근 사진을 보여주니까 이군이 정말 믿을 수 없어 했었어.
룸메도 한국에 들어와서 대학을 다니는 중이고, 이군이랑은 간간히 연락을 하는 사이라고 했다.
44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8:56 ID:kUvnEOO6ceM
모욕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5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9:16 ID:6NLyL4Rcwlo
>>447 ㅋ.......진지한 대화였어 이거 웨이래....
45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4 23:59:29 ID:kUvnEOO6ceM
아 어쩌지.........ㅠㅠㅠ 컴 꺼야대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ㅐㅣ,, 모레딕으로
바꾸고 오께 !!!!!!!!
45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0:24 ID:jwBiAGg+oHg
>>448 여린 막둥이 ㅠㅠ 키가엄청..크구나...
45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0:55 ID:H88e+jDLf0A
그러다가 김양 얘기가 나왔어.
둘다 조금 조용해졌다.
연락하고 지내? 하고 물어보면,
아니요 그쪽에선 몇번 페북 받아달라고 신청 오고 했는데..저는 별로.
하고 이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45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1:40 ID:H88e+jDLf0A
>>452 룸메도 크다....
난 동생들 보다.....ㅋ........근데 나 작은키 아냐.......진짜야....
45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2:57 ID:H88e+jDLf0A
조금 심했나, 하는 생각도 들어.
하고 말했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지만,
스물 네살이 되서 생각해 보면 내가 좀더 어른스러울 수 있지 않았을까.
다른 방법이 있었을텐데, 같은 생각이 들때가 있었거든.
45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4:47 ID:H88e+jDLf0A
그런데 이군은 오히려 담담하게 지가 제 무덤 판건데요.
보통은 그렇게까지 멍청한 짓 안하죠.
하고 대꾸했다.
문득 그렇게 말을 듣고 나니까 다시 조용해졌어.
흘끔 이군을 보면 뭔가 생각하는 것처럼 눈을 내리뜨고 있었다.
45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6:17 ID:H88e+jDLf0A
서로 한참동안 말이 없고, 나는 그게 답답해졌다.
이러려고 한게 아닌데.
쓸데없는 얘기를 꺼내 버린 것도 같고.
아니 오히려 잘됬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도 이군이 잠자코 있는게 못내 초조해서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돌리려고 할때 이군이 툭 내뱉었다.
싫어했던거 아니예요.
45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6:51 ID:jwBiAGg+oHg
아... 드디어 ㅠㅠ
45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8:24 ID:H88e+jDLf0A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가서 뭐? 하고 물어보면, 이군이 고개를 들어서 날 똑바로 쳐다봤다.
얼굴 마주보고 얘기하는 건 며칠동안 계속했는데 눈을 쳐다보는 건 정말 오랫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가 무슨 생각 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나 싫어했던거 아니라고요.
왠지 그 목소리가 평소 목소리보다 잔뜩 내려가서.
바짝 긴장했다.
46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09:11 ID:jwBiAGg+oHg
아 ㅠㅠ 나도 긴장 ㅠㅠ
46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0:18 ID:H88e+jDLf0A
그냥, 처음에는 눈 마주치는 게 좀 무서웠어요.
그래서 누나가 쳐다보는거 알아도 안돌아봤어요.
사실은 누나가 쳐다봐서 아무것도 못했어요.
뭘 자꾸 말하는데, 그 말이 버퍼링이라도 걸린 것처럼 뇌까지 도착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46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2:28 ID:H88e+jDLf0A
걔 말을 믿었던 건 아니예요,
근데 궁금했어요. 누나에 대해서.
근데 누나는 다 친하게 지내니까.
아무랑이나 웃고, 사이좋게 지내고 하니까.
걔가 했던 말이랑 누나 얼굴이랑, 자꾸 섞이고 머릿속이 엉망이라서
누나가 내가 생각하는 걸 알아버릴까봐. 그랬어요.
46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2:53 ID:m3XOQyj07Ls
>>440 우오오오오오 이렇게ㅋㅋㅋ
46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3:34 ID:H88e+jDLf0A
자꾸 상상되고, 그게 화가 나고.
근데도 누나는 자꾸 날 쳐다보면서 왜 무시하냐곤 물어보지도 않았잖아요. 그러니까. 자꾸, 더 화가나고.
