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너희들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싶다
1
너희들의 지금까지 인생에서 있었던 슬픈 이야기를 들려줘
2
음..
우선 스레딕을 알게 되었다.
3
유치원생때 좋아하던 여자애에게 고백했더니 다리사이를 걷어차였다
4
아..... 눈에서 땀이...
5
그보다 뭔가 진지한 슬픈 이야기를 듣고 싶다구!!
6
이자식!! 난 진지해!!!
7
>>5
음.
한참 된 일이지만, 나랑 제일 친했던 애가 차사고로 죽었다.
끗.
8
>>7 아...뭔가 미안하다...
9
만화책을 새로샀는데 망할 책방주인이 포장을 미리 뜯어줬다.
근데 그날 비왔어..... 하루만에 걸레됬다.
11-25
내가 9살때 나의 아파트15층에 살던형이있었어
난 그형이랑 엄청 친했어 같이 게임도하고 놀고 공부하고 이렇게5살때부터9살때까지
놀았지
근데 내가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그형이랑 만나는 시간도 줄었어
그러다가 사건이 일어났어
그형의 엄마가 치매여서 칼로 형을 찔르고 유언서를 쓴다음에 자살한거지...
그때쯤에 난 숙제를다하고 피아노 학원에갈려고 나갔는데 사람이 몰려있었지
그래서 "무슨일이에요?"하고 물어봤지
아줌마"15층에 사는에가 죽은것같아"
난 정신이 멍해졌다
정신이 멍한상태로 학원에갔다왔고 부모님한테 15층형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고나서야
미친듯이 울었다.
밤새울었고 결국 몸살걸려서 학교를 쉬었지
그리고 난 자괴감에빠졌어
"내가 그형이랑 그때 밖에서 놀기만 했어도...."
이렇게 난 미쳐가고있었지
그날밤 꿈을꿨다.
내가 뭔가 기분이 이상한곳에있었다
그때 갑자기 환경이변하면서 15층 형이 보였다
난 그대로 미친듯이 그형을 향해 달려갔다.
근데 그형은 가만히웃고만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말이라도 해야했지만 그땐아무생각도없었다
26
>>25 그다지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힘들었겠네....
27-29
그리고 꿈에서 깼다 식은땀을 뻘뻘흘렸다.
난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다시 그꿈을 꾸고 싶었다.
한번만이라도 대화하고싶었다
다음날
친할머니댁에갔다
평소같았으면 신났겠지만 어제그꿈때문에 난 멍해져있었다
31
잠시만....
그일생각하니까 또 눈물난다
32
>>31 미안하다 괜히 힘들게 한것 같다....
33-37
외할머니댁에서 멍하게있었던것같았다.
사촌동생들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녔지만 꽤 정신이 멍해져있었다.
그리고 밤이되어서 잠을잘려고했다
잠을 자고있었는데 몸에 온기가 느껴졌다 난 가만히 실눈을떴다.
엄마와아빠그리고 외할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도를했다
순간 눈물이나왔다
>>29 아 그리고 친할머니댁에서 외할머니댁으로 바뀐건 친할머니 댁에있다가
외할머니댁에갔다
그리고 난 그때부터 생각이달라졌다.
언제까지나 자책할수는없다고 내가 자책하면 누군가에게 피해가간다고
그때부터나는 평소대로돌아왔다
지금도 부모님과 외할머니께감사하고 있다
나 참고로 5학년
38
음.
>>7인데.
아주 대충 말하면
겨울이었는데 나하고 친구하고 길 걷고 있었다.
바로 옆이었어.
어떻게 되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차가 친구를 박았지.
현장에서 즉사였었나.. 여하튼 피가 좀 많이 튀었었어.
친구가 죽었다는걸 듣고 한참동안 방에만 틀어박혀서 울었다.
몆주동안 학교 생활도 힘들었고.
어떻게든 회복했지만 말야.
솔직히 지금도 그 때 그냥 내가 죽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아직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남아 있긴 한데..
뭐 저건 생각만큼 대단한건 아냐.
대신 지금도 생각하면 눈물이 엄청 난다..
43
>>38 너도 힘내라!!! 아자!!
44
아그리고 지금 혹시 자살할려하고 있는사람이있다면
당신이 죽으면 여러사람이 나처럼 고생한다는것을 잊지마!
50
그럼 나도 뭔가 이야기해볼까?
53
음 윗 이야기처럼 친한 했던 사람이 죽었다 하는 건 아니지만...
57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였다 우리집에서 내가 바라던 강아지를 기르게 되었지
60
종류는 믹스견 ㅋ
할머니댁에서 나신걸 주신거였다.
