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현재 카투사로 복무중인 현역 군인이야 여긴 시설도 좋고 밥도 맛있고 선후임간의 갈등이 조금 덜해서 무지하게 편한 시간이 많아. 그러다보면 업무중에 가끔씩 잡생각이 나는데 오늘 갑자기 고등학교때 경험했던 연애담이 떠올라서 조금 풀어볼까 해
난 초등학교 졸업 직후 부터 고등학교 1학년 마침 과정까지 유학생활을 했었어 나라는 호주였고. 제대로 생활했다면 아직까지도 거기서 이걸 보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또 하나의 아픈 기억이므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주제를 잡아 이야기하고 싶어 아무튼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이 끝나고 한국으로 복귀하게 됬는데 내가 살던 S도시의 교육청에선 내가 정상적인 고등학교 2학년으로의 편입이 불가능 하다고 한거야 처음에 아버지와 내가 교육청에서 엄청나게 따지고 호소도 해봤지만, 안되는건 안되는거라 포기하는셈 치면서 1년 더 공부하자라는 마음으로 고등학교1학년으로의 수속을 밟으려 했더니 그것마저도 안된다고 하데. 그래서 물어봤어. 그럼 어떻게 해야 되냐고 그렇게 나온 답이 2년 꿇기. 나보고 중학교 3학년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하더라구 무조건 안된다고 했지. 결국 그렇게 교육청에서 얻어진것 하나 없이 집에 돌아와서 이것저것 알아보기로 했어 그래도 사람은 언제나 살아나갈 구멍은 있는거 같애. I도시에서 고등학교1학년으로의 편입이 허가가 된다는 거야 당장 입학지원서 넣었지 그래서 우리 가족은 거의 13년 가량 살아왔던 동네를 떠나서 I도시로 이사했어
2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09:43:50 ID:mcQMc5hOOM
내가 가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학교는 I도시에서도 엄청나게 후미진 곳이였어 자세히 말하면 한번에 들통나버리니 이정도로 소개를 끝낼게. 알려지고 싶지 않아 언제나 사람에 치여 좁은 공간에서 살다 갑자기 60평이 넘는 저택같은 곳으로 옮기니 기분도 괜찮고 갑자기 안하던 산책 같은게 하고 싶어 지더라구 지리나 익혀볼겸 거리로 나섰어 그때 당시만 해도 그곳은 허허벌판 수준이었지. 아무것도 없었어 지금이야 가보면 이마트도 생긴거 같고 여러가지 편의시설이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그때는 정말.. ㅋㅋ.. 그래도 조금 걷다보면 약간 번화가 인듯한 곳이 나오더라구 번화가... 라기보단 웬지 모르게 성인유흥업소 집중점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편의점이라던가 PC방 같은거 보니까 반갑더라 ㅋ 조금 둘러볼 생각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중 악세사리 가계가 하나 나왔어 정체가 불명한 이상한 가게. 그 가게 이름이 '메르헨' 따위 인것들 있잖아 옷도팔고 가방이나 문방구, 자잘한 귀걸이 반지 같은것도 전부 다 파는 이상한 곳 그때 마침 손가방이 하나 필요해서 잠깐 들어가봤어 가방 코너를 가려고 부스 하나를 빙글 돈 순간 마주쳤어 주위를 둘러보며 안주머니 같은거 안으로 뭔갈 집어넣는 여자애를 이 이야기의 히로인을
3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0:01:51 ID:mcQMc5hOOM
난 그대로 동작이 멎었어. 눈앞에서 절도행위가 벌어지는걸 본건 처음이었거든 그녀는 불안불안한 듯한 표정으로 몇개 더 챙기더니 이내 휙 돌아섰어 나를 정면으로 보는 방향으로 둘다 당황하는게 서로 보였을거야. 그녀는 깜짝 놀래더니 이내 나를 확 째려보고는 다른 곳으로 가버렸어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미 오래전에 용무(?)가 끝났을 터인데 나랑 비슷하게 계산하게 되더라 나는 맘에 든 손가방, 그녀는 작은 립밤 하나 '오. 철두철미한데'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먼저 계산을 끝낸 나는 가계에서 나와 이동하려 했어 근데 가계 쪽에서 점원인듯한 남자의 말이 들려오더라 "학생. 잠깐 주머니에 든거 좀 봐도 될까" 뒤를 돌아봤어. 아까 그 여자애가 역시 붙잡힌거 같더라 "아 싫어요. 내가 그런거 왜 해야 되는데?" "허허. 주머니에 든 게 뭔지만 보여달라니까?" 점원. 약간 점잖은 듯이 웃고 있었지만, 절대로 '너 훔치는거 봤다' 라는 듯한 포스였어 그녀는 인상을 쓰면서 붙잡힌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자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 "아아아악!! 치한이에요!! 치한!! 아아아악!!" '...진짜냐' 죄송합니다 같은 말 몇마디에 무릎이 발바닥이 되도록 빌면 그냥 편안하게 넘어갔을 듯 한데 그녀의 순간적인 판단은 사태의 심각성에 농약을 뿌려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더라 당황한 점원은 욕지거리를 하며 입을 막으려 애썼고, 그녀는 그녀대로 열심히 저항했어
4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0:34:45 ID:mcQMc5hOOM
가게 앞에서 멍하니 그 장면을 보고 있다 보니까 어느덧 사람이 조금 모였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려보니 난 어느새 그 무리중 가게 입구와 제일 가까운 사람이 되어있더라 사람들의 소리가 '저게 뭐야' , '저 애 뭔가 훔쳤나보네' , '점원 신고해야되는거 아냐?' 같은 식으로 들려오다가 어느샌가부터 '제일 앞에 있는 사람, 나서줘야 되는거 아냐' 같은 식으로 바뀌었다 아니 나서는건 좋은데 그 기준이 왜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인건데요 그거 마치 선봉대는 제일 먼저 적진에 침투해서 교전을 벌이는 부대라는 듯이 말하잖아 ...아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이구나 납득이 되자 몸이 움직여지기 시작했어 들어가서, 그대로, 그녀에게, 꿀밤을 먹였어
전내 정숙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한 순간이었지. 나도 급 쫄아버리긴 했지만, 벌여논 일이니까 참고 입을 열었어 "아우 바보야. 너 아까 나한테 뭐 사달라고 하지 않았었냐?" "...?" 그녀는 맞은 자리에 손을 대며 나를 멍하니 쳐다봤어 무슨 소리 하는거야? 뭘 의미하고 싶은거야? 갑자기 왜 때린거야? 어떻게 행동을 맞춰줘야 되는거야? 여러가지 의미가 섞여있는 듯한 모에모에한 얼굴로 나를 보는데 다음말이 잘 안나오더라 그때 점원이 나를 보면서 말했어 "모라카노. 아는 아가?" 점원 당황하니까 고향 사투리 나오더라 ㅋㅋ 그사람이 말해준 덕분에 나도 말문이 다시 트였어 "아 죄송합니다. 이녀석이 뭔가 실수를 한듯 하네요" 라고 하곤 다짜고짜 그녀의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어
5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0:52:15 ID:mcQMc5hOOM
살짝 손등으로 가슴 같은 느낌이 스친 듯한 기분이었지만 순간 움찔 했지만, 안주머니에서 물건을 촤르륵 꺼냈지 머리삔, 펜, 펜, 머리삔 등등. 꽤 이것저것 나오더라 나는 이걸 꺼내고 다시한번 그녀에게 살짝 꿀밤을 때렸어 "바보야. 사달라고 해놓고 잊어버리고 그냥 나오냐" 그녀는 인상일 찌푸리며 나한테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 순간 점원의 눈치를 살피더니 "아, 아아아. 아 맞다. 미안 ㅋㅋ 죄송합니다 ㅋㅋ" 하면서 나랑 점원에게 동시에 사과했어 물론 점원은 전혀 믿어주는 듯한 느낌이 없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인파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더라 '에이 뭐야' 라던가 '바보 아냐' 같은 소리 하면서 난 다시 점원을 보고 설명을 해줬지 "얘랑 여기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만나자마자 '이거 사줘' 라고 하더라구요. '생각해보고' 라고 했더니 '어차피 사줄거면서, 가지고 있어야지' 하면서 주머니에 넣더라구요. 그리고 그대로 잊어버린거 같네요. 죄송합니다 ㅋ" 점원은 잠시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다가, 곧 '뭐 돈만 낸다면야' 라는 느낌의 표정으로 내가 건낸 그녀의 물건들을 받았어 ...생각지도 못한 지출에 나의 행동이 조금 후회가 되기 시작했지만 계산이 끝나고 물건을 받고 가게에서 나올때까지 나를 멍하니 보고있는 그녀를 보니까 웬지 괜찮은 일 한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6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0:52:29 ID:mcQMc5hOOM 그렇게 둘이서 나와 한동안 같이 걸었어. 가게앞에서 바로 헤어져도 웬지 의심될테니 어느정도 안전지대에 온 뒤 그녀를 보고 말했어 "일단 때린거 미안해요" "..." "그래도 절도는 나쁜거에요. 왜 그런거에요" "...무, 무슨 상관인데요" 무슨 상관이냐니, 이봐요 아가씨 내가 당신이랑 연극하고 쓴 돈 정도의 값어치는 상관하게 해줘요 뭐 사실 몇천원 안했지만 "그대로 만약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경찰에 신고됬으면 어떻게 될 뻔했어요" "..." "싫잖아요. 경찰에 신고되는거. 부모님 오시고. 쪽팔리고" "..." 나를 째려보긴 하는데, 아까 점원에게 보여주었던 그 독기만빵한 표정이랑은 조금 다른거 같더라 "아무튼, 다음부터 이러면 곤란해요. 보게 되더라도 안도와줄거에요" "..." "아 역시 이건 농담. 다음에 보더라도 도와주겠지만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요 이제. 뭣하면 내가 사줄게요" 마지막 말도 농담. 어차피 이제 볼일 없을거라 생각되니까 그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생각했지
7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1:03:55 ID:jD4KeHyGqU 빨리 올려봐ㅋㅋ잘 보고 있으니ㅋㅋ
8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1:44:40 ID:mcQMc5hOOM 잠시 막간을 이용해 이것저것 설명할게 20분 있다 밥먹으러 갈거라 글뭉치 하나 작성할 시간은 없을거 같거든 우선 이 기록에 대한 내용 머리 80% 그때 당시의 일기나 메모장 등등의 기반 20% 정도일까 픽션이 좀 있을수도 있어. 글은 재밌게 써야 다들 즐겁게 봐주니까 ㅋㅋ
그녀. 성에 맞춰서 L 이라고 부를게 이제부터 L은 무지 마른 체형에 약간 처진 눈, 키는 내 어깨정도까지 왔던걸로 기억해 내가 170이 쪼끔 넘는데 그정도면 정말 난쟁이 수준이었지 ㅋㅋ 뭐 난 그런거 좋아해서 상관없지만 근데 키나 체중에 안맞게 가슴이 의외로 좀 커서 나중에 놀랐던 기억이 있어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궁금하면 목빠지게 기다려봐 ㅋ
9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1:44:50 ID:mcQMc5hOOM 잠시 막간을 이용해 이것저것 설명할게 20분 있다 밥먹으러 갈거라 글뭉치 하나 작성할 시간은 없을거 같거든 우선 이 기록에 대한 내용 머리 80% 그때 당시의 일기나 메모장 등등의 기반 20% 정도일까 픽션이 좀 있을수도 있어. 글은 재밌게 써야 다들 즐겁게 봐주니까 ㅋㅋ
그녀. 성에 맞춰서 L 이라고 부를게 이제부터 L은 무지 마른 체형에 약간 처진 눈, 키는 내 어깨정도까지 왔던걸로 기억해 내가 170이 쪼끔 넘는데 그정도면 정말 난쟁이 수준이었지 ㅋㅋ 뭐 난 그런거 좋아해서 상관없지만 근데 키나 체중에 안맞게 가슴이 의외로 좀 커서 나중에 놀랐던 기억이 있어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궁금하면 목빠지게 기다려봐 ㅋ
10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2:43:59 ID:mcQMc5hOOM
시간이 흘러 두세달 정도 지나 개학식 날이 찾아왔어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놀거나 새로 들어갈 학교 녀석들이랑 무슨 게임을 하면서 놀까 생각하거나 이렇게저렇게 바쁘게 살았다고 생각해 물론 위 글의 기억은 거의 희미해진지 오래였지 개학식 전날 대학교로 치면 OT같은게 있었어 그 무슨 인적사항 조산가 뭐 그런거랑 인성검사 테스트? 뭐 그런거 하더라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분반을 위한 거였다고 생각해 실제로 우리 반이였던 1-A는 다들 나랑 비슷한 성격이라 어울리기 쉬웠으니까 아무튼 그걸 하기 위해 학교로 갔어 집으로 배달된 편지를 보니 '대강당' 이라는 곳으로 이동을 하라고 하더라구 그런데 이놈의 학교, 크기도 문제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대강당 이라는 곳이 없더라 '아 짜증나 집에나 갈까 그냥' 같은 식으로 생각하면서 화장실에 들어갔어 볼일을 보고 손을 씻고 있는데, 옆에 여자 화장실에서 생긴듯한 목소리들이 들려오더라 "XX 너 전학 안가고 잘도 버티고 있네?" "...어쩌라고" "하 말하는 거 봐. 시발년아 너 보기만 해도 토할거 같다고" "..." "존나 짜증나 진짜. 너 시발 개학하고 눈앞에서 얼쩡거리지마" 그 뒤로 대화가 끊겼어. 약 2~3명 정도가 깔깔거리면서 화장실을 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난 물을 끄고 휴지를 뽑아 손을 닦았어. 그리곤 잠시 기다렸어 성격 더러운 애들이랑 개학도 안한 날부터 마주치고 싶지 않았거든 난 평화주의자야. 싸움은 정말 싫어해. 해야 하면 하지만 그래도 정말 싫어 게다가 '어쩌라고' 라고 말했던 그 목소리 이미 다들 눈치챘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억이 틀어지지 않았다면 분명히 L의 목소리였거든
11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2:46:34 ID:kuQQgupSLQ 이건 무슨 미연시인가요
12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2:55:05 ID:mcQMc5hOOM
충분히 시간이 지나고 이제 더이상 밖에 아무도 없었을 텐데도 난 나가지 않았어 L을 기다렸던 거라고 생각해. L, 그때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조용히 울고 있었거든 난 그렇게 세면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그녀가 울음을 그치길 기다렸어 얼마나 지났을까 엄청 기다리다 못해 졸기까지 하게 될 무렵, 그녀가 화장실을 나가는 소리를 들었어 나도 같이 따라 나갔지. 나가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 과연 나가서 뭐라고 해야되나 아는척을 해야되나. 왜 울고 있었냐고 물어봐야되나. 쟤네들은 누구였냐고 물어봐야되나 웃어줘야 할까. 같이 울어줘야 할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에 비해 나가기까지 걸린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지 그래서 결국 나가자마자 L을 보고 이렇게 말했어 "절도범~" "!!!" 그녀는 흠칫 놀라 나를 보았어. 아직 눈이 좀 빨갛더라 "그간 안녕? ㅋ" "..." 나를 조금 보더니 눈을 스윽스윽 몇번 닦았어. 아마 물기가 남아있다면 제거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해 "와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같은 학교인거야? 그것도 같은 학년?" "..." "아, 아아. 혹시 선배님이라면 죄송합니다만 ㅋ" "...같은 학년 맞아. 이번에 입학하지?" "응" "그래. 잘 부탁해" 그녀가 나를 앞질러 먼저 걸어가기 시작했어 지금은 그다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라는 오라를 풀풀 풍기면서 옆에 나란히 서서 계속 말을 걸어볼까 했지만, 역시 상대방은 존중해주는게 최고 라는 생각 때문에 약간 거리를 두고 뒤를 쫒아갔다. 어차피 가는 장소는 같을 테니까
13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3:26:00 ID:mcQMc5hOOM
그렇게 조금 걷다보니 그녀가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어 내가 방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자 인상을 쓰면 말했지 "아 왜 쫒아오는데!" 기세에 움찔했지만, 나야 뭐 캥기는거 없으니 자연스럽게 대답해줬어 "대강당 가잖아" "..." 워우. 얼어붙는 공기. 여기서 뭔가 이걸 녹여버릴 발언을 하지 않으면... "길을 잃어서 말야. ㅋ" "..." L이 별안간 고개를 다시 앞으로 향했어. 손으로 얼굴을 집고 있길래 '설마 또 우나?!'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봤더니 웃음 참고 있던 거더라 조금 뒤 살짝 진정이 됬는지 다시 뒤를 돌아보려고 하려는데 이러면 안될거 같다 싶어서 나도 모르게 볼링공 던지는 포즈를 잡아줬어 이번엔 너무 갑작스러웠던지 웃는 타이밍이 고개를 다시 돌리는 타이밍보다 빨랐던거 같애 "웃음신경에 스트라이크?" 내가 그렇게 묻자 L은 박장대소 해버렸어 나도 무안해서 씨익 웃었고
결국 L은 나에게 '나란히 걷는다' 라는 영광의 축복을 내려주었고 이것저것 대화하기 시작했어 "중학교 여기서 나왔어?" "응. 너는?" "아 난 좀. 여기서 나오진 않았어 ㅋ" "그래" 이 고등학교는 중,고등학교가 붙어있는 꽤 커다란 시설이였어 이야기하면서 안 사실이지만 거의 80%가 이곳 중학교 다녔던 애들이라 상당히 단결력이 강한가봐. 일단 학생 숫자도 상당히 적었고 "그 뒤로 뭔가 있었어?" "어?" "뭔가 다시 도벽이 슬금슬금 올라왔다던가 ㅋ" "아 꺼져 ㅋㅋㅋ 니가 알아서 뭐하게 ㅋ" "그건 그래? ㅋㅋ" "ㅋㅋㅋㅋ 뭐야 ㅋㅋ" "그런데 말야" "응?" "중학교 생활. 재밌었어?" "............응" 대답이 매우 늦게 나왔어. L은 살짝 웃으면서 "재밌었어. 중학교" 라고 덧붙이는데, 표정은 전혀 재밌지 않았어. 오히려 끔찍했어 아직은 더 깊이 들어갈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지
16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15:15:41 ID:mcQMc5hOOM
아까 대강당을 찾지못해 학교를 어슬렁 거렸었다고 했지 L이 '얼마전까진 있었어 대강당. 근데 이번년부터 이름이 바뀌었더라' 라고 하면서 나를 '대연회실' 로 데려갔어 그래 문맥상 비슷하다는건 알겠는데, 생판 처음오는 녀석이 그 두가지가 같은걸 의미했다는걸 도대체 어떻게 알아냈어야 하는 걸까 표지판이나 뭐 그런거 달아논 것도 없이. 문도 닫혀 있어서 안에 사람이 있는지도 몰랐어 애초에 학교에서 연회실 같은거 도대체 무슨 용도로 쓰이는 건데 투덜투덜거리며 안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잡스레기 기억 안나는것들 끝내고 학교에서 나왔어 웬지 모르게 L이랑 같이 나왔어 L이 옆에서 기지개 켜면서 '뭐할거야?' 라고 하길래 그냥 '몰라' 라고 했더니 "아까 학교에서 길을 잃었다고 했었잖아 ㅋ" 라는 말을 했어. 아 내 흑역사 함부로 들추지마 "어 뭐 그랬지. 처음이니까. 우리학교, 겁나 크잖아" "ㅋㅋ 뭐 그렇지 ㅋㅋ" "근데 그게 왜. 놀릴라면 10년뒤에 소주잔 기울이면서 추억거리로써 놀려" "ㅋㅋㅋㅋㅋ 아니 그게 아니라" "왜" "ㅋㅋㅋ 근데 우리 언제부터 서로 반말쓰고 있었지?" "...아. 생각해보니 그렇네 ㅋ 뭐 상관없잖아 같은 학년인데 ㅋ" 사실대로라면 내가 얘보다 한살 오빠겠지만 "그래 그래. 쿨하게 쿨하게 ㅋㅋ" "ㅋㅋㅋ" "그래서 말인데" "응?" "시간 괜찮으면 좀 놀지 않을래?" ...주제의 전환이 너무 빨라. 게다가 이음새가 엉망이야
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3:53:09 ID:BzZ/y3/FaM >>8 폴터가이스트라... 그것도 일리가 있는걸. 역시 집 안을 보는게 가장 좋을 듯 한데... 괜찮을까.
1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3:53:50 ID:zveCngHpfU 이야기 시작해도 될까요. 어차피 지금밖에 시간이 없으니 지금당장 쓸거지만..
두달전부터? 아니, 그전에도 미세한소리가 들리긴 했습니다만 2달전부터 확연히 소리가 달라졌습니다. 소리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지금생각하면 꽤나 많은데 그때는 그냥 무서워서 하이킥이나 개그프로만 틀어놔서 웃음소리랑 섞여 잘 들리지 않았던것 같아요
낮엔 망치로 두드리는소리가 잘 들리고요, 밤엔 뭔가를 때리는소리가 나요. 천장에선 소리 안났는데. 며칠전부터 들립니다. 윗층집사람과 잘 아는 사이입니다. 5일전부터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셔서 안계십니다. 방안, 밤에는 때리는소리가 나요, 딱,탁,딱,탁 이런소리가 5초?10초 간격으로 납니다 소리크기는 다 다릅니다.
그리고 평일 오후 6~7시쯤. 현관문밖에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하루는, 현관문 밖을 볼 수 있는 렌즈있잖습니까?그걸로 봤는데, 눈이 마주쳤습니다. 누군가 현관문 밖에서 보고잇었단겁니다. 이거, 예전 다른사람 스레에도 잠깐 글을 올린적이있지만.. 어제도.. 이랬기때문에 다시 언급합니다. 그리고 손잡이를 잡고 돌리진 않지만 노크를 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인것 같기도하고. 그리고 아래에 네모난.. 뭐랄까. 그런게 있는데 열리고 닫히는데 그게 고장나서 밖에서 그걸 열면 안쪽이 보입니다 그래서 더 무서워요 그사람과 나는 벽하나를 사이에 두고 쳐다보는 거잖아요 사람인지도 모르겠지만..
1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3:54:48 ID:BzZ/y3/FaM >>10 직접적인 피해는 없어? ...경찰에 신고하는것도 좋지만 너무 빠른가?
14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3:58:11 ID:zveCngHpfU >>11 직접적인 피해는 없습니다만 정신적 피해를 많이 받고 있어요. 그 소리들때문에, 노크소리나 전화벨소리에도 민감해졌습니다.
>>12 스토커.. 그럴만한 사람은 없는데.. 아니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는짓을보면 .. 정신분열증환자가 아닐까요. 아니면 장애인일까요. 그리고 전 여자입니다. 학생이고요.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차라리 학생이여도 남자였다면 좀 더 적극적이었을것 같은데 동영상으로 소리 찍으려했지만 핸드폰이라.. 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습니다 인증은 죄송하네요. 인증 기대해주신 분들께는 미리 죄송합니다.
15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00:01 ID:zveCngHpfU 아 미안합니다 >>7 우선 저.. 밤까진 집안에 안들어갈생각입니다 친구들은 헛소리라고하고 가족들은 눈치못채는것 같네요 형제는 일하고 도서실에서 공부해서 밤에 안들어오고 낮에 잠시. 부모님은 일때문에 밤늦게.. 무서워서.. 그외에 다른 소리도 있습니다. 들어주시겠어요?
1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01:00 ID:BzZ/y3/FaM 스레주 여자였구나, 무섭겠다. 주위에 도움 요청할 만한 사람은 없어?
또다른 소리는 뭔가 웅얼거리는소리입니다. 이건 잊혀질때만하면 들립니다. 남녀가 이야기하는 소리인데 내용이나 목소리는 들리지않고 진동?울리는 소리로 들립니다 이건 대체 뭔지.. 저말고 누군가가 집안에 있는것도 아니고. 밖에서 얘기해도 여기까지 들리는건 무리입니다. 저희집이 2층이라 해도..
1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07:21 ID:zveCngHpfU 그리고, 현관문에..보이는 그 남자는.. 순찰하시는분이나 경비원아저씨들이 안계실때만 옵니다 노리고 오는것 같습니다 이웃집엔 따로 문을 닫아 놓는게 있습니다. 저희집은 따로 구석에 있고요. 그래서.. 주위와 완벽한 차단? 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열면 열리겠지만요. 더 무서워요. 하지만 방안에 틀어박혀있진 않습니다. 방안에 들어가서 몇십분 후? 에 딱,탁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 남자가 한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인지 아니 이제 사람인지 귀신인지 동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뭐가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미칠것 같아요 하이킥같은 개그프로를 틀어도 두려움은... 오히려 그 웃음소리가 문밖으로 새나가면 집안에 사람이있다는게 증명될것 같아...서..
경찰에 신고도 생각해보았지만 단순한 소리라면? 괜히 .. 업무 방해..일지도.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저희집 현관문에 계속 노크를하고 렌즈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남자는? 그리고 밤에 방안에서 잘때, 창문에 뭔가 노크하는소리가 들립니다. 2층이니 노크는 아니고.. 뭔가 조그만 돌맹이를 던지는게 아닐까 생각되요 경비실에 경비원이 없을때만 노려서하니 더 무서워요.
2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11:50 ID:Gx6Qw16XTk 그 사람인지 뭔지는 스레주한테 정신적으로 압박을 주려고 작정한 것 같은데?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는 모르겠어? 소형 오디오일 수 있으니 찾아봐
22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13:04 ID:zveCngHpfU >>29 부모님은 밤늦게 오셔요. 그리고 다른방에도 들릴텐데.. 워낙 피곤하신분들이라 소리가 안들리시나 봅니다
어쩌면 좋죠.. 노래도 듣고해도 그 딱 탁하는 소리만 들리는것 같아요
2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13:12 ID:mOyffjza2s >>20일단 진정해 상대는 어쨋든 사람이다 너희아파트 경비실가서 스토커가 자꾸 따라다니는것 같다고 하고 CCTV기록좀 보여달라고 해봐 보통 다 보여줘 우리집은 우유를 자꾸 훔쳐가서 CCTV로 잡았어
24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14:36 ID:zveCngHpfU >>21 그거 정말 싫어요 무서워요 미치겠어요 아 .. 이제 뭐가 뭔지 저희집엔 오디오는있지만 고장난것 입니다. 코드를 꼽아야지 .. 되는 겁니다. 아마 오디오같은.. 문제는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만약 오디오 소리라고해도, 창문에서 들리는소리 현관문밖의 그 남자는 뭘까요?
왜 안해봤을까요! CCTV에 저희층 CCTV기록이 없다는겁니다. 있는건 온통 검은 화면이고요.아마 불이 들어오는곳에 불이 안들어오게 조심이 들어와서 카메라 렌즈를 막은건 아닐까요? 예전 티비에서 이렇게 했다는 걸 본것 같은데.
그리고 제일 소름끼치던것. 예전에 현관문에서 그남자때문에 무서워졌을때, 남자가 없어진것 같다고 느낄때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전화 해봤는데 처음듣는 남자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혹시 현관문 밖의 그 남자가 아닐까요? 아무대답안하다가 뭐라 중얼거리고 끊어요.
2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18:14 ID:mOyffjza2s 일단 범인을 잡는게 우선인데.. >>24는 지금 굉장히 무서운것같네.. 부모님한테 상담해도 안되면.... 흠 경찰한테 신고하는게 좋을것같은데... 밑져야 본전이고 그대로 가만히 있다가 진짜 미칠수도 있어 트라우마까지 생기면 생활에 문제도 생길수있다
2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18:57 ID:zveCngHpfU 경비원아저씨에게 물어봤는데, 전기..? 인가 그거 점검하러 온 사람이 아니냐고 하더군요 왠지 그럴듯하게 들렸지만 몇십분동안 계속 들리는 노크소리와 렌즈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그 눈 잊혀지지 않아요!
2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0:30 ID:mOyffjza2s 여기가 2ch정도의 퀄리티가 된다면 사람들 모아서 범인 잡는것도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해줄 사람들이 잇을까... 개인적으로 진심으로 너에게 상담해주고싶다
2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0:46 ID:zveCngHpfU >>26 아마 전 이미 미친것일수도 있어요! 두달동안 게임이나 친구들에게 상담하는걸로 버틴것일지도 몰라요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는데 집안에 혼자있을때면.. 아아.. 그리고 사실 저희집 인터넷이 안되요. 그리고 제일 무서운 소리는 따로 있습니다
3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3:00 ID:zveCngHpfU >>28 그러면 정말 감사하겠지만..폐를 끼치고 싶진 않아요 오히려 일이 더 커질수도 있고 그에대한 피해가 생긴다면.. 아. 전 아마 더 괴로워질지도 몰라요 상담을 해주고싶다는 마음에서 정말 진심으로 한결 나아졌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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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리뿐만 아니라, 베란다가면 흙?모래? 가 조금 떨어져있습니다 문은 항상 열어둡니다.. 그런데 뭔가 뒤진 흔적도 보이고 방안에 혼자있을때 사람이 움직이는? 발소리? 그런 소리도 들립니다 이거 확인은 안해봐서 기분탓일가능성이 엄청나게 크겠지만..
32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4:36 ID:zveCngHpfU 너무 무섭습니다. 소리만으로 이렇게 공포에 떨다니. 전 평소에도 감각이 엄청 예민하기 때문에..기분탓이라고 넘기기엔 ... 무리가 있는것 같아요
3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5:54 ID:mOyffjza2s 폐끼친다는 생각은 접어둬. 지금 밴드 친구들이랑 같이 생활하고있으니 난안전하다. 우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해주고싶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닌것같아. 우선... 넌 그사람의 정체를 하나도 모르는거야?
34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7:17 ID:zveCngHpfU >>33 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었으니까요.그리고 정체라..몰라요,모릅니다 아는게 있다면..젊으면서도 젊지않다고나 할까. 그런 남성이었습니다.
35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8:26 ID:BzZ/y3/FaM 중년 남성인걸까? 베란다에 흙같은거 떨어져있고 뒤진 흔적이 있다면 역시 경찰의 도움을 받는게 낫지 않을까...
3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29:24 ID:zveCngHpfU 지금 쓰다보니 그 소리가 지금 들려오는것 같은 착각에.. 손발이 떨립니다. 저도모르게 주위를 둘러보게 됩니다 혹시 내 주위에 그 남자가 있는건 아니겠지..
3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0:22 ID:BzZ/y3/FaM 일단 마음 가라앉히고 소리가 어디 쯤에서 들려오는 것 같아?
그리고 뒤진흔적같은건 현관문 남자를 알기 얼마전.. 아마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형제가 한 짓일수도 있으니까요 자주 신발신고 물건가지로 오는 .. 형제가..
3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1:24 ID:mOyffjza2s 남성이라... 넌 여자라고했던것 같은데 스토커인것 같기도해. 아니, 나는 스토커라고 생각해. 그러고 보니 나 중학교2학년때쯤 스토커문제로 고민하던애가 있었는데 학교에 알리고나서 학생들끼리 뭉쳐가지고 범인 잡은적이 있어
4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1:42 ID:zveCngHpfU 발소리는.. 제 방문 밖에서만 들려요 제가 방에 혼자있을때만 그럴때만 들리거든요 거실,부엌,베란다쪽..
4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2:29 ID:zveCngHpfU >>39 저랑 같잖습니까.. 나이는 다르지만.. 전 중3 들어갑니다.
42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3:09 ID:BzZ/y3/FaM >>39 역시 스토커인걸까-, 나도 여자라서 그런지 스레주가 걱정되는데... 집 안을 조금 둘러볼 수 잇겠어? 무리려나....
4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5:12 ID:zveCngHpfU >>42 저 무서워서 아침에 밖에 나왔습니다. 휴일엔 그런소리 잘 안들려도... 집에 가봐야하나요 역시.. 소리의 근원..이 궁금하니까요.
44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5:27 ID:mOyffjza2s >>41 그렇군... 난 이제 수험이야...ㅎ -- .... 우선 집안 사진같은거 올려줄수있어? 아... 사생활침해인가..
45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8:38 ID:zveCngHpfU >>44 나중에.. 조금이라도 용기가 생긴다면 제가말한 조그마한? 문 아래쪽에있는.. 그거 아파트 문마다 있는거 있잖아요? 그거 찍어올리수는 있습니다. 아니.. 현재 인증할수있는게 이곳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무리.. 입니다 집에 갈수는 없을것 같아요. 내일 학교 개학이니까.. 친구들과 한번더 상담해보고 선생님과도 해볼생각입니다 그때까지 이 스레 살아있다면 화요일쯤에 올릴듯 싶은데요..
>>44덕에 기분 많이 좋아졌어요
4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0:28 ID:zveCngHpfU 그리고 덧붙여서 왜 하필 그걸 인증하냐면 그게..문을 잘 열면 집 안쪽도 조금 보이거든요 이게 고장나서, 문 조금 열려요, 그럼 안쪽이 보입니다. 이쪽 아래에 자주 하얀 페인트가루가 떨어져있으니 중년남자도 이쪽으로 보고있는건 아닐까 생각되거든요
일단 이 스레에는 분단위로 레스가 달리고있다 그만큼 널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니까 조금은 안심해도 되
선생님과 상담하면 보통 잘 도와주시니까 걱정하지말고 난 매일 접속하니까 계속 달아줄게 맘편히먹어
4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2:38 ID:BzZ/y3/FaM 힘내 스레주! 나도 여자고 이제 막 고등학생 올라가지만 스레주같이 무서운 일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될 수 있는대로 많은 사람이랑 접촉하고 잊도록 해. 부모님에게도 말씀드리고.
4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2:54 ID:mOyffjza2s 아 그리구 >>46 그 현관문 구멍 그냥 잠가버리는게 좋아 범죄에 악용되기 쉽대
5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4:38 ID:zveCngHpfU 정말 고마워요 고마워요.그리고 모두들도 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말 안할려고 했지만...며칠전부터 이상한 문자도 오길래 요즘은 핸드폰 끄고있습니다 문자내용이 이상하게도 연관성이 있는것 같아서요. 차단해놓으면 다른번호로 오고, 전화걸면 없는번호 아마 고의로 그러는것이 아닐까.. 형제에게 보여줬지만 장난문자일꺼야. 라며 넘깁니다
5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6:15 ID:BzZ/y3/FaM 우우...힘내라는 말 밖엔 해줄 말이 없어 ㅠㅠ
52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6:19 ID:zveCngHpfU >>48 정말 고마워요.,.. 하지만 잊을수는 없을것 같아요. 내일..진지하게 말해보려고합니다. 집안에서. 소리..분명히 부모님도 들으시겠지요.그럼 제 말도 믿으실것 같아요
>>49 그렇군요.오늘저녁 혹은 내일.. 꼭 잠글게요.
5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7:14 ID:zveCngHpfU 아직 더 이해할수없는 일이 있어요. 그것도 들어주실수 있으셔요?
그런데 이상한건 큰방.. 부모님이 계시는방은 잘 들어가본적도 없긴 하지만 그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아요. 형제의방도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아요 누군가 저에게 악감정을 품고 제방창문에만 돌맹이를 던져 노크?한다던지.. 하지만 그럴만한 짓을 한 적이없는데. 단순한 장난은 이제 도가 넘었고 누군가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그런걸까요? 저에게만.
그리고 화잘실 벽 넘어? 복도 계단... 위치는 그쪽인데요 샤워하려고 물만 틀면 벽?넘어로 발소리가 크게 울려 들립니다 물소리도 못내겠고요. 밖에는 물소리는커녕 화장실 안에있는것도 모를텐데. 그냥 계단올라가는 이웃이나 사람이라고 치기엔.. 너무 오랫동안 크게 들립니다 크게 들린다는건.. 계속 그 주위에 있다는거겠죠? 아..소름끼쳐.
5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2:23 ID:zveCngHpfU >>55 아아.정말로 고마워요. 진심으로요. 하지만 PC방이나 공공장소엔..그 사람이 절 쳐다보는것만 같아서 무서워요. 그래서 친구네집에서 컴퓨터를 빌려가며 쓰고 있어요.
5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2:40 ID:BzZ/y3/FaM 확실히 스토커인것 같은데... 유독 스레주에게만 그러는 것 같으니...
6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3:47 ID:.5/zVEqy6. 왜 남매나 가족들은 사태를 흐지부지해버리는 것일까? 자신의 딸, 누이 혹은 누나가 저 정도까지의 문제를 밝혔음에도 말이지... 스레주, 문제가 그리 쉬운게 아닌것 같아 보통 스토커라고 하면 집뿐아니라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알고 있으니까말야... 2ch어비스에 이번에 올라온 공포도 스레주와 굉장히 유사한 사건인데, 그 사람도 무서워서 다른 동료집에서 잤는데 거기까지 따라왔었지.. 결국 이사하면서 일단은 일단락되었는데, 스토커가 잡힌건 아니였지... 스레주, 진심으로 걱정된다,,그 자식 잡으러 가자는 물결이 형성되면 나도 참여할게! 힘내스레주!!.
6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5:49 ID:BzZ/y3/FaM >>60 그거 나도 봤어. 새삼 사람이 무서워지더라고. 나도 힘 닿는 곳 까지 도울게 !!!!
>>60 2ch어비스는 잘 가보지 않았는데.. 무슨 사건인지 알려주시겠어요?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니, 무섭네요.
그리고 괜찮아요! 무섭긴하지만..친구들과 학교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할 생각입니다. 정말 고마워요,
6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8:14 ID:mOyffjza2s ① 연애망상자 또는 이상성욕자(Erotomania) ② 애정집착자(Love Obsessional), ③ 그리고 단순집착자(Simple Obsessional) 등이다. 스토킹 행위자는 낯선 사람, 저명한 시민, 옛 연인 등 다양한 사람일 수 있고, 정신적으로 심대한 또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스토킹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정상적인 사람은 없다. 스토킹 행위자 개인이나 전체적으로 볼 때 무언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① 연애망상자(Erotomania) 피해자가 스토커를 사랑하고 있다는 망상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토커가 그 피해자를 알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성욕자는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어떤 외부적인 장애 때문에 자신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방해를 받고 있다고 믿는다.
7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04:49 ID:BzZ/y3/FaM >>70 대박이지, 무서웠어. 사람이 그렇게 극악할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어. 솔직히 보는건 반대야.
74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05:12 ID:.5/zVEqy6. >>72 전부 복붙하면 들어가져 걱정마^^
75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05:23 ID:zveCngHpfU 법적 기준이라고 봤는데 저에게 해당되는 경우는
(ii) 다른 사람의 거주지나 자주 가는 장소를 배회함. (v) 다른 사람을 감시하는 행위 (ii)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의 행위
이것들이 아닐까 생각되요. 친구들과 자주가는 카페도 있는데, 누군가 지켜보는 기분도 들고.. 현관문앞에서 그 구멍이나 안쪽은 보이지도 않은 렌즈를 뚫어지게 보는거..감시하는거 같기도하고. 소리로인해 전 이미 미쳐버리겠어요!
증거는...없어요. 소리인걸요..
7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06:32 ID:.5/zVEqy6. >>73 일단 나도 반대긴한데,,, 진심 심각한 상황일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렇다면 오히려 보고나서 심각성을 알고 대처하는게 나을수도 있다 생각했어..
7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07:51 ID:zveCngHpfU 아! 제가 글 읽고 있는 사이에 많은 분들이. 정말 고마워요. 걱정해줘서. 그리고... >>70이 올려주신글은 무섭긴하지만 혹시나 도움이 되진 않을까, 우선 보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신경써준 >>72... 정말로 고마워요.
85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4:08 ID:zveCngHpfU >>82 아아아아아아아아 무서워요 그런말. 정말 심장소리가 머리위까지 크게 들리네요 이렇게까지 무서울줄은..
8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4:24 ID:.5/zVEqy6. >>84 그런데 오히려 스토커가 남자라는게 더 낫지않아? 같이 죽자는 식으로는 덤벼도 어비스의 여자처럼 막 머리카락이나 고양이,...같은 저주스런점을 행할거란 생각은 잘 안들거든,... 죽음이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이긴해도 범인을 잡는다는 전제하에서는 정신적인 고통이 후자가 더 크잖아?
8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4:59 ID:Gx6Qw16XTk >>85 나도 괴담 보는 사람으로서 그만두기 어려운 건 알지만 그만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더 무서워지는 거 아냐?
8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6:06 ID:zveCngHpfU 집에 더욱 가고싶지 않아졌어요..하지만 불행중 다행이랄까, 구멍은 아직 막아놓진 않았지만 워낙 좁기때문에 그런 잔인한건 일어나지 않을거예요.. 그럴거라 믿고싶어요. 몸이 떨려서 타자 치기 힘들어졌습니다..
8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7:09 ID:.5/zVEqy6. >>85 사태가 생각보다 위험할수도 있으니 "이런 경우도 있다"란 정도로 훗날 사태가 위험해진다 싶으면 제때 대처하란 의도였는데, 어찌보면 글을 읽음으로써 괜히 사태를 부풀려 볼수도 있겠다란 생각을 못했다 나의 실수다...
9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8:50 ID:zveCngHpfU >>87 고양이 발....까지 보다 말았습니다. 보다말아도 괜시리 상상되서.. 결말은 위에서 >>70이 알려준것처럼 결국마지막에 범인은 잡지 못했다는 거니까요..
그 일본의 스레주도 무서웠겠지만 전 누가 했는지도 몰라요. 아니.. 모르는 여자,남자인건 비슷하려나.. 소리만으로 이렇게 떨줄은. 친구가 옆에 없었다면 전..
9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9:21 ID:BzZ/y3/FaM >>85 괜찮아. >>85는 스레주를 걱정해서 그런거니까. 그래도 일단 도움은 되지 않았을까? 그랬으면 다행인데...
94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1:13 ID:.5/zVEqy6. >>90 훗날 집키도 복사한듯 한 그 스토커를 피해 이사한걸로 결말이 지어져 그런 오컬트적인 일은 안일어날것같으니까말이야.. 그러니 스레주도 마음 단단히 먹고있어 스토커란 정말 질이 나쁜거야 사람의 정신을 완전 망가뜨려놓는단 말야 그러니 훗날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싶지 않으면 초기에 잡는게 중요해 끌면 끌수록 스토커는 집착하기 마련이야
95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1:32 ID:9uJQ3T1VB6 일단 스레주가 여자인게 경찰에 신고할때 조금이나마 유리하겠지. 남자들이 이런걸로 신고하면 경찰들은 무슨남자가 그러냐면서 장난전화취급한다. 당사자가 당하는 정신적인 고통을 전혀 생각도안해. 난 여자지만 그런점에선 가끔 남자가 불쌍하다
9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2:13 ID:Gx6Qw16XTk 휴 스레주 나랑 동갑인데 정말 무섭겠다..........이해해 가족들한테 이런저런 일이 있다고 더 확실히 말하고 도와달라고 하는 게 어때? 일단 가족이 제일 가깝잖아
9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4:48 ID:BzZ/y3/FaM >>95 그러네, 새삼 깨닳았어. 이제는 조심하고 힘내라는 말 밖엔 할 수가 없다. 스레주가 집에 가서 집의 상황이 확실해 져야 뭐라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9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5:00 ID:zveCngHpfU >>93~96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가족은 현재 일하고 계셔서 방해하긴 그렇네요.. 그리고 형제도 공부하느라 신경 써줘도 제가 방해만 될것 같아요 어느쪽이던 저희 가족들은 집에 잘 안들어오거나 밤늦게 갔다 아침일찍 나가니.. 혹시 스토커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남자는 이걸 노린걸까요?
우선 형제에게 말해놨습니다. 아직 절 믿지 못하는 눈치이지만 그래도 형제가 절 가장 많이 걱정해줘요. 혹시 공부하거나 일할때 전화 못받을까봐 형제의 친구들 연락처까지 알려줬습니다. 형제가 ..아니 형제라고 말하기 좀 그렇네요 오빠도 오빠친구들에게 부탁해놨습니다
9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5:46 ID:mOyffjza2s 공연하러 이동중에 노트북으로 잠깐 갱신한다 일단 스레주는 들어.. 네가 본 그 글은 특별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넌 그렇게 심한일은 안당하니까 걱정말아 그럼 이제 무대로! 네가 마음을편하게 먹어야 내가 공연잘할거 아니냐!!! 힘내거라!
10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25:59 ID:zveCngHpfU >>97 미안해요. 제가 용기가 없어 집에 못들어갑니다. 제일 안식처였던 집이 공포로 바뀌다니..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이런건..
113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7:58:48 ID:zveCngHpfU 친구네서 음료마시고 천천히 나올준비를 했습니다 친구들의 배웅을받으면서 집앞까지 나왔을때는 좋았는데, 그대로 저희집까지 5분정도 걷다가 웬 이상한 남자가 저를 보고 있는 겁니다 전 모르는척하면서 걸어갔는데 남자의 얼굴에 마스크가있어서 남자의 얼굴이 잘 안보였습니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가려다가 갑자기 현관문중년남자..생각이나서, 위험하다 싶어 생각하고, 친구에게 전화하면서 죽어라 바로 뛰었죠
이대로 친구네가면 분명 폐를 끼치겠지만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건 둘째치고 이대로가다간 정말 죽을것 같았기에. 쫒아오진 않고 이쪽을 보다가 간것 같습니다. 지금 친구들이랑 어떻게 해야할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도중에 스레가 생각나서 다시 와봤습니다 어떡해야하죠... 만약 정말 그 남자면.
126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0:59:47 ID:9j4/MZPLqg 이스레 정주행 했는데 생각보다 위험한 스레인거 같은 예감이 드네 스레주 부모님에게 다시한번 말해보는게 어때? 진심이 담겨있다면 그 누구도 느낌을 알탠데 말이야...
127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04:38 ID:HivchIg/AE 지금 아무도 없냐 ㅅ '
128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10:40 ID:HivchIg/AE 스레주한테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까 그냥 쓸께. 결론만 말할지. 스레주, 일단 너 정신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지금 장난으로 쓰는 게 아니야. 너 증세가 '정신분열증'과 비슷하다.
129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13:27 ID:HivchIg/AE 정신분열증의 증상을 써볼께 (1) 망상 (2) 환각 (3) 와해된 언어 (예: 빈번한 탈선 또는 지리멸렬) (4) 심하게 와해된 행동이나 긴장증적 행동 (5) 음성증상, 즉 정서적 둔마, 무논리증 또는 무욕증 ※ 주의: 만약 망상이 기괴하거나, 환각이 계속적으로 행동이나 생각에 대해 간섭하는 목소리이거나, 둘 또는 그 이상이 서로 대화하는 목소리일 경우에는 위 증상 중 한 개만 있어도 된다.
130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18:07 ID:HivchIg/AE 먼저 (1) '망상'에 대해서. 일단 스레주와 비슷한 점은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한 점. 이것은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대표적인 증상이야.
131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25:03 ID:HivchIg/AE 정말 '스토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토커'는 왜곡된 성향으로 특정 인물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해. 한마디로 스레주에게 직접 접촉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을 하겠지. 만약 스레주가 무시한다면 그 정도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고..
132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28:11 ID:HivchIg/AE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직접적인 접촉을 하려고 하진 않아. 단지 너를 주시할 뿐이다. 그 중년의 남자는 너에게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지만 항상 먼저 반응하는 건 너 자신.
133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34:07 ID:HivchIg/AE 그리고 >>17 "또다른 소리는 뭔가 웅얼거리는소리입니다. 이건 잊혀질때만하면 들립니다. 남녀가 이야기하는 소리인데 내용이나 목소리는 들리지않고 진동?울리는 소리로 들립니다 이건 대체 뭔지.. 저말고 누군가가 집안에 있는것도 아니고. 밖에서 얘기해도 여기까지 들리는건 무리입니다. 저희집이 2층이라 해도.." '남녀가 이야기하는 소리'라고 하는데 이것은 환청일 가능성이 높다. 그 이외 것도
134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37:11 ID:HivchIg/AE 마지막으로 >>18 '항상 경비 아저씨가 안 계실 때만 찾아옵니다.' 라고 되어있는데 만약 그 스토커가 정신분열증 환자라면 음... 이렇게 계획적으로 행동하진 못할꺼야..
135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39:41 ID:HivchIg/AE 이건 추측이지만 아무리 가족들이 바쁘다고 해도 스토커가 있다고 하면 그냥 넘어갈 가족은 없다. 너희 가족들은 예전부터 알고있는 걸지도 모르지...
136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43:14 ID:B4JEbuhrX2 전 다시 병실로 가보겠습니다.
조금이따 집으로 가서 다시 보고해드리겠습니다.
137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43:23 ID:HivchIg/AE 물론 내가 말한 건 모두 추측이지만 그래도 한 번 병원에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정말 스토커라면 증거물을 포착해서 경찰에 신고하는 게 빨라
138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9:50:13 ID:HivchIg/AE >>136 이름없는 게임 스레주, 스레 착각한 것 같네
139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10:28:09 ID:1R1jDkLCIM 그 스토커가 이 스레를 보고있을거다 라는 생각은 나만한건가..
140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15:08:40 ID:/UghNeCyQQ 나 어제의 공연갔던 디커야 현재 상황어때 아직 문제있는건 아니지? 얼른 갱신해줘 걱정된다
141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18:05:42 ID:aAT.lItJK2 >>127.. 오늘 인터넷 연결이 되어서 왔습니다 제 생각엔 스토커인것 같습니다만 당신의 말이... 그렇게 보일수도 있었네요 하지만 제가 정신분열증 환자라는건 믿지않고 믿고싶지도 않아요.
>>140... 고마워요.오늘은 아직까지 별 이상없지만..
그래서 >>127이 말해준..것과 관련된 말...을 들었습니다 갱신하러 왔어요.
142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18:10:49 ID:aAT.lItJK2 오빠와 오빠친구들을 만나서 집으로 갔습니다. 친구들까지 부를 필요는 없었는데, 오빠도 뭔가 느낀것일지도 모르고.. 절 위해서일지도 몰라요. 오빠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니, 친한친구의동생이 안좋은 상황에 쳐해있다면 도와줘야지, 라고 말했습니다. 정말로 고맙고 미안합니다.
그리고..집으로 갔을땐 별 이상 없었는데..
집에 도착하고 보니, 현관문 구멍..아세요? 네모난... 그 안쪽문이 뒤틀려있었습니다 하얀색 페인트가루도 좀 떨어졌었구요. 무서워서.. 오빠에게 말했더니 다시 고쳐줬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이런류의 이야기에 지식이 많은 친구에게 그간 있었던 털어놔보니 그 친구가(베프..예요) 일을 조사해서 아무것도 아니라면 '정신병원'에 가봐.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분은 안좋아졌지만 왜 가라는지 이유는 .. 하지만 >>127이 쓴 글 보니까 ................
어제밤에는 오빠와 함께 잤습니다. 전 침대에서..소리라던지 이상한 것들은..없었습니다. 오늘도 별 이상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이라면 지난저녁 현관문 구멍..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종이 찢은것들이 잘게 잘려 들어있었습니다. 이런걸 넣어둔적도 없고 넣어둘이유조차 없는데...
그리고 저도 >>139의 글처럼 그런생각해보았지만.. 설마..하고 넘기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153 저번에도, 인터폰으로 전화했는데 왠 이상한 남자가 받았어요 만약 전화하길 기다리고 있는거면.. 집에 내가 있나 확인하려는거면..
155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0:38:29 ID:1YwHYpdtW2 >>151 사람들이 정신병원 하면 '무슨 맛 간 인간들 수용소'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거부반응 보이는데 내 말은 '일단'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거야. 너 자신도 자각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정말 '스토커'가 맞는지 아니면 단순한 '허상'인지 구분하고 난 후에 대처를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봐. 그리고 종이 쪼가리는 얼마든지 떨어져 있을 수 있어. 너무 과민반응 하지 말라구
156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0:40:25 ID:ERzuwPVDgc 종이 쪼가리 말이야 어떤거였어?그냥 흰종이?
157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0:40:59 ID:aAT.lItJK2 >>155 충고 고마워요. 제가 너무 과민반응일지도 몰라요. 한번 부모님께 말씀드려 병원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우선 지금이 무서워요
158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0:41:56 ID:aAT.lItJK2 >>156 네 그런게 한가득 안에 들어있었어요
174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21:27:55 ID:UUSw5x.rh. 오늘은 안전했을거라고 믿고 또 현관문 앞에 있으면 현관문 렌즈에다가 디카로 한번 찍어보지 그래 그리고 문 아래 우유출입구를 열고 본다고 생각되면 우유출입구를 한번 물티슈 같은거로 한번 깨끗하게 닦고 나서 다음날에 스카치테이프로 한번 지문 한번 확인해봐 진짜 지문이 있으면 누군지 확인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누가 그 문을 열고 닫았다는건 확인할수 있는거 아냐
175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0:38:35 ID:qd6NSv/Z9E 스레주입니다 걱정끼쳐서미안해요 화요일엔 친구들이 저희집까지데려다줘서그런지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경비아저씨에게 잘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런사람이 온다니 불안하셨던지 문여는걸 비밀번호형식으로 바꾼다고 제의 하셨습니다. 현관문이 아니라 각 아파트동 입구 마다되있는걸요
또 병원은 요번주내로, 가보겠습니다. 부모님동의받았구요 제 정신적인 문제가아니라면 경찰에 신고할생각입니다
176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1:04:11 ID:.EX3XFUcnM >>175 왔냐. CCTV를 집안에다 하나 설치하고 출입구에다 하나 설치해라
177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1:48:00 ID:Aop8IGYl/c 스레주 부모님한테 말해서 전기충격기 하나 사는게 어때 그 이상한 놈은 아니더라도 여자애니까 호신용으로 필요하다고 하면 사주시지 않겠어? 늘 친구들이 데려다 줄수 있는건 아니니까 그런것 하나쯤은 준비하는게 좋지 않아? 또 그놈이 문 앞에 있을때 문에 손대면 그때 문에 전기걸면 쓰러질 수도 있잖아 철문이라면 이겠지만....
178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1:52:08 ID:Aop8IGYl/c 앞집 사람이랑 전혀 남남으로 지내는게 아니면 이상한 사람있다고 도와달라고 앞집에 미리 말해둬 전화 주면 나와줄수 있게 경비아저씨 뛰어 나오는것보다는 그게 빠를걸.....
179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4:15:21 ID:jtBROC3svw >>175 그래도 잘 풀린것 같네 다행이야
7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8:05:20 ID:xvWIZ0+KFss 나 유치원댕길때 얘기야 ㅋㅋ 햇수로는 대략 13~4년정도 전 얘기
그 유치원 건물부터 일단 좀 설명해줄게
4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우리 유치원은 2층에 있었어 1층엔 뭐가 있었는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 뭐가 있긴 있었던거같아. 그리고 그당시에는 좀 특이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드물게 지하주차장이 있었어
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8:07:49 ID:xvWIZ0+KFss 이어서 쓸게
애들이 집에 갈시간되면 유치원 버스를 타고 집에가는데 줄을 어떻게 섰었냐면 1층에서 2층 올라가는 층계중간알지? 거기서부터 2층 유치원으로 연결되는쪽으로 줄을 쭉 서있었어. 가끔 장난끼 많은애들이 계단을 내려가서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쪽으로 가서 장난치고 그랬었는데 그 문이 있는쪽에 뭐라고해야할까, 약간 동굴같은? 그런거였엉
동굴같이 둥글진 않은데 느낌이 동굴같았어. 하여튼 그 벽쪽에 모래주머니? 같은것도 엄청 많이 쌓여있었고 스프레이같은거 있잖아, 그런걸로 그린 해골그림같은것도 있었는데 난 어린마음에 그게 무서워서 그쪽으론 잘 내려가지도 않았어
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8:13:20 ID:xvWIZ0+KFss 평소처럼 친구들이랑 버스타려구 줄서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친구들이랑 그 지하주차장 문이 있는쪽으로 가게됬어 낮이었는데도 꽤 어두웠던걸로 기억해
그 문 앞에서 친구들이랑 서있는데 (나포함 세명) 왠일인지 문이 조금 열려있는거야. 맨날 닫혀있었는데 그래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들어가봤어. 문은 살짝 열어놓고
근데 그 문이 쾅!!!!!!!!!! ..하진 않았고
문은 그대로 있었어 ㅋㅋ 근데 지하주차장에 차들어오는쪽에서 왠 여자 하이일소리가 나는거야 그래서 어? 하고 쳐다봤는데 아무것도 안보이고 하이힐소리만 계속 나...
친구들이랑 겁먹어서 있는데 그 하이일 소리가 점점 빨리지면서 커지는거야 마치 하이힐 신은 여자가 우리쪽으로 뛰어오는것처럼.
겁에질려서 소리지르면서 지하주차장 문을 통해 빠져나왔지. 완전 아비규환 ..ㅋㅋ
내얘긴 여기까지야
아 그리고 나 아직까지 유치원 다녔던 집에 그대로 살고 그 유치원은 사라졌는데 그건물 아직도 우리동네에 있어 ㅋㅋ 근데 나 13~14년동안 그 건물앞을 제대로 지나가본적이 한번도 없는거같다..
10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8:14:39 ID:xvWIZ0+KFss 저기.. 내가 이거 쓰고났는데 아무도 말이 없어서 민망해.. 괜찮다면 1, 말좀 해주지 않을래?;;
1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8:16:32 ID:euddGS9fjik 잠시만 다른일좀 하고있었어 소름돋는데 이 스레에 우리 둘밖에 없어서 민망해
1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8:16:56 ID:xvWIZ0+KFss 단 둘만의 스레가 되는거야? 그건 좀 슬픈데
그날 친구집에 자러간날이라 밤늦게까지 침대에서 수다를떨고있었어. 걔도 개를기르고 우리집도 강아지를 기르기때문에 강아지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옆집도 강아지를 기른다는 얘기를 했어. 소형견이라 말그대로 강아지인데 집밖에 내놓고 기른다고 창문열면 바로 보인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창문을 열고 친구가 옆집 강아지 이름을 부르니까 가까이 오진않고 멀리서 멍멍 짖더라.(완전히 깜깜해서 강아지 모습은 안보이고 소리만들렸어) 친구는 "쟤 평소에 부르면 오는앤데 왜안오지?" 이러면서 계속 이름을 불렀어.
