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작년 3월. 나는 여고에 입학했어, 그리고 선생님은 우리 국어 담당. 얼굴도 꽤 잘생긴 편이고, 유머감각도 좋아서 애들한테 인기가 많은 선생님이었어. 거기다가 젊으니까! 나도 처음에는 그냥 다른 애들처럼 재밌어서 좋아했는데, 언제부턴가 천천히 선생님이랑 친해지게 되었어. 계기가 있기는 했지만 그건 여기서 밝히기 좀 그래. 친구도 스레딕 많이는 아니더라도 하니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3월 모의고사 끝나고 선생님한테 처음으로 전화가 왔어, (우리학교 처음 와서 우리반 부담임 맡았거든. 애들 번호정도는 담임처럼 알고 있으니까) 잘봤니 어쩌니 그런 얘기 하다가 사랑해~ 라고 하셨어. 그냥 학생들한테도 사랑해라고 할 수 있는거니까,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네네, 하고 끊었어. 선생님도 이 때는 그냥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그렇게 얘기하셨으니까. 상처가 좀 많았거든. 상담을 많이해서 친해진 거 일수도.
어쨌든! 그러다가 점점 밤에 통화하는 시간이 길어졌어. 선생님이 술마시고 전화하는 빈도가 많아지고, 나한테 고민같은거 얘기하고,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지만 왠지 선생님 토닥토닥해주고 싶었어. 내가 처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선생님도 나한테 기댔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지.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편한 친구같은 존재. 베스트프렌드! 같은 느낌?
그래서 시험 끝나고 선생님이 밥도 몇 번 사주셨고, 장난도 치고 그러면서 재미있게 지냈어. 여름방학 때까지. 그런데 내 마음이 그 때부터 조금 바뀌었다는 걸 알았어. 선생님이 다른 사람한테 고민 털어놓고 위로 받는다는게 조금씩 싫어지더라. 그냥 친한 선생님 일 뿐인데, 이런 생각하는 것도 웃기고 해서 그냥 나 혼자 조금 슬프다고 느꼈어.
그런데 11월달쯤, 선생님이 전화로 물어왔어 "스레주는 선생님 얼만큼 좋아해?" 당황했다. 솔직히. 많이 많이 좋아하지만, 사람 처음 좋아하는 거라서 내가 이사람을 정말로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해서 "많이 좋아해요! 선생님 만큼!" 이렇게 대답했어. 그랬더니 선생님이, "그래, 그렇구나. 난 그것보다 더 많이 좋아하는데.." 왠지 두근두근했어. 당연한건가? 선생님 좋아하는 마음 있었으니까.. 선생님도 나 좋아하는구나! 싶어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어.
솔직히 새학기 시작하고 나서 나만 매달리고 있었다고 생각해. 그런데 선생님의 그 오락가락하는 태도에, 희망고문이라고 하는거 그거 진짜 힘들더라.. 내가 그만할까- 하면 사람 좋아하는 마음이 그렇게 쉽게 없어지는 마음이냐고 선생님으로는 좋아해줄거지? 라고 했으면서 며칠 뒤에 그만하자고, 원래 그렇게 약속하기로 한 거 아니였냐고 했어. 2년 뒤에 떳떳하게 만나자고 했으면서. 2년만 이렇게 지내자고 했으면서..
어쨌든 시간은 흘러흘러 작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처음으로 데이트라는 걸 해보았어. 명동에서.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화이트크리스마스였잖아. 진짜 행복했어. 좋아하는 사람이랑 눈도 맞고, 그 때 백허그 정말 따뜻했는데. 영화관에서 내 손 덥썩 잡았을때 너무 놀랐어. 그냥 난 선생님 어깨에 기댔어 자연스럽게. 선생님이 귓불 만져주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도 찍고, 그때부터 피규어도 하나씩 모아주고. 진짜 이런 느낌이구나 싶더라.
음 막상 쓰려니까 할 말이 잘 생각 안나네;; 작용반작용처럼 쌤이 차갑고 무뚝뚝하게 대하는 만큼 나도 그렇게 대할거고 쌤 밀어낼거에요. 선생님은 어른이라서 그냥 제자처럼 대할 수 있는거 같은데 아직 나한테는 그게 잘 안되니까 천천히, 시간들여서 애제자로 돌아갈테니까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2년,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선생님이 기다려줄 수 없다는 것도 알고 기다려준다고 해도 쌤 말대로 미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나 이제 정말로 진짜! 그만 할게요. 내가 그만할까- 할 때 좋아하는 마음이 그렇게 쉽게 없어지냐고 차라리 말하지 마시지 ^^;; 괜히 헷갈리게- 희망가지게 하고.. 그렇다고 선생님이랑 쌩까겠단건 아니에요. 2년 뒤에는 작년처럼 지낼 수 있었음 좋겠어요. 그렇게 지낼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할테니깐! 이제 피규어도 안 줄거니까, 안녕 농노! 마지막으로 농노라고 해도 되죠? 핸드폰엔 OOO쌤(국어)로 바꿔놓은지 꽤 됐지만, 안녕 선생님 :)
이런 말 좀 잔인하지만 내 고딩시절의 기억을 되돌려보면 애라고 좀 가볍게 보는 사람들 있었어 ㅋㅋ;; 선생님들 나이를 생각하면 이제 결혼을 전제로 연애할 시기인데 외롭긴하고 결혼할 여자는 없고하다가 자기 좋다는 학생 만나는 사람도 많아..ㅜㅜ 좀 잔인한 말이긴하지만..;; 휴 냉정한 말이지만 스레주는 그 선생님에게 그런 존재였을지도 ㅠ
밥플판에서 넘어왔다 간단히 말하자면 짝궁이 조용하고 약간 자폐끼 있다는 소리 들을 정도로 남이랑 이야기도 잘 안하고 책 읽는 거 좋아하는 애인데, 오늘 심심해서 문자스레 했다가 얼떨결에 고백까지 하고 말았다 근데 그게 이러쿵저러쿵 잘 되서 오늘부터 1일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스레주 저런타입애들은 보통 생각은 해도 표현을잘못하니까 너무 스레주 페이스대로 하지는마 적당히 의견도 물어봐줘야되 그리고 생각이 복잡하니까 배려할때도 신경써야하고 상처도 쉽게 받으니까 조심해 특히 잘지내다가 헤어지자던가 사귀자던거 장난이였다던가 이런소리 하면 진짜로 상처받으니까 그런날엔 내가죽이로간다?
어제 한 문자 내용은 여자애 [오늘재미있었어] 나 [그럼다행이다내일은영화꼭보자뭐하고싶은거있어?ㅋㅋ] 여기서 내가 이모티콘의 필요성을 가르쳐주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원래 남이 안쓰면 나도 잘 안쓰는 타입이긴하지만 여자애 문자는 너무 딱딱하잖아 [딱히하고싶은건없어] [그럼내일은맛있는데서점심도먹고하자] [응] - 여기서 대략 난감................. [몇시에잘꺼야?] [책보고자려고] [그래 그럼보고일찍자ㅋㅋ] [응너도잘자]
2시에 만나서 스파게티 먹고싶다길래 레스토랑에가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나는 느끼한걸 별로 안좋아해서 돈가스를 시켰는데 돈가스가 맛이 참 없더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으면서 시험공부라던가 이런이야기 했다. 요즘 시험기간이니까 공부는 많이 했는가 이런거 여자애는 전에도 말했듯이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공부 많이 안했다고 하길래 시험끝날때까지는 이렇게 놀지 말고 도서관가서 같이 공부하자고 했다
2시에 만나서 스파게티 먹고싶다길래 레스토랑에가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나는 느끼한걸 별로 안좋아해서 돈가스를 시켰는데 돈가스가 맛이 참 없더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으면서 시험공부라던가 이런이야기 했다. 요즘 시험기간이니까 공부는 많이 했는가 이런거 여자애는 전에도 말했듯이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공부 많이 안했다고 하길래 시험끝날때까지는 이렇게 놀지 말고 도서관가서 같이 공부하자고 했다
2시에 만나서 스파게티 먹고싶다길래 레스토랑에가서 스파게티를 먹었다 나는 느끼한걸 별로 안좋아해서 돈가스를 시켰는데 돈가스가 맛이 참 없더라.....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으면서 시험공부라던가 이런이야기 했다. 요즘 시험기간이니까 공부는 많이 했는가 이런거 여자애는 전에도 말했듯이 공부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공부 많이 안했다고 하길래 시험끝날때까지는 이렇게 놀지 말고 도서관가서 같이 공부하자고 했다
여튼 밥을 먹고 영화를 봤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여자애는 열심히 보더라 그리고 재미있었다고 좀 흥분하면서 좋아하는 듯 했다 그래서 최근에 본 영화가 뭐냐고 하니까 극장에서 본 영화는 해리포터가 마지막이라고 했다..............응? 내가 좀 당황해하니까 동생이랑 둘이 보러갔었고 딱히 극장에 올 일이 없어서 안왔다고 했다 ... 앞으로 많이 데려가야겠다고 생각
아 그리고 어제 사 준 파라다이스 1권을 벌써 다 읽었다고 하면서 나를 빌려줬다, 재미있다고 읽어보라고 그래서 1권 사준김에 2권도 사주려고 서점에 가서 2권을 사줬다 굉장히 뭔가 미안해하는 것 같아서 괜찮다고 몇번을 말한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3권도 나오면 사주겠다고 그랬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하면서 나에게 뭐 가지고 싶은게 있으면 자기도 사준다고 그랬다 그렇다고 뭔가 요구하기에는 좀 그래서 괜찮다고했는데 계속 미안해서 그런다고 그러길래 그럼 그냥 핸드폰고리같이 간단한거나 사달라고 했다 그래서 그 건물 안에 있는 가게에서 핸드폰고리를 샀다 딱히 고를만한게 없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게 귀엽다고 해서 보니까 순전히 여자애들 취향.... 곰돌이랑 무슨 여자인형이랑 꿀벌이랑 있는거... 난감해했는데 그냥 귀엽네 하니까 자기도 이게 제일 좋다면서 두개를 샀다 얼떨결에 커플 핸드폰고리 참 남자가 하고다니기엔 난감한 모양이다
돌아다니면서 뭐 하고싶은거 없냐고 그러니까 딱히 없다고 그랬다 그래서 내가 뭔가 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에 그럼 시내 쪽으로 좀 나가보자고 해서 같이 시내로 가서 뭘 할까 고민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잃어버릴 것 같아 무의식중에 손을 잡았더니 같이 손잡고 쫄래쫄래 걸어갔다 근데 그 거리 한복판에서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 일단 인사는 했는데 표정은 니 옆에 있는 아이가 우리반에 있는 그 아이가 맞냐는 눈빛이었다 할 말이 딱히 없어서 그냥 웃어주고 지나갔는데 폭풍문자 [헐니가왜걔랑손을잡고있어?] [여친이다임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큼하게 대답해줬다
그랬더니 바로 이것저것 물어보는 문자가 오길래 그냥 귀찮아서 다 무시해줬다 너무 오래걸어다니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서 눈 앞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케이크 전문점이었다 케이크 좋아하냐고 하니까 그냥 먹는다고 그러길래 먹고싶은거 고르라고 했다 난 딱히 단것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커피먹고 여자애는 케이크 두개를 골라서 사줬다 먹으면서 살펴본건데 왠지 단거나 치즈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 레스토랑에서도 크림스파게티 먹는 것을 보아하니
먹으면서 아까 그 애 아냐고 하니까 얼굴이랑 이름만 안다고 그랬다 그래서 걔가 문자로 우리 무슨 사이냐고 물어서 사귀는 사이라고 답장해줬다고 하니까 쑥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뭐 오늘도 그렇게 이것저것 하면서 보내고 집까지 데려다줬다 집 가는 길에 놀이터가 있어서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서 벤치에 앉아있었다 딱히 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그냥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사귄다는 느낌이 나더라 집 갈때도 손잡고 가면서 아파트 입구 앞에서 잘가 그랬더니 고마워 라고 인사하고 갔다 오늘은 내가 먼저 [잘들어가고오늘재미있었어ㅋㅋ] 라고 보냈다 답장은 [응책사줘서고마워학교에서보자] 라고 왔다 문자 길이가 길어져서 뿌듯했다
내 나이 21살이지만, 내가 좀 아웃사이더로 거의 13년 가까이 살았다. 친구는 최소 해마다 단짝 정도 뿐이고, 애인이야 인터넷으로 만나서 얼굴 보고 친해지고... 그런 식으로 두 번 정도 사귀었던 게 전부라서. 그래선가 정신 차리고 일해야 하는데 멍 때리고 있기도 하고, 타인들에게 무신경하게 대하고, 뭐 그런 타입이었다. 불편하기는 해도, 딱히 뭐 어떻게 변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도 않아서, 내 성격의 결함에서 오는 불편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었다.
트러블이 많아진만큼 사람들과 충돌도 잦았는데, 거의 한달 가까이 계속 그런 상태로 지냈다. 학교와 거의 같은 테크를 탔지만, 그래도 가게에 사람들이 없으니까... 바로 말없이 그만두어버리는 것은 인간이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책임한 것은 죽기보다 싫어서 진짜 이 악물고 다녔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나를 없는 것처럼 취급했다는 정도였달까...
원체 성격이 좀 그런 거 같기는 했다. 같이 일하는 동생들 괜히 툭툭 건들고 장난치고 때리는 척 하고... 근데 나한테는 유독 더 그런 것 같기에 물었더니 재밌어서 그런다고 깔깔거렸다. --;; 괜히 긴장되게 한 손으로 얼굴을 잡아서 빤히 들여다보거나 그러지 말란 말이다... --;;;;;;;;;;;;;;;
그 사람하고 나 둘만 남았는데, 그 날 마침 노래방가자고 상대가 지나가는 말로 한 참이어서 나도 심심하기에 노래방이나 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진짜 갔다. ㅇ<-< 가는데 평소보다 조금 스킨십이 더하다. 뭐... 어깨동무를 한다든가. 근데 원체 그런거에 신경을 그닥 안 쓰는 사람 같아서, 그리고 나도 그리 싫지는 않아서 내버려뒀다.
알고보니 노래방 가는걸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왜 나하고 가자고 했지? (... 자기는 노래 진짜 안 부를거니까 한 시간동안 나만 부르랜다. 그래서 한 시간동안 나만 신나게 불렀다. ㅇ<-< .... 그 사람은 진짜 듣고만 있더라... 첫 곡 고르기 전까지는 시큰둥하더니, 내가 부르기 시작하니까 뭐 음료도 사다주고 곡도 같이 고르고 그랬다. !?!?!
마주앉아있었는데 상대가 농담조로 "연인같이 앉아있자ㅋㅋㅋㅋ"... 라고 하기에 그냥 별 생각 없이 옆에 앉았다. 원체 처음부터 그 사람한테 약간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긴 하지만... 팔로 살짝 나를 감싸길래 뭐... 뭐지... 싶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질만도 한데 워낙 상대가 장난스러운 느낌이라 별 느낌이 들지 않았다. ㅇ<-<
어제는 그 사람이 휴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문자할 일이 있어서 문자를 보냈는데, 상대가 너 누구냐고 전화를 걸어왔다. -.-... 근데 목소리만 들어도 난줄 알긴 알드라. 그래서 상대가 알았다기에, 어찌저찌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나서 퇴근 쯤 되니까 그 오빠가 오더라...
그러면서 "그래도 형 많이 분위기가 좋아지셨나봐요" 라는 말 들었댄다 1@%$#% 확실히 좀 무서운 스타일일 것 같기는 하다;;; 가만 보면 약간 성격이 세게 생긴 것 같기도... 같이 걷고 있는데 자꾸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한번 보고 자기를 한번 보면서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고 의식하더라 ㅁㄴㅇㄻㄴㅇㄹ;;;
그 뭐지 있잖아 ㅋㅋㅋ 그러면서 벤치에 먼저 앉아서는 공주님 드는 자세로? 날 안아서 무릎팍에 올려놨어 이걸 꼭 해보고 싶었대 그러면서 그래도 너는 견딜만 하다고 이전 여자친구는 너무 무거워서 허벅지 아작나는줄 알았다고 해서 뿜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는 170 후반이나 180 초반 정도 되는 것 같고 약간 인상이 사납고.. 체격은 보통? 약간 살집은 있는 것 같고 머리는 짧고. 나는 155고 보통...이지만 서빙하기엔 좀 가녀려보인단 소리 듣는 정도. 머리는 짧은 편이고 인상은 동글동글하다. 근데 좀 뚱해보이는 편 그래뵈도 동안으로 보이는 편이라선가
아무튼 각설하고 안경 쓰고 지적인 마른 남자(나이 차 얼마 안 나는)가 이상형이었던 나는 정말 이상형과 많이 벗어난 사람가 사귀게 되어 정말 신기했다. 첫사랑이 거의 이상형이었는데, 지금 그 첫사랑과는 안 좋게 깨졌기도 하고 그 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좀 달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엇보다 과정도 참 신기했다. 연애라고는 보통 인터넷 쪽으로 알아서 서로 만나고 친해지고 문자나 통화 메신저가 주된 연락이었고 그랬는데... 이건... 직장에서 보는 게 대부분이다. ...;
거기다 처음 만날 때는 ㅋㅋㅋㅋㅋㅋㅋ 사귈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둘다 서로를 엄청 싫어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틀간 키스하고 포옹하고 하면서도 둘다 어안이 벙벙한 듯 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믿겨진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든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9 초점이 아니라 아예 주제가 약간 비껴나가 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 난 이 얘기를 하고 싶은데 뜬금 없이 그 주제의 곁가지 얘길 한다든가... 그게 어느 정도라면 상관 없는데 약간 의식 될 정도 ㅋㅋㅋ 근데 상대도 나한테서 그걸 느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건 맞춰가야지 ㅇ<-<
참, >>80에 이어서 그 오빠가 나한테 그런 적 있었다 자기는 여자한테는 욕 안 한다고 ㅋㅋㅋ 너한테만 하는거라고 근데 나는 대수롭잖게 넘어갔었다 네에... 하고 ㅋㅋㅋ 사실 그 얘기 나오기 전에 욕 때문에 한 번 운 적 있었는데 그 때 하루는 오빠가 굉장히 조용했었기 때문에;
그 때, 타이밍 좋게 요양식(그냥 간단한 죽따위였다.)이 왔다. 난 당연히 먹을 준비를 하고. 누나는, 날 뚫어지게 쳐다봤다. 가볍게 무시하고, 음식을 입에 넣었는데.
"앗 뜨거..!" "어, 괜찮아?" 죽이 상당히 뜨거운 상태여서,그걸 그대로 입에 넣은 나는 당연히 데었고. 누나는, 나에게 물을 줬다. "자, 물!" 입이 상당히 놀란 상태이고, 감기까지 곂친 상태여서, 기침을 상당히 많이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의식 중에 받은 물을 마시고, 어느정도 진정되자, 상당히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누나는, 전혀 상관안쓰이는지 계속 괜찮냐고 물어댔고.
이런 감정 느끼면 안되겠지만, 그 땐 상당히 귀찮았다. '내가 아픈건데 왜 신경을 쓸까.' "처음보는 사람인데도, 상당히 친절하시네요." "당연한 거잖아,모르는 사람이라도 곤란한 상황이라면 도와줘야 해."
처음 느꼈다. '이런 사람도 있는건가.별종이다.'
8:이름없음:2009/10/30(금) 00:29:23 ID:U8PR4EFy7A 흠... 점점 누나의 스펙이 궁금해지는군
9:이름없음:2009/10/30(금) 00:37:07 ID:C375wfEJlc 정말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구나, 라고 느꼈었다. '삶은 따로 살아가는거니까, 각자 자기 할 일만 하면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괜찮아요, 실례했습니다." "신경쓰지마, 내가 하고싶어서 한건데 뭐." 하지만, 그 땐 전혀 [고맙다]라는 생각을 못 했다. '자기가 돕고싶어서 도운거라는데, 내가 왜 감사해야하지, 난 도와달라고 한 적 없어.' 지금 생각해도, 예전의 난 뭔가 어긋났었다.
도움을 받고, 한 동안 둘 다 아무말없이 그냥 가만히 있다가,누나가 말을 걸었다. "입원한 동안 여기서 혼자 지낸거야?" '다른사람 일에 관심도 많으십니다.' "딱히 다른 환자분들도 없고, 부모님은 바쁘시니까요." "어린데도 안 외로워?" "제가 어리다고 단정짓지 마세요." "아동복 입었잖아." "..." "괜히 까칠하게 굴긴, 안 어울리게." '무슨 상관이십니까, 남이 까칠하던말던.' "..심심해서 저한테 시비걸러 오신건가요?" "화난거야? 미안~" '뻔뻔하다.'
10:이름없음:2009/10/30(금) 00:38:01 ID:C375wfEJlc >>8 현재 누나는 중3이야. 나랑 1년차.
11:이름없음:2009/10/30(금) 00:43:59 ID:C375wfEJlc "...볼 일 없으시면, 정말 가주세요. 잘 거니까." "그냥 자~" '그렇게 쳐다보는데 자라는겁니까...' "..소란피우진 말아주세요." "피울리가 없잖아? 병원이야 병 원" "그 병원의 환자를 귀찮게 하는게 누구인지 아십니까?" "..쳇,"
"정말 잘 거니까 조용히 해주세요" "너 처음보는사람을 되게 적대시하는구나?" "..." "아, 눈 온다." "..." "눈 맞으러 가 볼까~" 그렇게 누나는 병실을 나갔다. "...눈." 눈을 좋아하니까, 자동으로 창문을 열게 됬었다. 감기는 이미 걸렸고, 병실엔 나 밖에 없었으니 상관없었다.
"시원하다." 그렇게 살짝 들어오는 눈을 맞고있었는데. 아래에서 누나가 외쳤다.
"눈 좋아해~?"
12:이름없음:2009/10/30(금) 00:48:17 ID:UkF15Xn5y6 스레주가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사람을 만난것같아 보기 좋다 ㅋㅋ 얘기는 계속 듣고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예쁜사랑해야해~
14:이름없음:2009/10/30(금) 00:50:33 ID:C375wfEJlc 그 말을 듣자, 괜히 부끄러워져서, 창문을 닫았다. "..민폐야, 여러모로."
조금 시간이 지나자, 다시 누나가 들어왔다. 자그마한 눈사람을 가지고.
"...또 오셨네요." "헤헤, 자!" "뭡니까?" "선물, 냉동실에 넣어둘테니 잘 간직해!" "..." '손, 안 시려운건가.'
시린 손을 호호 불면서 배시시웃는 누나에게, 처음으로 관심이 들었었다.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네, 나 가볼게~!" "그냥 가셔도 됩니다." "훗, 잘 있어! 건강하고!" "..."
멋대로 처음보는 사람에게 말 걸고 도와주고, 눈사람을 선물하고 홀연히 떠난 사람에게,흥미가 조금 생겼었다.
이게 첫 만남이었어.
15:이름없음:2009/10/30(금) 00:58:31 ID:C375wfEJlc 그 다음날, 어김없이 지루한 날이 다시 시작되는걸까, 하고 생각하면서 병원 내부를 돌아다녔다. 몸은 상당히 좋아진 상태여서, 퇴원해도 될 정도였지만, 부모님이 자주 돌봐주시지 못하니까 조금 더 요양한 처지였다.
눈사람은, 간호사가 치우려고하는걸 그냥 두라고 했다. 그렇게 누워있으려니, 갑자기 또 그 친절한 민폐덩어리인 누나가 들이닥쳤다.
"여어!" "..." '항복이다' "왜 또 오신겁니까? 학교는 안 가세요?" "쉬는 날." "..아." 일요일이었다.아니, 이었을거다. 쉬는 날은 확실했으니.
"일이 없으시면 돌아가 주.." "눈사람~ 눈사람~" '무시하지 마세요.' "어, 그대로 있네? 안 버린거야? 버릴 줄 알았는데~의외로 다정하네?" "이런 건 다정이라고 하지않잖아요. 그냥 선물을 버리는게 아니꼽아서 둔 거예요." "힛, 됬네요!" "하아..."