지금도 강아지를 받으러 가던게 생각난다.
62
강아지를 받고 집으로 가던중
누나: 이름은 뭘로 할까?ㅋㅋㅋㅋ
나:: 뭔가 귀여운거ㅋㅋㅋㅋㅋ(텐션 높았다 이때ㅋㅋ)
누나::그럼ㅋㅋㅋ 뽀삐 ㅋㅋㅋㅋ
뽀삐는 그때우리집 화장지이름이였다
63
그렇게 해서 이름이뽀삐가 된 우리집강아지(여 1살미만)
집에서 목욕도 시켜주고 많이 이뻐해줬다
65
물론 화장지로도썼겠지
66
하루는 아버지와 뽀삐의 집을 만들어주었지
어린 나는 아버지의 허드렛일을하며 도왔다.
가끔 깝치다 다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뽀비를 위해 열심히했다.
67
>>65
혀로 햘쨕햘쨣?!
68
그렇게 완성된집 내가 말하는건 그렇지만 퀄리티 높았다
아버지가 스프레이로 예쁘게 은색으로 칠해줬지ㅋ
하지만 그 스프레이 때문에 뽀삐는 그집을 2일 동안 사용못했다.ㅋㅋ
69
>>65 아니야ㅋ
71
뽀삐와 산책을하고 같이 놀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즐거웠었던같다.
어느날은 친척들이 많이와 흥분해있던 뽀삐가 내손가락을 물어서 피가 난적이 있었다.
이때ㅋ피는그 뽀삐로 닦았지 ㅋㅋ
상처에는 된장이 좋다고 된장을 발라주시던 할머니
아직도 된장 냄새가 나는 것 같다. ㅋ아니 내 입냄센가?
72
그날이 온다
그 빌어먹을 저주받은 날이!!
2차성징이 다른 크로마뇽들 중 암컷이 수컷에게 이빨의 썩음을 촉진시키는 달콤한거 빼
곤 아무장점도 없는 검은물체를 주고 받으며 부대끼는 저주받은 그날이!!
73
시간이 흘러가고 뽀삐는 점점 텐션이 높아졌다 아마 집에 적응이 된거겠지
그리고 1년 2년 이렇게 시간이 흘러 7년 정도가 흘렀다
74
>>73 어이ㅋㅋㅋㅋ 어디가 슬퍼?!
77
그러다 어느날이였다 갑자기뽀삐의 털이 점점 빠지고 점점 안움직이게 된것이다.
78
!!
79
?!
80
7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
그러면서 뽀삐가 함께라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느겼던것 같았다.
그러니까 뽀삐의 상태가 이상해지니까너무 무서웠다.
81
뽀삐!!!
82
항상 잘먹던 사료도 간식도 먹지 않아....
물도 잘마시려하지 않아....
먹은걸 계속 뱉어내고 있어....
이때 나는 너무 속상했다.
84
할머니와 아버지: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정말 이때 가장 많이 울어봤던것 같다.
나는 주위의 사람이 죽은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 이별을 잘 모르고있었거든..
(할아버지는 두분 다 돌아가셨지만 너무 어렸을때라 몰라. 할머니두분은 모두 건강하셔)
86
어느날은 동물 병원에 데려갔다.
내가 병원에 대려 가는 걸 산책으로 아는지
힘들어 누워있는데도 꼬리를 흔들어 주었다..
진찰을 받고..
의사:: 수명이 다되었네요....
88
화장지로 쓰인다면 응가까지 딲으리라!
다 써버리더라도 남은 심지까지 뜯어서 닦아버린다면 나의 승리다!
89
음...과연 하늘이 울고 땅이 울고 >>1이 운 이야기다.
91
그날밤 뽀삐는 내곁을 떠났다...
마지막까지 꼬리를 흔들어 주었어...
뭐 이런이야기야.....
내가 타자가느려서 미얀
그래도 들어줘서 고마워!!
92
재수 결정났다.
93
>>88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의 엠보씽은 엉덩이를 닦을 엠보씽이다!!
95
>>93 이자식들이!!
96
>>91 이야기는 잘들었다 몇몇 녀석들 덕분에 분위기는 엉망이 되었지만,
좋은 이야기 였다.
97
어쨌든 다음!! 누구 없어...?
99
내 이야기를 들어 줘!
102
공황장애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도피반응이다.
과호흡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그 결과
그 결과 어지러움, 머리가 무거움, 손발의 저린 감각,
다리에 힘이 없음, 가슴이 두근거림, 가슴이 당기거나 아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와는 다르다, 실제적인 위험대상이 없지만 일어난다.