근데 창문을 열고 강아지 이름을 부를때부터 계속 여자목소리같은게 들렸다. 나는 그게 그 강아지 기르는 주인 목소리인줄 알고 가만히 있다가 뭔가 이상한것 같아서 친구한테 "야 뭔 소리 들리지않아?" 라고 하니까 친구가 강아지가 내는 소리아니야? 이러더라고. 근데 확실히 그건 아니였어.
그래서 "아니야 잘들어봐" 하고 둘이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음- 음-" 하는 여자목소리였다.
그것도 소리가 공중에떠서 귀옆쪽에서 들렸어.
동시에 뭔가 느낀 친구와 나는 창문을 재빨리 닫아버렸다. 친구를 봤더니 표정이 완전 새하얗게 질려서 울것같은 표정이였는데, 내표정도 그랬을거야.
둘이서 "야 우리가 잘못들은걸거야.." 라고 하면서 현실부인만 한시간가량 하다가 겨우 잠들었다.
그날 친구집에 자러간날이라 밤늦게까지 침대에서 수다를떨고있었어. 걔도 개를기르고 우리집도 강아지를 기르기때문에 강아지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옆집도 강아지를 기른다는 얘기를 했어. 소형견이라 말그대로 강아지인데 집밖에 내놓고 기른다고 창문열면 바로 보인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창문을 열고 친구가 옆집 강아지 이름을 부르니까 가까이 오진않고 멀리서 멍멍 짖더라.(완전히 깜깜해서 강아지 모습은 안보이고 소리만들렸어) 친구는 "쟤 평소에 부르면 오는앤데 왜안오지?" 이러면서 계속 이름을 불렀어.
근데 창문을 열고 강아지 이름을 부를때부터 계속 여자목소리같은게 들렸다. 나는 그게 그 강아지 기르는 주인 목소리인줄 알고 가만히 있다가 뭔가 이상한것 같아서 친구한테 "야 뭔 소리 들리지않아?" 라고 하니까 친구가 강아지가 내는 소리아니야? 이러더라고. 근데 확실히 그건 아니였어.
그래서 "아니야 잘들어봐" 하고 둘이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음- 음-" 하는 여자목소리였다.
그것도 소리가 공중에떠서 귀옆쪽에서 들렸어.
동시에 뭔가 느낀 친구와 나는 창문을 재빨리 닫아버렸다. 친구를 봤더니 표정이 완전 새하얗게 질려서 울것같은 표정이였는데, 내표정도 그랬을거야.
지금생각해도 그게 도대체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3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9:43:47 ID:VoA8DwBbKDs 아 미안 실수로 두번 써버렸다.
35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9:46:09 ID:oBD9RNBoNac 밤 12시 넘을쩍에 베란다로 이어지는 화장실 창문을 보는데 뭐가 날 보는 시선이 느껴지더구먼 거기가 어두워서 확실히 뭘 본건 아니지만 분명히 날 보는게 있더라구 근데 그거에 그냥 눈돌리면 안되겟다 싶어서 몇분동안 쭈욱 눈싸움을 해댓지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그냥 이정도 됫다 싶어 불끄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냥 이정도 애기 ㄱ-
36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9:50:43 ID:j/wA1jd0RAQ 내가 초등학교시절, 참고로 옛날 우리동네에 공동묘지가 많았다 초등학교도 예전 공동묘지였다 지금다니고 있는 학교도 공동묘지 였고 여하튼 어느날은 교회에서 친구들과 잤는데 밤에 목사님과 함께 학교 운동장으로 운동하러 갔다 문뜩 학교를 보니 4층 맨 오른쪽 창에 하얀 커튼이 있었다 왠지 오싹해서 빨리 가자고 졸랐다 돌아가는길 교문을 지날때 친구가 하는말이 "나 아까 커튼 있던데서 어떤여자가 양 손등으로 턱을 괴고 우리 쳐다보고 있었어" 다음날 학교 주번이었던 난 아침일찍 학교로 갔고 어제 봤던 커튼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없었던 걸까......
37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9:51:55 ID:oBD9RNBoNac 아 또 하나 기억나는구먼 ..한 7-8년전인가.....
예전에 누나가 학원에서 야자하다가 심심해서 MP3로 친구들이랑 수다떤걸 녹음했어 근데 나중에 틀어보니까 그 대화중에 [ 니- 하오-]라는 영문모를 소리가 녹음되있는거야 누나말로는 그런 선명한 소릴 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지 나도 들어봣는데 그놈의 [ 니- 하오-]소리가 그냥 녹음소리치고 너무 선명한게 있지
나는 그게 재미있어 보여서 그거 쭉 보관하자고 했는데 누나는 그거에 신경많이 쓰더라구 그래가지고 적당한 내 주문을 누나에게 들려줘서야 안정되었어 근데 그거자기고도 불안했는지 결국 지워버렷지 ㄱ-
...지금에 와선 누나도 왜 지웠을까 후회하고 있지 ...그게 그대로 있었으면 바로 인증갈 수 있었는데 아깝다 =_+
3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9:58:38 ID:8VjxK1ZFhms >>37 아깝다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orz
3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0:14:03 ID:vr++g51xc0g >>20 미안 다른짓 하느라 이 스레 생각 못했어. 내가 옛날에 어느 계곡에 들어갔었는데 성인남자 허리부분에 오는 그렇게 깊은 계곡은 아니었어. 하지만 꽤나 어렸을때 일이라 빠지기엔 충분했었지. 튜브가 거기까지 흘러내려가서 물밖으로 걸어나가자 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했었어. 그래서 튜브에서 빠져서 그대로 물속에 빠졌는데 마침 그 주변에 어른이 있고 엄마가 소리질러서 간신히 살았었지. 근데 여기서 끝나는일이 아니야. 이번에는 내 발목까지 밖에 안오는 물에서 놀았어 깊은데는 빠질까봐 약간 무서워서 근데 발목에 멍이 들어있더군. 절대 들지 않을 부분에 손자국처럼 멍이 져있는데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무서워. 죽을 뻔 했던 적이어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데 튜브가 절대 가지 못할 곳으로 흘러가고 약간 한쪽다리가 아팠던걸 생각하면 정말 물귀신이라도 있던걸까 하게 되던걸. 아, 그리고 언제 괴담이야기 실컷듣고 왠지 너무 무서워서 문 열어놓고 앃은 적이 있었는데 팔 그림자가 문을 스치고 지나갔었다. 가족들 전부 방에 있고 나는 문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있었다. 나는 평소 목욕하면서 혼자를 즐기는 편으로 그렇게 빨리 안나가는데 그때만큼 빨리 씻은 적이 없었어. 아 그리고 또 있는데 엄마랑 언니가 내가 타자치는걸 이상하게 생각하고있으므로 끊을게
4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1:52:46 ID:RosleSae27U 으음, 나는 무서운 일이 주위에 일어나질 않아서 모르겟는뎅... 어제였나 ? 내방창문으로 뭐가 슥지나갔어, 딸기무늬?커텐쳐놔서 형체만보였는데, 아무래도 사람덩치만했거든? 근데 내방이 이층이였어.. 이거, 기이한 일일까 ㅎㅎ
45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07:48 ID:x8TO4H6n50E 나도 하나 써볼께-
작년 여름쯤에 겪은 일인데.. 새벽에 목이 말라서 깼어.. 고대로 냉장고로 걸어가서..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냈지.. 그날따라 컵을 찾기가 너어무 귀찮아서 그냥 들고 마셨어.. 근데... 그 있잖아?? 냉장고랑 천장에 틈.. 거기에서..무슨 일본 전통화장?? 한것 처럼 얼굴이 새-하얀 여자가 턱을 괴고 날 쳐다보구 있는거야... 정말이지 무슨 귀신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사람같은 얼굴이었어...질량감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었지...그렇게 한참을 쳐다보고 우유도 다 흘려서 바닥이 흥건해졌을때 그게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더니 틈이 있을리 없는 냉장고 뒤쪽으로 양손으로 기듯이..사라졌어... 바로 다리가 풀리더라구...그리고나서 걸레로 우유닦고 옷갈아입고 잤슴ㅋ
5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35:17 ID:vr++g51xc0g >>49 꿈을 공유한다는것은 다른사람에게 그 꿈을 판다는게 되니까. 하지만 나는 너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으니 파는게 되지않으니까 말해도 될거야. >>39 이어서 쓸게. >>43 바로 맞췄어. 소름돋는걸.
언제 그냥 내 방불 끄고 밖에 복도에 할로윈 스탠드(?)였던가 그거 켜놓고 있었는데 맞은편 방문에 사람그림자가 휙- 이때도 모두 방안에 있었어. 그 때처럼 빨리 잤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 난 귀신낌새만 나면 엄청 빨라져. 언젠가는 너무 싫은 꿈을 꿨는데 딱 그때 깬거야. 솔직히 악몽꾸다가 비명지르면서 일어나는 사람 이해가 안가는게 나는 무서워서 눈도 못뜨고 깨거든. 그러다가 한참 고민하다가 물마시거나 화장실가거나 하거든. 이거말고 더있기는 한데 그건 조금 웃겨서 조금 쓰기가 그런걸.
56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45:57 ID:vr++g51xc0g >>54 음...이거 말하면 낚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말이지... 언젠가 학교 바깥 계단 그 높은 계단들있잖아. 거기서 한 번 제데로 구른 적이 있거든. 진짜 공중에서 한바퀴 돈다음에 제데로 땅에 박았었는데. 그 때 애들 있었는데 나는 창피하다는 느낌보다는 굉장히 무서웠었어. 공중에서 한바퀴 돌았을때. 나를 쳐다보는 귀신을 정면으로 봤었거든. 제데로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나를 어이없어서 쳐다보던 거겠지. 일단 그 계단에서 그렇게 굴렀지만 신이도왔는지 귀신이 도왔는지 죽지는 않았어. 그냥 피가 조금 줄줄거리며 흘렀던 정도? 생각해보니까 나 귀신 여러번 봤었네.?
57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51:03 ID:GGxUzgKUVPg 이야기 하나. 나는 체질상인지 집안 내력인지는 몰라도 내 정신상태에 따라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고 한참동안 안일어나기도해.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어느정도 들은 지식이 있어서 혼자서 술래잡기나 문자스킬을 함부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말 호기심에 해봤던 문자스킬 하나를 이야기해줄게. 책상밑에 숨어라. 돈이 좀 궁해서 해봤거든. 물론 내 기억으로는 이것과는 다르게했지만... 여하튼, 쓰지 않는 메신저에 이렇게 쓰고 한 2~3일정도 의식하다가 그냥 저냥 잊었어.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미묘하게 돈이 모이기 시작하는거야. 로또 4등부터 시작하면서 그 돈의 액수가 점점 모이는데... 왜 그런 기분있잖아? 받은 것은 좋은데 뭔가 찝찝한... 3일째되서... 점점 몸이 눌리는 느낌을 받았고 가위눌림이 시작됬어. 나는 가위눌림이 시작되기전에 보통 꿈을 꾸거든... 그런데 그때 당시만큼은 꿈을 꾸지 않았어. 오히려 긴 시간동안 밖에서 곡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있어야했지. 그리고 3일연속 가위눌림을 참다가... 기억해냈다. 책상밑에 숨어라. 바로 메신저에 접속하고 그 글을 지운다음 메신저 회원탈퇴까지해버리고 나서야 풀리더라... 다른 사람들은 콩설사(포...폭풍?!)로끝났나 본데...
6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55:26 ID:GGxUzgKUVPg >>59 딱히 다를 것은 없지만 후유증이 좀 심했어. 당시 내가 힘들어서 몸이 허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기도 약해졌을지도... 내가 들은 거로는 당시의 정신상태와 몸상태에 따라 다르다니까... 문제는 그 1주일간의 경험이 정말 최악이었어. 한달치 월급 정도는 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6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57:23 ID:O2c2g17hSQQ 100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 말 하지 말아야지 -ㅅ-
65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59:36 ID:GGxUzgKUVPg >>63 그 둘을 그냥 당해봤다고 표현하는건 횟수가 많다는건데... 그거 몸에 상당히 않좋을텐데? 나같은 경우 할아버지 친구분이 스님이라서 도움받고있지만... (물론 교리같은거 안믿어.)
66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2:59:56 ID:w/y8u2aCJXI 우와 이 스레 재밌다...왠지 있을법한 소소한 일들도 있고 그래서 더 친근하게 무서움 난 딱히 겪은 게 없는 걸 보니 ㅋㅋㅋ다행이랄지 아쉽달지 그러네
6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04:28 ID:orgNV9U9mDY 가만히 다른 이야기 기다려볼려다가 나도 하나 올려볼게. 초등학교때 친했던 애가 해줬던 이야긴데 얼핏 기억이나. 마치 자기일처럼 말했었는데..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였는지도 ㅋㅋ 그래도 그애는 진짜 겪었었다니까 말해볼게.
그애 당시 살던 집이 주택가 되게 안쪽에 있었는데, 거기가 슈퍼도 적고 사람도 되게 뜸했어 그앤 학교끝나고 저녁즈음에 태권도장에 다녔었는데 그날은 뭐 사범님이 뭔일이 있어서 안나오셨었데나 어쩐데나 어쨌든 골목 중간까진 도장차로 데려다주셔서 별로 안무서웠었는데 그게 안됐었다나봐 그래서 혼자 골목을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골목 중간쪽에 어째 도장차가있더라네 걔는 어 혹시 싶어서 반가운마음에 차쪽으로 가봤는데 차안에 아무도 없는것 같더래 그래서 아역시 ..오늘 나오시지도 않았는데 계실리가 없지하면서 차에서 떨어져서 몇걸음 걸었는데 갑자기 차가 움직이더래 그러면서 가로등에 차안쪽이 살짝 보였다는데 차안에 아무도없었다네. 차는 분명히 움직여서 골목밖으로 나갔고. 벙쪄서 가만히있다가 울며불며 뛰어서 집까지 왔다고 하는.........이야기?
6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04:46 ID:GKT8WGVshGA 맞어! 다들 얘기좀 더 해봐
7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06:45 ID:GGxUzgKUVPg 일단... 이제 진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내가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참고해서 내 경험을 이야기할껀데... 일단 꿈이야기가 있으니 주의를 부탁해. 주의라는것은 대가를말하는거야. 위험하다고 할아버지에게들었어.
고등학교 2학년때... 내가 살이찌고 둔하다보니 빵셔틀이니 뭐니 하면서 까였는데... 오래전부터 집안이 집안이고 할아버지께 들은 이야기가 많아서 아무생각없이 나를 괴롭히던 녀석의 머리카락을 뽑아서 태우면서 저주한적이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한 짓이었는데 그게 일이 커졌는지는 몰라도 녀석이 교통사고를 당했어. 한달동안 병원에 입원했었지. 문제는 녀석이 입원한 병원에는 내가 통원치료를 다니던 병원이었어. 그러다보니 자주만나게 되고 친하게 지냈는데... 자기일을 들려주는거야.
교통사고를 당한것이 길을 건너려다가 '뭔가가'발목을 잡았다는거였어. 문제는 그게 실같은 것이었고, 교통사고 후에 병원에 실려올때까지 묶여있었다는거야. 단단히.
초등학교때 친구가 생일이라 생일파티를 갔었어. 생일인 친구까지 해서 총 다섯명이 모였지. 친구 동생은 놀러가고 아빤 회사가시고 엄만 장보러가셔서 집에 애들끼리만 있었어. 거실에 모여서 무서운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세수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래서 우린 '아 누가 씻나보다' 하고 계속 얘기했지. 근데 생파가 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생각해보니까 집에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고 우린 전부 거실에 있었잖아. 그 생각 하니까 너무 무서워서 그날 잠도 못잤어...
7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13:02 ID:orgNV9U9mDY >>78 혹시 물이 틀어져있던 소릴 잘못들었던게아닐까?ㅠ.ㅠ 근데 정말 오싹했겠다 ㅋㅋㅋㅠㅠ
한명은 학원에가야되서 먼저가고, 나머지 셋은 잠깐 문방구에 뭘 사러간다고해서 나갔었거든 그때 조별로 뭐 만드는걸 할때였는데 내가 혼자 남아서 있겠다고하고 걔네 셋이서 갔거든 근데 우리 중학교가 산속에 있고 근처에 건물이 적어 문방구도 한참 내려가야하고 달라있는건 학교 부속 매점정도. 운동장도 산쪽으로 나있고 나갈려면 그운동장을 빙돌아서 나가야되고. 우리반이 있는건물은 2층, 가장 안쪽 화장실 옆이었는데 삼층 사층에는 내 기억상 아무도 없었고 선생님들도 거의 퇴근한 상태. 복도불은 거의다 꺼져있었고 화장실불도 꺼져있었는데 난 그때 별 생각없이 혼자서 교실불만 켜놓고 그 과제를 하고있었고 중간에 혼자 화장실도 다녀왔었거든. 무서운 건 못느꼈었어. .....랄까 더 이야기해도돼낭?
8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17:44 ID:mN2JMMf/FcM 수련회에서 친구가 겪언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8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18:48 ID:orgNV9U9mDY >>81 내 이야기 마무리짓고, 제대로 기다리구있을게 'ㅂ' 기대기대!
8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23:24 ID:mN2JMMf/FcM 친구가 중학교때 있었던 일이다. 그 친구가 평소 음악을 하는 아이라서 그런지 영감이라는게 강한 편. 그 아이가 중학교때 수련회에 갔는데, 담력시험으로 친구들과 함께 밤에 등산을 가는 훈련이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한 무리를 져서 가는데.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방울.. 아주 맑고 깨끗한 방울소리가 바람소리에 실려서 딸랑..딸랑.. 들리더래. 자기는 그냥 무시하고 가려고 하는데, 방울 소리가 마치 자기를 부르는것 같았다고. 자기도 모르게 이미 그쪽으로 발걸음을 걷고 있었대.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는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는 거야. 그 나무가지에는 ....흰옷을 입은 한 여자가 목매달아 있었다. 방울소리는 그때도 그치지 않았는데, 바로 그 여자의 발에 묶여서, 그 여자가 바람에 흔들릴때마다 소리를 냈던것. 미친듯이 달려서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도 친구들은 듣지를 않았다. 다음날 아침, 그 자리에 몰래 가봤는데, 그 여자는 보이지 않고, 방울만 나무 아래에 있을 뿐이었다. ..만약 그 아이가 방울을 잡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ㅅ'
8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24:34 ID:w/y8u2aCJXI >>83 이거 여기서 본 적 있는 거 같은데 혹시 한 번 올렸었어?
85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24:48 ID:orgNV9U9mDY 이제 이야기 시작하려고 하는사람있으니까 빨리 끝낼게. 나중에 친구들이 돌아와서 초저녁이기도하고 여름이기도하니까 잠깐 쉬는겸 무서운 이야기를 하자고 했어. 애들 돌아가면서 하나하나 이야기하고있었는데.. 대충 교탁을 중심으로 안쪽 창가쪽으로 나랑 내친구 , 반대 문쪽으로 곁은애 a랑 또 친구 이렇게 앉아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a가 말을 딱끊으면서 나가서 이야기하면 안되겠냐고 그러는거야 평소에 애들 이야기 굉장히 잘 들어주던 아이라서 이상하다고 다들 생각했고, 내옆에 있던 친구는 왜 갑자기 그러냐면서 분위기 잡지 말라면서 웃었거든 근데 그애얼굴이 갑자기 창백해지더니 안절부절못하는게 심각한가싶어서 빨리빨리 정리하고 건물 맨 아래층까지 내려왔어 그러고 학교건물을 나서는데 그제서야 걔가 교실문쪽에 어떤 꼬맹이가 쪼그려앉아선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한채로 "빨리 나가 . 빨리나가! 빨리나가!! 빨리나가!!!" 라고 소릴쳤다는거야 교실문 바로옆에 거울도 걸려있는데 그 거울에서도 뭔가 이상한게 나왔다고 너무 무서워서 견딜수가없었다더라구 괜히 장난치는줄 알고 웃어넘길려고했는데, 애가 벌벌떨고 손발도 찬게 아 장난이 아닌가..싶어서 손 발 꽉잡아주면서 나는 주기도문 외워주고 옆에서 다른친구 두명은 걱정말라고 너가헛거본거라고 다독였어 (나는 기독교 a랑 다른애들은 다 성당다녔었거든) 근데 그렇게 운동장을 돌아서 밖으로 나오는데 우리층화장실에서 아ㅡㅡㅡ 하는 이상한소리들리더라 뭔가 스르르르르륵 사라지는것같은소리 아마 분명히 헛소리였겠지만, 다른애들한테 방금이소리들었어?하고 물어보니까 아무도 못들었다고 그 이야기듣고 a가 더 불안해서 울려고하길래 입다물었어 집에까지 데려다주고, 30분은 기도해주고 손잡아주고 그랬엇다.
87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26:16 ID:mN2JMMf/FcM 그 친구가 겪은 이야기.하나 더. 그 아이가 중학교때 있었던 이야기. 중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에 '사고'의 증인은 아직도 발견할 수 있다. 친구와 친구의 친구A가 분신사바를 하기로 했다.'ㅅ' 분신사바에서 나온 한 여자. 나이는 20대, 강도를 당해서 죽었다. 강도에게 칼을 찔려서 왼쪽 귀를 잘리고 배를 찔렸다고. 그렇게 그 여자와 히히덕 거리며 놀다가(그녀와 그 친구는 그때까지 장난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 그 여자를 돌려보내기 위해 분신사바 종이를 태우는데, 손으로 잡은 끄트머리만 태워지지 않는 거야. 괜히 태우려고 하다가는 손이 데일것 같고. 갑자기 분 바람에 그냥 날려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했다.
8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28:48 ID:mN2JMMf/FcM 그날 밤, 잠에서 자는데 갑자기 가위에 눌려서 놀라 깼다. 그리고 천장을 보는데... 한 여자가. 자기를 노려보고 있었다. 천장위에서. 귀와 배에서 피가 뚝뚝 흐르고, 배에는 내장마저 질질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 여자가 천천히 움직이며 그녀를 처다보고 있고, 자기는 몇십분이나 그 여자를 처다보고 있었는지 몰랐대. 여자의 긴 생머리가 자기 머리를 계속 쓰다듬었다고 해. 그리고 갑자기 핸드폰이 울려 가위가 깼대. 전화를 건 친구는 바로 A 울면서, 그 여자가 나왔다.고 울더래. 몇시에 봤냐고 했더니. 바로 자기가 본 시간과 똑같은 시각. 소름이 끼쳐서 그날밤은 밤새도록 울었다고 해.
90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32:11 ID:mN2JMMf/FcM >>84응. 맞아. 한번 올렸었어.'ㅅ' >>86신묘한 무당이 되는 방법중 하나는, 귀신이 준 방울을 받는 방법이라고 하지. 그리고 그 다음날 체육시간, 체육시간에는 남자애,여자애 둘이서 발을 묶어 2인1조로 축구공을 결승점까지 차는 게임을 했다고 한다. 마침 그 친구와 짝이 된 남자아이는 전교에서 제일 축구를 잘하는 친구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A가 넘어졌는데도, 남자아이는 미친듯이 달렸다. 그리고 그 아이는 질질 끌려갔고.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배에 유리조각과 모래가 잔뜩 박혀서. 결국 그 아이는 응급차에 실려 갔는데, 그 아이가 상처난 곳은, 분신사바여자의 상처와 똑같은 곳이었다고 한다. 그 후로 몇주간 A는 여자가 귀를 잡아당긴다고 히스테리를 부렸다. 이 이야기를 들은 수련회에서도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
9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33:48 ID:mN2JMMf/FcM 집합시간이 되었는데도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불을 키고 안에 들어있더래. 그래서 친구가 "누구 있어?" 했더니 "응"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해. 그리고 그림자도 있었고 근데 나오지를 않아서 먼저 간다고 갔는데.. 자기 빼고 반 친구 모두가 나와있었어. 그 안에는 누가 들어있었던 걸까. 물론 다른반 친구가 들어갈 가능성은 없어. 집합이라는 긴급한 시기였기 때문에 다 나간 상태. ...이야기를 듣고 좀 무서웠다.
9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36:01 ID:mN2JMMf/FcM 경주의 한 수련회에서 수련장아저씨에게 들었던 이야기도 있다. 자기가 이 수련원 오기 전에 겪었던 이야기라는데.. 좀 무서웠다. 마침 그때 정전까지 되서 듣던 애들 난리도 아니었어.-___- 잘 기억은 안나는데, 수련원 한 곳만 유난히 가위도 잘 눌리고, 헛소리가 들린다는 곳이었다.
수련회 사관들, 의외로 무서운이야기 많이 아는것 같아. 예를들어 내가 예전에 갔던 수련회 사관은, 마침 돌보던 여자애중 하나가 빙의가 들려서 몇일을 초주검이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가 무서워서 애들 몇몇은 울기까지 했어.
93 이름:. :2010/01/18(월) 23:37:31 ID:sxp0BjzkKts 초등학교때 스카우트를 했었는데.. 우리조는 사정상 맨 마지막에 출발했어. 그런데 출발하려 나서니 해가 지고 있는거야. 그런데 목적지가 산이여서 우리는 다음날 일찍일어나서 출발하기로하고 거기서 텐트를 치고 잤는데, 나랑 친구랑 자다가 쉬가 마려워서 싸고있는데 나무 뒤로 허연게 지나갔어. 나는 잘못 봤다 싶어서 그냥 계속 있었는데 친구도 하얀걸 봤다는거야. 그냥 하얀 야생동물일까 싶어서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슬금슬금 걸어들어가서 텐트로 가서 잤어. 그리고 일찍 일어나니 등산객이 무서워서 여기서 어떻게 잤냐고 물어보는거야. 그래서 뭐가 무섭냐고 했더니 옛날에 흰 티를 입은 여자아이가 놀다가 떨어져 사망해버렸고 나랑 친구가 봤던 나무 바로 옆에서 죽었대.. 그때 너무 무서워서 그날밤은 한숨도 못 잤어
95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40:01 ID:O2c2g17hSQQ 나 >>63인데... 나 그 때 딱 두번 당해보고나서 다시는 안 당했는데-ㅁ-
96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40:34 ID:GKT8WGVshGA >>92 대체 어디 수련관이길래...
>>93 헐랭....
97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41:08 ID:GKT8WGVshGA 슬슬 100에 가까워지는데? 다른 타자는 없는 거야?
9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42:35 ID:euddGS9fjik 와우! 학원갔다와보니 벌써 100에 가까워지는걸?
9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44:34 ID:GGxUzgKUVPg 세번째 이야기. 콕쿠리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분신사바로 알려진거라는건 알꺼야. 물론 나 고딩때도 유행했는데 난 할아버지에게 ' 그런 것이 더 큰 것을 불러 일으킨다 ' 라는 말을 듣고 절대 하지않았어. 친구의 머리카락을 태웠을떄의 일도있어서.. 문제는 학교에서야. 분신사바이후 뭔가를 잘못봤는지 여자애 한명이 귀신을 봤다고 말하는거야. 난 보통 뭔가가 있는 곳에 가면 구역질이 심해지거든. 물론 그 여자애 주위에서는 아무것도 못느꼈고. 다른 애들은 믿고 난 안믿고.. 뭐, 어차피 빵셔틀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되서 낄 생각도없었는데... 3일뒤에 그 구역질을 느꼇어. 그것도 확실히 정말로 그 분신사바가 뭔가를 불러일으킨 것인지 아닌지 할아버지께 전화를 해서 여쭤봤지만 알려주지 않으셨어. 그래서 대략 적으로 소금과 소금물로 분신사바를 했던 교실에 뿌리고 (나중에 청소할때 몰래 뿌렸지만) 대충 그 기운기 가실때쯔음에 됐다라고 생각하고 하교하는데...
분신사바가아니었어.
그 구역질을 느낀건...
100 이름:. :2010/01/18(월) 23:46:05 ID:sxp0BjzkKts 후후후후 내가 백
101 이름:. :2010/01/18(월) 23:46:20 ID:sxp0BjzkKts 다 된 밥에 재 뿌려서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49:12 ID:mN2JMMf/FcM 학원 과학 선생님의 친구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스러지셔서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어. 근데 그 이후로. 몇일간 아버지의 담배냄새(골초였다고 한다)가 피는 사람도 없는데 화장실에서 났다고 한다.
11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0:57 ID:mN2JMMf/FcM >>110 그렇군. 근데 냄새가 난건 3일정도였다고 한다. 그 외에도, 그 집안이 사업실패로 누군가가 하나 더 죽었다고 하는데.. 좀 안좋게 죽었다고 한다. 방에서 목을 매달았다고 하던가. 근데 몇일이 지나도. 그 목을 맨 환영이 가끔식 나타났다고.
11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1:52 ID:mN2JMMf/FcM 보통 귀신이 보이면 눈을 감으면 괜찮잖아? 라고 말하잖아? 근데 나는 잘 안되는게.. 어쩐지 하얀게 보이면 눈을 감아도. 깜깜한 바탕을 배경으로 하얀게 또 나타난다. ...이건 참 고민이야.
11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3:02 ID:mN2JMMf/FcM 나는 여고를 다녀서그런지, 영감이 강한 아이를 많이 아는 편이었다. 귀신은 인간을 좋아해서. 인간과 비슷한 곳에는 많이 거주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주 있는 곳이 미술실.. 특히 흉상있는곳. 몸이 안좋은 친구는 미술실을 조심하도록'ㅅ'!
11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5:12 ID:GGxUzgKUVPg 여하튼, 분신사바가 아니었어. 할아버지께서 나중에 말해주셨지만...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귀신에 대한 ' 거짓 ' 이야기를 하게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고. 귀신에대해 들은 체험담이나... 그러니까 확실치 않은 이야기는 상관없어. 하지만 자신의 일이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거짓일 경우에는 주변에서 듣는 귀신의 '분노'를 산다고. 분신사바가 얼마후에 빠르게 묻혀서 별일없이 지나갔지만. 아마도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하고다녔으면 위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추가로 이야기하자면... 사람들이 어느 한 장소에 모여서 심령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그 주위에 귀신들이 모여든다라는 비슷한 말로 이야기를 들었어. 단지 그 귀신들은 해코지는 하지않고 오히려 그 이야기를 하는 동안 잡귀신들이 꼬이지 않도록 해준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즐기는 '대가'로 말이지. 생각해보면 나... 은근히 배운 잡지식이 많구나...
120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7:17 ID:mN2JMMf/FcM 친구 후배의 이야기다. 이제 고1올라가는 친구야. 우리학교는 여고+여중이 한 대문으로 엮여있어서 여고생도 여중생들과 안면이 있는 경우가 많아. 여중생의 90퍼센트가 여고로 진학하니까. ..여하간, 그 영감강한 여중생의 이야기 첫번째 어느 여름날, 교실은 천장에 프로펠러처럼 생긴 선풍기를 돌리고 있었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누군가의 수상한 시선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 느낌을 따라 간 곳은 바로 천장위, 한 남자가 프로펠러위를 타고 빙글빙글 돌면서 그 여자아이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두번째 이야기 학교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시아 끝으로 희끗희끗 보이는게 있더래. 아. 이거 그거로구나.해서 그냥 가기로 가방을 쌌대. 마지막 독서실 문을 열러 가는데, 독서실 문이 유리문이었거든. 그래서 자기가 있던 자리가 비치는데. ...그곳에는. 한 여자가. 입에서 피를 폭포처럼 쏟으며 웃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유리문을 사이로 눈을 마주쳤다고.
12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9:40 ID:8VjxK1ZFhms 호오. 괴담을 지어내서 자기가 겪은 것처럼 얘기하면 나쁜 거구나?
12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23:59:50 ID:mN2JMMf/FcM 저주 말이야 저주. 그거 좀 위험한 거더라고?'ㅅ' 예전에 친구를 저주한적이 있었는데. 그날 이후로 머리가 괜히 아프고, 어지러운 일이 일어나고, 갑자기 넘어지면서 10만원짜리 난화분을 깨버리거나. 멀쩡히 걷던 런닝머신에서 넘어져서 손목이 깊게 파이거나. 무서운 일이 일어났었다. ...그 친구는 여름에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서 만나지 못한게. 저주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내가 주술을 건 이유중 하나는 "그애랑 만나고 싶지 않다"였으니까.
12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01:25 ID:14oeeU+OwU2 근데 보통 실화라고 하면 잘 이야기가 없지... 신미미부쿠로처럼 우리나라도 무서운이야기 수집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걸로 100개 촛불 끄는 의식(백물어라고 하든가..)해도 재미있을것 같고.
125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01:32 ID:tgJgq7H6qNs >>123 저주도 댓가를 필요로 하나부다. 그래서 대가를 치른듯?...
13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08:13 ID:Xj6E47gvWVg 내가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조심해야할 것들
누군가가 죽어서 묻힌곳은 그 묻힌 사람의 집과 다름없다. (한마디로 묘가보이거나 납골당이 있다면 조용히 예를 지키고 지나가라는거같아)
떠도는 강령술이나 심령포인트등을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아라. (내 생각에는 강령술은 정말 위험한거야. 문제는 심령포인트는 가보고싶은데 ;ㅁ;)
귀신에 대한 험담을 할려면 그에 타당한 이유를 먼저 말하고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험담에 대한 댓가를 톡톡히 치른다고 하셨어.)
심령체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때는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밝은 분위기로. 모두가 듣고 적당히 즐길만하게. (귀신이 귀신이야기를 듣고 모이는 것은 이미 들었지만, 이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귀신에게 거짓을 말하지 말것. (아까 말했듯이 심령체험도 이것과 관련있는 것 같아.)
그외에도... 가위눌림에는 반드시 이유가있다.라던가... 마을에 숨겨진 풍습이나 풍토, 전설은 그냥 숨겨두는 것이 올바르다 라던가... 아, 그러고 보니 학교전설은 보통 100가지정도인데 그 전설이 있는 이유는 그 전설에 해당하는 교실을 보호하기 위한 수호령이 있기 위해서.... 라고 들은 기억이있다. 다만 그 이야기를 전부 알 경우 죽는다는 이야기는 여쭤보지 못했어.
13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11:29 ID:14oeeU+OwU2 >>130 호오. 좋은 이야기 들었다. 땡큐.
132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12:11 ID:14oeeU+OwU2 ......그리고 나는 오늘밤 다 잤다. 자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자겠네..
133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12:38 ID:Xj6E47gvWVg 그냥 자라구ㅋ
13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12:48 ID:14oeeU+OwU2 무당의 방울을 만드는 과정이 무지 무섭다고 한다.
135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25:17 ID:tgJgq7H6qNs >>132 나랑 지금 같이 자러갈래? ㅋㅋㅋㅋㅋㅋㅋ
138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35:27 ID:Pzk2XZm/pNk 이런거 여기에 써도 될려나.. 우리 외할아버지가 당뇨합병증으로 돌아가신날.. 정말 편안해 보이셧는데.. 그집이 2층이있고 반지하 둘다 우리 친척집이였는데.. 돌아가신날 당일 새벽에 친척 누나하고 나하고 한3명정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날이였는데 그 반지하가 구조가 살짝 밑부분만 보이는 창이있었는데 비가 와서그런지 뿌연 하얀색이 밖에서 내이름을 불르는걸 들었어 나만들은게 아니라 내옆에 있던 친척들다 그날만큼 운적도 없는거 같다.. 할아버지는 잘계시려나.. 이렇게 쓰니깐 감동도없고 재미도없네
139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40:21 ID:I2T6wNU65Ck 고3때 학원 끝나고 집에 갈때 부모님이 차로 데리러 오셨거든?
가끔은 온가족이 나오는 날도 있었어
어느 날 학원끝나고 나왔는데 부모님차가 있었어
안을 보니까 앞좌석에 부모님 두분 계시고 뒷자석에 누가있더라고?
동생인줄알고 문쪽에 붙어있길래 일부러 좁은쪽으로 가서 탔지
근데 부모님이 왜 넓은데 놔두고 좁은쪽으로 타냐고 물어보시더라?
차안을 보니까 아무도 없었어...
14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44:56 ID:PefRa/+XzWE >>138 그래도 뭔가 무서감이네 ㅋㅋㅋ
14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0:57:21 ID:3tuCCr52v3w 음~ 친구가 겪은건데 어느날 자다가 문득 눈을 떴는데 왜 눈을 떴는지를 곰곰히 생각하는데
143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06:32 ID:dlHiDw0uDAg >>142 그렇게 말하니까 좀 웃기다ㅋㅋ
14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11:30 ID:CVJj8003P/s 나도 얘기 하나 할게★
난 1년전까지 막 뒤에 산 앞에 산 마을 입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저수지 구멍가게 없음 그런 산골마을이라 할만한 곳에서 살았거든? 근데 내가 8살때 일인데 놀려고 밖에 나왔어. 근데 얼굴이 되게 희고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애가 있더라고. 그냥 말을 걸었지. 근데 애가 대답은 않고 히죽 웃더라. 갑자기 소름이 돋았는데 그냥 가을이라 그런가 했는데 애가 갑자기 산에 가자는거야. 아직도 잊지 못하겠어. 애라기 보단 뭔가 살짝 성숙한데 음산한 그 목소리... 애가 일어나서 산으로 뛰길래 그냥 같이 따라갔거든? 근데 되게 빠르더라. 내가 뒤쳐지면 기다리다가 어느정도 오면 다시 뛰어가고... 그러다 순간 놓쳤는데, 해는 저물고 여긴 어딘지를 모르겠는거야.... 길이 안보여. 그래서 막 가다가 어느순간 굴렀거든. 풀이 무성한 어느 곳에 떨어졌는데 일어서는 순간 흰 옷같은게 확 지나쳐가더라. 아 그 여자애가 여깄구나. 싶어서 뒤를 봤는데
죽은 나무에 목을 메달고 바람에 흔들리는 흰 옷의 여자가 히죽 웃으면서 날 쳐다봤어. 나무 뒤로 여자애가 보이고.. 너무 놀라서 그때 기절. 결국 애가 안오니까 산으로까지 찾으러 왔던 마을사람들에 의해 발견되었어. 내가 기절 한 곳은 산 깊은 곳이였는데 난 마을 산 입구에 있었다 그러더라고... 대충 내가 기절한 곳을 설명하고 다시 찾아가니까, 내가 떨어진 곳은 무덤이였어.
145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38:53 ID:dlHiDw0uDAg >>144 결국 쓸쓸햇던게 아닐까?
146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1:12:35 ID:14oeeU+OwU2 >>139 나도 그런 비슷한 일 있었어. 학교 아침에 아버지께서 차를 태워다 주신다고 기다리는데, 뒷자석에 다홍색 나시티를 입은 여자가 앉아있는 거야. ....하지만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었어. .......써보니까 별로 무섭지는 않은데, 그당시에는 워낙 선명하게 보여서 무서웠다.
147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2:18:47 ID:a0dZOG9hZTk ............저주를 마구 걸었는데도 효과나타나는걸 본적이 없는 사람은 기가 쏀건가? ㄱ-? 뭐... 마음속이로 한거였지만
149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3:39:47 ID:DsnL2aY+BzY 오, 뭔가 미묘하게 신비로운 스레야. 나도 얘기 하나 해도 될까?
내가 초딩때, 방과후학교로 무슨 특강을 들었어. 뭐였는진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때 특강이 끝나면 저녁 5시. 학교 선생들은 다 퇴근하고, 우리 교실은 4층이었지. 학교엔 거의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방했어. 어느 날, 특강 끝났는데 화장실이 너무 급한거야. 친구가 집에 가자고 그러는데, 그거 알지? 의자에서 일어나면 막 쌀거같은거. 아 나 여자야. 그거땜에 한 오분을 뻐팅기고 있다가 다른 얘들 다 가고 선생이 그만 가자 그래서 나, 친구, 남자선생 이렇게 셋이서 나왔어. 난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지. 친구는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근데 학교 전체전원? 을 껐나봐. 화장실 불이 안들어오는거야. 너무 무서운 나머지 볼일보면서 노래불렀다? 팝송인데.. 뭐 제목은 패스하고 근데 칸 밖에서 어떤 성인여자가 나랑 같이 듀엣을 맞춰주는거야. 놀라기보다는, 내가 부르는 노래를 그당시 내 또래들이 몰랐거든. 그걸 알고 있다는게 너무 기뻤어;;; 그래서 얼른 볼일 보고 노래를 부르면서 칸 문을 열었다? 근데 그 순간 성인여자 목소리가 그친거야. 물론 밖에선 목소리 외에 문열리는 소리, 손씻는 소리 아무것도 안들렸고. 모든 칸을 다 뒤져봤는데 아무도 없어. 그래서 문 앞에서 대기타던 친구한테 누구 없었냐고 물어보니까 아무도 없었다는거야;;;;;;; 아 지금 방문닫고 쓰고 있는데 나 괜히 오싹해 밥먹으러 가야겠어.
15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13:53 ID:qH4nvErzjMs 내가 직접 겪은건데.. 밤중에 부엌에 있는 문 여는 소리가 들리길래 아빤가..? 라고 생각하고 그냥 누워있다가 물 마시는 소리도 들리길래 역시 아빠군. 하고 자랑스런 딸로서 반겨볼까? 라고 생각하고 부엌문을 열었더니 아무도 없었어....아빠... ㅇ<-< 아빠라고 해줘.......ㅇ<-<
15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8:04:44 ID:6AHzSkxvvj+ 난 어제 일어난 일인데 집에 아무도 없고 몸이 아파가지고 어디 나갈수조차 없어서 조금있다가 어머니께서 오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헤롱헤롱거리면서 누워있다가 "XX야~ XX야~ ...우헤헤헤헷"(XX는 내이름) 라고 부르는 생생한 어머니 목소리가 들린거야-_-; 진짜 놀래가지고 (어머니는 한시간 후에 오셨다.) '아.. 정신력이 약해지면 귀신이 놀린다더니 이런건가?' 싶어서 얼른 정신차렸어. 별로 안무섭지만 듣고난후에는 진짜 소름끼쳤다.
152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1:24:40 ID:YjKc2eZ4vfE 한 1년전에 있던 일인데,
나는 좀 신경질적인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뭔가 조그만 소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그러는 타입이라, 집의 가족들이 다 자고있을 시간에 혼자 깨서 내 방 책상에 앉아서 그림그린다던가 노래를 듣는다던가 하고 놀고 그러거든? 근데 아무래도 밤 늦은 시간이다 보니까 그 책상에서 잠들고 그럴 때도 많았어.
그 날도 그런식으로 놀다가 책상에 잠깐 엎어져서 눈 감는다는게 잠들었거든? 근데 누가 내 발목을 계속 잡아당기는거야,
내 동생이 예전에 그런 장난을 친 적이 있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놔뒀는데 하도 잡아당기길래 적당히 하라고 화내면서 일어나 보니까 아무도 없는거야. 동생방에 가봤는데 동생은 그냥 곤히 자고 있고...
그냥 꿈결에 착각한 거겠지 하고 침실로(난 공부방이랑 침실이 따로있어) 와서 자려고 봤는데 발목에 사람 손으로 잡은듯한 파란 멍자국이 남아있는거야.
다행히 그 일이 있은지 얼마 안되서 가족 사정때문에 이사를 가긴 했지만 무서워서 밤 늦게까지는 못 깨어있겠어. 덕분에 일찍자고 일찍일어나는 바른생활 어린이가 되었다
153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1:37:30 ID:QNkuXU46C26 >>151 나도 그런적이있었어ㅋㅋ 집이 넓은데 혼자있으니까 더 넓게 보이더라고.. 그날 게임하면서 쥬스를 마시고있는데 실수로 엎어서 샤워를 하고 나왓지.. 물기를 닦고있는데 옆에서 xx야~ 완전 깜짝놀라서 못들은척하고 도도하게 쇼파로 걸어가서 티비 완전 크게틀고 부모님 오실때까지 경직하고있었어ㅋㅋㅋㅋ
15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1:51:51 ID:Z9EUBorm/kU 비가 주륵 주륵 오네 이런날은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많아서 무조건 술 처먹고 일찍자는데...
하필이면 이런날 당직크리네.
155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2:08:09 ID:QNkuXU46C26 >>154 밖에 비가 보슬보슬.. 힘내!
159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2:45:02 ID:JiJoZ9VLhuc 그럼 >>158이 글 올리기 전에 나도 이야기 하나 써 볼게.
이건 내 친구 이야기인데, 얘가 귀신을 가끔 보나봐. 그 중 하나 이야기야.
나랑 그 아이는 같은 학원을 다녔는데, 우리 학원은 시험기간이 되면 12시가 넘어서 까지 공부를 하는 학원이었어. 그 아이가 사는 곳이 공교롭게도 공동묘지 앞이야. 이 동네에선 예전부터 귀신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곳이지. 보통 때에는 학원차가 그 아이 집을 가장 나중에 가는데, 그날은 늦게 끝나기도 했고 걔가 유독 겁이 많아서 기사님께 저희 집 먼저 가요~라며 졸라서 루트를 바꿔서 그 아이 집을 먼저 가게 되었지. 가는 길에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데리러 나와달라고 했나봐. 아파트 앞에 도착해서 친구들과 바이바이 인사를 하고, 마중 나온 아빠와 이야기를 하며 엘레베이터를 타러 들어갔대. X층을 누르고 얼마 안 있어 도착한 그 아이는 먼저 내려서 집 문을 열려고 했다는거야. 그 아이 집은 비밀번호식이었는데,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하자 삑, 소리가 나며 집 안에서 누가 나오더래. 근데 그게 바로 아빠였어.
"아빠, 왜 여기서 나와?" "무슨 소리야?" "아니, 방금 나랑 같이 있었잖아." "나 지금 너 데리러 나가는 건데?"
그 이야기에 옆을 돌아보았더니, 당연히 아무도 없었지. 소름끼친 그 아이는 겁에 질려 재빨리 집에 들어가 벌벌 떨었대.
다음 날 학원에서 이야기를 듣고 나도 헐, 소리 내며 놀랬었다.
이 아이의 이야기는 이거말고도 있는데, 이 이야기가 괜찮았다면 더 해줄게.
16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2:47:43 ID:YDuv704MGX2 우리학교 화장실 문은 겁나 낡은거라. 열릴때 끼이이이익. 하는 낡은 나무 소리가 나는데.
오늘따라 배가 심하게 아파서 문을 박차고 변기가 있는 방(?) 암튼 거기 첫번째 문을 열려고 하니깐
잠겨있더라 그리고 내가 노크를 하니깐 아주 가는 목소리로 있어요~ 라는 소리가 들리길래.
아이쿠 사람있는데 문열뻔 했네; 생각이 들고 2번째 칸에 가서 배변을 해결하고 나오는데
1번째 칸에 들어갔던 놈이 아직 나오지 않길래.약간 장난기가 발동해. 문을 뻥 차고 갈생각으로
도망갈 준비까지 다해서 문을 걷어찼는데. 문을 그냥 열렸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
16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23:21:51 ID:IRITh9DwRBY >>160 조용히 나간 거 아니야?
162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0:23:21 ID:GGxJqKPwlIs 158 이다. 집에 지금 왔고, 소주 한 병 깠다. 마시면서 기억에 의존해서 치는거라 조금 느릴거다.
16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0:29:40 ID:GGxJqKPwlIs 3년 조금 더 된 여름밤이었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게임과 인터넷만 하다가 부모님 잔소리에 짜증나서 비오는 야밤에 우산을 들고 집 근처 야산에 올라갔다.
야산을 올라가는 길은 아스팔트로 적당히 포장되어 있었고, 산 초입부분에는 절도 하나 있었다.
최소한 그 절 까지 가는 곳 중간 중간에는 가로등도 있었고, 가로등이 없어도 당시 짜증나는 심정의 나는 아마 올라갔을 것이다.
비가 와서 그런지, 오르막까지 가는데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늦은 시간 - 11시 40분 정도 - 과 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글자스킬하니까말이지 나는 글자스킬을 꽤했던것같아 우연히알게되서 부작용뭐이런것도 모르고 그냥 핸드폰메모장에 써놨었거든 3개인가써놨는데 2개는 사람들이 잘모르는것같아 인터넷에도 없고 근데 그 3개중 하나가 책상밑에 숨어라였나? 하여튼 그랬어. 나는 글자스킬을 꽤오래했었는데도(핸드폰바꿀때까지 까먹고살았어) 아무일도 없었거든. 부작용에대해 알게된것도 최근이고.
근데 그거를 친구한테 알려준적이있었어. 물론 부작용도 다말해줬지. 그때가 한참 시험기간이였나? 하여간그랬어. 근데 어느날부터 계속 그친구가 아침 6시가되면 'ㅇㅇ야 일어나야지?' 이런소리에 계속잠에서 깨더래. 일어나면 아무것도없고. 그얘기를 해주더라고 그러면서 글자스킬이야기를 듣고나서 친구가 글자스킬을 포스트잇에써놓고 책상위에 붙여놨다그랬었나? 근데 그다음날부터 계속 그런소리를 듣는거야. 이지역이 비평준화라서 연합고사를 잘쳐야되거든. 그때가 마침 연합고사였고 그애는 공부에관한 스킬을했었나봐. 그리고 친구가 글자스킬을 어떻게 처리했고 그리고는 그런 목소리가 들리지않았데.
좀 횡설수설했다.
181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23:35:43 ID:KplSEtL6YRQ 이거 그냥 ㅋㅋㅋㅋㅋㅋㅋ 기분탓이겠지? 이건 그냥......... 기분탓일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너희들을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에 내 일을 적겠다
난 최근에 스레딕에 얹혀서 살게 되버렸다
무서운 이야기가 많으니까 너무 재밌는 거야 근데 내가 하려는 건 내가 최근에 느끼게 된 시선에 관해서야.
190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58:58 ID:yYdYKOy9og2 나도 이야기 하나만 쓰자
별로 안무서운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지금부터 4년 전에 친구랑 학원갔다가 심야 자습까지 하구 12시에 집에 오는길이었어. 신나게 이야기 하다가 왔는데, 우리동네로 가는 길에 뭐라그래야되지 동네 하천 위로 다리 있잖아, 그 다리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가 있거든. 둘이서 이제 거기 앞에 서서 기다리는데 서로 말이 없었어. 그러다가 어느샌가 뭐라그래야되지? 시간이 훅 지나간 느낌이 들고 정신차려보니깐 나랑 친구랑 둘이서 횡단보도 정가운데 있더라고 그것도 빨간불인데 말이야 너무 무서워서 얼른 뛰어서 도망쳤어 이건 그냥 둘이 정신줄을 놓은걸까
191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22:14:19 ID:VkG1MiooD1c >>190 시간이 지워졌다거나 그런 게 아닐까?
195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4:25:21 ID:2KfB66VJNlQ 음 나두 별루 안무서울수 있지만 내가 겪은실화 랑 들은 이야기좀 적어볼게 일단 내꺼 음 중학교때 방을 동생이랑 둘이서 공부방이랑 침실이랑 나눠서 같이 썼거든 근대 어느날 학원에서 늦게 끝나구 집에 와서 다들 자구 있길래 옷만 벗구 침대에 누웠는대 눕자마자 창문쪽에서 책장을 넘기는거야 분명 그쪽에는 아무도 없었어 방에는 동생이 창문반대편에서 자고 잇었구 막 소리지르거나 도망가고 싶었는대 영화처럼 몸이 안움직이고 소리도 안나더라 그래서 그날 잠도못자고 밤을 샛더라는 쓰다보니 안무섭네 그때는 완전 무서웠는대
196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4:36:17 ID:2KfB66VJNlQ 들은 이야기 알바 사장님 친구분 이야기인대진짜 무서웠서 사장님 친구분이 젋었을때 경양식? 어째든 거기서 어떤 동생이랑 가계내에 방이있어서 거기서 숙식 알바를 했었대 그런대 어느날 자고 있는대 동생이 갑자기 사색이 되서 막 뛰쳐들어와서 나가자는거야 막 울면서 그래서 영문도 모르고 자다가 끌려나갔데 그런대 나와서 동생이 하는말이 자기가 화장실을 갈려고 방에서 나와서 가계불을 키고 화장실을 가고 있는대 그 의자 있지 소파같은 건대 음식점 가면 있는 머리부분만 보이는 의자 거기에 사람 두명이 앉아 있더래 그래서 잠결에 손님인줄 알구 그냥 영업 끝났다구 말하러 갔는대 몸통이 없고 머리만 동동 떠서 대화 하고 있었대 그래서 놀라서 도망와서 깨워서 나온거라고 ..ㄷㄷ
197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4:47:28 ID:2KfB66VJNlQ 또 들은 이야기 아는 누나가 고등학교때 매일 학교 같이 가는 친구 가 있었대 여느날 처럼 아침에 집에서 나왔는대 복도 끝에 계단 쪽에 친구가 있었대 그래서 "야xx야" 했는대 갑자기 친구가 막 계단을 뛰어 내려 가더래 그래서 저게 미쳤나 하면서 욕하면서 막 따라 내려갔는대 내려갈때 계단에서 보면 얼굴이 보이잔아 근대 이상하게 얼굴이 없었대 그때는 뭔가 이상하다 그정도만 생각했었대 1층까지 내려왔는대 그애가 없는거야 얘가 어디갔나 하고 혼자 가고 있느대 저앞쪽에 친구 서있었대 그래서" 야 너 왜 도망갔서" 하니까 "무슨소리야 나 방금 왔써 니네 집 올라가지도 안았거든" 이러는거야 그래서 누나는 울고 친구는 당황하고 학교까지 울면서 갔다고 하더라고 근대 이야기 같이들은 친구가 하는말 얼굴 안보이는 사람은 저승사자라며 그때 그친구 주위에 죽은사람 없냐고 하니까 누나가 놀라면서 알던 오빠가 타지도 안던 오토바이를 그날 따라 탄다고 우기더니 사고 나서 죽었대............
198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5:10:38 ID:2KfB66VJNlQ 반응도 없고 내가 읽어도 무섭지도 않고 ; 하긴 이시간에 일어나있는 내가 이상한건가 ; 이거나 쓰고 나도 자야겠다 .. 이것도 사장님한태 들은거야
처음 군대를 가면 긴장해서 배변을 못본다며 그래서 마려우면 2인1조로 해서 보낸다고 하던대 맞나;.;
어째든 그래서 사장님 친구분이 자고 있었는대 누가 막 깨우더래 화장실 같이자자고 같이 가자고 그래서 비몽사몽 같이가는대 이 화장실이 강당을 돌아서 가거나 가로질러서 가야 됬엇대 그래서 둘이서 불꺼진 강당을 가로질러 가고 있는대 가장자리쪽 에 뭔가 히끄무리한게 앉아 있는게 보였다는거 야 그래서 놀라서 옆에 화장실 같이 가던에 보고 야 너도 저거 보이냐고 그랬더니 둘이서 놀라서 막 뒤도 안돌아보고 내무반으로 뛰어 왔는대 어느 순간 보니까 같이 가자고 했던 사람이 없는거야 그래서 벌벌 떨면서 아침까지 있었는대 아침에 무슨 번혼가 어째든 그걸로 확인 해보니까 밤에 같이 화장실 가자고 했던사람이 사실은 존재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ㄷㄷ.
200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8:26:06 ID:EkSvpxFvi2s 내가 아는 언니한테 들은 얘기야. 그 언니가 국악부거든. 맨날 연습할때 막 콘크리트 박스 안에서 연습하는데 원래 소리가 있는 곳에 귀신이 잘 모인다고하잖아 갑자기 한참 연습하고있는데 누가 '악!!!!!'했다는거야 그리고 잠시동안 다들 멈춰서 서로 바라보기만 하는데 소릴지른사람은 아무도 없었대. 뭐 이런 이야기............. 근데 내생각으론 누가 장구치다가 자기 손이라도 때려놓고 모르는척하는거아닐깤ㅋㅋㅋㅋ
201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7:01:22 ID:XDBgizhtvNI 음. 귀신은 아닌것같은 무언가를 느낀적은 있어. 그것도 최근일이야, 형태가 뚜렷하진 않았는데 동글동글하고 몽글몽글하게 생긴것, 다가가자 마자 사라졌어, 그녀석은 학원가면서 봤어 그녀석 주차금지 판 앞에 있었어, 나쁜녀석 인것 같지는 않아 그녀석 좋은녀석일까?
203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21:30:54 ID:kS27nxWJGkg 별로 길진 않은데... 시험기간에 학원 보충하고 그러면 12시쯤되서 끝나거든? 그럼 나혼자 터덜터덜 걸어서 엘레비이터 타고 올라와 근데 그날따라 무서워서 엘레비이터 문을 빨리닫는거 막 눌러서 닫으려고하는데 그 닫히는 문 틈 사이로 하얀 손이 손목까지만 있는 손이 손까락으로 걸어서 들어오더라구.
204 이름:mosol01 :2010/01/22(금) 22:24:00 ID:SxtitGwsPEI 지금 내나이 22세
옛날 물건 정리하면서 6학년때 일기장을 봤는대
그중에 기분나쁜 내용이 하나 있더라
내용이
오늘 아파서 쉬는대
동생이 학교마치고 돌아왔다.
바로 자기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대 다시 동생이 다시 들어왔다.
무섭다.
대충 이런내용이거든.
기분나뻐....ㅜㅡ
바로 일기장은 찢어 버렸지만 ㅋ
근대 뭐가 기분나쁘냐구?
난 동생이 한명뿐이거든 으 기분나쁘다 ㅋ.