내가 정말 화를 내 버릴 것 같아서. 싫었어요.
그때 부터 화가났어요.
46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3:48 ID:E7F1FV3AoYQ
어엉. ,어어어ㅓㅓㅓㅓㅓㅓㅓ,.. .. 몰입
46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5:33 ID:H88e+jDLf0A
내가 화가 나면 안되잖아요.
누나한테 화낼 입장이 아니잖아요.
누나는 나한테 화내도 되는데, 누나는 자꾸 그렇게 가만히 있으니까.
엄청 억눌린 것 같은 소리로 나도 모르고 자기도 모르는 얘기를 하고 있었어.
46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6:35 ID:H88e+jDLf0A
이군은 말을 정리해서 하는 편이 아니야,
왜 가끔 되게 뜬금없는 말 하는 사람들 있잖아?
자기 머릿속에서 어느정도 생각을 전개시키고선 그 다음얘기를 툭 꺼내버리는 타입. 그래서 보통은 뜬금없이 무슨 말이야;; 이렇게 말해버리는데.
46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18:33 ID:H88e+jDLf0A
난 바보같이 이군이 하는 얘기가 다 이해가 가는거야.
좋아하던 입장으로, 생각하니까 이해가 막. 가는거야.
나는 저 사람을 좋아하지만, 부담스럽게 하고 싶지 않아.
이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자꾸 오해해버리는 내가 싫어.
그런 나를 쳐다보면서도 상처받은 얼굴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왜냐고 물어오지 않는 누나가 싫어, 오해해 버릴 것 같이 굴어놓고 다른 사람이랑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누나때문에 화가 나는 내가 싫어.
그렇지만 화를 낼 수 없는 입장인 내가, 싫어.
46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0:35 ID:H88e+jDLf0A
멍청하게 있는데, 이군이 머리를 막 쥐어띁더니
미안해요 취했나봐요, 나도 무슨 얘기하는지 모르겠네..세수 좀 하고 와서 데려다 줄게요. 하고 일어나는거야.
진짜 어디서 온 생각인진 모르겠는데,
지금 못들으면 평생 못들을 것 같았어.
47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2:19 ID:H88e+jDLf0A
그래서 나도 벌떡 일어나서 붙잡았어.
뭐라고 머릿속이 돌아가고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런거 없어 그냥 생각하기도 전에 입밖으로 뭐가 막 맘대로 튀어나가.
너, 나 좋아했었어?
그 소리를 듣고 이군이 가만히 서있다가 잠깐 숨을 크게 들이 쉬었다.
그리고 대답했어.
아니요.
47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3:04 ID:m3XOQyj07Ls
헐....?
47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3:27 ID:H88e+jDLf0A
아니요, 라는 소리를 들은 순간 이군을 잡은 손에서 나도 모르게 힘이 빠졌다. 나도 취했나 진짜.
뭐야 이게. 바보같이. 코가 찡하게 맵고 속에 뭐가 텅 빈 것도 같고.
뜨거운게 빠듯하게 찬것도 같았어.
47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5:29 ID:H88e+jDLf0A
미안 나도 취했나보다 하고 사과하려는데 이군이 힘이 빠진 내손을 꽉 잡았다.
프롬 날 내 손을 꽉 잡았던 것처럼 꾹 잡았어.
아니요, 좋아해요.
그리고 홱 당겨졌다 싶으면 이번엔 뜨거운 손바닥이 아니라 뜨거운 입술이 닿았다.
47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5:56 ID:PJZmug+AsuQ
꺅 입술이래
47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6:28 ID:jwBiAGg+oHg
헐 ㅠㅠㅠㅠ계속보고있다
47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26:54 ID:H88e+jDLf0A
지금와서 하는 얘기지만,
그건 키스라고 말하기도 미안한 박치기였다..ㅋ.....
미안...감상적인 분위기를 깨는 것 같지만...어, 이렇게라도 안하면 내가 오늘 밤에 거하게 이불을 걷어찰 것 같아..ㅋ........
47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0:53 ID:H88e+jDLf0A
아무튼 정말로 키스라고 부르기 미안한 행동이었어.