사실, 그 때 속으로는 조금 흥미를 가졌었다.
16:이름없음:2009/10/30(금) 01:02:32 ID:2c+GWnaqV+ 뭐야 이 드라마틱한 전개는... 믿겨지지 않아
17:이름없음:2009/10/30(금) 01:05:45 ID:C375wfEJlc 그 후, 어제와 별 다를 거 없이, 누나는 혼자 떠들고 혼자 웃고.
그러다가 그게 질렸는지, 날 건드리기 시작했다.
"저기~ 심심해." "뭐 어쩌라는겁니까...집으로 돌아가시면 되잖아요." "집에 할 일이없으니까 나온거지!" "할 일이 없으면 병원에 요양한사람을 괴롭히러 오는건가요.." "쳇, 나름 걱정해서 와 준 거구만." "애초에 초면인데 이렇게까지 걱정하거나 하면 의심된다구요." "나 그렇게 나쁜사람 아냐!" "나쁘다고는 한 마디도 안 했습니다" "윽...시끄러, 걱정되서 왔다고 해줬더니만 까칠한녀석" "대체 어디 사시길래 매일 상습적으로 오시는겁니까" "아직 2일밖에 안 왔네요"
'단순하긴...'
18:이름없음:2009/10/30(금) 01:07:05 ID:C375wfEJlc >>16 딱히 믿지않아도 신경쓰지않는다. 그냥 내 이야기를 남기고 싶을뿐이니까.
19:이름없음:2009/10/30(금) 01:14:15 ID:C375wfEJlc 이 후로, 요양중에는 마치 일상인 듯, 누나가 찾아왔다. 그런 날이 몇 번 반복되고, 난 퇴원했다.
의미가 없었다. 퇴원하고 얼마 안 있어 방학이었으니까. 그 후로 약 6일(정확히는 모르겠다)정도, 누나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나도 자연스레 [잠시 스쳐지나간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그러다가, 어느 날 우연히 길을걷는데. 보였다. 그 누나가. '...무시하자.'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그 누나를 스쳐서 2~3m정도 갔을 때. "어?! 너!!" "..!...하아." 들켰다.
"오랜만이네? 몸은 다 나았어?" "..보시다시피." "헤에~ 지금 방학이지? 하긴, 나도 그렇지만." "...잘도 제 얼굴을 안 잊으셨네요." "잊을 수가 없지, 여태 만난사람중에 제일 까탈스러운데." "..." "아, 기분나빴어? 장난이야 장난~" "질 나쁜 장난이네요. 그럼 전 이만."
20:이름없음:2009/10/30(금) 01:20:12 ID:C375wfEJlc "잠깐만~ 번호라도 알려줘!" "그럴 의무는 없습니다만." "기왕 만난거 친구 하자고 친구!" "...딱히 나쁠 건 없겠네요."
친구 번호를 알려줬다. 난 핸드폰 없으니까 모르는 일이야. "이제 됬죠? 그럼 가볼게요." "어~ 나중에 전화할게~"
'무슨이유로 저러는거야..'
나로선 알 수 없는일이었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끊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전화기는 울지않는다.
'성공이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울리는 전화벨. "여보세요." "너! 왜 거짓말해?!" "...어떻게 안 겁니까." "네 친구가 가르쳐줬다!" "..그녀석," "뭐, 이제 진짜번호도 알아냈고!" "대체 왜 이러십니까,저한테 뭔가 관심있으신거예요?" "그냥 중학교 올라오면 친한 후배로 만들어보려고!"
21:이름없음:2009/10/30(금) 01:27:38 ID:C375wfEJlc "...제가 어느 중학교에 가는지나 아시고 그러시는건가요..." "아,어디가는데?" "그 쪽이 다니는 중학교." "뭐야, 맞잖아?" "로 가려고했는데. 생각을 다시해야겠네요." "아! 좀!" "장난입니다."
그냥 편했다. 이 사람과 대화하면. 귀찮았지만. 그런 불편함은 어느 새 눈 녹듯 사라져서. 편하게 만나서 대화까지 하는 정도의 수준이 되었고.
그와 동시에 봄이 찾아오고, 난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건가.' 예비 중이라는 타이틀도, 봄방학 시즌이 끝나자 사라져서,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교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가했다. 지루한 축하연설을 넘겨듣고, 입학식이 끝나자 앞으로 마주하고 지내게 될 선배들과 인사하는 순서가 되었다.
...멀리서, 날 향해 손을 흔들며 폴짝폴짝 뛰어대는 누나가 보였다. '눈에 띄어...'
22:이름없음:2009/10/30(금) 01:34:54 ID:C375wfEJlc 그렇게 전부 끝내고, 앞으로 생활하게 될 교실을 볼 순서...일 터였는데. "학교 소개시켜줄게!" "제가 알아서..으앗." 내 팔을 멋대로 잡아끌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설명하는 누나를보면서. '나쁘진 않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고보니, 난 편하게 이름으로 부르거나[너]라고하는데. 넌 나한테 선배라고 하네? 불편하니까 그냥 누나라고 불러~" "그래도 되는겁니까.누나." "뭐야, 안 어울려..크큭.." "...웃지 마세요." "그래도, 진지한 얼굴로 [누나]라니..푸하핫!" "하아, 여자답지않게 호탕하게 웃으시네요." "..큭..크크..." "아, 이제 곧 선생님의 소개네요.가볼게요." "어, 그래! 끝나면 중학생도 된 겸 뭐라도 하러 가자구~!"
24:이름없음:2009/10/30(금) 01:43:36 ID:C375wfEJlc ..같았다. 처음엔 조금 달랐지만. 결국은 초등학교랑 별 다른건 없는거다. 지겨웠고, 무료했다.
하지만, 누나가 있었기에,조금은 유쾌했었다. 그 시점에서 이미 누나는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았고. 누나가 없으면, 허전했다.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 수업을 듣는 척 하면서, 지루하다던지, 왜 이런 걸 하고있을까라던지 생각을 하고있자니.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누나생각이 났다.
가끔 병원에서의 짧았던 생활을 떠올리면서,남몰래 피식 웃거나 했었다. 교문앞에서 내가 누나를 기다리거나, 누나가 날 기다리는건 거의 일상화 되어있었고, 가끔 서로의 집에 놀러가거나, 어딘가 외출을 같이 하거나 했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사랑' 은 아니었다. '그냥,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찬스들, 그 중심이 누나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그 땐 그걸 좋아하는 감정이라고 느끼지못했었다.
25:이름없음:2009/10/30(금) 01:46:46 ID:C375wfEJlc 그렇게 순식간에 여름이 되거나 해서, 서로 시험점수를 위로하거나,같이 바다같은 곳에가거나,방학숙제를 돕거나 하는 일들로 추억을 만들었고,비슷한 일상속에서 가을이 찾아오는 걸 느꼈다.
이 때부터, 내 마음속에서 뭔가가 올라오기 시작했었다.
26:이름없음:2009/10/30(금) 01:46:56 ID:UkF15Xn5y6 흠흠 ㅋㅋ 새벽이라서 더 잔잔하게 다가오는 것 같은데
28:이름없음:2009/10/30(금) 01:50:43 ID:1V1HoSTGAY 저게 갓 중학교 올라갔을 때라고?? 둘다 좀 조숙했네... 난 저때 뭘 했더라?? 왠지 부럽네
29:이름없음:2009/10/30(금) 01:53:52 ID:C375wfEJlc 나뭇잎들이 하나 둘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거리를 둘이서 걸어가고있었다. 갑자기, 누나가 말을 꺼냈다. "가을은 예쁘지만 외롭다고 해야할까.. 그런 기분 들지않아?" "딱히 잘 모르겠네요." "감성적이지 못하구나! 재미없긴.." "제 탓이 아니예요." "아~ 멋진 남자한명이 나한테 와서 빈 틈을 매워주지 않으려나~ [공주, 마중 나왔소!음후후..] [꺄아, 왕자님!]이라던지?" "..뭡니까, 그 상황설정 개그.." "안 웃겨?에이,시시해. 하지만 정말 빈 틈을 채워줄 사람 없으려나..."
순간, 무의식적으로 입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깊이 넣어뒀던 말을, 꺼냈다. "그 빈틈, 제가 채울 순 없는겁니까?" "..어?" "..! 아, 아니예요!"
31:이름없음:2009/10/30(금) 02:01:50 ID:C375wfEJlc 걷다보니, 누나의 집 앞에 도착했다. "아, 여기서 바이바이~?" "그런 거 같네요, 들어가세요.저도 가 볼테니." "아, 잠깐만!" "..무슨...?" "...잠시,이야기좀 하다가 가." "무슨 이야기인가요..여기선 할 수 없는건가요?" "추우니까! 얼른 들어가자!" "...예.그럼 잠시 실례할게요."
언제와도 유아틱한 방이었다. 인형들이 나뒹굴고 전체적으로 분홍빛이 감도는 방. 그런 누나다, 지금 내 애인은.
"..자, 앉아!" "전 개가 아닙니다.."
코코아 두 잔. 서로 얼굴도 못 마주치고 그냥 조용히 있었다. 누나는 차근차근 마시고, 난 단걸 그리 좋아하지 않기에 몇 번 마시길 반복하다가 그만뒀다.
32:이름없음:2009/10/30(금) 02:02:22 ID:C375wfEJlc >>30 지금 생각해도 약간 부끄러우니까 놀리지 말아줘..
33:이름없음:2009/10/30(금) 02:04:50 ID:A9AwAZdPAc ???
34:이름없음:2009/10/30(금) 02:08:34 ID:C375wfEJlc 그런 조용하지만 따뜻한 분위기에서, 누나가 드디어 다 마셨는지 컵을 내려놓더니. 입을 열었다.
"아까의 이야기말인데.." "..네." 따뜻한 걸 마셔서 그럴까,아니면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서 그럴까. 누나는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을은 외로운 계절이지~" "그렇네요."
침묵.
그리고 또다시 입을 여는 누나. "..저기, 나 좋아하는사람이 있는데말이지.. 그 사람도 날 좋아하는거같아서, 너무 두근거리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둘 다 서로 좋아한다면,거리낌없이 사귀어도 되지 않을까요.."
35:이름없음:2009/10/30(금) 02:12:04 ID:C375wfEJlc 둘 다 좋아한다고 말을 못해서, 이러저러 둘러대고있는데, 누나가 말했다.
"그러니까..! 내 빈틈 네가 채워줘!"
아, 고백.
"..저 같은 남자도 되는겁니까..?" "나 같은 여자로 만족하는거야?"
"..좋아합니다." "고마워.."
그 해의 가을은 따뜻했고. 우린 키스했다.
36:이름없음:2009/10/30(금) 02:14:26 ID:C375wfEJlc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더욱 더 가까워진 누나와 나는 흔히 말하는 커플이 되었다.
둘 다 키스 이 후로 손도 못잡는 부끄럼쟁이가 됬지만.
37:이름없음:2009/10/30(금) 02:21:25 ID:C375wfEJlc 지금은 서로 당당하게 입맞추거나 포옹하거나 하지만, 예전을 떠올리니, 우연히 만난 당당한 여자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었다.
시계의 바늘이 조금만 어긋나도 한 사람의 시간을 바꿀 수 있다.
난, 누나에 의해서 바뀔 수 있었다.
오늘은 누나의 생일이니까...
슬슬 피곤해진다, 자러가야겠어.
모두들 안녕.
38:이름없음:2009/10/30(금) 02:23:17 ID:C375wfEJlc 가기전에 올려보지만, 뭔가 궁금한게 있다면 받겠다. 관심있는사람이 있는지나 모르겠지만,만약 있다면 오늘 늦은 시간에 답변하지.
44:이름없음:2009/10/30(금) 22:36:13 ID:C375wfEJlc 먼저 각자의 생일날... 처음 만났을 땐, 둘 다 생일이 지나있던 상태였으므로, 각각 중1,중2 때로 간다.
내 생일은, 7월 24일이다. 라는 사실을 누나한테 말한건, 이미 24일이 지난 다음날. "그래서 결론은 늦었지만 축하해달라고?" "아뇨,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런데 왜 오늘말한거야?" "저도 제 생일을 잊고있었습니다." "..멍청하네." "누나한테 그런 말 들으니까 왠지 분하네요." "야 그거 무슨뜻이야?" "아뇨 그냥 조금 불쾌해서요,그도 그럴것이, 전 누나보다 똑똑한 거 같습니다만." "너무 노골적으로 말하잖아! 짜증나!" "아, 화나신겁니까...죄송해요, 저도모르게 솔직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어서." "솔직하게 말한거야?! 장난이 아니고? 진짜 화났어!!" "아, 좀 봐주세요, 저 어제가 생일이었어요." "지났잖아!" "하긴, 지났네요. 그럼 잊도록할까요." "포기가 빨라..그럴거면 말 꺼내지말라구." "그런가요, 일단 시도는 해 보고싶어서."
45:이름없음:2009/10/30(금) 22:49:17 ID:C375wfEJlc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계속 쓰도록해본다.
46:이름없음:2009/10/30(금) 22:54:07 ID:C375wfEJlc "뭐, 불쌍하니까 일단 축하는 해 줄게." "불쌍..입니까." "이 이상 뭘 바래? 난 너보다 멍청해서 이 이상은 못 해줘!" "뭐, 그래도 따뜻하네요." "여름이니까.."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만." "알고있어, 장난이야 장난!"
그렇게 그 날 하루는 축하받은 거 외엔 평범하게 지나갔다. 방학중의 일이었기에, 주위 친구들도 모르는상황이어서 벌어진 헤프닝이지만, 물론 고백하기 전의 일이어서,딱히 뭘 느끼거나 하진 못했지만.
내 생일은 정말 평범하게 끝냈다.
47:이름없음:2009/10/30(금) 23:13:02 ID:C375wfEJlc 잠시 호흡이 어려워져서 안정시키고 왔어...
누나의 생일을 써 본다.
48:이름없음:2009/10/30(금) 23:21:53 ID:C375wfEJlc ..확실히, 고백하기전의 10월 30일이었다.
"곧 겨울이예요,아직도 그렇게 입고 다니시는겁니까.." 교복이 아닌 날은 항상 긴소매티에 청바지비슷하게 입고 다녀서, 보는 내가 춥다고 느낄정도였다. "난 누구랑은 다르게 몸이 건강해서!" "...허약해서 죄송하네요." "딱히 그런 의미는 아니고! 그럼,나 받고싶은 선물 있어!" 확실히,생일 몇일 전 부터 '나 생일이야!''선물!' 같은 말을 해서,노골적으로 선물을 바라고 있기에,준다고 했었다. "..하아, 뭔데 그러시는거예요, 비싼 건 싫어요." "쳇, 쪼잔하기는, 남자녀석이!" "일단 학생입니다." "뭐, 별 건 아니고! 그냥 수수하게 할게!" "일단 감사해야하겠네요, 얼마나 무지막지한게 나올 까 했었으니." "대체 뭘 생각한거야 ㅋㅋ 솔직하게 말해!" "다이아몬드라던지.." "...유치한녀석" "적어도 누나는 그런 말 할 자격 없는거같습니다?"
49:이름없음:2009/10/30(금) 23:29:23 ID:C375wfEJlc "너.. 좋아! 선물 정했다!!" "정해둔 게 아니었습니까...즉석해서 생일선물을 고르다니, 부럽네요. 그런 성격이." "에잇, 됬고! 선물은! 두구두구두구-!!" "...예,예, 뭔지나 말해주세요, 이상한 효과음 넣지마시고." "내 소원 3개 들어줘." "싫어요." "생일선물이야!!" "그래도 싫은건 싫은거예요. 차라리 뭔가 형태가 있는걸로 해 주세요.." "태어난 날인데 그런것도 못해주고.. 절교야!" "좋네요, 절교. 생일선물로 하죠." "야..! 나 진짜 화난다?" "아까부터 화 내고 계셨어요." "쳇, 그럼! 오늘하루는 날 즐겁게 해봐!" "왜 항상 그런겁니까, 하여튼 누나라는 사람은 정말..." "시끄러!!" 날 때리기 시작했다. "아, 그만해주세요, 알았어요. 알았다니까요!" 여자치곤 힘이 되게세서, 맞으면 꽤나 아프다. "나 참, 까불긴!" "칫...즐겁게 하면 되는거죠?"
50:이름없음:2009/10/30(금) 23:31:48 ID:C375wfEJlc "간단하지?" "아뇨, 대상이 누나라서 어렵습니다. 혼자서도 잘 놀면서 웃는 사람을 더 즐겁게 하라뇨." "그 말 은근 기분나빠." "악의는 없었습니다."
..절망적인건, 그 날 내가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하나 확실한건, 누나의 집에서 잤다. 그것 뿐.
미안하다, 정작 중요한 건 기억못해서, 그럼 올해의 생일로 넘어가본다.
51:이름없음:2009/10/30(금) 23:38:49 ID:C375wfEJlc 올해 나의 생일. 생일치곤 피곤하기만 했지만.
고백 이 후였으니까, 상당히 달짝지근한 생활을 하고있었는데, 하필 생일에 누나가 토라져서, 꽤 피곤했었다. 내 탓이었지만. 한 번 써 보도록한다.
"오늘 제 생일이예요." "알아 안다구. 선물이라도 줘?" "뭔가요, 그 시큰둥한 반응... 마치 정말 귀찮은 숙제를 하고있는듯한 얼굴이네요." "하지만 시험이 짜증나~" "..좋네요, 선물, 받고싶어졌어요." "어? 뭔데그래?" "공부하는겁니다. 누나가."
"그거 무슨소리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성적을 늘려서 자랑해주세요, 그게 선물이예요." "아? 뭔가 되게 어려워 보여?" "이건 누나를 위해서 이기도 해요.항상 공부하는모습을 못 보니까. 자꾸 성적이 떨어지면, 좋은 고등학교에 가지 못하게된다구요?" "상관없어~ 여기 고등학교 갈 거야~" "조금 노력하면 더 좋은곳에 갈 텐데, 왜 여기 다니려고 하세요?"
52:이름없음:2009/10/30(금) 23:48:15 ID:C375wfEJlc "너, 이 곳 고등학교 다닐 거잖아?" "예, 그럴 예정입니다만." "그럼 나도 여기 고교 다닐거야!" "아니, 애초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는건 누나가 먼저인데요." "어쨌든! 너, 내가 고등학교 들어갔는데 다른 곳 가버리면 진짜 싫어할거야." "다른 곳 갈 생각은 없지만, 누나, 혹시 모르죠, 제가 갑자기 누나가 싫어져서 다른 곳 갈지도."
이 말을 꺼내자 갑자기 사뭇 진지한 얼굴을 하더니, "..안 그럴거지?" 라고 묻기에. "모르는 일이죠, 어느 날 갑자기 누나 곁을 떠날지도." "그런.." "자꾸 생 때를 부리거나 공부를 안 한다거나 하면 정말 가버릴거예요."
물론 장난으로 툭툭 던진 말이었지만,
"그런 거 진짜 싫어! 가기만 해봐!" "누나가 잘 해주세요, 그럼 가는 일 없을테니." "정말 가지마, 가면 진짜 죽어버릴테니." "..예?" "..진짜야! 안 간다고 해!" "누나, 농담입니다, 농담이었다구요, 죽는다던지 그런 소리 하지마세요." "농담도 이런 재수없는 농담이 어디있어! 진짜 싫어!"
53:이름없음:2009/10/30(금) 23:51:12 ID:C375wfEJlc 완전 토라져서,그 날 하루는 달래느라 혼났다...
뭐, 결국 용서받았지만, 다시 그런 말 하면 내 쪽에서 먼저 차 버릴거다 같은 말을 들어서,
"결국 제가 아니면 안 되는거네요, 감동했어요." 라고 했었는데,
맞았다. 다시 화해하고 그렇게 내 생일은 또다시 허무하게 지나갔다.
54:이름없음:2009/10/30(금) 23:56:14 ID:C375wfEJlc 그리고, 오늘, 누나의 생일.
오늘 주기로한 선물은, 올해 겨울 눈 내리는 날 줄 선물이다.
"같이 병원에 가자"
이게 오늘 누나가 바란 선물. "어디 아프신겁니까? 키스해요." "갑자기 무슨소리야? 변태?!" "같이 아프고싶으니까,옮겨줘요." "하나도 안 아프네요! 그냥 처음 만났던 병원에 가자고!" "그럼, 수업을 전부 끝낸후 가볼까요?" "아니- 오늘은 안 받아!" "무슨소리예요?" "이 동네에 첫 눈 오는 날 가는거야!"
정말 순진하게 웃으면서 말하기에, "귀여운면도 있으시네요, 귀여워요." 라고 했다.
누나답지않게 얼굴을 붉혔다. 오랜만에 보니까 조금 두근.
55:이름없음:2009/10/31(토) 00:02:07 ID:76UyTPl4Zk "그런데, 왜 굳이 병원에..? 데이트라면 다른 곳도 있는데." "처음 만난곳이니까! 갑자기 옛날생각나~ 예전엔 그냥 까칠하다고 느꼈는데,지금 생각하니까 귀엽네~ 눈사람은 버려졌겠지..불쌍해라." "기억하고 계시네요."
1:이름없음:2009/10/31(토) 18:47:34 ID:jbvt1S6EEE 초등학교 때 애들이 멋대로 이어붙인 사이 따위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어.
특히 4, 5, 6학년 때엔 아이들이 지들 맘대로 다른 여자애랑 이어붙여주고는 커플이라 놀려댔으니 그냥 거기에 분위기상 맞추어 줄 뿐, 조금도 좋아해볼 만한 여자애는 없었지.
[......나 너무 냉정한가;?]
그런 쓰레기같은 초등학교 시절을 끝내고 나서 남정네들 냄새가 풀풀 나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역시 남학생들로 가득 찬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금.
고등학교 1학년 때 있었던 유일한 짝사랑이라고 해야 할까... 그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해.
연애판 씨팔러들에게 괜찮을지 모르겠어... 믿고 안 믿고는 이 스레를 읽는 씨팔러 마음이지만, 되도록이면 진실로 믿어줬으면 해.
잠시만... 기억이 뒤죽박죽이라서 조금만 정리하고 올게.
2:이름없음:2009/10/31(토) 18:58:07 ID:jbvt1S6EEE 처음 고등학교 입학했을 때. 강당에서 볼 때나, 평소 수업 끝나고 난 후 쉬는 시간에 이따금씩 마주칠 때엔 그저 평범한 사람으로밖에 안 보였어.
워낙 권태롭고도 외로운 일상이었다고나 할까...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고독한 생활... 아무도 믿을 수 없었고, 누구든 다 가식적이고 허세적으로 보여서 혐오스러웠는데, 그래서 항상 공격적이기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어리석네... 조금만 마음을 열고 어울려줬다면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텐데. 아무래도 초등학교 그 당시 아이들이 멋대로 내 감정이란 걸 갖고 논다고 인식하게 되어서였을까. 아마도 그것 때문에 마음을 닫고,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불신하면서 살아온 것 같아.
3:이름없음:2009/10/31(토) 19:02:32 ID:jbvt1S6EEE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때 그 분은 영어 과목을 담당하시던 여선생님이었어.
학생 주제에 주제넘게 선생님을 짝사랑하다니... 조금은 불쾌하겠지?
당시 우리 학교에서는 영어를 보충1, 보충2, 심화로 나누어서 가르쳤는데, 그 분은 심화반 담당이신데다 5반 담임이셨고 나는 보충1반에 3반 소속이라 마주칠 기회가 없어서 별로 접촉할 기회가 없었어. 그저 복도를 오갈 때 가벼운 목례나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을까?
4:이름없음:2009/10/31(토) 19:12:42 ID:jbvt1S6EEE 학교가 교육에 엄격했나봐. 영어와 마찬가지로 수학도 보충1, 보충2, 심화로 나누어서 수업하게 되었는데 난 수학에서도 보충1반으로 떨어져버렸어. 그런데 묘했던 건, 교실 배치가 영어 때와는 달랐던 거야.