205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22:43:21 ID:kS27nxWJGkg >>204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비슷한얘기있어 내가 겪은건아니고 나 남동생이 하나 있고, 학원가서 늦게 돌아오거든? 근데 내가 뭐 이런저런 이유로 학원 자주 빼먹고 방에서 디비자.(엄마,아빠,학원 미안) 그날도 동생이 학원갔다 돌아오다가,내방을 무심코 열어봤더니 내방 침대에서 내가 뒤척이면서 자고있더래. 그래서 누나 또 학언 안갔네. 휴 하고 방문을 딱 닫고 컴앞에 앉았더니 내가 대문열고 들어왔대;ㅅ;
210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4:00:07 ID:usj69coObM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경험한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긍께 학원이 끝나고 엘레베이터 기다리는데 어 할꺼 없서서 ㅋㅋㅋㅋㅋㅋ 그냥 혼자서 코끼리코돌았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뒤에 어떤여자가 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빨간구두라서 존나 무서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이구..암튼 이야기 계속 할께 그래서 엘레베이터가 그런거임 유리 졸라 많은거 그래서 그걸로 뒷쪽을 봤거ㅓ든? 그때가 작년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유리로 봤는데 그여자가 엘레베이터 뒤에 있더라 그러니까 무슨느낌이야면
이런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여자분 눈빛이 너무 부리부리 해서 긍께 그런 이야기 ㅋㅋ
211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5:05:43 ID:SyZct2k4ac 난 12년 정도 지난 이야기인데.. 진짜 아무도 안 믿더라.. 난 유에프오를 봤어 진짜 구라 안까고.. 바로 코앞에서! 사실 나도 가물가물해 그 당시엔 정말이라고 믿었는데 벌써 12년이나 지났으니까. 꿈이였나 싶기도 하고. 우리집이 2층 주택이고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나가려고 했거든 그 때 먹었던 음식도 기억해 삼겹살 구워서 먹고 있었어. 나갔는데 뭔가가 둥둥떠서 오는거야 .. 진짜 알려진 유에프오랑 똑같더라.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고 보통 학교의 교실 정도.. 아니 더 작았나? 무튼 멍때리고 보고있는데 좀 느린속도로 지나가더니 갑자기 엄청 빠르게 사라지데.,. 지금은 사실인지 아닌지 내 눈으로 봤는데도 너무 오래지나서..긴가민가 하지만 일단 그 뒤로 유에프오는 있다고 믿고있어
212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00:31 ID:4AoHQP4x82 고2때 문학쌤 이야긴데.. 문학쌤이 야자감독을 하시는데 웬 중년 남자가 돌아다니면서 교실 뒷쪽 창문으로 애들을 보더래. 몇 번이나 돌아다니는 걸 보고 아,학부모구나 하고 계속 감독을 했대. 그러다가 야자 끝날 때쯤인가?같이 감독하던 쌤한테 그 남자에 대해서 물었대. 그런데 같이 감독하던 쌤은 아무 것도 못 보셨대.
이거랑 관련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 일 있기 좀 전에 우리 반 애 아버지 돌아가셨는데.. 자기 딸 보러 오신 건지.. 근데 정작 그 딸은 예체능이라 야자를 안 한단 말씀이지ㄷㄷ
뭐였을까?그 남자ㄷㄷ 우리 신설이라(내가 1회 졸업)죽은 사람도 없거든;;
213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35:09 ID:zCY13fXh9E 나는 18년 살면서 귀신 본 적이 없는데.. 아니 본 적이 있어도 내가 못느꼈던 건가... 뭐지 나.... 가위도 눌려본 적 없다고!
214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43:58 ID:8ajWovwGl2 희대의 심령 포인트인 용산 전자상가라는 데에 탐방을 해봤다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4시간동안 기억이 끊겨있었고 내 지갑의 돈들이 없어졌어 대신 이상한 전자 제품들을 들고 있었지
모두 용산 전자상가란 곳을 갈땐 조심해 사람을 홀리는 귀신이 있다고
215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45:05 ID:FIjBMbcvMk 정말 심심해.. 뭔가 움찔움찔 무서운 이야기 좀 해줘
216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45:26 ID:zCY13fXh9E 너가 말하는 귀신이 용팔이는 아니겠지~
217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50:59 ID:zg4AaXJ8o2 내 친구가 겪은 얘기야. 작년 8월 즈음의 얘기인데 아마 여기서도 기억하는 사람 몇명 있을꺼야
218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53:39 ID:zg4AaXJ8o2 8월 23일 새벽 2시 경, 내 친구는 시팔질을 하고 있었어. 시팔질을 하던 내 친구는 어디선가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 그런데 갑자기 책상에 있던 천원짜리 두장과 만원짜리 한장이 조금조금씩 흔들리는거야.
그때 한참 시팔에서 음악 방송이라던가 그런거 많이 할때 였고 그 음악 방송 신청곡 0순위가 반야신경이었어. 친구는 음방 듣다가 어쩌다 다운 받은 반야신경을 재생했지만 뭔가 만원짜리가 심하게 흔들리고 시선도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곧 꺼버렸다더라
219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56:44 ID:zg4AaXJ8o2 그리고 한시간이 지난 새벽 3시 즈음에 집 밖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울기 시작하더니 금새 세마리가 모여서 자꾸 야오옹하고 울더라는거야. (새벽에 고양이가 울면 불길한 징조라고들 하지?) 차마 베란다로 나가서 확인할 용기는 없고해서 계속 시팔질을 하고 있었는데 이윽고 개의 울음 소리까지 들려오더래...
그리고 잠시 쿵쿵하고 발구르는 소리 비슷한게 나더니 고양이 한마리의 울음 소리가 사라지고 남은 고양이 2마리와 개가 깨깽거리더래.
차마 못참겠어서 친구가 베란다로 나가려고 하는데... 베란다 문을 여는 순간 그 발구르는 소리가 멈추는거야. 한 두세번 정도 해봤는데 계속 그렇더라고 하더라구.
220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6:59:56 ID:zg4AaXJ8o2 뭐 얼마 지나지 않아 개와 고양이의 울음소리도, 발구르는 소리도 멈춰서 친구는 안심하고 시팔질을 시작했는데...
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창문 쪽을 바라보니 무슨 마릴린 맨슨이 렌즈 낀것 마냥 하얀 눈을 한 여자... 같은게 창문을 획 지나가는 잔상을 보았다는거야. 나는 얘가 너무 무서워하는것 같아서 좀 풀어주려고 그 상태에서 야동 틀면 여자 귀신이면 도망갈꺼고 남자 귀신이면 같이 볼꺼라고 우스갯소리로 했는데 아무래도 역효과 난것 같더라구...;
221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01:30 ID:zg4AaXJ8o2 그때 어느 시팔러가 그럴때는 정화되지 않은 물을 마시면 굉장히 위험하고 천장, 뒤를 보는건 위험하니 하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친구, 가만히 있을리가 있겠니.
물은 안마셧지만 천장과 뒤를 바라보고 말았다.
뒤를 바라봤을때는 괜찮았는데 천장을 바라봤을때, 천장 구석의 조금 어둑한 부분을 바라봤을때 갑자기 두통이 나더니 식은 땀이 줄줄 흐르더라는거야
222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03:30 ID:zg4AaXJ8o2 방금 물마시면 안된다고 했던 시팔러가 "향을 켰을때 조금씩 타들어가지 않고 폭죽처럼 활활 타오르는 곳이 있으면 그곳이 귀신이 있는곳이다" 라는 소리를 했어.
친구 방에 향은 없고, 라이터는 있었던 모양인지 라이터로 실험을 해봤는데 친구가 바라보고 두통을 느꼇던 그 천장의 어둑한 부분 바로 밑에서 라이터가 활활 타오르더래. 혹시 바람 때문이 아닐까 하고 다시 한번 켜보려고 했는데... 다시 한번 켜보려고 한 순간 라이터의 부싯돌이 날아가서 다시 확인하는건 불가능했다더라
223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06:45 ID:zg4AaXJ8o2 그 순간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베란다에 있던 비닐이 누가 만진것처럼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기시작했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어느 시팔러가 최근에 뭐 주워온거 있냐고 물어봤지. 그러자 친구가 현관에 있던 십자수를 가져왔다는거야... (나도 이거 봤는데 크기는 가로폭, 세로폭 모두 성인 남자가 팔을 벌린 길이만큼 컸어. 이 정도면 취미로 만들었다기보다는 무슨 기념 같은걸로 만든 느낌이더라구)
224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08:52 ID:zg4AaXJ8o2 그 십자수 액자 뒷면에 날짜가 써있길래 확인해보니 한 20년 된 물건이더래.
한 4시쯤 되서 친구가 2시 즈음에 유리창에서 잔상으로 보았던 귀신이 한순간 친구의 눈 앞에 나타났다 사라졌고, 갑자기 엄청난 복통이 시작되었대. 그 이후로 무언가 감각도 이상해져서 오른쪽에서 들려야할 소리가 왼쪽에서 들리고 왼손이 잘 안움직이고 힘도 안들어가고 그러더래
225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11:04 ID:zg4AaXJ8o2 그때 뭔가 아는 것 같은 시팔러가 불을 켜고 1부터 10까지 천천히 세면 응급조치가 된다고 하길래 라이터를 수리해서 해봤는데... 효과 없었고 무시하고 자버리려고 했는데, 방금 나타난 귀신과 똑같이 생겼는데 눈만 까만색인 귀신이 나타났대...
결국 잠도 안오고 해서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니다가 귀신 깃든 물건에 막걸리 뿌리면 괜찮아진다길래 해봤더니 이번에는 귀신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게 아니라 계속 옆에서 자기를 바라본다는거야
226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13:59 ID:zg4AaXJ8o2 그날 밤 이후로 친구는 한 2주일 정도 학교를 결석했어. 얘가 정상 등교 하게 된 이후로 왜 안나왔냐고 물어보니까 2주일간 병원 다녔다고 하더라.
학교에 정상등교하게 된 이후로도 뭔가 상태가 이상했지. 막 우리랑 얘기하다가도 어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마구 소리 지르고... 결국 반년도 안되서 그렇게 붙임성 좋고 친구 많던 놈이 미친놈 취급 받고 얘랑 얘기해주는 놈은 나 밖에 안남았어... 나도 얘 사정 몰랐다면 미친놈 취급 했을지도 모르지
227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14:29 ID:zg4AaXJ8o2 그리고 방학 시작하고 얼마 안지나서 얘가 또 귀신 보인다고... 살려달라고 전화해서 소리 지르길래 갔는데... 나를 보고 누구냐고 묻더라. 정말 내가 누군지 모르겠냐고 계속 추궁했는데 아무리 봐도 정말 모르는 눈초리인거야.
그래서 그냥 왔지? 그리고 일주일 정도 잠자코 있다가 또 녀석 집에 가봤어. 걔 집이 맞벌이라 그 시간에 부모님이 있을리가 없는데 두분 다 계시더라구. 그 두분이 현관에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뭐라더라? 해리성 기억상실증? 하여간 기억을 잃었대... 근 6개월간의 일을 기억해내지 못한다는게 아니냐...
228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15:17 ID:zg4AaXJ8o2 이런 기억 상실증을 정말로 충격적인걸 보았을때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 녀석이 본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으휴 정말 오싹하다...
229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7:39:33 ID:15VTUhWEO2 좋아 내얘기를 해주마
231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31:29 ID:vZC5K/3JkQ 난 외할아버지 본거일까나?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시는 모습 한 초등학교 3,4학년때? 참고로 우리 외할아버지는 내가 3살때 돌아가셔서 얼굴도 기억안나, 외할아버지인걸 알게된건 중학교 들어가서 엄마 어릴적 앨범봤을때.
232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11:57:10 ID:JfXTf1/14. 무서운얘기는 아니고... 중3 2학기 시험기간이었어... 학원에서 암기과목 대충 훝어보고 친구랑 집에 왔거든..아홉시쯤에... 항상 우리 집 가는 길 중간에 그 친구 집이 있어서.. 그 친구랑 헤어지고 난 집으로 걸어가고있었어.. 근데..어느 시점부터 위화감이 딱 드는거야..아홉시면..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잖아??근데 꽤 큰 길이었는데
4차선도로가 깨끗하고.. 도로에 사람 한명 안 보이고..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엠피들으면서 계속 걸었는데.. 또 어느 순간부터 도로에는 차가 가득가득하고.. 사람들도 꽤 지나다니는거야... 어..뭐지...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어..집에서 온 전화였는데.. 엄마가 완전 화가 나가지구 "너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어..!! 폰은 왜 꺼뒀어..!!"하면서 호통을 치는거야.. 평소에 귀가하던 시간보다는 두시간정도 늦었지만 시험기간이라고 미리 '10시쯤 갈께요~' 라고 말해둔터라 절대 늦은 시간은 아니다..아니 오히려 시험기간치고는 빠른 귀가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엄마한테 "왜 그래요 엄마 나 지금 가고 있어요..금방 들어갈께" 하고 걍 끊었어.. 그리고 무심코 폰 시계를 봤는데..시간이 12시가 한참 넘은거야... 시험기간에 3시간이 행방불명되다니 시발 ㅋㅋㅋㅋ 아무튼 그런 이야기 ..
233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17:18:46 ID:nb5bI.ajLU 난 간단한거 여러개 알고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겪은 이야기 하나. 아직도 그게 꿈이었는지 아님 진짜 그런 일이 벌어진건지 구분이 안가.. 중학교 1학년 입학하고 나서 막 겪은일인데, 그때가 막 폭설이 내리는 날씨였어 봄 날씨는 아니었었고, 완전 겨울이나 다름없었지.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는 대략 30? 40분 정도. 멀었지만 이사온지 얼마안되서 며칠간은 버스 노선을 파악하려고 어쩔수없이 걸어다녔어.
일이 벌어진건 학교에서 집의 중간에 있는 언덕. 경기도 구리시 사는 사람이라면 대충알꺼야. 시립 체육관?이 있는 그 언덕을 오갔는데, 진짜 오라지게 춥더라고. 거기다 그 때 감기를 심하게 앓았었음. 전날 39도까지 열이 올라서 학교도 못가는걸 억지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고, 바람이 미친듯이 불더라고. 걸어갈 당시에도 열이 꽤있는상태. 학교에서 38도라고 했으니까, 아마 그정도로 열이 올랐었을거야. 코며 귀며 다 먹먹하고 눈까지 시린 느낌이라 거의 눈을 감다시피하고 언덕을 올라갔어.
속으로 추워, 너무 추워 죽을것같아 막 이런 말을 하면서 올라갔거든? 근데 갑자기 현기증이 일어나더니 아찔하더라고. 다시 정신차리고 눈을 떠보니까 그 언덕이 아니라 평범한 상가라고하나? 건물안에 시장같은게 있는 그런 류의 거리 한 가운데에 있는거야. 어디인지는 모르겠고, 엄청 따뜻해서 기분이 좋다고 느꼈어. 막 무섭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돌아다녔고 꽃집이나 음식가게도 있어서 사람들이 드나들었어. 북적북적하기도 했고. 낯설은 느낌이 없었다는게 참 신기해 지금생각해보면..
여하튼 몸에 열도나고 너무 아파서 빨리 집에가야지, 그 생각이 퍼뜩들었어. 여기가 어디지 하는 생각은 전혀 안들었던것 같아. 마침 저기 상가끝에 유리문이 있어서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뚫고서 막 걸었어. 근데 갑자기 누가 내 팔을 확 낚아체고서 날 끌고가는거야. 단순히 끌고가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걷지도 못하게 질질 끌고 걸어가는데 잡힌 팔둑이 끊어지는줄 알았어 얼마나 세게 잡던지. 당연히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들고 누군가 살폈더니 깔깔이?라고하나? 그 점퍼를 입은 왠 할아버지더라고. 이런 썅년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미친년 죽일년 옘병할 년 등등등 온갖 쌍욕을 다하면서 날 질질 끌고가는데 완전 무서웠음.
그래서 반항을 했지. 근데 아무리 해도 그 할아버지 손에서 벗어날수가 없는거야 제대로 걸을수도 없고 완전 질질 끌려가고 난리도 아니었음. 그러다가, 한 중간쯤 갔나? 어떤 사람이랑 툭 부닺혔어. 엄청 세게 부닺히는 바람에 소리도 크게 났고. 미안해서 고개를 돌렸는데, 어떤 남자랑 눈이 마주쳤어. 아 소름끼쳐 ㅋㅋ 새카만 옷을 입은 동양 남자였어. 새카만 목폴라에 새카만 긴코트 등등... 얼굴은 엄청 시하얗고... 걍 어디서나 볼수있는 30대 중반 남자? 근데 눈이 마주치자마자 씨익 웃더니, 내 쪽을 향해서 막 걸어오는거야. 할아버지가 워낙 빨리 걸어서 거의 뛰다시피하지않으면 못쫓아올 속도였는데 사람들을 뚫고서 날 잡으려는듯이 쳐다보면서, 여전히 웃는체로 쫓아오더라고. 할아버지가 그걸 눈치채고서 거의 뛰다시피 상가를 나가는 유리문쪽으로 걸어갔어. 그리고 그 남자한테 잡히기 전에 문을 활짝 열어재끼구서 날 그냥 내집어던졌어. 왜 만화에서 힘쎈 애가 약한애 쥐고서 막 집어던지잖아. 그런수준으로 내동댕이를 치는 바람에 바닥에 철푸덕 소리내면서 엎어졌지. 엄청 아팠어. 얼굴이 쓰라리고 온몸은 욱신거리고 정신은 멍하고...
23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17:20:38 ID:nb5bI.ajLU 정신차리고서 눈을 뜨니까 왠 횡단보도에 누워있는거야 내가. 아까 말했던 그 언덕을 다 오르면 횡단보도를 건너야하거든. 역시 구리사는 사람이라면 알듯. 그 고구려 슈퍼있는 쪽에 짧은 횡단보도 하나. 그 중간에 엎드려 누워있는데 몸을 못가눌정도로 아프고... 사람들이 막 날 둘러싸고있는게 어렴풋이 보였어. 왠 아저씨랑 아줌마가 다가와서 학생괜찮냐고 어쩌구 저쩌구하다가 119가 왔고 그대로 실려갔음... 나중에 알게됐는데 내가 교통사고를 당했더라고.
병원에서 찬찬히 생각해봤는데, 그 언덕은 진짜 황량해. 큰 도로하나 있고 보도블럭 있는게 전부. 상가같은건 반경 100M안에서 찾을수가 없어. 근데 나는 분명히 상가를 거쳐왔었고... 눈을 떠보니 횡단보도에 교통사고를 당한 직후였지. 거기다 난 그 언덕을 다 오른 기억이 없어. 즉 그 횡단보도 쪽까지 올라가서 신호를 기다리고 건넌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 의사말로는 충격으로 인해서 기억이 없을수도 있다는데... 글쎄 난 잘 모르겠음... 여하튼 섬짓한 경험이었어.
아직도 그 할아버지랑 남자가 누구였는지는 몰라 ㅋㅋ 엄마한테 말해보니까 혹시 조상 할아버지 아니냐고 사진첩도 쭉 훑어봤는데 그 할아버지는 아니였어 ㅋㅋ 그냥 내 생각인데, 그 남자는 죽음하고 관련된 사람이었고, 할아버지는 날 도와준게 아닐까 싶음... 누군진 몰라도 다시 만남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고싶네 ㅋㅋ
236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33:05 ID:piZUoMJ4nA 나 다녔던 고등학교 괴담인데 학교 건물이 3개야. 본관이랑 가정실습실이랑 무용실이있는 구관, 그리고 새로지어진지 얼마 안된 신관. 괴담은 구관에 있는 무용실에서 나온건데, 지금은 그 무용실이 없어지고 도서관이됬어. 어쨌든, 그 무용실에 나왔던 귀신의 이름이 쫄쫄이였는데ㅋㅋ 이름은 좀 웃기지만 실제로 까만 타이즈쫄쫄이같은걸 입은것처럼 전신이 까맣고 다리가 없는 귀신이었데. 그 무용실은 학교 검도부가 연습하는데 쓰이고있었거든. 하루는 연습이 끝나고 어떤애가 엠피쓰리를 놓고왔다면서 가지러 가자고해서 같은 검도부 2~3명이랑 무용실로 돌아갔데. 근데 문을 살짝 열었더니 커튼이 흔들리는게 보이는거야 창문은 닫혀있었고.뭐 별생각없이 문을 활짝 열었는데 아무도 없을 깜깜한 무용실에서 누가 새까만 옷을 입고 혼자 춤을 추고있더래. 너무 어두워서 그렇게 보이는건가 했는데 자세히보니 전신이 새까맣고 다리가 없었던거지. 그자리에있던 검도부원 모두 너무 놀라서 굳은채로 가만히 쳐다보고있었는데 그녀석이 갑자기 멈춰서 애들쪽으로 휙 돌더니 말을 걸더래 "나랑 놀자""놀아줘, 나심심해"라고. 너무 놀라서 비명도 못지르고 엠피쓰리도 못챙긴채 정말 정신없이 도망쳤데.
그뒤로도 계속 창문은 분명 닫혀있는데 커튼이 혼자 펄럭이는걸 자주봤다고해. 바람이 들어올데도 없는데말이야.
237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48:39 ID:piZUoMJ4nA 이 얘긴 내가 학교 들어가기전부터 있던 얘기고. 1학년때 내친구가 겪은 얘기. 뭣때문인지 1학년들은 수업이 일찍끝나서 집에서 잉여질을 하고있었는데 친구한테 전화가온거야. 학교와서 놀자고.. 2,3학년들은 야자중이고 운동장엔 주변 아파트주민들이 와서 운동중이었어. 내가 쫄쫄이얘기를 알게된건 그때야. 그 친구가 나 학교에서 귀신본적있어 라며 얘길꺼냈거든.
그 친구가 입학하고 얼마 안있어서 다른 친구랑 야자 썡까고 운동장에있는 벤치에서 잡담을 하고잇었는데, 벤치에 앉으면 학교 본관이랑 바로 마주보는 위치였거든. 친구랑 얘기를 하다보니 시야에 뭐가 검은게 자꾸 움직이는게 거슬리더래. 뭔가 하고 보니 3학년 교실 창문가에서 어떤 사람이 새까만옷을 입고 춤을 추고있더라는거야. 우리 학교 교복은 어두운 자주색이랑 곤색이 들어가고, 체육복은 눈아플정도로 파란 파랑색이거든. 자세히보니 새까마니 얼굴도 잘 안보이고 거리가 거리인지라 안보일만도 했지만 얼굴포함해서 전신이 너무 이상할정도로 새까만색이었데. 대부분 평소엔 편하라고 체육복입고 지내니까 체육복을 입었다면 파란빛이 돌만도 한데 정말 이상할정도로 새까만색이었데.
이 이얘기를 하고있자니 그 친구한테 누군가한테서 전화가온거야. 친구가 전화를 받았는데 계속"여보세요? 여보세요?"라다가 끊었어. 누군데그러냐고 왜그러냐고했더니 "친군데, 아무말도 안해서 그냥 끊었어. 근데 얘한테 부재중전화도 와있네"라더라구. "아 이런얘기하고있는데 괜히 그러니까 더 무섭닼ㅋㅋㅋ"이러다가 한시간정도 더 잡담하다가 집에 가기전에 "야 아까 그 친구한테 다시전화해서 물어봐 전화 왜했냐고"해서 다시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는 자긴 전화를 한적이 없다더래. "부재중전화까지 남겼잖아, 무슨소리야"라며 따지다시피했는데 그 친군 정말 전화를 한적이 없다고 그러더래. 당시엔 정말 무서웠는데, 웃어넘기긴했지만 이렇게적어놓고보니 우연이었을수도...
238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5:06 ID:piZUoMJ4nA 그리고 그 쫄쫄이는 야자시간에 본관에 자주 놀러오는 모양이야. 난 예체능계라 학교에 남아있는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쫄쫄이 혼자 복도를 뛰어다니는걸 본 애들도있고, 갑자기 문이 혼자 열렸다가 닫힌다던가. 아무도 안앉아있는 책상이나 의사가 덜컹거리면서 움직인다던가. 쫄쫄이가 애들 놀래키려고 책걸상을 걷어찬다고들하더라고ㅋㅋ 귓가에 대고 말걸거나 후-하고 바람 불어넣기도 한데. 실제로 같은반이었던 애들이나 다른반애들도 겪었다는걸 들었으니까.
23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4:58:14 ID:Gx6Qw16XTk 아 근데 쫄쫄이라 부르니까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07:15 ID:piZUoMJ4nA 아 또하나 있는데 왜 내가 알고있는얘긴 조금씩 웃긴요소가 포함되잇는거지ㅋㅋㅋㅋㅋㅋㅋ
고등학교떄 친구가 자다가 처음으로 가위를 눌렸는데, 누가 자꾸 자기 다리를 잡아당겨서, 눈을 뜰까말까 어쩌지 엄마부를까 어떻게해됔ㅋㅋㅋ 이러다가 어느순간 잠이들어서 자다가 깼는데 쇼파밑에 공간 있잖아. 떠있는부분. 자기 몸이 거기 껴있더래는거야ㅋㅋ
242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5:13:22 ID:hcd7j0T1K6 내가 초등학교때 일인데 가을운동회를 하고있었거든 그래서 학교 전교생이 다 나와있었어 선생님들도 다 나와있어서 모두 빈교실이였지 대표들이 나와서 뛰는데 보고있던 우리반애가 갑자기 우리반쪽 창문을 가르키는거야 저기 누가 창문열어서 이쪽 보고있다고 하더라고 진짜 있었어 근데 우리반 선생님도 다나왔고 문까지 잠겨있었어 나랑 내친구가 한복을 놓고와서 다시가져오려고 반으로 올라갔거든 확인도 해볼겸 근데 문도 잠겨있고 아무도 없더라고 어른은 아닌것같다는데 체육복을 입고있었고 근데 다른반애들은 우리반 번호 모르잖아? 끝나고나서 반으로 돌아오는데 애들이 그것때문에 완전 떠들썩했어!
243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1:01:59 ID:9j4/MZPLqg 다들 이런적 있지 않나?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기괴한 형상이 눈앞에 스쳐가고 놀라서 눈을 뜬뒤 다시 눈을감으면 형상이 사라진다,,,
난 이런일이 딱 한번 있엇는데 형상이 정말 눈앞에있는 사람같았어
그 이후로는 밤을 조금 무서워한다
244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4:31:15 ID:MlvzsgaHOU 나 이 스레 전부 봤는데 무서워서 잠을 못자겠다... 아 젠장 누가 나 좀 재워줘 ㅠㅠ 음 이김에 나도 체험한거 써줄까? 보는 사람도 없겠지만 나도 가끔씩이지만 이상한걸 보거나 듣거든 이건 고1 수업시간에 있던이야기다 우리학교는 3교시 끝나고 1,2학년이 점심을 먹거든 그 3교시가 시작될때쯤에 (도덕시간이었어) 갑자기 (칠판이 앞에있고 1 2 3 4분단의 형식으로 되있는 교실이야 나는 2분단끝에 앉아있었고) 3분단쪽에서 왠 여자가 말하는 소리가 나는데 목소리는 안들리고 뻐끔거리는 형식? 대충 그런식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리더라구 나는 뒤에앉은애들이 떠드는 줄 알았는데 도덕시간이라 지루했는지 3,4분단은 3분단 뒤에 앉은 아이한명빼고 전멸(잠들었다는 뜻이야) 그애는 핸드폰으로 문자보내고 있길래 문자소린가..라고 생각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애도 엎드려 자더라고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소리는 3,4분단 중간의 공중에서 들렸거든 무슨 말을 하는것 같았는데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더라고 일단 소리는 소린데 소리가아니었고 간신히 들리는 소리도 우리쪽 언어가 아니었어.. 잠깐 끊을게
245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4:39:51 ID:MlvzsgaHOU 뭐라고 할까 말로 표현못하겠지만 신음소리랑 비슷하고 소리는 안나는데 난다고 밖에 말 못해주겠지만.. 다들 장난으로 한번씩 해본 소리내기 일거야...나도 지루하긴했지만 소리때문에 잘수가 없겠더라고 한 20분 지났던가 잘기억이 안나지만 무튼 3?4?분단에 깨어있는 친구를 발견해서 물어봤다 그때도 나한텐 소리가 계속들리고 있었어 친구에게 '있지 OO아 너희 분단이라 옆분단 끝 공중에서 무슨소리안나?' 라고 그랬더니 친구가 옆반소리가 아니냐고 물어봤는데(당시 옆반은 영어수업중,, 소리가 들렸다는데) 나는 그런소리 못들었다 영어쌤이 마이크써서 소리도 클텐데말이지.. 그렇게 말했더니 윗반 수업소리가 아니냐는데 말이 되는소리를 해라 짜샤!! 라고 조용히 말해주고 됬다고 고개를 돌리고 앉아서 계속 그 소리를 들었어
246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04:46:54 ID:MlvzsgaHOU 아 이말을 안했구나 그 소리를 듣다보니 어느새 귓가에서 들리더라 친구라 얘기한 직후 쯤이었을까? 여튼 나는 그 여자가 나한테 뭔가 말을하고 싶은건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주려고 열심히 그 소리를 들었다 근데 아무리 들어도 제대로된 소리로 나오지도않고 이상한 언어로만 들렸어 그러다가 30분이 경과됬을때쯤 갑자기 소리가 사라졌다 그 후 친구들한테도 말해봤는데 못들었다고 하더라고 그후 아무일도 없이 집에 귀가했는데 마침 할머니가 성당분이랑대화하고 계셨어 (우리집 천주교 할머니랑 나랑 오빠만 살아) 말할생각은 없었는데 갑자기 말이나와서 할머니랑 그분께 대충 30분동안 수업시간에 나만 이상한 소릴들었어요...라고 했다가 귀신씌인애 취급받았다아.....나 가끔 환청이나 이상한거 봐서 말하면 혼났거든...그래서 난 할머니한테 안하는데 왜 했는지 모르겠어... 더 있긴 한데 혼자 뻘짓하는거 같다 나도 슬슬 잘래
252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3:40:57 ID:DMUVdZpWik 나 244~246 쓴 사람인데 >>248말 보니까 생각났어 나 전에 시험보는날 마킹까지 다하고 잠들었는데 순간 몸이 안움직이더라고 가위눌린거였지 원래 체질상 그런거 당해본적없는데 이사와서 혼자살다 웃기게 2~3번정도 눌린게 다였는데 학교에서 눌려서 기겁했었다 ㅋ 주위에 사람이 깔렸는데 말이지... 엎드려 있었는데 소리질르고 싶은데 소리는 안나오고 귀신보일까봐 눈도 못뜨고.. 혼자'아...으...'거리고 움찔움찔거렸었는데 다행히 종치기 5분전이라고 감독선생님이 깨워주셨어 ㅠ 내 친구중에 가위를 굉장히 잘눌리는 애가 있는데 그애가 경험을 얘기해줘서 좀 무서웠던 참이었거든 쉬는시간에 친한친구들한테 말해주러 갔더니 그 가위 잘눌린다는 애도 가위눌렸다더라고 그애는 꼬마애가 빤히 쳐다보고 있었데.... 근데 웃긴게 나는 가위 눌리면 굉장히 코믹한 현상이 일어난다 ㅋㅋ
253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3:46:20 ID:DMUVdZpWik 아 유체이탈? 비슷한것도 해봤는데 유체이탈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굉장히 괴상했어 누워있었는데 (지금부터 쓰는건 느낌상이다) 내머리위로 내가 조금 나와있는듯한 느낌이었어 상체정도까지만이랄까? 내게 보였던곳은 (밤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온통 까만곳인데 내몸이 있는부분만 하얀색이 보였다고나 할까 그게 막 어느 방향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사방으로 흔들렸다 어지러워 죽는줄 알았어 그러고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당황했다 한 2번그랬던것 같은데 그후 그냥 잠들어서 별일없었어
254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3:49:29 ID:lGQDDZlELk 밑에글쓴사람 스레주 . 자려고 하늘을보고있었는데 어느순간 몸이안움직였다. 가위눌린걸알게됬지.. 나는 방도 밝고해서.. 가위경험도많고.. 숨이죠여왔지만.. 귀찮아서 그냥그대로 있기로했어 그런데 정말로 정확하고 선명하게 목소리가들리고 기겁.. 나 울고불고 날리났엇다..<
255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3:50:42 ID:DMUVdZpWik 심심하니까 몇개 더 써본다 내가 초5?쯤의 일이었어 아버지가 어린이날이라고 차타고 나갔었는데 잠시 신호가 걸렸어 그때 길 건너편 일식집에 ....이 부분부터는 기억이 좀 흐릿하다 개였는지 사람이였는지...아마 개였던걸로 기억해. 커다란 개였어 왜 허스키만한? 색은 갈색에 털은 길었고 그 개가 입구를 지나 들어가는순간 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돌에서 나오는 교감처럼 사람..그러니까 어린아이로 변신해서 들어가는걸 봤어 난 개가 입구에서부터 들어가는 장면을 쭉 목격해서 신기한 마음에 아빠한테 물어봤더니 아빠가 무슨소리하는거냐고 했어... 이게 내가 이상한 경험 시작한 첫번째 일이였을거야
256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3:52:36 ID:tQmXvfQPSw 어느 날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어느 여자랑 꼬맹이가 타고있었어. 그냥 가만히있었는데 이상한 느낌이들어서 옆에를 봤는데, 분명 내 방에있어야 할 옷을 걸어놓은 행거가 옆벽에 붙어 있는거야. 그리고 또 이상한게 그 행거가 옆에 붙어있으면 옷이 밑으로 늘어져있어야하는데 옆으로 꼿꼿히 있는거야.. 이상해서 계속 쳐다보고있었는데.. 엘레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면서 그 여자랑 꼬맹이가 내리는 거야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문쪽을 쳐다봤는데.. 오갓 이상한건 행거가 아니라 그 여자랑 꼬맹이랑 나였어. 쁠판에도 썼는데 이건 진짜루 내가 겪은예기라서...여기에두 써봄
근데 꿈속이야기^.^........
257 이름:이름없음 :2010/02/01(월) 23:53:54 ID:DMUVdZpWik >>254 아직 있어? 무서웠겠네...내 친구도 그런 경험 많이 해봤데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알거같아 내친구는 처음 나왔던게 이사간 집이었는데 목까지 졸랐다더라.... 근데 밑에글쓴사람 스레주라는건 무슨뜻??
258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3:43:45 ID:OrrXsJOvEU 이 스레 다 읽고 잠자려고 누웠는데 벽.나 오빠 언니 이렇게 누웠는데 자다가 어느순간 딱 잠에서 깨더니 가위눌린건 아닌데 시선이 느껴지는거야 엄청강렬하게 그래서 엄청무서운거야 진짜 갑자기 심장이 턱 막히는 그런 가슴이 답답한느낌도 들고 무서워서 발로 오빠 툭툭치면서 오빠..오빠 하다가 내가 그날저녁 콜라를먹고 이를안닦았거든 그래서내가 오빠한테 오빠 나무서워 나손좀잡아줘 이러니까 오빠가 너 입냄새나잖아 하면서 잡아줬음 ㅋㅋㅋ
259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3:46:50 ID:OjTYOLgf/A 우리 선생님이 고등학생때 겪은 일인데요 교실에서 밤샐일있어 친구 한명과 함께 공부하는데 할머니가 이리로 오더니 주소 물어보더래요 그래서 샘은 주소 알려주고 할머니는 다시 돌아갔는데 갑자기 친구가 비명을 지르더래요. 샘은 왜 그러냐고 물어봤는데 친구가 말하길
261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9:18:37 ID:XkOQs4wHE2 그런건 너무 흔해
262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20:18:30 ID:0s/yDSTVig 난 가위눌리면 >>252처럼 코믹해진다. [으아어라어ㅣ라머ㅣ럼]이라면서 소리지르며 일어나서는 안녕? 하고 다시 잠든다 문제는 그걸 난 기억을 못해. 애들 막 다 뿜고 쪽팔려. 개그신이 왔나.
264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20:40:35 ID:UUSw5x.rh. 2년 전 쯤 3호선 매봉역에서 이상한 걸 본적 있어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였던것 같은데 내가 원래 지하철 탈때 맨 끝칸에 타기 때문에 맨 끝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어 그런데 뭐라고 영감이라고는 못하겠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무심코 지하철 선로쪽 천장을 봤는데 붉은 색의 선명한 색의 손이 터널쪽 천장에서 내려와 있었어 바로 몸을 돌려서 걸어온 길로 돌아가 지하철 밖으로 나와버렸지 그걸 보는 순간 뭔가 보지 말아야 할걸 봤다는 느낌이 들었고 더이상 신경쓰면 안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
내가 그곳에 1년 정도 계속 이용했던터라 아니란걸 알지만 혹시나 내가 무슨 시설물 같은걸 잘못 본게 아니었을까 싶어서 다음날 아침에 가서 확인해 봤지만 그런건 없더군....
265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7:05:22 ID:iNy7uKVwwo 이거 사진 첨부 가능/?
266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17:14:07 ID:Aop8IGYl/c >>265 되는데 위에 이미지에서 올려
268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21:38:49 ID:L/T3cKy44s 8살일때쯤, 새벽 2~4시 즈음에 문득 아무이유도 없이 깨어났었는데, (그때는 부모님과 한방에서 같이 잤었다) 앞에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시커먼 형체, 자세히 들여다보니 6살쯤 되어보이는 어떤 여자아이였다. 구비(입과 코)의 조화만 보아도 굉장히 귀여워보였는데, 일자로 잘려진 앞머리가 눈을 덮고 있어 눈이 보이지 않았고, 특이한점은 전체가 흑백풍. 피부가 회색, 머리는 길고 역시 일자로 잘려져 검은색, 옷은 검은 원피스비슷한것을 입고있던걸로 기억한다.
269 이름:이름없음 :2010/02/03(수) 21:40:10 ID:L/T3cKy44s 그리고 입은 일자로 꾹 다물어져 무표정이었고, 몸 전체가 흑백 텔레비전처럼 흐릿해지다 선명해지다 하며 지지직거렸다. 별로 무섭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소름이 오른다. 절대 꿈이 아니라는것을 알 수 있었다.
270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11:39:32 ID:QFSAqDrgOI 화장실을 마주보고있는 방에서 자거나 머리를 방문쪽으로 두고자면 가위에 잘 눌린다더라. 친구네 오빠가 가위 자주눌리는 타입이라, 친구한테 넌 그러고 자지 말라고했었데. 하루는 방문쪽으로 머릴 두고 자는데 바로 맞은편에 장농이있었데, 근데 가위를 눌린거지.. 아..또야..?이러면서 눈을 떴는데 장농위에 초등학생이랬던가? 그정도로 보이는 어린애가 납작 업드려서 자길 쳐다보고 있었다더라고. 평소엔 소리만 들린다던가 눈에는 안보이는데 귀신들이 장난친다던가 그런식이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눈에 보인거라 눈이 마주치자마자 눈을 딱 감았다가, 아직있나...?하고 눈을 살짝떴는데 자기 가슴팍에 올라타서 자길 빤히 쳐다보고있었데.
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5:40:38 ID:/kb5rAgwc4U 뭐, 딱히 지금 당장 할 일도 없고(5시에 검도에 가야하고 8시에 알바 가야하지만), 6년전에 했던 짝사랑을 약간 소설풍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5:46:12 ID:/kb5rAgwc4U 중학교 1학년 입학식. 의욕이 없다고 해야하나? 중학교 시절은 그런 느낌이 다분했던데다가 아직 어린애여서 당연하게도 입학식을 지루하게 맞이했었다. 물론, 주위를 둘러보면 나 같은 녀석들은 9할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적어도 입학식 당시의 내 위치에서 바라볼 때의 내 주변 녀석들은 하나 같이 무언가 세뇌에 가까운 연설을 하고 있는 교장 선생님의 숭고한 면전을 계속해서 직시하는 성실한 녀석 따윈 전혀 없었다. 나로서도 웬만해선 지금에 와서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교장 선생님의 얼굴 같은 건 그다지 쳐다보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나와 같은 중학교로 올라온 학생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6학년, 반에서 누가 어느 중학교를 갔는가를 말해줄 때, 나를 포함하여 3명만이 나와 같은 중학교였다), 결국 대화를 나눌 상대도 찾지 못해, 나는 교장 선생님의 세뇌에 가까운 연설에 귀를 괴롭힘 받고, 지금에와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교장 선생님의 얼굴을 안구에 세기며 남몰래 습기를 채우고 있었다. 그것뿐이라면 정말 누구나와 같은,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고 뻔할 뻔자의 입학식이었겠지만, 그때의 나는 무언가 톱니바퀴가 어긋나있던건지, 나답지 않게 근처 선생님께 이야기를 전하고 마렵지도 않은 대변에의 호소를 하여 화장실을 핑계로 그 지루한 곳을 빠져나오는데에 성공을 했다.
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5:52:44 ID:/kb5rAgwc4U 당연하게도, 나는 화장실로 직행하지 않았다. 강당으로 향하면서 보았던 화장실의 위치는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선생님께 말하여 선생님과의 동행을 피한 나에게 있어 일부러 화장실까지 들리는 바보 같은 시간낭비는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그 괜스레 머리 아픈 곳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것뿐이었다. 그렇게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교내를 둘러볼까, 라는 생각에까지 도달했던 나는 제일 처음 학교를 빙글 둘러볼 생각으로 정문쪽으로 향했는데, "읏차!" 시야의 구석에서, 무언가가 열심히 담을 넘으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그것도 밖에서 안쪽이 아닌, 안에서 바깥쪽으로. 조금 허탈함이 묻은 웃음이 입밖으로 의미도 없이 세어나왔다. 정말로 이때의 나는 허탈했다. 정문은 열려있다. 입학식날에는 부모자 동반도 가능했으니, 자동차가 운동장의 한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의미는 잘 알 수가 있다. 그런데도 담을 넘으려고 하는 이상한 녀석을, 나는 그만 시야에 담아버리고 만것이다.
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5:57:18 ID:/kb5rAgwc4U 일단 다가갔다. 녀석을 보았을 때는 한순간 머리가 멍해졌었지만, 다가가면서 눈치챘다. 당연하게도, 우리학교의 교복. 그것도 여자 교복이었다. 정문에서, 그 이상한 기합소리만 아니었으면 제대로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몰랐는데, 그 이유로는 담장의 앞쪽은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곳이어서, 그 나무에 가려 몸이 잘 안 보였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댈 수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녀석은 내가 뒤 몇미터까지 접근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척을 잡아내지 못하고 혼자서 열심히 담을 넘으려고 했었다. ...그것도 상당히 보기 안쓰럽게. 팔에 힘이 없는 것인지, 내가 5분을 넘게 지켜볼 때가 되서야 겨우 한쪽발을 반대편으로 넘기는데에 성공을 했다. 솔직히 말해서, 눈매를 가늘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때는. 그리고, 그제야 시점이 바뀐 그 녀석이, 겨우 나를 눈치채는 데에 성공. "우아앗!" 놀라서 나를 가리키다가 균형이 흐트러진 그 녀석은, 다행이도 깜짝놀라 달려들 태세를 취한 내가 무안하게도 제대로 균형을 잡더니, 이내 "후아" 하는 한숨을 내쉬며 다시 내쪽을 시야에 담았다. ...그때,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분명 나도 똑같이 한숨을 내쉬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6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02:41 ID:/kb5rAgwc4U 한동안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말 같은 게 있어서 접근한 것도 아니고, 거의 반쯤 무의식적으로 했던 행동이었기 때문에 내쪽에서 건넬 말이라곤 "너 뭐하냐?" 정도뿐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그걸 물어봐야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이미 본능으로 알고 있었던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다행이도, 먼저 입을 연쪽은 녀석의 쪽이었다. "너 뭐하냐?" 바로냐! 바로 내가 생각했던 걸 입에 담는 거냐고! 그때 당시는 정말로 이렇게 외칠뻔했어...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였지... 그때 일만큼은 정말로 제대로 기억나... 생각이 끝나자마자 생각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들었으니까. ...게다가 무진장 잘나보이는 말투다. 기분이 나빠 미간을 찌푸리며 "그러는 너야 말로 뭐하냐?"라고 중학생 답게 답변해주었지만, "내가 먼저 물었거든?"...그때, 녀석은 이미 나보다 한수 위였다.
7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03:13 ID:/kb5rAgwc4U >>5 별로 재미 없어-. 조금 쓰다가 새벽에 이어 쓰거나 내일 쓸거니까.
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07:01 ID:RDA6L2jfbH2 >>7 더 듣고 싶군요~
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09:30 ID:/kb5rAgwc4U 무진장 열받았지만, 초등학교 때 이미 여자 동기와 싸워서 제대로 득본 기억이 없는 훌륭하다 못해 안구에 습기까지 차오르는 경험을 한적이 있는 나로서는 최대한 릴렉스를 가장하며 "구경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훗, 어떠냐. 이것도 받아칠 수 있으면 받아쳐보라고. 그때는 솔직하게 이런 감정이었지. 하지만, 몇번을 말하건데, "난 담넘는다"...그때, 녀석은 나보다 한수 위였다. 다시 이야기가 멈춘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당연하겠지, 의미도 없이 다가갔다가, 왠지 무진장 잘나보이는 말투의 같은 학교 여학생하고, 그런 무의미한 대화를 나눴으니까. 그렇지만, 나에게는 돌아갈 이유가 있었다.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내 뱃속에 4차원 생물체가 들어차 있다는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선생님이 있으셨으니까. 그런 고로, 어차피 인사를 하며 돌아갈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은근슬쩍 마주보는 것도 그만두고 뒤로 빠지려고 했는데-. "야, 잠깐만 기다려봐."...이번에도 녀석쪽이 먼저 입을 열더니, 돌아서려던 나를 붙잡았다. ...이번엔 뭐야?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미간을 찌푸리니, "나 내려가기 힘들어. 좀 도와줘"...여전히 무진장 잘나보이는 말투로, 그것도 당연하다는 듯이 부탁하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명령쪽에 가깝게...
10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09:53 ID:/kb5rAgwc4U >>8 일단 더 쓸 거니, 걱정말고...
1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14:23 ID:/kb5rAgwc4U 일단 그때 내 머릿속은 방금전의 상황을 간략히 만들고 있었다. 이상한 녀석이 있다->도와달라고 한다->도망쳐야하나? 라고 하는 단순한 라인을. 우선 어떻게 도망쳐야하나부터 고민하던 나에게로, 그런 나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미간을 찌푸린 그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뭐야, 너 한국말 못알아들어?"...라고 말해왔다. 정말이지, 자제심이 적다곤 들었지만 그때 머리에 있는 어떤 끈이 끊어질 뻔 했다고... 너무 당당하잖아, 부탁하는 입장이면서 말야... 그렇게 궁시렁 거리면서도 녀석을 향해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 건데?"라고 말을 건네는 나는, 분명 그때만큼은 성인군자 뺨쳤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로. "그냥 좌절 포즈하고 밑에 적당히 쓰러져 있으면 돼. 나머지는 내가 밟ㄱ..." 그때 만큼, 내가 이 녀석을 '바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어째서 설명을 하는데 몸을 돌릴 필요가 있어. 어째서 설명을 하는데 담장 바깥쪽 발이 넘어오려는 상황을 맞이해야하는 거야. 게다가 넘어올거면 잘 넘어오지 왜 거기서 걸리냐고...! "꺄악!" ...내가 들어본 녀석의 비명중 가장 여성다웠다고 자부하는 best3 중 하나. 어떻게든 뛰어들었지만, 영화나 만화처럼 멋지거나 간단히 되는 건 아니었다... ...중력 가속도야 뭐야... 녀석은 가벼운 편인데도 부딪혔을 땐 상당한 충격이었다. 목을 삐끗하는 줄 알았지만, 가장 아팠던 건 녀석을 감싼채 등을 부딪혔을때... ...배쪽보단 등쪽이 아프단 걸 그때 알았다. 그리고, 이번에야 말로 이쪽의 생각을 이쪽의 입으로 먼저 말했다 "…네놈은 바보냐."
1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19:02 ID:/kb5rAgwc4U 녀석은 내 말에도 발끈하지 않았다. 조금 떨고 있었으니까. ...그럴거면 왜 올라갔냐, 라는 멋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거기서 토닥거려줬으면 여느 순정만화 같은 상황이 됬을지도 모르지만, "너희들, 뭐하는 겁니까?" ...화장실에 가서 꽤나 늦게 돌아오는 내가 걱정이 되어 찾아오신 선생님의 친절함이, 그때의 나에게는 최대의 공포이자, 그 상황의 라스트 보스였다... 결국, 당연하게도 혼나버리고 말았다. 화장실건은 결국 거짓말이란게 들통났고, 왜 그런 포즈로 둘이 껴안고 땅에 뒹구르고 있었는지도 추궁받았고, 아직 미미하게 떨면서 선생님의 말을 절반쯤 흘려듣는 녀석을 대신해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선생님의 화를 잠재우는 건 내 역할이었다. 어찌되었든 겨우겨우 상황 종결. 얼떨결이지만 부탁은 들어준 셈이고, 아직 욱신거리는 왼팔과 등 때문에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선생님(라스트 보스)의 정신 공격은 끝났기 때문에 녀석에게 대충 손을 들어 인사하고 가려고 했는데, "너, 이름은?" ...미미한 떨림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녀석이 그렇게 물어왔다.
1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19:47 ID:/kb5rAgwc4U 일단 그때 이름은 말해줬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중3때 이름이 바뀌었다. ...왜 바뀌었는지는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모른다. 그냥 집에 가니까 편지에 "계명되었습니다"라고 적혀있었는걸... 부모님도 "좋은 이름이지?"라고 물을 뿐이다. ...듣도 보도 못했어... 아무튼 다시 본제로 돌아오자면, 나는 녀석의 이름들 들었었다. 여기선 가명으로 '이서연' 정도로 해두자. 어찌되었든, 이름을 교환했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인사를 건네고 가려고 했는데, 이번에도 녀석쪽이 먼저 입을 열어 내 행동을 막았다. ...하고 싶은 말은 한번에 해달라고, 부탁이니까... "너도 신입생?" 그 말을 듣고서야 알았지, 아 이 녀석 신입생이구나. 조금 골려줄까 생각해서 말 안 해주려고 했더니, "그럼 입학식 끝나자마자 매점 앞으로 와. 매점이 어디있는지는 알지?"...라고, 나보다 한수 위인 그 녀석은 내 회심의 일격을 날리기도전에 가볍게 봉쇄하며 여자냐? 라고 생각할 정도의 움직임으로 강당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녀석과의 첫만남은, 대충 이랬다고 해두지 뭐.
1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20:18 ID:/kb5rAgwc4U 미리 하나 써두고 두번째부터 써가며 하나 쓸때마다 먼저 썼던걸 올리다보니 우선 지금은 >>13까지만. ...뭐, 감상을 듣고 싶지만 아무도 없나.
>>16 걱정마라. 그런 레스라도 충분히 힘이 되니까. 나로선 이거 쓰는 게 여러 의미로 기분이 복잡해 조금 밥좀 퍼먹고 있는 중인데, 이거 다 먹고 이어쓸까 말까 고민중. 5시 반까지만 도장에 가도 충분하니, 5시부터 준비하면 맞겠지만... 조금 시간이 남나
1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33:35 ID:RDA6L2jfbH2 >>17 정말 재미있게 보구 있다구...
1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35:00 ID:RDA6L2jfbH2 >>17 아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 거였나 ;;
20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38:13 ID:/kb5rAgwc4U 돌아갔을 땐 놀랍게도 연설이 끝나 있었다. 그렇게나 시간이 지났나? 싶었지만 이미 아까보다 더 떠들썩한 공기로 가득차 있는 강당안의 공기는 그런 생각마저 날려버릴 정도의 것이어서, 그때는 친구가 없던 나를 조금이나마 한심스러웠다. 대화를 하며 떠들썩하게 주위의 공기에 동화되면 텐션도 평소의 2배로 올라갈테지만, 같은 초등학교에서 올라온 녀석들 중 잘 어울리는 녀석은 없었고, 그나마도 뿔뿔히 흩어져 있었다. 앉기전에 주위를 둘러서 몇몇을 확인했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고립된 녀석이 대다수였는데, 의외로 그 상황에서까지 처음보는 녀석과의 대화에 성공해 히히덕 거리는 녀석도 있었다. 대단한 녀석이네-. 라던가 생각하며 자리에 가서 앉으려는 타이밍에, "에, 그럼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주세요" ...무진장 노린듯한 타이밍으로 일어나라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수가 있었다. 노린거지! 분명하게 노린거야! 앉으려던 때 바로 그런 말 하는 게 어딨어! 그것봐! 뒤에서 누군가가 킥킥거리며 수근거리잖아! ...외치진 않았지만 마음 속에선 이미 내 평생 이렇게까지 필사적인 적이 없었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정도로 비참한 외침이었다. 결국 엉거주춤 일어났는데, 거기까지라면 아무래도 좋다. ...어째서 3칸 떨어진 대각선 자리에(말하자면 1시방향. 그렇게 떨어져 있진 않았다) 아까의 그 바보녀가 있는 거냐고!? 게다가 키득거리며 웃고 있어?! 제길?! ...그렇게 혼자 바보짓 하고 있을때, 어느 센가 반이 정해져(의자에 앉는 건 미리 정해져 있었는데, 아마도 반별로 앉게만들려던 속셈이었나보다), 그대로 복잡한 기분인채 내게 할당된 반으로 향했다. 1학년 5반이었나... 기억이 안 나니까 그 정도로 해두자고.
2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39:17 ID:/kb5rAgwc4U >>19 재밌게 보고 있는 거냐...
그보다 지금 밥먹으며 끄적이고 있다. 50~55분부턴 준비시작할건데, 그전까지라면 어찌어찌 끄적여보마
2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48:59 ID:qfghRjwOoe2 앗, 스레주가 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2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49:25 ID:RDA6L2jfbH2 >>21 스레 언제 다시 이어 갈꺼야? 스레주 다할거 하고 몇시쯤?
2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49:37 ID:/kb5rAgwc4U 반에 들어서자 떠들썩한 공기가 내 안면을 강타했다. 그렇게 늦은 것도 아닌데 벌써 반 이상의 자리가 점거 당해 있는데다가 각자의 그룹을 만들어 놀고 있었다. 도무지 끼어들 수 있는 레벨의 것이 아니었어. 게다가 중학교 때의 나는 사교성이 그다지 없었으니까(제로라고 말해도 좋을만큼) 일단, 그렇기 때문에 친해질만한 녀석의 근처보단, 우선 편해보이는 자리를 찾자라고 생각해서 주위를 둘러보던 나는, 노렸다! 싶을 정도로 비어있는 창가 끝에서 두번째 자리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바로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는데, 내가 자리에 앉기 위해 의자에 손을 걸치는 순간, 바로 옆에도 손이 걸쳐졌다. 손이 고운 걸 눈치챘지만, 그때의 나에겐 자리 쟁탈이라는 개념밖엔 없어서 '넌 또 뭐냐'는 식으로 같은 자리에 손을 올린 녀석을 노려봤다. ...교복이 나와 다르다. 즉, 이번에도... '...여자냐...'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좋을만큼 감상이 애늙은이 같았다. '어째서 여자만 꼬이는 거야... 오늘의 내 운세는 최악인거냐... 마가 낀 하루냐고...' 여자라고 하는 이성체에 대한 감상이라곤 '그거 먹는 겁니까?' 수준의 중학교 시절의 나는 친절하게도 "여자는 오른쪽 자리라고 했잖아?"라고,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론, 정말로 그랬기 때문에 내 말은 틀린 게 아니었지만, 나로서는 침묵을 고수하는 그 여자가 그때 당시로는 단지 자리를 쟁탈하러 온 침략자로만 보였을 뿐이고, 그 말이 곧, '...어째서...' 이자리는 내거니까 넌 내 짝이나 해라.라는 말이 되는 건지, 전혀 몰랐었다... 정말로... 선생님이 들어와서야 옆자리에 아직 이혜연(여자라고 계속 말하기도 뭐하니, 또 가명)이 앉아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고... 그제야 내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 말을 한 건지도...
25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6:51:10 ID:/kb5rAgwc4U >>22 한번만 더 쓰고 좀 씻어야지.
>>23 검도에서 다녀오면 6시 40분쯤? 그때부터 7시 15분까지는 쉬는 시간. 30분 정도네... 그때부터 알바 준비-. 알바 끝나고 돌아오면 대충 12시에서 1시 사이려나. 빨리 끝나야 11시 30분이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어.
28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00:02 ID:/kb5rAgwc4U 선생님은 난데 없이 몇가지 사항만 건네주곤 바로 자기소개를 시켰다. 당연히 반응은 제각각. 좋아하는 놈보단 싫어하는 녀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선생님의 말은 법이다, 라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까지 들어가며 결국 반 녀석들은 하나 둘씩 항복해나가고 말았다. ...그렇지만, 다 좋은데 말야, 어째서 내 자리부터 시작하는 거야? 뭔가 멋들어진 말을 하려던 건 아니지만, 왜?! 창가에서 두번째잖아?! 보통은 앞부터 시키지 않아?! 빌어먹을?! 역시 오늘은 마가 낀게 틀림 없어! 신의 농락인가! damn! 같은 중학생 주제에 빌어먹을 헛소리를 하고 있자니 어느 센가 주위의 시선이 모여져 왔다. 이건, 할 수밖에 없다. ...라고 해봐야 일어나서 말한 거라곤 이름하고 출신 초등학교, 취미나 특기는 딱히 없음 정도였다. ...있긴 했지만 말이지, 컴퓨터 게임. 그리고는 바로 내 옆자리의 혜원에게 자기소개를 시켰는데, 녀석도 나와 비슷하게 소개를 했다. 애초에 무뚝뚝한 녀석이고, 분위기도 그러니까 왠지 다가가기 힘든 녀석이기 때문인지, 나에게 우우~ 하며 비판하던 녀석도 이 녀석에게 만큼은 안 했다. ...차별인가. 어찌되었든 그렇게 내 뒤로 넘어가며 자기소개가 릴레이 식으로 전달되었는데, 도중부턴 지명해서 시키는 것으로 어째서인지 바뀌어서 두번이나 자기소개를 한 녀석도 있었다. 어찌되었든 멋지게 하거나 재밌게 자기소개를 해낸 녀석들은 만족감에 젖어 다른 녀석들과 떠들고 있었지만, 나로서는 이야기할 상대가 없었을 뿐더러 반에서 마주친 녀석이라고 해봐야 옆에 있는 녀석 정도뿐이었기 때문에 한숨만 나왔었다.