지금의 나는...... 그래, 공황장애라기 보단
괴로운 일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을 때 일어나는 불쾌한 감정
공포라는 것이겠지
104
지금 내 앞에는 숨을 쉬지않는 여성이 있다.
나와는 반대랄까, 거의 모든면에서 반대겠지
나는 자라지만, 그녀는 더이상 자라지 않는다.
나는 감정이 있지만, 그녀는 없다.
106
결정적으로 그녀는 나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한다.
아아, 그래 그녀는 '위험대상'이 아니다.
그러니깐, 이건 공포라기보단 공황장애라고 하는게 올바른 것이겠지.
내가 나 자신을 위험대상이라고 칭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처음부터 '누나'가 나쁜 것이다.
107
>>105
2차원인가
108
>>105 일단 들어줘 'ㅅ'
109
그녀를 처음 만난건 아버지가 새어머니와 재혼을 하게 된것에서 부터 비롯 되었다.
나는 갑작스럽게도 생판 모르는 여자를 누라나고 부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내다보니 그럭저럭 대화는 오고갔다.
내가 고등학고에 입학할 무렵 누나는 고3이 되었고.
누나의 얼굴에 점점 그늘이 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것을 좀더 주의 깊게 생각했어야 했다.
110
일련의 일은 갑작스레 일어나는 것이니깐 말이다.
그날은 마침 일요일 이라서 집에서 빈둥빈둥 TV나 보고 있었다.
그때 초인종소리가 들려 현관쪽을 주시하니
누나가 빠른걸음으로 나가고 있었기에 그대로 소파에 다시 누웠다.
현관에서 사인 어쩌고 하는것 보니 택배가 온것 같다.
그러고보니 인터넷에서 주문한 옷이 슬슬 올때가 되지 않았나?
하며 현관으로 가는 복도로 향하니 마침 현관에서 돌아오던 누나와 부딧쳐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야'하며 눈을 떠보니 누나는 엉덩 방아를 찧고있고, 들고오던 박스는 굴러다니며
안에 있던 내용물을 흩뿌리고 있었다.
111
그리고 나는 수많은 애로만화를 보고 말았고
그 후로 말도 안되는 인생상담이 시작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2
>>110 오~!!급전개
113
>> 111 맞을래? 이씨 진지해게 듣고 있었는데
114
'그래 이게 다 누나때문이야......'라고 하면서
말하지 않고, 더이상 자라지 않으며, 감정이 없는
페이트쨩 다키마쿠라(안는배게)를 안으니
나도 모르게, 과호흡으로 인한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어지러움, 가슴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헠헠거리게 되었다.
으잌
115
아 슬프다 ㅠㅠ
119
나또하나있어....
120
때가 내가 3~4학년 이었을 때였을꺼야
121
나는 학교 근처에서 뽑기를 해서 햄스터를 뽑앗다
122
집에가져왔는데 엄마가 안된다고했다하지만 그녀석의 눈이 너무 불쌍하고 초롱초롱했다
123
결국 난 비용은 내가부담한다고 해서 키우기시작했다
124
햄스터를 레고 상자에 키우고 톱밥도 넣고 먹이도 주면서 키웠다
125
오늘 학교가다가 넘어졌다.
끝
으헝허어휴휴유헝휴ㅠㅠ허유휴ㅠㅠ
126
점차 우리 가족도 점점 관심을 가지더니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128
아침에 일어나서 햄스터가 하품하는것 보는것도 꽤 귀여웠고
하지만 행복한 나날은 지속되지않았다
129
4학년이되고난후 학원때문에 눈 코뜰새없이 바빠졌다
130
어느날은 정말로 하루도못쉬고 이리저리 머리가터지도록 공부하고다녔다
131
겨우 집에돌아왔고 문득 햄스터가 생각났다
132
니"그러고보니 요즘은 햄스터하고안놀았네 그냥 밥만주고 3학년때는 즐거웠는데...."
이렇게 생각하고보니 놀아주고싶었다.
133
>>132 설마..
134
그래서 다가갔더니 아무소리도 안났다
나"자니...?"
집을꺼내봤는데 잔뜩웅크린 채 죽어있는 햄스터를 보았다
135
헐ㄹㄹ그설마가 그설마라니
136
>> 134 작은 동물들은 관심을 많이 줘야 한다구!!
137
나는 그대로 쇼크를 먹었다.
갑자기 눈물이쏟아지며 슬퍼젔다
9살때의 기억도 떠올랐다.
나 같은건 누구도 만나면안되는것일가...하면서 고독한마음이들었다.