스물셋이나 된 남자가 키스를 모르는 건 아닐거고.
급시에 습격당했는데도 이군은 그냥 입술을 마주 대고만 있었다.
한방 맞을것 같아서 꾹 눈을 감았는데 아프지 않아서 눈을 슬쩍 뜨는 것처럼 얼떨떨함이 가실 때쯤.
깨달았어.
이군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마주 닿은 입술이 떨렸다. 조금 눈을 뜨고 그애 얼굴을 보면.
이렇게나 커다란 남자가 정말로 필사적인 표정을 하고 눈을 꼭 감고 있었다.
47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1:21 ID:m3XOQyj07Ls
대박이다 이군 너무 멋있어...
47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2:45 ID:H88e+jDLf0A
나도 모르게 잔뜩 움츠러든 이군의 어깨를, 등을 쓰다듬어주면 그제서야 이군이 눈을 뜨고 나랑 눈을 마주쳤다.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이지만 입술을 마주대고 눈을 마주 본다는건 이상한 기분이었어.
그리고 박치기는 정말 키스가 되었다.
48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3:36 ID:PJZmug+AsuQ
성인이란건 무지 로맨틱한가봐..
48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4:08 ID:m3XOQyj07Ls
>>480 너무귀엽다ㅋㅋㅋㅋ
48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4:37 ID:H88e+jDLf0A
키스 후에는 둘다 침묵.
이군은 막상 엄청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도대체 뭐지, 했다가 보면 뒷목이 엄청 빨개져있어서
그게 조금 귀여웠다.
그걸 보니까 조금 여유를 되찾았어.
48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5:28 ID:H88e+jDLf0A
>>480 꼭 그렇지만도 않을지도...하지만 꿈을 갖는다는 건 중요한거니까!ㅋㅋㅋㅋㅋ 대신 성인이 되서 로맨틱하지 않다고 충격을 받으면 그건 내탓이 아냐...아마도...ㅋ...
48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5:55 ID:jwBiAGg+oHg
아 월요일이다 ㅠㅠㅠㅠㅠ 출근크리 ㅠㅠㅠ
48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6:54 ID:H88e+jDLf0A
그래서, 내일 돌아가는 사람한테 이래서 어떻게 하려고?
하고 농담처럼 말을 걸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조금 우리만의 방식이었던 것 같아.
서로 조금 어색하거나 화가 나거나, 머뭇거릴때.
내가 농담을 걸면, 이군이 평소처럼 받아치고. 그럼 둘이 같이 웃고.
48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7:09 ID:jwBiAGg+oHg
>>480 오ㅐ 나는 로맨틱할수가엄서 ㅠㅠ
48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7:44 ID:H88e+jDLf0A
>>484 슬픈 얘기하지마...ㅋ.......
48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39:25 ID:PJZmug+AsuQ
나 꿈을 간직할래 로맨틱하다고ㅋㅋㅋ나 아직 고딩이라구!!
48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0:43 ID:H88e+jDLf0A
이군이 웃었다.
글쎄요. 어떻게 하려고 이럴까요.
그리고 뭔가 기대했다면 음, 미안ㅋ
이군은 날 친구네까지 데려다 줬고,
헤어지기 전에 한번 더 키스했다.
그리고 짐을 다 싸고 나서 나는 결국 이군이 사준 통화 카드를 다 써버렸어.
친구랑 이군이 같이 나를 공항까지 데려다 줬다.
비행기를 탈때까지도 우린 어떤 사이도 아니었어.
물론 내가 한국에 돌아가서도.
달라진게 있다면 서로 가끔 연락을 주고 받게 된 것 정도.
49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1:41 ID:H88e+jDLf0A
이잉 뭔가 기대했어 레스더들?ㅋㅋㅋㅋㅋㅋ
로맨틱이라니 로맨틱이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49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4:08 ID:jwBiAGg+oHg
끝? 음.. 이게 둘의 관계의 최종 진화단계의 끝이라면 굉장히 스레주 다운 끝맺음인것같아.
썰 듣는동안에 굉장히 많은 스레주의 생각을 느낄 수 있었고.
49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5:37 ID:jwBiAGg+oHg
또 열심히 이야기 해주는 스레주한테 감동받고 또 감동받았숴 ㅠㅠ
썰풀어줘서 고마워!