29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00:13 ID:/kb5rAgwc4U
그래도 일단 좋으나 싫으나 자리를 바꿀 때까지(학기초 2주간은 좋을대로 앉아도 좋다고 했다) 짝이 되어야 할테니 우선 말이나 붙여볼까, 라고 했더니만 "그럼 오늘은 별로 다른 전할 것도 없으니, 깔끔하게 해산!" ...분명히 노렸다고 외치고 싶은 타이밍으로 또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오셨다. ...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 오늘은 내 인생 최대최불운의 날이니까... 뭐, 너무 낙담해도 안 되겠지... 같은 생각을 하자니, 혜원이 자리에서 일어나곤 나를 몇초간 지긋이 바라본 뒤 돌아서서 가버렸다. 몇몇 아이들이 따라갔는데, 아마 친구였겠지. 나는 그런 광경을 몇번 정도 더 지켜보고나서야, 일어서서 밖으로 향했다. ...우선 배가 고팠으니 매점으로
30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00:54 ID:qfghRjwOoe2 6년전 중1이었다면 나랑 같은 나이인데 나랑 너무 달라ㅠㅠ난 알바는 커녕 집에서 잉여짓ㅠ 그나저나 알바 끝나면 많이 고단하겠다..
3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01:08 ID:/kb5rAgwc4U 1024 문자 제한이냐... 어쨋든 지금은 여기까지. 이제 슬슬 준비하고 나가야 한다. 몇일간 몸살로 쉬어서 이제라도 또 따라잡지 않으면-.
3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01:59 ID:/kb5rAgwc4U >>30 걱정마라. 이제 대학 들어가면 하고 싶어도 못할테니... 그래도 지금 해두는 거야, 난
3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21:29 ID:/kb5rAgwc4U 오늘 6시 갈란다. 어쩔까 더 쓸까
34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23:30 ID:RDA6L2jfbH2 >>33 더 써주시면 열심히 읽겠습니다만..
36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30:17 ID:/kb5rAgwc4U 정말로 이때의 나는 그 녀석(이서연)의 말 같은 건 전혀 생각하고 있지 못했다. 정말로 배가 고파서 매점에 들른 거였으니까. 일단 매점 앞에 왔었을 땐 아무도 없어서 좋았다. 느긋하게 빵 같은 걸 고르거나 할 수 있었으니까. 내가 고른 건 당연하게도 단팥빵. 그 앙금이 참을 수 없이 좋아서, 크림치즈와 막상막하로 좋아하는 빵이다. 그리고는 딸기 우유.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좋아하긴 하지만, 우유 중에서 딸기 우유를 가장 좋아하긴 한다. 왠지 부끄럽지만 말이지... 어쨋든 돈을 지불하려고 지갑을 뒤지던 시점에까진 좋았는데, 어째서인지 지갑을 꺼내자마자 눈앞에 돈이 던져지며 "나도 이 녀석하고 같은 걸로!"라는 필요 이상으로 명쾌한 외침이 등뒤로부터 들려왔다. ...내 등 뒤에서 씨익 웃으며 돈을 던진 것으로 예상되는 녀석은, 당연하게도 이서연. 일단 어처구니 없음에 잠시 멍해있었던 데다가 왜 그렇게까지 밀착해있는지도 의문이었지만, 어쨋든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돈을 꺼내들었는데, 녀석은 자신이 사주는 거라며 돈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지 않아줬지만, 나는 가볍게 무시하고 내 분의 몫을 내고나서 매점이 보이는 쪽에 있는 곳에 앉았다. 딱히 거기가 아니라도 상관 없었지만, 빵들고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것만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없고. 그렇지만, 그것이 실수. 명백한 내 실수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녀석이 빵과 딸기 우유를 받아드는 그 사이에 녀석의 시야에서 벗어났어야만 했다.(물론, 지금은 그때의 나를 칭찬하지만) 단팥빵을 뜯어먹고 있자니, 그림자가 드리워져서 고개를 들었더니, 웃는 얼굴에 혈관이 보일 듯이 눈가를 씰룩거리는 녀석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녀석 왈 "어째서 대신 내주겠다는데 무시한 거야!" ...어린애냐, 너는?!
41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37:24 ID:/kb5rAgwc4U "별로. 너한테만은 빚지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솔직한 감상이었지만, "와, 상처받을만한 말을 잘도 말해주네" 녀석은 전혀 상처받지 않은, 오히려 역으로 따지고 드는 강인한 모습으로 "단지, 아까 도와준 거에 대한 답례거든? 사람의 호의는 순순히 받아주는 게 어때?"라고, 여전히 당당하게 그렇게 말해왔다. 당당함이 너의 마스코트냐. 그만좀 내세워라.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녀석에게 압도되어 있었다. 여지껏 이렇게까지 제멋대로로 당연하다는 듯이 당당하게 의견을 내세우는 녀석은 없었으니까(게다가 여자인 친구는 초등학교 때 없었고) "도와줬다곤 생각 안 하거든? 네가 멋대로 나를 덮치듯이 쓰러져서 눌렀을 뿐이잖아" 그때 말주변이 없었던 나로서는 그렇게 말해서라도 녀석의 부담을 덜어줄까, 생각했건만, 아무래도 역효과였나보다. 대꾸가 없이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려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녀석은 얼굴을 약간 붉히고(정말 농담빼고 붉어졌다) "누가 들으면 오해할 헛소리는 하지마!"라고, 여지껏 들어본 적 없는 음량의 외침으로 갈했다. 농담빼고, 정말로 위험하다고! 그만둬! 으아악! 매점의 아주머니가 흐뭇한 눈길로 쳐다보잖아! 아앗! 누가 창문에서 선생님 부르고 있어! 그만둬어어!! 일단 녀석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 정말로 그 자리에 있으면 위험했기 때문에 우선 달렸다. 다행인 점은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 그나마도 선생님 부르던 학생 하나와 매점의 아주머니가 전부였다. ...이렇게 일단 넘어가나 했더니, "...잠깐! 멋대로 손잡지마!" ...이 녀석은 아직도 멋대로 오해하며 손을 뿌리치려고 하고 있었다.
42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38:16 ID:/kb5rAgwc4U 나, 조금 있다 검도 가야하니까 여기서 잠시 컷. 아마 7시 좀 안 되서 돌아올테니 그때부터 좀 이어써볼까 20분쯤
43 이름:이름없음 :2010/01/18(월) 17:40:27 ID:/kb5rAgwc4U >>38 귀엽... 긴 하지만...
5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01:50 ID:2Zyas4OOkms 나는 그제야 누군가의 손목을 잡고 달린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몸소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었다. 그야 상대가 잘 따라온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나의 경우는 상대가 달리는 내내 손목을 뿌리치려고 반항을 거듭했던데다, 뒤에서는 무언가 사념에 가까운 저주가 담긴 단어의 나열들이 계속해서 들려왔으며, 달리는 속도마저 내쪽이 더 빨랐기 때문에 통상의 8배는 더 피곤했다. 그래도 거기서 포기해버리면 정말로 얀 선생님(슬램덩크)의 말대로 시합이 종료될 것만 같아, 일단 신관까지 달려서 인적이 드문 곳까지 녀석을 데리고 도주하여 녀석을 잠재워버리자고, 조금 범죄틱한 냄새가 나는 결심했던 나는, "어째서 따라오는 거냐, 네 녀석은!" 내 뒤에 어느 센가 추격자가 붙었다는 사실에 절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힐끗 보았을 때 비친 교복과, 내 일생에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흑장발은, 명백하게 내가 아는 녀석이었다. 핸드폰의 필요성을 느끼더라도 "너에겐 튼튼한 두다리와 주머니의 동전이 있잖니"라고 상큼하게 말씀해주시던 부모님의 말을 지금에와서야 절실히 실천하는 나를 맹렬하게 추격하는 것은 내 짝, 이혜원. 분명 아까 친우들과 함께 하교하는 것을 보았건만, 어째서 내 뒤를 쫓아오는 겁니까?! 게다가 무진장 진지한 표정으로 쫓아오고 있어?! 내가 뭔가 잘못한 거라고 있는 거냐...! 있다곤 해도 내 뒤에서 나한테 손목을 잡힌채 같이 달리고 있는 이 녀석이 원인 제공자라고...! 난 잘못이 없단 말이다! ...이라는 내용을, 추격자에게로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비참한 외침을 날리면서도(물론, 그 추격자씨는 전혀 들어줄 생각을 안 했지만), 나는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53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10:57 ID:2Zyas4OOkms 결국 신관에 다다르고서도 멈추지 못했던 우리는 신관->연결점->본관을 마구 달릴 수밖에 없었는데, 아직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난데 없는 추격전을 봄부터 신입생이 자신이 다니게 될 학교내에서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가졌고, 몇몇 녀석들은 이혜원의 뒷쪽에 따라붙어, 결과적으로 추격자가 많이 나오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신관 1층에서 4층까지 마구잡이로 달린 뒤 연결지점에 도착해서야 달리면서 추격하는 이유를 들을 수가 있었는데, (이때까진 아직 다른 추격자가 없었다) "도망치니까"였다. 연결지점을 빠르게 돌파하고나서(이때부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이서연은 그제야 손목을 뿌리치는 걸 그만두곤 내가 달리는데로 따라 달려주며 왠지 모르게 웃고 있었다) 본관에 진입하고난 뒤, 점점 추격자가 늘어나 (최종적으로는 14명이었지... 무서웠어... 여자까지 껴있다는 점이 더...), 추격자가 5명이 넘을 쯤이 되어서야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도망치니까 쫓아온다니, 네 녀석이 무슨 발정난 고양이냐?! 봐! 너의 아메바 같은 단순하고 이해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발상에 의해 늘어가고 있는 저 녀석들을! 우리는 벌써 10분째 달리고 있거든요?! 나좀 쉬게해줄 생각은 없는 거냐! 정말로 없어?! 으아아! 또 늘었어! 네녀석들, 정말 아메바냐?! 왜 자꾸 증식하는 거냐고오오오오!! 그것은 마치 절규에 가까웠다. ...정말로 그때는 절규하고 싶은 기분이었으니까... 생각해봐라. 신관->연결지점->본관->연결지점->신관의 무한루프. 그걸 40분은 했어. 어디의 마라톤이야, 이거? ...뭐, 선생님이 끼어든 시점에서 겨우 종료할 수가 있었지만 말이지...
5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12:16 ID:2Zyas4OOkms ...잠만 전화
59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20:54 ID:2Zyas4OOkms 일단 어떻게든 다른 녀석들은 여러가지 감상을 말하며 흩어졌는데, 선생님이 돌아가서도 우리 셋(나와 서연과 혜원)은 계속 남아, 결국 이야기를 하자는 결론이 되어 옥상문 앞에 나란히 앉았는데, 딱히 할만한 이야기는 없었다. 단지 어찌어찌 대화하다보니(잘 기억 안 나...) 다음부턴 그런 시덥지 않은 이유로 따라오지마-. 라던지로 무표정한 혜원한테 설교 늘어놓았고, 왜인지 도중부터는 무진장 즐거워하던 서연한테 소리지르지말라던가 뭐가 그리 좋냐던가 여러가지로 투닥거리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그렇게 시시한 잡담 같은 걸 주고받은 다음에 해산했는데-. ...다음날 안 거지만 서연 녀석은 옆반이었다. ...그때 나는 정말 뭉크의 절규를 몸소 보여줬었지... 내 중학교 라이프는 어떻게 될지 전혀 몰랐었으니까...
6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21:54 ID:2Zyas4OOkms 미안, 조금 피곤해서 기억이 애매해지고 있어... 쉬는 게 부족한 건가...
6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22:29 ID:2Zyas4OOkms >>58 나는야 토마토, 토마토 였나? 그런 걸로 끝나던데. 잘 모르겠다
62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01:27:27 ID:jyTm05db6QU ㅋㅋㅋㅋ 검색해 봐야징 그런데, 스레주가 피곤해하니까 미안한 마음이 들어 ㅠ 계속 써달라고 해야할지 뭐라해야할지;;ㅠ
67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14:01 ID:NudJHR3TPoY 오늘은 도장에 안가고 옥상에서 혼자 연습할 생각이니 딱히 준비고 뭐고 할 필요도 없을 거다. 조금 있다가 쓰기 시작할테니(누나가 자꾸 영화보자고 부추겨서 가봐야한다) 그걸로 조금 참아줘
68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14:51 ID:NudJHR3TPoY >>62 계속 써달라고 하면 되는 거다
>>63 그때 난 필사적이었다고! 14명이라고?! 14명이 쫓아오는 거라고?! 신학기에?! 신입생만?! 가끔 선생님도 쫓아왔단 말이다...! 얼마나 필사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7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25:54 ID:NudJHR3TPoY 샤워 끝내고 나와서 "뭐 볼건데?"라고 물었더니 "음~ 그러네~ 뭘 볼까?"라던가 하는 의문문의 대답이 돌아와서는, "왜 뭘 볼 지 생각 안 해둔 거야!"라고 오히려 역으로 화내더니만, "됐어! 내가 찾을래!"라더니 하나TV를 켰다
...뭐야, 이 전개는...
7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26:57 ID:NudJHR3TPoY 음~ 난데 없이 떡볶이 만들고 있으니 그 사이에 어제 피곤해서 요약해 적어버린 부분을 풀어서 적어볼까
72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35:22 ID:NudJHR3TPoY 결국 신관에 다다르고서도 멈추지 못했던 우리(나와 이서연)은 신관 1층(학생 식당이다. 그땐 문이 닫혀 있어서 식당 출구의 옆에 있는 문으로 달려들었다)으로 침입하여 4층까지 쉴 세 없이 계단을 질주. 도중 몇번 정도 서연이 넘어질 뻔 하는 걸 잡아주다가 이유도 모른 채 혜원에게 붙잡힐 뻔했지만, 그런 사소한 건 넘어가도록 하고. 어찌되었든 4층에 가자마자 문을 열고 복도로 빠져나온 나는 그대로 서연의 손목을 잡고 복도를 질주했다. 무언가 내 기준의 왼쪽에는 컴퓨터실이 있었는데 꽤나 컸고, 오른쪽은 커다란 배란다 같은 것으로, 아무것도 없으면서 교실 하나 정도의 크기를 가진 채, 나중에 아래를 내려다봤을땐 별것 없었다.(물론, 나중에 개발한다며 출입금지되었지만) 커브 길에선 화장실과, 또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실습실이었나? 가 있었다. 보통 무언가 발표하거나 했던 곳이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대부분 자버렸으니깐 말이지) 어쨋든 어찌어찌 신관을 빠져나와 연결지점에 다달은 나는, 마지막 층으로 올라갈까, 내려갈까, 그냥 직진할까의 난데 없는 선택지에 1초쯤 헤매다가, 결국 직진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아슬아슬하게 뒷쪽에서 혜원이 달려오고 있었는데, 반쯤 포기식으로 다시 왜 따라오는 거냐?! 고 물었더니 "도망치니까" 라고 단순하고도 간단하게 해답을 내놓아주었다. 그 명쾌한 대답에 감동... 할 것 같냐?! 라고 속으로 외쳐준 나는 그대로 커브길을 돌아 바로 본관으로 진입. 도중도중에 무언가 학생회실이라던가 미술실이라던가를 본 것 같지만 기분탓으로 남겨두고. 본관에 진입하자, 아직 복도에서 수다를 떠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이 남아있었다. ...진짜 난관은 여기부터였지...
73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35:36 ID:NudJHR3TPoY 잠시 떡볶이좀 먹고 온다
7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49:25 ID:NudJHR3TPoY 일단 본관에 도달하고서도 멈출 수 없던 나는 서연의 손목을 잡은 채 안면으로 쏟아지는 무수한 시선을 애써 무시하면서 계속해서 질주했다. 여기서부터는 서연도 무슨 생각인지 손목을 뿌리치는 걸 그만두곤 내가 달리는데로 따라 달려주었는데, 조금 의아해서 뒤를 돌아보니 왠지 모르게 웃고 있어서 허탈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웃을 수 있는 거냐...! 누구 때문에 이렇게 필사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애초에 왜 쫓기는 거냐고, 나느으으으은?! 이런저런 헛소리를 속으로만 외치고 있자니, 어느 센가 혜원의 뒷쪽으로 남자 둘이 따라붙어 있었다. 네놈들은 또 누구냐?! 라고 물으려고 입을 열었더니, 이번엔 여자 두명이 추격에 동참. 조금 놀라서 숨을 들이키며 입을 닫았더니 남자 하나가 또 동참했다. 이때가 되어서야 나도 참을 수 없었지... 도망치니까 쫓아오지마! 네 녀석이 무슨 발정난 고양이냐?! 보라고! 너의 아메바 같은 단순하고 간단하고 명쾌하다못해 이해하기 어려우면서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발상에 의해 멋대로 증식하는 저 녀석들을! 이쪽은 벌써 10분째 달리고 있거든요?! 이쪽을 쉬게해줄 생각은 없는 거냐! 정말로 없는 거야?! 으아앗! 또 늘었어! 네 녀석들, 정말로 아메바냐?! 왜 자꾸 증식하는 거냐고오오오오!! ...정말로 그건 마치 '절규'에 가까웠지... 진짜로 절규하고 싶은 기분이었으니까... 본관 4층을 돌파하고 나서 1층으로 내려오는 도중도중에 추격자가 따라붙어, 어느 센가 다시 1층 연결지점을 통과해 신관으로 들어가고 다시 4층으로 올라가서 질주할 때에는 이미 추격자는 두자릿수를 넘어가고 있었다. ...내가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습니까, 하나님... 신은 믿지 않지만, 정말 이렇게 생각했다고... 제길...
75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49:44 ID:NudJHR3TPoY 떡볶이 먹으면서 쓰는 거니까 그다지 빠르진 못할 거야
76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5:59:40 ID:NudJHR3TPoY 내가 교실에서 매점으로 가는 시간과 매점에서 빵을 사고 녀석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시간을 전부 합쳐봐야 15분도 되지 않을 거다. 내가 다시 교실로 돌아온 건 이미 1시간 정도가 지난 시점(이미 웬만한 학생들은 가버렸고, 나는 매점에 가며 깜빡잊고 온 가방을 가지러 왔을 뿐이다)이었으니까, 달린 건 대략 40분이었다. 신관->연결지점->본관->연결지점->신관의 무한루프. ...죽고 싶을 정도로 다리가 아프고, 안 그래도 체력이 없던 중학교 시절의 나는 정말로 입에 피냄새가 마구 돌았지만, 붙잡히면 어떻게 일이 풀릴지 도무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던 나는 정말 죽을 각오로 뛰지 않을 수 없었다. 뭐, 그제야 소식을 듣고 달려온 선생님이 나를 멈추고 뒤따라오는 학생들을 멈춘 다음 화를 내며 왜 뛰고 있냐고 물었지만, 그것에 제대로 대답해줄 녀석 따위, 있을 리 없었다. 결국 "저 녀석들이 뛰어서요"라는 대답들 뿐이어서, 결과적으론 나와 서연, 혜원쪽으로 타겟이 변경되었는데,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더니(애초에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고...), 아직 숨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내가 안쓰러우셨는지 일단 해산시키셨다. 우선, 다른 녀석들이 사라지는 걸 본 다음에서야 일의 원인 제공자인 서연을 한 번 노려보고,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부풀게 만든 B.P와 이스트 같은 녀석인 혜원을 한 번 노려본 뒤, 말 없이 손짓해서 둘을 옥상문 앞까지 데려갔다. 그리고는 폭발. 뭔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인지 마구 웃어대는 서연과 여전히 무뚝뚝한 혜원에게 잔소리를 해댔는데, 나중에 시간을 보고 알았지만 대강 20분은 한 것 같았다... 어쩐지 목이 아프다더니... 일단 그걸로 알아준 것 같아서 나는 먼저 돌아간다고 말한 뒤 뭔가 말하려는 녀석들을 두고 힘이 풀리려는 다리에 다시 힘을 넣어 달리기 시작했다. ...뭐, 대충 그때 일은 이렇게 종결되었지만, 난 정말 죽는 줄 알았다구...
78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07:54 ID:NudJHR3TPoY 다음날, 깨어나자마자 다리 근육이 피로에 찌들어 고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평소와는 다르게 1분 정도 뻘짓을 하고서야 일어난 나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고 가볍게 샤워를 마친 다음에 학교로 향했다. 되도록이면 그 녀석들을 무시하자고 다짐하고 다짐하면서...... ...뭐, 그런 다짐따위, 교실에 도착하고나서 5분만에 무너졌지만... 원인은 혜원. 왜인지 무언가를 적고 있어서 보았더니 반 아이들에 대한 감상 같은 걸 적어놓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내가 보았을 때는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나에 대한 것을 적고 있었는데, 기타란에 무엇을 적을까-. 고민하던 그 녀석은 마침내 '이상한 녀석'이라고 적어버렸다. 웃- 기- 지- 마아아아아-!! 내 인생을 전부 걸어도 좋아! 내가 만난 사람들 중 너희만큼 이상한 녀석은 드물어! 아니! 없어! 전혀 없어! 전무하다고 해도 좋아! 내 인생을 걸고 맹세하지! 앞으로도 너희 같은 괴짜는 3명 이상 만나지 않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 애초에 뭐냐 이사한 녀석 이라니! 나머지는 정상적으로 적어놓고 어째서 '기타 감상란'에 그런 걸 적어넣을 수 있냔 말이야! 애초에 너보다 이상한 녀석도 없는데...! 하필이면 그런 금구를...! ...외치고 싶었지만 주위 시선이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는 걸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던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최대한 고개를 돌려 창문 바깥쪽만을 응시했다. 괜히 녀석을 시야에 담으면, 또 나도 모르게 머리를 쥐어 잡으며 속으로 헛소리를 외쳐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8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15:41 ID:NudJHR3TPoY 수업 시간만큼은 어찌어찌 넘길 수가 있었다. 공부 같은 건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고, 중학교 때는 거의 잠만 자는 시간이었으니까 별다른 트러블도 이벤트도 없었다. 일단, 문제는 점심시간. ...난 중학교의 점심시간이 그렇게까지 무서운 것인줄 정말로 몰랐다. 남자고 여자고 관계 없이, 종이 치고, 선생님의 "가도 좋다"는 말 한마디로 인해 인격이 변한 듯이 뒷문과 앞문을 열고 식당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 녀석들은 그것만으로도 먹이를 갈구하는 야수... 그 사이에서 달려본 나는, 여자와 남자가 오직 하나의 목표(학생 식당)를 향해 내달리는 것이 그만큼의 열기를 발산한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정말 복도는 아직 쌀쌀할 터인데도 땀이 날 지경이었다니까?(물론 뛰어서일테지만) 일단 교실은 본관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3교시에 2학년, 4교시에 1,3학년이 같이 먹는다) 마구 달렸는데, 연결지점은 본관보다 심했다. 본관은 그나마 같은 학년 학생들만 있기 때문에 나은 수준이었다. 연결지점은 이미 도착한 시점에서부터 3학년과 1학년이 섞여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누가누군지도 알아볼 수가 없는 마의 지역으로, 결국은 학년에 관계 없이 먼저 달려드는 녀석이 승리자인 셈이었다. 나도 뛰어들긴 했는데, 겨우 멈춰서서 줄을 설 수가 있었다-. 싶었더니...
82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21:46 ID:NudJHR3TPoY 신이시여, 내가 무엇을 잘못하였나이까... 초등학교 때는 신을 급식에 나오는 우유 이하로 보던 내가 이렇게까지 신을 갈구하고 있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눈앞의 그 녀석. 운이 좋게도 아직 눈치채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녀석은 앞에 있는 친구(로 보이는 여학생)와 꽤나 즐겁게 잡담을 나누고 있어, 뒷쪽의 나에게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어 보였다. 좋았어! 이대로 존재감 없이 가만히 서있기만 하면...!! "어? 너도 이 학교였어?" ...Damn it... 뭐야, 이거, 정말로 노리는 거야? 다들 짜고서 나를 놀리는 거야? 그런 거야? 라고 생각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우연.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을 우연이라고 했던가... ...나는 그때 그걸 '필연'이라 부르고 싶을 정도였다... 뭐야, 어째서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이서연하고 같이 대화하는 녀석, 초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녀석이었잖아... 제길...! 방심하고 있었다! 얼굴을 잊고 있던 내 실책이야...!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넘어가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뭐야 서로 알고 있는 사이였어?"라고 묘한 어투로 말을 해오는 이서연을 볼 수가 있었다.
8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29:45 ID:NudJHR3TPoY "뭐어... 그런가..." "뭐야, 그게. 반응이 이상하다?" 네 녀석 때문이잖아?! 이서연의 친구이자 내 초등학교 동창(일단 이름 지어줄까. 그래, 예진 정도로 해둘까)이 나를 묘한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고, 눈앞에서는 불만 가득한 표정(어째서?!)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서연이 있어서, 정말이지 최근들어 나의 인생은 가시밭길이구나, 를 철저히 알 수가 있었는데, 거기서 한술 더떠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사가 불성실하네." 이놈의 동창씨는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를 치며 그렇게 말해왔다. 이 녀석들...! 친구니까 반응이 비슷해...?! 결국 나혼자만 텐션을 올렸다 내렸다하며, 둘은 나를 놀리는 듯한 구도로 잡담을 하다보니 어느 센가 줄이 끊겼는데(중학교 급식때는 빨강과 초록의 종이를 나누어 줬는데, A식과 B식으로 나뉘어서, 원하는 걸 먼저 집는 사람이 득을 보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다행이도 나는 B식 녀석들은 A식이어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아 좋아했건만... ...자리는 자유롭게 앉는 것이라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86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34:57 ID:NudJHR3TPoY 아아, 자유롭게 앉는 거니까 이제야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녀석들은 식사까지 붙어서 먹으려고 하지 않았으니까.(그룹도 있어 보였고)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어째서 내 반대편에 내 짝꿍님께서 앉아있는 겁니까! 당연하게도 내가 앉을 때는 근처에 아무도 없었어...! 일단 아직 친구도 없고 하니 혼자서 먹는 게 편했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이 없는 구석 자리를 찾아온 거였는데...! 어째서 눈앞에 날 '이상한 녀석' 취급하는 녀석이 있는 거냐고...?! 그렇게 생각하며 혼자 절규하고 있었더니, 녀석은 여전히 '이상한 녀석'을 보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 그렇게 보지 말아줘. 혼자서 쇼하는 건 하지 않을테니까... 실제로 머리 붙잡고 밥 먹는 녀석만큼 식당에서 이상하게 보일 녀석도 드물겠지... 우선 저쪽도 조용히 먹고 있고, 이쪽도 신경을 끄고 조용히 드셔볼까, 라고 마음을 다잡고, 다시 숟갈을 든 나는, "아, 혜원아-!" ...짝꿍님의 프렌드님들께서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오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5명이나...)
88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40:56 ID:NudJHR3TPoY 일단 다시 설명하지만, 내가 앉아 있는 곳은 구석. 그것도 입구쪽에서는 보이지 않고(물론, 출구쪽에서는 보이지만), 웬만하면 눈길이 닿지 않는 그런 곳이다.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 오면 조용히 먹을 수 있는 장소라서 애용하는 곳인데... "그래서 말야" ...뭐야, 이 고문. 내가 구석, 반대편이 혜원, 내옆으로 2명 혜원의 옆으로 3명. ...죄다 여학생. 이성인 친구라고 해봐야 초등학교 땐 없다고 해도 좋을만큼 적었던 여성 면역 제로의 나에게 있어선 질식해 죽을 것만 같았다. 정말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몰라서 그냥 일어나 가려고 했더니만, "아 잠시. 이거 안 먹을 거면 나 주라." 혜원의 옆에서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다하며 계속해서 입을 쉬지 않던 녀석이 내가 일어섬과 동시에 남아있는 고기 경단을 가로채갔고, 내 옆에 앉아서 그 녀석에게 동조하던 여자도 몇개 가져갔다. 나로서는 고개를 끄덕일 뿐인 리액션을 하고 남은 걸 버린 뒤 매점으로 향했는데, 마지막으로 물을 마실 때 혜원의 옆쪽에 앉아 있던 녀석이 나를 보고선 웃고 있어서 소름이 돋았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저러는 걸까... 싶었지...
90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46:39 ID:NudJHR3TPoY 매점에 들려서 이번엔 딸기 우유만 구입한 나는, 그대로 교실로 돌아왔었는데, 교실에는 내가 교실을 반 녀석들과 함께 뛰쳐나갈 때부터 잠들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녀석이 아직도 자고 있었다. 녀석의 별명은 요다였는데, 요다 같이 생겼다는 이유라지만, 내가 사귀게 된 첫번째 친구로서도 그 이유에는 반대 의견을 내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그 녀석을 깨워서 밥 안 먹냐-. 오늘은 쉴 거다-. 같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 센가 잡담으로 이야기의 주제가 넘어가버렸고, 처음으로 대화가 성립된 남자 녀석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들떠서 이야기를 해버렸다. 그러고 있었더니 조금씩 학생들이 돌아와서 이야기는 거기서 종료했는데, 이야기 내내 녀석의 옆자리에 올려두었던 딸기 우유가 사라져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후아." ......내 딸기 우유를 당연하다는 듯이 먹고 있는 이서연을 볼 수가 있었다. ...뭐하는 거야, 너. 그보다 내 딸기 우유는 왜 마시고 있는 거냐... 앙...?
91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47:54 ID:NudJHR3TPoY >>77 후광이랄 것까진 아니다.
>>79 울고 싶었지
>>81 나도 그때 그 생각 했다...
>>83 인연이면 안 돼...!
>>85 나쁜 거지...
>>87 카오스였다...
>>89 미안하지만 그건 아냐... 나 정말 질식해 죽는 줄 알았다고...
92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48:57 ID:NudJHR3TPoY 나 슬슬 쓰기 힘들어지니까 하나만 더 쓰고 조금 쉴게.
93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53:43 ID:Q8uIB5gvOQM >>92 그거 전부 다 나야 ㅋㅋㅋ 새로고침하면서 열심히 보고있다구 ㅋ
94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54:18 ID:NudJHR3TPoY "즐거워 보이네. 친구?" 라고 물어오길래, 나는 추궁할 생각도 멈추고 숨을 들이켜버리고 말았다. 확실히 내쪽은 들떠서 이야기 했다지만, 만난지는 10분도 되지 않았고, 이야기도 그렇게 오래한 것도 아니다.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한 건 그때가 처음. 친구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수준이었다. 그래도, 녀석쪽이 먼저 고개를 끄덕여준 덕분에,(고마웠지) "아, 친구인데?" 라고, 왠지 당당하게 말할 수가 있었지만, 어차피 그것도 잠시고-. "그것보다 내 딸기우유-?!" 라고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녀석이 어느 세 다 마셔선 팩을 접고 있었으니까. 내 딸기 우유를...! 이 녀석...!! "뭐야, 고작 딸기 우유 때문에." 한모금밖에 안 마셨던 거라고! 한모금밖에...! 게다가 난 꽤 빈곤하단 말이다! "나중에 사줄테니까 너무 그렇게 화내지 말라고?"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한쪽 눈썹을 들고 내가 화내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렇게 말해왔다. ...이 녀석은 대체... "뭐야, 사랑싸움이냐?"라고 왠지 납득이 안 되는 말을 들어버려서, 나와 이서연은 처음으로, 똑같은 타이밍에 숨을 들이켜선, "절! 대! 아! 냐-----!!!" 똑같은 기분의 외침을 해주었다.
95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56:01 ID:Q8uIB5gvOQM >>94 숨 맞는 커플이군.....
96 이름:이름없음 :2010/01/19(화) 16:56:05 ID:NudJHR3TPoY 나중에 안 거지만, 내가 들떠있으면서도 조금 어색하게 대하고 있어서 물어보았다고 했었다. ......쓸데 없는 참견이다.
10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0:28:47 ID:+UK2H8p8jOo 아무도 없는 건가, 좋아 조금 더 쉬겠어.
104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0:43:19 ID:+UK2H8p8jOo 일단 딸기우유라고 하는 내 최대의 영양보급원을 강탈당한 시점에서 더 이상 화를 낼 기력도 없었기 때문에 자리로 돌아와 앉았는데, 앉아서 한숨을 내쉬고 있자니 짝꿍님께서 책상에 엎드린 채로 내쪽을 올려다보며 무언의 시선을 계속해서 보내오고 있었다. ...뭐야, 그런 무표정으로 쳐다보면 무얼 바라고 쳐다보는 지 전혀 모르겠다고? 적어도 뭔가 전하고 싶은 걸 직접 말해줄게 아니라면 감정이라도 담아서 표정에 실으란 말이다. 이상한 녀석 같으니라고. ...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특히나 마지막은 확실하게 기억해! 왜냐면 말이지...!! "이상한 녀석" 네가 말하지 마아아아아아아아-----!!! 또냐! 또 바로 내가 생각했던 걸 입에 담는 거냐고! 이서연과의 악연의 시작이 떠오를 정도로 완벽하게 싱크로 된 한마디. 그것만큼은 정말 머리를 쥐어잡고 소리 없는 절규를 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한 한마디였다. 덕분에 옆에서 보면 완전히 혼자서 원맨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 짓거리를 해버린 나는, "이상한 녀석" ...두번째 피니쉬(결정타)에 그대로 책상 위에 쓰러져 쇼크사(라고 쓰고 기절이라고 읽는다) 해버렸다.(물론, 현실을 피하기 위해 그대로 누워 자버린 거였지만) ...이 녀석들, 나에게 정말로 무언가 원수라도 진 거냐고, 제기랄...
106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0:51:38 ID:+UK2H8p8jOo 내가 깨어난 건 종례 시간이었다. 당연하게도 담임 선생님의 강렬한 스매쉬에 의해 빈사 상태가 되어서 비틀비틀 깨어났는데 (출석부 스매쉬! 쿠헥! 비틀비틀... <), 옆에서 녀석 답지 않게 쿡쿡거리며 웃음을 참는게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녀석이 웃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뭐, 물론, 그런 걸 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도 좋을만큼, 담임 선생님은 인망이 두텁지 않았지만 말이지. ...난데 없이 청소에 투입 되는 것까지는 그다지 상관 없었다. 애초에 귀찮은 걸 싫어해도, 원인이 나에게 있고, 해야할 일이 생기면, 투덜거리면서도 할건 해야한다는 게 지론이고, 그러지 않으면 속이 안 풀리는 성격이니까. 그렇지만, 반 청소를 전부 나 혼자에게 맡긴 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혼자서 해버리는 겁니까? 라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선생님께서는 내 생애 몇번 본 적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 상큼한 웃음으로 "응♡"이라고 말씀해주셨으니까. 정말 하트가 보일 정도로... ...결국 혼자 하는 걸로 되었다. 뭐, 혼자 하는 것도 좋긴 했다. 괜히 다른 녀석이랑 구역을 정하거나 이래라 저래라 트러블도 안 일어날테니까. 조금 시간만 더 걸릴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려고 했다. ...짝꿍님께서 어째서인지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빗자루를 들기 전까지는 말이지...
107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1:17:37 ID:+UK2H8p8jOo 처음엔 눈치채지 못했다. 반 녀석들은 끝나자마자 대부분 나가버려서 혼자 빗자루 들고 창가쪽을 쓸기 시작했었으니까. 눈치챈 건 교탁 앞쪽까지 전부 쓸고나서 쓰레받기를 찾으려고 고개를 돌렸을 때 녀석(혜원)이 멋대로 반대쪽에서 빗자루와 함께 그걸 사용하고 있단 걸 눈치채고서야 녀석이 있다는 걸 알았었으니까. 그때 쯤엔 이미 녀석하고 나밖에 교실에 남아있지 않았는데, 내가 쳐다본단 것도 모르고 묵묵히 쓰레기를 쓸고 있는 녀석을 보니 조금 벙찐 표정이 됬었지...(아마) 왜 녀석이 남아있나, 왜 쓰레기를 쓸고 있나, 그보다 왜 쓰레받기를 가지고 있는 거야 같은... (마지막은 전혀 상관 없어보이지만 넘어가고.) "너 뭐하냐?" 이전에 한 번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단어를, 이번에야 말로 내쪽이 건네봤다. 그제야 녀석이 고개를 들고 나를 봤는데, 내가 이상한 걸 물은 듯한 표정이어서 오히려 내쪽이 당황했지... 정말, 내가 생각해도 바보 같은 리액션이었는데, 녀석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다시 쓸기를 재개해서, "…하아. 될대로 되라지…." 나도 다시 쓸기를 재개했다. 그 뒤로는 둘다 묵묵히 청소만 했지. 단 한마디도 안 나눴다. 청소가 끝나고, 내가 말 없이 딸기 우유를 사서 던져 건넸을 때도, 가방을 메고 창문을 잠그고 교실문을 잠글 때도, 교무실에 가서 열쇠를 두고, 교문을 같이 나설 때까지도. 단 한마디도. 단지 왠지 모르게 표정으로 대화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108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01:26:32 ID:+UK2H8p8jOo 졸리다. 더 쓸까 말까...
11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4:48:47 ID:+UK2H8p8jOo 이러니 저러니해서 일주일을 보냈다. 당연하게도 그 동안은 별다른 일이 없었다. 매일이 그런 머릿속이 꽃밭으로 들어찰 것만 같은 일들로 가득했다면, 분명 내 정신이 못버텼을테고. 일주일이 지나면서 반의 공기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그 사이에 몇명 정도는 가벼운 잡담을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친구를 만들 수가 있었으며, 별다른 트러블도 일어나지 않아서 꽤나 평화로운 일상을 보냈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오늘도, 평화롭게 보내려고 했지만, 일주일만에 만난 녀석(이서연)을 매점에서 마주치고 말았다는 상황에, 그다지 평화롭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넌, 누구한테 사탕 줄 거야?" 라고 물어와도, 나로서는 곤란하다. 분명, 녀석이 말하는 사탕이란 화이트 데이 때를 말하는 것일 터. 이전에도 말했다싶이, 나는 초교의 이성 친구따윈 전무했다. 오히려 사이가 나쁠 정도. 괜히 신경쓰이는 여자가 있었지만, 그래봐야 그뿐인 것이고, 이야기 한 번 나누어 본 적이 없었으며,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얼굴 볼 일도 없었다. 딱히 누군가에게 사탕을 줄만큼의 사이는 없다는 게 정답이었다. 애초에 사귀고 있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이제 막 입학을 했는데 난데 없이 사탕을 준비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러니까 너는 무르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라고, 왜인지 혀까지 차며 기분나쁘게 그렇게 말해왔다. 그 밖에도 잡담을 조금 했지만 기억은 전무. 그리고, 입학을 하고나서 2주일도 되지 않아 화이트 데이를 맞이했다.
114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4:49:12 ID:+UK2H8p8jOo >>112 낮과 밤이 바뀐 듯하지만, ...어쩔까나... 나 방금 일어나서 정신이 멍하다고?
115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4:54:19 ID:+UK2H8p8jOo "그치?" 무언가 반의 공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매점으로 향했던 나는, 머리와 꼬리를 전부 떼어놓고 그렇게 물어오는 이서연에게 고개를 끄덕여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물렀다. 입학식이 시작하고 2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 이미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첫눈에 반한 사랑' 같은 시덥지 않은 것들을 하는 녀석들은 꽤나 많았고, 그로 인해 사탕을 가지고 남자쪽이 먼저 고백을 하는 경우는 꽤나 많았으며(그래봐야 사탕과 함께 편지를 두는 것이지만), 몇몇 녀석들은 모두의 앞에서 고백을 해서 이루어지거나 차이거나를 반복했다. 그리고, 내가 매점으로 나온 건 그것이 한창 활발할 때인 점심시간. 딱히 난데 없는 깜짝 이벤트에 참여할 생각도 없고 참여할 동기도 없는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녀석(서연)은 난데 없이 내가 딸기 우유와 단팥빵을 사기 위해 돈을 꺼내는 타이밍에 맞춰 내 돈을 가로채더니, 그대로 매점 아주머니에게 "박하 사탕 주세요!"이라고 말해버렸다. 무슨 짓이냐?!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미 사탕은 나와버렸고 돈은 매점 아주머니가 가져간 상태. 우리 학교 매점의 규칙 첫번째, "이미 낸 돈은 돌려주지 않는다"가 적용된 시점이다. 난데 없는 두번째 깜짝 이벤트에 놀란 나... 좋아하네!! "무슨 짓ㅇ...?!" 이번에야 말로 말해주려고 했더니, 녀석은 사탕 봉투를 당연하다는 듯이 뜯어서는 내 손에 억지로 쥐어주곤, "자, 사탕 줘." 라고 말해왔다. ...뭘 말하고 싶은 거냐, 이 녀석은
116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4:59:19 ID:+UK2H8p8jOo "뭔 소리냐?" 화를 내는 것도 멈추고 이 녀석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니냐는 듯한 표정을 내 재주껏 얼굴에 띄우며 그렇게 물어주자, "뭐야, 친구잖아? 의리의 사탕이나 초콜렛 정도는 나눌 수 있는 사이잖아? 안 그래?" 같은 이해도 못하겠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공식을 성립시키... 지 말라고?! 친구?! 아니, 어디를 봐서 친구냐?! 어디를 봐도 내가 일방적으로 놀림 당하고 괴롭힘 당하는 거잖아?! 너도 내가 괴로워하는 걸 보면서 즐거워하는 주제에 어딜 친구 사이라고 들먹여?! 라고 속으로 무척이나 절규했지만, 이미 혜원에 의해 그런 것쯤은 당연시된 나는, 결국 미미하게 한숨을 내쉬면서 사탕을 꺼낸 다음, 녀석이 뭐라고 말하는 타이밍에 맞춰 입에 넣어준 뒤 딸기 우유를 사고는 그대로 교실로 돌아왔다. ...제길, 무슨 생각인 거야, 저 녀석.
그때의 나는, 일순간 두근 거렸다는 믿기 힘든 사실따위, 무리하게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있었다.
120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01:46 ID:8eGPIl68wr6 >>118 난 2일 ? 3일째 보고 있다구
121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07:45 ID:+UK2H8p8jOo 다행이라면 다행이도, 녀석은 나를 붙잡거나 하지는 않았다. 입에 넣어줬을 때는 조금 놀란 표정이었지만, 그 뒤의 표정따윈 보지도 않았고 그냥 무시하듯이 지나왔었으니까. 단지, 조금 예상 외의 지출이 있었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단 사탕을 쥐고, 입에 넣어본다. 녀석의 입에 사탕을 넣을 때 나도 몇개 집어왔기 때문에 주머니에는 박하사탕이 아직 남아 있었다.(물론 봉투째로, 대부분의 사탕은 녀석이 가지고 있지만) 조금 시원함이 입안에 퍼져나가는 걸 느끼면서 멍하니 있자니, 옆에서 찌르는 녀석이 있어서 미간을 찌푸리며 돌아보았더니, 이번엔 짝꿍님께서 나를 찌르며 나를 지긋이 쳐다보고 있으셨다. 이번엔 너냐?! 제발 적당히 해라?! 오늘도 마가 끼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난 하루에 한명만 상대해도 기력이 전부 소진되어버린다고?! 너희 같이 매일 여러 가지 의미로 하이텐션이지 않단 말이다, 나는!! 일주일이나 얌전히 있어놓고 왜 하필 오늘 둘다 튀어나와서 나를 괴롭히는 거야?! 오늘은 대체 무슨 날이냐!!(화이트 데이) 같은 절규를 또 속으로 하고 있자니, 녀석은 데자뷰가 일어날 정도로 녀석(서연)과 똑같은 포즈로, "너, 나, 친구, 사탕." 이라고, 무미건조한 어투를 구사해,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 지를, 10글자도 안 되는 단어의 나열로, 상대에게 간략하게 전함과 동시에 곧 바로 입을 다물어 버린 뒤, 나머지는 눈빛으로 원하는 걸 요구해오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어... 이 이상 상대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사탕 하나를 던져주니, 녀석은 가볍게 날아오는 사탕을 공중에서 잡아채더니 자연스럽게 비닐을 벗기고 입안에 넣은 뒤 다시 책상에 쓰러져 잠들어버렸다. ...이 녀석들은 대체, 이제와서 친구를 들먹이는 건 무슨 이유냐고, 제기랄...
...나도 쓰러져 잠들고 싶은 기분이었다.
122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08:24 ID:+UK2H8p8jOo >>117 너무 좋아서 탈이지...
>>119 중요하지 않아...!
>>120 3일 전부터냐...
12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14:33 ID:+UK2H8p8jOo 내가 다시 깨어난 건 마지막 교시의 한중간. 꽤나 배짱이 좋다는 선생님의 한마디와 함께 분필 세례(5개나...!)를 받아야만 했지만, 나의 경우는 받아칠 기력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결정타만 쳐냈다. 아직 화이트 데이의 한중간이라서 그런지, 수업중에도 무언가가 오가는 것이 곁눈으로도 보였다. 쪽지는 기본, 그것과 함께 무언가가 오간다는 걸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가 않다. 물론 어느 녀석은 환희에 소리 없이 몸을 떨고, 어느 녀석은 절규를 하며 책상에 머리를 박아넣지만, 그런 알기 쉬운 리액션을 보여줘도 피식 웃는 것 말고는 달리 해줄 게 없었다. 나로서는 의리의 사탕을 줄만한 친구도 없다는 게 사실이었으니까(이미 서연과 혜원은 머릿속에서 무리하게 지운 상태). 그렇게 녀석들의 쪽지와 사탕의 경로를 확인하며 누가 이어지고 끊어지는지를 파악하며 의미 없이 머릿속에서 정리하던 나는, 불쑥, 초콜렛이 내 교과서 위로 날아왔다는 사실에 잠시 벙찐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초콜렛? 그건 화이트 데이때 나오면 안 되는 물건일텐데...? 아니 그보다 왜 나한테 날아왔지? 잘못 날아온 건가? 아니, 애초에 날아온 방향이---.
...어째서 짝꿍씨쪽입니까?
124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17:16 ID:+UK2H8p8jOo ABC 초콜렛이다. 내가 가끔 즐겨먹긴 하지만 입안이 텁텁해지는 게 단점인 녀석. 난데 없이 초콜렛이 날아와 의아해하고 있었더니(애초에 의미 없는 걸로 머리를 채우던 도중이라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되었을 뿐이지만), 녀석은 "나, 너, 친구, 초콜렛"이라는, 또 다시 데자뷰가 일어나는 단어의 나열들을 늘어놓더니, 그대로 의미 모르게 피식 웃더니만 그대로 다시 수업의 필기에 돌아갔다. ...정말이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왜 난데 없이 초콜렛을 주는지, 게다가 왜 하필 ABC초콜렛인지, 이 녀석이나 그 녀석이나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말이지.
...초콜렛이 왠지 예전에 먹었던 것보다 달콤했다는 건 비밀로 해두고서,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125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18:42 ID:+UK2H8p8jOo 음, 잠시 휴식? 무언가 감상이라던지 듣고 싶은데
126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23:37 ID:+UK2H8p8jOo 아, 여담이지만, 수업이 끝나기 5분쯤 전에 "너희들 사귀냐?"라는 쪽지가 와서, 쪽지로 사탕을 싼 다음에 창문을 살짝 열고 투하해주었다. 무슨 착각질인지.
127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35:29 ID:+UK2H8p8jOo 다음날부터는 학교의 공기가 달라졌다. 비유라고는 해도, 정말로 달라져버렸다. 가벼운 잡담을 주고 받던 녀석들 중 절반 정도에게 '그녀'가 생겼다는 것만 봐도, 그 이유를 어림짐작이 가능했다. 중학생인 주제에 이미 이성에 눈을 뜬 짐승(남)들이, 화이트 데이(덫)라는 계기(사탕)를 이용해, 이성(먹이)을 Get 해버린 일이 내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편승해서 여자쪽이 고백을 하는 경우도 생겼으니, 예상보다 많을 수밖에는 없었지만, 나로서는 한숨밖에 안 나오는 광경이었다. 물론, 질투와는 별개의 감정으로. 이제 막 입학한지 2주일 된 신입생들이다. 이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라면, 고작 만난지 2주일 된, 그저 그뿐인 관계란 거다. 세상은 영화나 만화나 소설 같은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는만큼, 몇몇을 제외하고는 멋진 계기나 그에 상응하는 이벤트따위 있을 리 만무한 것. 단지, 왠지 신경쓰이니까, 멋있어서, 예뻐서, 귀여우니까, 성격이 좋아서라는 시덥지 않은 이유로 우선 대쉬해보고 마는 게 전부다.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있나-. 같은 애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조금 질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직 녀석들은 미성숙한 어린애들이다(물론 그때의 나를 포함해서). 멋진 계기나 이유라던지, 오래 사귈 수 있는가라던지, 타입이 다르다던지, 괴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던지,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지 같은 건 전혀 모른다. 단지 신경쓰이는 상대가 있으니까 대쉬해버리고 마는 거다. 미숙하니까. 나는 똑같이 미숙함에도 그런 상대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 녀석들에 대해 약간의 질투를 느끼며, 그렇게 애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거라고,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128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38:07 ID:+UK2H8p8jOo 그렇기 때문에, "흥, 뭐가 첫눈에 반한다냐~ 그런 시시한 이유로 사귀면 시시한 이유로 깨져버릴 걸~"이라며 괜스레 불만을 토해내는 친구를 향해, "그렇게 되어버리면, 거기까지인 녀석들일 뿐이고, 그것도 또 경험인 거잖아? 젊을 때 해볼 건 다 해봐야지"라던가 말해버리고선, "뭐냐, 너. 애늙은이 같아"같은 소리나 들었던 걸지도...
129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39:39 ID:+UK2H8p8jOo 그보다 이거 다 쓰려면 3년 전부 써야할텐데,(깨달은 건 3학년 때니) 설마 다쓰라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적당히 도중에 튀어버ㄹ...
130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47:24 ID:+UK2H8p8jOo "뭐야, 이건?" 화이트데이가 끝나고서 또 2주일 정도가 지났다. 이제 곧 4월. 신입생의 찬란했던 첫달의 끝은 평화롭게 보낼 수 있으려나-. 같은 진심어린 헛소리를 중얼거리며 등교를 한 나는, 서랍 속에서 편지 하나를 꺼내들 수가 있었다. 물론 그때까지 연애 편지 같은 걸 받아본 적도 없고 받는 걸 본 적도 없는 나로서는 그걸 연애 편지?! 라던가 호들갑 떨며 오해하지도 않았지만, 의아해하며 뜯었던 건 기억에 남는다. 물론, 정말로 연애 편지는 아니었다. 결투장 같은 것도 아니었다. 단지, 상담의 요청이었다. 물론, 남자 녀석이라면 그냥 말로서 상담을 요청해왔을테니 상대는 여성. 그것도, 나와 꽤나 악연으로 엮인 녀석이었다. ...From 이서연.
132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5:54:03 ID:+UK2H8p8jOo 일단 내심 무슨 연유로 연애 상담따윌 나에게 하려는 걸까, 그렇게 연애 상담할만한 친구가 녀석에게는 없는 건가, 왜 하필 남자인 내쪽에게 연애 상담을 하는 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자니, 방과후는 금방 찾아왔다. 편지에는 청소가 끝난 뒤 신관 4층에서 만나달라고 적혀 있었다. 녀석 답지 않은 여자 필체였다. 내용이 그래서인지 더 그렇게 느껴졌다. 예전에 설명한 적이 있던 그 커다란 배란다 같은 곳,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선생님들도 잘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 상담을 하기에는 딱 알맞았다. 물론, 나는 그날 청소가 아니어서 먼저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 3월 말이라지만 아직 겨울 날씨를 유지하고 있어 쌀쌀했지만, 어딘지 나는 멍하니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묘한 기분도 들었지만, 대부분의 이유는 '어떤 식으로 상담해줘야 하는 건가'의 일이 대부분이었다. 애초에 내가 녀석을 여자로 느낀 건 3학년때부터였고, 그전까지는 친구처럼 느꼈으니까, 일단 악연이라도 상담을 해오면 제대로 받아주어야 겠다 싶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어느 세 녀석이 왔다.
13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00:30 ID:+UK2H8p8jOo 상담 내용은 단순했다. 2학년의 선배를 좋아하고 있는데, 친하게 지내는 남자 동기라고 해봐야 나 정도뿐이고, 고백하고 싶은 상대도 남자이니까 나에게는 남자로서의 조언을 듣고 싶다, 는 내용이었다. 물론, 나는 그때 진지하게 친구로서의 조언을 생각했다. 녀석의 고백 연습 상대도 되어주고, 고백은 편지나 전화 같은 것보단 직접 마주하고 하는 게 좋다던가 말해주고, 시간이 나면 선배에 대해 얻은 정보(선배는 방과후에 농구를 했었으니, 나는 서툰 솜씨였기 때문에 가르쳐달라며 다가가서 정보를 얻어주었지)를 가끔 정해진 시간에 만날 때마다 전해주고, 선배가 방과후에 혼자 농구하는 날이면 내가 쓰던 수건을 빨아 건네준 다음에 물병하고 같이 손에 쥐어준 다음에 "기합을 넣고 다녀와!"라던가 말해줘서 선배에게 보내줘보고(물론, 녀석도 서툰 솜씨여서 나랑 같이 배우기 시작했었기 때문에 내쪽이 빠지면 둘이 있는건 간단했다. 선배는 농구 잘하기로도 유명했고), 녀석의 자신작이라는 음식을 먹고는 소화제를 먹어야하는 고통도 당해보고, 그런식으로 4월을 보냈었다. 나는 나름대로 충실하게 보냈다고 자부하며 기분 좋았었지. 그때는 아버지의 기분이란 걸 맛보고 있었으니까. ...뭐, 단지 녀석이 나에게 의지해준다는 사실이 기뻤던 것도 사실이지만.
135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12:05 ID:+UK2H8p8jOo 그렇게 5월을 맞이했다. 나는 나름 충실하게 보낸 4월이라 뿌듯하기도 했지만, 서연은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을 여유따윈 있어선 안되었다. "너, 다음주 중간고사인데 놀기만 해도 되냐?" ...라는 말을 친구에게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의 경우는 중학교 때 공부를 안 했다. 3학년 끝날 때 조금 하고, 고등학교 들어와서 수학하고 영어를 시작했으니까. 그 때문에 나는 이미 중간고사를 포기한 지 오래였지만, 녀석은 그러면 안 되었다. 녀석의 부모님이 방과후때 농구를 배워도 되는 걸 허락해주는 건(녀석의 집은 시간에 대해선 꽤 엄한 모양이었다) 공부도 같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때는 선배랑 농구해야겠다는 일념밖에 없어서 후의 일을 생각 안 했다고 했다. 하아...) 결국, 옆에서 지켜보면 질릴 정도로 필기를 해대는 내 짝꿍님에게 반쯤 포기식으로 부탁을 했었더니, 딸기 우유 일주일치분으로 어떻게든 내 제안을 받아주기로 했다. 물론, 성적이 안 오르면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녀석은 그럴 일 없다며 당당하게 말하더니, "죽을 각오로 쫓아와"라며 방과후 3시간 동안 우리 둘을 아주 건어물로 만들 작정으로 공부에 매진 시켰다. 결과는 올라잇. 나의 경우는 해도 안 해도 상관 없어서 장난으로 절반을 보낸 덕분에 70점 안팍의 점수가 나왔지만, 서연은 평균 88점 이라는, 일주일 전부터 공부한 것치고는 대단한 점수가 나왔었다. 덕분에 내쪽이서 감사의 뜻으로 단팥빵을 사주었는데, 어느 정도 사정을 들은 혜원은 "역시 이상한 녀석"이라며 내 단팥빵을 받아들고는 또 의미 모를 미소를 짓었었다. 어찌어찌, 그때는 혜원의 활약으로 겨우 넘어갔었지...
136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13:58 ID:+UK2H8p8jOo >>134 좋은 남자랄까, 상담받은 입장에서 그런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뭐, 시덥잖은 상담이었으면 무시해버렸겠지만.
137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18:15 ID:+UK2H8p8jOo 하지만, 난관이 하나 더 남아있었다. 내가 Get한 선배의 생일 정보에 따르면, 선배의 생일은 5월의 중순(정확하겐 밝히지 않는다. 익명사이트고). 일단 상담 받은 입장에서 남자가 받으면 기뻐할만한 선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나로서는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선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물어보아도 대답이 시원치 않았을 뿐더러, 나의 경우는 선물이란 걸 애초에 잘 받아본 적이 없어서 어느 선물을 기뻐할지 조언해주기 곤란했었으니까. 그래서, 일단 선배에게 은근슬쩍 물어보았었지. "선배는 애정이 담긴 선물이라면 뭐가 좋아요?"라던지로. 뭐든지 좋다던가는 없이, 라는 조건으로 물었더니, 선배는 그제야 한참을 생각하는가 싶더니, "손수 만든 먹을 것!"이라고 말해왔었다. 나는, 정석인가! 싶으면서도 히죽히죽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녀석이 고백하는 것도 이제 다가왔구나 싶어서 내일처럼 기뻤었지.
138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23:54 ID:+UK2H8p8jOo 게다가 서연의 요리 솜씨는 꽤나 좋았었다. 이전부터 가사를 엄마와 함께 담당해왔기 때문에 웬만한 건 다 만들 수 있다고 했었으니까. 그렇지만, 남자가 좋아할만한 먹을 거리는 쌓아본 적이 없어서 조금 난감하다고 했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선배랑 가끔 학생 식당에서 먹으며 선배가 잘 먹는 반찬 같은 걸 기억해낸 다음 말해주었었지. 참조가 되었는지 도시락 내용과 배치를 생일날 전까지 만들어둘 수가 있었고, 당일날까지 방과후때 3시간씩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면서 고백 연습 같은 걸 하고 타이밍 같은 걸 서로 의논했었다. 그리고, 당일날 다행이도 완벽하게 도시락을 싸서 가지고 왔었고, 녀석의 컨디션도 좋아보였다.