영어는 심화반이 5반 교실에서 수업했는데, 수학 같은 경우 보충1반이 5반 교실에서 수업했던거지.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
수학 시간이 되어서 이동수업 때문에 3반에 있던 내가 5반으로 옮겨갔는데, 그날따라 잠이 부족해서 쉬는 시간 10분 동안 부족한 잠을 보충해보려고 책상에 누웠는데 그 선생님이 마침 교탁에 계셔서 5반 애들한테 여러 것들을 가르쳐주고, 해야 할 사항을 지시해주고 그러다가 나를 발견했나봐.
'○○아. 너무 추우면 창문 닫고 자.'
마침 교실 창문이 열려있었더군. 3월이라지만 워낙 산악지방에 속하는 곳이라서 0교시 - 1교시 쯤에는 여전히 추웠었는데, 여하간, 선생님이 나긋하고 상냥한 말씨로 저렇게 말씀하시니 일단 '...네......'라고 대답하고는 다시 잤지만, 왠지 모를 분노가 앞섰어. '저 인간은 뭔데 남의 일에 수작질인가'하고 말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저런 생각 자체가 내가 봐도 참 괘씸한데, 내가 너무 사람을 믿지 못했나봐. 초등학교 때 겪었던 그 경험도 경험이지만,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그런 일을 초등학생들이 으레 저지르는 유치한 장난 쯤으로 여기고 별로 큰 도움을 주지 않으셨기에 생겨버린, 교사에 대한 불신감, 배신감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었는지도 몰라.
5:이름없음:2009/10/31(토) 19:20:05 ID:jbvt1S6EEE 서론이 너무 지루해서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건가... 조금은 슬픈걸. 그래도 끝까지 써 보도록 할게!
그런 일들이 종종 있곤 했어.
아. 그리고 지금 기억난건데... 그 때 내가 사회 선생님을 엄청 싫어했었어. 향수 냄새가 너무 독해서, '아침부터 향수로 목욕하고 오나'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그 선생님은 사회 선생님처럼 향기를 억지로 강조하려는 듯한 그런 분위기가 아니고, 뭐랄까... 정말 편안한 향기가 났다고 해야 할까... 초등 - 중등학교 9년 간 느끼지 못했던 그런 이미지, 분위기, 그리고 향기가 그 선생님한테 있었어. 그게 무슨 이미지였는지, 무슨 향기였는지 고등학교 1학년 그 당시엔 몰랐었지만...
6:이름없음:2009/10/31(토) 19:27:34 ID:jbvt1S6EEE 잠시 일시정지. 일이 생겨서... ㅠㅠ;; 미안;; 시간나면 다시 이어줄게;ㅅ;
7:이름없음:2009/11/01(일) 13:39:56 ID:Az2PhoZgGs 다른건 모르겠고, 제목만 보고 답해주자면....
스레주야. 미안... 뭔 놈의 쌓인 계획이 많아서 다 처리하고 오느라 좀 늦었어;; 벌써 24시간 이상 지났네;;
12:이름없음:2009/11/01(일) 22:17:40 ID:3XfGlWERo+ >>11 짝사랑도 훌륭한 연애의 한 방법이다 단지 반쪽자리 연애에 불과할 뿐이야 하지만 너의 용기라는 조미료가 들어가면 그건 하나의 연애로 만들어지는거지 나같은 슬픈 짝사랑은 하질 않길 바래
13:이름없음:2009/11/01(일) 22:19:09 ID:wkQXctbxxk 그렇게 서로 주고받는 대화랄까... 대화라고 해 봐야 툭툭 던지고 되받고, 학생으로서 선생님께 하는 인사 정도랄까.
그 정도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게 계속되면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선생님에게 의지하게 되더라.
영어라는 과목이 지루하고 따분하기만 과목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파고 들어가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것도 그 선생님이었구... 그래서 지금도 그 선생님께는 감사하게 생각드려. 지금 영어 점수는 거의 절망 수준이지만, 1학년 때 그 선생님을 알고 나서 배우게 된 영어는 왠지 모르게 재미있구, 그리고 흥미도 가던걸.
그런데... 저... 이 이야기 하면 모두들 폭소하지 않아주겠지?
14:이름없음:2009/11/01(일) 22:20:04 ID:wkQXctbxxk >>12
상대는 선생님이라서... 감히 고백이라거나 이런 용기를 부릴 계제가 아니었는걸. 나로선...
항상 그 선생님이 담당하시던 5반 교실로 들어가 보면 무언가 서글퍼보이는 표정의, 검은 일본 세라복 복장을 한 캐릭터가 다소곳하게 서 있는 나무 장식이 교실 한켠에 걸려있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분위기가 선생님한테 멋지게 합쳐지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엔마 아이'라는 캐릭터였던 것 같아.
캐릭터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선생님이 하얗고 말간 피부와 눈동자에, 항상 안경을 걸치고 있으셨고 거기에 그 '엔마 아이'라는 캐릭터의 헤어스타일 비슷하게 머리카락을 커트하셨는데, 진짜 잘 어울리시더라. 옷도 잘 입으시고.
일본 애니 캐릭터를 따라했다고 보기엔 너무 어울리는 거 있지... 처음으로 뭔가 '덜컹'하는 느낌이 있었어.
경악이라기보단... 뭐라고 해야 할까... 내가 이상형으로 그려오던 어떠한 존재와의 마주침에서 오는 충격과 설레임이랄까.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쪽 캐릭터를 따라하시긴 했어도, 오히려 그게 더 선생님한테 어울려 뵈는 게. 하도 주변 애들로부터 야동이니 뭐니 이런 쪽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내 인내심을 시험받아온 터라 마음 속으로는 '저런 추잡한 것보다는 차라리 순진하고 깨끗한 이미지 같은 쪽이 낫지'라고 생각해 온 게 그만 이상형으로 굳어져버렸는데, 그 선생님은 그 이미지에 맞아들어가고 있었어!
너무 이상한 잡설로 주절댔나... 다시 본문으로 회귀할게!
16:이름없음:2009/11/01(일) 22:29:05 ID:3XfGlWERo+ >>14 한마디 해주지 난 유부녀에게 고백했었지 아마 [...] 선생님이란 차원과는 다르다구
17:이름없음:2009/11/01(일) 22:33:13 ID:wkQXctbxxk 그런 식으로 3월이 끝나고 4, 5, 6월이 지나가는 동안에. 내가 복도에서 마주쳐 '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드리면
선생님께서 금방 알아보시고는 상냥하신 말씨로 '어 안녕~^0^/'이란 식으로 많이 친근해졌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그랬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 자체가 놀라웠던 게, 선생님들을 별로 믿지 못하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던 내가 어떻게 그분한테만은 그렇지 않았을 수가 있었을까. 지금도 궁금하지만, 감히 어렴풋한 감으로 추측컨대, 내가 그 선생님만큼은 다른 분들과는 달리 내가 그만큼 믿고 신뢰하며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그래서 감히 짝사랑하는 마음도 품었기에 그랬다고 생각해.
18:이름없음:2009/11/01(일) 22:34:35 ID:wkQXctbxxk >>16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놀라운걸...; 그래도 그만한 용기가 있었다는 점에선 나보다는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아.
나는 혹시 몰라서 '아 미안. 난 선생이고 넌 제자잖니?' 이런 소리를 들을까봐... 그게 무서워서 감히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19:이름없음:2009/11/01(일) 22:40:00 ID:3XfGlWERo+ >>18 용기를 내라 자기의 마음을 전달하는것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다
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깜박했었네... 3월 말경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 제주도 해변에서 우리 반 애들하고도 떨어져서 그냥 혼자 거닐고 있다가 우연히 5반 담임 선생님이었던 그분과 마주치게 되었어. 처음엔 우리 학교 선생님인지도 모를 정도로 너무 앳되어 보이는, 기껏해봐야 우리 또래에서 한두 살 정도 더 많은 어느 누나처럼 보이기도 했는데, 그게 그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란 느낌이 전해졌었어.
나중에 우리 반 친구 녀석 한 명이 찍어서 학급 사이트에 올린 사진 중에 보니까, 영락없이 친누나 같은 다정한 분위기로 해변에서 장난치는 모습이라거나, 바닷바람에 그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휘날리는 모습이라든가... 그런 모습을 찍어서 올려놓은 것도 있었어. 1년 주기로 초기화되는 학급 페이지의 성질상 부랴부랴 12월경에 그 사진 몇 장을 내려받아서 저장해두어서 지금도 보관하고 있고. ^^; 나 너무 집착하는 건가. [당황]
21:이름없음:2009/11/03(화) 17:49:57 ID:RHqdNFF/Lw >>20 ..집착이라기보다 사랑하면 다 그렇게되는거 아니야..?
22:이름없음:2009/11/14(토) 02:34:39 ID:MjeUXqF3QY 수능이 끝난 고로, 계속 연재해 보려고 해.
그런데 외국어 성적이 다소 좋지 않게 나왔네... 우연히라도 그 선생님과 마주치게 되었을 때, 뵐 면목이나 있을런지 모르겠어... 그렇게 영어를 재미있게 공부했는데... 수능 외국어영역이 원점수만 60점이 뭐야 60점이 ㅡㅡ;; 부끄럽다 진짜... 선생님 얼굴을 이제 어떻게 봐야 하지... 울고 싶어...
26:이름없음:2009/11/14(토) 11:08:07 ID:MjeUXqF3QY >>25의 배려가 너무나 고마워... 내 이야기를 몇몇의 씨팔러들만이라도 봐 준다면 하고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었는데 사, 상담이라니;; 정말 고마워. 힘내서 계속 잇도록 할게!
그게 당시 우리 담임과는 너무나도 달랐던 게, 담임은 무슨 노처녀 혹은 유부녀 히스테리랄까? 그런 걸 너무 자주 부리는 바람에 애들로부터도 뒷담을 엄청 당하고 있었지만(그래도 외모만큼은 그 녀석들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 선생이었던 것 같다만;), 내가 짝사랑으로나마 좋아하던 그분은 아니었어. 진짜로 화가 났을 때 이외에는 잘 웃어주시고,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그런 순수함까지.
우연히 언젠가 학교 편집부에서 옛날에 발간했던 교지에서 선생님이 써 놓으신 글귀를 본 적 있었어.(자문자답 형식은 아님!) 이거... 만약 선생님한테 들키면 진짜 부끄러운건데... ㅠㅠ;;;
Q. 난 이런 것에 약하다 A. 밥을 빨리 못 먹는다. 너무할 정도로 느리다. ㅠㅠ , 낮잠 참기->낮잠을 못 자면 아프다. 웃음을 못 참는다. 푸히히히 ^-^
Q. 가장 자신있는 분야는 A. a. 난간에 올라가서 애들 놀래키기 / b. 눈사람 만들기 / c. 비눗방울 만들기 / d. 사탕 나눠먹기 / e. 날씨에 따라 교정을 거닐며 기분내기 f. 혼자 교실 청소하기 / g. 그림 그리기 (정밀묘사를 연상하지 말 것!) / h. 날개 달기 / i. 단어 외우기!
보면 볼수록 설레임이라거나 그런 게 더욱 짙어졌지.
27:이름없음:2009/11/14(토) 11:43:38 ID:MjeUXqF3QY >>26에 이어서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고, 어느덧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었어.
매월 초에, 내월 급식여부를 학생들이 직접 결정하는 시스템이었던지라 급식을 결정하던 당일에 워낙에 꿀꿀했던 기분 탓도 있었고, 무엇보다 급식이 하도 기름지기만 해서 쳐다보기만 해도 뉘엿거리던 터라 더 이상 급식은 먹지 않고, 대신 밑의 한솥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사먹거나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편이 낫다...고 담임에게 진술한 뒤에야 비로소 점심, 저녁 급식에서 제외받을 수 있었지. 그런데 그게 가장 큰 후회의 발단이었어. 도시락만으로는 점심, 저녁의 허기를 충족시킬 수 없었지. 그래서 결국은 국물과 양이 많고, 건더기도 많은 편의점 컵라면 + 삼각김밥 두세 개 메뉴를 정해서 학교 밖으로 나가게 되었지.
학교 밑의 편의점이었을거야. 그 구석에는 컵라면 같은 것을 샀을 때 앉아서 먹을 수 있게 구석에 자그만 식탁과 의자를 구비해 놓고 있더라고.
마침 컵우동을 사서 뜨거운 물을 부어놓고, 그 위에 삼각 김밥 두 개를 올려놓고 이제 다 익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편의점 문 위에 달린 종이 '땡그랑'하고 울리면서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거야. 편의점이야 사람들이 종종 드나들곤 하니까 처음엔 그저 '누군가 또 오고 나가는구나' 했는데, 그 존재는 물건구매대로 가지 않고 내 쪽으로 다가오는거였지. 그런데 거기서 느껴지는 익숙한 분위기가 향기! 설마 하는 심정에 고개를 돌렸는데,
그 선생님이 마침 거기에 있던 현금인출기를 이용하려던 찰나였지.
28:이름없음:2009/11/14(토) 11:48:41 ID:MjeUXqF3QY >>27에 이어서
내가 너무 놀라서 선생님을 쳐다보면서 멍 하게 있다가 '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드리곤 재빨리 고개를 다시 내 우동 쪽으로(..) 돌려서 무언가 화끈거림을 감추려고 애썼는데, 선생님은 예의 그 나긋나긋하고 상냥한 말씨로 '어, 안녕 ^0^' 하시는거야.
그런데 내가 편의점에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 금방 파악되셨는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얼마간 꺼내시는 것 같더니 곧바로 구매대에서 뭔가를 집어와서 계산하셨는데, 음료수였어.
'17차'
처음에는 선생님이 드실 건가부다 하고 그러려니 했는데, 그걸 내게 주시는거야. 아마 컵우동이 다 익기를 기다리는 내 모습이, '마실 것은 있어야겠는데 돈을 다 써버려서 물 한 병 못 사고 있는 애처로운 처지' 로 여겨지셨나 봐. 지금 생각해도 조금은 참담한데, 이걸 주시면서 조금 빙긋 웃어주시더군.
너무 부끄럽고 화끈거려서 '고, 고맙습니다... 선...생님...' 말까지 더듬으면서 감사인사를 드렸는데 선생님께선 그냥 조용히 웃으시면서 '맛있게 먹어'라는 듯이 편의점을 나가셨어. 거울이 없어서 망정이었지, 만약 거울을 보았다면 내 생애 처음으로 얼굴이 새빨개진 날이었을거야 아마.
29:이름없음:2009/11/14(토) 12:00:37 ID:MjeUXqF3QY >>28에 이어서
부끄럽고 쑥스러운 그런 느낌과 동시에 뭔가 붕 떠오르는 것만 같아서, 진짜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이랄까.
편의점에서 그렇게 간단한 컵우동과 삼각김밥으로 저녁식사를 때우고는, 그 음료수 병을 챙겨서 나오려는데, 뭔가 이상했어. 반드시 사 갖고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느낌. 그래서 다시 편의점에 들어가서는 음료수 구매대로 가서 '복숭아향 2%'를 골라서 계산을 치뤘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인데, 선생님께 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말이야.
그 음료수는 내 품 안에, 17차는 점퍼 주머니에 넣어서 학교로 올라왔는데, 그게 아이들 눈에 띄었나 봐.
다행히 품 안에 있던 음료수는 재빨리 감춰서 애들이 못 본 것 같았지만, 주머니가 워낙 두툼하게 도드라져서 그런지 친구놈들이 '야. ○○. 주머니에 그거 뭐야?' 그러기에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기쁜 마음으로 '응. ○○○ 선생님께서 주신 거야.' / '뭔데?' / '음료수. 17차.'
그렇게 말하는 게 실수였어.
그걸 알자마자 굶주린 승냥이마냥 내 주머니에 계속 손을 집어넣더니만 기어코 그걸 내게서 강탈해서는 마치 저희들 것인마냥 뚜껑을 따서 거의 마셔버리고(애들 쫓아다니면서 다 마셔버릴까봐 전전긍긍했는데... ㅠㅠ;;;;;), 마지막에 김○○ 군이 자기가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이유로 몇 모금 마셔버려서, 그 음료수가 내게 돌아왔을 땐 마지막 한 모금 정도가 남아있었어.
이걸 그대로 마시고 빈 병을 버리기엔 선생님의 모처럼만의 성의가 너무 일찍 끝나고 버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웬만하면 마시지 말고 내가 보관하고 있기로 했는데, 이게 3년이나 갈 줄은 몰랐네... 이 속사정을 비밀로 하고 있던 탓에 집에 내 방에 보관하고 있던 이 17차 음료수 병을, 단순히 '약간 이물질이 남은 쓰레기 페트병'으로 여기신 어머니가 무심히 버리고 말았어.
......내가 생각해도 참 어리석고, 심하게 말하면 과도하게 그 선생님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적어도... 세상과 사람들을 불신하면서 고독하게 지내왔던 그런 걸 그 선생님 덕에 조금은 무마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그 기억만큼은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그 선생님이 내게 주신 그 음료수 병을 버리지 말고 보관하자는 거였는데, 그게 3년을 못 가서 그만 버려져 버리니, 지금 생각해도 참담하게 느껴져. 그걸 어떻게든 감추는 거였는데...... ㅠㅠ;;;;;
30:이름없음:2009/11/14(토) 12:01:39 ID:MjeUXqF3QY >>29의 보충 : 전부 읽기가 다소 번거로울까봐 여기에 생략된 부분을 덧붙일게.
이걸 그대로 마시고 빈 병을 버리기엔 선생님의 모처럼만의 성의가 너무 일찍 끝나고 버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웬만하면 마시지 말고 내가 보관하고 있기로 했는데, 이게 3년이나 갈 줄은 몰랐네... 이 속사정을 비밀로 하고 있던 탓에 집에 내 방에 보관하고 있던 이 17차 음료수 병을, 단순히 '약간 이물질이 남은 쓰레기 페트병'으로 여기신 어머니가 무심히 버리고 말았어.
......내가 생각해도 참 어리석고, 심하게 말하면 과도하게 그 선생님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적어도... 세상과 사람들을 불신하면서 고독하게 지내왔던 그런 걸 그 선생님 덕에 조금은 무마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그 기억만큼은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그 선생님이 내게 주신 그 음료수 병을 버리지 말고 보관하자는 거였는데, 그게 3년을 못 가서 그만 버려져 버리니, 지금 생각해도 참담하게 느껴져. 그걸 어떻게든 감추는 거였는데...... ㅠㅠ;;;;;
31:이름없음:2009/11/14(토) 15:22:27 ID:MjeUXqF3QY 음... 이젠 거의 아무도 없는 건가; 우울한걸......
이제 수능도 끝났으니... 11월이 지나가면 12월인가. 벌써 2년이 흘렀구나... 잘 계시겠지...
바로 그 다음날. 내가 급우놈들의 마수에서 지킨 복숭아향 2% 음료수는 냉장고의 냉장실 안에 들어있었지. 아침에 학교 갈 때 그걸 집어서, 따로 들고 다니는 손가방에 집어넣고 등교했어.
그 때 내가 3반 소속이었고, 선생님은 5반 담당이셨는데다가, 3, 4, 5반은 학교 후관 건물 4층에 동시에 자리잡고 있었으니, (지금은 건물 배치 구조가 조금 바뀌어서, 후관 건물 4층에는 3, 4반밖에 없고, 5반은 5층으로 이전, 옛 5반 자리에는 미술실이 들어왔음) 0교시 시간이 끝나고 5반 담임이셨던 선생님이 복도로 걸어나오실 때쯤 우연히 마주친 걸로 가장해서 음료수를 건네드릴 작정이었지.
이윽고 쉬는 시간. 아침이라 무척 쌀쌀했기에, 동복 교복에까지 두꺼운 점퍼를 걸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추웠다고 기억돼. (......조, 조금은 따뜻했을 거야. 내... 동복 마의 안쪽에 품고 있던 음료수니까......) 워낙 긴장되어서 안절부절못하다가, 얼굴이 조금 달아오르고... 정말 장난아니었을거야. 교실 안에서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주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그게 너무 답답해서 그만 밖으로 뛰쳐나온 순간에 어디선가 구두 소리가 들렸어. 그 선생님이셨지.
33:이름없음:2009/11/15(일) 00:57:21 ID:ZLtrwvaELg >>32에 이어서
이윽고 선생님이 모습을 드러내셨고, 당황하던 나는 그 상태에서 곧바로 선생님께 직행.
아마 얼굴이 발갛고 호흡도 약간 거친 상태라서 선생님이 '얘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피하고 싶으셨을거야. [암담]
하룻밤을 냉장실에서 보관한 데다가 손가방에 넣어 들고 오느라 차가웠겠지만 0교시 종료 몇 분 전부터 내 품 속에 품고 있었던 터라 조금은 따뜻했을 거야... 그 음료수를, 더듬거리는 말씨와 함께
'저, 저기... 어제는 정말 감사했어요...... 저, 이거... 선생님 드시라고......'
아주 약간, 미약하게 떨리는 손으로 드렸는데, 선생님께서 함박 웃으시면서
'어? 우와아. ○○아 고마워~ 잘 마실게 ^0^/'
......그 때 정말 처음으로 선생님이 순수하고 귀엽다는 걸 온 몸으로, 절실하게 다가왔어. 그리고 그 동시에 슬픔과 분노가 치밀더라. 이런 분이 다른 덜 떨어진 동급생 놈들까지 가르치시다니.
지금에서야 밝히지만, 그 땐 동급생 놈들의 음란함이라든지, 이런 더러움과 비열함은 지금 생각해봐도 훨씬 도를 넘었어. 자기가 누굴 강간하고 싶다는 말을 예사로 하고, 교내의 여선생님들을 성욕의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고, 학교 나오기 싫으니 5백 원에 눈병 바이러스를 대여해 준다느니 뭐니...... 1991년생 2007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전체가 다 이런건지 정말 무섭고 서글펐어. 내가 다니고 있던 바로 그 학교가, J시에선 나름대로 명문이라고 알아주고 대접해주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골병들어 썩어들어가고 있었지.
이런 현실 속에서, 그분만큼은 그놈들에게 더럽혀지지 않길 바랬어... 이건 진심이야. 그 진심이 통했던지 전근가시기 전까지 그런 불미스러운 경우를 당하지 않으셨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전근 가시는 날. 그렇게 울었던 건 처음인 것 같아. 아무도 모르게 울면서, 슬픔과 다행함이 공존하는 그런 눈물은 정말 처음이더라...
34:이름없음:2009/11/15(일) 00:58:05 ID:ZLtrwvaELg >>33의 생략본을 여기에 이어 적을게.
학교 나오기 싫으니 5백 원에 눈병 바이러스를 대여해 준다느니 뭐니...... 1991년생 2007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전체가 다 이런건지 정말 무섭고 서글펐어. 내가 다니고 있던 바로 그 학교가, J시에선 나름대로 명문이라고 알아주고 대접해주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골병들어 썩어들어가고 있었지.
이런 현실 속에서, 그분만큼은 그놈들에게 더럽혀지지 않길 바랬어... 이건 진심이야. 그 진심이 통했던지 전근가시기 전까지 그런 불미스러운 경우를 당하지 않으셨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전근 가시는 날. 그렇게 울었던 건 처음인 것 같아. 아무도 모르게 울면서, 슬픔과 다행함이 공존하는 그런 눈물은 정말 처음이더라...
35:이름없음:2009/11/15(일) 03:35:20 ID:Mfzw1bOHpo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읽으면서 가슴이 참 저릿저릿했어.. 그럼 그 선생님이 전근가시고 다시는 못 만났나? 아니면 나중에 또 만났는지?
36:이름없음:2009/11/15(일) 22:32:59 ID:ZLtrwvaELg >>35
스레주야.
미안해. 답 레스가 너무 늦지...? 15일 0시 58분경에 마지막 레스를 투고하고 나서 성균관대 수시 논술시험 준비를 위해 이것저것 바빴던 터라
응... 다시는 못 뵈었어...... 그래서 지금도 어디에선가 그런 헤어스타일을 하고 걸어가는 여성을 보면 가슴 한 켠이 왠지 아려와... 그런 날이면 조금은 우울해지는데... 언젠가 나도 그걸 청소년 때의 푸른 추억으로 봉인할 수 있을까.