난 갑자기 나같은건 사라져버려야한다는 생각이들었다.
138
난 햄스터 3마리 동시에 키웠는데 3마리다 결국 자살했다
139
그렇게 난 가출계획 까지 세웠다.
나같은건 아무에게도 도움이안됀다고 생각해서
저지른 일이었다.
내일 실행하기로하고 잤다
140
잠이안와서 뒤치적거리는데 또 다시 엄마와 아버지가 기도하는 소리가들렸다.
부모님:우리xxx가 어렸을때부터 많은 슬픈일을 많이 경험했습니다.하느님 제발 우리
xxx가 슬픈일이 안생기게해주세요
141
난 외할머니 댁에서의 기억이났다.
그리고 다시 원래의 성격으로 돌아왔다.
난 이제 쇼크같은것은 먹지않아!
그럼 안녕~
142
라면을 끓였는데 한젓가락도 못먹고 쏟았다
143
얼마 못 산 인생이지만 인생 이야기 해 줄게
144
초등학교 1학년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많이 안 맞으셔서
다투는 일이 잦았던 걸로 기억한다. 따로 떨어져서 산 적이 있을 정도로.
하여간 그 때문인지 ADHD(최근까진 몰랐는데 알고난 뒤 회상해보면 앓았던 것 같고
아직까지 그 후유증이 남아있는 것 같다)이라 많이 까불었어. 1학년때 기억은
놀다가 맞은 것밖에 없다.
145
그러다 2학년때쯤으로 기억한다. 집에 컴퓨터가 들어오고 사용방법을
어느정도 익힌 다음에는 완전히 빠져살았지.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하여간 그렇게 컴퓨터를 하기 시작해서 완전히 중독되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씻는것도 잊고 밥먹는것도 잊고 방 안에 틀어박혀 엄청나게
해댔으니까. 특히 방학때는 그게 절정에 이르렀다. 그 때 인터넷의 온갖
병신같은 것들과 접하게 된다.
146
그렇게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도 안 나. 그래도 그럭저럭 친구도 한두명 있었고
공부도 그렇게 어렵진 않아서 완전히 노는 상태로 3학년이 됐다. 그때까진 정말
빼빼 말랐지. 어머니도 바쁘셔서 밥을 잘 못 챙겨주시기 때문에 귀찮으면 안 먹고
그랬으니까.
하여간 3학년 겨울방학, 밥도 안 먹고 컴퓨터만 하는게 보기 싫으셨는지 부모님께서
컵라면 한 박스를 사 오셨다. 결국 그걸로 거의 매 끼니를 때우게 됐지. 방 안에서
거의 움직이지도 않다 보니 자연스레 팅팅 부었다.
147
그때쯤 이른바 덕력이 쌓이게 되는데, 기억도 나지 않는 사이트들을 어떻게
찾아서 돌아다니며 채팅이나 하고 게임이나 하고 그랬지. 방 안에는 내가
먹고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과자봉지들이 지천으로 널려 그 번잡함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 학교는 여전히 다녔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생활은.. 어휴...
그래도 2학년때의 친구가 쭉 이어지면서 그럭저럭 보내게 됐다. 고등학교 들어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놈(나는 기억이 안 나므로...)의 주장을 들어보면 초대도
받지 않은 생일잔치에 선물도 안 들고 가서 존나게 퍼먹고 제일 빨리 돌아오는
만행을 저질렀다지만 기억 안 나. 4학년때는 무서운 선생님을 만나 학교 나오면
자기만 하던 생활도 고치고 5학년으로 들어가는 첩경에서 전학을 가게 된다.
148
그나마 있던 친구도 잃어버리고 난 전학 첫날을 이상하게 맞았다.
그때쯤 내 몸은 팅팅 분 한마리의 돼지. 거기다 안 씻는 습관으로 전학 첫 날에
여자애들한테서 멀어지고, 축구를 하다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남자애들에게서도
멀어지게 된다. 결국 어쩔쏘냐, 컴퓨터에 더 의지하게 됐지. 스팸메일 한 통에
음란물을 접하고 허구한날 자위나 하고 지냈다. 그래도 용하게 친구 한둘은 있었다.
그래도 가슴 속에는 응어리가 져 있어서 점심시간에 학교 옥상에서 눈물콧물을
한바탕 쏟고 가슴속이 후련해지는걸 낙으로 삼곤 했다.
149
그렇게 6학년까지 '그냥저냥' 초등학교를 보낸 것 같다. 담임선생님 고생도
많이 시키면서 졸업하고 중학교 1학년, 어떤놈이 재수없게 시비를 걸길래
내 알량한 자존심으로 맞서봤다. 아 정말이지 그놈이랑은 내 인생 최대의
악연이다. 나는 주먹 몇 방에 코피가 터지고 쉬운말로 놈의 딱갈이가 됐지.