141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33:11 ID:+UK2H8p8jOo 서연은 방과후때 기회를 봐서 고백을 하려던 찰나, 갑자기 선배에게 달려들어 끌어안더니 도시락을 건네는 타학교의 여학생을 보면서 완전히 굳었었다. 그리고, 선배가 그 여학생을 마주 안아줬을 땐 숨을 멈췄고, 그 여학생이 가져온 도시락을 기쁜 듯이 열때는 말을 잃었고,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을 땐 이미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선배랑 여자친구는 나란히 앉아서 서로 나눠먹었고, 우리는 테니스장 뒷쪽에서(농구 골대가 있는 곳과 그 옆에 있는 벤치가 잘 보인다) 그걸 전부 보고나선, 선배랑 그 여자친구가 팔짱을 끼고 돌아갈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정확히는 내쪽만 침묵을 지켰다. 어느 센가 서연은 내쪽에 등을 돌린 채 미미하게 떨고 있었고, 소리 죽여서 땅을 적시고 있었다. 여자가 우는 건 이전에도 경험해보았지만, 상황이 전혀 달랐다. 계기도 전혀 달랐다.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을리 없었다. 애늙은이 같은 생각이나 헛소리만 짓거리던 나는, 그래봬도 아직 서툰 애송이였으니까. 할 수 있는 게 있을리 없었다. 그래서, 그냥 녀석의 머리에 손을 올려뒀다. 쓰다듬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떨림은 한층 더 심해져서, "으아아아... 아아...!" 울음이 되지 못한 소리를 내며 나에게 매달렸다. 그건 오열이었다. 앉아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매달리고 울고 있는 녀석을 내려다보는 건 불가능. 애초에 그땐 키도 비슷했고. 단지 끌어안듯이 머리에 손을 올리고, 다른 손으로 등을 토닥여줄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어느 세 오열도 멈추고, 눈물자국도 내 와이셔츠에 전부 닦아버린 녀석은, 코를 훌쩍이면서, 그대로 도시락을 발로 차버리고 화장실에 간다며 달려가기 시작했다. 곁눈질로 보니, 도시락은 이미 뚜껑이 부서져(플라스틱 제였으니까) 도시락에 침투한 상태였는데 말이지-.
14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37:17 ID:+UK2H8p8jOo 다음날,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매점에서 딸기 우유를 시키고 있었다. 조금 허무했지만, 언제나 하이텐션인 녀석이, 녀석다운 거라고, 나는 그때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 조금 다르게 먹어볼까, 하고 초코 우유를 시켰었는데, 어째서인지 딸기 우유 하나가 내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다.
거기에는 '고마워'라고, 조금 떨린 자국이 남은, 여자 글씨가 적혀 있었다.
144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38:09 ID:+UK2H8p8jOo ...도시락 대신 먹어준 것에 대한 답례인가, 싶었지-. 그때는. 하핫.
148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45:02 ID:+UK2H8p8jOo >>147 빠른가...? 어찌되었든 오늘은 옥상에서 할 거라서 말이지. 감기에 안 걸리면 좋겠지만.
149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47:08 ID:8eGPIl68wr6 >>148 그런데 넌 이제 21세인가?
도복 두꺼운거 입고하면 밖에서도 안추우려나.
150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54:02 ID:+UK2H8p8jOo 5월도 그렇게 지나갔다. 이제 6월. 슬슬 더위가 찾아오는 시기다. 중학교 때 가장 좋았던 건 긴 방학 기간이었는데, 6월말에 시작해서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이 방학은,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녀석들 중 하나였다. 그리고, "바다에 놀러가자!" 다른 녀석들도 당연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름 방학이 정확하게 일주일 남은 6월의 어느 날. 당연하다는 듯이 시작된 단축 수업에 신이 난 무리 중 하나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그러한 제안을 건네왔다. 물론, 그것은 나 하나가 아닌 반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제안으로서, 녀석의 현재 위치는 교탁의 앞. 점심 시간이 끝날 무렵인데다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발언이었기 때문인지, 당연하게도 반 전체의 시선이 그 녀석에게로 모여졌다. 물론, 나도 반의 일원으로서 마찬가지의 행동을 했는데, 녀석은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는 녀석들 중 하나였다. 반의 분위기 메이커를 맡고 있는, 명실상부한 우리반의 연락망이자 간판인 녀석. 물론, 그 직위에 걸맞는 개방적인 성격과 언제나 하이텐션을 유지하는 활발함 덕분에 사교의 폭도 상당히 넓은데다가 같이 있으면 지루하지 않은 녀석이지만, 때때로 지금과 같이 이상한 제안을 해오는 것으로, 교내에서는 이미 입학식 때부터 꽤나 유명한 녀석이다. 게다가 그 제안 자체는 그다지 무리한 이야기가 아닌데다 시기 또한 꽤나 적절해서, 웬만큼 바쁜 일이 없다면 대다수의 인원이 그의 제안에 찬성하며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제안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찬동시키는 능력. 대단하다면 대단한 재주이지만, 녀석은 그러한 사실을 전혀 자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물론, 그러한 면도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 중 하나라면 하나겠지만, 나로서는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다. 조금 귀찮다고 생각하고 있으려니, "이번에는 옆반과 함께 가는 것으로 되어있으니, 가고 싶은 녀석은 여기에 이름을 적어라!"라며 종이를 들이밀었다. 거기에는, 내가 잘 알고 있는 녀석의 이름도 적혀 있었다. ...이서연.
151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54:31 ID:+UK2H8p8jOo >>149 미안하지만, 난 20세다. 천안단대 응용화학과 신입생이다. 잘 부탁해.
152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55:19 ID:+UK2H8p8jOo 그리고, 도복은 대충 팔꿈치 아래로 약간만 내려오는 정도의 길이다. 춥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게다가 소매는 무진장 넓고. 통풍도 잘 된다. 겨울 도복이긴 해도 밖이라면 당연히 춥지. 그래도 그걸 기합으로 견뎌보이겠어
15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56:25 ID:8eGPIl68wr6 >>152 하아... 진짜 춥겠군 ㅋㅋㅋ 나도 검도 1년 ? 정도 해서 알지만 뭐 어정쩡한 길이.... + 넓은 소매 바람쌩쌩
오호.. 신입생이군 ㅋㅋ 동갑이었나
154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57:20 ID:8eGPIl68wr6 >>150 눈에 들어오는거군... 이서연 <
155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6:57:22 ID:+UK2H8p8jOo >>153 동갑이었다...! 게다가 검도 1년인가...! 대련 해보고 싶다, 네 녀석...! 우오옷!
158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01:58 ID:+UK2H8p8jOo 한숨을 내쉰다. 참고로 나는 이름을 안 적으려고 했다. 아는 이름이 있다고 해서 적어줄만큼, 앞일 생각 안하는 바보는 아니었으니까. 그렇지만, 내 이름은 이미 적혀 있었다. 그것도 수성 싸인펜. 지우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번 적으면 지우지 못한다는 헛소리까지 들었다. 물론, 적은 건 내가 아니다. ...내 옆에서 언제나처럼 무표정을 일관하고 있는 짝꿍님께서 끄적여주셨다. 물론, 내 이름 옆에는 녀석의 이름도 적혀 있었지만, 그런 것따위 아무래도 좋다. 어째서 내가 중학교의 소중한 여름 방학을 바다따위에서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고...! 앙?! 설명해보란 말이다, 이 발정난 고양이 짝꿍...!! 겉으로는 절규, 속으로는 그따위 말들을 외치고 있던 나는, 결국 저항하는 걸 포기하기로 했다. 어차피 씨알도 안 먹힐테고 말이지... ...내가 결정한 일이 잘못되더라도, 그걸 '실패'로서 발판삼아 위로 올라가는 것까진 좋더라도, 후회만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게 내 신념 아닌 신념이다. ...그치만 말야, 이거, 내가 결정한 일이 아니라구...?
159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02:52 ID:+UK2H8p8jOo >>157 상관 없다...! 나도 1년 하고 3달 접고 다시 시작하는 거지만, 감각 자체는 죽지 않았다구?! 몸만 따라주게 만들면 3달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서로 힘내보자고...!
160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05:17 ID:8eGPIl68wr6 >>159 'ㅅ' 발목에 문제가 있어서 ㅋ 나으면 다시 해보고싶어~
161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09:06 ID:+UK2H8p8jOo >>160 힘내라...! 기합으로 버텨! 이제 다시 쓰기 시작한다
162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11:07 ID:8eGPIl68wr6 >>161 기다린다구 ㅋㅋㅋ 운동 하기 전까지 글만 쓰는거다 !
163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17:57 ID:+UK2H8p8jOo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태양에 빛나는 모래밭. 웅성이는 해변. 어디를 어떻게 보아도, 바다다. 하늘은 맑고 바다는 푸르고 모래알은 반짝인다. ...인파 경보는 계속해서 머리 위에서 울리고 있지만 말이지... 참고로, 내가 간 곳은 어디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일단 가게된 건 의외로 적은 숫자인 20명으로, 차를 3대로 나뉘어 탔는데, 셋 다 운전수는 이 1박 2일 바다 여행을 제안한 녀석의 지인이라고. ...대체 무슨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 저 녀석은. 우선 출발까진 순조로웠다. 만나는 곳은 학교의 앞이었지만, 여름 방학이 시작하고나서부터 갑작스럽게 장마가 올 것 같다고 예보해주는 것 같은 습기가 몰아쳤는데도 다들 바다에 대한 생각으로 그 열기를 무시했었으니까. 일단, 출발은 예정된 시각에 되었고, 20명의 참가자 중 빠진 사람도 없었으며, 차에 올라탄 건 남자 4 여자 4이라는 조합을 중심으로 탔다. (어째서인지 남자가 3명밖에 더 많지 않은 조합이었는데, 여자 참가자가 그렇게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일단 가는 내내 무언가 여러 가지 게임을 했는데, 차안에서 하는 것은 보드 게임이든 임금님 게임이든 꽤나 새롭게 흥미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알 수가 있었다. 실제로, 나도 여느 중학생처럼 즐겼었고. 뭐, 도중부터는 몇몇이 잠들기 시작해서(나와 같이 탄 곳에는 아는 얼굴이 하나밖에 없었다. 그것도 남자지만, 금방 잠들어버려서 말이지, 이 녀석...) 나와 마주보고 앉은 여자 둘만 끝까지 보드 게임을 즐겼었다.(이유도 모른채... 단지 둘보다 셋이 더 재밌다는 이유로 나까지 참가했었었지...) 그렇게 나름 힘겹게[?] 바다에 도착했다. 녀석의 말대로라면 밤에 걷는 게 무척이나 좋은 곳이라고는 했지만, 해수욕장의 실태를 이미 가족에게 어느 정도 들은 나는, 실망을 해줄 기분으로 해수욕장을 바라봤는데, ...의외로 깨끗해서 놀랐다.
165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25:38 ID:+UK2H8p8jOo 쓰레기가 많아서 별로 즐기지 못할 거라고, 웬만하면 모래사장을 걸을 땐 샌들을 신고 있으라고, 그렇게 주의받았던 나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도 잠시. 그대로 짐을 들고 다른 녀석들을 깨우는데 힘을 써야만 했다. 겨우, 다른 차에 있는 녀석들까지 전부 깨웠을 때(그때 처음으로 서연 녀석의 자는 모습을 봤는데, 나도 모르게 웃었다가 변태 취급 받을 뻔 했다...), 나는 녹초가 됐다. ...남을 깨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어찌되었든, 녀석이 예약해둔 숙소로 가서 짐을 내려놨다. 바다가 보이는 곳은 아니었지만, 바다와의 거리도 그다지 안 멀었으니까 만족은 했어. 당연하게도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자는 걸로 되있었지만, 나는 예상했다. 분명 밤중까지 게임하다가 서로 뒤엉켜 잠들어버릴 것 같다고. 어차피 아직은 애들이니까. 일단, 모두들 짐만 놓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해변으로 향했는데, 나의 경우는 반바지와 셔츠라는 조합만으로 해변으로 나갔다가 '텐션 내리지 마라!' 등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미안하지만 수영은 별로 안 좋아한다고. 인적 드문 곳에라도 가서 누워 있을 거란 말이다. 같은 내 의견을 제시해보았지만, 녀석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 아무렴 어떠냐며 넘어갔지만. 비난한 녀석들은 전부 남자들로, 아직 여자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괜히 나를 비난하며 시간을 보낸 거였는데, 여자들이 나오자 꽤나 환호했었다. 물론, 절반 이상의 여자들은 셔츠 같은 가벼운 상의로 몸을 가렸지만, 아래쪽은 영락없는 수영복이었으니까, 아직 애송이인 중학생들은 그것만으로도 자극적이었겠지. 나로서도 흥미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 필요 이상으로 반응하는 녀석들과 동류가 되기 싫어서 은근슬쩍 빠졌다. ...물론, 여자들을 한번 훑어본 다음이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나도 남자니까...
169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7:35:33 ID:+UK2H8p8jOo 녀석들이 난데 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걸 보고나서, 나는 혼자 몰래 파라솔 같은 걸 세운 다음, 슬쩍 녀석들 중 하나에게 그것만을 말해준 뒤, 인적 드문 곳을 찾기 시작했다. 해변의 끝에는 사람이 조금 적을까? 싶어서 우선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파라솔 밑에 누워서 자버려도 되지만, 모처럼 해변에 왔는데 조금쯤은 정취를 즐기자고 생각도 했고, 우선 걷는 데에만 신경을 썼다. 물론, 1시간만에 포기하고 돌아왔다. 계속 걸어도 사람, 사람, 사람, 언뜻 보기엔 끝쪽에도 사람이 꽤나 많아 보였기 때문에, 그냥 포기하고 돌아왔다. 어차피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녀석들도 많았단 것뿐이었겠지만, 조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지. 떠들썩한 것보단,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걸 즐기는 편이니까, 나는. 돌아와보니, 파라솔 밑에서 혜원이 누워 있었다. 언제나처럼의 무표정이 약간 창백함을 띄고 있어서, 다가가주었는데, 녀석은 평소와는 다른 의미로 얌전히 누워 있었다. 손을 이마에 올려보니 조금 뜨거웠기 때문에, 일단, 부모님한테 당부당한대로, 내 가방에서 캡슐 하나를 꺼냈다. 소금이 들어있는 캡슐이다. 부모님이 일사병을 조심하라며 주었던 것이었지만, 애초에 나는 필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우선 녀석에게 주고, 옆에 물을 놓아주었다. 지금은 입에 아무것도 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억지로라도 먹이니 저항 않고 먹어주더라. 그리고 한 삼십분 정도 있다가 상체를 일으켰는데, 나름 괜찮아보여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이번엔 반대편 끝을 가볼 생각이었으니까.
177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8:36:30 ID:+UK2H8p8jOo 제기랄, 보슬비 내리는 것까진 좋다. 어차피 안경이라봐야 대련 한 번 하면 매번 기스에 뭐에 혹사당하니까. 그렇지만 보슬비로 인해 모래라던지가 약간 있는 옥상에서 하려니 도복이 쓸리며 엉망이 되고 있었다. 어제 막 빨았기 때문에 잔소리 듣기 싫어 어떻게든 조치는 취했지만, 더 하기는 힘들 것 같았어... ...날씨가 참 암울하군 제기랄
178 이름:이름없음 :2010/01/20(수) 18:37:08 ID:+UK2H8p8jOo 그냥 모래뿐이라면 무시하고 해도 되는데...! 왜 보슬비냐고...!
187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24:23 ID:oiRFgkiKTes 반대편 끝에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없었다고 믿고 싶었다. 혼자서 있고 싶다는 마음도 강렬했고, 시끌벅적한 곳에서 주변 분위기에 편승해 텐션을 올리기 보단 조용한 곳에서 홀로 편하게 쉬고 싶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그때의 나에겐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다. ...최근 들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곤한 일들의 연속이었으니까. 그렇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렇듯이, "...저기, 말이야..." 이젠 나의 기대를 '간단히' 배신하는 것도 모자라, "…그게…." 이서연이 옆반 녀석(男)에게, 어디를 어떻게 보나 고백받고 있는 시추에이션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 상황과 마주치게 만들어버렸다. ...이 빌어먹을 신, 이제 기도따윈 하지 않을 거야. 눈앞에 나오면 바로 면상부터 갈겨주마...! 중학생 주제에 생각이 더럽다고 하지마?! 분명 네가 당했더라도 똑같은 생각을 했을 테니까...! 분명 신이란 작자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놓고 나를 보며 배꼽을 잡은 채 히히덕 거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고...! 따위의 절규를 하고 있자니, "나, 너 좋아해" ...무언가 듣지 말아야 할 걸 들어버리고 말았다.
190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42:52 ID:oiRFgkiKTes 녀석들이 있는 곳은 해변과 인공물의 경계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아스팔트로 된 계단이 있고, 그 옆쪽으로 난간이 길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서연은 난간 쪽에 기댄 채 남자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남자도 녀석을 마주보고 있었다. 내가 있는 위치는 그 아래쪽. 목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그쪽을 눈치 채지 못했었는데, 목소리를 듣고 이서연의 등을 알아보자마자 계단에 바퀴벌레마냥 찰싹 붙어서 숨어버리고 말았다. ...이 무슨 기괴하고 수상한 행동인지... 그렇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저쪽은 나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나도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고백을 듣고나서야 녀석들의 존재를 알아차렸기 때문에, 숨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단지, 그대로 있으면 위험하다는 것만은 몸으로 확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은 고백을 훔쳐보고 말았다, 라고 하는 단순한 상황이 아니다. 이서연과 나는 순진하게도 애인이 있는 선배에게 고백을 시도해보려고 한(물론, 모르고 있었지만) 공범자로서, 지금의 상황은 나에게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었다. 분명, 이서연은 난데 없는 고백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을 터.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예전에 눈치챘다고 해도, 아마 간단히 대답하지는 못할 터였다. 선배에게 고백하려던 게 바로 얼마전이었고, 고백도 하기전에 차인 것도, 바로 얼마전이었으니까. 선배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같이 있었던 시간은─공범자로서의 시간만큼은 쓸모 없던 게 아니었는지, 그 정도를 유추해내는 건 무척이나 간단한 일이었다. 녀석은 분명, 상황은 조금 다르더라도, 눈앞의 남자와 몇주전의 자신을 겹쳐보고 있을 것이다. 선배에게 고백하려고 몇번이나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해본, 자신을. 그렇기에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마음은 거절해도, 몸은 거절하지 못한다. 거절해버리면, 그때랑 똑같아 질 것 같아서 무서울테니까. 이번에야 말로 자신이, 선배가 되어버릴 것 같으니까.
192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43:09 ID:oiRFgkiKTes 내가 나선다면, 분명 지금 멈춰있는 톱니바퀴가 삐걱거리며 다시 돌아갈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내가 나선다고 해도 나아질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인 일. 그런데도, 그때의 나는 정말 정신적으로 지쳐있던 건지 어떤 건지, "아, 미안."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서, 녀석들을 마주해버리고 말았다.
193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43:52 ID:oiRFgkiKTes >>189 죽을 것 같은데, 더 써야 하나...
>>191 내 몸 생각해서 쉬어도 되-?
194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48:07 ID:9NA/vqrKgDk >>193 궁금하긴 무지하게 궁금한데 스레주가 쉬고싶따고 하면 난 말리지 않겠어 빵집 알바 한적은 없지만 무척 고될것 같아 운동과 병행이니...
195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49:03 ID:aqUaPGKCuvM 스레주, 앞으로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쉬어줘ㅠ 진짜 걱정된다ㅠ..
196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57:03 ID:oiRFgkiKTes 녀석들의 얼굴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특히나 남자의 얼굴은 가관이었다. '넌 뭐냐?'고 묻는 게 정말로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적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마, 분명,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올 것 같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에 이미 기분이 망쳐질 대로 망쳐진 상황일테니, 지금 건들면 가볍게 도화선에 불이 붙어버릴 터였다. 하지만, 녀석과는 다른 의미로, 서연의 얼굴은 더 가관이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로 시작해 '난데 없이 뭐야?'까지, 읽어낸다면 말하고 싶은 게 두자릿수를 가볍게 넘길 듯한 벙찐 표정이었으니까. 녀석 답지 않은 표정이라, 나도 모르게 '귀여운 녀석이다'라고 속으로 웃어버리고 말았을 정도로. 하지만, 역시, 지금은 녀석들의 표정을 가볍게 감상하고 있을 정도로 단순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다. 이서연이 거절할지 받아들일지는 내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었고, 당연하게도, 내가 생각하는 이서연이 '거절'의 대사를 품는다면, 현실의 이서연은 '승낙'의 대사를 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발을 들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뒤로 한발자국 물러날 뻔했다. 나서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일단 나섰다면 책임을 가지고 풀어야 한다. 그게 남자라고, 나는 어렸을 적에 할아버지에게 배웠다. "미안하지만," 그래서, 내 나름대로 풀려고 했다. "그 녀석은 말이지," 그래서, 그런 말을 해버렸다. "좋아하는 녀석이 있다고?" 그래서, 녀석들에게 그렇게 말해버렸다. "바로 나라고 하는 애송이 녀석을 말이지" ...개소리였다. 그것을 현실로 확실하게 받아들이게 만든 건, 고개가 젖혀지며 볼이 뜨거워졌을때, 뒤늦게 시야에 들어온, 허공을 가르는 이서연의 손이었다.
197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57:47 ID:oiRFgkiKTes >>194 스레더는 이 정도로 쓰러지지 않... (각혈)
>>195 후아, 아직 살아있... (털썩)
198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0:58:32 ID:9NA/vqrKgDk >>197 정말 진심으로 쓰는 말이야 내일 해도 괜찮아...
199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00:42 ID:oiRFgkiKTes 당연한 일이다. 내 멋대로 상황을 짐작하고, 내 멋대로 거절의 의사를 말해버렸다. 게다가 뭐가 좋아하는 녀석이냐. 완전히 애인 선언 해버린 거잖아. 허세드립이라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건가. 같은 생각들이 한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결국은 혼자 뻘짓하고 혼자 뺨맞아버린 셈. 이번에도 힘이 빠져 뒤로 물러날 뻔한 걸, 허리에 힘을 넣고 버텨냈다. 고개만 젖혀졌다. 고개가 숙여진다. 시야가 내려간다. 이걸로 된 거다. 이걸로-. 그렇게 생각하자니 왜인지 속이 뻥하고 뚫리는 것 같아서 속이 시원했건만, 녀석(이서연)은, 내 품속에 달려드는 것으로, 다시 뚫린 속을 꽉 채워버리고 말았다.
...뭘 하고 싶은 거야, 이 녀석은...
200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01:44 ID:oiRFgkiKTes >>198 후후후, 우리 관장님은 항상 말씀하시지... 팔에 힘이 빠지고 다리가 저리고 소리가 잘 나오지 않을 때야 말로 더 기합을 넣고 몸을 움직이여야 한다고 말이지...! 내 근성은 이 정도로 지지않아...!
201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02:30 ID:9NA/vqrKgDk >>200 조금 놀라는 중..
202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10:52 ID:oiRFgkiKTes "이걸로 알았지? 네 고백은 미안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어" 내 품속에서 그런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이서연이다. 물론, 그다지 작지 않은 중얼거림이었기 때문에 반대편 남자가 듣기에는 어려움이 없었고, 녀석은 서연의 중얼거림을 듣더니, 말 없이 계단을 내려가 해변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다지 상처 받아보이는 얼굴이 아니었다는 게,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나중에 직접 이야기해볼까-. 같은 생각을 하고 있자니, 녀석이 간 것을 확인한 서연이 나를 밀치며 품에서 빠져나왔다. ...싫을 정도로 상쾌한 표정. 뺨을 맞은 나와는 대조적인 표정이었다. "미안-! 정말로 미안-! 거의 조건 반사적으로 쳐버렸어...!" ...그 말은 즉...... ... 조금 가슴이 허전한 느낌이 들었지만, 녀석이 떨어진 탓이라고 애써 자기 자신을 세뇌하며, "뭐, 됐어. 들으면 조건 반사적으로 쳐버릴 정도로 내가 싫단 거였단거니까. 오히려 내가 미안하지" 같은 소리를 해준다. 그때 미미하게 녀석이 무언가 입술의 움직임만으로 뭔가를 말해왔었는데, 그건 지금에 와서도 듣질 못했다.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단지, 그때 녀석의 미소가 눈부실 정도로 예뻐서, 그때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푹 숙여버리고 만다. "뭐, 그다지 싫지는 않았어" 그리고나서 그런 소리를 해줬지만, "거짓말은 입술에 침바르고 나서 해라" 같은 헛소리로 받아쳐줬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로 무언가가 부서질 것만 같았으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지금'을 유지하고 싶었다.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204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12:13 ID:oiRFgkiKTes 여담이지만, 한동안 정말로 애인 사이냐는 질문에 장난삼아 그렇다고 대답해주었다가, 몇일간 그 소문을 잠재우느라 죽는 줄 알았다. 물론, 방학 때 생긴 소문따위, 방학이 끝나면서 같이 사라져버렸지만 말이지.
205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18:26 ID:oiRFgkiKTes 여기서 잠시 컷-! 나 피 곤 하 다-?!
206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1:21:58 ID:9NA/vqrKgDk >>205 눈좀 잠시 붙여둬
>>203 스레주의 지칠줄 모르는 근성이라고 해야 되나 여튼 그런것에 조금 놀랐어
207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09:12:10 ID:Uq65qFXrEck 오오... 네녀석ㅋㅋㅋㅋ 완전 남자답구만 !!
나하고는 다르군 ㅋ
208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4:32:54 ID:9NA/vqrKgDk 스레주는 언제 오려나? 으음...
213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5:43:59 ID:oiRFgkiKTes 같이 돌아가면 무슨 오해를 받을지 모른다면서(이미 자기가 오해를 불러놓고선...!? 계기는 나여도 오해 받은 원인은 내가 아니잖아?!), 서연은 10분 뒤에 오라고 당부한 뒤 먼저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갔지만, 나는 10분이 지나도 돌아가지 않았다.(이대로 사라져줄테니 걱정마라~ 같은 헛소리도 첨부했었고) 솔직히 말해서 그 둘이 사라지면서 내가 찾던 '인적 없는 해변가'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으니까. 딱히 10분이 지났다고 해서 그 녀석의 말대로 돌아가줄 의리나 이유 같은 건 없었다. 그래서 해변에 누워주었는데, 처음에는 따갑던 햇빛도, 등부터 타고 올라와 나를 괴롭히던 열기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참을만 해졌다. 무엇보다, 그 열기 속에서, 무릎까지 치고 올라오는 파도가 너무나 시원해서, 계속해서 이러고 있고 싶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 뭐하는 거야?!" ...어째서인지 십수분전에 얘들에게로 돌아갔었던 이서연이 다시 돌아왔다. 아니, 이젠 혼자서 고요함을 즐기는 아주 조졸하고 사소한 여유조차 가지지 못하게 하는 겁니까, 이분은...? "10분 있다가 오라고 했지?!" "왜 내가 네 말에 따라야 하는 거냐?" 당연한 말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이서연의 말에 따를 의리나 이유 같은 건 전혀 없다. 녀석들이 사라지면서 이곳이 바로 내가 찾던 곳이 되었다. 왜 일부러 돌아가서 네녀석들과 다시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말이지... 이 녀석은, 조금 더 단순한 이유였다고...?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걱, 정 했잖아!!" ...말을 더듬을 정도의 일은 아닌데, 라고 멍하니 생각하면서도, 나는 녀석한테 다가가고 있었다.
214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5:44:14 ID:oiRFgkiKTes 몸 상태가 안 좋아... 기력이 없어... 더 써야하나...
>214 운동하는 사람이 피곤한거면 그건 진짜 쉬어야한다... 나도 무리해서 도장 갔다가 대련중에 쓰러진 적이(...) 무리해서 글쓰지 말고 잠이라도 청해.
216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5:52:27 ID:oiRFgkiKTes 녀석이 딱히 내가 특별해서 걱정한다는 게 아니란 것쯤은 안다. '공범자'이기 때문인지 '친구'이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알고 있다. 이 녀석은 누구에게나 이렇다. 조금만 친해졌다 싶으면,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고, 기뻐해주고, 조금 난폭하지만 어울려준다. 상대가 누구든지 상관 없이, 자기가 좋으니까. 그런 녀석이다. 그때의 나는, 조금은 다르지만, 비슷하게나마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전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녀석의 머리에 손을 올려주었다. 물론 녀석의 얼굴이 보일 것만 같아서 고개를 돌린 채로. 녀석하고 나는 이 정도가 딱 좋다. 만약 그때 정면에서 녀석의 얼굴을 봐버렸다면, 참아낼 수 있을리 없었을테니까. 처음에는 녀석이 내 손을 거칠게 뿌리쳤지만, 두번째로 손을 올리니, 이번엔 뿌리치지 않았다. 조금, 미미하게 떨린다. 사람이 너무 좋다. 누구에게라도 이렇고, 나는 그런 이 녀석을 봐왔다. 처음에는 이런 성격인 녀석에게 누가 달라붙을까, 싶었지만, 시간이 갈 수록 알았다. 녀석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정도는, 싫을 정도로 확실히. 어떤 의미로는 우리반의 간판인 녀석과 포지션이 비슷할 거다. 분위기 메이커. 주변 공기를 자기가 원하는대로 바꾸며, 모두의 기분을 살펴준다. 그것도 터무니 없을 정도로 천성적인 것으로. 자각도 없이, 그편이 자기도 즐거우니까, 라고 하는 단순하면서도 간단한 이유로. 그렇기 때문에 나하고는 이 정도가 딱 좋다.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나마 말이지. 그때까진, 아직 녀석도 여자로 안 보였고. 사람 좋은 녀석이구나-. 라고만 생각했으니까.
217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5:53:50 ID:oiRFgkiKTes >>215 미안하지만 지금 잠들어버리면 도장에 못 간다. 내 돈으로 가는 거니까, 조금 더 노력해보고 싶은데...
218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6:00:06 ID:oiRFgkiKTes 뭐, 할 수 없이 돌아가기로 했는데, 이번엔 같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안 했다. 내쪽이 거북해서 아까의 말을 들먹였더니, 녀석은 무시하면서도 내가 떨어지려고 하면 성질을 부렸다. ...어쩌란 거야, 대체.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점심 때였는데, 혜원과 아까 차를 타고 왔을 때 같은 차에 탔던 여자 하나가 앉아서 잡담을 하고 있었다. 다른 녀석들은 보이지가 않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점심밥을 먹으러 갔다고. 연락책으로 남겨진 게, 그 둘인 모양이었다. 물론, 내가 없다는 걸 알고 찾으러 온 건 이서연이고. 좀더, 다른 의미로 얌전한 녀석들로만 보내주면 안 되는 거냐, 이 자식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여자 셋이 나란히 걸어가는 걸 복잡한 표정으로 따라간 나는, 녀석들을 따라 국수집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과연, 오늘의 점심은 국수라는 건가. 국수라면 나름 좋아하지, 응. 그렇게 별것도 아닌 사실에 납득하며 발을 들인 나는, "우욱, 더는 못먹어..." ...국수 이벤트 "10분안에 스페셜 국수 한그릇을 비우신 분에겐 국수 비용을 공짜로. 대신, 비우지 못한 분은 국수 가격을 더블로 받습니다☆"라고 친절히 별까지 적힌 공고문 아래에서 거대한 국수 그릇 앞에 쓰러지고 있는 친우들을 시야에 담을 수가 있었다. ...뭔짓거리야, 이 녀석들...
219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6:01:18 ID:oiRFgkiKTes 그럼 의견을 받아들여 조금 쉬도록 할까☆
221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03:15 ID:oiRFgkiKTes 내가 입구에서 진지하게 들어갈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는 사이, "후, 후후... 왔는가, 동지... 뒤는 너에게... 맡기ㅁ..." "맡기지마, 이 자식!" "쿠헉!" 난데 없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책임을 떠넘기려는 녀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력으로 달려들어 곧 바로 태클을 먹여준다. 이 자식들이...! 잠시 신경쓰지 않았더니 무슨 짓거리들이야?! 이벤트라니, 보통 저런 거 먹을 수 있게 만들지 않으니까 붙여놓는 거 아냐?! 낚이는 건 한명 정도로 하라고?! 그래야 재미도 보고 지출도 감소하고 좋잖아?! 다 같이 덤벼드는 건 또 뭔데?! 게다가 한명도 성공 못했잖아?! 거기서 나에게 책임 전가하려고 하다니, 나를 말려죽일 생각이냐!! 이번엔 생각만으로 끝나지 않았지만, 녀석들은 내 외침에 대꾸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대부분 무언가 소화제 같은 걸 먹고 쓰러지듯이 국수그릇 옆에 머리를 박고 있었으니까. 여자 남자할 것 없이 그런 상황을 연출하고 있어서, 그걸 바라보는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묘했지만, 그것보다 문제는... 나를 바라보는 주방장(으로 보이는 아저씨)의 눈빛이었다. 나는 주방장의 턱짓에 의해, 종이를 다시 한 번 보았다. "10분안에 스페셜 국수 한그릇을 비우신 분에겐 국수 비용을 공짜로. 대신, 비우지 못한 분은 국수 가격을 더블로 받습니다☆" 그 밑부분. "쓰러진 동료를 위해 대신 참가가 가능! 하지만 실패시 4배의 가격을 지불해주셔야 합니다☆" ...즉, 저 별표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 주방장께선, 지금 나에게 승부 아닌 승부를 걸어오고 있었다. 주방장의 눈빛은, "네놈도 사내라면 먹어봐라"라고 말하고 있었다. 훗, 지금 나에게 승부를 거는 건가?!
......왜 난 멋대로 또 텐션 올려버렸을까... 알바생인지 어떤지 모를 소녀가 주방장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국수를 내려놓는 걸 보며,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222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08:33 ID:oiRFgkiKTes 음, 한번만 더 쓰고 검도 다녀올까나
223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16:56 ID:oiRFgkiKTes 역시나 무리. 시간은 10분이었지만, 일반 국수 그릇의 3배 이상은 되어보이는 크기에 내용물이 가득한 국수다. 그릇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를 정도의 녀석이라, 아무리 냄새가 좋고 맛이 좋다고 하더라도 꾸역꾸역 입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 전부였다. 5분쯤 지났을 때 시간을 재던 여자(국수 그릇 놓아준 녀석)가 시간을 말해주기 시작했는데(카운트 다운처럼), 그때 난 반 이상 먹긴 했어도 텐션이라던가 속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도 주변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건, 그게 당연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조금, 어이 없게도, 어리다는 걸 증명해버리 듯이, 오기가 생겨버렸다. "오오" 나지막한 환호도 무시하고, 속도를 높인다. 조금씩이나마, 높이고, 높이고, 높인다. 꾸역꾸역 먹던 말던 상관 없이 입안으로 넘기고, 씹고, 삼킨다. 국수를 말 그대로 '마셨다'. 십몇초 남기고 다 먹는데에 성공...! 우하하하! 어떠냐! 나는 하면 할 수 있는 남자라고...! 네 녀석들과는 의지와 근성과 위가 틀리단 말ㅇ...! 우웨에에엑. ......뭐, 그렇게까지 먹고 텐션 높이면 토하는 게 당연한 거지만. 일단 참아서 화장실에서 처리할 수 있었던 게 무엇보다도 다행이었다. 덕분에 녀석들이 감사의 말들을 한마디씩 해주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고... 속은 더부룩하고, 입안을 물을 마셔도 껄끄럽고, 기분은 한없이 다운되고, 당장이라도 자고 싶은 기분 만만이었으니까.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 배를 붙잡고서도 환호해주던 녀석들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싫은 일을 한 건 아니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버리고 마니까. 그렇지만, 모두들 속이 안 좋아져서, 그날 하루는 그냥 방에서 뒹굴며 보냈지... 첫날은 뭐-. 속이 안 좋았다보니 그렇게만 보낼 수밖에 없었다. 밤의 이벤트따위, 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여자들은 가지고 있지 못했으니까.
224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17:15 ID:oiRFgkiKTes 그럼, 20분부터 준비하고 검도 가보실까.
225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20:03 ID:Uq65qFXrEck >>221-223 ㅋㅋㅋ 놀러가면 종종 있는 에피소드로군 난 달달한 연애(틀려!)가 더 보고싶지만 갔다와라 ~
226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24:54 ID:oiRFgkiKTes >>225 미안하지만 '연애'는 없다. 말 그대로 '짝사랑 푸념'이니까.
생각보다 빨리 준비가 끝났다. 30분에 출발할 건데-. 뭐, 그 사이에 조금 끄적여볼까
227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30:48 ID:Uq65qFXrEck >>226 그게 어디냐 난 가슴이 식어버린지 1년이 넘어간다... 너만큼 즐거운(?)날도 별로 없었고 ㅎ
그런의미에서
부럽다!!!!!!!이자식
228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34:58 ID:oiRFgkiKTes 둘째날, 남자들 중에서는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아직 5시 45분이 약간 지난 시각. 보통의 나라면 죽은 듯이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이다. 그래도 이미 일어난 이후이고, 다시 잠들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라, 그대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가볍게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꽤나 쌀쌀했다. 밤의 바닷바람은 그다지 차갑지 않다지만, 지금은 거의 아침이다. 식어버릴대로 식어버린 바다는 찬바람밖엔 보내주지 않았다. 우선 난간을 따라 조금 걸었다. 어차피 잠을 깰 용도였고, 시간 때우기였으니, 그것 이외에는 할만한 것도 생각나지 않았으니까. 그러다가, 난간에 기대고서 바다를 넋놓은 채 바라보고 있는 혜원을 마주칠 수 있었다. 뭐야, 이 녀석은. 이렇게 일찍 바다라니, 지금이 몇시라고 생각하는 거야?(자기자신은 생각하지 않는 바보 녀석) 같은 생각을 하고 있자니, 저 멀리서부터 여자 한명이 달려왔다. 우리반이다. 혜원하고 종종 어울렸기 때문에, 반 녀석들 중에서는 얼굴을 마주치는 비중이 많은 녀석들 중 하나이니까 금방 알아봤다. 그 녀석은 나를 보더니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5캔 정도 사온 캔커피 중 하나를 나에게 넘겨주었다. 고맙다고 말하고 받아들었는데, 어째서 둘인데 5캔이나 사온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물론, 나중에 알게된 바로는, 그 녀석... 계속 그 녀석이라고 하기도 뭐하니 소연이라고 정정하자. 어쨋든, 소연은 카페인을 무진----- 장! 좋아한다고 했다. 나도 좋아하지만, 녀석만큼은 아니라도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어쨋든 그렇게 셋이서 별것도 없고 주제도 없으며 유유부단한 대화를 하고 있자니, "뭐야, 너희들. 깨어있었냐?" 하나 둘, 녀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런 것도 좋지 않냐? 라고, 둘한테 몰래 물었더니, 소연은 "응"이라고 즉답해주었고, 혜원은 또 이전의 미소를 지어주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건, 끄덕임의 뜻으로 봐도 되겠지?
229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7:36:20 ID:oiRFgkiKTes >>227 굿 엔딩을 맞이하면 그렇겠지. 난 6년이 지났어도 식지 않아서 고생하고 있다고~? 뭐, 계속 고생할 거지만. 부럽다면 만들어. 나는 저래봬도 꽤나 겉돌았으니까. 저런 날들은 거의 없었고.
8시 알바. 최근 몸이 피로해서 검도도 기본적인 부분만 홀로 하고 있는데도 몸이 악화만 안 될뿐 나아지지가 않아... 어째서냐...
233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9:30:04 ID:9NA/vqrKgDk >>232 난 운동을 안해서 잘 모르겠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보 전진을 하기 위한 힘을 모으는중 아닐까?(몸 속에서) 이런 사례를 들긴 그렇지만 게임을 할때 해도 해도 안는다는 생각이 가끔 들거든? 그럼 다른것에 도전 해보는데 <-이건 뻘소리야 하여튼 계속 하다보면 괜찮아지면서 오히려 실력이 늘더라구
234 이름:이름없음 :2010/01/21(목) 19:37:54 ID:lPNBXj7OnDw >>232 검도 기본적인거면.. 대련 전에 운동하는 그거 ? 팔 들어 머리치기였던가 ... 그런거 앞에 하는 운동들.
236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05:23 ID:47bZIbhfBPY >>233 검도는 계단 형식으로 실력이 향상되니까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지만, 그것과는 달라.
>>234 아니. 나의 경우는 그것보단 실전 중심의 기술들을 타격대에 홀로 연습한다. 죽도 감아 머리치기라던지.
237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05:57 ID:47bZIbhfBPY 살아는 돌아왔지만 뱃속이 부글거리는 건 어째서...? 뭐, 이젠 가게 종료될 때까지 함께 있는 게 당연해서 이런 것도 익숙하지만
238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25:46 ID:47bZIbhfBPY 그 이후로, 점심시간이 되어 우리반 간판씨의 지인들께서 마중을 나올 때까지 무작정 놀기가 시작되었는데, 괜히 8명이나 달라붙어 만든 의외의 고퀼리티 성 제작, 수박은 비싸다- 라는 의견에 의해 눈 가리고 사과깨기에 도전하여 사과가 수박의 수십배는 어렵다는 걸 몸소 체험, 일부러 파도가 치는 곳까지 가서 조달해온 모래로 머리만 내보이고 남자 두명 함께 묻어버리기 등 꽤 재미있는 짓거리들을 해주었다.(물론 나의 경우는 대부분 뒤에서 관람했다. 귀찮은 건 질색이니까) 그리고 점심시간에 또 다시 국수에 도전하는 뻘짓을 되풀이한 우리는, 이번에야 말로 완패하여 괜한 지출을 만들고서도 만면에 미소와 함께 차에 올라,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나의 경우는 캔커피를 홀짝이며 최대한 버텨보았지만, 가끔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다른 차 녀석들이 잠들어 있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피로가 몰려와, 나도 그제야 잠들었다.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한밤중. 학교 앞에서 내려 모두 희비를 교차하며 헤어졌는데, 나의 경우는 꽤나 막혀있던 속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시원한 기분이라고 하기엔 미묘했지만, 가장 적절한 표현이라고 하면 그거겠지. 그리고, 모두 헤어져 집으로 향할때, 나 또한 마찬가지로 집으로 향했는데, 나는 가는 도중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만 했다. 차에서 내린 뒤, 모두 여러 가지 잡담을 하고 나서 헤어졌는데, 나의 경우는 짐을 바닥에 내려놓고 넋을 놓은 채 대화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가, 이야기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집으로 향했기 때문에, 깜빡하고 짐을 바닥에 두고 와버린 것이었다. 정신을 어디다 팔고 있는 건지-. 그리고, "흐, 으, 부탁... 이니까..." 보고 말았다. "제, 발 그만..." ...교문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소연이 처음 보는 남자 둘한테 몰리고 있었다.
239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42:26 ID:47bZIbhfBPY 처음에는 소연을 발견하고도 녀석이란 걸 알아보기까지 다소의 시간이 걸렸다. 소연은 나와 반대편으로 간다고, 혜원하고 이야기할 때 흘깃 들었었으니까. 그런데 내 가방을 든 채로 남자 둘에게 몰리고 있었다. 상황을 볼 때, 이유를 유추해내는 건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내 가방을 가져다주러, 어딘지로 향했을지도 모를 나를 뒤쫓아, 내 가방을 들고 뛰어와준거다. ...그런 생각을 했더니 머리에 피가 몰리고 말았다. 뒷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달려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런 점에서는 정말 어린 녀석이라고 밖엔 생각할 수가 없었다. 상대는 체격적으로도 나를 압도하고 있었고, 게다가 둘이었다. 귀차니즘으로 중학교 라이프를 보낸 내가 이기기엔 무리가 많았다. 그런데도 어떻게 되리라고 생각한 건, 어리기 때문에 상황 판단 능력이 떨어진 거였는지, 단지 머리에 피가 몰리기 쉬었던 성격이었을지는 아직도 잘은 모른다. 단지, 녀석들을 때려눕히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해서, "아? 뭐야?"라며 여유롭게 돌아보는 선글라스를 낀 남자의 면상에 주먹부터 꽂아넣어버렸다. 하지만, 체격적으로도 차이가 있는데다, 귀차니즘으로만 가득한 생활을 보내온 나에게, 그 한방으로 남자를 잠재울 만큼의 위력이 있을 리 없었고, 당연하게도, "이 자식이!" 그대로 어설픈 카운터를 안면에 적중 당하고서, 곧 바로 비틀 거리며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안경이 약간 파고들어 눈에서 눈물이 나왔고, 오른쪽 렌즈에는 금까지 가있었다. 코가 얼얼했고, 입이 멋대로 벌어졌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쓰러질 뻔했지만 기합으로 버텼다. 녀석을 올려다보면서 허세를 부려보았지만, 녀석이 움찔한 이유를, 이때까진 전혀 몰랐었다. 단지, 그것만으로 약간 기세가 올라, 또 다시 덤벼들었다. 하지만, 당한 건 역시나 이쪽이었다.
240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44:16 ID:47bZIbhfBPY 눈물과 금이 간 렌즈로 인해 시야가 절반이나 빼앗긴 상황에서 위력적인 휘두르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력이 약했던 나에게 있어서, 선공은 위험한 것이었다. 곧 바로 팔에 막히고, 또 안면에 주먹이 꽂혔다. 또 비틀거린다. 뒤로 물러서버리고 말았다. 할아버지 얼굴이 떠올라서, 이빨을 갈면서, 버텼다. 다리가 후들거려도, 근성으로 버텼다. 그렇지만, 기합을 넣어도 다리에 더 이상의 힘은 들어가지 않았다. 버티는 게 고작. 단지 두방만에 그렇게 되었다. 한심해서 고통과는 다른 의미로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도 녀석들을 노려봤다. 눈빛으로나마 죽여버리고 싶었으니까. 있는 것이라곤 남자로서 무력하게 보인 것에 대한 창피함, 나를 무력하게 보이게 만든 녀석들에 대한 분노뿐이었다. 어느 센가 무엇 때문에 머리에 피가 몰렸는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그때의 나는 어렸다. "이자식 미친 거 아냐?" 그때는 뭐라고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았지만, 나중에 소연에게 사정을 들었을 때 녀석들은 그렇게 말했다고 했다. 들리지 않았는데도, 분노가 축적되어서, 또 달려들고 말았다. 또 팔에 휘두르기가 막히고, 이번에도 안면에 주먹이 적중당했다. 세번째. 이번엔 정말로 쓰러진다. 쓰러져버릴 것 같다. 고통이 이미 어느 경계를 넘었다. 이미 얼굴에 감각이 절반쯤 없었다. 아파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아니, 실제로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또 할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빌어먹을......!!! 주먹이 안면에 적중 당한 상태로 다리하고 허리에 힘을 주어 버티고, 오히려 머리를 들이밀고 들어갔다. 이번에야 말로 네 놈의 면상에 처박아주마...! 그리고, 내 기억은 거기서 끊겼다.
241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44:32 ID:47bZIbhfBPY 왜 이리 졸린 거야...
242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57:15 ID:47bZIbhfBPY 정신을 차렸을 때는 몇번 본 적 있는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학교 양호실의 천장이었다. 시야가 흐릿했지만, 언제나 잠에서 깨어날 때면 안경이 없어 마찬가지의 광경을 보아왔기에 별달리 허둥대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나에게 시야를 제공해주던 안경은, 꽃병 옆에 자리잡은 채, 처참할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제야, 상황을 인식할 수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움찔 떨며 반사적으로 소연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내 걱정은 기우였는지, 소연은 옆에서 잠들어 있었다. 조금 한숨을 내쉬고 있자니, 홀로 소란을 떤 것에 기척을 느낀 건지 녀석이 일어났다. 중1때는 어떻게든 1m 이내의 것들이라면 윤곽으로 알아보는 게 가능할 정도는 되었기 때문에 안경이 없어도 녀석의 얼굴을 알아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물론, 녀석이 자고 있을 땐 옷으로 알아봤지만) 녀석은, 일어나자마자 내 얼굴을 보고선, 희비가 교차하는 표정을 차례차례로 보여준 뒤, 이내 뭔가 말하고 싶은 건지 입을 뻐끔거리다가, 그게 잘 안 되는 걸 뒤늦게 눈치채고선 조금 심호흡을 하곤, 나를 설교하기 시작했다.
243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57:24 ID:47bZIbhfBPY 왜 뛰어들었냐, 잘 설명하면 넘어갈 수 있었다, 강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영웅 흉내냐, 그꼴을 보니 걸레짝이다, 같은, 도와준 입장에서 볼 땐 심한 말들을 들었지만, 녀석은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나도 알 정도로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분명, 불안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요즘 여자들하고 얽히는 일이 많아져서, 그 정도 감정을 읽는 것은 가능하게 되어버렸다.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었지만, 어쨋든 있어서 나쁜 것은 아니었기에, 그런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버리고, 녀석을 달래는 데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입안과 코는 너덜너덜해서 얼얼함만이 느껴졌고, 눈물 자국도 남아 있어 꽤나 보기 흉했지만(양호실의 거울로 얼굴을 알아보았다), 무모한 녀석에겐 그 정도가 딱이라며 소연은 오히려 꼴 좋다고 비웃어주었다. 물론, 진심이 아니란 것쯤은 알지만 말이지-. 너무하잖아, 나름 전력으로 도와줬는데... 일단, 그대로 학교에 남아버리면 녀석의 잔소리를 계속 들을 것 같아 적당히 세수하고, 안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서, 그대로 집으로 향했다. 물론, 녀석의 집까지 같이 걸어가주긴 했다만, 돌아올 때 상당히 고생했다지... 녀석의 뒤를 따라 걷다보니 길을 기억못해서 시야가 거의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그땐 정말 잘 안 보였으니까. ...결국, 집에 도착한 건 그 후로 2시간이 지나서였다.
244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1:57:34 ID:47bZIbhfBPY 지금은 지켜봐주는 녀석이 없는 건가.
245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2:12:19 ID:47bZIbhfBPY 다음날 아침, 부모님의 잔소리와 함께 안경을 새로 맞춘 나는, 집으로 돌아오던 중 막대기 하나를 주웠다. 조그마한 봉 같은 것이었는데, 내 키에 알맞은 길이였던데다가, 표면이 꽤 다듬어져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 몰래 집으로 가지고 왔었다. 어제 일을 떠올린다. 도중에 기억이 끊겨 공격을 정확히 몇번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공을 빼면 기억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내가 녀석들에게 먹여준 건 없었다. 그나마 내가 위협적이지 못해서 다른 쪽이 끼어들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끼어들었다면 그 정도로 끝날 리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약한 놈이다, 라고. 누구를 구하기는 커녕 자기를 지키는 것도 불가능하고, 면상을 갈기고 싶은 녀석에게 기습 선공이 아니면 제대로 된 공방조차 불가능한 애송이라고. 몰아세우고, 몰아세우고, 몰아세운다. 할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른다. 언제나 자상하면서, '남자라면'이라는 말을 꺼낼 때면 아버지보다도 눈이 무서워지는 분이시다.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셨다. ...물론,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대부분 기억 못한다는 게 한스럽지만. 어찌되었든, 할아버지의 조언 중 하나는 '남자라면 자만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인식하고 거기에 만족하지 말고 절대로 아래를 내려다보지 말며 항상 위를 보고 그곳에만 목표를 정하며 위로만 올라가라'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가 해주신 말들은 하나 같이 떠올릴 때마다 확연히 뇌리에 박혀있는 게 느껴진다. 그 정도로, 그런 말씀을 하실 때의 할아버지는, 위엄있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평소와는 기개 자체가 전혀 달랐다. 그 모습이 너무 강렬해서, 아직도 말씀하실 때의 얼굴이 기억날 정도다.
246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2:12:28 ID:47bZIbhfBPY 떠올리자마자, 숨을 길게 내쉰다. 아직 방학은 남아 있다. 봉을 강하게 잡는다. 어제 녀석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약하다는 게 너무나도 확실하게 피부로 느껴져서, 이를 깨문다. 그런 생각을 담아서 봉을 한 번 휘둘러본다. 그다지 손에 익지도 않고 운동에 적합하다고도 할 수 없었지만, 그때 내가 구할 수 있는 '검'으로선 가장 훌륭했다. 그래서, 옛날 생각을 떠올리며, 중단을 취했다. 초6때, 반년간 검도를 했었다. 그때는 정말 대충대충했고, 자주 배구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걸 했기 때문에 제대로된 운동을 하지는 않았다. 관장님이 시키셔서, 부모님이 시키시니까 어쩔 수 없이 했었다. 지쳤다는 이유로 몇번 빠지기도 했다. 그런 건 운동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목표가 정해지니, 방학이 끝나는 건 순식간이었다.
247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02:17:24 ID:47bZIbhfBPY 여담이지만, 물론, 방학이 끝나면서, 어리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게, '귀찮아졌다'라는 이유만으로 검을 다시 놓아버렸다. 강해지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있었지만, 그때의 내 가슴에 불을 피워준 녀석들을 다시 만나는 일따위 없었고, 비슷한 녀석들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어린 주제에 귀차니스트였던 나는 의욕이 꺽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방학이 끝나기 전까지는 정말로 손이 벗겨질 정도로 했다. 양말과 신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바닥에서 피가 날 때까지 했다. 서툴게, 부모님 몰래 손에 붕대를 감고서라도 봉을 휘둘렀다. 다시 검도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에 들어와서지만, 초등학생때의 반년과 중학생때의 한달따위,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운동이라고 보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긴 하지만 말이지. 무모하다고 해야하나,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할까... 뭐, 의욕 만큼은 그때가 절정이었지만.
249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1:25:00 ID:Qemkv/awzak >>248 전부 잘읽고 있어. 스레주! 흐음, 뭐라고 말해야 되야 하는지... 여튼 나라도 그 상황이 너무 분했겠다. 거기다가 중간 중간 나오는 할아버지 말씀이 정말 좋은것밖에 없고... 뭐 그렇다구; 오면 계속 이어서 써줘~!
250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1:48:50 ID:47bZIbhfBPY 애초에 몰두할만한 일이 있다는 것만큼 빨리 지나가는 것도 없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앗 하는 사이에 여름 방학을 보내버리고 말았다. 그때까지도 손이 덜 나아서 부모님께 잔소리를 들으면서 붕대를 감은 채 학교에 갔었는데, 몇몇 녀석들이 붕대에 대해 물어오는 걸 무시하는 게 고역이었다. 특히나 혜원이 의외로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 아무말 없이 지긋이 쳐다보는 것만큼 무시하기 힘든 것도 없었다. 물론, 이유를 말해주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유가 녀석의 친구에게 있는 만큼, 별로 말해줘서 걱정시킬 이유는 없었으니까. 그렇지만, 소연에게만은 말해야 했다. ...자기 때문이 아니냐고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아니라고 잡아 때기만으로는 녀석을 진정시키는 게 불가능해서, 일단 스스로를 위해서라고 말해주었지만, 그때는 그다지 납득해주지 못한 모양이었다. ...애초에 내 가방을 가지고 달려와주지 않았으면 그런 꼴도 안 당했을텐데. 녀석을 보았을 때 그런 생각이 들며 함께 죄책감이 느껴졌지만, 녀석은 이미 그때의 일은 잊어버렸다며 손사래쳤다. 애초에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라고 해주었지만, 그래도 반은 내 잘못이라고, 아직도 조금은 그렇게 생각해버리고 만다. 녀석이 찾아온 건 방학식이 끝나고 매점으로 향했을 때였는데, 그때 일의 보답이라면서 단팥빵과 딸기 우유를 들고 있는 내 손 위로 하나씩 더 얹어주었다만, 솔직히 말해서, 많으면 기쁜게 사실이지만, 난 손이 2개라고...? 그걸 두고 거절하지 말라며 달려가버리면 어쩌잔 거야?! 난 거절하기도 뭐해서 잠깐 들어달라고 말하려고 했을 뿐인데?! 그치만, 내 속마음따위 알아줄리 만무한 녀석은, 내가 거절하는 모습으로 보였는지, 마구 달려서 내 시야 안에서 사라졌다. ...하아, 결국, 남은 건 손 위에 어중간하게 얹혀져 있는 단팥빵과 딸기 우유, 그리고 손에 집혀있는 마찬가지의 것들. 한숨을 내쉬어도, 가져가기 힘든 상태라는 건 변함이 없었다.
251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1:49:32 ID:47bZIbhfBPY >>249 왔지만, 오랜만에 오전에 일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어째서일지...
252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1:53:01 ID:47bZIbhfBPY 잠시 멈칫. 좀 쉬고 쓸게
253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4:58:00 ID:pEcP76AiTX+ 이제야 다시 보는군.. 넌 나보다도 빨리 검도를 시작했군 'ㅅ'
소연.... // 귀엽잖아 ㅁ-ㅋㅋㅋㅋ
254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6:21:34 ID:47bZIbhfBPY 너무 오래 멈칫했나?
>>250 오타다. 방학식->개학식
255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6:28:49 ID:47bZIbhfBPY 일단 교실로 돌아오는 사이에 서연을 마주쳤는데, "오오, 갑부!"라며 달려들어 딸기 우유를 뺏어갔을 때는 조금 울컥했다. 얼마나 힘들게 가지고 온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애초에 너에게 줄 의무는 없어?! 그리고 그거, 받은 거라고?! 가지고 갈 거면 내 걸 가지고 가란 말이다...! 일단 보답 받은 걸 주기도 뭐해서 원래 집고 있던 딸기 우유를 대신 내밀어 교환을 요구했지만, 녀석은 그런 내 행동을 의심쩍어하며 쉽게 바꿔주려고 하지 않았다. ...뭐, 결국은 무언의 시선으로 압박해서 바꾸게 만들었지만, 애초에 왜 내가 녀석에게 딸기 우유를 적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단팥빵을 씹으며 텁텁해지는 입안을 느끼며 그런 생각을 했더라지... 뭐, 어차피 지나간 일이지만은.... 어찌되었든, 그렇게 평소와 마찬가지로 등교시킨 주제에 뻔뻔스럽게 10시가 되어서야 TV에서부터 얼굴을 들이민 교장 선생님의 면전을 뇌리에 다시 떠올리며, 괜스레 딸기 우유에 대한 분노를 교장 선생님에게 사념파로 보내준 뒤 교실로 돌아가 가방을 집어들었는데, 가방에서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허리를 숙여 주워들었더니, 붕대였다. 난데 없이 무슨 붕대냐, 싶어 집어들어보았지만, 딱히 누가 두었다거나 하는 표시는 없었다. 내 손에는 아직 붕대가 감겨 있는 상태. 상황으로 보건데 누군가가 내 손이 안쓰러워서 두고 갔다는 것이 가장 확률로선 높았지만, 소연은 이미 단팥빵과 딸기 우유를 적선해준 상태. 붕대까지 두고갈 이유는 없었다. 애초에 줄 거라면 아까 같이 주었으면 될 터였고. 서연은-. 애초에 내 손에 대해서 묻지도 않았으니 어차피 걱정따위 하지도 않을 터였다. 그렇다면 남은 건---.