아마 2007년 12월 말에 겨울방학식을 하고 일주일 가량 학교를 쉰 다음 겨울방학 보충학습이란 명목으로 수능을 치른 3학년생을 제외한 전교생이 모두 학교에 출석해서 지정된 교시와 과목에 따라 공부하고, 야자까지 다 하고 가야 했던, 2008년 1월 초였던 걸로 기억돼.
내가 1학년 때였으니까, 아마 이 겨울방학 시기가 본격적으로 문과와 이과가 갈리기 시작한 때였지 싶어. 자신이 선택한 전공분야에 따라 공부해야 할 학급이 정해지고, 거기서 지정된 과목을 학습해야 했는 데다가, 수학 심화보충, 영어 심화보충 수업 시스템이 해체되고 본격적으로 문/이과 분과를 대비한 학습 시스템이 가동되었으니까.
나는 이공계는 왠지 자신이 없어서 문과를 골랐는데, 앞으로 6교시까지는 이웃 학급인 4반에서 학습하고, 청소하고 나머지 7 , 8교시 자습하고 야간자율학습까지 하는 건 원래 학급인 3반으로 되돌아가는 게 이 시스템이었어. 이과였던 애들은 더할걸. 갑자기 본관에 위치하고 있을 8, 9, 10, 11반으로 흩어져서 공부하라니.
그래서 하릴없이 지정된 4반으로 옮겨가서 공부하는 게 겨울방학 보충학습 동안의 일상이었는데, 우연의 일치였는지,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정한 건지, 내가 들어간 4반에서 영어를 가르치시는 분이 바로 그 선생님이셨어.
41:이름없음:2009/11/15(일) 23:50:35 ID:gEu8gJQcBU 음.. 그 선생님은 지금 몇살?
42:이름없음:2009/11/16(월) 00:10:40 ID:S0xOLqhHIY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는 심심한 1월이 지나가고 있을 무렵... 1월 초순이었을거야.
8시 50분에서 9시 사이에 쉬는 시간이 주어졌고, 교실에 있기가 답답해서 난 밖으로 나가서 창가에 걸터 기댔어. 열린 창문 바깥으로, 옅게나마 아직 남아있는 노란 아침노을이 정말 마음에 들더라고...
그렇게 창가에 기대어 아침 풍경을 그저 쳐다보고 있었는데, 무슨 인기척이 느껴져서 돌아보니 그 선생님이 장난기있는 미소를 지으면서 양 손의 엄지와 검지로 사각형을 만들어 사진 찍는 흉내를 내고 있었어. 너무 놀랐고, 그리고 이렇게 분위기 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선생님께 노출한 셈이라 하도 부끄러워서 더듬거리면서 '서, 서... 선생님...!! 어, 언제...!' 채 마지막 말을 던지기도 전에 '아까부터 그러고 있었어 ~ ^0^ 푸히히' 라고 말씀하시곤, 곧바로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뛰어내려가 밑층의 1학년교무실로 가시더군.
비록 선생님께 장난도 당했지만, 불쾌하지 않았고 오히려... 뭐랄까... 친누나가 남동생한테 장난치고는 도망가는 거랄까? 그런 느낌밖에 들지 않았지.
43:이름없음:2009/11/16(월) 00:13:20 ID:S0xOLqhHIY >>41
모르겠어... 내가 그 선생님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어떻게 보면 나와 한두 살 정도 차이가 나는 친누나 같은 다정한 면모도 있는, 그리고 천진난만하고, 순진하고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도 있는 선생님이란 것과 더불어서,
언젠가 우연히 알아내게 된 선생님의 전자우편 주소, 그리고 선생님이 전근가셨다는 도시와 그 학교 같은 그런 정보가 전부야.
44:이름없음:2009/11/16(월) 00:15:05 ID:aJcZt0UHPc 전자우편 주소로 메일이라도 보내보는게 어때? 내 친구도 좋아하던 일본어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자(사립이었어) 연락도하고 밥도먹고 아주 친하게 지나더라구. 딱히 그 선생님이 너를 싫어할 이유도 없을 것 같은데 먼저 연락해보는게 어때?
신청할 때 '저 ㅁㅁ고등학교 때 ㅁㅁ이예요. 오랫만이에요 - ^0^/'라고 적어보긴 했는데...
이거 거절당하진 않겠지...?
59:이름없음:2009/11/16(월) 00:53:58 ID:S0xOLqhHIY 친구 등록 될 때까지... 내가 이제까지 적었던 이야기도 거의 종막으로 향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쓰면 내 이야기는 끝날 것 같아. 열심히 적어볼게.
60:이름없음:2009/11/16(월) 00:56:18 ID:aJcZt0UHPc >>59
거절하지는 않을것 같은데...
이야기 얼른 써줘!
61:이름없음:2009/11/16(월) 00:58:58 ID:S0xOLqhHIY >>42에 이어서
1월 중순. 다음의 아는 동호회로부터 기념으로 발매했다고 한 탁상형 달력을 몇 부 구매하게 되었어.
달력이 몇 개 보내졌고, 그 중 대부분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에게 돌아갔지만, 마지막 한 부 만큼은 전해드리고 싶었던 분이 있었지. 이 이야기를 이제까지 읽어왔던 씨팔러라거나, 네티즌들이라면 짐작이 되겠지. 바로 그 선생님이었어.
하지만 어떻게 전해드릴까... 그것도 다른 반 선생님인데... 더욱이 애들이 이걸 알게 된다면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서 결국엔 그 선생님만 안 좋게 될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비밀스럽게 할 수밖에 없었어. 그도 그럴 것이, 정말 나도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내가 그 때 1학년이었는데, 2학년 교무실 소속의 어느 여선생님이 2학년의 어떤 학생하고 스캔들이 퍼져서 학교 분위기도 나름대로 뒤숭숭하던 때였기 때문에 잘못 말이 새어나가면 난 평생 그 선생님 가슴 속에 대못을 박아버린 셈이 되는지라 정말 조심스러웠어.
62:이름없음:2009/11/16(월) 01:01:54 ID:aJcZt0UHPc 왜 그렇게 조심스러웠는지 조금은 이해가 안가...
>>42를 보면 그렇게 어색한 것 같지도 않은데 조금은 친근하게 굴어도 될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침 동호회에서 달력을 보내줄 때 누구에게 선물할 때 같이 쓰라는 용도로 보내준 것이었는지 달력 포장 봉투도 맞춰서 보내줬더라구. 그래서 달력 한 부를 포장 봉투에 곱게 넣고는 겉봉에 'ㅁㅁㅁ 선생님께' '2008년 무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0^/' 라고 적었어. 설령 애들이 발견하더라도 누가 보낸 건지 모르게 최대한 내 글씨체를 숨겨가면서. 달력 사이엔... 지난 한 해 동안 저희 때문에 너무 힘드셨을 거라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라고 그렇게 적은 쪽지를 숨겨넣었지.
문제는 다른 아이들의 시선이라거나, 뒤숭숭한 학교 분위기 때문에 이걸 직접적으로 드리기가 어려웠었어. 이게 담임 선생님 귀에 들어가면, 또다시 내게 돌아올 그런 히스테리 같은 게 정말 싫었구.
1월 중순도 슬슬 마침표를 찍고 끝으로 달려갈 무렵이었어.
64:이름없음:2009/11/16(월) 01:10:41 ID:S0xOLqhHIY >>62
아마도, 나한테 무슨 의식 같은 게 강하게 입력되어 있었다고 생각해.
지금도 그렇지만, 선생님한테 정말 친근하게 군다거나, 친하게 대한다거나, 이런 건 지금도 조금은 불경스러운 짓이 아닐까 하고 말이야. 이유가 어찌되었든... 일단 나보다는 연장자니까... 비록 선생님께서 그렇게 대해주신다 하더라도 나도 그렇게 친하게 막 대하고 그렇게 된다면 조금은 서운하다거나, 이러시지 않겠어?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어. 62번 레스에도 언급되었듯, 그 때 우리 학교 분위기는 최악이었어.
그런 추문이 1월 초순이 막 끝나고 중순기로 접어들려는 그 순간에 갑자기 터졌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진짜 신기한 게... 선생님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어떻게 그러실 수 있었을까...?
선생님께서 수업을 마치시고 교실을 나가셨을 때... 선생님은 거기서 곧바로 아래층의 1학년교무실로 내려가지 않으시고 무슨 급한 볼일이 있으셨던 듯, 복도에 위치하고 있던 신발장 바로 위에 공간 있지? 거기에 평소에 들고 다니시던 손가방을 놓으시고는 바로 복도 쪽에 있던 여교사용 화장실로 들어가셨지.
마침 애들도 춥다 춥다 하는 터에 복도로 아무도 나오지 않고 나 혼자만 덩그러니 나간 상태라, 애들의 눈도 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싶어서 그 손가방에다가 살며시 달력 봉투를 집어넣고는 곧바로 교실로 뛰어들어왔어. 혹시 선생님하고 눈이라도 마주칠까봐.
그리고 그냥 알고 지내던 친구 한 명을 붙잡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잡담을 떨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다시 교실 앞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니 '저기... 이 달력 누가 갖다 놓은거야?' 하시기에, 너무 놀라서, 긴장한 목소리 그대로 '달...력이요? 누구지...' 이랬는데 '응... 달력...' 이러시더니, '고마워, 잘 쓸게 ~ ^0^'하시고는 다시 가져가셨어. 휴우... 정말 그 때 심장이 두쿵거리는 소리가 들렸을거야 아마.
66:이름없음:2009/11/16(월) 01:20:50 ID:aJcZt0UHPc 방과후에라도 선생님께 찾아가서 그 쪽지는 자신이 보냈다고 말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그 정도 선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거고... 1의 마음은 선생님께 전해지지 못하잖아...
그 달력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내 겨울방학은 끝났어. 2월 초에 개학이 있었고, 그 스캔들은 결국 누군가 악의적으로 퍼뜨린 헛소문으로 밝혀졌고, 소문을 퍼뜨린 놈은 그 즉시 잡혀서 징계받았지. 그렇게 살벌했던 분위기는 일단락되었고 또한, 겨울방학이 끝남으로써 그 선생님에게 배울 수 있었던 영어 시간도 끝났지.
영어 시간에 정말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많아서 좋았는데... 너무 아쉬웠어. 그래도 잘하면 2학년 때 다시 영어 선생님으로 뵐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애써 다독이며 혼자 달래고 있었는데, 2월 중순에 봄방학식 직전이었을까? 그 때쯤 교내 교사 인사이동을 발표했었어. 그거에 따라서 어떤 반은 앞으로 한 해가 괴롭거나, 어떤 반은 한 해가 즐겁거나 하는 그러한 당락이 결정되는, 그래서 애들한테도 나름대로는 중요한 사안이었던지(웃음) 호감이 높은 선생님일수록 환호성을 지르고, 그렇지 않으면 야유를 퍼부어대는 등 '예끼 인석들아!'라고 밉지 않게 호통치시는 교장 선생님의 마이크 방송 소리와 어울러진
난 당연히 그 선생님의 성함이 '2학년 X반 선생님을 맡으셨습니다. 과목은 영어입니다.'라는 식으로 교장 선생님께서 방송해 주실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아... ㅁㅁㅁ 선생님은 某 시의 C중학교로 전근가시게 되었습니다.'라고 방송해주시는 거야.
순간... '덜컹'하는 소리가 어디에선가 들리더라...... 애들도 그 선생님만큼은 1학년 선생님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모양인지 아쉬움을 나타내려는 듯 막 소리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어. 이미 결정된 거니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거니깐...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도 눈시울이 시큰하던지...... 결국 그날 봄방학식을 끝으로 하교했을 때, 아무도 모르는 구석진 곳에서 결국 울었어.
선생님 덕분에 그래도 겨우 마음이란 걸 열어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의지가 되었는데, 그분이 이 학교를 떠나신다고 하니까, 이런 덜떨어진 놈들로부터는 오히려 그게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같이 먼 곳이니까... 다시는 뵐 수 없겠지 라는 생각에 슬퍼서... 막 소리내지는 못하고, 입을 억지로 막아가면서 그냥 울었던 것 같아... 아직도 기억나네...
68:이름없음:2009/11/16(월) 01:29:09 ID:S0xOLqhHIY >>67에서 생략된 부분을 여기에 덮어쓸게.
그분이 이 학교를 떠나신다고 하니까, 이런 덜떨어진 놈들로부터는 오히려 그게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같이 먼 곳이니까... 다시는 뵐 수 없겠지 라는 생각에 슬퍼서... 막 소리내지는 못하고, 입을 억지로 막아가면서 그냥 울었던 것 같아... 아직도 기억나네...
69:이름없음:2009/11/16(월) 01:29:56 ID:aJcZt0UHPc 메신저등록은 어떻게 됬어?
이거 읽어보니까 응원해주고 싶어...
70:이름없음:2009/11/16(월) 01:29:59 ID:S0xOLqhHIY >>66
그치만... 왠지 부끄럽기도 했고... 무엇보다 학교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 때라서 감히 그렇게까진 못했는걸...
이렇게 되고 보니 정말 후회스럽기도 해. 하지만 어쩌겠어...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인 것을...
71:이름없음:2009/11/16(월) 01:34:01 ID:S0xOLqhHIY >>69
깊은 밤이라서 확인은 아직 못하신 모양이야. 내일 오전 중에 하시겠지.
그러고보니... 올해도 동호회에서 달력을 만드네... 한 부 주문해서 그 선생님께 보내드릴까...
이야기는 이제 이걸로 끝이야. 영어 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 몇몇을 까먹고 적지 못했지만, 큰 이야기는 못 되고 그냥 소소한 정도겠지만, 씨팔러들만 괜찮다면 투고해줄게.
72:이름없음:2009/11/16(월) 01:34:55 ID:aJcZt0UHPc 올려줘!
그리고 1을 응원해주고 싶다
73:이름없음:2009/11/16(월) 01:45:11 ID:S0xOLqhHIY >>72
이제까지 읽어줘서... 그리고 응원해줘서 고마워... 그 답례로 에피소드 하나 적어볼게.
선생님께선 영어를 다른 분야에 접목해서 가르치는 걸 즐겨하셨어. 그림이면 그림. 영화면 영화, 심지어 애니메이션까지. 게다가 그림을 귀엽고 익살맞은, 장난끼많은 캐릭터 표정 같은 걸 잘 그리셨는데, 그게 그 선생님만의 트레이드 마크로 정착될 정도였지 유심히 봐 두면서 종종 따라 그려보고 한 덕에, 선생님 자체에 잘 어울릴 만한 표정 캐리커처 하나는 그릴 수 있어. ^^;
그렇게 영어에 대한 접근을 해 두니까 나름대로 쉽고 재미있는거 있지.
어느 날이었어. 선생님께서 '이렇게 영어라는 건 단어가 중요해. 그러니까...'라고 하시면서 단어 목록을 쫙 보여 주시는거야. 그 양이 너무 많은 터라, 경악한 나머지 짧은 비명으로 '크악!' 질러버렸는데, 선생님이 씨익 웃으시더니, 갑자기 인터넷에서 무슨 그림을 찾아서 보여주시는거야.
뭉크의 '비명소리'였나... 그 무슨, 주황색 배경에 어느 흐물흐물한 인간이 양 손을 귀에 대고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그런 그림 말이야. 그래서 '선생님. 이거... 뭉크 그림 아니에요?' 하니까, 상냥하고 나긋나긋한 말씨로
라고 하시더라... 나도 멋쩍게 웃으면서 고개를 책으로 돌렸는데, 그 말씨에 귓가에서 떠나지 않더라.
장난끼많지만 정말 순수하신 분이랄까... 맞는 비유일지도 모르겠지만 최근에 읽은 만화책 중에서 쓰르라미 울 적에 히마츠부시 편에서 묘사되는 평소 때의 후루데 리카와 가장 흡사했을거야. 정작 선생님 본인은 지옥소녀 매니아셨지만. ^^;
74:이름없음:2009/11/16(월) 01:52:31 ID:S0xOLqhHIY >>73 에 생략된 부분을 덧붙일게.
장난끼많지만 정말 순수하신 분이랄까... 맞는 비유일지도 모르겠지만 최근에 읽은 만화책 중에서 쓰르라미 울 적에 히마츠부시 편에서 묘사되는 평소 때의 후루데 리카와 가장 흡사했을거야. 정작 선생님 본인은 지옥소녀 매니아셨지만. ^^;
75:이름없음:2009/11/16(월) 01:57:30 ID:aJcZt0UHPc 내일이라도 에피소드 하나 더 올려주면 좋을 것 같다.
76:이름없음:2009/11/16(월) 13:11:55 ID:S0xOLqhHIY >>75 새벽 1시 52분경에 마지막 레스를 투고했다고 찍혔네... 그리고 컴퓨터를 좀 잠재우고 나도 다음날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어. 지굼 투고할 것은, 에피소드라기보단... 그냥 어제 내가 꾸었던 꿈 이야기야.
꿈 속에서...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었어. 막연히 목적지도 정해놓지 않은 채, 무슨 방랑거사처럼 이곳저곳 다니는 그런 거... 이윽고 기차가 어느 역에 섰는데, 우연히 그게 某 시의 중심역이었어. 하지만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역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고 타는 사람도 별로 없어서 별 감흥도 없이 열차 좌석에 앉아있었지.
다시 열차가 출발하려는데 난데없이 졸음이 막 쏟아지는거야. 꾸벅꾸벅 졸면서 고개가 앞으로 까딱 뒤로 까딱 하다가 옆으로 꺾여졌는데 누군가의 어깨에 닿았더라구. 하도 졸려서 그게 누군지도 모르는 채 쿨쿨 곤하게 잤다가 누군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에 그런 부드러운 손의 느낌에 눈을 살며시 떠 보니까, 그 선생님인 거 있지.
열차 안에서 잠이 쏟아져서 우연히 옆좌석에 앉은 인물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잤는데, 누군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기에 깨어보니까 그 선생님이야. 너무 반가워서 무어라도 말을 해 보려 했는데, 목이 잠겨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선생님은 입만 벙끗거리는 나를 쳐다보면서 묘한 표정을 지으시다가 결국엔 한심하다는 듯, 몇 정거장 후에 열차에서 내리셨어.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다고 어떻게든 이야기하고 싶어서 애타게 선생님을 쳐다보았는데도 뒤도 안 돌아보시고 그냥 걸어가시더라. 결국 내 눈에선 눈물밖에......
화들짝 놀라서 잠에서 깨 보니까, 베갯머리가 눈물 때문에 축축해져 있고, 한동안 슬픔과 공황 속에서 멍해 있다가 7시쯤이 되니까 완전히 잠에서 깨었어. 하지만 지금도 그 안타까움하고 처절함, 그리고 슬픔이 생생하게 다가와...... 생겨난 오해를 풀지도 못하고 그대로 보냈으니까...
난 정말 바보 같아. 단지 꿈일 뿐인데... 단순한 꿈일텐데... 왜 울었던건지...
78:이름없음:2009/11/16(월) 13:13:22 ID:aJcZt0UHPc 매신저는 어떻게 됬어?
79:이름없음:2009/11/16(월) 13:16:11 ID:S0xOLqhHIY >>78
확인해 보니까... 전혀 접속하고 있으시지 않아. 접속하는 애들 같으면 무슨 적색이나 분홍색 같은 걸로 아이콘이 바뀌는데 선생님은 아직도 회색 상태야. 이런 걸 비활성 상태라고 하는 걸까.
나도 선생님의 전자우편 주소를 어쩌다가 우연히 알아낸 걸 감안하면 아마 애들은 그 선생님뿐만 아니라, 웬만한 선생님의 싸이 미니홈피라거나, 전자우편, 심지어 휴대폰 번호 같은 것도 모를걸.
82:이름없음:2009/11/17(화) 00:32:19 ID:LChqRvpR2E 음... 달력을 주문하러 가 봤더니 다음의 R 동호회는 벌써 다 매진되었네;
차선책으로 네이버 B 동호회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걸까... 하지만, 디자인이 R동호회 쪽보단 마음에 덜 드는데... ㅠㅠ;
83:이름없음:2009/11/17(화) 23:58:26 ID:LChqRvpR2E 하아... 메신저에선 별 반응이 없네... 여전히 접속하고 있으신 것 같지 않아.
드림위즈 지니가 요샌 인지도가 많이 떨어져서 그런 건가?
어쩌면 좋을까...
84:이름없음:2009/11/18(수) 21:12:18 ID:hCt7zVJbQQ 메신저 쪽은 아무래도 반응이 없으니까... 이쪽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서 전자우편을 적어보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 도와줘.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85:이름없음:2009/11/22(일) 01:49:59 ID:ZaVQ6YlFUs 영어 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 No. 1 -> >>73-74
영어 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 No. 2 12월쯤의 음료수 이벤트 기억하지? >>27-33에 걸친 이야기...
그 일 이후, 12월 말에 겨울방학식을 할 때까지 복도에서 마주치며 인사할 때마다, 겨울방학 때 영어보충수업 시간만 되면, 아이들은 모르는 나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무언가 대단히 설레였어.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 영어 시간이 거의 다 끝나고 애들이 다 엎드려 잘 때, 학교에서 규정한 쉬는 시간은 10분이었는데 선생님은, '갑갑한 사람은 밖에 나가도 좋다'고 하셔서, 난 일단 복도로 나갔어. 추운 겨울이라 히터를 틀어주긴 했지만 그게 워낙 답답하고 더워서 차라리 복도의 시원한 공기가 좋았거든.
그렇게 나가서 차갑고 선선한 바람을 쐬고 있는데, 누군가 약한 손길로 툭툭 치기에(나가토 유키처럼...이라고 해야 할까?), 문득 뒤돌아보니, 선생님께서 함박 웃으시면서 '나 그거, 아직도 안 마시고 있다 - ^0^ 아까워서.' 하시더라구. 순간 얼굴이 화악 달아올라서 '사, 상하면 어쩌시게요;;; 빠, 빨리 드세요;;;!'라고 당황했었지. 다른 반 아이들이 거의 엎드려 잘 때 있었던 일이라서, 이 일은 나와 선생님 말고는 아무도 몰라. 이 일만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어딘가 행복해진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이 많아. ^^ 하아 -
86:이름없음:2009/11/22(일) 22:45:15 ID:ZaVQ6YlFUs <영어 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 No. 3> 이제까지 적어왔던 것처럼 그렇게 좋았던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 선생님께서 진심으로 화를 내신 적도 있었지.
영어 시간이라기보단, 야자 시간 도중이었을거야. 그 땐 1학년이라, 밤 10시 정각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했었거든. 겨울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야간자율학습이었기에, 앞으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학년 학업에 매진하자 고 다짐했는데 요 급우 놈들이 자꾸만 시간 중에 떠들고 난리 부르스를 치는 거 있지 ㅠㅠ
혹여 선생님이 이런 모습을 보고 내가 속한 학급 때문에 날 오해하게 되실까봐 전전긍긍했는데 결국 일이 터졌어.
조용히 하라는, 당시 학년에서 가장 무서웠던 남자 선생님의 경고 방송이 뜬 직후 애들은 잠시 조용해졌지만 곧이어 교실에 단속하러 들어오신 선생님이 내가 짝사랑하던 여선생님인 걸 알고는 안심했다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그래도 선생님 앞인지라 크게 떠들지는 못하고 조금씩 킥킥 거리면서도 살살 잡담을 나누는 수준이었는데, (그것도 그런 게, 선생님 성격이 워낙 자상하셨고, 게다가 천진난만하고 순진하셨는걸... 애들이 그래서 좀 얕봤나봐...)
차라리 소리를 빽 지르셨으면 나은데, 나긋나긋하지만 조용하고 힘있는 목소리로 '조용히 하라고 방송했으면 조용히 해야 될 거 아냐. 이 XX들아!'라고 하셨었어... 난 떠들지도 않았고 공부에만 열중하고 있었지만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더라. 애들도 그런 건 느낄 줄 알았는지 조금 수그러들고 조용해졌었어... 그 날은 정말 야자가 끝나고 난 뒤 하교할 때도 우울했었지...... 울고 싶었어.
87:이름없음:2009/11/25(수) 00:56:46 ID:f0283FOUGA 그리고 소소한 에피소드 하나...