49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6:48 ID:PJZmug+AsuQ
뭔가 아름다운 추억인거같아 스레주 나도 이런 재미있는 사랑?? 해보고싶어!!
49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6:50 ID:H88e+jDLf0A
ㅋㅋㅋㅋㅋㅋㅋㅋ레스더들 너무 순진해서 귀여워!
이야기 아주 쪼끔 더 남았어ㅋㅋㅋㅋㅋ
49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7:34 ID:jwBiAGg+oHg
앗 스레주 날 조련하지마 ㅋㅋㅋ
49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8:08 ID:H88e+jDLf0A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이러쿵 저러쿵 잘 지냈다.
더이상 학교 나갈일도 별로 없고, 취직하게 될 일자리에서 미리 일 익히면서 바쁘게 지내고 있었어.
이군이랑은 아주 가끔씩 연락했었어.
전화는 한 두번? 정도 왔었던 것 같아.
49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48:40 ID:H88e+jDLf0A
>>495 난 조련의 천재지 앗하하하하하하핳
49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0:35 ID:H88e+jDLf0A
그러다가 점점 연락도 줄어들더라.
그런데도 뭔가 초조하거나 하진 않았어.
그 키스 이후에 우리의 관계가 어떤거냐고 물어보면 글쎄.
뭐라고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서로 아직 이야기가 남은 사이? 이런 걸까.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그날 많은 걸 느꼈어.
49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1:54 ID:H88e+jDLf0A
이군은 좋아했냐는 나의 물음에 현재형으로 답했고.
아마 이군도 내가 그 말을 쉽게 믿을 수 없다는 건 알았을거야.
그래서 몸으로 부딪힌거겠지.
단순하니까 그애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정말로 날 잘 알거든.
신기할 정도로.
50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4:11 ID:dVFANGjo6oY
하..
좋다. 이군귀엽다..ㅋㅋㅋㅋ
50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4:57 ID:H88e+jDLf0A
그 필사적인 얼굴이랑, 덜덜 떨리던 입술을 온몸으로 느끼고 나니까.
알겠더라.
아 그래, 얘가 날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어.
하지만 말했잖아 끝이 보이는 사랑을 시작하는 여자는 없다고.
심지어 그 사랑이 하루밖에 안남았는데 거기서 사랑을 시작할 순 없잖아. 나도 널 좋아했어, 그리고 어쩌면 널 좋아해. 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런데도 이상하게, 말도안되는 믿음같은게 생기는거야.
나는 이군한테 좋아한다고 내 맘을 밝히지 못했지만,
이군은 분명이 그 말을 들으러 올거라고. 내가 그때 아님 평생 못들을거라고 생각해서 이군을 붙잡았을 때 처럼. 이군도 그럴거라고.
50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6:20 ID:H88e+jDLf0A
이군이 신기할 정도로 날 잘 아는 것처럼.
나도 이군을 잘 안다고 믿어보자,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머릿속에 꾹 들어찼다. 그래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어.
그리고 돌아왔지.
그후로 이군이랑 나눈 대화에도 그날의 이야기는 없었다.
옛날처럼 억지로 모른체 하는 거랑은 다른 느낌이었어.
자연스러운 흐름 같은거.
50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8:18 ID:wMgYSi7R9io
우와 계속해봐
50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0:59:52 ID:H88e+jDLf0A
하지만 실제로 나도 인간은 인간인지라 연락이 끊기고 나선 좀 섭섭하더라.
뭐 그러다 보니까 졸업이 됬어.
졸업때는 귀신같이 졸업축하해요. 하고 엄청 짧게 카톡 보냈었다.
낫픈 자식. 성의가 없다고 뭐라고 좀 했지만 고맙다고 했었어.
그리고 나선 본격적으로 나도 일을 하기 시작해서 엄청 바빠졌다.
50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2:18 ID:H88e+jDLf0A
아직 신입이고 잔뜩 굴려질 때라서 떼구르르르르르 구르기를 무한 반복. 그러다 보니 이번엔 내쪽에서 이군이랑 연락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슬슬 일에 좀 익숙해 질 때쯤이 되니까 슬슬 더워지기 시작한 때였다.