256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6:28:57 ID:47bZIbhfBPY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시야에 담는다. 어차피 남아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거기에 항상 앉아 무뚝뚝하게 필기를 하는 녀석을,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보답하는 게 무척이나 서툰 녀석. 묵묵히, 다른 사람에게 호의를 내밀고도, 거기에 의문을 품지 않을 녀석. 붕대는, 그 자리에서 갈아끼운 뒤, 조금 든든해진 듯한 손을 내려다보며, 나는 느긋하게 하교를 했다.
257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6:38:58 ID:47bZIbhfBPY 때는 8월의 중순. 이제 장마가 온다고 말해주는 듯한 습기와 주위를 후끈하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태양의 열기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2학기가 왔다는 신호로서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학생들의 몸이 그 사실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교복은 1학기 때와는 다르게 하복으로 교체되었던 데다가, 모두들 사춘기에 성장기를 맞이하는 한창일 때라(나의 경우는 고1부터 성장하기 시작했지) 1달 반 정도를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보는 녀석들은 꽤나 인상이 바뀌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바뀐 건 역시나 여학생들이었는데, 남학생들의 경우는 대다수가 바뀌지 않았다고는 해도, 여학생들은 오히려 대다수가 바뀌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바뀌어 있었다. 가장 바뀐 건 스타일로, 헤어 스타일로 시작해, 옷을 입는 센스마저 바뀌어서, 체육복마저 개량시킨 녀석이 나올 정도였다. 물론, 그것은 나의 악연들과도 인연이 있는 것들이라, 내가 앞에서 기재한 세명 모두 인상이 약간씩 바뀌어 있었는데, 혜원의 경우는 헤어 스타일이 정말로 바뀌었다.
258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6:43:44 ID:47bZIbhfBPY 머리를 확 잘랐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고, 단지 어깨를 지나 등까지 흘러내리던 흑발을 하나로 묶어, 더위를 호소하는 목에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었다. 포니테일이나 생머리에 꽤나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꽤나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여자는 머리만 들어올려도 인상이 확 바뀐다'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소연의 경우는 머리 색깔을 살짝 물들였는데, 붉은빛이 도는 갈색이지만, 멀리서 볼때는 솔직히 말해서 눈치채지 못했었다. 그 정도로 옅게 물들였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분위기 같은 것이 바뀌어서 조금 놀랐다. 더 활기차 였다고 해야하나... 그런 방향으로. 마지막으로는 서연. 이 악연 중의 악연님께서는 셋 중에서 가장 안 변했다고 좋을 정도였는데, 실제로 머리를 염색했다거나 스타일을 바꿨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스타일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길이도 아니었지만, 그 부분은 정말로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의미로 조금 놀랐었다. 물론, 아예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로, 앞머리를 약간 잘랐었는데, 약간 눈앞까지 내려오던 앞머리가 개학식의 다음날 만났을 땐 이마의 한중간까지 라인이 올라가서 조금 놀랐었다. 안 그래도 개방적인 성격이 더 개방적일 정도로, 성격마저 더 화끈해졌는데,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더 털털해진 느낌이었다. 네 녀석이 아저씨냐-. 라고 놀리기도 했었지. 물론, 여담이지만, 우리 반에서 가장 변하지 않은 건, 나와 몇몇 남정네들뿐이었다.
259 이름:이름없음 :2010/01/22(금) 16:44:44 ID:47bZIbhfBPY 여기서 또 잠시 Cu---T!
268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38:02 ID:oYULQkYUOc 오늘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쉬게 해주셨다. 덕분에 검도, 밤이 되면 오랜만에 옥상에 올라가서 미친듯이 해보려고 하는데-.
그전에 끄적여야 하나...? 그보다 방금 일어나서 죽겠다... 제길, 아침에 자는 게 아니었어...
269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40:11 ID:oYULQkYUOc 8월의 말이 되어서는 더위가 극을 달렸는데, 선생님들 조차도 수업의 절반을 더위를 식히는 데 써도 좋다는 말을 할 정도로, 무척이나 더위가 극성이었다. 그렇기에, 안 그래도 귀치니스트였던 나는 이젠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사이마냥 책상에 얼굴을 붙인 채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점심을 먹고도 매점으로 향하지 않았던 건 그때가 중학교에 들어와서 처음이었다. 어찌되었든 그런 더위 속에서도, 소연은 종종 내 앞자리에 찾아왔는데, 혜원만 찾아온 게 아니라, 나까지 대화에 참여하게 만든다는 게 무엇보다도 큰 변화였다. 물론, 그 변화는 당연하게도 여름방학의 '그 때' 이후로, 주변 녀석들 중에선 우리 사이를 오해하는 시선까지 보내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뭐, 그래봐야 더위가 극성이라 금방 사그러들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지치지 않는 간판 녀석(간판이라고만 부르기도 뭐하니 이 녀석에게도 가명을 준다. 한인으로 정정)은 그대로 2차 여름 더위 타파 계획안으로서 수영장에 놀러갈 것을 제안해왔는데, 이런 더위 속에서 거기에 이름을 적을 바보 같은 녀석이 있을 것 같냐-. 고 중얼거리던 나를 비웃듯이, 또 다시 그 종이에는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물론 이름 적는 걸 바보 취급한 내가 스스로 적었을리는 만무했고, 범인이 누구인지 봤을리도 만무했지만, 나는 내 이름 옆에 적혀 있는 이름을 보고서, 그 범인을 단정지을 수 있었다. ......이혜원. 하지만, 이놈의 더위는, 태클을 먹일 힘마저 나에게 앗아가, 결국, 이번엔 여름 방학 때와는 다르게, 별다른 저항의 의사도 내비치지 못한 채로, 그대로 수영장행을 당해버리고 말았다.
270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41:59 ID:oYULQkYUOc 때는 바야흐로 9월 1일. 내 (양력) 생일이 있는 달로서, 어차피 생일 따위는 기억도 못하던 귀차니스트인 나는, 그때, 수영장에 있었다. 모이는 장소는 여전히 모두를 배려하여 학교의 앞이었지만, 수영장으로 가는 건 저번보다 인원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두팀으로 나뉘어 가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그 이유로는 '내기 승부'가 있었다. 수영장으로 가는 루트를 두개로 나누어서 어느 팀이 먼저 도착하나를 과제로 내세우고, 내기의 내용은 출발전에 팀원 한명씩 상대편 팀원 한명과 짝을 지은 뒤, 진 팀이 이긴 팀(즉, 짝지어진 상대편 팀원)의 말하는 것을 한시간 동안 들어주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1시간 동안 충실한 신하가 되라는 것이었다. 물론, 웬만한 것은 통용되지만, 거부감이 드는 것은 거부할 수 있다는 조건을 가진채. 조금 흥미로운 일이어서 한발자국 뒤로 빠진 채 제3자마냥 지켜보았는데, 팀은 지하철팀과 버스팀으로 나뉘었다. 나의 경우는 지하철팀으로, 상대의 전력을 확인하고자 잠시 넋을 놓은 채 상대를 한명씩 확인하고 있자니, "오, 너냐? 잘 부탁해." 내 의사와는 관계 없이, 앞머리 라인이 한단계 불쑥 올라가신 악연중의 악연님께서, 그렇게 말해오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 "...헤?" 그에, 나는, 단지 또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패배하면 그냥은 끝나지 않을 거란걸, 0.2초만에 직감하고서.
271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44:21 ID:oYULQkYUOc 나는 필사적으로 팀원 녀석들과 함께 지하철로 달렸다. 버스 정류장 쪽이 가깝다면 가까웠지만, 속도로만 따지면 지하철이 위일 거다...! 녀석들보다 먼저 역에 도착하면 이쪽이 유리해...! 그런식의 응원을 되풀이하며 질주와 휴식을 반복. 도중도중에 여자 팀원이 힘겨워했기 때문에 엎고 뛰는 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나는 상당히 다리에 힘이 빠진 상태였지만, 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 10분도 되지 않아 역에 도착하는 데에 성공을 했다. 혼자서의 전력질주라면 더 빨랐겠지만, 아무래도 단체다보니 시간이 더 걸렸다. 물론, 버스팀 또한 우리와 출발도 비슷하고 속도도 비슷했기 때문에, 역에 도착한 건 우리보다 먼저였지만, 연락책을 이용하여 연락을 주고 받았을 땐, 우리가 먼저 지하철에 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목적지까지의 길을 전혀 모르는 상태. 길을 알고 있는 녀석이 한명, 우리팀에 배치되긴 했지만, 주최자가 버스팀에 있는 것이 마냥 불길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는 처음엔 잘 몰랐지만, 도착하고 나서는 뼈저리게 느낄 수가 있었다. 학교에서 수영장으로 가는데에는 지하철을 탈 경우 2번이나 갈아타고 빙글 돌아와야 했지만, 버스는 갈아타지 않고도 알아서 한번에 와준다는 것을...! 크윽...! 주최자가 버스팀에 있을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뭘 느긋하게 제3자인것마냥 지켜보고 있다가 바보 같이 휘말려버린 거야, 난...! 져버리고 말았잖아?! 상대는 그 악연(서연)이라고?! 어쩔 생각으로 져버린 거냐고, 난...?! ...암담해보이는 녀석이 나 말고도 있다는 건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팀원 중의 절반은 그다지 싫어하는 기색이 없었다. 짝을 지을 때, 넋을 놓고 있던 나를 제외하곤 반수 이상이 친하게 지내는 녀석들과 짝이 되었었으니까 그럴 법도 했지만, 이긴쪽 팀의 분위기가 오싹할 정도로 전해져왔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태평히 있는 녀석들을 향해 합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법이다. 힘내라, 모두들. 1시간 동안 말이지... ...물론, 나도 힘내야 한다는 건 당연지사인 일이었다.
272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46:06 ID:oYULQkYUOc 그렇지만, 내 걱정은 너무나 의외로, 기우인 채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뭐야, 딱히 뭔가 시키길 바랬던 거야?" 녀석이 필요 이상으로 사람이 좋다곤 했지만, 설마 여기까지 좋을 거라곤 생각 못했으니까. 녀석의 명령은 단 하나, '오늘을 충분히 즐길 것', 그것뿐이었다. 그래도 조금 납득이 되지 않아 계속 따라다니고 있는 것이 실정이었지만, 녀석은 자꾸 짜증나는 표정으로 내기에 연연해 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지만, 다른 녀석들과 다른 대우라니, 아무리 그래도 꺼림찍한 것이 사실이었고, 나중에 무슨 말을 들을 지도 알 수가 없었다. 물론, 녀석의 명령대로 수행하려면 그대로 수영장을 즐겨야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 알겠습니다'하고 받아줄만큼의 녀석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결국 한숨을 내쉬며 녀석을 쫓아다니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나마 10분쯤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그 녀석쪽이 먼저 포기를 선언하여, "그럼 1시간 동안 보디가드 역할이라도 해줘"라고 말해주었기 때문에, 그때부턴 그 역할에 몰입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의외로 힘든 일이란 것도, 그제야 몸소 알 수가 있었다. 녀석에게 꼬이는 남자가, 의외로 많았던 것. 체격적으로도 그렇고, 아직 성장기도 맞이하지 않은 내가 달라붙어 있어봤자 파리 취급 이상은 받지 못했기 때문에, 멱살을 잡고 노려볼 때까진 녀석들이 떨어지지 않았다.(8월중에 들은 거지만, 내 눈은 의외로 온화함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아직도 반신반의하지만 말이지...) 그것을 30분간 8번. 의외의 숫자에 정신적으로 지치고 있는 나와는 상반되게, 녀석은 무척이나 즐겁게 놀고 있었는데, 물론 같이 놀고 있는 상대가 버스팀의 일원인만큼, 같은 지하철 팀원을 마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녀석들도 나 못지 않게 피폐해진 모습이라, 그런 상황에서도 녀석들이 조금 불쌍해 보일 정도였다. 물론, 남 걱정할만큼의 여유도 없었지만 말이지...
273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47:45 ID:oYULQkYUOc "저 녀석한테 손대지 말라고 했다." 나지막이 중얼거려준다. 체격적으로도, 완력적으로도 그다지 강하게 몰아붙일 수 있지 못했지만, 주위의 시선이 모일 때가 되자 혀를 차고선 돌아간다. 9명째. 녀석(서연)에게 음흉한(같은 남자가 볼 때는 내면의 숨겨진 일면도 보이는 법이다) 미소를 지으며 아는 척 하는 녀석들을 쫓아버린 숫자였다. 앞으로 20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웃으며 넘기기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버리고 말았다. 물론, 내가 분발하던 안 하던 녀석은 이쪽엔 시선조차 주지 않지만 말이지... 괜히 그런 걸 확실하게 인식해버리면, 필요 이상으로 더욱 힘이 빠져버린다. 그래도 쓰러질 수도 없는 것도 현실이었기 때문에, 남은 시간이나마 근성으로 버텨주려고 기합을 넣으려는 순간, "우악!" 갑자기 왼쪽볼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놀라서 나지막이 비명을 지르며 반사적으로 거리를 벌렸지만, 그런 과민반응에 상대는 오히려 예상했다는 듯이 호쾌하게 웃어넘겼다. ...소연인가. 무슨 짓이야, 정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고생하고 있는 것 같네"라며, 녀석은 분명 '차가운 것'의 정체라고 생각되는 캔음료를 내밀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 뒤로, 같은 팀(그것도 달릴 때 엎어주었던 녀석)이었던 녀석도 보였는데, 꾸벅, 고개를 숙이는 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같은 나이잖아, 이봐... 너무 정중한 거 아냐?
274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49:09 ID:oYULQkYUOc 일단 호의를 거절하고 싶지는 않았다. 1시간째 땡볕 아래에서 수영장 안으로는 한발자국도 들어가지 못한 채 녀석에게 다가가려는 남정네들을 떼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목이 마르는 것도 당연한 일. 나라도 인간이었기에 욕구를 간단히 뿌리치는 건 불가능했다. 게다가, 이 벌칙 게임은 최대한 녀석(서연)이 모르게끔 처리하는 것이 포인트. 알아봤자 관심도 주지 않을테지만, 괜히 신경 쓰이게 만들어서야 '보디가드'로선 실격이다. 조용히 처리하는 것만큼 좋은 처리 방법도 없었다. 물론, 주위의 눈까지 피할 수는 없었지만, 그런 것까지 신경쓰며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요령이 좋지 못했다. 게다가 그 포인트를 살리며 하지 않으면 벌칙 게임의 의미도 없고, 일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깐 말이지... "뭐, 약속은 약속이니까." 일단 반쯤 진심을 담아서 그렇게 받아쳐주며, 녀석을 시야에 담지 않은 채 피식 웃어주었지만, "그런 걸 진심으로 해주는 녀석은 너밖에 없을 걸?" 이라며, 녀석도 피식 웃어주면서 되받아쳐주었다. 그래서 저 멀리서 심부름을 하며 땀을 흘리는 팀원에게로 시선을 돌려주었지만, "진심이든 아니든 똑같이 괴로워하면 어차피 결과적으로 올라잇이잖아? 이 벌칙 게임이란 녀석은." 그렇게 말하는 건 잊지 않았다. 거기에 무슨 감정을 담았는지, 지금의 나로선 이미 한참전에 잊어버렸지만, 분명 무언가 감정을 담고는 있었다. 적어도 그때의 나는, 그 말을 간단히 말하거나 하지 않았었으니까. 그렇지만, "역시나 별난 녀석이야, 너는" 나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별난 녀석 주제에 웃으며 그런 말 하지 말아달라고-?
275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51:18 ID:oYULQkYUOc "그럼, 나는 가볼게" 2,3분의 잡담 동안 무언가 심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힘이 되었기 때문에, 나는 웃으면서 녀석을 배웅해주었다. 앞으로 20분. 조금만 더 힘내보실까나. 그렇게 다짐하고 다시 녀석(서연)을 시야에 담았더니, 녀석은 웬일인지 내쪽을 시야에 담고 있었다. 물론, 금방 옆에 있던 녀석에게로 시선을 돌려보렸지만 말이지... 그것만이라면 나의 기우라며 넘어갈 수 있었지만, 곧 녀석이 풀에서 나와 내쪽으로 걸어가며 나에게 '그런 식으로 할 거라면 보디가드는 그만두지 그래?'라고 말해온 걸 들어버리고 말았다. 표정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왜인지 녀석이 가버리는 걸 붙잡을 수가 없었다. 이유따윈 모른다. 몸이 그렇게 반응해버렸으니까. 그렇지만, 역시나 그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네, 그렇습니다'라고 말하고 받아들여줄 수 있는 녀석이 되지 못했던 나는, 녀석의 말을 못들은 척 보디가드역을 계속 자처했는데, 다행이도 녀석에게 노골적으로 다가갔던 한명을 제외하고는 서연에게 들킨 채 내쫓은 남정네는 없었다. 서연이 아까, 그 한명에 대한 것만 감사하며 예의라고 음료수를 건네준 것만 봐도 알 수가 있었다. ...뭐,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끝났다면 단순히 '수영장에 가서 재미있게 놀았다' 정도로만 적어놓고 끝내도 될 일이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트러블이 생겼다. 그것도, 내가 한 행동이 발단이 되어서 말이지.
276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5:51:40 ID:oYULQkYUOc 어제 적었던 건 여기까지. 으음-. 하나만 더 쓰고 잠시 쉴까...
277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6:02:03 ID:oYULQkYUOc "...너, 까부는 데에도 정도가 있는 거다, 꼬맹이." 멱살을 잡힌 채로 들어올려진다. 상대는 다섯. 그 중 세명은 아까 내가 주위의 시선을 이용해 내쫓았던 녀석들이었다. 제기랄, 동료였나? 운이 나빴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자니, 녀석은 나를 벽에 밀어붙이며(잠시 화장실 들렸을 때 붙잡혔다) 미간을 더욱 좁혔다. "대답하라고. 그 녀석은 우리가 찍은 먹이다. 네놈 같은 파리가 달라붙어 있으면 질이 떨어진단 말이다, 질이." 녀석의 말에, 여름 방학의, 그때의, 녀석들이,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멱살을 잡아 올린 손목을 잡는다. 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꺼졌던 도화선에 다시 불이 붙는다. 눈앞에 있는 것 같은 녀석들과 만나기 위해서 손에 붕대까지 감아가며, 부모님에게 잔소리까지 들어가며, 소연에게 추궁까지 받아가며 휘둘렀었다. 이런 곳에서 애송이 취급 받을 순 없다. 나를 애송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렇게 노력하고, 정한, 나뿐이다. 고개가 뒤로 젖혀진 상태로 눈만 내려 노려보고, 손목을 더욱 강하게 잡았다. 내 멱살을 잡은 녀석의 미간이 더욱 더 좁혀든다. 손목을 꺾는 기술따위 모른다. 관절기따위 배웠을 리 없었다. 단지 분에 못이겨 봉만을 휘둘러와서, 완력이 약간 더 생겼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 것따윈 모른채 난폭하게, 녀석의 손가락을 역으로 깍지를 낀 뒤, 있는 힘껏 오른족으로 꺽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응하지 못한 녀석이, 상체를 오른쪽으로 숙이며 멱살을 잡은 손을 놓았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조금 기침을 하고 있자니, 녀석의 손목이, 약간 비틀려 있는 걸 볼 수가 있었다. 내가 저지르고도 조금 오싹했지만, 오히려 잠시 후엔 오기가 생겼다. 나도, 조금은, 강해졌다. 이길 수 있어...! 그렇지만, 역시 다섯을 상대하는 것따위가, 가능한 레벨은 아니었다.
278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6:02:36 ID:oYULQkYUOc 여기서 잠시 Cut-! 조금 쉴까나~?
279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6:15:08 ID:oYULQkYUOc 왼쪽 손목을 바깥쪽으로 꺽으며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다. 연습도 안 한 기술인데다, 방금 전에 당하고서 그대로 돌려준다고 해버린 만행이라, 위력따윈 없었지만, 녀석이 이성의 끈을 끊게 만드는 데에는 충분히 공헌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몰랐지만, 그 동안 실컷 두드려맞았다. 복부를 맞아 숨이 멈추고, 쓰러졌을 땐 등을 밟히고 머리도 밟혔다. 다행인 건, 뒷통수만 당해서 얼굴쪽은 의외로 상태가 괜찮다는 것. 조금, 입안이 터져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그 정도는 괜찮았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혼자서 구석에 내동댕이쳐져 있었는데, 힘겹게 벽에 상체를 기댔건만, 그대로 다시 반대 방향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제길, 꼴사납구만.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자니, ".....무슨 꼴이야, 그거..." 조금 떨리는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부터 들려왔다.
280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16:15:15 ID:oYULQkYUOc 당연하게도, 그 목소리는 서연. 괜히 예전 일이 떠오른다. 이전에도 이런 식으로 찾아와주었었지, 이 바보 녀석은. 왜 이렇게 상냥한 거냐고, 제길.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지... "조금, 굴렀다." 최대한 태연을 가장해서 웃어넘기며 그렇게 말해주었더니, 녀석은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곤, 정말로 화났다는 걸 목소리만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따위 대답 듣자고 물은 게 아냐!! 어째서 그런 꼴 하고 있냐고 묻고 있는 거라고!!" 듣는 내쪽이 움찔할 정도의 기세로 그렇게 외쳤다. ...이건,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없나. 그래도, 솔직하기 말했다간, 이 녀석, 정말로 어떻게 될지 몰랐다. 망가져버린다, 이번에야 말로. 자기가 원인으로, 누군가가 다치는 게 괴롭다는 건, 여름 방학의 그때, 충분히 느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자고, 그렇게 결심하고서 입을 열어, "조금, 화장실에서 담배 피는 녀석들이 있어서 조금 짜증냈더니 의외로 동료가 많아서 당했을 뿐이야" 라고, 방금 생각한 것치곤 괜찮은 변명을 해주었지만, "네가 그런 짓 할리 없잖아?"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왔다. ...하아, 어디까지 사람이 좋은 거야, 이 녀석은. "내가, 들으면 안 될 정도의, 일이라면, 안 들을게." 목소리가 끊긴다. 얼굴은 안 보고 있지만, 분명 울고 있다, 저 녀석. 거짓말이 서툰 건 아니었지만, 녀석 같은 경우, 타인의 거짓말은 어느 정도 알아듣는 게 가능했다. 선천적으로 상냥한 놈이라서 말이지... ...결국, 말해주고 말았다. 나란 놈은 최악이구만---.
298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0:45:58 ID:wUymZmRkDc >>296 ㅋㅋ 꼭 쓸필요는 없지만 내일 하루종일 밖에 있어서 orz 이 글을 읽을수 없단말이지 ! < 응?
299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01:56 ID:CuX5ddyYP6 아, 미안 조금 몬헌 설치하다 왔다. 한개 써둔게 있으니 복사-!
300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02:07 ID:CuX5ddyYP6 우선 진정시키기 위해 음료수를 뽑아와 건네주었더니, 녀석은 "바보 아냐?!"라며 화까지 내면서 가로채듯이 음료수를 받아들고는, "애초에 말야"로 말을 잇더니, 그 다음으로는 갖가지 욕설 아닌 욕설까지 섞인 설교 아닌 설교를 감행. 녀석의 설교가 끝난 건, 내 '보디가드 역할'이 끝나고 20분이나 더 지나고 나서였다. 물론, 녀석은 생각 이상으로 꽤나 자재심을 잃지 않고 있었는데, 그건 시간이 지날 수록 더해져, 설교가 끝날 무렵에는 이미 완벽하게 녀석다워졌다. ...아무래도, 이 녀석을 상대로 걱정을 한다는 건 쓸모 없는 짓이었던 것 같았지만, 녀석이 나를 생각해줘서 그랬다는 것 정도는, 아무리 그때의 나라도 알 수가 있었기 때문에, 순순하게 설교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뒤로는 '너도 놀아'라며 나를 끌고 갔었는데, 나의 경우는 셔츠로 몸을 가리고 있는 상태라(상처도 생겼으니) 조금 곤란해 했던게 기억난다. 물론, 방금했다가 소연에 의해 벗겨져버려, 또 설명해야하는 귀찮은 상황을 맞이했단 건 여담.
302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12:21 ID:CuX5ddyYP6 패치 완료-. 나중에 해야지~
303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12:56 ID:CuX5ddyYP6 >>301 잘 읽다보면 소연 누군지 알잖아? 위에 기재했을텐데. 이름 적을때
304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13:30 ID:CuX5ddyYP6 카페인 무진장 좋아하는 녀석, 이라고 하면 알아들을려나
305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18:05 ID:oYULQkYUOc 그렇게 파란만장한 중1의 여름 이야기는 끝. 내 생일이 있는 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이벤트가 없었던 건, 그땐 아무에게도 내 생일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애초에 내 생일날 부모님이 케이크 사다 주어서야 나 자신도 눈치챌 정도였으니깐 말이지...) 그렇게 별다른 일도 없이 9월이 지나고, 슬슬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날씨 때문에 하복도 다시 벗어던지고 동복으로 돌아갔지만, 역시나 재빠르게도 학교의 녀석들은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또 다시 스타일을 바꾸기 시작했다. 여름이 전체적인 이미지로 개방적인 이미지라면, 가을은 얌전한 이미지로, 짧아졌던 머리가 다시 길어지지만, 다시 짧아질 생각을 하지 않는, 그런 계절이었다. 나무의 잎이 절반 정도 줄어들어보이는 게 결코 눈의 착각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 건 조금 더 뒤의 일이지만, 그래도 쓸쓸한 기분과 쌀쌀한 바람만큼은, 이제 여름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사실들 중 하나였지만, 애써 그런 기분을 날려버리는 것도, 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추운 건 싫고 말이지. 그렇게 10월을 맞이했는데-. "너, 추워보이니까, 이거 줄게" 어째서인지 목도리를 받아버렸다.
306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18:21 ID:wUymZmRkDc >> ... 캔커피를 5개 사온?
311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29:46 ID:oYULQkYUOc 목도리를 준 것은 소연으로, 왜인지 여름 방학 이후로 많이 얽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뭐, 정말로 선의의 선물일 뿐이겠지만, 선물이란 걸 받아본 기억이 없는 나로서는 조금 신선한 기분이었다. 분명, 가을치고는 추웠지만, 목도리를 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겨울까진 목도리를 봉인해두기로 했지만, 받은 게 있으니까 보답도 있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내쪽은 무엇을 주면 좋겠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녀석은 단연코 거절만 했다. 그나마 계속해서 몰아붙인 끝에 딸기 우유 한달치, 라는 건 거절하지 않아주었는데, 왠지 모르게 이쪽이 득보고 있는 기분이라 조금 기분이 묘했다. 덕분에 한달 동안 딸기 우유를 사줬어야 했다지... ...덧붙이자면, 그걸 본 서연이 난데 없이 자기가 끼고 있던 털장갑을 쥐어주더니, 자신도 딸기 우유 한달치를 사달라며 떼쓰기 시작. ...내 두달분 용돈이......
316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34:08 ID:oYULQkYUOc >>315 내 두달분 용돈이...!!!
317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38:35 ID:oYULQkYUOc 그렇지만, 11월에 들어가며 더 추워지기 시작했을 땐 녀석들이 준 것이 조금 도움이 되었는데, 털장갑은 여성의 것이란 게 확실히 알 정도의 녀석이라 계속해서 봉인해두었지만, 목도리는 남녀공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었기 때문인지 상당히 따듯하게 두르고 다녔었다. 물론, 서연이 준 털장갑도 도움이 되었는데, 11월의 막바지에 마주친 미아를 도와주었을 때 춥다고 투정부리는 것을 녀석의 털장갑으로 막을 수가 있었다. 남에게 받은 걸 그렇게 줘버린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그다지 후회는 없었는데, 우습게도, 이후에 알게된 것이지만, 녀석은, 서연의, 남동생씨였다. 그렇다고 해서 손해본 것이 있는 건 아니었으니 아무래도 괜찮지만, 아무리 그래도 말이지... 이건 악연이라고 해도 너무 심하다고, 나는 그때 그렇게 생각했었다.
318 이름:이름없음 :2010/01/23(토) 21:38:48 ID:oYULQkYUOc 좋아 잠깐 잠수다
323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3:32:37 ID:GFY4LiEmN6 때는 벌써 12월. 중1의 마지막 달. 본격적인 추위로 돌입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에겐 꽤나 두근거리며 기다려온 달이겠지만, 중1때의 나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는 달이었다. 물론, 그것은 본인뿐의 생각이자 희망으로, 이번에도 쓸데 없는 이벤트가 하나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번 것은 '자연의 이벤트'로서, '눈'이었다. 수업중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지사, 그것을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창가쪽의 멤버로서, 우리반에서는 그게 운 나쁘게도 나였었는데, "아, 눈이다"따위의 멋없는 소리나 짓거려버린 덕분에 선생님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반녀석들은 대략 10분간 창문쪽에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끝난다면 종종 있을 법한 일로, 그다지 여기에까지 끄적일만한 일이 아니겠지만, 나의 경우는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좋아해!" ...창가쪽에 달라붙어 있던 반녀석들 중 누군가가 고백을 한 것. 이것이, 우리학교 12월달의 대이벤트로서 자리잡게될지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324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3:41:34 ID:GFY4LiEmN6 모두의 앞에서 고백을 한 녀석은 나와도 종종 이야기를 주고받던 녀석이었는데, 그렇게까지 대담한 녀석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지만, 그 일을 계기로 그런 생각은 정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녀석의 뜨거운 고백은 부끄럼을 많이 타는 여학생분께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받아져졌고, 그일을 계기로, 그 해 12월달은 '고백의 달'로 선정되어졌는데, 그게 무슨 대이벤트냐고 말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좋아합니다!" 그 해 12월달, 고백을 하지 못하고 용기를 못내던 녀석들이나 항상 기회를 보아오던 녀석들, 혹은 얼떨결에 분위기에 휘말린 녀석들이 차례차례로 대담하게도 아직 모두가 있는 학교의 곳곳에서 고백을 감행하기 시작한 것이, 대이벤트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것도, 이벤트가 시작한 지 일주일 동안, 내가 본 고백의 숫자가 두자릿수를 가뿐하게 넘긴다는 것은 놀랍지 않을 수 없는 결과였다. 그것도, 고백의 성공률은 반수 이상으로, 이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는 이미 내가 알고 지내던 녀석들의 절반 정도가 그녀를 가지고 있었는데, 모두 행복해보여서 나도 모르게 부럽다고 생각해버린 적도 있었다. 그리고, "너는 고백 같은 거 안 하는 거야?" 언제나처럼 혜원과 잡담을 떨던 소연이, 잡담의 소재가 떨어지자 내쪽으로 그런 질문을 날려왔다.
325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3:42:56 ID:GFY4LiEmN6 여기서 잠시 Cut-
327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5:58:14 ID:VDxw1tRfRA "고백이나 연애하고는 거리가 먼 녀석이라서" 퉁명스럽게 그렇게 말해보지만, 솔직히 말해서 기뻐하는 녀석들이 부럽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연애 감정 같은 걸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중1시절의 나에게, 고백의 대상이 있을리 만무한 것이 사실. 이러니 저러니해도, 그런 부분에선 충실하게 중학교 시절을 보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신경쓰이는 애라던가 없어?" 왜 그런게 궁금한 거냐,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난데 없이 찾아온 고백붐에 연애쪽으로 관심이 약간 기울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래서 녀석의 말대로 신경쓰이는 녀석을 찾아볼까, 머릿속을 뒤져보았지만, 결국 그때의 나는, "...대체 어떤식으로 신경쓰이는 녀석을 말하는 거야?" '신경이 쓰인다'고 할만한 녀석들이 많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적다고도 할 수 없었던 녀석인지라, 그런 대답밖엔 돌려줄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그때는 '연애'를 '먹을 수 없는 것' 정도로 분류해 놓을 정도로, 나는 이성에 대해 흥미가 없던 상태였다.
328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06:35 ID:VDxw1tRfRA "멍하니 있으면 떠오르는 애라던가, 무의식적으로 쳐다보게 되는 애라던가. 갑자기 찾는 건 어려울테니까, 우선 같은반에서" 평범하게 생각하면 의외로 도움이 되는 조언이었지만, 중학교 시절의 나는 그쪽으론 평범과 거리가 있어서, 언제나 멍하니 있을 때에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고, 무의식적으로 쳐다보는 것은 항상 '주변 모두'였기 때문에, 딱히 누군가를 특정해내는 건 불가능했었다. 그래서, 별달리 생각나는 녀석은 없었지만, 이대로 또 다시 고개를 저어버렸다간, 무언가를 강요받을 것만 같은 기분이 물씬 들어서, "너희들 정도려나?" 그렇게 말해버리고 말았다. 물론, 내가 말한 '너희들'은 소연과 혜원으로, 내가 별 생각 없이 던진 그 한마디에, 녀석들은 똑같이 나를 돌아보았지만, 복잡한 표정과는 다르게, "뭐야, 그게. 우유부단해" 건네오는 말은 그것이 전부였다. 물론, 표정에 담긴 뜻따위, 내가 알 수 있을리 없었다.
329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13:55 ID:VDxw1tRfRA 언제나 편지 같은 것으로 고백을 받는다며 푸념을 늘어놓는 소연이나 묵묵히 거기에 동조하는 혜원과는 다르게, 서연의 쪽은 12월 말이 될 때까지 총 3번의 공개 고백을 받았는데, 녀석은 쓴웃음과 함께 그 3번 모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한마디로 일축해버려선 차버렸었다. 내가 그것을 처음 본 것은 12월의 중순경이었는데, 녀석의 말을 듣고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선배'였다. 물론, 선배에게는 애인이 있었고, 고백을 위한 도시락도 얼떨결에 내 위속으로 사라져버렸지만, 고백을 한 것도 아니었고, 확실하게 선배의 기분을 직접 들은 것도 아니었으니, 아직 좋아하고 있어도 이상할 건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선배의 일이라면 이야기 정돈 들어주겠다고 말해본 적이 있었는데, 녀석은 "미안하지만, 선배는 단념했어"라고 말해왔었다. 고백도 하기전에 차였을 뿐인데, 잊을 수 있는 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이번만큼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 생각도 금방 접을 수밖엔 없었다. 그 '대답'을 들은 건 중3때로,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주겠어.
330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26:10 ID:VDxw1tRfRA 크리스마스 이브. 학교는 당연하다는 듯이 단축수업을 맞이했고, 점심식사를 평소보다 빨리 마친 반녀석들은 내가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엔 이미 반 이상이 교문을 나서고 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애인이 있는 녀석들이란 건 말할 것도 없었다. 평소 이야기하던 녀석들 중 하나가 말해준 바로는, 점심때부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시간까지 계속 둘이서 함께 있을 거라고 말해왔었지만, 솔직한 이야기로, 아직까지 사귄다고 하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 정도까지 기력이 남아돌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참으로 궁금했었다. 그나마도 가장 피곤해보이지 않았던 의견을 내세운 건 크리스마스 이브날 가족들이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올때 여자 친구와 둘이서 밤새도록 DVD 같은 걸 보겠다고 선언한 녀석이었는데, 가족과의 우애를 다지는 걸 포기할 정도로 좋아하는 걸로 보이진 않아서(물론, 내 시점으로) 조금 쓴웃음이 지어졌었다.
331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26:19 ID:VDxw1tRfRA 물론, 소연과 혜원, 서연에게도 차례차례로 의견을 들었었는데(소연과 혜원은 잡담을 하던 중 나에게 한탄하듯이 말해왔었고, 서연은 매점에서 잡담을 하다가 얼떨결에 들었다), 혜원은 집에서 TV나 보며 가족과 함께 보낼 거라고 했었고, 소연의 경우는 거리에서 헌팅이라도 당해볼 생각이라며 의욕을 전개하고 있었다.(물론, 그럴 듯한 녀석이 고백해오지 않아서... 라고는 말해도, 단지 말로 직접 좋아한다고 말해올 수 있는 배짱 좋은 녀석이 없어서, 라는 이유로 애인씨가 없는 녀석은 한탄하듯이 말해왔었지...) 그때 나도 초대를 받았었는데(물론 혜원도 그때는 같이 돌아다녀줄 생각인 모양이었다), 거절을 할 수 없게 만든 것까진 혼자서 불만을 토해내면 될뿐이지만, 어째서 여자들이 헌팅 당하는데 남자인 내가 함께여야 하는 건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연의 경우는 동생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며 보낼 생각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녀석은 소연과 어느 정도 연이 있던 것이었는지, "그럼, 가볼까?" ......당연하다는 듯이, 소연과 혜원 사이에 끼어서 '헌팅팀'의 일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시각은 2시를 약간 넘긴 때. ...나는 오늘 살아돌아갈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다.
332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26:30 ID:VDxw1tRfRA 여기서 잠시 Cut~
333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44:47 ID:VDxw1tRfRA 헌팅팀은 나를 포함하여 6명. 다행인 점은 남자가 나 말고도 하나 더 있었다는 점인데, 아무래도 녀석은 애인이 있다며 빨리 가봐야 하는 모양이었다. 녀석은 예진의 동생이었는데, 왜 녀석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헌팅팀에 예진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녀석과는 3월달 점심 시간경에 만난 이후로는 우연이라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마주하는 것이 처음이었는데, 그런데도 별달리 서로에 대한 태도가 바뀌지 않았던 이유는 분명 '친한 친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몇 없던 이성인 친구였으니까. 물론, 예진의 동생도 같은 초등학교 출신이라, 여러번 마주한 적이 있었다. 녀석은 한살 아래로, 아직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지만, 키는 나보다 약간 더 클 정도였고, 이미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녀석이어서, 중학생으로 보아도 문제 없을 정도는 되었지만, 설마하니 애인씨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녀석은 내년에 우리와 같은 중학교로 올라온다고 했는데, 그런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은 좋았지만, 녀석이 3시 30분 정각에 가버리는 바람에, 나의 마음의 오아시스도 함께 매말라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녀석을 향해 외쳐주었지... ...여자 넷 사이에 홀로두면 어쩌잔 거야. 조금만 더 있어줘-. 하고...
334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16:46:26 ID:VDxw1tRfRA 6시에 알바 가야하니, 5시부턴 준비를 해야해서, 쓴다고 해도 앞으로 한번이 끝. 여느때처럼 돌아올거다.
...라지만, 역시 귀ㅊ... <
335 이름:이름없음 :2010/01/24(일) 22:54:54 ID:CDQ5Vkf7cc >>334 갔다오게~ 난 이제 집에도착ㅋㅋ
338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03:01:04 ID:wdVvw0Xy16 당연하게도,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은 연인들이었는데, 평소보다 스킨쉽의 농도가 짙은 것은 당연했고, 종종 모두가 보는 앞에서 키스를 감행하는 커플들도 있어, 그것을 마주칠 때마다 소연이 더욱 의욕을 불태웠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는 와중에도 군것질은 멈추지 않았는데, 헌팅을 당할 녀석들이 무슨 심보로 맛집을 찾아다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었다.(지금도 그렇고) 모두가 모여 거리로 나와 군것질을 하며 활보한지 1시간쯤 지났을 무렵, 예진의 동생은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의해(분명 여자친구겠지만) 볼일이 생겼다며 가버렸는데, 나는 그 후 10분이 지났을 무렵, 나의 악운을 다시 한 번 처절하게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은 분명, 나를 엿먹이려고 하고 있는 거다. 그 때는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운이 없었으니까. "싫다고 하잖아?"
339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03:01:10 ID:wdVvw0Xy16 ...수영장때보다 강압적으로 다가와, 잠시만 시간좀 내달라며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원의 손목부터 낚아채려는 녀석의 손목을 대신 붙잡으며 씹어뱉듯이 그런 말을 건넸다. 빌어먹을. 벌써 3번째다, 이런 질 나쁜 녀석들따위와 얽히게 되는 것도. 그것도 3번 모두 여자 때문이라고? 내가 어디의 소년만화의 주인공이냐고, 젠장할...! 조금, 미간을 좁히며, 여자들의 상태를 힐끗 보니, 반응은 제각각이었는데, 서연과 소연은 답지 않게 굳어 있었고, 혜원은 미간을 찌푸린 채 이쪽을 응시했으며, 그나마 가장 상식적인 예진이 동생이라고 생각되는 상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그렇지만, 상대의 손목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게, 심상치가 않았다. 잡고 있는 오른손에 더욱 힘을주며, 왼손으로 여자들을 뒤로 물러서게 만든다. 눈은 상대와 마주하고 있어라.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일년전, 어설픈 싸움을 하려던 나에게로의, 관장님으로부터의 조언이었다. 그 조언이 도움이 된 것인지, 상대가 섵불리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봐야, 결과적으론 어차피 시간 벌이밖엔 되지 않았다.
340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03:01:17 ID:wdVvw0Xy16 우리는 맛집을 경유한 끝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름길인 골목으로 들어왔었다.(애초에 나 혼자로는 믿음직 하지 못하다고 소연과 서연이 밀어붙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돌아가게 된 것이었다) 즉, 우리가 현재 있는 곳은 맛집 옆 골목길. ...이전의 두번과는 다르게, 상대가 주위의 눈따윈 신경쓸 필요가 없는 장소다. 덧붙여 말하자면, 그때의 나는 눈매 이외에는 상당히 약골인 인상이 강했는데, 중학교 시절은 체구가 작아서 (특히나 1학년때는 더욱) 상대에게 얕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상태에서 불량배따위와 마주하고 있는 거다. 상대가 이쪽의 사정 같은 걸 봐줄리 만무할 터. 지난 두번의 쓸데없는 싸움으로, 나는 그것을 필요 이상으로 자각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여자들을 뒤로 물러서게 만든다. 다행이도 상대는 한명. 동안인 것이 아니라면, 외견으로 볼때 고교생이었다. 리스크가 있긴 했지만, 싸우지 못할 것도 없는 상대다. 그런 상황에서, "네놈은 뭐야!" 선공이 날아왔다.
341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03:01:24 ID:wdVvw0Xy16 안경을 정통으로 맞는다. 또 이전처럼 안경이 눈을 파고들어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여름 방학 때가 떠올라서, 반사적으로 허리에 힘을 넣고, 다리로 버틴 다음, 안면 그대로 녀석에게 파고들어, 녀석의 안면에 똑같이 처박아주었다. "네놈은 뭔대!!" 단지 한대 맞고 한대 갈겼을 뿐인데도, 숨이 불필요하게 거칠어졌다. 여름 방학의 때가 떠오른다. 가방을 손수 가지고 와준 녀석이 몰리면서 떨고 있는데도, 선공을 제외하곤 단 한대도 때리지 못했다. 엄연히 1:1이었는데, 쓰잘데기 없을 정도로 무력했다고...! 그러니까, 네놈 같은 작자들한테 두번 다시 질 생각 따윈 없어...! "개자식이...!" 녀석이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안면을 붙잡았다. 잘못 맞은 건지 상당히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상대는 다행이도, 그때의 녀석들과 비교하면 애송이였다. 단지, 조금 얼굴이 불량할 뿐인, 약골 애송이. 나따위에게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그런 녀석. "죽어!!" 다시 한 번 안면에 직격 당한다. 맞아도 그다지 아프지가 않다. 아니, 아프지만, 이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녀석들의 주먹이 100배는 더 아팠다. 100배는 더 굴욕적이었다고...! 그래서, "네놈이 죽어!!" 나도 모르게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라, 또 녀석의 안면에 처박아버렸다. 녀석은 어처구니 없게도, 그것만으로 뻗어버렸다. 뭐야, 생각 이상으로 애송이였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그러니까, 말로 풀라니까, 왜 난데 없이 주먹질이야!" 서연이 화를 냈다.
342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03:01:41 ID:wdVvw0Xy16 그래봐야 이 정도지만...
343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03:12:26 ID:wdVvw0Xy16 녀석은 생각이상으로 화를 냈었다. '네가 싸움꾼이냐, 불량배냐. 왜 주먹으로 해결하냐', '말로하면 되지 않냐', '맞았다고 되갚아주다니, 무슨 사고 방식이 그러냐' 따위의 말을 쉬지도 않고 들어야 했다. 물론, 그걸 말려준 건 소연과 예진으로, 혜원도 침묵으로 압박을 주었는데, 서연이 진정한 건 그로부터 5분 정도가 지난 이후였다. 한참을 나에게로 가슴속에 쌓여있던 것 같은 화를 토해내던 서연은, 그대로 숨을 길게 내쉬고는 나와 시선을 피했는데, 자리를 옮기고 나서야 '미안'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내가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데도 헌팅 당하는 데에 끌려다녀준 것이라던가, 보디가드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인데 말이 너무 심했다던가 말해왔지만, 나는 앞의 '미안'의 한마디로 이미 기분이 다 풀린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내쪽이 낯간지러워져서 입을 틀어막아버릴 정도였다. 덕분에 소연하고 예진한테도 칭찬 비스무리한 걸 들을 수가 있었는데, 그건 그것이었고, "싸움하는 건 금지"라는 말을 모두 함께 나에게로 해온 것이 참 인상깊었는데(혜원까지 그것에 동참하여 나에게 싸움을 하지 말라고 말해왔었는데, 네명 모두 꽤나 진심이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로는 웬만하면 싸움은 안 했는데 말이지... 맞아주면 끝날 일을 맞아주고 끝내놓으면 괜히 왜 안싸웠냐고 되물어서 무진장 한숨이 나왔었지... 나보고 어쩌란 건지...), 나중에 와서 생각해보니 모두 나를 생각해줘서 해준 말이라는 걸 알 수가 있어서 조금 기뻤다. 크리스마스에는 예정대로 케빈을 보며 집에서 뒹굴며 지냈고, 연말에는 가족 모두 TV앞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었으며, 그렇게, 내 중1의 마지막 달은 해가 저물어 갔다.
347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2:07:14 ID:wdVvw0Xy16 겨울 방학 때에는 다행이도 한인은 바쁜 모양인지 별다른 이벤트를 개최하지 않았고, 연말에 시작한 중1의 겨울 방학은 아무런 이벤트도, 말썽도 생기지 않은 채 끝나, 2월 초, 내가 별다른 위기감 없이 등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드디어 3월이면 나도 2학년이었는데, 겨울 방학이 끝나고 3월이 되기까지의 시간(2월달)은, 당연하다는 듯이 수업 같은 것에는 얽매이지 않아, 내 중학교 시절 중에선 Top3에 들 정도로 자유로운 때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이벤트를 가지는 것이 우리 학교의 녀석들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2월 14일날은 상당한 열기를 띄웠는데, 입학식 이후 2주일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속에서도 고백을 한 녀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우리 학교에서는, 고백의 부끄러움따위 알고 있는 녀석은 상당히 드문 모양이었는지, '우정의 초콜렛'을 가장한 고백을 하는 여학생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제법 많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거의 암묵적이다 싶이 공공연하게 이벤트화 되었는데, 한인은 "우정의 초콜렛 고백" 이라는 쓸데 없이 유치한 네이밍 센스를 발휘하여 그 이벤트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덕분에 우리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초콜렛을 받은 녀석들 중에선 고백의 초콜렛을 받은 녀석이 제로라고 하는 우습지만 대단한 기록을 세웠는데, 그래봐야 '고백의 의미를 담은' 초콜렛을 받은 녀석들이 그것을 채우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변한 것이라곤 초콜렛을 건네는 방식뿐일 뿐이었다.
348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2:16:06 ID:wdVvw0Xy16 이 이벤트의 재미있는 점은 바로 초콜렛을 받아도 '우정이냐, 사랑이냐'하는 것을 모른다는 것. 평소, 친하게 지내던 여자아이에게 받는다면, 그건 더할나위 없이 효과를 발휘해, 고백을 받지 않는다면 그 의미를 확실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어, 괜히 신경쓰이게 되고 만다는, 고도의 수법(...)을 사용하는 이벤트라고, 한인은 그렇게 말해왔었지만, 나는 쓴웃음만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나도 7개 정도는 받았다. 그 중 2개는 반 아이들 전체에게 돌리는 초콜렛으로, 직접 받은 건 5개뿐이었는데, 당연하게도 그 중 4개는 '헌팅팀'의 일원들이었다.
349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2:16:14 ID:wdVvw0Xy16 서연의 경우는 ABC 초콜렛이나 던져줄 것만 같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직접 포장한 초콜렛을 건네주었었는데, 의외로 파는 것은 아니라고 했었다. 즉, 수제. 초콜렛을 직접 만들 거라곤 생각도 못해서 조금 놀라고 있었다가 한대 맞았지만, 녀석의 초콜렛은 정말로 맛있어서, 단걸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 나에게 있어선 꽤나 기쁜 선물이었다. 혜원의 경우는 서연과는 반대로 ABC 초콜렛을 던져주었는데, 이녀석의 문제점은 봉투째로 던져주었다는것.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도 알 수 없고, 일단 고맙다고는 전했지만 그것만으론 성에 안 차는 듯이 보여서 난감하기 그지 없을 수가 없었다. 이후에 안마를 해준다거나 하는 어처구니 없는 보답을 해주었는데, ...ABC초콜렛 주면서 굉장히 잘나 보인다는 건 마음 속으로만 접어두도록 했다. 일단 받은 건 받은 거니까... 소연의 경우도 수제 초콜렛이었는데, 녀석은 서연처럼 고급스럽게 포장하는 건 그만두고 심플하게 일반 초콜렛처럼 만들어 건네준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고급스러우면 왠지 먹기 불편했었으니까, 그 부분이 고마웠었지. 무엇보다도, 조금 쌉싸름한 맛이 내 입맛에 맞았다. 예진의 경우는, 당연하게도 매점에서 파는 초콜렛을 건네주었는데, 그걸 건네주면서 고맙다고 말해오는 것에 의아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말하자마자 가버려서 묻지도 못했지만, 애초에 내가 감사 받을 일이 뭐가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선배와 농구를 할 때 몇번 어울렸던 녀석이었는데, 그때까진 이름도 모르고, 몇번 선배랑 같이 이야기한 게 전부여서, 수제 초콜렛을 준 게 의외였다. 뭐, 어차피 5개 전부 '우정의 초콜렛'이었으니, 괜히 머리 아프게 생각해봐야 나만 귀찮아진다는 걸 알고 있어서, 생각하는 건 그만두기로 했었다.
350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2:17:12 ID:wdVvw0Xy16 그렇게, 어떤의미론 파란만장한 1학년 생활을 보내고, 나는 2학년이 되었다.
352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3:25:15 ID:wdVvw0Xy16 >>351 어차피 우정의 초콜렛이니, 그 정도는 다들 받잖아?
353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3:25:41 ID:wdVvw0Xy16 우리 중학교에서는 4개 이하로 받는 녀석들이 의외로 적었어. 우정의 초콜렛 이벤트 중이었으니까
354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14:21:01 ID:D5jyifEYrw >>353 난 남중-남고 루트라서 ㅋㅋ 게다가 중학교땐 진짜 없어보였었지 ㅎ 지금은 그때랑 비교하면 용됐다는 소릴 들을 정도라 ㅋ
355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06:06 ID:wdVvw0Xy16 >>354 나랑 같다. 고등학교에 들어오고 1년 넘게 지나고 만난 녀석들은 전부 나를 못알아봤으니까
356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18:25 ID:wdVvw0Xy16 2학년이 되어 명찰의 색을 바꾸어 달고 등교를 하였을 때, 나는 3반이었는데(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단지 3반과 5반은 확실하게 중학교 때의 내 반이었다), 운이 나쁜 건지 좋은 건지, 나와 같은 반인 녀석은 소연과 예진으로, 서연은 4반, 혜원은 1반이었다. 물론 그 덕분에 가장 걱정이 된 건 1반이었는데, 정확히는 혜원의 짝이 될 녀석이, 나에게는 가장 걱정이었다. 한달에 한번 자리를 바꾸는데도 불구하고 7번이나 짝을 해버린 나는 알고 있다. 혜원의 짝이 얼마만큼의 능력을 필요로하는지를. 녀석의 침묵에 지지않을 근성과 녀석의 응시에 기죽지 않을 배짱, 녀석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의 나열을 한순간에 문장으로 바꿀 수 있는 이해 능력, 언제 무슨 일이 있어도 놀라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대응력, 반사신경, 대화가 멈추더라도 이어나가려는 끈기, 가끔 나오는 여성스러움에도 고개를 돌릴 수 있는 평상심. 그 밖에 여러가지 것들. 이후, 알게된 바로는 혜원의 짝은 나로선 전혀 모르는 녀석이 되었는데, 뭣도 모르고 헤벌레 하는 녀석의 안면을 보니 가여움만이 치솟았다. 불쌍한 녀석... 한때는 나도 저랬지(언제?!). 뭐, 일주일을 기다릴 것도 없이 한시간이면 바로 알게될테지만. 물론, 합장을 해줄뿐, 조언을 해준다거나의 도움따윈 주지 않았다.
357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25:31 ID:wdVvw0Xy16 서연과는 옆반이었지만, 딱히 녀석과는 반이 같지 않더라도 접점은 있었다. 점심시간이 시작하고, 식사를 끝내는 시간이 언제나 +-10분 정도의 차이밖에 없는 우리에게, 매점으로 향하는 시간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일인지라, 매일 녀석과는 마주친다고 보는 것이 어느세 '일상'인 일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 덕분에 간식을 섭취할 때에 함께 있는 것은 어째서인지 당연한 일이 되었고, 사사로운 잡담을 나누는 것 또한 당연한 사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는데, 그걸 보고 소연은 '친한 친구'라고 말해왔었지만, 반쯤은 티격태격하던 그때의 나에겐, 그것의 어디가 친한 친구인 것인지를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지금은 어느 정도 알지만) 그 이외의 접점이라고는 한인의 이벤트 정도였는데, 1학년 때 벌인 이벤트의 참가자가 대부분 같다는 이유 아래, 어느 센가 고정 멤버 비슷한 개념으로, 녀석은 2학년부터는 지명을 하여 이벤트를 벌이기 시작했었는데, 그때면 항상 마주쳐선 잡담하며 웃고, 그러다가 티격태격하고의 반복을 했었다. 녀석과는, 2학년때까지 언제나 그런 느낌이었다.
358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29:57 ID:wdVvw0Xy16 예진과는 같은 반이 되자마자 당연하다는 듯이 마주보고 앉아 잡담을 했었는데, 가장 먼저 나온 말이 "너하고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건 2년만이다"였다. 녀석하고는 5학년 때 같은 반이었으니까 당연한 일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억양이 묘한 것이 신경쓰였다. 물론, 그런 것따윈 잊고 쉬는 시간에 종종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대부분이 초등학생때 이야기라는 건 어째서일지, 지금도 조금 의아함이 들곤 한다. 녀석하고는 여러 가지 접점이 많았기 때문에 이야기 거리는 많았을텐데도, 어째서 그것말곤 이야기할게 없다는 듯이 굴었었는지, 정말로 의문이었다. 물론, 그걸 의도한 건 녀석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 의문을 풀기보단 잡담에 정신이 팔리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결국 그 이유는 지금껏 모르고 있다.
359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35:37 ID:wdVvw0Xy16 소연과는 2학년때의 접점이 가장 많았는데, 가장 '필연'으로 느껴진 접점은 바로 '자리 교체' 때의 일. 신학기가 시작하고 1주일이 지나고 나서 곧 바로 자리를 교체했었는데, 나는 복도쪽 앞에서 두번째 자리에 앉았고, 녀석은 바로 내 옆... 그러니까, 1학년때의 혜원의 포지션을 소연이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녀석과는 혜원을 계기로 만났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1학년 때와 비교하여 상당히 벽이 허물어져 있었는데, 1학년 때에는 대화를 나누어도 어느 정도 선을 지킨 반면, 2학년이 되면서부터(그것도 짝이 되면서부터) 녀석하고는 간식 쟁탈전까지 벌일 정도로 벽이 허물어져 있었다. 물론, 그것이 대부분 단팥빵과 딸기 우유라는 건, 말할 것도 없었다.
361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45:56 ID:wdVvw0Xy16 하지만, 2학년이 되고나서의 일을 처음부터 쓰자면, 의외로 혜원과의 접점이 가장 먼저 있었다. 녀석은 신학기가 되자마자 3반의 앞문에서 서성거리며 우리반을 둘러보다가, 이내 나를 발견하곤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는데, 조금 이해 못할 행동에 의아해하고 있었더니, 녀석은 딸기 우유를 내던지듯이 건네고는, 그대로 손을 들어 내 반응을 기다렸다. 잠시간의 침묵.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한 눈초리. 내려갈 생각을 안 하는 손. 나는 지난 7달 동안 내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 짝꿍(원조)님께서 나에게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당연하게도 전혀 모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그런 눈으로 보지마!? 알 수 있다면 에스퍼라고!? 난 능력자가 아냐!!), 우선 무엇을 원하는지를 묻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었는데,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짝 하고 눈을 빛내더니, 재빠르게 내가 들어올린 손을 자신이 들어올리고 있던 손과 마주치더니, 경쾌한 소리가 난 것에 만족하고는, 그대로 뒤돌아 돌아가버렸다. ...대체, 짝꿍님께선, 매번 뭘 바라고 있는 거야...? 물론, 그 질문에 대한 답변따위, 지금도 가지고 있을리 만무했다.
362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0:46:31 ID:wdVvw0Xy16 그럼, 좀 쉬고 온다...