내가 사는 곳에는 그 지역 교통의 중심인 ○○역이 있었어. 11월 혹은 12월이었는지, 아니면 1월 혹은 2월이었는지 헷갈리지만 적어도 지금 기억나는 내가 적은 내용으로 보았을 때 12월 말경 주말이었던 것 같아.
그 역(驛)에서 연말특집기획행사로 역 한쪽 외벽에 거대한 하얀 플랜카드를 걸어놓고 있었어. 거기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 혹은 새해 소원을 매직펜으로 써 보는 행사였지.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그 때엔 어렸을 때의 경험 때문인지 기차 라거나 철도 라는 게 너무나 좋아서 시간만 나면 가까운 역이나 철도 시설물 근처로 가서 그 부근에서 거닐거나 앉아서 쉬면서 조용히 있는 걸 좋아했어. 가끔씩 우렁찬 소리를 울리면서 지나가는 기차를 감상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네... 여하간, 역에 있었을 때 역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플랜카드를 걸더라고. 사람들도 처음엔 이게 뭔가 해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누군가 군데군데 써 넣은 게 보이더라. 적혀있는 사람 이름도 많았고... 그래서 나도 용기를 내서...... 그 서... 선생님한테 드린다는 생각으로 써 봤어.
'□□□ 선생님! 2008년 무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의 고장에 있는 ◇◇고등학교를 잊지 마시고, 행복하세요 >_<' (특수문자로 가려진 문자열은, 혹여 모를까봐 가린거야ㅠㅠ;)
파란색 매직 펜으로 그렇게 쓴 다음에, 내가 바라는 소원을 얼마간 적은 후에 펜을 내려놓았지. 펜을 내려놓을 즈음에는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마구 쓰는 바람에 내가 쓴 글귀는 대부분 다른 글귀에 묻혀버렸더라구 ㅠㅠ; 그래도 왠지 설레이는 기분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지.
88:이름없음:2009/11/25(수) 12:08:21 ID:ilm2+4wG9Q 갱신
89:이름없음:2009/11/25(수) 22:39:42 ID:f0283FOUGA 이외에도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적잖게 있는데... 아무래도 더 이상의 투고를 멈춰야 할 것 같아...
91:이름없음:2009/11/25(수) 23:00:09 ID:f0283FOUGA 한편으론 기차가 좋아서... 철도라는 게 좋아서 ○○역에 꽤 자주 들르곤 했었는데, 이젠 가지 못할 것같아.
아마 지난주였을까? 그쯤이었을거야. 수능도 끝났겠다 해서 슬슬 풀어질 무렵인데, 오전 11시 50분쯤에 하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적용되서 3학년들만큼은 오전 8시 50분까지 등교하고 오전 11시 50분을 기해서 하교해야 하는 그런 구조가 되었지. 나도 하교하고 나서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는데, 그 버스 노선의 종점이 ○○역이야. 수험공부 때문에 오랫동안 기차 소리도 못 들었으니 조금은 그립기도 하고 해서 역으로 갔지. 거기서......
92:이름없음:2009/11/25(수) 23:09:15 ID:f0283FOUGA ......아 미안. 감정이 수습되지 않네... 잠깐만... ...크흠. 좋아... 다시 이어야지...
철도 노선 중에 XX선이라고 있어. 이 역에서 시발해서, 선생님이 전근가신 도시를 관통해서 이웃 도의 중심 도시에 종착하는 노선인데, 그 노선의 하행선 열차가 여기로 왔을 때, 제법 북적이기 시작해서, 제법 한가로운 느낌으로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웬걸... 바로 그 선생님이 여기로 오신 거야! 집표함에 표를 넣고 출구로 나오시는 모습이 틀림없었어! 정말 반가웠었어. 근 2년 간 못 뵈었는데, 선생님께서 여기로 오셨으니 말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너무 반가워서 뛰쳐나갈 뻔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그대로 자리에 앉고 조금 진정했어.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그런데 선생님이 출구에서 누군가를 찾던 눈치더니, 금세 어떤 남자가 달려와서 그 선생님 품에 폭 안기는 거 있지. 순간 믿을 수가 없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봤지만 틀림없는 선생님이었어...
아닐 거라고... 정말 아닐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하지만 뭔가에 뒤통수를 후려 맞은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어. 아마 몇 시간이고 앉아있었을거야. 분명히 환한 정오 무렵의 대낮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벌써 오후 1시? 2시? 그쯤이었고, 출구는 벌써 한산해졌지. 그냥 실없는 웃음만 나오더라... '아마 아는 친척이겠지... 그렇겠지... 제발...' 절박한, 그리고 좌절스러운 심정으로 기도한다는 게 이런 거였을까?
93:이름없음:2009/11/25(수) 23:16:15 ID:f0283FOUGA 정신을 차려서 간신히 기억해 보니까, 그 뒷모습이 영락없이 다정한 연인으로 보였어. 하지만 선생님보다 좀 더 어린 남동생(혹은 친척)이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반가워서 그랬을 수 있다고, 애써 납득하려 하면서 그래서 그 다음날쯤 되어서, 친구에게 넌지시 물어보았어. 그 선생님에게서 다른 덜떨어진 놈들과는 달리 열심히 배우던 친구였고, 무엇보다 3년 간의 고등학교 생활을 해 오면서 유일하게 사귄, 신뢰할 수 있는 듬직한 친구였으니까.
그 친구녀석이 대단한 게, 그 도시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아는 후배나 친구도 많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기대 반 절박함 반으로 기다렸는데. 그 녀석이 그 다음주 월요일쯤되서 이야기해 주는 게,
'야. 그 선생님 남자친구 있다는데? 벌써 결혼 얘기까지 다 잡아놨댄다.'
격한 슬픔은 사람을 반 미치게 한다고 했던가...? 그냥 실실 실없이 웃으면서 '응. 알았어. 고마워 ^0^'라면서 교실로 올라왔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그런데, 왜 이렇게 다행스러움이 느껴지지? 왜? 왜? 내 마음은 도대체 뭐지? 난 선생님한테 단순한 학생이었던거야?
94:이름없음:2009/11/25(수) 23:25:07 ID:f0283FOUGA >>85-87 같은 거는... 어떻게든 글로 써 놓으면 쉽게 잊혀질 것 같아서 필사적으로 기억해 내서 쓴 건데 결국 >>91-93까지 적게 되었어... 나 진짜 바보같다... 그런 말 들었으면 포기해야 할 줄도 알아야 할 텐데, 포기해야 할 텐데, 오히려 잊으려고 하면 할 수록 그 미소하고 목소리가 진짜 그립다... 다시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그저 듣고 싶어. 그 목소리로... 살포시 미소지어주시면서 내 이름을 불러주시기라도 하셨으면......
95:이름없음:2009/11/25(수) 23:31:55 ID:f0283FOUGA 아... 미안... 지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레스들을 투고하는 도중에도 감정이 막 뒤죽박죽이라서 제어하는 게 너무 힘들어...... 막 몸에서도 코피가 막 흐르고 장난이 아니야... 너무 감정이 격해졌나... 조금만 쉬다가...
나중엔 정리하는 격으로 그날그날 일상을 적고 싶어... 아무래도... 그 선생님 잊는 게 낫겠지... 하기야... 난 학생이고 선생님은... 선생님이었으니까...... 선생님한텐... 난 조금은 별난, 그렇지만 평범한 학생이었을 테니까...
이렇게 생각하니까 너무 괴롭다......
96:이름없음:2009/11/26(목) 13:21:14 ID:bB9blKbAP2 이제 이 스레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나 빼고 아무도 없는 걸까... ;ㅅ;
그래도 괜찮아... 그냥 그냥 얼마 더 적다가 이 스레 끝낼 생각이었으니까...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노래를 한번 불러봤어... 노래에 형태는 없지만 이라고... 보컬로이드곡인데, 어느 정도 분위기 있고 애절한 느낌도 있는 곡이었는데, 마지막에 후렴구로 들어가니까 좀 힘드네... 감정이 너무 북받쳐서...
언젠가 그 선생님을 완전히 잊을 때가 내가 도달할 종착지일까... 너무 멀어...
108:이름없음:2009/11/27(금) 22:21:31 ID:LpRllVbYjw [15개 항목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우리 집에는 컴퓨터가 몇 대 있어. 아버지 것의 노트북 한 대와, 2009년 7월에 아버지께서 사 주신 내 노트북. 그리고 메인 컴퓨터로서 거실에 놓인 타워형 슬림PC 1대와, 7년 전에 사서 이태껏 쓰고 있는 타워형 데스크톱 PC.
전부 윈도우 XP인데, 그 중 타워형 데스크톱을 며칠 전에 정리했어. 너무 복잡하게 얽힌 것도 있고 해서, 최적화해준다는 식으로 그렇게 컴퓨터를 정리했는데, 문득 수 GB에 달하는 이미지들이 보이더라. 대부분 BMP여서 그런가?
그 속에서도 사진들은 대부분 JPG였는데, 순간 15장 정도 되는 파일들을 보고 멈칫했어. 전부 그 선생님들 사진이었으니까... 기왕에 잊을 거... 보관하고 있던 선생님 사진들을 전부 지우려고 작정했는데... 막상 완전 삭제를 하려니까 [확인] 버튼을 누르는게 왜 그렇게 고민되고, 긴장되고 힘들던지... 그래서 결국은 못 지웠어... 난 너무 나약해...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교 1학년 초 같은 옛날이었으면 그냥 코웃음치면서 삭제해버렸을텐데... 왜 이렇게 힘들지...?
109:이름없음:2009/11/28(토) 01:59:43 ID:u9h+xVh4+6 후우...... 잊고 싶다...... 이럴 바엔... 차라리 잊고 싶은데...... 억지로 잊으려니까 오히려 더 강하게 아파오면서...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거 있지...?
p.s 레스로 메신저 친구 등록을 추천해 주었던 씨팔러라면 지금 이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알 거야... 결국, 지난번에 메신저로 친구 요청한 건 끝내 거절당했어. 아니, 거절도 응낙도 아니라고 해야 하나... 도통 메신저에 접속하지 않으셔... 분명 ID하고 성함, 그리고 닉네임까지 전부 살아있는데 접속을 아예 안하시는 것 같아. 하기야... 지금에 와서, 이런 건 다 소용없겠지... 선생님... 남자친구 생기셨으니까... 곧 결혼하신다니까...
110:이름없음:2009/11/28(토) 16:45:41 ID:kAZ5lnW9qw 여기서 글 쓰면서 자위하는것 보다는 직접 행동하는게 낫다고
111:이름없음:2009/11/28(토) 17:45:43 ID:/C6MfypMcc >>110 스레주야. 지금 밖에서 글 쓰고 있어.
행동하고 싶어도, 너무 늦어버렸다고 생각해... 설령 행동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뭘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112:이름없음:2009/11/28(토) 21:29:17 ID:u9h+xVh4+6 >>111에 글을 남긴 후, 이제야 집에 들어왔어. 기차가 16분? 약 20분 가량 지연먹어서 종착지인 이곳까지 오는 데 정말 애먹었어;
오늘 서울에 갔다왔는데, 역시 우중충한 방 안에서 계속 글 쓰며 틀어박혀있는것보단 바깥 공기를 조금이라도 마시는 게 더 낫다는 생각에서... 덕분에 서울에서 오랜만에 기차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 ^^ 철도노조가 파업해서 한창 뒤숭숭하던데 그래도 지하철은 그럭저럭이었더라.
당분간은 바깥 출입도 못 할 것 같았는데, 그래도 한 발 내딛으니까 그 다음부턴 조금은 편한 걸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어. 행동하는 것의 중요성이 이거였구나... 괜한 두려움이라거나 긴장감에 굴복하지 말고 과감함이 필요할 땐 두서없이 과감해지라는 거... ......그런데 서울에 왜 오늘따라 선생님하고 비슷한 헤어스타일의 선생님이 많은 거야 ㅠㅠ;;;
113:이름없음:2009/11/28(토) 21:37:18 ID:u9h+xVh4+6 >>112에서 오타 수정.
......그런데 서울에 왜 오늘따라 선생님하고 비슷한 헤어스타일의 선생님이 많은 거야 ㅠㅠ;;; ->......그런데 서울에 왜 오늘따라 선생님하고 비슷한 헤어스타일의 여성분들이 많은 거야 ㅠㅠ;;;
114:이름없음:2009/12/02(수) 20:53:29 ID:IqKRxw+Nsk 음... 이제 12월이네... 2년 전 그 때가 떠올라. 아직도... 마시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고 있으실까? ^^; 지금쯤이면 버리셨겠지...
동호회 발간 신년달력은 결국 구하지 못했어... 정말 구하고 싶었는데... 한 부라도 구하고 싶었는데 어느 동호회에선 무조건 2부 이상 구매고 어떤 동호회에선 돈이 부족해서... ㅠ_ㅠ
내가 직접 선물을 만들어서 보내려고 하는데... 뭐가 좋을까?
115:이름없음:2009/12/07(월) 00:57:20 ID:3cLzFACRaY Q. 난 이런 것에 약하다 A. 밥을 빨리 못 먹는다. 너무할 정도로 느리다. ㅠㅠ , 낮잠 참기->낮잠을 못 자면 아프다. 웃음을 못 참는다. 푸히히히 ^-^
Q. 가장 자신있는 분야는 A. a. 난간에 올라가서 애들 놀래키기 / b. 눈사람 만들기 / c. 비눗방울 만들기 / d. 사탕 나눠먹기 / e. 날씨에 따라 교정을 거닐며 기분내기 f. 혼자 교실 청소하기 / g. 그림 그리기 (정밀묘사를 연상하지 말 것!) / h. 날개 달기 / i. 단어 외우기!
200X년판 학교 교지에 실린 내용이야. >>26에도 적었지만, 다시금 생각나서 내가 우연히 소장하게 된 과거 교지들을 다시 한번 읽어봤어. 정말 선생님다우신 내용이야. 조용히 미소짓다가도 다시 우울해지기도 하고...... 선생님에 관한 걸 볼 때면 아직 감정 기복이 좀 심한 것 같아;
117:이름없음:2009/12/18(금) 20:12:17 ID:tG8CKPG2hY 휴우... 오랫만에 이 스레에 글을 남기는구나.
결국 이 스레를 어머니께 들켰어. 새벽까지 노트북 컴퓨터로 내 대입수능성적분석을 엑셀로 하다가, 잠시 머리도 풀 겸 여기에 들어와서 연애판에 새로 갱신된 다른 씨팔러들의 경험담을 읽다가 우연히 내 스레를 열어놓고 바보같이 그냥 잠들어버렸지 뭐야 ㅠㅠ;
아침 8시쯤이 되어서 일어나보니까 어머니께서 내 방에 들어와서 노트북으로 이 스레를 읽고 있으시던 중;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그냥 옷 차려입고 학교 갔다왔는데 문제는 집에 돌아오니 이것에 관해서 어머니께서 비아냥거리시면서 계속 추궁하시더군. 결국 아니라고 몇 번이나 저항하다가 울컥하기도 하고, 뭐 이렇게 남의 사생활을 자꾸 캐묻고 다니는지 내가 무슨 죽을 죄라도 졌는지 억울해서 한바탕 싸우고 방에 뛰쳐들어와서 울어버렸지......
그 이후 이 스레를 열 때마다 그게 떠오르려고 해서 조금 두려웠는데...... 한번 용기내서 레스를 남겼어... 설마 이거 또 들키지 않겠지.
118:이름없음:2009/12/18(금) 20:45:15 ID:M8LXEqvMxc >>117 어머니 너무하시다... 그런 말은 좀 스루해도 좋으련만 ㅠㅠ 스레주 힘내 어머니께서 씨팔챈 주소를 알고 계신게 아닌 이상 들키지 않았을거야 아마..
119:이름없음:2010/01/13(수) 10:19:57 ID:VIZqf3p/rQ 휴우. 새해가 되어서 내 스레에 겨우 레스를 남기게 되네.
결국엔 정리하지 못했어... 어떻게든 지우고 싶었는데... 선생님 사진만큼은 못 지우겠더라. 그 마지막 1장만큼은...
15:이름없음:2009/11/06(금) 15:45:59 ID:bYFJ4532g2 >>14 아..ㅋㅋ 그래? 머에 그렇게 상처를 받은거야
16:이름없음:2009/11/06(금) 15:49:00 ID:ZwzS+AWgxU >>15 ..아니 그냥 좋아하는사람이 생겼는데 요즘 바쁘대 근데 난 이게 바쁜게아니라 무작정 날 피하는거같이 느껴져 그냥 바쁘다고 미안하다는데 나쁜쪽으로밖에 생각이 안돼 그러다 노래듣는데 노래하는사람 목소리가 그애 목소리랑 너무 닮았네. 지금까지 쌓인 외로움이 다 터져나오는거같아서.. 출근해서부터 지금까지 잘 버텼는데 이러네.. 자리에 앉아있는데 계속 눈물나..
17:이름없음:2009/11/06(금) 15:50:18 ID:bYFJ4532g2 >>16 아... 내가 마땅히 해줄말이없구나... 힘내라구.. 그런데 진짜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듯 싶네.. 진짜바쁜거 일 수도 있으니까 기다려보라구 성습하게만 하면 다 망칠뿐이야
:이름없음:2009/11/09(월) 00:58:07 ID:Z1RLoMMDrw 먼저 나한테 말을걸어온건 그쪽 처음에는 부담없이 이야기하는 사이였지만 내가 그녀석을 좋아하고 있다는걸 깨달은뒤 잊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부로 불친절하게 대하니 그녀석은 내가 자신을 싫어하는 줄 아ㄴ보다 나랑 이야기하는게 싫어라고 물어보길래 인제 이야기하지말자 라고 대답해버렸다 그뒤 2주간 서로 아무말도 안하고 지내는상황 진짜 최악이다;; 현재 고1 중학교때 놀다가 공부못하는 인문계고등학교에 들어와버렸다 이제 막 공부에 눈뜨고 공부를 시작해서 반10등부터 3등까지 차근히 올렸다 이제 막 공부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제 목표가 생겼는데 힘들다 너무
2:이름없음:2009/11/09(월) 01:00:36 ID:Z1RLoMMDrw 스레 새우니까 전부 자로 가버린가... 지금은 EBS듣는중...
3:이름없음:2009/11/09(월) 01:00:45 ID:HmAdVoOToU 아냐아냐 나 여기 있어!
6:이름없음:2009/11/09(월) 01:04:37 ID:HmAdVoOToU >>5 호오오. 자자자 다시 말을 건다!
7:이름없음:2009/11/09(월) 01:05:36 ID:Z1RLoMMDrw >>6 어떻게?? 일단 화해부터 해야될듯한데; 뭐라말하지?
8:이름없음:2009/11/09(월) 01:06:09 ID:Z1RLoMMDrw >>7 그리고 그때 장난스럽게 말한게아니라 정색하고 진지하게 말했다 나 너싫으니까 이제 말걸지말아줘 라고;;
9:이름없음:2009/11/09(월) 01:11:16 ID:HmAdVoOToU >>8 직구로 그랬으면 직구로 풀어라 그때 그런게, 진심이 아니라고 굽신굽신.
10:이름없음:2009/11/09(월) 01:14:14 ID:Z1RLoMMDrw >>9 역시 내가 먼저 말해야겠지?? 그녀석이 먼저 말걸어줄때까지 기다리면 안되겠지? 그런데 계속 좋아해도될까 나 지금까지 군대갔다오기전까지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었는데 그 가치관과 좋아하는 마음이랑 계속 교차되는.. 그녀석과 멀어지려는나와 가까워지려는 나 무지 혼란스러워 어떤게 옳은 건지도 모르겠고..
11:이름없음:2009/11/09(월) 01:27:17 ID:HmAdVoOToU >>10 그라췌! 난 자러갈래 졸려 잘해보라구!
12:이름없음:2009/11/09(월) 01:28:30 ID:Z1RLoMMDrw >>11 내일 보고할수있으면 와서 보고할깨.. 일단 사과하는걸로 할깨..
18:이름없음:2009/11/10(화) 00:30:51 ID:PuOY5Z6F2k 오늘 같은반 친한 남자애랑 사소한일로 말다툼했어 싸우고나서 내자리로 돌아와 앉아있었는데 그녀석(좋아하는 여자)이 와서 얼굴펴고 웃어라고 말하더라 결국 2주만에 그녀석이 먼저 말걸었다.... 기분않좋았는데 그녀석덕분에 그래도 싸운녀석한테 내가먼저 사과하고 끝냈다.. 알아보기 힘드니까 이제 여자를A라고쓸께
19:이름없음:2009/11/10(화) 00:36:17 ID:PuOY5Z6F2k 야자시간 A가 나한테 모르는 문제 물어보더라 원래 내가 말걸지말라고 하기전에는 A가 나한테 모르는 문제 많이물어봤었어 오늘 2주만에 처음으로 나한테 물어.. 본 나도 아무일 없었던것처럼 그냥 알려줬다. 그게 오늘 그녀석이랑 이야기한내용 전부.
20:이름없음:2009/11/10(화) 00:39:16 ID:PuOY5Z6F2k 아직 많이 어색하다 역시 미안하다고 말해야되는걸까? 근데 말을 못걸겠다. A는 나한테 아무런 감정없는데 왠지 나혼자 쇼하는 느낌 A는 그냥 날 모르는 문제 물어보는 사람정도로 생각 하는듯하다
21:이름없음:2009/11/10(화) 00:42:35 ID:PuOY5Z6F2k 보는 사람도 없고 하니그냥 옛날이야기나 적어볼까.. A를 처음본건 입학후 첫 야자하는날 공부열심히 하는애들 체크해두다가 봤다 우리학교가 워낙 막장이라서 야자 끝날때까지 공부한사람이 그날 날포함해서 7명 그중에A가있었다 엄청열심히 하길래 뭐슨 전교1,2등쯤하는 괴물인가 싶었다(알고보니 나보다 한참못하지만;) 첨음본건 그날인듯하다
22:이름없음:2009/11/10(화) 00:53:10 ID:PuOY5Z6F2k 첫시험친뒤 A가 못한다는걸 깨닫고 경쟁자에서 제외. 그뒤로는 나한테서 A는 전혀 관심없는 인간이 되었다. 2달정도 흐른뒤 5월에 학교 축제를 했었는데 A가 계주 반대표로 뽑혀서 뛰게되었다. 나랑 A는 아직까지 한번도 말한적 없었는데 A가 자기가 입고있던 겉옷을 나한테 맡기고 뛰로 갔다. 뭐지? 바로옆에 자기친구들도 있는데 나한테 주고가지라고 생각하며 그냥 옆에있는 그녀석 친구한테 넘겨줬다 그리고 A가 나한테와서 옷찾길래 A친구 한테 넘겼으니 그녀석한테 가보라고 말했었다. 아마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런 감정이 없었을꺼다
23:이름없음:2009/11/10(화) 01:06:10 ID:PuOY5Z6F2k 6월달쯤 A가 모르는문제 있을때마다 나한테와서 물어봤다 물어볼때마다 나는 알려줬고 그외는 사적인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
7월 A랑 조금친해졌다. 여전히 공부관련 대화 쉬는시간에 가끔 나한테와서 말을건다 공부하지마ㅋㅋ 다음시험은 내가 꼭이긴다 등등 난 먼저 말을걸은적은 없었다
24:이름없음:2009/11/10(화) 01:18:45 ID:PuOY5Z6F2k EBS 들으면서 졸면서 적으니 뭔가 글이 많이 어색하네.. 졸려ZZZ
25:이름없음:2009/11/10(화) 01:22:18 ID:Qoa70zhAdM 이 스레 재밌네
1:이름없음:2009/11/09(월) 16:09:27 ID:dO7UZDDze2 어디엔가 누구에겐가 꼭 한번은 말 해야 할 것 같아서 스레드 세웠어. 어쨌거나 익명이라는 걸 방패삼아서 단순한 내 첫사랑 이야기를 할테니 욕은 하지 말아줬으면 해.
2:이름없음:2009/11/09(월) 16:14:14 ID:dO7UZDDze2 중학교 때 인터넷 채팅방에서 알게 된 친구가 하나 있어.