잡일이 좀 남아서 늦겠까지 수정하고 고치고, 아이디어 정리 하고 하다 보니까 시간이 좀 늦어서 차 끊기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나왔어.
50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4:21 ID:H88e+jDLf0A
우리 회사가 로비에서 내려가는 계단이 이단? 그러니까 음. 회사에서 내려오는 계단 한단이랑 조금 넓은 공간이 있고 또 계단이 있는? 그런 형식이거든.
근데 그 앞에 어떤 남자가 걸터앉아있는거야.
밤도 늦었고 좀 무섭고 해서 파워워킹을 하면서 쳐다도 안보고 쌩하니 지나쳤다.
50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5:12 ID:U7OqwCK5WHE
흐아아아 스레주님 사랑해에에에에ㅔㅔㅔㅔ♥♥♥ 흑흑 진짜...너무 좋은 이야기...고마워..들려줘서어ㅠㅠㅠ♥
50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5:34 ID:8w3AtfD9+sY
지금까지 본 연애스레 중에서 젤 설렌다 엉엉 난 모태솔로지만
50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6:09 ID:H88e+jDLf0A
엄청 후미진 골목같은건 아닌데 건물 숲 사이에 있어서,
그 사이를 전진해야지 큰 길이 나오는 구조라서 열심히 걷고 있는데 누가 홱하고 어깨를 잡았다.
깜짝 놀라서 악하고 주저 앉는데 눈앞에 엄청 크고 빨간게 보였어.
51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6:52 ID:H88e+jDLf0A
>>508 고마워 레스더들!ㅋㅋㅋㅋ재미있게 들어주니까 나는 신낫!
51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8:23 ID:H88e+jDLf0A
너무 놀라서 이게 뭐지 이게 뭐지 하고 있는데 가만 보니까 그건 꽃이었어. 장미는 아냐ㅋㅋㅋㅋ
엄청 투박해 보이는 꽃잎이랑, 되게 넓대대한 꽃.
미국에선 겨울 시즌에 이걸 많이 장식해.
51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8:46 ID:dVFANGjo6oY
더더더! 잘때까지달릴거야ㅜ
51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9:13 ID:dVFANGjo6oY
포인세티아구나!
51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9:23 ID:H88e+jDLf0A
포인세티아야.
기억나? 무식하게 키큰 남자 이군이 프롬날 나한테 띁어줬던 꽃.
190 목마타고 힘들게 띁었던 그거 말야.
51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09:54 ID:H88e+jDLf0A
>>513 우와 기억력 좋네 레스더ㅋㅋㅋㅋㅋㅋㅋㅋ기억 못할 줄 알았엌ㅋㅋㅋㅋㅋㅋㅋ
51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0:56 ID:H88e+jDLf0A
그걸 보다가 고개를 들으니까 이군이 웃고 있었어.
뭐예요 다큰 여자가 엉덩방아나 찍고, 안다쳤어요? 하고 이군이 날 번쩍 일으켜줬다. 아이스링크장에서 처럼 그렇게 번쩍.
51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1:36 ID:dVFANGjo6oY
>>515 훗훗 난 그런건 상식으로 알고다닌다구!
51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1:55 ID:H88e+jDLf0A
뭔가 상황 파악이 안됬어.
뭐지 여긴 한국인데 왜 이군이 여기있지?
꿈을 꾸나 싶기도 하고ㅋㅋㅋㅋㅋ
내가 멍하니 있으니까 이군이 안받을거예요? 팔떨어지겠네.
하고 꽃을 줬다.
51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2:53 ID:DiCD7fHVB8U
헐 ㅠ 이렇게 다시만 날줄은 상상도 못했네 멋지다
52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3:35 ID:H88e+jDLf0A
겨울에 피는 꽃이라서 생화는 아니예요,
그래도 처음 줬던 것도 생화는 아니었으니까. 괜찮죠?
하고 이군이 웃었다.
뭐야 너 왜 여기있어? 하고 그제서야 목소리가 겨우겨우 나왔어.
52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5:40 ID:H88e+jDLf0A
그러니까 이군이 제법 불퉁한 표정을 지었다.
좀 공평하지 못하잖아요. 누나는 내가 말하게 만들었으면서,
대답도 안들려주고.