364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2:07:28 ID:wdVvw0Xy16 >>363 아니. 조금, 몸이 최근 이상해서. 미안할 따름이지
365 이름:이름없음 :2010/01/25(월) 22:54:19 ID:KQYrmuFGpU >>364 뭐가 미안하냐 ~ 검도도 하고 알바도 뛰는데 몸이 안좋아질수도 있는거지.. 도복입고 뛰는것도 좀 힘들지만
366 이름:이름없음 :2010/01/26(화) 12:03:51 ID:XXgFvUDw6Y "그러고 보니, 너 생각보다 싸움파더라?" 이 녀석은 또 난데없이 무슨 소리야? 별다른 이벤트 없이 평화로운 3월달을 보내고 있을 때, 옆에서부터 그런 말이 건네져왔다. 상대는 소연.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짝이고 말이지. "미안하지만 싸움 같은 건 싫어해" 지는 건 싫어하지만, 싸움은 웬만해선 피하고 싶은 것이 본래의 내 성격이다. 귀찮고 맞으면 아프니까. 그렇지만, 내 생각대로 세상을 살수 있을 정도로 세상이 만만할 리도 없다. 단지, 그런 이유로, 나는 그다지 상성이 좋지 못한 상대와 만나버렸을 뿐이고, 그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었을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기에 기재한 3번 모두, 일부러 싸움을 할 필요 같은 건 없었다. 말로 서로 이해하는 게 제일이고 말이지. "그렇지만, 말보다 주먹부터 나가던 것 같던데. 악당한텐" ...솔직히 말하자면 악당도 뭣도 아니지. 여름 방학때 그 녀석들은 분명 잘못되어있었지만, 헌팅을 해온 녀석은 조금 다른 의미로 잘못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식으로 헌팅을 당하는 것이 이쪽의 원래 목적이었고,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그런 일을 위해 내가 있는 것이었다. 난 '역할'에 충실했을 뿐, 단지 악당에게 용서가 없다던가 하는 허울 좋은 이야기 와는 거리가 조금 멀었다. "정의의 사도 같은 거랑은 거리가 좀 멀어. 난 단지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야. 다혈질일 뿐이고" 확실히, 중학교 때의 나는 조금 다혈질 기질이 있었으니깐 말이지... "그래도, 그런 것도 좋지 않아? 일단, 결과적으론 이쪽은 구해진 거고. 난 꽤 그런 거 좋아한다고?"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때의 내가 알 수 있을리 만무했다. 그걸 안 것은 3학년 초. 기재하다보면 적어버리겠지...
367 이름:이름없음 :2010/01/26(화) 12:05:11 ID:XXgFvUDw6Y 오늘은 다른 일로 시간을 비울 수가 없어서, 1개만 올리고 다녀올게. 8시 알바지만, 그 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거다? 미안, 최근 올리는 게 적어서...
369 이름:이름없음 :2010/01/26(화) 12:35:06 ID:BXI8qYCKVs 후아, 겨우 따라잡았다;; 느긋하게 해도 괜찮아~
370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1:32:10 ID:4GaeqrlpXg "너는, 너무 막무가내식으로 싸워." 나는 등뒤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오는 녀석의 행동에, 눈을 크게 뜨고 의아함을 느끼며 반사적으로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나에게로 그렇게 말해온 것은, 다름 아닌 혜원으로, 녀석은 나와 만난 뒤로 처음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자연스러운 어투를 구사해왔는데, 나는 다른 사람이 녀석의 목소리를 대신 흉내내어 말했다고 해도 의심 없이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놀라, 농담을 빼고 수초간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녀석은, 그런 내 행동이 단지 말을 잘 듣지 못했다는 표현으로 이해한 것인지, 똑같은 말을 똑같은 어투로 건네왔었는데, 나는 그것이 너무나도 신기하여, 그때까지 녀석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싶이 했다. 사실 그렇잖아?! 7개월이나 짝꿍을 했다고?! 그 동안 나눈 잡담은 의외로 적었지만, 그래도 반 녀석들 중에선 마주하는 시간이 긴 녀석들 축에 낀다고? 그런데, 그 동안 내내 단어의 나열으로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온 녀석이, 난데 없이 자연스러운 어투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오는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있겠냐고?! 이건 진짜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거야...!! 하지만, "너의 싸움방식은, 단지 다혈질의 화풀이에 불과해" 녀석의 이어지는 말에는,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녀석은 지금, 조언 비스무리한 걸 나에게 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저쪽이 진지하다면, 이쪽이 놀라고만 있을 수는 없는 것. 그걸 무의식적으로 깨달아버린 나는, 녀석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녀석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고 단단히 준비를 했건만, "말하고 싶은 건 그뿐이야" 녀석은 나에게, 그 이상의 조언따윈 주지 않았다. 녀석이 다음 말을 해준 것은, 여름 방학 때 한밤중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였다.
조금 피곤하니까, 타이핑은 생각날 때마다 할게... 지금 쓰면, 정말로 쓰다가 잠들어버릴지도 모르니까...
372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1:48:48 ID:4GaeqrlpXg 3월은 아무런 일 없이 지나고, 4월이 되었다. 4월이 되어서 있었던 이벤트로는, 어처구니 없게도 '벚꽃구경'이었는데, 이 놀이만큼은 정말로 지루해보여서 싫었지만, 지명 당한 뒤 귀찮다고 가지 않았을 경우, 이후에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반쯤 강제적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4월초에 학교앞에서 모여 여의도에 벚꽃을 구경하러 가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나로서는 이때만큼이나 녀석의 이벤트에 흥미가 없던 적은 없었다. 애초에 꽃에는 관심이 없던 시절이었고, 꽃을 구경하는 것이 무엇이 즐거운지 전혀 몰랐었으니까. 그런 나와는 다르게 다른 녀석들 몇몇은 꽤나 들뜬 상태였는데, 녀석들의 경우는 '꽃을 구경하는 것을 즐긴다'는 개념이 아닌 '꽃을 구경한다는 것을 구실로 다같이 모여 즐긴다, 덤으로 꽃도 즐길 수 있으면 즐긴다'라는 개념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녀석들이었다. 그때의 나따위보다 훨씬 노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녀석들이었지만, 나로서는 벌써부터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 녀석들이 신기할 수밖엔 없었다. 여의도는 그렇게까지 멀지도 않았지만 가깝지도 않아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었는데, 10분도 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인지 녀석들의 텐션은 그리 쉽사리 내려간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때의 나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또 하나 자리잡고 있었는데, 바로 인파였다. 당연하게도 결행일은 주말이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많았고,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는데, 내 생각 이상으로 사람들이 북적여서, 쓴웃음과 한숨이 동시에 나올 수밖엔 없었다. 대체 뭣 때문에 벚꽃 구경을 하러 여기까지 나온 건지, 걸을 뿐인 연인들이나 가족들은 무엇이 좋다고 웃으며 대화하는 것인지, 그때의 나는 전혀 몰랐었다.(지금은 어느 정도 즐기는 방법은 알지만, 그래도 귀찮은 건 변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즐기러 일부러 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373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1:53:29 ID:4GaeqrlpXg 어찌되었든, 우리들에게 첫번째로 내려진 지상명령은, 바로 자리 찾기였는데, 사람들이 예상 이상으로 많아, 벚꽃을 구경하며 앉아서 쉴 수 있고, 그러면서도 떠들며 즐길 수 있을만한 곳을 찾는 것은 쉽지가 않아보였다. 그래도, 일단 자리를 찾는 것도 '이벤트의 일환'이었으니, 이런저런 불만불평이 나오더라도 입을 꾹 다물고 찾을 수밖엔 없었다. 자리를 찾는 것은 2인 1페어로 나뉘어 찾게 되었는데, 참가자가 12명이어서, 마침 딱 알맞은 숫자였다. 페어를 나누는 방식은 사다리 타기로, 사다리를 만드는 것은 모두였는데, 서로 멋대로 줄을 2개씩 그어 만드는 것이었다. 덕분에 조금 복잡해보이는 사다리가 어설프게나마 빠르게 완성되었는데, 나의 페어는... "잘 부탁해, 불량배씨" 서연이었다. Goddamn...
374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08:41 ID:4GaeqrlpXg 일단 우리는 6방향으로 흩어졌는데, 하필이면 악연 중의 악연님과의 페어로 인해 시작도 하기 전에 정신이 피폐해져버린 나는, 현실도피를 감행하며 반쯤 넋을 놓은 채 녀석을 따라 걸었었는데, 덕분에 녀석이 건네오는 말에 제대로된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몇번씩이나 녀석에게 잔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 때문에 정신을 차렸을 때는 벌써 30분이 지난 상태로, 서연이 다리가 아프다며 휴식을 요청하였을 때였는데, 그때까지도 넋을 놓은 채 있던 나에게로, 녀석은 조금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었다. "너, 오늘 조금 이상하다? 어디 아픈 거 아냐?" 물론, 어투까지 상냥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녀석 나름대로의 걱정하는 방식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한숨을 내쉬며 이제 그만 현실을 도피하는 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치만 그렇잖아? 저런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말해오는데, 끝까지 시선을 피하며 고집을 부릴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저래봬도 저런 표정이면 사심이 없어도 두근두근 거린다고...? 괜히 억지부려서 저 표정에 미간이라도 찌푸렸다간, 분명 가슴속 어딘가에서 무엇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릴 게 분명하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그런 식으로 일단 자신을 변호하는 필자였다. 어찌되었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나는 그때까지, 한가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그때까지 잊고 있었던 데다가, 그다지 신경쓸 필요도 없었던 사실 하나. 서연이, 엄청난 방향치라는 사실. ...그리고, 나는 지난 30분 동안, 녀석의 뒤만을 쫓아오며, 현실도피를 감행하며 반쯤 넋을 놓고 걸었기 때문에, 지나온 길을 기억하고 있을리 만무했다는 점. 참고로 말하자면, 내가 휴대전화를 얻은 것은 고1때의 일로, 서연 또한 그때에는 휴대전화가 없었는데, 6페어 중 휴대전화를 가지지 않은 페어는 우리뿐이어서, 난감하기 그지 없을 수가 없었다. ...즉, 우리는... "미아?" ...였지만, 어째서 눈앞에 정말로 미아씨가 우리를 보며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눈길로 쳐다보시는 겁니까?
375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09:18 ID:4GaeqrlpXg 미안, 지금은 일단 여기서 Cu-t?
376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29:29 ID:4GaeqrlpXg "왜 울고 있어? 배라도 고픈 거야?" 서연은, 내 생각 이상으로, 어른이었다. 이제 중2다. 나 같은 녀석은 게임에나 허우적거리며 별다른 의욕도 보이지 못했던 때였다. 단지, 겉으로는 관심 없는 척하고,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는 척 하는 주제에, 어느 센가 정신을 차리고 나면 한창 즐기고 있을 뿐인, 사춘기도 찾아오지 않은 어린 녀석이었다. 그렇지만, 녀석은 나와는 전혀 달랐다. 녀석은 미아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이 보이자, 그대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동시에 평소의 녀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상냥한 어투로 아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주머니를 뒤져 조그만 초콜렛 등을 뇌물로 이용하는 센스도 돋보였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 진정되어 자신의 말을 자연스레 따를 쯤이 되자,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 또한 잊지 않았었다. "현아(여느때처럼 가명)라고 하는 구나, 나이는 몇살이야?" "6살..." "헤에, 6살이나 되는 구나~ 부모님하고 같이 벚꽃 구경하러 온 거야?" "...응..."
377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29:42 ID:4GaeqrlpXg 나는 솔직히 말해서, 녀석이 자연스럽게 미아의 이름과 나이, 여기까지 온 경위를 미소와 함께 묻고 있을 때, 반쯤 굳어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웠으니까. 녀석은 미아를 다루는 법을 당연하다는 듯이 알고 있었고,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말 그대로, 그때의 나에게 있어서, 녀석은 '어른'이었다. 만약 나 혼자라면 어떨까까지 생각해보았지만, 혼자서 미아보다도 더 당황해하며 어떻게든 울지 않도록 힘쓰는 게 최선이었을 뿐인 녀석이 뇌리에 떠오를 뿐이었다. 미아의 이름을 묻는다거나, 나이를 묻는 것 정도는 그 과정에서도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지만, 녀석처럼 여기에 있는 계기나 경위를 묻는 등의 일따위는, 전혀 생각도 못할 터였다. 심하면 그냥 경찰에게 맡긴 채 그대로 뒤돌아 가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녀석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미아에게서 필요한 정보를 재빠르게 얻어, 어느 정도 정보가 모인 다음에는 미아의 관심을 사탕으로 돌린 뒤, 나에게로 의견을 요구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었다. "이 아이, 어떻게 할까?" 아직 어린애였던 내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378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40:01 ID:4GaeqrlpXg "어떻게 할까, 라니..." 내가 말을 더듬고 있으려니, "역시 부모님을 찾아주자, 응?" 녀석은 의견을 제시한다기보단 부탁하는 어조로, 그렇게 말해왔었다. 왜인지 절실함마저 묻어있어서, 내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여버린 것도, 박력면에서 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 녀석은 분명, 진심으로 아이에게 부모님을 찾아줄 생각이다. 나는 녀석이 내 눈을 마주보았을 때, 그렇게 느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녀석은 그때 필사적이었다.(물론, 그 이유는 지금 알고 있지만)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 사람, 사람. 틀림 없는, 인파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도, 우리를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내가 굳어 있는 사이, 녀석은 부모님의 특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들은 후였지만, 아이였기 때문에 정보의 절반 정도는 해독이 불가능했다.(자신이 본 걸 그대로 말할 수 있는 표현력이 부족했으니까) 게다가 아이의 시점에서의 부모님이다. 조금 과장되거나, 결여된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일터. 그나마 가장 그럴법한 정보라곤 아이에게 여러 가지 남성용 의복을 설명해, 겨우 검은 면바지에 와이셔츠라는 캐쥬얼한 조합의 아버지와 함께 온 거란 걸 알 수가 있었다.
379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40:11 ID:4GaeqrlpXg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그런 남자따윈 얼마든지 있었다. 그래서,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지나가던 남자를 붙잡고 아이에 대해 설명했지만, 그 사람은 기분 나쁘다는 듯이 손을 뿌리치고 가버렸다. 애초에, 얼굴도 보지 않고 붙잡아버렸으니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었지만, 그 사람은 내가 보기에도 6살 아이를 가지고 있다기엔 너무 젊었었다. 그래서 조금 풀죽어 있었더니, 서연이 뒤에서부터 파이팅을 해주었는데, 왠지 모르게, 그것만으로도, 약간 기운이 생겨, 또 다시 지나가던 남자 한명을 붙잡고 설명에 들어갔다. 물론, 녀석의 파이팅이 아이의 부모님을 찾을 확률을 높이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욕을 먹더라도 참고 견딜 정도의 의욕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해가 질 때까지 아이의 부모님을 찾아다녔다. 물론, 우리를 제외한 5페어는 이미 집으로 돌아간 이후란 건,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380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58:39 ID:4GaeqrlpXg 해가 지고, 주위가 어두워졌지만, 우리는 아이의 부모님을 찾는 걸 그만두지 않았다. 내일은 일요일. 오늘 하루 정도, 밤이 늦더라도 벚꽃을 구경하는 정도의 사치를 만끽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좀처럼 돌아가지 않았고, 그 때문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줄어든 만큼 자리를 잡고 떠드는 곳이 많아져, 우리는 결국 돌아다니며 아이의 부모님을 찾을 수밖에 없었는데, 밤이 늦어질 수록 우리의 불안도 아이의 불안과 함께 커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까지 불안해 할까 겉으로는 들어내고 있지 않았지만, 나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었는데, 물론,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는 정말 사소한 것으로, 내가 난감했던 이유는, 입술을 깨물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서연 때문이었다. 먼저 손을 뻗어놓고 다시 거두기가 미안해서인지, 나와는 다르게 상당한 프렛셔를 짊어지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녀석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나 상냥했다. "얼굴 펴라. 아이 깨면 어쩌려고?" 가벼운 어투로, 그렇게 말해주며, 녀석의 머리를 쥐어박아준다. 녀석은 무슨 짓이냐며 소리치려고 했지만, 아이의 탓인지 그건 도중에 그만둘 수밖에 없어, 결국 원망의 눈초리로 나를 째려봤는데, 그게 의외로 무서워, 멋대로 일을 벌려놓고도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입은 계속해서 연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녀석을 위해서도 아니고, 아이를 위해서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계속 그렇게 얼굴 찡그리고 있으면, 이쪽의 위도 아파온다고? 인생, 조금 더 인상 펴며 살아보자고.
381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2:58:46 ID:4GaeqrlpXg 녀석의 머리에 손을 올린다. "숨을 들이켜" "아? 왜 내ㄱ..." "숨, 들이켜" 조금 강압적으로 말해, 억지로라도 숨을 들이키게 한다. 그리고, 5초를 센다. "내쉬어." 녀석은 무슨 생각인지 내 말을 거역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래도 상관 않고 또 다시 명령조로 말했다. "들이켜." 5초씩 늘려간다. 그것을 5번. 녀석은 처음엔 미간을 찌푸린 채 불만스러운 표정만으로 날 응시하는 걸 멈추지 않았지만, 이윽고 눈매가 내려가며 어느 정도 숨소리가 안정되어왔다. 자, 그럼. "흡...?!" 난데없이 손벽을 친다. 녀석이 놀라 입을 살짝 연 틈을 타서 입에 물고 있던 영양 보급용 빼빼로를 넣어주었다. "그건 마법의 빼빼로다. 내 기운이 들어가 있지. 먹으면 내 기운이 옮아가서 절로 기운이 날 거다" 내가 말하고도 상당히 얼굴 붉어지는 헛짓거리에 헛소리였지만, 녀석은 무슨 생각인지 그걸 그대로 다 씹어먹고는, "뭐야, 그게"라며, 그제야 조금 웃어주었다. 아이가 살짝 깨었지만, 조금 몸을 편하게 해주니, 다시 잠들어버렸다. 자, 그럼, 녀석도 기운 차렸겠다, 다시 찾아보실까. 물론, 내 바램따윈, "아, 현아야!" 부모님의 등장으로 멋지게 밟혔지만 말이지...
382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3:08:30 ID:4GaeqrlpXg 그렇지만 빌어먹게도, 드라마틱한 부녀상봉의 연출따윈 없었다. 내가 조금 손벽을 친 것만으로 깨어났던 아이가, 이번엔 좀처럼 깨어나지가 않자, 부모님이 우리들을 의심하며 몰아세우기 시작한것. "우리 아이한테 무슨 짓 한 거냐!" 게다가 아버지는 아이를 잃어버렸다고는 생각되지 못할 정도의 팔불출이었는데, 아이의 얼굴이 조금 헬쑥해 보인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까지 내세우며, 이쪽의 말따윈 귓전으로도 안 듣고, 혹시라도 오른쪽 귀로 파고들면 왼쪽 귀로 흘려보내는 고도의 기술까지 사용해가며 이쪽의 선의의 행동따윈 완벽하게 묵사발내는 발언을 마구잡이로 해주었는데, 기껏 몇시간이나 고생해서 찾아준 부모에게 이따위 개소리나 들어야 하나, 하며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을 얼굴에 들어내자니, 아버지씨께서, 나에게 손지검을 하셨다. "불량학생주제에 어딜!" 화려한 소리 덕분에 주위의 이목도 모일법했지만, 운 좋게 근처에서 무언가 술을 내뿜으며 소란스러움을 더했기에, 주변 사람들은 우리를 주목하거나 하지 않았다. 물론, 나의 경우는 조금 이성의 끈이 끊어져, 오른쪽으로 고개가 돌아간 그대로 눈만을 돌려 아저씨를 노려본 채로 나를 때린 손의 손목을 잡아챘는데, 완력쪽에서 지는 나였지만, 뼈를 건드리고 있어서인지, 저쪽도 쉽사리 빼내지는 못했다. "좋을대로 짓거리지 말라고" 이 빌어먹을 팔불출 자식이...! 하다하다 못해 이제는 손지검이냐...? 자고 있다지만 아이의 앞인데도 잘도 해주는구만...!! 말해주고 싶은 말은 산과 바다를 뒤덮을 정도로 많았지만, 막상 입은 열리지 않았다. 단지, 노려만 봤다. 그렇게 대치만을 했다. 서로에게서 힘이 빠질 생각은 안 했지만, 그 이상의 힘은 주려고도 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몇분이 지나서야, 또 한 번 저쪽에서 술이 터지며, 그 소란에 아이가 깨어났다. 그리고, "미안하다" 사과 받았다.
383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3:16:20 ID:4GaeqrlpXg 보답으로 집앞까지 태워준다는 걸 정중히 거절했다. 그렇지만, 건네주는 귤만큼은 어떻게도 거절할 수가 없었는데, 4월인데 무슨 귤이냐만은, 그쪽 가족은 귤을 먹을 생각이 만만이어서, 한가득 귤을 가지고 있었는데, 덕분에 우리는 집으로 가지고 돌아가기 곤란할 정도로 많이 받아버렸다. ...잠깐, 정말로 너무 무겁잖아...! 적당히 주라고, 이 팔불출 아저씨가...?!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걸 표정에만 들어내자, 아저씨는 또 다시 내가 거절하려는 거라고 생각한 건지, 또 한 번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고는, 재빨리 가족이 타고 있는 차에 타 집으로 향해버리고 말았다. 잠깐!! 거절 안 할 테니까, 귤 조금만 가져가줘!! 정말로 무겁다고...!! 물론, "너, 귤좀 가질래?"라고 서연에게 물었다가 대답도 없이 맞았단 건 묻어두도록 하고. "너, 어째서 이번엔 참은 거야?" 녀석은,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도중에, 그렇게 물어왔다.
384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3:16:30 ID:4GaeqrlpXg "참지 않았어. 너도 봤잖아?" 이미 밤. 4월이지만 쌀쌀한 날씨. 그럼에도 우리는 떨거나 하지 않고, 숨을 내쉬며 그런 대화나 나누며 걸어나갈 뿐이었다. "참지 않았다고? 그게?" 정말로 참지 않았다. 실제로, 어떻게 쳐박아야 될지를 고민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던데다가, 맞았을 때에는 아이의 일은 잠시 잊어버리기도 했었으니까. 단지,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아이를 한손으로 품은 채, 격렬히 화를 내는 아저씨가, 누군가씨와 겹쳐보여서, 속으로 헛웃음이 나와,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거짓말 하지 마시지? 너가 못참았으면 주먹부터 날렸을 것 아냐?" 그러니까, 참지 않았다고 했잖아...? 이쪽에는 이쪽의 사정이란 게 있는 거라고. 그건 말로 했다. 그렇게 말해도, 어차피 의미는 모를터였으니까. 하지만, 녀석은 언제나 나보다 한수 위였기 때문에, "사정 좋아하시네" 내가 기껏 폼잡고 말한 대사따윈, 코웃음으로 받아넘겨버렸다. ...역시 이 녀석, 어른이 아냐...!! 그렇게, 4월의 첫 이벤트도 끝났다.
385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03:19:43 ID:4GaeqrlpXg 여기서 잠시 Cut-! 이제 자야지, 응...
388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2:54:44 ID:4GaeqrlpXg 미안하군... 바로 쓰는 건 무리... 여유가 생기면 쓰도록 할게...
389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08:50 ID:4GaeqrlpXg 4월 말. 5월이 다가오며, 나는 의외로 멍하니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녀석(서연)을 걱정해서였다. 5월은, 중간고사 때문에 혜원의 힘을 빌린 달이자, '선배'의 생일이 있는 달이었고, 그 녀석이 고백하기도 전에 차인 날이 있는 달이었다. 녀석의 고백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인터넷까지 동원했던 나로서는, 현재 녀석이 무슨 기분으로 5월을 기다리는 지따위는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하, 나, 뭔 생각을 하고 있던 건지..." 수업중에 난데없이 그따위 헛소리를 해대니, 소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지만,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손을 저어준 뒤 시계를 바라보았다. 곧 점심시간. 녀석과 마주칠 시간이었다.
390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18:11 ID:4GaeqrlpXg 매점에서 녀석에게 자연스럽게 물어봤었다. 어차피 내가 멍하니 생각해봐야 해결될 일도 아닌데다, 내가 대신 고민해줄 주제도 아니다. 녀석은 내 생각보다 어른이었다. 그 정도 묻는 것따위, 받아치든 받아치지 않든, 기분 정도는 전해올 터. 나도 모르는 내가 걱정한다는 사실쯤, 녀석은 이미 알고 있었을 테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복잡한 기분이지만,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그건 이길 자신이 없으니 생각하면 괴로워서냐, 아니면 싸워서 이기지 못하면 더 괴로워지니까냐? "넌, 그걸로 되냐?" 단팥빵의 마지막 한입을 입안에 넣어버린다. 우물우물. 녀석의 말이 어떤 식으로 날아와도, 그렇게 씹어넘기겠다 표현한다. 딸기 우유도 마셔준다. 당분이 혈류에 섞여 뇌까지 도달하자, 필요 이상으로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그걸로 될리 없잖아? 그렇지만, 구멍을 메워줄 녀석따위, 보이지도 않으니까" 그렇게 말해오며 나를 응시하는 녀석을 마주보아버린 덕분에, 필요 이상으로, 녀석의 기분이 전해져왔다. 미묘한 떨림, 미묘한 흔들림. 아아... 당연하겠지... 녀석과 몇개월이나 선배의 일로 묶여 있었으면서 모를 리 없었다. 녀석이, 선배를 그렇게 쉽사리 잊을 리가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도 녀석은 이렇게나, "자, 써라. 체육 시간에 썼던 거라 불쾌하겠지만, 그 상태로는 교실에도 못 돌아가잖아?" 분해하고 있었으니까.
392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28:01 ID:4GaeqrlpXg "이왕이면 빨아서 돌려주면 좋겠는데"라는 의견따위, "누가 네것따위 빨아줄 것 같냐?"라는 받아침으로 쉽사리 뭉개졌지만, 왠지 입가에 미소가 그려져버렸다. 저것이, 녀석다운 거다. 남은 딸기 우유를 원샷해버리고, 근처의 휴지통으로 던져 넣은 뒤, 돌아보지 않고 교실로 향했다. 분명, 녀석도 지금은 혼자서 뒷정리 하고 싶은 걸 테니까. 어린 주제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를 스스로 대견스러워하며 뿌듯해하며 책상에 앉아 4교시 교과서를 꺼내었더니, "...응?" 무언가가 교과서 위에서부터 바닥으로 떨어졌다. 종이 쪽지였다. 펼쳐보니, 거기에 적힌 내용은---. "...켁... 농담이지?" -상담이 필요해. 방과후에 음악실 앞으로 와줘. ...또 다시 상담의 요청이었다. 명백히 서연과는 다른 필체. 그렇지만 여자 필체다. ...나,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남에게 의지가 되는 남자가 된 거지...? 결단코 말하건데, 그다지 의지가 되보일만한 남자가 아니라고, 주관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말할 수가 있었다. ...그럼 대체 뭐냐고, 손위의 이건... ...정말이지, 미스테리할 수밖에 없었다.
393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28:26 ID:4GaeqrlpXg >>391 오오, 고마워[?] 그런 레스 하나가 힘이 된다
394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35:50 ID:4GaeqrlpXg 방과후까지 있었던 일이라곤 소연과의 잡담 정도였고, 방과후가 되고나서 놀러갈 것은 제의해오는 녀석따윈 없었으며, 음악실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지만 상담을 주고받기에는 애매한 장소여서, 어째서 여기에서 만나자고 했는지 전혀 모르겠는 채 마냥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 왔어?" ...음악실에서부터 상담을 요청해온 녀석이 난데 없이 튀어나왔다. ...분명, 내가 잘 알고 있는 녀석이다. 헌팅팀의 일원이었던데다, 첫 급식 질주에서 서연과 함께 마주한 녀석. 혜원과 마찬가지로 등까지 뻗어있는 스트레이트 헤어. ...예진이다. ...아니, 알고 있던 사이인 너란 점에서는 놀라는 걸 자중해줄 수도 있지만 말이지... 어째서 그런 곳에서 나오는 거야, 너는...? 여태까지 누가 안 오나 복도를 둘러보던 내가 바보 같잖아...? 조금은 평범하게 등장해줄 수는 없어...? 애초에 음악실은 매번 잠겨 있었을텐데, 네 녀석은 어떻게 들어간거냐... 여러 가지 의문이 내 머릿속을 맴돌아서, 조금 머리를 쥐어잡고 있자니, 녀석은 "자, 들어와"라며, 마치 자기 집인냥 나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안에 있는 것이라곤 피아노, 선생님용 책상과 의자, 학생용 책상과 의자, 그리고 뒤에 있는 청소도구함 정도 뿐이었다. 즉, 표면상으론 우리 둘뿐인 공간. 그제야, 녀석은 표정을 바꾸고,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어" 노래하듯이, 그렇게 말해왔다.
395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36:07 ID:4GaeqrlpXg 그치만 미안... 지금은 여기서 잠깐 cut...
396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45:28 ID:4GaeqrlpXg 녀석의 상담 내용은, 듣고 있던 내가 입을 살짝 벌릴 정도의 것으로, 3학년의 선배를 좋아한다고 했었다. 계기도, 녀석(서연)과 같은 그것. 하, 뭐야, 이거... 라고 중얼거릴 정도로, 녀석은 서연과 비슷한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에 대한 것은 서연에게 들은 모양으로, 이미 상담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상담을 요청해온 것이라고 했다. 녀석과 서연이 겹쳐보인다. 작년의 이맘때가 떠오른다. 상담, 도시락, 생일, 고백 도전, ...실패. 여러가지 일들이 한번에 몰아쳐온다. 눈앞의 녀석과 서연이 겹쳐보인다. 나도 모르게 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렇지만, "…그래서?" 녀석은 녀석이다. 고백 상대도 전혀 다른 녀석. 그저 상황만 비슷할 뿐이다. 이전의 기억따위 돌이켜보아도, 녀석의 상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걸 경험으로 삼을 뿐, 문제로 삼지는 않는다. 그래야 한다. 나를 믿고 상담해온 녀석을 위해서라도. "너는 어떻게 상담해주길 원하는데?" 그래서, 그렇게 말했었다. 나도 놀랄 정도로 단호한 목소리였다. 물론, 녀석의 얼굴도 약간 놀란 빛을 띄지 않았다는 건 거짓말이겠지.
397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53:32 ID:4GaeqrlpXg "어떻게... 라니?" 아마도 녀석은 상담 요청은 이게 처음일 터. 단지 이야기를 하면 해답을 내놓을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상담이란 건 그런게 아니다. 애초에 내가 만능인간도 아니고, 상담해온다고 해답을 척척 내놓지는 못하는 일. 적어도 녀석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같이 등을 마주하고 지지해주거나 함께 버텨주는 정도밖엔 해주질 못한다. 상담이란 어차피 그 정도의 것. 그 이상의 능력따위,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그걸 정리해서 말했었다. "상담은 만능이 아냐. 그리고 나도 만능도 아니라, 해답 같은 걸 알고 있을리도 없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해답을 척척 내놓을 순 없어." 여기서 잠시 끊고, "그러니까,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언을 해줄 뿐이야. 그 외에 해줄 수 있는 거라곤 함께 있어주는 것 정도뿐이겠지만. 어차피 나는 그 정도밖엔 하지 못해." 거기서 또 끊고, 이번에 녀석을 확실하게 마주보고, "그래도 원한다면 말해봐. 어떤식으로 상담하고 싶은 거야?" 그렇게 말했었다. 고백을 성공시키고 싶다, 선배가 좋아하는 걸 알고 싶다, 애인 관계가 되려면 고백 이외의 방법도 있지 않을까 등. 여러 가지로 나뉜다. 녀석은 분명, 그 정도는 알고 있을 터였다. 무엇보다, 꽤 어른스러우니까. 그래서 녀석은, "고백하고 싶어" 그렇게 말해온 거겠지. 살짝 웃는다. 녀석이 그걸 원한다면, 상담 받은 입장에선 그걸 이루어지게 최선을 다하는 게 당연하겠지. "현실은 간단하지 않다고? 실패하면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어" 그래서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녀석의 결심이 확고하지 못하면, 내가 최선을 다해봤자,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배드 엔딩으로 향할 수밖엔 없다. 애초에 연애란 건 그런 거기도 하고 말이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할래" 그렇지만, 녀석은 내 생각 이상으로 견고했다. 뭐, 그럼 그걸로 좋은 거겠지. 자, 그럼... 어떻게 상담해줘야 하나...
398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3:53:45 ID:4GaeqrlpXg 또 다시 cut-
399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00:31 ID:1lYlgXS4rI >>398 조.. 좋은 절단이다.. 으악ㅋㅋㅋㅋ궁금해
400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07:31 ID:4GaeqrlpXg "확인해두는 건데, 선배한테 애인이 있는 걸 확인해봤어?" 고개를 젓는다. 예진은 내 질문에 "없는 건 확인했어"라고 대답해왔다. 서연의 경우는 고백에만 열중한 나머지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차여버렸다. 정확히는 스스로 차였다. 애인이 있든 없든 노력할 수도 있는 거였지만, 녀석은 노력하는 걸 그만 뒀다.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과, 계속 해서 지속될 고통(포기하지 않는 근성) 중, 어느 것이 편할지는 말 안 해도 알테니까. 게다가, 애인이 있다면 확률이 확실하게 내려가버린다. 그래서 확인한 거였지만-. 뭐, 일단 첫번째 고비는 넘긴 셈인가? "그럼, 선배의 성격은 어떤데? 어떤식의 고백이 통할 것 같아?" 그럼 이어서 두번째 고비. 녀석의 고백 방법. 서연의 경우는 도시락을 택했다. 정확히는 도시락을 계기로, 분위기를 만들어, 고백하려고 했다. 서연과는 악연이 있어 어울리기도 했고, 고백에만 열중한 덕분에 고백 방법을 녀석의 방식으로 만들어낸 거였지만, 예진과는 그런 접점이 없었다. 애초에 녀석의 성격을 확실히 알지 못하는데다가, 고백하고자하는 선배의 성격도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상태론, 내가 고백 방법을 생각해봐야 소용 없었다. 애초에 고백 방법을 여러가지 생각해낼 수 있을 정도의 로맨티스트도 아니고 말이지... "그런 건 네가 상담해줘야 하는 거 아냐?" "미안하지만, 상대방 성격도 파악하지 못한 내가 그런 걸 알 수 있을 것 같냐?" 내가 조금 눈을 가늘게 만들며 그렇게 말해주자, 녀석은 "그것도 그렇네"라며 중얼거리더니, 이내 "선배는 조용한 성격이니까,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분위기에 약하다고 생각해"라고 말해왔었다. 키워드는---, 그것인가.
401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08:14 ID:4GaeqrlpXg >>399 이몸의 절단신공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403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16:38 ID:4GaeqrlpXg 일단 녀석의 키워드로 머릿속에 떠오른 고백 방법은 몇가지 있었다. 우선 분위기로 고백하는 방법으론, 교실로 불러들여 고백하는 방법, 러브레터(이건 내 성격상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역시 고백이란 건 마주보고 해야하는 거란 강박관념에...), 선배의 성격에 맞춰 선배의 취미를 몰래 알아둔 뒤 우연히 안것처럼 가장해서 다가가 기회를 본 뒤 고백하는 방법,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호감도 업 등이 있었고, 강압적인 방법으론,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달려들어 고백하는 방법, 자연스럽게 다가가 대화를 유도한 뒤 '좋아하니까요'따위의 말로 고백하는 방법, 앞과 똑같은 방법으로 다가가 뒤에서 달려든다던가 끌어안는 스킨쉽등을 이용해 그것이 마냥 당연해질 때까지 '좋아하니까요'를 변명으로 삼기 등이 있었는데, 눈앞의 녀석에게 맞는 방법은 그다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물어보기로 했는데-.
404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16:56 ID:4GaeqrlpXg >>402 너무하네. 계속 쓰는 건 나한테도 힘든 일이라고?
406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22:02 ID:4GaeqrlpXg "교실로 불러서 고백하는 건 어때?" "선배는 방과후때 바쁘니까 불가능" "러브레터는?" "문장력 없는데다 닭살 돋아서 못해" "우연히 안것마냥 취미로 다가가서 호감도를 조금 쌓은 다음에 자연스레 고백하는 건?" "오래 끄는 건 질색이야" "우연을 가장해서 만나보는 건?" "마찬가지." ...어이, 이봐... "그럼 조금 강압적으로 바꿔서,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달려들어 고백해보는 건?" "부끄러워" 잘도 말해주는 구만, 이 녀석?! 네녀석 성격이면 분명 할 수 있을텐데?! 부끄럽긴 뭐가 부끄러?! "대화 도중에 자연스럽게 좋아한다고 고백해보는 건?" "그 정도로 말을 잘 하지 못해" "그럼 '좋아하니까'라는 이유로 필요 이상의 스킨쉽등을 하면서 네가 선배를 좋아하는 걸 당연하게 만드는 건?" "그러니까, 부끄럽다니까?" ...대체 넌 뭘 하고 싶은 거야, 이봐...
407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22:18 ID:4GaeqrlpXg >>405 아니, 별로 조용해질 필요는 없고...
408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30:32 ID:4GaeqrlpXg "...그래, 일단 상담전엔 너도 고민했을테니까, 고백 방법 하나나 둘쯤은 생각해본 게 있을 텐데, 뭔가 좋은 거 있어?" 결국 포기하고 그렇게 말했지만,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네가 말한 것들 중에 있었어" 라고 말해왔다. ...그러니까, 너 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 네가 생각한 것마저 기각당하면 뭘 어떻게 조언해주면 되는 건데, 대체...? "그치만, 그보다, 조금 더, 그... 뭐냐... 확실하게 고백하고 싶다고. 선배가 장난으로 못 넘길 정도로, 확실하게"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호감도를 올려야 확실해진다고? 난데 없이 생각해본 적도 없던 녀석이 와선 '좋아합니다'라고 말해도 신경쓰인다기보단 난감할 뿐이잖아? 그런데도 넌 오래끄는 건 싫다는 거야? 그렇지만, 녀석도 그걸 모르니까 나에게 상담을 요청해온 것일 터였다. 자신의 기분을, 확실하게 말하진 못하지만, 고백은 하고 싶고, 그러니까 조금 더 확실한 기분을 갖기 위해 나에게 쪽지를 건넨 것일 터였다. 그래서 말로 타이르거나 하는 건 그만뒀다. 녀석에게 내가 해주어야 할 건, '확실하게 고백하면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정도였지만, 연애 무경험자인 내가 그따위 걸 알 수 있을린 없었다. 그래도, 거기서 입을 열지 않으면 시기를 놓쳐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럼..." 나도 모르게 녀석의 어깨를 잡고 내 눈과 마주보게 하고서, 입을 열어버렸다.
409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35:51 ID:1lYlgXS4rI >>408 ... 상담이 안드로로 가고.. 있다가 갑자기 분위기가 (?!)
410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41:59 ID:4GaeqrlpXg "좋아한다고 말해" 나의 난데 없는 강압적인 모습에, 녀석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지만, 나는 그것에도 상관 않고 어깨를 잡은 손에 약간 더 힘을 주었다. "선배를 좋아한다는 건 접점이 있었다는 거고, 어쨋든 마주치기는 한다는 거지?" "...응"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좋아져버렸으니까, 장난으로 끝내지 못할 정도로 확실하게 고백하고 싶은 거지?" "...응" "그럼 달려들어서, 있는 그대로 표현해. 네 녀석이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해서 묵혀둘 수밖에 없던 걸 토해내, 선배한테 호소해봐"
411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42:08 ID:4GaeqrlpXg 얼굴이 붉어진다거나 하면 안 된다. 부끄러워서 눈을 피한다거나 흔들려서도 안 된다. 조언을 주는 입장이 흔들리면, 조언을 듣는 녀석마저 흔들리게 된다. 그러니까, 나만큼은, 지금, 녀석에게, 누구보다도 확고하게 말해야만 한다. "좋아하고, 좋아하고, 좋아해서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난데 없이 외친다. 눈앞의 녀석은 당연히 놀랐고, 왠지 모르게 청소도구함이 흔들렸지만 무시한 채, 붉어졌으리라 확신하는 내 얼굴조차 의식에서 지우고, 녀석을 향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방금 그게 '예'다. 제대로 호소해보라고" 그리고선 시선을 피한다. 당연하겠지... 지금의 나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조언 아닌 조언이었으니까... 그리고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고 길게 숨을 내쉬는 것과 동시에, "...아, 미안" 앞문쪽에서 살짝 열린 문 사이로, "그다지 들을 생각은..." 나로선 처음보는 3학년 선배의 얼굴이, 빼곰히 보였다. 하지만, 그 선배가 누구인지만큼은, "...선배?" 눈앞의 녀석의 반응으로 확연하게 알았다. 예진의 반응에 선배가 놀라 도망치기 시작한다. 허무해진 건 예진 혼자만이 아니었지만, 운 좋게 바로 정신을 차린 나는, 그대로 녀석의 등을 밀었다. "가라고! 지금 아니면 정말로 놓쳐! 가서, 잡고, 이번에야 말로 호소하라고! 지금 건 오해니까, 고백 받아달라고 호소해봐! 어서!!" 아직 멍하니 있는 녀석에게로 그렇게 외친다. 그제야 조금 정신을 차린 녀석이, 상황도 아직 반밖에 인식하지 못한채 허겁지겁 선배가 달려간 방향으로 문을 열어 젖히고선 달려갔다. 그리고, 음악실엔 나하고 녀석만 남았다.
413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4:48:09 ID:4GaeqrlpXg "나오는 건 어떠냐?" 청소도구함을 향해, 그렇게 외친다. "......" "청소도구함 속에 있는 거 다 알거든?" 아까 분명 흔들리는 걸 봤다. 예진과 정말로 똑같은 타이밍으로. 미미한 떨림이었지만, 약간 소리도 들렸으니, 확실했다. 청소도구함 안에는 누군가가 있다. 어차피 예진이 가고나서 할일이 사라져버린 나로서는, 청소도구함을 추궁할 여유는 충분히 있었다. 그렇지만, "...하아, 마음대로 해라" 하는 건 그만뒀다. ...어차피 나올 생각을 안 한다는 건 얼굴이 알려지기 싫단 걸테고, 그다지 내가 녀석이 청소도구함 속에 있는 이유 같은 걸 물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그래도, 이것만큼은 말해둔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방금 전에건 잊어줘라" 녀석은 나름 필사적일테니까. 적어도 아까 내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을 때만큼은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던 거였는데... 말이지... "모르는 거야?" ...청소도구함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내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녀석의 것이었다... "...너, 뭐하냐, 그런 곳에서?" ...서연...
416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9:22:27 ID:4GaeqrlpXg 이야기는 전부 들었다. 대화 내용은 그렇게까지 재미있는 것도 없었으므로 스킵하지만,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거라곤... "나, 오늘 하루만 청소도구함과 사랑에 빠질 예정이어서" "무슨 4차원 발언이야, 그거!!" 라는 '평범한' 대화로 시작한 것뿐이려나. 쭉 이런 느낌이었으니까... 어찌되었든, 녀석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원래대로라면 자신과 예진이 짜고 나를 '상담'이라는 것을 이용해 놀려줄 생각이었는데, 난데 없이 예진이 시나리오에도 없던 상담 내용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걸 계획에도 없던 선배의 난입으로 인해 방해받았다, 라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로 보충을 가미하자면, 예진은 좋아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별로 상담 같은 것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고백을 성공시키려고 했는데, 내 얼굴을 보니 이유 없이(...) 장난을 치고 싶어져서 진짜 상담을 해왔던 것으로, 내가 생각 이상으로 진지해진 것과 선배의 난입은 녀석도 모르는 일이었다는 듯 했다. 왠지 놀려짐 받는 게 당연한 일상을 지내와서인지 이제 그 정도로는 별달리 상처 받는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상담까지 놀려먹을 소재로 사용해 먹을 줄은 몰라, 조금 쇼크에 빠져있었더니, 서연은 모든 악흉의 원인인 주제에 "힘내라니까"따위의 헛소리나 말해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채 이야기가 끝나자 가버리고 말았다. ...덕분에 쇼크로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져버려서, 그대로 책상에 엎어져 잠들어버릴까-. 생각했더니... "...아?" ...어째서인지 앞문에 기댄 채 서있는 예진이 시야에 들어왔다.
417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9:22:37 ID:4GaeqrlpXg "뭐야, 들어올 거면 들어와서 어떻게 됬는지나 말해주지 그래~?" 완벽하게 의욕 제로. 그때는 말투에서도 느껴질 만큼, 나는 의욕이 없었는데, 반쯤 가짜 상담이라서인지, 처음의 의욕은 나오지 못했다. 애초에, 다시 생각해보면 부끄럽고... "서연한테서, 이야기는 다 들었어?" "들었으니까 이러고 있지..." "그래? 그럼 이야기가 편하겠네. ...고마워" 아... 뭐? "덕분에 선배와 후배가 아니라, '친구'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됬어. 처음부터 애인이 아닌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날 신경써준다는 의미일테니까, 기분은 좋아. 돌아보게 할 자신도 있고" 아니, 실황보고를 해준다고 해도 말이지... 녀석은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바람을 맞고 있었다. 창문-. 열려 있었던 건가?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며 멍하니 녀석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녀석은, "그리고" 정말이지, "네가" 터무니 없을 정도로, "두번째로 좋아하는 녀석이 됬으니까" 터무니 없는 소리를, "앞으로 잘 부탁해." 무척이나 상쾌한 표정으로, "처음부터 친구였으니까 그 부분은 스킵해도 되는 거지?" 상쾌하게 건네왔었다. 뭐야, 그거... 양다리 선언이냐? 아주 좋아하는 선배는 대체 어디로 갔어...? 아?
418 이름:이름없음 :2010/01/27(수) 19:23:00 ID:4GaeqrlpXg 일단 여기까지. 오늘 알바 쉬어도 된다고 했으니까, 아마 조금 있다 또 올지도.
420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03:17:41 ID:S7X466H1ec >>419 미안하지만, 인기 같은 건 없어-.
421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03:19:03 ID:S7X466H1ec 아아, 오랜만에 다른 스레도 보았지만, 패배한 개처럼 행동하는 녀석들은 보고 있으면 짜증나. 결과에 만족할 수 없는 애송이라면, 애송이 답게 끈질기게 매달려서 조금이라도 상황을 개선하거나 바꿔보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아냐? ...하아, 나도 아직 20살에 연애무경험자라지만, 이 말만큼은 전혀 말하는 걸 멈추지 못하겠다.
"요즘 녀석들은 근성이 부족해"
422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03:53:43 ID:S7X466H1ec 그런 느낌으로 5월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5월 중에 가장 많이 느낀 건 '커플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기재하지는 않았지만, 3월 중에는 이벤트가 하나 개최했었는데, 그 이름하여 '누가누가 가장 오래 사귀나 대회'... 이 네이밍 센스만 보더라도 한인의 소행이란 것쯤은 단번에 알 수가 있었다. 대회는 이름 그대로 3월 중에 사귄 커플 중(물론, 사귀었다고 공인한 녀석들을 대상으로) 누가 가장 마지막까지 연인 사이로 있을 수 있는가를 이벤트의 주제로 삼았는데, 대부분의 공인 커플들이 '우리는 끝까지 사귈테다'라는 의지를 불태우며 참가하여, 의외로 참가자가 불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그 커플들이 오래 버티고 있어, 5월이 된 무렵에는 이미 주위를 둘러다보면 커플이 한쪽을 차지하는 게 '보통'일 정도로 많았었다. 물론, 그 때문에 언제나의 일상처럼 소연과 대화할 때나 매점에서 산 딸기 우유를 서연과 나란히 앉아 멍하니 마실 때나 아니면 가끔 복도 등에서 마주치는 혜원의 기분을 알아맞추고 있을 때라거나 예진과 선배에 대해서 아직 의논할 때라거나 등의 일로 상당히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봐야 한사람당 일주일 이상 버틴 오해는 없었다. 물론, 그것은 '애인'들이 주위에 언제나 자리잡고 있으니, 우리들의 분위기가 친구 이상이 아니란 걸 알아챌 정도의 눈치를 Get한 것이 이유일 터였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의 내 기분은 묘했다.
423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04:02:41 ID:S7X466H1ec 중학생이 된지, 1년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아직 애송이. 사람을 대하는 것은 '친구' 이외엔 가족에게조차도 아직 서먹서먹한 어린 녀석이다. 그런 내 주위로, 당연하다는 듯이 연애를 하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괜히 묘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그건, 5월이 되면서부터 상당히 커졌는데, 중학교 시절의 커플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때가 가장 커플이 많았던 때여서 일지도 몰랐다.(여름 방학이 끝났을 땐 절반쯤이 헤어진 뒤라서 조금 쇼크였지만) 그래서, 그때는 종종 창밖을 바라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는데, 그 때문인지 헌팅팀의 일원들은 종종 나를 발견하면 다가와주었다. 물론, 걱정이라던가 기운을 나게 해줄 생각따윈 없이, 단지 바보 같다며 놀리러 왔을 뿐이었지만, 그때의 나에겐 그게 최고의 기운 나는 약이었다. 그리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 5월의 이벤트는, "물싸움 이벤트!" ...난데 없이 한인이 나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니, 정말로 왜 날 찾아온 거지...? 조금, 그건 지금도 정말로 이해가 안 되는데...
424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04:04:26 ID:S7X466H1ec 미안, 지금은 여기까지. 일주일쯤 뒤엔 개학이라(그래봐야 개학 후 또 일주일쯤 뒤엔... 졸업식이지만) 새벽에 이걸 쓰는 것도 못할테지만, 그전에 끝내려고 노력해보겠어. 아마 끝낼 수 있을 거야(아마)
그럼, Cut-하고, 낮에 다시 돌아와주마
425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09:14:46 ID:ueaK2X6nuU >>424 새벽 늦게 자는군 ㅋㅋ 점심때쯤 보자구 !
426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0:33:00 ID:jet/Egqe9U 스레주 이자식- 이 글 다 읽는데 거의 3시간이 걸렸다고.
읽기 쉽게좀 써줘잉 ~ ㅜㅜ 그리고, 뭐랄까 짝사랑치고는 충돌이 좀 많아서 부럽군 (...) 내경우에는 4년동안 짝사랑하고 있는데 거의 마주치질 못했... 컥... 아니 뭐, 그냥 부럽다고.
427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1:31:34 ID:S7X466H1ec >>425 ...어째서 내가 점심때쯤 일어난다는 걸 알았지...
>>426 어, 어라? 읽기 쉽게라니,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거냐? 이래봬도 꽤 쉽게 쓰려고 하고 있는데...
충돌이 많다, 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428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1:33:04 ID:S7X466H1ec 미안하다. 아까 전화 왔는데(5시에 자서 여태까지 자다보니...) 오늘 3시쯤에 나와줄 수 있냐고 그러더라. 분명 이벤튼가 뭔가 하는 거겠지... 알바생중에서 그걸로 부려먹히는 건 나 정도뿐이고... 또 마이크 들어야 하는 건가... 으음...
그런고로, 오늘은 알바 끝나고 나서야 가능할 것 같은데... 미안할 따름이야... 지금이라도 한두개 써달라거나... 는 아니ㄱ...?! (도주)
429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1:33:43 ID:S7X466H1ec 벌써 10일째 진행하는 이 스레, 스레주인 나도 무섭긴 하네...
430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1:51:27 ID:S7X466H1ec "...난데 없이 무슨 물싸움이냐?" 때는 5월. 녀석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계절은 아직 봄이다. 나름 추위도 사라지고 포근해지기 시작할 때이지만, 그래도 아직 젖으면 추울 수밖에 없는, 그런 시기. 녀석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물싸움 이벤트를 벌이자고 하는지, 그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여태까지는 순순히 따라주었지만, 지금것만은 태클을 걸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렇게 물었던 거였는데, 녀석은 무슨 일인지 조금 축 쳐지더니, 내 책상에 머리를 박듯이 하고는 부탁했다. "너까지 거절하지 말아줘-! 너만 설득하면 8명째란 말야-!" 있는 거냐! 나와 너를 제외하고도 그런 시덥잖은 이벤트에 참가해주는 6명이나 되는 인재가...! 아니 그보다 나는 어째서 포함되어 있는 걸로 된 것마냥 행동하는 거야...?! 거절하라고...?! ...그치만... "제발~" ...이 녀석이 이렇게 들러붙으면, 괜히 머리를 쓰다듬는다거나 해서 기운차리게 해주고 싶어져버리고 마는, 일명 아버지 모드... 가 되어버리고 만다. "...응?" ...대체, 어째서... "부탁할게!" ......제길... 또... 졌다...
431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2:12:10 ID:S7X466H1ec 마침 그때는 5월의 말이었던데다가 조금 이르게 여름으로 돌입하려는 시기였는지 약간은 햇볕을 피부로 느낄 수 있던 때였는데, 녀석이 직접 준비한 '미지근한 물 세트'라는, 여전히 유치한 네이밍 센스의 물을 보급용 탄환으로 쓸 예정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물싸움 도중에는 춥다고 불평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끝나고나면 무진장 춥겠지만... 어찌되었든, 그런 식의 이벤트 설명을 당일날 받은 나는, 주말이라고 하는 휴식의 날을 쓰는 것을 조금도 아쉽게 생각 안 하는 나머지 녀석들을 둘러보았는데, 우습게도,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잡고 있는 서연과 혜원, 그리고 소연을 보며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신에게 헛웃음만 나왔다. "자, 그럼, 팀을 가르자" 팀을 가르는 방식은, 언제나와 처럼 사다리 타기였는데, 이번엔 이전처럼 '버스'와 '지하철'로 나누지 않고 '레드'와 '블루'를 무작위로 적었는데, 나의 경우는 블루가 걸렸다. 주최자인 한인도 블루였는데,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혜원도 나와 같은 블루였지만, 서연과 소연은 레드팀이었다.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무대는 우리 학교로, 이미 교내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겐 한인이 어떻게든 설명을 마쳐주어서, 교내를 무대로 상대하는 것이 가능했고, 팀은 각각 4명씩 나뉘는데, 4명 모두 역할이 있었다.
432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2:12:19 ID:S7X466H1ec 우선 첫번째로 돌격병. 블루팀의 돌격병은 그때까지 이름 모르던 남자 녀석이었는데, 체격적으로 보나 몸놀림으로 보나 제격이어서 다수결로 뽑아버렸다. 두번째로는 저격병이었는데, 엄호와 정확도를 겸하는 이것은, 혜원이 맡기로 했었다. ...가장 잘할 것 같이 보였으니까... 세번째로는 보급병이었는데, 물의 보충으로, 유일하게 공격을 덜받는 병사였는데, 이건 이전에 초콜렛을 주었던 농구 동료 여자애가 맡았었다. 그땐 이 녀석도 이벤트에 참가했었구나, 하고 조금 놀랐었지. 네번째로는 가디언이었는데, 이건 나였는데,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두가지 목표인 "적군의 섬멸"과 "플래그 쟁탈" 중 하나인 플래그 쟁탈을 사수하는 포지션으로, 깃발은 한인이 구해왔었는데, 참가자들이 '죽음'은 어떤 식으로 표현이 가능한가를 물었더니, 한인은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동그랗고 노란 종이였는데, 뒤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던 것으로, 그걸 모두 심장 위치에 붙이게 한 뒤, 그걸 맞으면 사망이고, 동료가 10초 이상 접촉하고 있으면 리스폰이 가능하다고 했다. 꽤 재미있는 설정이라 좋았지만, 나로서는 난감하기 그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운이 나쁠 경우 가장 마지막에 남는 건 나(가디언)와 보급병 정도.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플래그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플래그가 의외로 무게가 나가는 것이어서 (정확히는 지지대가 무거웠다) 한손으로 들고 다른 손으로 균형을 맞춰 쏘는 것이 의외로 어려웠다. 플래그 쟁탈은 깃발을 잡은 채 10초 이상 있는 것으로 성립이 되었는데, 나의 경우는 교실에 플래그를 설치한 뒤 창문으로 녀석들이 종종 싸우는 걸 구경하거나 했다. 가장 멋진 구경거리는 역시 혜원으로, 녀석은 저격병주제에 돌격병과 함께 돌격하는가 싶더니(애초에 물총에 저격계열이 있을까보냐만은) 두번에 한번은 꼭 적을 맞추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상대 한명은 꼭 5발 안에 해결했는데,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은게, 입학할 때의 마라톤이 무심코 다시 떠오를 정도였다.
433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2:27:41 ID:S7X466H1ec 물론, 나도 멍하니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었는데, 조금 방심했던 것은, 상대는 둘이 싸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뒤로 돌아온 녀석이 있다는 점으로, 책상을 발로차 무너뜨려 그 뒤에 숨는 과도한 액션을 취하고 나서야 저기서 싸우고 있는 녀석들 중 하나가 보급병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수가 있었다. 애초에 웬만하면 보급병이 바로 옆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설마하니 보급병이 나와서 녀석들의 시선을 끌어줄줄은 말이지... 운이 나쁘게도 한명이 죽으면 다른 한명이 자꾸 방해를 하여 팀원을 살려냈다는 것인데, 우리팀은 운이 좋은 건지 실력이 좋은 건지 마지막까지 죽지 않았지만(돌격병은 한 번 죽었다), 이러나 저러나 서로 전멸은 피하고 있었단 것이었다. 어찌되었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곧 바로 책상 위로 날아오는 물줄기에 대응해주었는데, 녀석은 교탁 뒤에 숨어서 쏘고 있었고, 나는 교실 창가 제일 뒷자리의 책상을 방패삼고 있었다. 그렇게 5분 정도 쓸데 없는 소모를 계속 했는데, 나의 경우는 운이 나쁘게도 보급병이 둘을 따라간 덕분에 탄환 (이라고 해도 물병)이 한개밖에 없다는 것이었는데, 상대는 충분히 보충을 하고 온 것인지 마구잡이로 쏘고 있었다. ...뭐, 공기를 잔뜩 집어넣은 다음에 뚜껑을 약간 비스듬히 열고, 강하게 비틀어 던져, 파편 수류탄 마냥 물을 흩뿌리게 한 덕분에 사망시키는덴 문제가 없었는데, 이 게임의 좋은 점은 이런게 가능한 '자유로운 점'이었다. 화장실의 호스를 이용해도 좋고, 지형지물을 이용해도 좋다. 단지, 상대의 가슴에 달린 종이를 젖게 만들면 이기는 것이다.