당시에 나는 학교에서 빵셔틀처럼 부려지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힘든 상황이었고 비록 온라인이긴 했지만 그 친구는 내게있어 한 줄기 빛과 같은 친구였어.
그렇게 하루하루 집에 돌아가자마자 노트북 펼쳐들고 그 친구랑 노닥거리는 낙으로 지내오다가 결국 학교에서 크게 한번 집단구타를 당하고 몸은 석달가량 입원하는것으로 회복이 됐지만 마음이 많이 다쳐서 학교에는 복귀하지 못 했어.
3:이름없음:2009/11/09(월) 16:14:46 ID:dO7UZDDze2 처음 1년 동안은 사람이 무서워서 집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올빼미형 인간으로 노트북만 쳐다보고 살았어. 그러다보니 자연히 그 친구가 학교끝나고 메신저에 들어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나날들이 지속됐고 친구가 접속하면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듣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같은동네에 살고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부쩍 더 친해지게 된 것 같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바깥세상과의 통로가 돼줬던 그 친구 덕분에 점점 낮에 일어나서 해를 보는 시간이 많아지고, 꼬박 1년만에 밖에도 나가보고.. 병원에도 다니기 시작했었으니까..
4:이름없음:2009/11/09(월) 16:15:03 ID:dO7UZDDze2 그러고보니, 우리 엄마는 내가 1년만에 신발장에서 신발을 찾고 있으니까 어디가는지 묻지도 않으시고 10만원을 덥썩 쥐어주시더라. 물론 집 앞 슈퍼에 가려고 나섰던거라. 550원밖에 못 썼지만(-_-)쵸코우유
5:이름없음:2009/11/09(월) 16:15:24 ID:dO7UZDDze2 다시 본론.. 그 친구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오프라인에서 막 고등학생이 된 친구를 처음 만났어.
첫 인상은 지금은 딱히 기억이 안나고, 그냥 그동안 공유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였는지 어색할 것도 없이 놀이터에 앉아서 히죽거리고 또 서로 영화를 좋아하는 취미도 같아서 그 후론 만날때마다 영화 보고, 또 놀이터에서 히죽거리는 단순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만났어.
그때까지만해도 둘도없는 친구였고.. 나나 친구나 서로 그 이상의 감정은 없었다고 생각해.
6:이름없음:2009/11/09(월) 16:16:03 ID:dO7UZDDze2 그런데.. 친구가 고2 중반 쯤 됐을 무렵부터 점차 묘한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어. 플래그가 섰다 그러지?ㅋ..
어릴때부터 워낙 이 애, 저 애 눈치만 보고 관찰하고 지내서 그런지 촉이 꽤 좋은편이라.. 금새 알아차릴 수 있었어.
근데 그걸 알아차린 순간 좋고 싫은 감정을 떠나서, 갑자기 무섭더라. '유일한 친군데.. 어.. 어쩌지.. 없어지면 안되는데..' 싶은거야. 그래서 여러 날 고민하다가 일단은 모른 척 하되, 다가온다면 오케이 해야지 생각했어.
8:이름없음:2009/11/09(월) 16:16:37 ID:dO7UZDDze2 그 후로도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나도 내심 기다렸었는지, 얘가 기운만 열심히 뿜어내고 별 다른 기색이 보이질 않자 답답한 마음에 손도 잡아보고, 추우면 안기기도 하고 그랬어. 근데 대학에 가서도 별 반응이 없어서 '아 내가 착각했구나. 자뻑이었구나' 생각하던 찰나에..
이새끼가 입술을 덮치고는 군대에 가버린거야(-_-)
9:이름없음:2009/11/09(월) 16:16:49 ID:dO7UZDDze2 >>7 여자
10:이름없음:2009/11/09(월) 16:16:55 ID:XAywFeJyH6 ....ㅇ? 난 내가 세운 스레는 냅두고 이거나 들어야지.... 세운 스레는 (친하게 지내던 남자애랑 여자애가 사귀면....) ㅇㅇ 시작해
11:이름없음:2009/11/09(월) 16:17:09 ID:dO7UZDDze2 어떤 시작도 하지 않은채로, 어떤 매듭도 짓지 않은채로.. 대놓고 기다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기다릴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에서 일말상초까지 기다렸던 것 같아.
그리고 그 때 마침 몇 개월동안 날 죽기살기로 따라다닌 사람이 있었어. 제발 만나만 달라고 따라다녀서.. '에라, 확신도 없는 놈 기다리느니.. 이렇게까지 하는데..'하는 마음으로 그 사람을 만나게 됐어.
12:이름없음:2009/11/09(월) 16:17:40 ID:dO7UZDDze2 근데, 뭐가 잘못되려고 그랬는지.. 그 사람 만나고 한달만에 그 사람 전 여자친구가 내 싸이로 갖은 폭언을 담은 쪽지를 보내더라. 그 다음엔 방명록, 또 그 다음엔 네이트온(이건 거절하긴 했는데), 그 다음엔 전화까지.. 갖은 방법으로 스토킹하면서 괴롭히는데 거기다 대거리 한번 못하고, 혼자 꾹꾹 눌러 참다가 다시 예전에 앓았던 우울증, 대인기피증이 살아나버린거야.
13:이름없음:2009/11/09(월) 16:18:03 ID:dO7UZDDze2 멀쩡해졌다고 여겼는데 갑자기 그렇게 되니 다 싫어지더라. 귀찮고, 무섭고, 숨고싶고, 몇번이고 사고(思考)의 끝을 향해 달리다가 핸드폰 깨부수고, 싸이 폐쇄하고, 네이트온에 추가 된 사람들 지우고 차단하고
이번엔 그 친구까지 포함해서 모두를 끊어버렸어. 그 후로 또 2년 가까이 시한폭탄인채로 지냈지.
15:이름없음:2009/11/09(월) 16:18:30 ID:dO7UZDDze2 그리고 얼마 전, 그 친구를 다시 만났어. '이 답답한놈 그냥 이번엔 내가 말하리라' 다짐하면서,
만나자마자 그동안 못 만났던 2년 남짓의 이야기들을 서로 줄줄이 쏟아냈어. 내가 아팠던 이야기.. 합리화라 생각이 들지 몰라도,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넌 참 멍청한 새끼라고도(-_-)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전역하면 고백하려 했다는 말.. 내가 흔적도 없이 증발해버려서 많이 힘들었다는 말.. 그래도 언젠간 돌아올거라 생각했고, 요즘.. 그 느낌이 들던참이었다고.. 그래서 내가 다시 나타나면 흔들리지 않을거라 확신했는데.. 아직도 흔들린다며 놀랍다는 말.. 더불어 나쁜년이라는 말까지ㅡ_ㅡ(누가 할 소린데)
나도 그 친구가 느꼈던 것 처럼. 곧 돌아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어. '그때는 이렇게 해야겠다.'라고 미리 생각하진 않을거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또 레스 달도록 할께.
31:이름없음:2009/11/09(월) 18:36:36 ID:lTBtDkdT3I >>30 그럼 현 상황은 상대방은 여자친구가 있고 스레주는 혼자인 상태, 둘은 친구관계도 아닌 완전히 이별
이게 맞아?
32:이름없음:2009/11/09(월) 18:48:19 ID:dO7UZDDze2 아 >>31 말 들으니 떠오르는게 있네.
친구를 다시 만났을 때, 무척 애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널 잊고 지금 여자친구와 잘 지내고 있다'라고 외치고 있는듯이..
현 상황은 친구는 여자친구가 있고, 나는 혼자야. 건너서 들은바로는 친구네는 지금 사이가 그리 좋지 못하데.. (이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절반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부분)
다시 된 연락을 일부러 전화번호까지 바꿔가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끊거나 하진 않았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많이 편안해져서.. 그냥 서로 연락처는 알지만, 연락은 안하는 관계야. 집도 코앞인데, 길가다 마주쳐본 적도 없고..
33:이름없음:2009/11/09(월) 19:37:25 ID:lTBtDkdT3I 왠지 >>20을 보니 미련이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길래
34:이름없음:2009/11/09(월) 20:54:10 ID:SM2b44fVgk >>33 미련은 분명히 있어,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더라구. 그리고 그 미련때문에 얼마전까진 꽤 힘들었어. 시작도 못 해봤다는 안타까움+소유욕+내 마음을 다 감당할수가 없었거든.
신경이 곤두서거나 하면 금방 크게 앓곤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앓는 도중에 어렴풋이 '돌아오겠구나, 돌아올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 그래서 나도 마음의 여유를 조금 가져보기로 했지.
35:이름없음:2009/11/09(월) 20:55:27 ID:SM2b44fVgk >>33 그래서 지금은 정-말 마음이 편안해. 위에 적었듯이, 가지지못해 안타까운 마음도 없고, 잘 되지 못했다고 아프지도 않고, 그냥 오래 전 부터 지녀 온 좋은 마음 하나만 남아서. 절반은 진심으로 그 친구가 여자친구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고.
그 친구와 내가 정말 인연이라면, '언젠가 이 마음이 사라지기전에 타이밍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므흣한 기대도 하고 좀 더 내 삶에 충실하면서 기다려보려고..
아 나 스레주야. 컴퓨터 옮겼더니 ID바뀌었네
36:이름없음:2009/11/09(월) 21:38:49 ID:lTBtDkdT3I >>35 뭐, 그런 상태라면 스레주는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거니까 마음 정리 잘 하고 좋은 사람 만나길 바라
20:이름없음:2009/11/12(목) 23:31:17 ID:Cl3J8R8GpQ 아직 어리니까, 너무 남자한테 끌려다니지 말고 즐겁게 데이트도 하고 밤일은 언제든 할수있으니까 너무 오락실에만 다니지 마,
21:이름없음:2009/11/12(목) 23:31:40 ID:spMAausmDE >>19 나는 오락실가면 리듬게임>ㅁ< 못하긴 하는데 재밌으니까 ㅋㅋ 실력이 슬슬 느는거 같기도 하고~ 대학생인데 대학생이 아니야 <
22:이름없음:2009/11/12(목) 23:32:59 ID:spMAausmDE >>20 지방이라서 놀 만한 데가 없어 어차피 만나는건 주말 뿐이기도 하고
23:이름없음:2009/11/12(목) 23:33:30 ID:vCNSpykg1E 음 그러고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난 엄마한테 남자친구 사귀는거 말하거든
전에 남자친구 집에서 한번 자고 온 뒤로는 [물론 남친 집엔 아무도 없었다] 이젠 자고와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거 같애 ... 남친 집에 아무도 없었던건 모르지만 ㅋㅋㅋㅋㅋㅋㅋ 이젠 오히려 엄마가 자고 올거냐고 물어봐 .... 너무 시크한거같아 우리엄마
나도 나중에 내 딸한테 그럴 수 있으려나
24:이름없음:2009/11/12(목) 23:34:30 ID:vCNSpykg1E >>20 아아 끌려다닌다기보단 ... 나름대로 즐거우니까 괜찮아 데이트는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ㅋㅋ
25:이름없음:2009/11/12(목) 23:34:38 ID:Cl3J8R8GpQ >>22 나중에 헤어지고 나서 그 사람과의 추억이 붕가붕가밖에 없다면? 지금 내 애인이랑 나도 서로 바빠서 주말이나 밤에만 만나는데 그 시간을 토막내서라도 데이트 하고 서로 추억 만들어주는데 연연하거든… 솔직히 오락실에서만 하는 데이트에 불만 없어? 네가 없다면 괜찮은거고
26:이름없음:2009/11/12(목) 23:37:01 ID:spMAausmDE >>23 우와...부럽다ㅠ 난 아직 부모님한테 얘기 못하고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눈치;;
>>25 오락실이나 PC방 가서 하는 데이트가 이쪽에서는 그 나름대로 추억이니까- MT 가더라도 내내 붕가붕가만 하는건 아니잖아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러니까 상관 없는거 아닌가...
27:이름없음:2009/11/12(목) 23:38:27 ID:Cl3J8R8GpQ >>26 걍 남자랑 나랑 나이대가 비슷한데 애인 데리고 오락실이니 PC방이니 다닌다니 좀 한심해 보여서 한마디 한거 뿐이야, 열심히 연애해라~
28:이름없음:2009/11/12(목) 23:38:27 ID:vCNSpykg1E >>26 뭐 자기가 괜찮다면 괜찮다고 생각해 사람 나름이니까
그런데 지방이라면 어디에 사....냐고 물어보면 실례일까 프라이버시 침해 아닌가 몰라; 미안해
29:이름없음:2009/11/12(목) 23:40:45 ID:spMAausmDE >>27 내가 가자고 하니까 가는건데 이상한건가 ;ㅁ;
>>28 서울에서 48분, 강원도★ 말이 48분이지 버스로는 1시간...OTL
30:이름없음:2009/11/12(목) 23:41:22 ID:vCNSpykg1E 나 지금 내꺼 목도리 뜨는데 내일 할껀데 다 뜰 수 있을까..
덧붙이자면 커플목도리 ^*^ 남자친구껀 이미 다떴다
어쨌든 내일 줄 생각이기 때문에 내꺼도 다 뜨고 자야해 ... 내일 단어시험 있는데 이러고 있어 ㅋㅋㅋㅋㅋㅋㅋ 까짓거 내신에도 안들어가는 단어쪽지시험 컨페로도 충분해
31:이름없음:2009/11/12(목) 23:41:50 ID:Cl3J8R8GpQ >>29 하긴 나도 그 나이대엔 오락실이니 PC방이니 찾아 다녔으니까 그 생각을 못했네, 마음 풀어~~~
32:이름없음:2009/11/12(목) 23:42:35 ID:vCNSpykg1E >>29
1시간? 별로 멀지 않은거 같은데 난 수원살고 남자친구는 광명사는데 지하철+버스 하면 한시간이 넘어 ㅇ<-< .. 주말에만 만나는 수준~
근데 둘이서 데이트 하러 한시간이면 좀 그런가 ..
33:이름없음:2009/11/12(목) 23:46:34 ID:spMAausmDE 좋은데 뭐 어쩔수 없지~~ 돈이 문제지만 OTL
34:이름없음:2009/11/12(목) 23:48:27 ID:vCNSpykg1E 돈 ㅇ<-< ... 나도 요즘 돈이 쪼달려 ;
친구曰 남자친구가 있었음 좋겠는데 기념일 같은건 안챙기는 남자친구였음 좋겠어 귀찮아
..하지만 난 친구랑 달라서 포기할 수 없다구 ㅇ<-< 남자친구가 이것저것 돈 많이 쓰는데 좀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
35:이름없음:2009/11/12(목) 23:50:28 ID:spMAausmDE 나는 오락실에다가 주말엔 밖에서 밥을 먹었더니, 돈이 ..OTL 그나마 다행인건 기념일 같은건 둘다 신경 안쓰는 편이라서~ 그래도 이번 빼빼로데이때는 큰맘 먹고 7000원쯤 썼...더니 잔액이 ..OTL
36:이름없음:2009/11/12(목) 23:52:32 ID:vCNSpykg1E 어? 빼빼로데이 챙긴거야? 난 빼빼로데이 그냥 넘겨버렸는데;
그냥 주말에 만났을때 빼빼로 작은거 먹고 끝이었어
빼빼로먹기 재밌더라 ㅋㅋㅋㅋ흔히 연애버라이어티에서 하는 그거 다만 프로그램에서처럼 수줍고-_-그런건 없었지
성큼성큼 ㅋㅋㅋㅋㅋㅋ
37:이름없음:2009/11/12(목) 23:53:27 ID:spMAausmDE 첫 빼빼로데이라서....라는 이유도 있고 남자친구가 과자를 좋아해 ㅋㅋㅋㅋㅋㅋ
38:이름없음:2009/11/12(목) 23:54:46 ID:vCNSpykg1E 나도 첫 빼빼로데이였는데 OTL... 챙겨줄걸 그랬나
119: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1:16:50 ID:f/TlOF3n6Y 어 아니 113이 아니라 115..잘못썼어 ㅋㅋ
120: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1:18:29 ID:f/TlOF3n6Y 난 그래서 항상 남자친구에게 말하지 나만한 여자친구 없을 거라고 ㅋㅋㅋ
121:이름없음:2009/11/13(금) 01:19:00 ID:6SaEKQL+oc 정말 없어~ 온라인으로는 모르는거지, 나 나름대로 정말 다정한편이고 이사람저사람 잘 챙겨주고 착하다고 생각하는데 친구들도 말로는 그렇게 하는데.. 그걸론 안되나봐? 일단 내가 외모가 진짜 안되거든;; 요즘들어 이생각이 자주나서 큰일이다; 어쩔수없이 외모가 영향을 미치는건 당연한거지만;; 아니면 내성격이 정말 안좋다던가, 둘중 하나겠지?
122: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1:22:02 ID:f/TlOF3n6Y >>121 별로 성격이 모난거 같진 않은데.. 내 남자친구도 .. 솔직히 말하면 별로 그렇게 잘난 남자는 아니야 키 170에 좀 떡대 있고 ㅋㅋ 걍 그래.. 하지만 콩깍지가 씌이면 얘기가 달라지지 역시 자기랑 잘 맞는 사람을 아직 못만난 거겠지
솔직히 난 다른 애들이 그렇게까지 외모 많이 보는 거 이해가 잘 안가; 물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잘생기면 좋기야 하겠지만
사람으로 보기 힘들정도의 외모만 아니면 괜찮은거 아니야?
123:이름없음:2009/11/13(금) 01:23:46 ID:6SaEKQL+oc >>122 ..뭐 나 사람처럼 보이긴 하는거같아(....) 근데 잘 모르겠어. 나 전에 좋아하던사람 3년 넘게 좋아했었거든? 그런데 친구로부터 걔가 날 마음에 안들어하는 이유를 들었을때 친구로 지낸 기간이 길었던데다가, 가치관 차이도 꽤 있고, 외모가 맘에 안든단얘기까지. 이미지가 변하면 얼마든지 ok라고는 하지만말야.. 3년동안 내가 좋다고 표현한게 몇번인지 모르겠어.. 그리고 다이어트했을땐 알아보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받아서 찌니까 그건 또 알아보고.. ..가치관차이 하나만가지고는.. 솔직히 좀 그래.
124: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1:27:05 ID:f/TlOF3n6Y >>123 그런건 믿으면 안되는거야 본인한테 들은 얘기가 아니니까 다른 사람한테는 얼마든지 다르게 이야기 할 수 있잖아
그리고 ㅋㅋ 다이어트라는 게 원래 그래 빠진건 티가 안나도 찐건 확 티가 나지
음 그리고- 친구로 지낸 기간이 길었단 이유가 더 클 수도 있는거고
난 사람을 감?으로 판단하는 편인데 외모가 괜찮아도 별로 인 경우도 있더라 그냥 왠지 아무 이유없이 이사람은 좀 별로야, 이런거?
너무 상심하지마~ 또 금방 다른 사람 나타날꺼야
125:이름없음:2009/11/13(금) 01:28:26 ID:6SaEKQL+oc >>124 그래.. 그러기만 기다려야지. 이런얘기는 정말 들을때마다 힘이나네.. ..그리고 좋아한단얘기는 만나고 3개월쯤 되던날에 했었어, 내가 정말 그때 딱 좋아한다고 얘기 안하면 심장이 터져서 죽을거같았거든...T_T 뭐 근데 그때부터 쭉 싫다네? 그래서 다른사람 좋아하면서 포기하게됐지. 그 다른사람도 지금은 좋아하진 않지만말야.
126: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1:28:33 ID:f/TlOF3n6Y 남자친구랑 전화하고 왔다 내일 데이트 예정이었는데 비온대!! 으악 그나저나 나 이렇게 늦게 잠들면 ㅋㅋㅋ폐인몰골일텐데 내일 완전 판다되겠군.. 밤이라 상관없으려나
벌써 한시반 되어가네 일단 씻고 와야겠어
127:이름없음:2009/11/13(금) 01:29:35 ID:6SaEKQL+oc >>126 :3 다녀와~ 그리고 얼른 자!!
128: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1:48:35 ID:f/TlOF3n6Y 씻고왔어 자고싶지만 잘 수가 없어 ㅋㅋㅋㅋ 이 중독성...
129:이름없음:2009/11/13(금) 01:48:49 ID:6SaEKQL+oc >>128 ㅋㅋㅋㅋ 그럼 나랑놀아줘! 나 심심해~
143:이름없음:2009/11/13(금) 02:14:13 ID:6SaEKQL+oc >>142 아 여기 보고있을지도 모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나 누구 좋아할때 처음 봐서 이쁘다고 좋아하는일은 단 한번도 없었어. 같이 있으면서 오래 웃어주면 그렇게되거든.; 어쩐지 옆에있으면 가슴이 쿵쾅 뛰고.. 말도 잘 못하겠고.. ..이런말은 필요없고 이유라면.. 참 사람이 좋은사람이야. 포기하게된 지금도 분명 좋은사람이고..
144:이름없음:2009/11/13(금) 02:15:06 ID:6SaEKQL+oc 아유 모르겠다 설명 잘 못하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냥 옆에 있으면 두근두근하고 같이있고싶고 그랬어..
145: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2:16:56 ID:f/TlOF3n6Y >>143,>>144 ㅋㅋ의 수가 갑자기 급격히 늘어난걸 보아하니 부끄러워하는구낰ㅋㅋㅋㅋㅋㅋ
그래 뭐 인연이 아니었던거겠지
사실 이유를 물어본 내가 바보같닼ㅋㅋㅋㅋ사람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있다고
146:이름없음:2009/11/13(금) 02:17:24 ID:6SaEKQL+oc 갈수록 내가 손대면 깨질거같은 그런거있지? 그런느낌도 많이 들었고. 그래서 스킨쉽이라던가 이런거 시도도 못했어...ㅋㅋㅋㅋ 다른사람이 손댈때마다 죽여버리고싶었지만.. 뭐.. 으헠ㅋㅋㅋㅋ 아오 잘 모르겠어 ㅠㅠㅠㅠ
147:이름없음:2009/11/13(금) 02:18:45 ID:6SaEKQL+oc >>145 그래 뭐 그런거지 ㅠㅠㅠㅠ 이거 보면 나 진짜 다음에 걔 얼굴 못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이런거 쓰면서 또 걔한테 두근두근할까봐 무섭기까지해, 나 차인거까지 다 알거든 웃기잖아 모양새가 ㅠㅠㅠㅠ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앟ㅇ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려줘 ㅠㅠㅠㅠㅠㅠ 나 지금 너무부끄러워 ㅠㅠ
그러고보니깤ㅋㅋㅋㅋㅋㅋㅋ나도 외로움이 사무쳐서 지금 남자친구 만나게 된건데 인터넷으로 만났어 ㅋㅋㅋㅋㅋㅋㅋㅋ
159:이름없음:2009/11/13(금) 02:32:24 ID:6SaEKQL+oc >>158 있잖아 이런말하면 싫어하겠지만.. 나 도저히 소개팅 이런건 안돼. 나에 대한 자신감이 되게 부족하거든. 특히 외모가. ..솔직히 나는 외모는 폭탄이야; 진짜로.. 돼지거덩..
나도 좋아하는사람들이라던가 다 인터넷으로 만났어 :3 요즘 그런사람들 많아서 별로 이상하지도않더라구~
160: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02:35:37 ID:f/TlOF3n6Y >>159 아니.. 지인으로 시작한게 아니라 ㅋㅋㅋㅋ 아예 처음부터 인연만드는 그런 카페에서 내가 찍어서 문자했어
연애하는데 자신감 결여는 치명적이야 자신부터 스스로 자신을 사랑해야지, 안그럼 누가 자신을 사랑해주겠어
161:이름없음:2009/11/13(금) 02:36:57 ID:6SaEKQL+oc >>160 응 그거 나도 이해하고 진짜 그렇게 하려고 수없이 노력했었어~ 근데 나 예전에 차일때, 정말 좋아하던 누나한테 고백했었는데 너같이 못생긴새끼랑은 안사귄다구, 알고라도 지낼려면 얌전히 있으라는 소리 들었었다? 그누나한테 나 정신적으로 엄청나게 의지하고있었거든. 지금은 아니지만서도. 근데 나 진짜 이게 잊혀지질 않아..