그래서 들으려고 왔어요.
이제 누나 차례.
그렇게 말하면서 바지에 자기 손을 슥슥 닦더라.
52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7:28 ID:H88e+jDLf0A
저렇게 말하면서도 긴장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내가 믿었던 거지만 그게 진짜로 일어나니까 이게 꿈같기도 하고.
한참을 그냥 이군 얼굴만 보고 있으니까 이군이 되게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하고 있는게 조금 괘씸하기도 하고.
그래서 대답했어.
좋아했었어.
52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8:58 ID:H88e+jDLf0A
다음말을 기다리는 것 같았지만 그냥 웃었다.
좋아했었어 정말로.
그래서 엄청 상처받았고.
그러니까 얼굴 표정이 딱딱해져서는 어쩔줄 몰라하는게 보였다.
52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9:02 ID:dVFANGjo6oY
끄오아앙!좋아했었어..!
52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19:51 ID:H88e+jDLf0A
그래서 절대로 좋아하지 말자 생각했어.
전학간다는 걸 알았을 때는 니가 너무 미웠고.
그러면서도 자꾸 생각이 나고,
그런데 넌 나랑 헤어지는 그 마지막 날에도 잘가요 한마디가 끝이더라.
52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1:23 ID:H88e+jDLf0A
이군은 진짜 그자리에 딱 멈춰서는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다.
사실이었으니까.
내가 자길 좋아했었다는 말에 자기가 했던 행동들이
나한테 얼마나 못된 짓이었는지 새삼 실감이 났을 테니까.
그게 생각하는거랑 내 입으로 들어서 인정하는거랑은 다르잖아.
52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3:08 ID:H88e+jDLf0A
근데, 이상하지?
니가 좋아한다고 말했을때.
분명히 내 대답을 듣을거라고 생각했어.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 분명히.
그때 내가 할 대답은 좋아했었어야.
네가 무슨 대답을 바라고 왔는진 모르겠지만.
52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4:24 ID:H88e+jDLf0A
그렇게 말하니까 이군도 말이 없었다.
그 더러운 눈매가 뭔가 울망울망 젖어가는 것 같아서
나는 그냥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했어.
어디로? 이군의 가슴팍으로^^!!!
52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6:02 ID:8w3AtfD9+sY
하앍
53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6:03 ID:H88e+jDLf0A
근데, 여기서 지금 이 못생긴 꽃을 들고 있는 널 보니까 대답할 말이 하나 더 생기네, 좋아해. 이군아 정말 좋아해. 하고 이군의 허리를 꼭 껴안았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진짜 눈물이 나올뻔 했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은 많지 않을거야.
근데, 그날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내가 이군을 꼭 껴안은 순간
내꿈은 현실이 됬다.
53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9:20 ID:H88e+jDLf0A
나는 열여덟살에 열일곱살인 이군을 만났고,
열아홉살쯔음 열여덟살이 된 이군과 서로 모를 사랑을 꽃피우다가,
그 가시에 찔리고 아파하고,
스무살이 되어서 열아홉이된 이군과 이별했다.
스물넷이 되서 우수수 떨어지는 라면비 아래에서 민낯에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스물셋 어른이 되버린 이군을 다시 만났고,
덜덜 떨리는 입술을 맞댔다.
그리고 스물 다섯이 된 나는 스물넷이 된 이군과 함께 꿈에서 깨어났어.
53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29:57 ID:8w3AtfD9+sY
그 다음은???? ㅜㅜㅜㅜㅜㅜ 아 설레서 미치겠당ㅋㅋㅋ
53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0:48 ID:U7OqwCK5WHE
으어어어 내심장.....ㅠㅠㅠㅠ♥
53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1:08 ID:DiCD7fHVB8U
우왕 ㅠㅠ 진짜 낭만적이다
53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1:34 ID:H88e+jDLf0A
그리고 크고 못생긴 빨간 꽃을 안고 웃었다.
이군은 그날 좀 울었다.
내 정수리에 미지근한게 떨어지길래 난 비라도 오는 줄 알았어ㅋㅋㅋ
53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3:20 ID:H88e+jDLf0A
그날 이군이랑 나는 그토록 서로 망가트리지 않으려 애썼던 관계를 버리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었다.