434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2:27:48 ID:S7X466H1ec 일단 겨우 이겼다-. 싶어서 한숨을 내쉬고 있더니, 상대는 곧 춥다면서 불평을 늘어놓고 시작해서(일단 여자애였고...) 결국 내 마이를 뺏길 수밖엔 없었다. 뭐, 나는 젖지 않아서 상관 없었지만, 교복은 자신도 있을 터였으면서 어째서 내 교복에 그렇게 집착했는지는 전혀 모르겠었다. 어찌되었든, 겨우 한명 처리했다, 싶었더니,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고, 살짝 일어나 창문쪽을 바라보니, 어째서인지 셔츠가 젖은 채로 상대팀 둘과 우리팀 둘, 도합 네명을 쫓아가는 장면이 포착되었는데, 한인은 그 근처에서 이쪽을 향해 "도망쳐!"라고 손으로 알려주었다. 결국 일을 저질렀구나-. 라는 생각을 해버린 건 비밀에 붙이는 걸로 해두고. 어찌되었든 나는 내 마이를 입은 채 벽에 기대서 괜히 웃고 있는 녀석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 이윽고 녀석들과는 다른 루트로 학교를 빠져나왔었는데, 몇분 지나지 않아 녀석들도 빠져나오는 데에 성공을 했다. 도중에 흩어진 건지 제일 먼저 나온 건 혜원으로, 녀석은 우리를 보더니 나에게 난데 없이 조끼를 원했고(넌 배 부분만 젖었잖아?!) 결국 상의라곤 와이셔츠하고 넥타이만 남은 나는 조금 한숨만 나왔다. 순서대로 적자면 그 다음으로 나온 건 한인, 그 다음은 우리팀 돌격병, 적팀, 적팀, 우리팀 보급병이었다. 사실 우리팀 보급병쪽은 나오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려서 찾아갈까도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선생님이 끝까지 녀석만 쫓았기 때문에 완벽하게 따돌리기 위해서 숨어있었다고 했었다. 결국 그렇게 한숨을 돌리는 가 싶었더니... "이 녀석들---!!" ...선생님은 교문 앞까지 따라오고 계셨다.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질주했다는 건, 여담이지만.
436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12:36:12 ID:S7X466H1ec 참고로 말하자면, 플래그를 쟁탈하러 온 여자애는 돌격병으로, 레드팀은 3명이 여자였는데, (어째서인지 이번 이벤트는 여자가 많이 참가해서...) 레드팀 유일한 서연이 가디언이었고, 소연이 저격병, 레드팀 유일의 남자가 보급병(...)이었다. 보급병은 다른 3개의 병과와는 다르게 물총이 권총이었는데, 그 때문에 소연이 집중 공격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의외로 쓰러지는 건 남자의 쪽으로, 소연은 혼자서도 둘을 상대로 10초를 꿎꿎이 버티는 일이 많아서, 좀처럼 결판이 난다거나 하지는 않았었다.(혜원과 막상막하 였었지... 포지션상 이쪽이 불리했고...) 뭐, 그런 식으로 상황이 돌아갔었는데, 난 가디언이라 정확한 실황 전개는 불가능하다고...?
>>439 하렘 아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예진은 장난식이었고, 소연은 친한 친구인셈이었던데다가(조금 트러블은 있었지만), 서연은 내 짝사랑 상대일 뿐이었고, 혜원만 유일하게 날 이성으로 인식해준 녀석이다 하렘이라기엔 요소가 너무 빠졌다고 생각 안 해...?
>>440 지금이고 뭐고 예전에도 아니었다...
442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20:49:30 ID:S7X466H1ec 미안하지만 이제 9시부 검도에 가야하기 때문에 쓰지 못할 거다. 돌아오면 10시 반쯤인가...
...죽어나겠군...
443 이름:이름없음 :2010/01/28(목) 22:32:01 ID:S7X466H1ec 토할 것 같다... 팔다리에 힘 없어... 살아있다는 건 멋ㅈ... 우웩...
44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0:56:35 ID:iWEJxOkgvc 그해 5월에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물싸움 이벤트와 함께 예진이 선배와 연인 사이를 공인받은 것이었는데,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빨라서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그것은 소연에게로 놀러온 서연도 마찬가지로(언제부터인지 친구가 됬었더라...), 왜인지 복잡한 표정으로 예진을 바라보는 게, 분명 선배를 생각했을 것이란 것쯤은 쉽게 눈치챌 수가 있었다. 물론, 소연은 그것을 듣고나선 또 다시 헌팅팀을 계획하려고 하는 바람에 말리는 역할을 서연에게 떠맡겨진 내가 머리를 쥐어잡아야 했다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또 끌려다니면서 해프닝에 말려드는 건 사양이었으니까... 그리고, 5월 말이 되어서 생긴 변화로는 한인이 있었는데, 녀석은 머리색을 밝은 갈색으로 물들여, 선생님과의 1:1 면담을 했을 정도로 문제가 커졌었지만, 어째서인지 6월이 되어서도 꿎꿎이 그 머리를 하고 다니는 녀석을 종종 마주칠 수가 있었다. ...녀석은 여러 의미로 대단한 놈이라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그리고, 나의 중학교 시절은 또 다시 6월을 맞이했다.
44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01:32 ID:iWEJxOkgvc 6월. 드디어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더위와 습기가 기척을 숨기고 다가오는 달. 이맘때만 되면 아직까지도 1학년 때 바다에서 먹었던 국수가 떠오르는데, 솔직히 말해서 쓴웃음이 지어지기는 하지만, 즐거웠다는 것을 부정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떠들썩한 건 여전히 싫어했지만, 친구들과 그런 일들을 하면서 다닐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행운인 거라고, 지금은 문득 떠올릴 수 있으니까. ...그치만, 나는 그걸 한인에게만은 절대로 입에 담으면 안 되었었다. 6월 1일. 한인이 난데 없이 찾아오는 바람에 별다른 할 이야기도 없어서 그쪽으로 이야기의 주제가 흘러갔고, 나도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고 말해버렸다. ...그 다음에 찾아올 녀석의 대사와 행동따윈, 그때의 나라도, 이미 해탈의 경지에 다다른 표정으로, 똑같이 따라할 수가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도, 어떤 의미론 강경했다. "제 2차 바다 놀러가기---!" 잠깐, 거기! 이름 정도는 제대로 지어주라고, 이봐-?!
44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08:40 ID:iWEJxOkgvc "그런 이유로, 왔습니다!" 뭐가 그런 이유냐! 젠장, 빌어먹을?! 내가 한인의 그런 반응에 그렇게 대응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제 2차는 무슨 제 2차야! 이전 멤버랑 다른 거라곤 5명이 더 추가되었다는 것뿐이잖아! 애초에 이렇게 많은 인원을 이런 대이벤트에 두번이나 끌어들이다니, 네놈은 어디의 도련님이냐!! 여전히 태클을 걸고 싶은 부분은 산과 바다를 이룰 정도로 많았지만, 거기서 신경을 쓰면 지는 거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한숨을 길게 내쉬어, 최대한 릴렉스를 해보았다. 정확히는 할 생각이었다. "뭐야, 너. 그렇게 매번 신경질만 내면 빨리 늙는다?" 어떻게 내 속마음을 읽었나는 제쳐두고, 한마디만 하자면---! "쓸데 없는 참견이다!" 정말이지, 생각할수록 어처구니 없는 녀석이었다. 25명의 대인원이다. 모두들 군것질 비용이라던가 하는 개인적인 비용을 제외하면 모두 한인이 대어주고 있는 것이 실정이었다.(이동부터 숙박, 도중 깜짝 이벤트까지 전부. 물론 식비는 3식까지만) 대체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하는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 이벤트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 정말이지 의문이었다. 그치만, 내가 그때 가지고 있던, 아니 지금도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문은 말이지... "그럼 저번의 복불복이다!!!" 또 다시 국수집으로 향하는 네놈의 4차원적인 머릿속이다, 이자식아---!!
44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15:38 ID:iWEJxOkgvc 6월을 이벤트에 대한 열기로(얼떨결에 나까지 휘말려서) 정신 없이 보내다보니 어느 센가 여름 방학이 찾아왔고, 7월이 되었다. 그런데 7월 첫 이벤트가 바다 여행이라니! 그것도 한인이 기획한 녀석의 2차!! 하지만, 그것보다 더 심한 건 말이지-!!! "어째서 소식인 네놈이 가장 먼저 국수를 받아드는 거냐고, 이 자식아-!" 소식인 주제에 또 다시 이전의 국수집의 스페셜 국수를 시키고(이번에 갔을 땐 종이가 없었는데, 그때 일주일간만 특별히 해봤던 이벤트라고 했다. 딸이 해보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나 뭐라나...), 그걸 제일 먼저 받아든 뒤, 두번째 그릇을 한인 옆에 있던 녀석이 받아들었을 땐 이미 KO 선언이 들려오게 만드는 네 녀석의 4차원도 모자른 18차원 머릿속이라고-----!!! 애초에 뭐야! 이게 고전 PC게임이라고라도 말하고 싶은 거냐?! 우리가 무슨 마왕의 군대야?! 가장 약한 놈부터 보내버리는 게 룰이라도 되는 거야, 뭐야?! 앙?! 네놈은 어째서 항상 제일 먼저 문제를 일으키냐고! 소식이면 그냥 평범히 국수 시키고 구경이나 쳐하란 말이다! 괜히 제일 먼저 뻗어선 우리에게 뒤를 맡긴다느니 하는 소리를 해선 우리 어깨를 무겁게 하지 말라고...! 네놈 식비따위 알바 아니지만, 적어도 내 식비만큼은 위험하단 말이다...! 그런 소리를 하고 있자니, 드디어 오른쪽 끝에서 두번째에 앉아있던 내 앞으로, 국수 그릇이 놓여졌다.
44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20:07 ID:iWEJxOkgvc ...결과부터 말하자면 참패... 할 뻔 했다. 나까지 뻗어버린 상황에서 내 왼쪽에 앉아 있던 처음보는 녀석(男)이 라스트 스퍼트를 시작. 보는 사람이 괴로울 정도로 입안으로 밀어넣었는데, 2초 차이로 국물까지 전부 마시는 데에 성공을 했다. 아슬아슬했지만, 겨우 성공. 식비는 사수했다...! ...물론, 그 아저씨는 우리들이 필사적인 모습을 보고 즐길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더블로 받을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미련하게 국수값을 계산해버린 우리는 바보일지도... "그럼, 곧 바로 바다가자!" 한인은 제일 먼저 뻗어버린 녀석답게 가장 먼저 부활하여 그렇게 외쳤는데, 놀라운 건 방금 전까지 나와 함께 뻗어 있던 녀석들 대부분이 녀석의 의견에 호응하며 수영복 위에 걸쳤던 옷등을 벗어 팔에 걸친 채로 바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그걸 보고 위를 쓰다듬었다는 건 잠시 한쪽으로 치워두고. 물론, 국수집의 일도 있어서 전부 가는 건 역시나 무리였는데, 나를 제외하고 여자 둘과 남자 넷이 축 쳐져, 먼저 출발한 선발대를 터벅터벅 쫓아갔었다. 물론, 나의 경우는 한인에게로의 저주를 한껏 퍼부어주며.
449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25:40 ID:iWEJxOkgvc 그렇지만, 역시나 식후 곧장 수영을 하는 건 안 좋았던 것인지 몇몇 녀석들은 정말로 빠질 뻔하여 초췌한 몰골로 돌아왔었는데, 그걸 비웃어주자 녀석들은 나의 위를 꾹꾹 누르며 장난을 치기시작했다. 그만해 이것들아---!? "그런데 넌 수영 안 하냐?" 바다에 와서 처음으로 나에게 의문문으로 말을 건 녀석은, 올해 처음으로 바다 이벤트에 낀 멤버의 녀석이었는데, 피부가 약간 햇빛에 그을린 게 인상적인 녀석이었다. 수영을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즐기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다지 몸을 젖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멍하니 있었던 것이었는데, 녀석의 그런 질문은 의외였다. 그야, 대부분의 남자들은 바다보단 여자 때문에 참가한 것이었으니까, 남자주제에 나에게 그렇게 물어오는 녀석이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그렇기에 내가 안 한다는 간단한 대답을 해주며 고개를 돌렸더니(녀석 같은 타입은 조금 약해서...), 녀석은 왜인지 자꾸만 끈질기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네놈, 대체 뭐가 목적이야! 네놈은 게이냐! 호모야?! 내가 끊으려는 걸 눈치 챘으면 적당히 말 붙이라고...! 나도 모르게 인상 펴버리고 말잖아! 기껏 만든 내 도도한(전혀 주위에 전해지지 못했지만) 이미지가...!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확실하게 끊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숨을 들이키며 입을 열었는데, "너, 소연하곤 무슨 사이야?" 곧 바로 기침해버리고 말았다. ...아? 소연...?
450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26:59 ID:iWEJxOkgvc Cut-. 토할 것 같기도 하고, 1시에 알바 나와달라는 부탁을 받아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지금 자야한다. ...지금 자도 제대로 일어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노력해봐야지... ...왜 마이크 들고 가게 앞에 서 있어야 하는 건 알바생 중 나 정도밖엔 하는 사람이 없는 거냐고...
451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1:28:17 ID:iWEJxOkgvc 아, 한가지 말해두지만, 정말로 하렘인가 뭔가 하는 말은 그만둬줘. 단지 내 주관적 시점이 9할인 부분이라서 사이 좋게 보일진 몰라도, 정말 친구 이상이었던 녀석은 넷중 아무도 없었다. 있어봐야 애인미만 정도였지. 그러니까, 그런 거니까-----. 난 뭐라고 하는 건지... 몰라, 잘래...
452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09:53:21 ID:2HyXuuSdRI >>451 난 남중남고루트.... 그래도 니가 부럽다구 ㅋㅋ
453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13:06:23 ID:iWEJxOkgvc 미안... 이제 막 근육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깜빡하고 있었지만 1시부터 알바였다...(8시에 또 검도지...) 바로 준비하고 가야해서 못 적을 것 같아-. 미안-! 그럼 다녀온다!
45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3:07 ID:B.wAGH2yIY 갱 to the 신
455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3:22:31 ID:eHlIT.3/Ug 미안 알바 도중부터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평소보다 좀 일찍 끝내고 돌아와 조금 스레딕에서 뻘짓 하다가 자버렸는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새벽에 부모님께 전화왔었던 모양이라 깨어져서 서둘러 옷갈아입고 창원으로 내려왔다... 최근 몸도 안 좋아지더니 갑자기 무슨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소리인지... 지난번에 쓰러지셨다고 해서 찾아간지 두달도지나지 않았는데... 아직 현실감이 없지만... 3일이나 혹은 조금 더 머무를 예정이라 기입 못할 것 같다... ...후우......뭘 어떻게 해야하는거지...이모 얼굴보는 것도 괴롭다...다녀온다...
1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16:13 ID:McW08rw4VI 내일 모레면 20대를 탈출하는 공무원 나부랭이야. 꽃피는 3월에 결혼 할 예정인데...
막상 결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니 첫사랑이 너무 그리워져서... 남자의 첫사랑은 평생 간다고 하잖아? ㅋㅋ..
뭐 그런고로 너희의 첫사랑 얘기가 듣고싶어!
일단 >>5부터 시작!
2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20:18 ID:4o.7gqjTdM 첫사랑 생각하지 말구 앞으로 남은 시간을 함께 할 아내 생각만 해줬으면 좋겠어ㅠㅠ 왠지 내가 그 아내된 느낌이랄까ㅠㅠ.
3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25:47 ID:McW08rw4VI 실은 몇개월 전에 5년? 6년? 그 정도 가까이 연락이 안되던 첫사랑이랑 겨우 만났거든... 그 첫사랑은 때마침 솔로 OL이었고, 나는 그때 지금 상대를 짝사랑하기만하고 고백은 못하고 있던 때여서 누구를 골라잡아야하나~하고 엄청 망설이던 때였어 ㅋㅋㅋ
결국 지금 상대 골랐지만 흠...
4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27:54 ID:4o.7gqjTdM >>3 그래서 지금 후회는 하지 않는거야? 이제 결혼할 남자가 첫사랑에 미련을 가지고 있으면 어떡해ㅠㅠ.. 나 지금 오버하는건가?
일단 첫사랑(이후 전여친)과는 샤이닝 로어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에는 정말 사소한 사냥 친구로 만났어
1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54:55 ID:navDft0RgY 난 19살남자인데 첫사랑만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그냥. 가끔길가에서 마주치는데 진짜 죽고싶어.
19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54:55 ID:navDft0RgY 난 19살남자인데 첫사랑만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그냥. 가끔길가에서 마주치는데 진짜 죽고싶어.
20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55:45 ID:4o.7gqjTdM >>17 역시나 처음엔 다 그런거군.
21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9:56:10 ID:McW08rw4VI 그렇게 한두달 사냥하면서 서로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니 나와 전여친의 나이가 동갑이라는걸 알게되었고, 뭐 게임 친구가 실제 친구가 되는게 그렇게 거부감 드는 나이는 둘 다 이미 지났으니까 우리는 자주 만나서 같이 게임하고 밥먹고 했지
36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10:21 ID:McW08rw4VI 그 날은 전여친이 조금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 날이 어두워지는것도 모르고 둘이 계속 술 푸러 다녔어.
한 12시 조금 지났었나? 그런 시간에 술취해서 헤롱거리는 여자애를 혼자 가라고 보낼만큼 막되먹은 놈은 아닌지라 집 근처까지만 같이 가주자... 하는 마음으로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37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13:38 ID:McW08rw4VI 저~기서 어떤 정신나간 오토바이 하나가 파란불인데도 마구 달려오는거야. 그래서 그거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오토바이 탄 녀석이 정말 맛이 간건지 우리를 향해서 방향을 트는거야...
난 깜놀해서 전여친을 밀쳐버렸고, 나는 팔을 오토바이 백미러에 박아버려서 넘어져버렸지. 그런데 참 기가 막히게 넘어져서, 전여친은 술이 취해서 똑바로 몸을 못가주고 누워버렸고, 나는 그 위에 엎어져서 대략
OTL O<<
이런 상황이 되었다는 것 ㅋㅋ
3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15:34 ID:T2iLgcSpUo 난 스레주가 현 여친이랑 사귄 스토리가 더 궁금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9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16:34 ID:McW08rw4VI 지금은 거의 다 아물어서 안보이지만 그때 상처가 조금 남아있다.
누가보면 오해할만한 포지션에 전여친은 술이 확 깨버렸고, 얼굴이 벌~개지면서 혼자 갈 수 있으니 이쯤에서 됐다고 터벅터벅 가더라.
난 그때 팔 아픈것도 모르고 도로에 가만히 서서 사랑의 전도사 미친 오토바이에게 감사했다
40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17:49 ID:McW08rw4VI 그후로 전여친은 한달 정도 게임에 안들어왔어. 나중에 사귀고나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게임에 안들어온게 아니라 나를 차단하고 있었다더라 ㅜㅜ
41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19:39 ID:McW08rw4VI 게임은 안들어오고, 전화는 안받고, 집은 대강 어디 있다정도만 알고 정확히 주소는 몰라서 찾아갈수도 없고... 한달간 이대로 끝나면 어쩌지하고 초조하게 보내다가 드디어 전여친이 게임에 들어왔을때, 난 아무 말도 못했어
43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22:21 ID:McW08rw4VI 한 10분 정도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쪽에서 먼저 메시지를 보냈어.
"팔 괜찮아?"
사실 안괜찮았어. 오토바이가 워낙 빠르게 달리는 바람에 그냥 또각 부러진게 아니라 아예 으스러졌었으니까...
그래도 나는 사나이인데 약한 모습 보일수는 없다!하고 괜찮다괜찮다하고 또 밥먹으러 가자고 했지.
44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24:55 ID:McW08rw4VI 내가 좀 걱정이 되었던지 그날 밤 바로 만나자는거야. 아직 기부스 안풀러서 만나면 바로 들킬테니 다른 약속 있다고 피하려고 했는데 그럼 지금 당장 우리 집으로 쳐들어오겠다는거야. 그건 곤란하니까 그날 밤에 만나는걸로 쇼부 봤지.
그리고 약속 시간까지 계속 고민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결국 기부스 뜨거운 물에 불려서 떼어내고 나무 젓가락 두개를 팔에 대고 붕대로 고정시키는걸로 최대한 티 안나게 해서 약속 장소로 갔어.
45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26:51 ID:McW08rw4VI 기부스 떼어내느라 약속 시간에 20분 정도 늦었는데, 가보니까 전여친이 없어...
여기저기 찾아봐도 안보이길래 내가 늦게와서 먼저 갔나보다하고 나도 집에 가려고 했지. 그런데 뒤에서 누가 등을 퍽퍽 치는거야. 휙 돌아보니까 전여친이더라
대체 어떻게 숨어있었던건지는 지금도 미스터리
46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29:12 ID:McW08rw4VI 잠깐 둘이 서서 잡담하다가 전여친이 배고프니까 밥 먹으러 가자고 팔짱을 끼는데...(원래 좀 달라붙는걸 좋아했어)
아뿔사, 하필이면 왼쪽으로 달라붙을게 뭐람... 그 사람 많은 만남의 거리에서 아프다고 징징거릴 수도 없고 무엇보다 그러면 아직 다 안나은게 들키니까 본말전도잖아...
그래서 식은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참으려고 했는데... 안되더라. 평소 자주 가던 음식점으로 가려고 했는데 여친이 다른 곳으로 가자면서 내 왼팔을 확 땡겨버린거야.
47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31:06 ID:McW08rw4VI 겨우 붙기 시작한 팔이 다시 부러졌구나하고 생각할 만큼 아팠다 ㅋㅋ 결국 전여친에게 들키고, 머리를 팡팡 얻어맞으면서 병원까지 질질 끌려갔지...
의사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한거냐고 입원하고 가라길래 뭐 별 생각 없이 알았다고 했는데,
전여친이 병실에서 자고간다네? 어허, 이거 안되는데...
4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35:09 ID:McW08rw4VI 그날은 너무 피곤해서 그런지 전여친이 옆에 있던 말던 계속 꾸벅꾸벅 했어.
그렇게 계속 꾸벅꾸벅하다 막 잠들려는 찰나에 자꾸 누가 옆에서 훌쩍거리는거야...
인나보니까 전여친이 옆에서 훌쩍훌쩍, 좀 생뚱맞지만 나는 이 상황에서 '지금 밖에 없어!'하고 생각했지. 그리고 다시 팔 고정끈을 풀어버리고 와락 껴안고 고백해버렸어
너무 오글오글하는 멘트라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 ㅋㅋㅋ
"왜 울어... 너 때문에 팔까지 그냥 날려버리는 사람도 있는데 울면 벌 받는다 너? 그런데 신기하다, 너 안고있으니까 팔이 안아프다"
50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38:42 ID:McW08rw4VI 전여친은 새침하게 대답했지만 그래도 1년 남짓 같이 밥먹던 사이인데 그것 하나 모르겠느냐, OK 사인이었다.
그리고나서는 정말 평범하게 연애질하고 다녔어. 교과서에 실어도 될만큼 평범하고 일반적으로 ㅋ
51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42:37 ID:McW08rw4VI 한 반년 정도 그렇게 연애질 했었나? 우리는 사소한 일로 싸워버렸어.
밥을 먹고나서, 내가 사겠다는데 전여친이 끝까지 뿜빠이를 고집하는거야. 결국 꿈빠이해서 내기는 했는데 이게 불씨가 되어서 큰 싸움으로 번졌지. 그리고 몇일간 말도 안하고 지내다가 전여친의 결별 선언...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정말 크게 후회하면서 조상님 모시듯 매일매일 찾아가서 사과하고 선물 현관에 놓고 돌아가고 해서 겨우 다시 붙었어.
52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47:27 ID:McW08rw4VI 그 뒤로는 정말 연애질을 해도 하는게 아니었어. 냉전 상태였지... 뭐를 해도 즐겁지 않았고...
그때 애는 없었지만 ㅋㅋㅋ 딱 "애 때문에 싫어도 같이 산다" 상태였어
53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48:27 ID:McW08rw4VI 그러다 이번에는 내가 헤어지자고 했지. 전여친도 나와 비슷했는지 금세 알았다고 하더라...
54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50:07 ID:McW08rw4VI 그리고 헤어지고 얼마 안되서 나는 폐인이 되었고, 난 이 녀석 없이는 못사는구나 깨닫고 바로 전화를 해봤어. 전화기가 꺼져있거나 없는 번호래... 그래서 게임으로 들어가 그 녀석을 다시 친구추가 했어... 없는 아이디래...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집으로 쳐들어갔어... 모르는 아줌마가 나와서 얼마전에 이사왔다고 하더라...
그리고 우리 둘은 작년 늦가을까지 약 5년간 서로 목소리 한번 못듣고 살았어...
허무한 결말이지 ㅜㅜ
55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50:48 ID:McW08rw4VI 내 첫사랑 얘기는 이렇게 끝이다.
다음은 >>60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ㅋ
그런데 아직도 사람 남아있어?
56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55:25 ID:puRo1zks9M 아, 나 듣고있어!!!난 아직 미자여서 첫짝사랑은 있지만 굳이 첫사랑은 없다ㅜㅜ 첫짝사랑도 그냥 지켜보다 긑난거라 스토리도없어서 얘기 못해요 죄송ㅜㅜㅋ
57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56:46 ID:4o.7gqjTdM 나 다 봤어!!!ㅋㅋ
5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58:42 ID:McW08rw4VI 예전에 전여친이랑 재회한 날 시팔채널에 세운 스레를 찾아서 참고해 쓰려고했는데 안보인다 ㅋㅋ
전에 쓸때는 정말 쓰다가 눈물도 뚝뚝 흘리고 듣던 사람들도 같이 눈물 뚝뚝 흘리는 걸작이 나왔는데 ㅋㅋ
요새는 6살 연하 여친이랑 알콩달콩 살다보니 첫사랑이 어땟는지 거의 다 잊어버렸어 ㅜㅜ
59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0:59:37 ID:4o.7gqjTdM 역시 사랑은 사랑으로 지운다는 말이 맞았어
60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00:28 ID:2Q87487UqM 내가 해볼까?
63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05:36 ID:4o.7gqjTdM 아 진짜 두근두근 거리는데
64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05:40 ID:McW08rw4VI 음? 시작 안해?
65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06:49 ID:2Q87487UqM 그럼 해볼게 진짜로 마음이 뛰는 첫사랑을... 내 이야기는 고1 때로 시작되... 거의 막바지 12월달이니까 약 1년전이지 나는 아빠의 종교적인 일로 이사를 오게되었어 참...많이 이사를 다녔기에 크게 이상할 것도 없었지 난 기숙사를 써서 집에 일주일에 한두번 밖에 안가니까 큰 상관은 없다 생각했구 그래서 이사를 가서 토요일에 교회에 있는 학생회와 함께 축하회??랄까 해서 식당을 가게됬어 근데 거기서 본 누나는... 고2 였구 첫 느낌은 참 착하고 순하게 생기고 이뻤다!?!?
66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07:45 ID:McW08rw4VI 연상인가... 연하킬러인 나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6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10:23 ID:2Q87487UqM 여튼 같은 동네살고 같은 교회니까 자연스레 친해졌지 항상 내가 먼저 문자하고 해도 누나는 어느정도하다가 씹고...의 반복이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안친한건 아니였어^^ 자주 운동도 같이하고 둘이서 교회준비도 하고 생일도 서로 챙겨주고 그러다가 1년이 지난 12월에 일이 생겼어...
77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17:58 ID:2Q87487UqM 그리고선 1월달이 되었어 남친이야기는 전혀 안했구... 그 날에는 내가 누나한테 심심하다며 영화를 보여달라하니까 내가 교회영상 만든게 있는데 그거나 보자는거야 그래서 나는 추우니까 따뜻해질동안 기다리라구 문자할테니 이따 오라고했지..
7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18:34 ID:2Q87487UqM >>75 써있듯이 2009년 12월달 이야기이다
83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24:32 ID:2Q87487UqM 나는 워낙 소심한지라 굉장히 어버버 거리면서 말했다 나 : 저번에 소원말이야.. 나 받고 싶은거 있어 ㅋㅋ 누나 : 먼데 그래 ?? 받고싶은게 나 :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랄까 그런거 있잔아 왜~!! @$!%!# 누나 : 그게 머야;;?? 나 : 그러니까..음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 누나 : 머냐구..-_- 나 : 한번만 안아줘!
84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25:12 ID:McW08rw4VI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레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이렇게 귀엽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6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27:24 ID:2Q87487UqM >>84 너무 창피했다랄까...흠흠
그랬더니 누나는 창피하다며 안한다고 버티는거있지;; 그러면서 다시 교회로 들어가는거야 그러고는 나한테 요즘 무슨 고민있냐면서 또 이야기를 시작했지
87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29:43 ID:McW08rw4VI 그러고보니 내가 처음 여자랑 포옹해본게 고등학교 들어가서 부활동 처음 시작했을때 그 신고식에서 한 왕게임 때였지 ㅋㅋㅋ 왕이 X번이랑 X번이랑 포옹하라고 하는데 마침 나랑 고2누나 ㅋㅋㅋㅋ
처음 이성과 포옹해본 느낌은... 기억이 안나 ㅜㅜ
8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21:32:04 ID:2Q87487UqM 그러다가 문득 누나가 이야기 하길... 남친 정리를 했다는거야;; 그러고는 묻는말이... 누나 : 너 누나가 남친이랑 깨졌다고 했을때 어땟어?? 나 : 응?? 하고 어버버하게 있자 누나가 누나 : 음.. 그러니까 아싸!! 였어 아니면 왜?? 였어? 나 : 아싸!! 솔로한명추가다!! 라며 웃음으로 넘겼지;ㅋㅋㅋ 그러고는 또 누나의 질문 누나 : 그럼 누나가 남친 생겼다고 했을때는 왜??였어 아니면 아..그래?? 였어? 나 : 음... 왜??였지 누나가 남친 중학교때 이후로 안사귄다고 했잔ㅇ ㅏ ㅋㅋ 누나 : 아...그런가 ㅋㅋㅋㅋ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 참고로 누나와 나 사이는 진짜 친한동생누나 사이랄까... 베프한테도 안말한다는걸 나한테 다 털어놓던 누나니까)
89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00:05:49 ID:gx/1udd6oM 돌아와 스레ㅈ.... 내가 스레주구나
돌아와 >>88! 어서 썰을 풀어줘
90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2:55:18 ID:QdM22hCsOc 나 >>88 인데 돌아왔어 근데 지금 마음이 어지러워.. 좀 자다가 이따올게
91 이름:이름없음 :2010/01/31(일) 17:34:06 ID:gx/1udd6oM 오늘 밤에나 볼 수 있겠구만 ㅋ
98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9:09:35 ID:Yb05bC7GlM 오 왔구나
99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9:12:50 ID:Ghpfw9H9ck 그러고선 하이킥에서 정음 , 지훈커플의 키스신 얘기를 하는거야...부끄부끄 그러고 한참후에 누나랑 나는 조금 떨어져 앉았지 그러자 누나가 말했어 누나 : 니가 저번에 들어보라고 한 노래 있자나 나 : 머?? 누나 : m to m 의 굿바이 맞지?? ㅋㅋ 나 : 에...몰라 누나 : 맞으면서~ 하고선 흥얼거리던데 얼마나 뻘쭘하던지....ㅠ.ㅠ [한번 들어보시길...] - 참고 : 그전에 스레주는 누나한테 고백도 아닌 고백으로 누나한테 하고싶었던 말이라며 그 노래를 들어보라고 했었다 -
100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9:14:46 ID:x/5toUaVE2 누나 너무 귀여우신데 ㅋㅋㅋㅋㅋㅋ
101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9:16:45 ID:Ghpfw9H9ck 그렇게 이상하게 놀림아닌 놀림을 받고 각자 집으로~! 그후에도 자꾸 우리집만오면 굿바이 틀어바~! 스레주야 ㅋㅋㅋ 이러곤 했다...
102 이름:이름없음 :2010/02/02(화) 19:20:15 ID:Ghpfw9H9ck 음.. 그리고 딱히 큰일이랄껀 없지만.. 누난 항상 날 동생으로만 보았다 교회에서 보면 메롱 하기도 하고 수련회에서도 애 취급하고 여튼 이렇게 항상 동생으로써 옆에 있던 나였다... 지금도 ing... 진행중인 이야기지만 여기서 줄일게^^
8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6:10 ID:vioX0oCU9E 나도! 이제 이 스레의 똥냄새가 익숙해졌다구!!
89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6:47 ID:I4h6bOc6MU >>85 역시 사람이겠지? 범죄잔가? 돌리는 소리가 날때마다 몇분후에 밖을 보긴 했는데 말야. 아무도 안보였거든.
90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7:18 ID:zZZ2LDFqXI 그보다 밖을 보는 스레주가 대단해~ 나라면 무서워서 나가보지도 못할텐데...
91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8:19 ID:4nNTurZSSc 음 내말은 그 문제란게 손잡이를 계속 덜컥 거리는게 본격 심화될때란 얘기지 한두번 손잡이 잡고 흔드는건 솔직히 단순 장난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더 크거든 내가 아는 한 경찰은 그런 손잡이 한두번 덜컥이는걸로는 안오든지, 아님 주변에 그냥 한번 간단한 순찰돌든지 그게 다야
왠만하면 인기척을 심어주는게 좋을수도 있어 한두번 덜컥했을때 사람이 자주 없다는걸 알면, 본격적인 대상으로 찍힐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말야
102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5:37 ID:I4h6bOc6MU >>99 죽어 너도!!!!!!!!!!!!!!!!!!!! 악!! 이제 개찰구 따위 안볼꺼야!!!
103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6:23 ID:zZZ2LDFqXI >>101 그거 좋은 생각인걸?
10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6:31 ID:4nNTurZSSc >>99 그 사람눈은 진짜 사람일거야 난 오컬트에 흥미있고 여러 주술들을 믿긴 하지만, 왠만하면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싶어 귀신이라면 그렇게 있지 않고 집안에서 무언가 발현을 할거야 하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사람의 소행도 참으로 많지 스레주, 대문에 벨이나 문 근처에 알파,베타,감마나 x 자 표시 있나봐 한때 그 표식이 범죄자들이 물색한 대상의 집들에 대한 표기란 말이 있었으니까 뭐 알파는 여자만 있는집, 베타는 남자 있는집 뭐 이런식으로 말야
10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8:14 ID:I4h6bOc6MU >>104 있지. 나 제발. 똥스레가 더 좋으니까 말야. 그런거 하지 말아줘..
ㅜㅜ...똥스레가 더 좋지만 의견쓴다 스레주 그거 알아? 어떤 남자 집 앞에 매일 어떤 사람이 개찰구 열고 닫고 간 얘기
110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9:53 ID:zZZ2LDFqXI >>109 나 그거 알아! 2ch 어비스에 있던 그거?
111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0:18 ID:4nNTurZSSc >>109 그래서 어떻게 됐어??
112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0:46 ID:I4h6bOc6MU >>109 2ch 어비스는 매일 정독하지만 그런건 못봤어. 그런데 그만 두면 안돼? 진짜 똥스레가 더 좋으니까. 하지만 오지는 말아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3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2:36 ID:vioX0oCU9E
맞아 2ch 어비스ㅋㅋㅋㅋㅋㅋㅋ
그사람은 끝내 이사했지 경찰 수사중에 전 집에서 부적이 막 나왔다고 하더라...
11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4:12 ID:zZZ2LDFqXI 우리 이제 이 스레 진짜 똥스레로 만들자구! 심각한 얘긴 그만해~~ 제발~ 나도 무섭단말야~~~ㅠㅠ
11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4:40 ID:4nNTurZSSc ㅋㅋ 무서우면 그냥 똥스레로 몰고가다가 냄새 너무 난다 싶으면 묻어줘^^
11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4:55 ID:vioX0oCU9E
난 이제 스레주가 얼마나 똥스레를 좋아하는 지 알게되었다...
11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4:58 ID:7GcGOkczqg >>112 아녀석 위험해!!!!!이녀석은 그동안 어떤 2CH어비스를 본거지?너 컴퓨터에 귀신이 들린게 분명해! 지금 컴퓨터를 뜯어봐!머리카락이나 신체의 일부 혹은 부적 비슷한거나 컴퓨터내부에 있어서는 않되는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
133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30:57 ID:7GcGOkczqg 일단 문단속을 잘하고 인터폰이 있다면 켜두는게 좋아 혹시모르니까 현관문이냐 초인종 근처에 이상한 문자나 낙서가 있는지 확인하고 전에 없던 물건 같은게 문근처에 있으면 치우는게 좋아 지난번이 사건이 뜨고나서 놈들이 수법을 바꿀수도있거든 그렇다고 지금 나가서 확인하지마 위험하니까
18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51:17 ID:7GcGOkczqg 똥이란것은 그저 몸에서 나온 쓸모없는 찌꺼기 잉여 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니들을보고 똥을좀더 소중히 대해야겠다고 생각 하게됬어 그래서 다음부터 물내릴때는 꼭 '잘가~ 전에보낸 내분신에게 안부좀 물어줘 ' 라고 말하겠어!
18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51:32 ID:/5/cIWnj0M <<180 스레주, 너무합니다. 가녀린 마음에 상처를 주셨으니 보답으로 택배에 똥을 싣어 보내드리겠습니다. 자 이제 주소를 불러주세요.
18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51:56 ID:zZZ2LDFqXI >>184 물내리지 말고 스레주집문에 바르라구!!
18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52:32 ID:7GcGOkczqg >>186 난언제 부터 테러단에 가입한거지?
25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3:11:14 ID:/5/cIWnj0M >>248 참고로 똥을 좋아하는 스레주에게. 우리 집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벽이 얇아서 누군가 치는 소리, 벽을 뚫는 소리, 뛰어다니는 소리, 긁는 소리 등등 다양하게 들려. 하지만 신경쓰고 살지 않으니 아주 즐거운 일상이 되어간다네. 똥을 생각하며 이런 일은 가볍게 넘겨버리게.
25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3:11:32 ID:4nNTurZSSc 크흠,.. 역시 같은 대구인 내가 가야하는것인가...
10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0:43:35 ID:SINrp60HGw 이건 내 거다
11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0:46:27 ID:SINrp60HGw 군입대가 얼마 안남은 21살 남이다. 내 인생은 전체적으론 살짝 다크하다. 어릴때부터 남한테 주먹질 한방 먹이지도 못하고 맨날 당하고 살다가 중학교때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었다. 그 이후론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한다. 사실 좀 고독하기도 하지만 뭐 어때. 알바도 하고 할건 다 한다.
14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0:53:30 ID:SINrp60HGw 심하게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교 때 내가 버틸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와 인터넷 덕분이었다. 나는 온라인에서 제2의 인생을 경험하며 실패해버린 오프라인에서의 현실을 잊으려는 듯 당시엔 엄청나게 몰두했었다. 당시 난 초3때부터 배우던 컴퓨터에 무궁무진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으며 비록 어려운 형편에 빤딱빤딱한 최신형 컴은 못 쓸지언정 남한테 얻어온 유물급에 가까운 486컴으로 지금으로선 전~~혀 쓸모 없는 dos명령어 등등의 스킬을 익혔었다. 이 컴 덕분에 컴퓨터 관련 중에서도 내 관심사는 고전게임이 되 버렸다. 고전게임 카페를 운영하며, 고전게임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왕성한 활동을 했고 그게 당시 내 사는 보람이었다. 학교 공부? 그건 뭐.......당시엔 생각해 보지도 않았었음.
15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0:58:17 ID:SINrp60HGw 인터넷은 당연 집에선 안 되니깐 집에서 5분 거리의 도서관을 애용했음. 쪼금 귀찮으니 짧게 짧게... 한 사이트에서 집착의 광기라 할 정도로 엄청나게 소속감을 느끼며 활동하다 어느 순간부터 키워로 돌변, 결국 나 자신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싸늘해진 다른 회원들의 태도에 충격을 먹으며 1~2주간 심각한 우울 증상에 빠져 잠만 자다 회복된 뒤로 탈퇴하고 그 곳을 떠났다. 그 뒤로 두 사이트를 거쳤는데 한곳은 위와 비슷한 케이스로 난동 부리다 온라인 게임에 빠져서 소홀해지다 사이트가 펑 터졌고 다른 한곳도 난동은 부리지 않았지만 그곳도 펑 터졌음. 그 이후론 나의 블로그 시대가 온다!!
17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04:39 ID:SINrp60HGw 블로그는 04년부터 08년 초까지 약 4년간을 했다. 처음엔 짤방 하나 올려두고 짧은 글 몇줄 툭 던졌었으나 점점점점 글이 길어지더니 쪼끔은 심도 있는 글들도 다루게 됨. 점점 글쓰는 것에 애정을 들이게 되고, 공들여 글을 쓰게된 것도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부터. 여러가지 글을 올렸었다. 내 취미, 관심사에 대해... 아니면 일상 생활의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담은 수기라던가... 보통 맘잡고 제대로 글을 쓴다 하면 A4용지 한쪽면 3분의 2정도 분량 이상은 썼지 않나 싶다. 근데 그렇게 애정을 들인 글들을 당시 블로그를 하며 알게되고 친해져서 같이 겜도 하고 메신저에서도 놀던 그런 사람들과 정모를 가졌다가 꼬여서 블로그를 지우게 되면서 다 날라갔다. 벌써 2년이 다 된 이야기지만 아직도 꿈에 나올 정도로 가슴이 쓰라린 일이고 근래에 가장 후회되는 일이기도 함.
18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08:02 ID:g8ReCCMNU. 부친이 알콜중독, 무직. 친형은 장수 실패. 이제 벌써 인생 끝나있지
20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12:46 ID:SINrp60HGw 애정어린 글들이 있었고 거기에 의견을 주던 여러 리플들도 있던 블로그가 사라졌다... 거기에 한술 더 떠 친하게 호형호제 하며 지내던 사람들마저 잃었다... 나에게 남은건 무엇인가.
정모를 가게 된 시기가 심적으로 많이 흔들리던 불안정한 때였는데, 그 시기만 잘 넘겼으면 결과가 살짝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하튼 블로그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인터넷에서도 이렇다 할만한 활동이나 즐거움을 얻지 못하게 됨. 블로그를 그만 둔 순간 다시 새로 블로그를 시작할 기력도 자신감도 생기지 않았고 그냥 사이트에서 활동할 자신도 없었고... 무엇보다 블로그 할 당시엔 글쓰기에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블로그 지운게 어지간히 쇼크였는지 글쓰기에 자신감을 잃고 난 제대로 글을 쓸수 없다는 두려움마저 엄습해서 그 이후론 절필-_-;이나 다름없이 되 버림.
21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16:58 ID:SINrp60HGw 그 이후론 뭐 내가 사람과 거리를 두는 아싸의 대학 생활이 시작됐고 그리 대단한 대학 들어간건 아니고 대충 들어가서 공부도 썩 잘하는게 아니라 간신히 평점 3.8정도 하고(전공과목은 다 a~a-정도 학점인데 썩을 교양 F-_-) 빠른 생일이라 1학년 마치고 바로 군대가지 않고 1년정도 휴학해서 알바도 하고 하려던 공부도 해서 일본어 자격증 JLPT1급 땄고... 이제 군대에 끌려가기만 하면 됨 내가 생각해도 참 다크하고 지질한 삶을 살아 왔는데, 군대 갔다와서 복학하게 되면 맘 다잡고 사교적으로 활동해 볼까 함. 군대 안에서 내 자신을 개혁해 보자...
29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31:20 ID:btJHN.aA7Q 난 말야 정말 평탄하고 스무스한 인생을 살아와서 정말 재미없어. 기억나는 일도 없고, 새벽이라 볼사람도 별로 없을테고 그냥 한큐에 끝낼게
30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35:39 ID:btJHN.aA7Q 중학교때부터 시작할게, 초등학교땐 별로 기억나는 일도 없고. 중학교땐 그냥 그런 학생이었어, 학교가 조금 안좋았던지 불량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괴롭힘 당하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그냥 지나가기 일쑤였고, 묻힌채로 조용히. 그런 인생이었어. 낯도 많이 가렸어. 그래서 그렇게 그냥 중학교를 졸업해버렸어, 정말로 재미없게. 그리고 고등학교를 오니까, 내 인생이 정말 재미없는거야. 음.. 그래서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 다양한 사람들하고 만나보고 싶었거든. 낯을 엄청 가렸으니깐.
31 이름:이름없음 :2010/02/04(목) 01:40:24 ID:btJHN.aA7Q 그래서 처음 시작한게 블로그거든, 얼굴 안보면서도 많은 사람들 볼 수 있잖아, 그렇게 하다보니 친한 친구들도 많이 생겼어. 물론 지금도 소중한 친구들이야. 더불어 조금의 용기도 내니깐 학교 친구들도 많이 생기게 되더라, 그거 정말 한끗차이었던거야. 그러다보니깐 성격도 좀 외향적으로 변하게 되고, 그러고 나니깐 혼자서 막 여행도 다녀보고, 사는게 참 재밌어지더라고. 그렇게 고3이 되고, 또한번 으라차! 하니깐 공부도 좀 되더라. 그렇게 대학도 합격했고, 지금은 동기 선배들하고 친해지랴, 기타 배우랴, 헬스 다니랴, 복싱 다니랴 일본여행 계획하랴 좀 정신없지만 정말 유쾌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 사람이 긍정적으로 바뀌는거, 어느 한순간의 마음가짐이야. 이왕이면 각자의 인생 전부 행복해지면 좋지 않겠어!? 마칠게.
1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19:45 ID:Iq4gUkRObM 지금 시간이 내 컴퓨터 시간으로 8시15분인데... 1시간 전부터 밖에서 누가 자꾸 문을 두드리는것도 아니고 문을 약하게 긁었다가(표면이 울퉁불퉁한 유리문이라 드르륵 거리는 소리만 남)말았다가, 또 무언가를 끊임없이 중얼중얼 거리는데 딱히 뭐라 할말이없어. 언뜻 들으면 염불같기도 하고 러시아어같기도 하고... 우리집 문이 유리문이기 때문에 밖이 보이기는 해.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형체만 간신히 보이는데 마치 키가 꽤 큰 여자의 모습같아... 그리고 지금은 중얼거리는 소리가 더 커졌어... 어떡하면 좋지...
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29:00 ID:Iq4gUkRObM 방금 신고를 했긴했는데. 경찰들 답변이 참 가관이야... 내가 남잔데... 하는말이 남자가 밖에서 소란피우는 여자하나 못 쫒아내고 뭐하는거냐고 오히려 역으로 날 나무라더라... 아무래도 경찰들한테 미운털 박힐것같아...
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29:56 ID:g6d9FsdowE >>5 신고한거야? 그럼 그 여자는 사람인거지? 지금 그 여잔 어떻게 됬어? 해결된거야?
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31:05 ID:Iq4gUkRObM 4/염불과 러시아어의 중간정도? 어떻게 적을수 없을정도로 복잡한 소리를 내고있어... 그리고 지금은 집주변을 탐색하는것 같아... 나는 가정집에서 살고있는데 열린 문이나 창문이 있는것 같아서 빨리 문단속하고 올게...
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33:03 ID:Iq4gUkRObM 6/신고는 못했어. 날보고 남자망신 시킨다고 하면서 나무라더니 끊더라.. 아무래도 믿지않는 모양이야. 그리고 문단속은 다 끝났어. 다행히도 모두 잠겨있더라..
9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34:29 ID:g6d9FsdowE >>8 확실히 나라도 그런전화 오면 장난전화로 치부할것같아ww 하지만 위험하다. 아직도 있어?
10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35:05 ID:Iq4gUkRObM 현재 상황. 계속 탐색을 하는건지 간건지는 몰라도 주변이 조용해졌어... 조금 있다가 다시 상황을 말해줄게...
11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35:59 ID:Iq4gUkRObM 위험하다.... 진짜 위험하다.....
12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39:53 ID:Iq4gUkRObM 상황보고. ...... 정말 위험해... 주변이 조용하길래 안심하고 화장실에 갔는데 그 사람이 화장실 창문에 손을 대고 어떻게든 열려는듯 마구 흔들고 있었어....
13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41:37 ID:g6d9FsdowE >>12 위험!!!지금 기척은 안 내고 있지? 불은? 다껏어? 집안에 있는 모든 문이나 창문 잠궈놓고, 주변 가족이나 친구한테 와달라고 하는게 좋을것같아.
1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41:50 ID:Iq4gUkRObM 무서워서 전부터 화장실 불을 켜놓은 상태라 날 눈치채지는 못한것 같지만... 정말 무섭다... 이럴떈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1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0:45:44 ID:Iq4gUkRObM 12/불을 끄고 싶어도 난 은근히 겁쟁이타입이라서 역으로 집안불을 모두 켜놓은 상태야.. 아버지는 출장을 가셨고 어머니는 외갓집에 볼일이 있어서 집엔 나 혼자뿐이야... 휴대폰도 오래 쓴편인데다가 요즘엔 고장까지 나서 아까 112에 신고했을때도 간신히 연결된거였어... 우선은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문자라도 보냈어...
5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07:08 ID:g6d9FsdowE >>51 안돼 절대 문 열려고 하지마. 연락한 친구는 언제와? 친구가 올때까지 쥐죽은 듯이 있어줘.
5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08:21 ID:Iq4gUkRObM 50/가능성이 있을지도... 다시 연락해볼게...
5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09:48 ID:n9XVrv8ZUQ 친구도 상황이 위험해질수있으니깐
아파트인 경우엔 계단으로 다른집 가는척 하면서 위로 올라가며 여자 상태를 확인해 달라 하고 주택인 경우엔 문앞을 지나가는 행인처럼 그냥 가는척하며 여자의 상태 확인해달라 해봐
아무래도 외부에서 지원오는거면 왠지 위험해질수있으니..
제길!! 어제 워프게이트가 고장나지만 않았어도 스레주네집으로 친구 소환해주는건데!!!!
5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11:28 ID:g6d9FsdowE 확실히 >>56의 말에 동감. 친구가 위험해질수도 있어
5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12:07 ID:Iq4gUkRObM 54/친구는 집근처까지 왔다고 방금 연락이 왔어... 53/6년전에 산 이름모를 폰이야... 특징을 말하자면 색은 하얀색이고 두께는 살짝 두꺼운 편이야. 그리고 밀어서 여는폰이 슬라이드폰 맞지? 아마 슬라이드 폰일거야.
6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25:42 ID:JZnD2Jo2yk 문 ..좀.... 열어...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문...좀 열어 주세요.....화장실이...급해..요...... (화장실 덜컹덜컹) 문!! 문좀 열어 달라구요!!! 화장실이 너무 급해요!!! (스레주 소리침) 이히히히히////// 진짜 싸겠어...화장실 좀 쓰면 안되요???? 으히히힉....... 문..좀...열어주세요.....화장실이 급해요..... (시간경과후 다른곳을 찾아감)
6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30:23 ID:vBAIcxJQ/2 지금 밖에있는건가? 흠.. 지금 상황이 궁금해.. 스레주 지금 밖에있는거지? 혹시 당한걸까? 아니길 바래
7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39:59 ID:HowUvW.3pc 내가 좀 얘기해볼까 그년이 하필 왜 니네 부모 다 나가는 날에 쳐와서 지랄일까.. 또라이는 아니야 그년이.. 계획 세우고 앵기는거지. 그렇다면 굉장히 치밀한 새낀데 이런 경우에는 원한이나 아니면 계획 범죄라고 할 수 있지. 조심하는 게 좋을걸~ 일단 낚시가 아니라면 말이지
7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40:02 ID:vBAIcxJQ/2 >>69 내말은 패거리가 있을수도 있다는거 스레주가 갔다온지20분 좀 넘게되었다 왜 안오는거지? 스레주 지금 빨리오길 빈다
7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40:33 ID:HowUvW.3pc 그것도 아니면 정말 귀 to the 신 ☆
7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1:42:27 ID:g6d9FsdowE 확실히 20분가량 지났다. 스레주....언제쯤 오는걸까...
11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8:11 ID:VgZ.GuqiPs 저주쪽에한표. 저주를 하면 저주를건사람도 정상일꺼라고는 장담을 못하겠네 사람이 저모양이라니.
일단 밤을새..위험할거같아. 그리고 낮이되면 스레주가 친구랑 경찰서에가서 경찰등끌고와서 재 태운거 보여주면되지않아?
물론 경찰이 재태운거 조금가지고 믿을까가문제지만..
117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09:59 ID:JZnD2Jo2yk >>116 아마 경찰은 오컬트적인걸로 크게 선동되지 않을거야
11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0:34 ID:Iq4gUkRObM 아마 잔뜩 기대들한것 같은데... 별일 없어서 미안해... 어쨌든 내일 날밝으면 다시 집 주변을 둘러봐야할것 같아. 아 그리고 아까전에 신고로 경찰이 오긴 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고 더이상 조사는 할수 없다고 하더군,(역시 경찰한테 미운털이 박힐것같아;;)
119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2:53 ID:JZnD2Jo2yk 기대한게 아니구 걱정한거야 별일없는게 다행이라고 하고 싶지만 재가 발견된게 더 걱정인거구.... 아무일 없길 바란다.....ㅠ
120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3:09 ID:Iq4gUkRObM 어쨌든 오늘밤은 친구와 같이 자야될것같아... 혹시 내일 특별한 일이라도 생기면 바로 보고할게.. 다들 걱정해줘서 고마워!
124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15:13 ID:vBAIcxJQ/2 그거 원모양으로 되어있으면 저주가 확실해 나도 정확하진 않지만 친구말로 저주하는거는 간단하다고 하던데? 사진을 종이에 올려놓고 원을 그린뒤 그원 안에 촛농을 그원의 +자 되는 부분에 떨어뜨리면 간단한 저주라고 하는데 친구말로는 그냥 싸움을 당한다는 정도?밖에 안되지만 혹시나 위험할수있으니 친구랑 같이 자길바래..
12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2:10 ID:rBSgU/oyrY >>127 나 아직 좀 많이 어린나인데;20층살거든. 꼭대기야 바로위에 옥상있는데 막 쿵쿵거리는거 나도 무섭다.. 지금도 약간 바시락바시락쿠ㅇㅋ쿵거려.. 힝..이글보니까 약간 무서워졌어 ㅎ.ㅎ. ..
129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4:50 ID:T5X7YktgO6 2ch에 나온 그 괴담이랑 매우 비슷한거같은데
130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29:35 ID:1Bc1sSnN9A 방금 와서 이스레 쭉 봤다 이거 왠지 위험한데.. 이거 읽는순간 2ch 어비스 [한여름밤의 공포]인가 그게 떠올라 버렸다 그때 상황하고 굉장히 흡사해서 말이야
135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38:19 ID:1Bc1sSnN9A 한여름밤의 공포 잠깐 설명해보자면 일본에서 어떤 남자아이 둘이서 산에 오두막 비슷한 걸 짓고 캠프분위기로 하룻밤 묵었는데, 그 산에서 재수없게 누군가의 사진을 못으로 박고있는 어떤 정신나간 여자를 발견해버렸다. 여자에게 발각되어 운좋게 도망치긴 했지만 나중에 오두막으로 다시 돌아와보니 개는 처참하게 죽어있고 하필이면 이름이 적힌 가방을 두고 왔기 때문에 여자에게 이름이 발각되어버렸다. 그 여자는 두명의 남자아이의 집 주위를 배회하며 개구리를 던지거나 창가를 배회하며 미친듯이 웃어댄다는 실화야
136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39:11 ID:1Bc1sSnN9A >>134 아주 무서운 이야기여서 떨어버렸다 더 자세히 알고싶으면 2ch 어비스의 공포번역란에서 찾아보라구
이어서 , 그 여자가 불지르다가 경찰한테 잡혀서 왜 너까지 날 괴롭히는거양 ㅡㅇ허헣허헣!!! 하고 소리지르는 실화
138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39:52 ID:1Bc1sSnN9A >>134 결말은 위 이야기와 다르게 경찰의 도움을 받았고
139 이름:이름없음 :2010/01/29(금) 22:39:58 ID:6P6iWTBakc >>132 여태까지 꾸며낸 이야기인줄알았는데 실화라고?.. 무서워.. >>134 2ch 어비스에 있는 건데 어떤 미친 여자 이야기 믿을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만들어낸 건줄 알았는데..
179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00:53 ID:A4ehBIsecQ 5시다ㅋ 근데 무당은.. 귀신붙었을때하는거잖아? 그 여자가 귀신이라고 확신할수있나?
180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07:51 ID:/awz.RmE0Q 그년이 저주 거는 거 맞는 것 같아.
181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11:07 ID:pmDGjAhyqU 스레주 5시 경과!!
182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2:58 ID:zSP8K/deDE 미안미안.. 집 정리를 하느라 조금 늦었어..
183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3:53 ID:zSP8K/deDE 친구들은 조금 늦게 도착할거라 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올거야...
184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4:24 ID:zSP8K/deDE 그건 그렇고.. 미리 피자를 시켜놨는데 왜 안오지...
185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6:59 ID:zSP8K/deDE 그럼 친구,피자를 기다리면서 상황보고나 할게. 어제의 그 여자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것 같아. 주변도 아주 조용하고... 길거리에 차몇대가 지나가긴 했지만 별거 아닐거야.. 지금은 TV보면서 스레드 적고 있는중이야.
186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7:53 ID:zSP8K/deDE 그건 그렇고 너희들이 글쓰는 시간과 내가 쓰는 시간이 미묘하게 어긋나는거 같은데 기분탓인가...
187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8:50 ID:zSP8K/deDE 왠지 나혼자만 이야기 하는 기분이 드는데... 뭐 그래도 상관은 없지만 말야..
188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29:42 ID:zSP8K/deDE 그리고 지금 영화 채널에서 해리포터 하는데 보고있는사람 없어?
189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32:09 ID:zSP8K/deDE 엥... 아무도 없나.
190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32:18 ID:xZlpbfmarU 그 피자 배달하는 사람이 사고났다면. ..에이 설마. 피자 오는대로 인증해줘.
191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33:30 ID:zSP8K/deDE 190/OK 오는대로 인증해줄게. 그런데 디카를 가지고있는 친구가 아직안왔는데...
192 이름:이름없음 :2010/01/30(토) 17:34:29 ID:6DQSrj9UNo 인증 기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