162:이름없음:2009/11/13(금) 02:39:25 ID:6SaEKQL+oc 심하게 상처가 남았는지 어쨌는지 도저히 외모에 대해서 자신감이 안생긴다? 내가 사람답게 안생긴건 아니라는 생각 하는데도 무지 오래걸렸어.
트라우마 생겼구나; 너무하네 그 누님 아무리 그래도 그런건 좀 아니지 않아? 너무 직설적이라구 차라리 그냥 싫다고만 말하지 그런건 예의가 아니야 ..
근데 그렇다면 오히려 독기 품어서 악으로 깡으로 멋있어질 생각은 없어?
164:이름없음:2009/11/13(금) 02:41:38 ID:6SaEKQL+oc >>163 그, 전에 좋아하던 사람은 정말 저사람 옆에 있으려면 내가 어떻게든 살이라도 빼서 정상인 체형이라도 갖춰야겠다는 생각은 했었어. ..근데 그러고나니까 진짜 아무것도 먹기 싫더라? 나 한달 반동안인가 밥 두숟가락먹었어. 그러더니 한 25키론가 빠져서 89키로대까지 내려갔었어.
근데 못알아보더라고. 살빠진거같지않냐니까 모르겠대. 그다음부터 다시쪘어. 진짜 미치겠더라..
기대를 깨는거 같아 미안하지만 말이얔ㅋㅋㅋㅋㅋ 남자친구는 내가 목도리 뜨는거 이미 알고 있어 ㅇ<-< ... 다떴다는건 모르고 있지만~
원래 오늘 데이트할 때 줄 생각이었는데 -_-
191: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17:34:56 ID:f/TlOF3n6Y 계속 전화해도 안받으니까 옆에서 어머님이 남자친구가 전화 안받는구나? 하면서 수능 끝났는데 걔가 집에 있겠니, 친구들이랑 노느라 바쁘겠지 하고 내 가슴에 비수를 꽂았어 OTL...
203:이름없음 ◆zbzrBnNNMM:2009/11/13(금) 17:51:53 ID:f/TlOF3n6Y 신종플루 때문에 학교가 휴교할 때였는데 남자친구한테 휴교 사실을 말하지 않았거든 이틀 휴교했으니까 첫날 연락 다 씹고 둘째날 학교 기습하려고 ㅋㅋㅋㅋ 연락 씹은거였는데 그때 좀 많이 미안하더라구, 이젠 다신 안그러기로 했지
1:이름없음:2009/11/13(금) 21:48:45 ID:HqMDP0s9ig 아이구 복잡해 ..... 그보다 지금 내가 여기 글 올린다고 보는 사람 있나.... 이것저것 울적해 지기 시작한다...
2:이름없음:2009/11/13(금) 21:51:08 ID:HqMDP0s9ig 혹시 게임같은거 하는 사람들, 게임에서 사람 사귀고, 결혼까지 하는 그런 케이스 본 적 많아?
내 경우엔 첫사랑을 게임에서 만났어 ㅇ<-< 극단적이라고 볼 수도 있고, 그냥 기분 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사랑이란 감정이 아니었더라도, 아니었다고 해버리기엔 슬픈 결말이 나버렸어...
그보다 누가 읽긴 하는거야 정말? 내가 바보가 된것 같다 ㅋㅋㅋㅋ 언젠가 '그사람'귀에 들어가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쓰는 거지만
3:이름없음:2009/11/13(금) 21:52:23 ID:d2UcJeb6io ... 게임이라, 게임 그만둔지 꽤 지났지만... 요새는 온라인으로도 사람들 만나니깐
4:이름없음:2009/11/13(금) 21:53:41 ID:d2UcJeb6io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경험이, 세상살아가는 감각이 될테니깐 좋게 생각해.
5:이름없음:2009/11/13(금) 21:56:08 ID:HqMDP0s9ig 왓 누군가 읽고 있긴 하구나, 진짜 기쁘다.. 계속 이야기 해 볼까, 그럼 읽기 시작해주는 사람도 생기겠지.. 일단 나는 고2 여학생(!), 말투가 이모양이지만 여학생 맞아. (여기선 다 반말 쓰는거 같아서 반말 쓰고 있긴 한데, 혹시 성가시면 존대로 바꿀게) 만난 첫사랑은.. A라고 하자.
던전 같은데에서 A를 만났는데, 걍 첫만남은 평범했어. 내가 좀 부상을 입었었고, A가 치료를 해 줬는데 말투가 되게 특이한 사람이었어. ~ 습니다 체로 끝나는, 모에모에 했다고 해야 하나.
당시의 나 중1이야 ㅋㅋㅋ 진짜 ㅋㅋㅋ 철없을 때지만 나 나름 고민도 많았어 맞벌이라서 혼자지내는 시간도 무지 많고, (투니버스 편성표를 다 외울 정도였으니..) 왜, 중2병 같은거 있잖아 ㅋㅋㅋㅋ 조금이라도 특별한걸 원하고, 뭐 그럴 때였지.
일단 A를 알게 되고 시간이 좀 흐르자 A가 먼저 고백해 왔다 '사귀는것이 어떻겠습니까'라는 식의 상당히 장중한 어투였는데
6:이름없음:2009/11/13(금) 21:58:33 ID:d2UcJeb6io 으음... 나도 게임으로 시작해서 만난 사람은 있었지...
7:이름없음:2009/11/13(금) 22:01:54 ID:HqMDP0s9ig 지금 뭔가 글 읽으면서 '나이도 어린데 꼴값은ㅋㅋㅋ'하는 사람 있을거 같아 그래도 들어줘, 당시의 나는 정말 심각했고,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말 못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해서 그런건지... (그래도 내년이 수능고사라니 눈물난다 ㅠㅠ)
각설, 일단 A의 고백을 받은 나는.. 꼴에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생각좀 해보겠다고 했었지 ㅋㅋ
그리고 나서 A가, 자신의 친구라면서 B를 소개시켜줬어. B는 남자. 일단 말하고 넘어갈게. A는 자신을 고1(당시 나 중1) 라고 소개했고, 소개받은 B는 동갑이었어. 나는 A, B와 굉장히 친해져서 늘 셋이서 던전도 돌고~ 즐겁게 게임을 즐겼지. 당시가 겨울방학 기간이기도 했고...
그리고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 내가 다시 A한테 예전 이야기를 꺼냈어 '사귀는것도 괜찮을거 같다'는 식으로
그랬더니 A가
'미안합니다. 사실 저는 B를 좋아합니다.'
문득 깨달았지. 이사람, 나한테 먼저 사귀자고 말은 했었지만 자기가 남자라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안했구나. 그렇다고 이사람이 양성연애자였다던가 하는건 아냐. 자기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 자체를 잊은 듯한 눈치였어.
9:이름없음:2009/11/13(금) 22:03:55 ID:d2UcJeb6io 사람 감정이라는게 지속되는 면도 있고, 바뀔때도 많으니깐...
10:이름없음:2009/11/13(금) 22:04:13 ID:HqMDP0s9ig 그런데 왠지 그런거 있잖아 숭고한 사랑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같은거. 당시의 내가 그랬던거 같아. 한번 좋아하면 끝까지 좋아해야 사랑이라고.
그래서 A가 여자건 뭐건 상관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A랑 B랑 잘되게 밀어주자고
근데 어느날 B랑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B한테 고백받았어
11:이름없음:2009/11/13(금) 22:05:10 ID:d2UcJeb6io 흐음... 복잡하게 되었군
12:이름없음:2009/11/13(금) 22:07:27 ID:HqMDP0s9ig 난 A랑 B랑 잘되게 해주겠다는 신념 뿐이었으니까 일단 B를 거절하고.. A랑 B를 이어주려고 노력하게 됐어
근데 A가 이상해진거야 B는 부산에 살았고, A는 서울에 산다고 했어. A는 주말마다 부산에 놀러 가겠노라고 B한테 연락을 했는데 정작 당일날에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오지 않는거야 사고가 났다는 둥.. 큰 일이 생겼다는 둥.. 심할때는 부산에 왔다고 연락해 놓고는 부모님이 잡으러(?) 와서 끌려간다고도 하고....
결국 B도 나도 A한테 질려버리고 말았어 이정도 시점부터 A는 본격적으로 이상해져버린것 같아
13:이름없음:2009/11/13(금) 22:11:27 ID:HqMDP0s9ig '사실 B를 좋아합니다'라는 말같은거 듣고도 끝까지 맹목적일수 있는 사람같은건 없을거야 사랑이니까 극복할 수 있을거야 싶은 마음에 A랑 B를 응원하기로 마음먹긴 했지만 A한테 '그럼 사귀자고 했던 말은 뭐였어요? 남자인 척(의도적으로 언급을 꺼렸던 듯 해) 한건?' 이라고 따질만한 용기가 없었을 뿐인건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A한테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 실제로 그랬던걸지도 모르고 ㅋㅋ
그래서 실친에게 많이 기대게 되었는데.. 실친을 C라고 하자. (알파벳은 이게 끝일거야!) C는 나에게 그 게임을 가르쳐준 장본인이었는데, 사태가 이렇게 된거에 대해서 일종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었어. 나는 A와 B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C하고 게임에서 결혼했고, 오프에서도 '여보'라고 불렀어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C하고 레즈관계처럼 되버렸어
아, 이정도 시점에선 이미 겨울방학이 끝난 중2 시기야.
14:이름없음:2009/11/13(금) 22:13:53 ID:d2UcJeb6io 애니맥스 잠깐 쳐다보고 왔더니 진행이 점점 더 대담해 지고 있다.
21:이름없음:2009/11/13(금) 22:19:06 ID:HqMDP0s9ig A와 B는 내 의도와 달리 가까워지지 않고, 난 뭔가모르게 C와 레즈관계가 되고...
B는 시간이 지나자 오히려 A에게 무관심이 되버리더라 그래서 A는 타깃을 나와 C로 바꾸어버렸어
'정령놀이'라는걸 시작했어. 나하고 C한테 정령이란걸 하나씩 붙여 주더군. 진짜 '정령'같은거 아니고, 자기 친구들인데, 나랑 C한테 관심이 있어서 '정령'같은 존재가 되고싶다는.. 상당히 황당한 거였어. 게다가 이 '정령'친구분들도 A의 1인 다역인게 뻔하게 보였고..
그치만 시간이 지날수록 A의 정령놀이는 도를 지나치게 되어서 '나 때문에' 나의 정령분께서 눈을 찌르고, 손가락을 자르고, 급기야 상처에선 구더기가 생기고.. 하게 되었다는거야.
결론적으로 나는 A때문에 상당히 곤란하고, 머리아프고, 우울한 상태가 되었고 C는 나에게 게임을 가르쳐 준것은 자신이라며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C는 A를 만나겠다며 무작정 집을 나가(외박은 안했지만 가출이었지) 서울로 가버렸어(이곳은 경남)
23:이름없음:2009/11/13(금) 22:19:50 ID:HqMDP0s9ig 미안해 아무도 안듣는거 같아서 나 되게 긴장하고 있었어 듣는 사람 많았구나! 고마워 나 타자 굉장히 빨라, 짧은타수 네자리수 나오니까 걱정마 ㅋㅋㅋ 지금부터 열심히 쓸게 ... 다들 읽어줘서 고마워!
24:이름없음:2009/11/13(금) 22:19:52 ID:d2UcJeb6io 으음 >>20의 말을 듣고 조금씩 시작한다... 지금이 25살이니 딱 10년전이군.
25:이름없음:2009/11/13(금) 22:20:23 ID:moSchlV2JY >>21 A는 정상에서 벗어난 애 같다.
26:이름없음:2009/11/13(금) 22:21:06 ID:moSchlV2JY >>24 10년 전....오래되었다. ㄱㄱ
사실 A가 나에게 악영향을 준다고 판단해서 떨어지려고 한건 처음이 아니었어. 당시 A,B,나는 버디버디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난 몇번이고 아이디를 지우길 반복했어. 그만큼 떨어지려고 노력했다는 소리야 그치만 난 A 좋아했었고, 그래서 집착같은게 심하게 남아버리고 말았던거야 몇번이고 돌아왔던거지
당시 나는 A가 빌려준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A는 내가 따지는 내용을 곰곰히 듣더니 딱 한마디 하는거야
'내가 이겼습니다'
그리고 메신저가 꺼졌어. 왜, 버디버디는 동시접속을 하면 기존 접속되어 있던 아이디는 로그오프 되거든. 다시 접속하려고 하니까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어.
28:이름없음:2009/11/13(금) 22:22:59 ID:d2UcJeb6io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 하자면 집안사정이란게 많이 안좋았던 15살이었다.
초등학교부터 어머니가 집을 나가시고, 들어오시고의 반복이고...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바람을 피셨지
부모님은 완전히 결별하셨고, 그 덕분에 나름대로 모범생에 성실했던 나는 영향을 크게받았어.
36:이름없음:2009/11/13(금) 22:26:37 ID:HqMDP0s9ig >>33 ㅇ<-<.... 뭔가 죄스러운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나는 왠지 B한테 집착하게 되었어 A한테 버림(?)받고 방황하던 시절을 계속 지켜봐준 것도 B 였고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지켜 봤다기 보단, A라는 존재를 공유한 사람이 B 뿐이었던 거지)
그치만 난 B를 한번 찼었고, B는 A한테 이미 무관심으로 일관하기로 한 상태라 내가 받은 스트레스를 이해해줄만한 상대도 아니었어. 그치만 난 B한테 무지하게 집착했지. 어쩔 수 없었어. 어쨌든 스트레스는 어디엔가 풀어야 했으니까
37:이름없음:2009/11/13(금) 22:27:45 ID:moSchlV2JY >>36 ...왠지 이야기가 비틀어지는 느낌이다. A가 안되니까 B라는 느낌도 들 수 있는 상황
38:이름없음:2009/11/13(금) 22:28:04 ID:d2UcJeb6io >>36 신경쓰지마~ 그런데 연연하지 않는다... 우옷 페이트 나온다. 페이트 보러가자...
케이블 신청하길 잘했다... 감동이야...
39:이름없음:2009/11/13(금) 22:28:24 ID:HqMDP0s9ig 참고로, A가 나한테 '내가 이겼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해서 내가 A한테서 완전히 떨어진것도 아니었어 생각해보면 나도 참 이상해 ㅋㅋㅋㅋ 집착이 도를 넘어서... 어떻게 해도 A라는 존재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었어 아무리 A가 의미없는 말만 지껄여도.. A가 아니면 안되는 무언가가 있었어 A한테 빌려쓰던 아이디가 '내가 이겼습니다' 이후 비밀번호가 바뀐 이후에도 난 내 스스로 아이디를 다시 만들어서 A와 계속 연락했거든....
40:이름없음:2009/11/13(금) 22:29:45 ID:moSchlV2JY >>38 ㅋㅋㅋㅋㅋㅋ >>39 너도 조금 애정결핍끼가 있는 듯하다. 나라면 저런 녀석은 현피일텐데.
41:이름없음:2009/11/13(금) 22:30:07 ID:HqMDP0s9ig 나도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ㅋㅋ 지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A한테는 계속 집착하고 있는 상태고,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계속 받고 있는 상황. 그래서 왠지 모르게 B에게 연연하고 있는 상태고.. C하고는 여전히 레즈관계고.
..뭐 적당한 타이밍에.
B에게는 여자친구가 생겼고 나에게는 1년간의 어학연수의 기회가 주어졌다. 미국이었어.
42:이름없음:2009/11/13(금) 22:30:21 ID:d2UcJeb6io 아직도... 제로의 사역마인가... 노트북 이동한다.
43:이름없음:2009/11/13(금) 22:31:18 ID:moSchlV2JY >>41 뭔가 흩어지는 군. 근데 끝이 아닌거냐?
44:이름없음:2009/11/13(금) 22:32:42 ID:d2UcJeb6io 유/무선 공유기를 선택한건 정말 잘한듯 싶다. 이렇게 TV앞에서 스레를 지켜보다니... 즐겁다.
45:이름없음:2009/11/13(금) 22:32:45 ID:HqMDP0s9ig 미국에 도착하고 나서도 나는 A, B와 연락을 계속했어. (C와는 헤어져 있다보니 관계가 묽어져서 지금은 그냥 친한 친구상태.. 그치만 그 당시 주고받았던 쪽지를 보자면 역시 오글오글....)
그치만 A와의 관계는 결국 결정적으로 틀어져버렸지. 계기는 기억나지 않아. 뭔가 결정적인게 있었던거 같은데.
결국 나의 모든 우울증의 화살은 B에게..... 지금 생각해도 이녀석에게 나는 민폐 덩어리였다.. 애정결핍인 녀석이 자신에게만 앵겨든다고 생각해봐라.
48:이름없음:2009/11/13(금) 22:36:24 ID:HqMDP0s9ig 이야기 너무 길어진다고 생각하면 다른것 하다가 보는 것도 괜찮을거 같아 ㅋㅋㅋ 사실 지금 여기 글 올리는것도 언젠가 이 글이 돌고 돌아 A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야 물론 나 A 증오해. 그치만 먼저 연락해줄 배짱이 있는 사람이잖아, 보다시피. 이사람 전화번호 아직도 갖고 있고 바뀌지 않은거 같지만 좀처럼 받지 않거든... 하긴 이런거 올린다고 먼저 연락한다면 그게 더 이상해 ㅋㅋㅋ
어쨌든, 어떻게 어떻게 하다가 B는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나때문은 아니야, 믿어줘!)
그치만 난 사귀고 이럴만한 상태가 아니었어. 이미 A한테 크게 뒤통수 맞은 상태였고, '사람은 못 믿어'라고 머리에 써넣어진 상태라고 할지 B에게 집착하는건 내 의지가 아니었어 오히려 난 몇번이고 벗어나려고 했었어! 그치만 그게 오히려 B한테 심한말 많이 하게 만들었지
지금 이 이야기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해도 좋아 기억하고 있는거 말하는것 뿐이니까
49:이름없음:2009/11/13(금) 22:37:46 ID:d2UcJeb6io 어린시절의 사랑은 놓치지 쉬운 법이지... 그래서 더 잊기 힘들고
50:이름없음:2009/11/13(금) 22:37:58 ID:moSchlV2JY >>48 거의 완벽하게 틀어졌군. 그래도 여태껏 대충 관계가 이어져있는 스레주도 대단하다
51:이름없음:2009/11/13(금) 22:39:35 ID:moSchlV2JY 아마 나라면 기껏 해봐야 미국 유학에서 모든 관계가 끊어졌을 텐데
52:이름없음:2009/11/13(금) 22:39:35 ID:HqMDP0s9ig B한테는 이런 말도 했었다 '넌 나에게 신과 같아.. 언젠가 넌 나를 죽이게 될거야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나도 널 죽이게 되겠지 우린 서로를 죽이고 아무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게 될거야'
녀석은 내 말 조금도 알아듣지 않았던거 같지만.. 애초에 A에게 무관심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내게도 무관심해 졌던 걸지. 그렇지만, B는 기분이 괜찮을 땐 나와 많은 이야기도 해 주었어.
그러니까, 나는 B에게 집착하고, 굉장히 깊은 관계를 바랬다고 말한다면 (깊다는 말은 좀 이상한가) B에게 나는 그저 인터넷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에 지나지 않았던 거지.
53:이름없음:2009/11/13(금) 22:39:43 ID:d2UcJeb6io 그나저나 마비노기라... 정식서비스 개장되고... 꽤 오래 했었는데... 이제 거의 다 그만 뒀으니...
54:이름없음:2009/11/13(금) 22:40:47 ID:moSchlV2JY >>52 확실히 스레주의 집착은 좀 심한데? 역시 나이탓이었던건가?
55:이름없음:2009/11/13(금) 22:41:43 ID:d2UcJeb6io 어라... 정령만 보고 마비노기인줄 알았더니... 다른 게임이었군... 크윽...
56:이름없음:2009/11/13(금) 22:42:08 ID:HqMDP0s9ig B를 원망하겠다는건 아니야 애초에 내가 이상하지 인터넷같은걸로 깊은 관계같은거 원하는 사람 흔치 않고 ㅋㅋㅋ
그치만 난 정말 간절했고 꿈을 꿀 정도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컴퓨터를 켜면 녀석이 보낸 쪽지가 도착해 있는거야 거기엔 내가 평소에 듣고 싶었던 말들이 다 적혀있는거지 나란 존재의 소중함이나, 뭐 그런거..
최근에도 그런 꿈을 꾸곤 한다.. 컴퓨터쪽지가 아니라 문자지만. 이런류의 꿈은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도 안가서 날 정말 슬프게 해 ㅠㅠ
57:이름없음:2009/11/13(금) 22:42:19 ID:moSchlV2JY >>55 ㅋㅋㅋ 너 뭐하냐 스레주는 심각하게 얘기하는데ㅋㅋㅋㅋㅋ
58:이름없음:2009/11/13(금) 22:42:55 ID:d2UcJeb6io >>57 미안... 제대로 듣고 있으니 걱정마... 내 스타일이 원래 좀 이래
59:이름없음:2009/11/13(금) 22:44:24 ID:moSchlV2JY >>56 너...좀 심하다 시팔에서 위로 좀 받을 필요가 있어.-_-;
60:이름없음:2009/11/13(금) 22:44:37 ID:HqMDP0s9ig 근데 여기서 또 A가 한방 터뜨렸다 어느날엔가 갑자기 A에 대한 정보가 알고 싶어서 이사람 아이디를 네이버 창에 검색했거든..
당시 난 내 스트레스를 블로그 포스팅으로 풀고 있었고 그 글들은 대부분 A에 관련된 글들이었지
근데 그걸 A가 복사해서 여러 카페들에 자기 글인 양 올린거야 자기가 지금 유학하고 있는것처럼 꾸미고, 자기가 나인 양
62:이름없음:2009/11/13(금) 22:46:27 ID:moSchlV2JY >>60 걔 좀 심하다. 정신병이 의심되는데 아니면 아주 개악질이다... 아, 미안 스레주, 그래도 이건 진심이다. 그런 식의 플레이는 아주 하급이라고 생각한다.
63:이름없음:2009/11/13(금) 22:47:39 ID:d2UcJeb6io >>60 사람들 의견유도해서 매도하는 방식은... 정말 유치한 짓이지만... 효과가 크지...
64:이름없음:2009/11/13(금) 22:48:10 ID:HqMDP0s9ig 58>> 괜찮아 나도 마비 한때 했었는데 ... 지금은 해킹당해서 접었지만ㅋㅋㅋ 59>> 위로해준다니 고마워 ㅠㅠ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어, 오늘 좋은 꿈을 꾸게 될거야!
내 우울증은 심각해지고 심각해 졌지만 더이상 B에게 집착하는건 무리인 상태까지 되버렸어 B가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 물론 B가 그때 날 싫어했느냐는 알 수 없지 그치만 계속 집착하다가..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드니 참을수가 없어서..
게임 내에서, 여러 남자들과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내 옛날 이야기라면서, 동정을 구하며, 이야기를 하고 울분을 터뜨리고...
그치만 한 사람에게 울분을 터뜨리고 동정을 구해 봐야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따름이었어
결국 또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고, 또 동정을 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사람, 또 다른 사람.. 계속 반복되었다
65:이름없음:2009/11/13(금) 22:48:35 ID:HqMDP0s9ig >>58, >>59 라고 적어야 하는데 잘못 적었군 .... ㄱ-
66:이름없음:2009/11/13(금) 22:48:55 ID:d2UcJeb6io >>64 마비노기 이야기는 잊어라... 이제 그만뒀으니 ㅋㅋㅋ
67:이름없음:2009/11/13(금) 22:49:51 ID:moSchlV2JY >>64 여기저기 울고 다녔지만 사람들은 그저 듣고 넘겼겠지. 당사자가 아니라 제3자니까. 이해한다
68:이름없음:2009/11/13(금) 22:50:46 ID:moSchlV2JY 마비ㅋㅋ 나이 들어서 돈 들이기 싫어서 때려쳤다.