연인이라는 관계.
포인세티아의 꽃말은 축복이래요 벌써 축복 받은 것 같죠 우리? 하고 능글거리길래 토하는 시늉을 내줬다ㅋㅋㅋㅋㅋ
53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4:48 ID:U7OqwCK5WHE
여기 내축복도 받으시오! ♥♥ 왠지 배고파진다..ㅠㅠ 너무기분좋아 방방 들떠!!!
53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5:21 ID:H88e+jDLf0A
이제는 날씨가 더워지는데도 우리는 꼭 붙어서 집으로 갔다.
이군이 포인세티아의 다른 꽃말은 나의 마음을 불타고 있습니다라고 알려주길래 소화기를 선물하겠다니까 누나는 낭만이 없어요하고 그 덩치에 삐진 표정을 했다ㅋ.....
53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6:50 ID:H88e+jDLf0A
아무튼 그 이후로 잘 사귀고 있어!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 어렵게 된 커플이지 우리?ㅋㅋㅋㅋㅋ
나는 열심히 내 일 하고 있고, 이군도 열심히 자기 일 하고 있다!
그 이후로도 불타는 연애...를 하고 있낰ㅋㅋㅋㅋㅋ
어...뭐, 주변에선 되게 재미있게 사귄다는 소리를 하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 않앜............
54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7:32 ID:H88e+jDLf0A
>>537 축복해줘서 고마웟!!!!ㅋㅋㅋㅋㅋㅋㅋ
레스더들이 더 행복하게 들어줘섴ㅋㅋㅋㅋㅋ무지 재미있었어!
54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8:58 ID:H88e+jDLf0A
뭐 사귀기까지 이만큼 썼네 우와...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스레 없어질 때까지 쓰는거 로망이지만 이제 더 할 얘기 없으려나.
연애하면서 사건사고나 김양 등장전의 꽁냥질 썰은 많지만ㅋㅋㅋㅋ
그런 것까지 궁금한 레스더들은 없겠짘ㅋㅋㅋㅋㅋ
미앙..나 레스더들이랑 정들어서 헤어지기 싫나봨ㅋㅋㅋㅋㅋ
54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39:00 ID:DiCD7fHVB8U
현재진행형이라 다행이다 ㅎㅎ앞으로도 쭉 같이지내길바래
543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40:01 ID:H88e+jDLf0A
>>542 고마워! 열심히 노력할게ㅋㅋㅋㅋㅋㅋㅋㅋ
544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40:30 ID:U7OqwCK5WHE
당연이 듣고싶어!!!!!
545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41:08 ID:H88e+jDLf0A
음 아무튼 이렇게 이야기는 끝!인걸까?
혹시라도 더 듣고 싶은 썰이 있으면 갱신해줘~
레스더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올게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다들 재미없는 얘기 봐주느라 수고했어!
또만나쟈 레스더들~♥
546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42:17 ID:U7OqwCK5WHE
종종 와줘 스레주!!! 꼭꼭 듣고싶어! 갱!신!
547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47:15 ID:H88e+jDLf0A
>>546 앗 듣고 싶은거야??
어음 그럼 듣고싶은 썰이라던가 알려줘ㅋㅋㅋ확인하고 달려올겟!!
548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1:49:27 ID:U7OqwCK5WHE
최근이야기가 듣고싶슴다..♥ 아 늦었으니 내일해줘! ㅎㅎ 오늘은 이만 잘게.. 썰풀어줘서 정말 고마워!!
549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2:08:58 ID:mXLfUQZ4FRQ
나도 최근 썰! 소소한 에피소드도 좋고
아니 근데 김양 등장전이라니 이것은 무엇이요
550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8:23:00 ID:dVFANGjo6oY
으아아아 와 마지막에스레주가 좋아해 할때 내가 소름돋았어.. 대박!!!!
551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09:52:01 ID:m3XOQyj07Ls
스레주 수고했어!! 또 다른 썰도 풀어줘! 갱신!!
552 이름 : 이름없음 : 2013/02/25 10:35:29 ID:m3XOQyj07Ls
스레주 수고했어!! 또 다른 썰도 풀어줘! 갱신!!
그렇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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