69:이름없음:2009/11/13(금) 22:51:16 ID:HqMDP0s9ig 그러다가 남자친구를 (물론 인터넷으로) 사귀게 되었고, 유학기간이 끝난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어. 내 남자친구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한번도 만난 적은 없게 되버렸지만 ^^; A,B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나를 위로해 줬어 그치만 결국 헤어지게 되서... 솔직히 말하면 다시 남자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가 찼거든.. 차이는것보다 차는것이, 내 입장에선 더 괴로웠다. 더이상 자신의 감정을 믿을 수 없게 되는 그런 거였으니까
70:이름없음:2009/11/13(금) 22:52:43 ID:d2UcJeb6io 관계도가 확실히 복잡하군...
71:이름없음:2009/11/13(금) 22:53:23 ID:HqMDP0s9ig 참고로.... 한사람에게 울분을 터뜨리고, 시간이 흐르면 다른사람, 다른사람... 이 패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ㅋㅋ 중 3때부터 시작된거고 나 지금 고 2니까 2년째인가 다른 사람 찾지 않고 계속 버티려고 안간힘을 써 봤지만 기존의 사람에게 질리지 않는 방법도 없고, 다른 사람을 찾지 않으려고 하면 심각하게 우울해져 버려서 이건 뭐 병적 증세라는 의심이 들 정도야... 그냥 포기했다..
72:이름없음:2009/11/13(금) 22:53:28 ID:moSchlV2JY >>69 차인 지 얼마나 지난거? 좀 시간이 지나면 실연은 잊혀진다.
73:이름없음:2009/11/13(금) 22:54:22 ID:d2UcJeb6io 좀 지내다보면 좋은 사람만난다 괜찮아
74:이름없음:2009/11/13(금) 22:56:42 ID:HqMDP0s9ig 그, A가 내 글을 복사해서 올렸다는 그 카페 있잖아. 결국 A, 카페 내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켜서(내 글을 복사해서 올린 것도 있지만, 막 뇌종양이라고 구라치고 죽었다가 깨나고 하는 등 온갖 중2병 행세를 해대서) 영탈당했거든.. 그러니까 내 글을 복사해서 올린 만행은 밝혀지지 않고 A 사건이 종결되버린거지
난 진상을 밝히고 싶어서, (라기보단 내 이야기를 하소연하고 싶어서) 카페 채팅방에 들어가 A 이야기를 꺼냈지만..
다들 안좋은 기억인데 왜 그런 이야기를 꺼내냐,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A를 찾아가지 (나도 찾아가고 싶지만 못 찾아가는데) 왜 여기로 오느냐,
심지어는 나를 A하고 동일인물 취급하더군
그 이후로는 그 사람이야기를 하기 위해 카페 채팅방에 들어가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무서울 지경이야.
75:이름없음:2009/11/13(금) 22:57:07 ID:moSchlV2JY 스레주를 어떻게 위로해야 될 지 잘은 모르겠지만 여기는 그런 얘기를 쓰고 후련해지려고 오는 사람도 많다. 여기서 조금은 위로 받았길 빈다.
76:이름없음:2009/11/13(금) 22:58:07 ID:HqMDP0s9ig >>72 차인게 아니라 내가 찬거라니까 ㅋㅋㅋ 정확하진 않지만 2007년 12월 8일 오후 11시 18분 쯤 될거다. (요 근처일거야. 일기장에 몇번 적었거든)
실연은 잊혀질거라고들 말하지만 내 경우는 좀 특수하다고 말해도 될려나 정말 그러면 좋겠다 그치만 정말 우울한 날엔 '난 정말 다신 사랑같은거 못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나
77:이름없음:2009/11/13(금) 22:58:45 ID:BEQ88KtxrY 왠지 나 아는 사람 이야기 같다 ㅋㅋㅋ;; 좋은 사람 만날거야
78:이름없음:2009/11/13(금) 22:58:49 ID:d2UcJeb6io 사랑은 조급해하고, 위로받고 싶다고 해서 생기는게 아니라고 본다. 네가, 상대방이 서로 준비되어 있을때
찾아오는 것 같다... 스레주는 이전 기억 다 잊고 평범하게 살아봐라...
그게 도움이 된다.
79:이름없음:2009/11/13(금) 22:59:04 ID:HqMDP0s9ig >>75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후련해지고 싶었을 뿐이고, 사실 인터넷이라는 공간해서 이런 긴 이야기를 하며 위로받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었는데.. 다들 위로해 주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80:이름없음:2009/11/13(금) 22:59:36 ID:moSchlV2JY >>76 근데 이야기어조는 마치 차인 듯하다. 그리고 나도 그런 생각 한 적 꽤 있었다. 인연은 생각치도 못한데서 생기니까 좌절마라.
81:이름없음:2009/11/13(금) 23:01:05 ID:HqMDP0s9ig 디테일한 이야기는 다 빼고 .... 이쯤에서 이야기는 종결할까
중1 겨울방학때 시작된 이야기니 이제 거의 4년된 이야기다
아, 맞다. 마지막으로 B와는 올 유월 즈음에 연락을 안하게 되었다. 계속 연락하다 안하다 반복하고... 집착이 반복되고 하다가. 결국 끝났어. 서로 심한말 많이 했지... 마지막엔 정말, 서로 상처주는것밖엔 못했어
....최근 너무 외로워서 문자해버리고 말았긴 했지만 그래, 답장이 오질 않아서 더 외로워졌었지 참...
82:이름없음:2009/11/13(금) 23:02:01 ID:moSchlV2JY 일단 스레주는 사람 사귀는데 두렵다는 생각을 억지로라도 버려야 될 거 같다. 사람 사이라는 게 더 심한 일 있을 수도 있고 주먹질 오갈 수도 있는 거다 라는 식으로
83:이름없음:2009/11/13(금) 23:03:18 ID:d2UcJeb6io 방금전에 조급해 하지말고... 차분히 지금을,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인연 만날 수 있을거다.
그건 분명하니깐... 나쁜 기억들이나 좋지못한 일들은 잊고 살아가라...
계속 떠올리면 괴로울테니깐...
84:이름없음:2009/11/13(금) 23:03:34 ID:HqMDP0s9ig >>78, >>75, >>82 다들 정말 고맙습니다 미처 제가 못 보았을지도 모르지만, 제 하찮은 이야기에 글 남겨준 모두 정말 고마워요
13일의 금요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오늘은 TGIF! 좋은 밤이 되길 빌어요!
85:이름없음:2009/11/13(금) 23:04:03 ID:d2UcJeb6io 그럼... >>31에 이어서 이야기 계속 할까?
86:이름없음:2009/11/13(금) 23:04:15 ID:HqMDP0s9ig 좋은 인연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두의 충고 정말 고맙습니다, =D
87:이름없음:2009/11/13(금) 23:05:11 ID:HqMDP0s9ig 맞다맞다, >>31 이 있었지 자기 이야기만 하고 가버릴 뻔 했군 존대로 깔끔하게 끝내고 가려다 반말쓰려니 좀 이상하다
88:이름없음:2009/11/13(금) 23:05:54 ID:moSchlV2JY 오 글 이어써라
93:이름없음:2009/11/13(금) 23:09:38 ID:d2UcJeb6io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는데... 하다보니 즐겁더군... 게임속에서 친구를 사귀지는 않았다... 혼자서도 충분히 재미있었으니깐... 그러다가 우연찮게 요정의 숲에서 드러누워버렸고... 유저들이 많은 마을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나한테는 정말 큰 사건이었지.
94:이름없음:2009/11/13(금) 23:10:48 ID:HqMDP0s9ig >>93 순간 어떤게임인지 알아보고 싶어 '요정의숲'을 검색하는 나를 발견했다
95:이름없음:2009/11/13(금) 23:11:40 ID:d2UcJeb6io 여하튼 공포에(?)떨며... 원래 장소로 돌아가려는데 빨간색 아이디를 지닌 유저가 뒤따라 붙는게 느껴졌다. 그때는 정말 공포 그 자체였지... 여하튼 이제 끝장이다 생각해서 이리저리 도망쳤는데 그 유저가 다짜고짜 말을 걸더군... 10년전 기억이지만... 아마도...
101:이름없음:2009/11/13(금) 23:16:23 ID:d2UcJeb6io 하지만 내가 아이템을 건들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니, 상대방이 "왜 안가져가세요?" 라고 물었다. 뭐... 나란 녀석은 당연히 이런 대답을 했지.
"무서워서요..."
뭐, 상대방은 크게 웃었지만... 그게 인연이 됐다.
102:이름없음:2009/11/13(금) 23:18:16 ID:d2UcJeb6io 그 뒤로, 같이 게임을 하고... 상대방이 20살, 나보다 5살 많은 누나라는 걸 알게 됐다. 그때 당시 핸드폰 가진 15살은 많이 없었지만... 난 그때부터 있었다. 어머니가 이혼하시기 전에 사주고 간 물건이었거든...
104:이름없음:2009/11/13(금) 23:20:01 ID:d2UcJeb6io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서로 전화를 하고 문자같은 걸 보내면서 친해졌다... 꽤 가까운 근처 도시에 살아서 나를 몇번 찾아와서 만나기도 했다. 뭐... 나는 학생이라 얻어먹는 편이었지만... ㅎㅎㅎㅎㅎ
뭐 그렇게 사이가 점점 더 깊어졌다.
105:이름없음:2009/11/13(금) 23:21:54 ID:HqMDP0s9ig >>104 너무 풋풋해서 부러울 지경인 과거사야 .. ㅠㅠㅠ 여담인데, 나도 B랑 만난적이 딱 한번 있어. 부코에서 스쳐지나가듯이. 서로 어색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녀석한테 파인애플 사탕을 두개 받았는데, 그 이후로는 나 왠지 파인애플 사탕만 먹게 되버렸어
나같이 어중간한 만남에 비하면, >>104는.. 부럽다...
106:이름없음:2009/11/13(금) 23:22:56 ID:d2UcJeb6io 한번은 게임에서 항상 카오틱 상태에 카오틱 몇번씩 풀곤해서 "그럴바에는 싸우지 않는 편이 좋지 않아요?" 라고 이야기 했더니... "글세... 다들 시비를 걸어서" 라고 가볍게 웃어넘기기만 했다.
그러다가 게임 접속중에 갑자기 누나한테서 귓속말에 들어왔다. 내 위치를 묻더니 당장 던전 밖으로 나가라 뭐 이런 말투였다. 난 뭔 소린지 이해도 못하겠고, 계속되는 게임속 수입 즐거워서 던전안을 계속 탐색했지.
그러다가 던전안에서 PK집단과 마주하게 됐다.
107:이름없음:2009/11/13(금) 23:25:37 ID:d2UcJeb6io 매일같이 누나가 공급해주던... 난 잘 받지 않아서 오히려 혼나면서 겨우 받아준 물건인 촐기를 빨고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했다... 귀환주문서가 없던 상태라 그야말로 서바이벌 그 자체였다. 간신히 상대방을 떨어트려는 순간 반대편 골목에 pk단 중에 한명이 서있더군...
- 아 끝장이다.
싶었는데... 상대방 아이디가 충격이었다... 누나였어... 정말 나한테는 대충격이었지...
109:이름없음:2009/11/13(금) 23:27:01 ID:d2UcJeb6io 이전에도 게임속 친구라면서 여러번 카오들을 소개해줘서 처음 보자마자 촐기빨고 튀어서 크게 혼났었는데... 항상 '걱정마, 난 그런 나쁜짓 안하니깐' 라고 이야기해서 누나는 그런 행동들 안하는 줄 알았는데 큰 충격이었다.
110:이름없음:2009/11/13(금) 23:28:07 ID:HqMDP0s9ig >>109 그 게임이 정확이 어떤건지 알 수 없어서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누나분께서 충격적(!) 이었다는것만큼은 알겠다
111:이름없음:2009/11/13(금) 23:28:07 ID:d2UcJeb6io 뭐,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다가 누나가 귓속말로 리더한테 뭐라고 이야기 했는지 날 쫒던 상대방이 귀환주문서를 건내주고는 당장 나가라고 이야기 하더라... 그 뒤로 3일간 게임접속이고 핸드폰이고 다 off 상태였지...
112:이름없음:2009/11/13(금) 23:28:51 ID:HqMDP0s9ig >>111 마음에 상처를 입은 소년 >111
113:이름없음:2009/11/13(금) 23:29:46 ID:d2UcJeb6io 3일이 지나고, 다시 접속하자마자 누나한테 귓속말이 왔다. 무조건 미안하다고... 왠지 내가 더 미안했다. 연락을 끊은건 내쪽이었으니...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평소처럼 굴었다.
그냥... 묻어버리기로 한거지...
114:이름없음:2009/11/13(금) 23:32:57 ID:HqMDP0s9ig >>113 뭔가 슬픈 이야기야... 그대로 끝인거야?
115:이름없음:2009/11/13(금) 23:33:20 ID:d2UcJeb6io 마치 그런 일은 모르는 척 행동했고, 덕분에 누나하고 사이는 아는 동생에서... 누나 나름대로는 남자까지 생각했던것 같다. 이전까지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줬으니깐...
전 남자친구 이야기라던지 깊은 속사정이라던지... 게임이던 전화던 항상 마무리때는 좋아한다고, 문자나 전화로 이야기를 해줬으니깐.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내 이름이 아니라... 날 예전 남자친구 이름으로 불러도 되냐고 물어봤다. 왠지 거절하면 미안해져서...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했다.
118:이름없음:2009/11/13(금) 23:35:42 ID:d2UcJeb6io 나도 나름대로 집안사정이나 여러가지 주위사정이 싫었기때문에 누나와의 관계에 매달렸고... 누나도 누나 나름대로 나한테 뭔가 진지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우리들 사이에 변한건 나를 부르는 호칭뿐이었으니깐...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나를 뭐라고 부르던... 지금 나를 부모님보다 더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변하지 않는 진실이니깐...
119:이름없음:2009/11/13(금) 23:36:32 ID:d2UcJeb6io 그렇게 다시 평범한 날들이 이어졌다. 게임,전화 그리고 가끔씩 만나기도 하고...
120:이름없음:2009/11/13(금) 23:37:42 ID:d2UcJeb6io 서로가 서로의 어두운 부분들을 이야기 하면서... 더 깊은 사이가 되어갔다. 물론 육체적인건 아니니 기대하지마라. 나는 중학교 2학년 15살이었다... 육체적인건 너무 일렀고, 생각조차 못했다.
121:이름없음:2009/11/13(금) 23:38:10 ID:HqMDP0s9ig 그치만 호칭 건에 대해선 본인도 꽤 마음이 아팠겠지 뭔가... 내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건은 아닌 거 같지만
122:이름없음:2009/11/13(금) 23:39:34 ID:d2UcJeb6io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일이 터졌다. 전 남자친구를 우연히 봤다면서 누나가 몇일을 괴로워하더라... 나로써는 중딩스러운 위로밖에 못했다. 뭐... 그나마도 고마워해줬기 때문에 나로써는... 다행이다 싶었어...
아마도 나는... 누나를 어머니 대신되는 상대로 봤던것 같아.
123:이름없음:2009/11/13(금) 23:40:06 ID:d2UcJeb6io >>121 호칭은 지금도 상관없다. 상관안한다 그런건...
124:이름없음:2009/11/13(금) 23:41:13 ID:d2UcJeb6io 혹시라도 기분상할까... 슬퍼할까 좌불안석이었다. 기분맞춰주기 위해서 노력했어... 나한테는 있어서는 따뜻한 사람이었으니깐
유일한... 사람이었다.
125:이름없음:2009/11/13(금) 23:42:53 ID:d2UcJeb6io 그러던중 학교 하교시간에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어디야?" 라고... 나는 하교중이라고 이야기하고 지금 바로 피시방에서 접속하겠다고 이야기 했더니, 오늘은 자기가 없을거라고... 그냥 너 하고싶은거 하라고 이야기 하더라 왠지 버림받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불안해했다.
그날은 침울하게 집에서 모뎀선 끌어다가 게임에 접속해 있었다.
126:이름없음:2009/11/13(금) 23:44:37 ID:d2UcJeb6io 누나는 그렇게 몇일간 접속을 안했다. 그렇게 다시 끝나버렸다고 생각했다. 다시 나밖에 없는 세상이 되버리는 것 같았다.
127:이름없음:2009/11/13(금) 23:45:06 ID:+f+uvIIXMI 스레주, 굉장히 의지하고 있네
129:이름없음:2009/11/13(금) 23:46:23 ID:d2UcJeb6io 몇일 뒤, 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자신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역 앞이며, 자신이 여러가지 준비해 왔다고 그냥 오라고만 이야기 했다. 정말 갑작스러웠고, 그 동안 연락조차 없어서 외로웠었는데... 이유도, 그 아무것도 묻지말고 무조건 찾아오라고 했다.
130:이름없음:2009/11/13(금) 23:47:33 ID:d2UcJeb6io >>127 나는 >>31 리스의 게시자다. 이건 스레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
131:이름없음:2009/11/13(금) 23:48:24 ID:+f+uvIIXMI 아, 미안 실수
132:이름없음:2009/11/13(금) 23:48:52 ID:HqMDP0s9ig >>127 스레주는 나. 내 이야기가 끝나고 게시자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 거다. 각설..... 안타까운 이야기다. 열심히 듣고 있다.
133:이름없음:2009/11/13(금) 23:49:31 ID:d2UcJeb6io 뭔가 느낌이 이상했어... 그래서 이유를 물었지. 왜 그러냐고... 이유를 말 안하주면 절대 가지 않겠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답은 의외로 담백했다. '나하고 떠나자, 도망치자' 였다.
136:이름없음:2009/11/13(금) 23:51:25 ID:d2UcJeb6io 정신이 멍해졌다. 시간은 아마 8시 정도였고, 아버지도 동생도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집안... 일단 가겠다고 이야기 한다음에 나도 모르게 가방을 쌌다. 학교책이나 참고서... 속옷들 나도 모르게 챙기고...
누나를 찾아갔다.
137:이름없음:2009/11/13(금) 23:51:43 ID:DAn5LxKuB6 사랑의 도피?
138:이름없음:2009/11/13(금) 23:52:58 ID:HqMDP0s9ig >>137 역시 그건가 >>136 을 보니 역시 주변엔 여러 사람들이 있다 싶어
139:이름없음:2009/11/13(금) 23:53:05 ID:d2UcJeb6io 그렇게 집을 나와서 길을 가던중에 굉장히 불안했다. 이대로라면 더 망가져 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 내 멋대로였다. 좋아하고 매달릴때는 언제고...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누나를 만났다.
140:이름없음:2009/11/13(금) 23:56:01 ID:d2UcJeb6io 그날... 나는 가자고, 손을 이끄는 누나한테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울었었다. 갈 수 없다고... 나도 나름대로 집안에서는 기대받는 입장이었고... 이대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울면서 이야기 했다. 정말 제멋대로에 자기 생각뿐인 15살이었다.
142:이름없음:2009/11/13(금) 23:57:12 ID:HqMDP0s9ig 그건 >>140 잘못이 아냐 하지만 그정돈 본인도 알겠지 아무리 해도 미안한건 어쩔 수 없으니까 괴로워지는거잖아
143:이름없음:2009/11/13(금) 23:57:44 ID:d2UcJeb6io 그 뒤로 둘이 가만히 역안의 대기실에 앉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시계만 쳐다봤다. 나는 눈물을 멈추고 가만히 시계만 쳐다봤고, 누나는 계속 내 손을 무릎을 봤던것 같다. 그러다가 다시 내 얼굴을 쳐다보고...
정말 그때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
144:이름없음:2009/11/13(금) 23:59:19 ID:d2UcJeb6io 그렇게 다시 누나를 보내고, 11시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누나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게임은 접속하지 않았고, 핸드폰은 켜놨지만 연락하지는 않았다. 연락오기를 바란건 아니지만...
뭔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145:이름없음:2009/11/14(토) 00:01:41 ID:VhNQfwSt4M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고 다시 게임속에 들어가니 들어가기 무섭게 누나한테 귓말이 왔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이전의 날들처럼 같이 돌아다니고 이야기하고... 그런데 나는 그게 이별의 순간이 될 줄은 몰랐다. 정말 생각도 못했다.
마지막 누나가 접속을 끊고, "정말 안녕^^" 이라고 이야기 할때 나는 고작 했던 말이...
147:이름없음:2009/11/14(토) 00:06:29 ID:VhNQfwSt4M 그렇게, 내게는 너무도 갑작스럽게 누나는 떠나가 버렸다. 처음 몇년은 인정하지 못하고 누나를 찾아 다녔던 것 같다. 여기저기... 그렇게 몇년이 흐르다보니, 나도 20살이 되고... 여러 다른 인연들을 만났지만 모두 내가 다 밀어냈다. 누나 이외의 여자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물론, 지금도 거의 사라지긴 했지만... 그런 마음이다...
그렇게 10년이 훌쩍 흘러 지금의 25살이 되었다.
지금의 나는 집안사정 때문에 멈춰버린 학업을 다시 이어가기로 했다. 이제 누나에 대해 추억하는 건 그만 두기로 했다. 그게 서로에게 좋을테니깐... 아마도 누나는 이제 30살이겠지...
이제는 한 아이의 아니 어쩌면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을거라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한다. 차라리 이렇게 된게 다행이라고, 나만 이곳에 남겨지면 그만이라고... 그리고 나도 10년이 되던 날... 그곳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들의 추억이 담긴 시간을...
148:이름없음:2009/11/14(토) 00:08:42 ID:VhNQfwSt4M 다른 인연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조금이라도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고, 더 깊은 사이가 되길 원할때마다 상처일걸 알지만... '당신을 좋아하지만... 사랑하는건 아니라고' ....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러버렸다...
그리고 어제 25살, 첫 수능을 치뤘다. 이제 대학교에 갈 생각이다. 누나는 누나 나름대로 자신의 시간이 충실하게 살아갈거라 생각하니... 이제는 내 차례라고 생각하니깐... ㅎㅎㅎ 성적 잘나와야 할텐데... ㅋㅋㅋ
149:이름없음:2009/11/14(토) 00:11:46 ID:VhNQfwSt4M 이제 누나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랑할 뿐이다. 이건 아직도 진심... 하지만 이제 잊기로했다.
나는 이제 내게 충실하게 살아가기로 했다. ㅎㅎㅎㅎㅎ
하지만 수능장 나올때 아무도 없었던건 조금 아쉽긴했다... 왠지 5교시까지 치르고 나오는데, 다른 수험생들은 가족들이 찾아온거에 비해서 나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으니깐... 누나가 있었으면 하면서... ㅎㅎㅎㅎㅎ
나는 아직도 의지하나 보다...
수능장 나오면서 괜시리 담배만 찾게 되더라... ㅎㅎㅎ
150:이름없음:2009/11/14(토) 00:11:52 ID:fY2YcM85eY >>148 울었어... 그래 힘내, 잘 될거야! 아니, 잘 됨.
151:이름없음:2009/11/14(토) 00:15:45 ID:VhNQfwSt4M 지금은... 그냥 독신주의다. 이제와서 여자 사귈마음은 없고, 내게 남은시간 전부를 나를 위해서... 살거다. 공부를 하고, 첼로를 배우고... 이렇게 조용히 살아갈 생각이다.
아마도 마흔살이 되면... 모든게 괜찮아질거라고, 지금까지도 강하게 부정하는 여자를 사귀고싶다는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질거라 생각한다.
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 다들 내 시시한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웠다.
152:이름없음:2009/11/14(토) 01:07:17 ID:j9P+KLdZbI 시시하지 않아, 잘 들었어.!
156:이름없음:2009/11/14(토) 01:13:03 ID:VhNQfwSt4M 그런데 스레게시자보다 더 게시자같아서 스레주한테는 미안해진다.
157:이름없음:2009/11/14(토) 12:51:44 ID:Hx0Ie2Te1U >>156 나 스레주인데, 어제 아버지께서 습격하셔서 끝까지 듣지 못하고 가버렸어 좋은 이야기야 ㅋㅋ 애초에 나도 너무 추억에 잠기는건 좋지 않으니까.. 앞으로도 화이팅하길 빌어! 인연이 닿으면 스쳐지나갈 일도 생기겠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