거기에 K라는 놈이랑도 악연을 맺었는데 그놈이 이른바 악질 일진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그녀석 이름으로 농담을 했다가 한바탕 터지고 빵셔틀
라이프가 시작...
150
정말 미친 생활이었지. 항상 맞고 다니니까 자신감은 눈 녹듯 사라지고
빵셔틀이 일과요 물떠오는건 예삿일. 그마저도 빵을 안 뎁혀오면 맞았고
물이 시원하지 않으면 물 한 컵을 통째로 뒤집어쓰고 K라는 놈의 악질적인
장난의 희생양이 되곤 했다. 나랑 같은 처지인 한 녀석이 있었는데 그 놈이랑
달리기 시합을 해서 지는놈은 맞는다던가, 심심하니까 서로 싸워보라던가...
나는 거기에 거의 길들여져서 반항할 생각은 한번도 하지 못한 채 2학년이
되고 말았다.
151
1학년때 괴롭히던 놈들이랑은 반이 따로 떨어졌지만 2학년이 되면서
빵셔틀의 운명을 그대로 이어받아 또 다른놈들한테 괴롭힘당했다.
키 크고 얼굴 좀 생긴 녀석은 빵셔틀짓거리만 시켜서 그나마 덜했으나
따로 작은 놈이 있었는데, 그놈이 진짜 악질이었지. 어느날 빡치더니
때려도 돼? 안 이를거야? 하며 위협을 가하길래 나는 그냥 멍청하게
"응..." 하고 대답해버렸다. 아, 자존심도 깡도 없었던 때였다.
152
놈과 다른 놈들이 괴롭히기 시작하니 1학년때건 2학년때건 같은반
애들이 날 업신여겼다. 펜이나 샤프가 사라지는건 일도 아니었지.
공공연히 놀림당하고 나는 그럴수록 인터넷에 의지하게 돼고 '덕력'을
계속 쌓았다. 지금이야 그런 것 신경조차 안 쓰지만 하루히 같은 캐릭터를
알아보는건 그때가 밑천이 되었지.
그리고 2학년 중간고사가 끝나고, 이른바 터닝포인트가 생겼다.
153
모두 아시다시피 일진들은 지들끼리 인맥을 갖고 대접을 해 주는데
그중에 정말 잘 놀던 애가 학교에 늦어서 중간고사를 못 봤단다.
왜인지 몰라도 나는 방과후에 그놈 무리들에게 끌려갔는데, 이유는
그놈이 중간고사를 못 봐서 화나기 때문에 날 하루종일 화풀이용으로
쓸 거라는 것. 그렇다고 내가 반항을 했느냐? 아니, 그냥 그날 하루가
빨리 지나가기를 빌었다. 난 수도없이 방과후에 불려나가고 쉬는시간에
화장실에 끌려가고 해서, 저항할 깡다구나 그런 것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가
아무일 없이 지나가면 만족하고 좋지 않은 일이 있더라도 그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 바랬다.
154
하여간 그 놈들은 날 한 아파트단지 놀이터로 데려가더니 린치를 가하기
시작했다. 너무 두려웠고 아팠다. 작달막한 그 악질놈이 다리를 부러뜨릴까
하는 식으로 계속 말해서 정말 두려웠다. 걷는 도중에 뒤에서 한 놈이 등을
차서 넘어지기도 했다. 정신이 아득해지려고 할 때, 구원자가 나타났다.
경찰차가 미끄러지듯 놀이터에 다가오더니 린치를 가하던 애들을 '체포'한 것.
놈들은 벙쪄서 경관이 시키는대로 했다.
난 수갑 대신에 앞사람 바지의 벨트구멍에 엄지를 집어넣게 해 일렬로 끌고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155
나중에 들으니 그 아파트 단지의 주민이 내가 맞는걸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이 자리를 빌어 그 사람에게 고마움의 말을 전한다.
하여간, 난 파출소에서 경위서를 쓰게 됐고 좌우지간을 꼼꼼하게
적어 내고 한시간정도 기다리고 있으려니 엄마가 도착했다.
엄마는 날 따뜻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하고 아무 말이 없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156
애인이 눈앞에서 차사고나서 죽었다.
짧고 심심한 이야기.
157
경위서인지 뭔지를 모두 써낸 후 학교 선생님들과 녀석들의 부모님이
속속들이 도착했는데, 내가 인사성이 밝아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았나보다.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 날 옹호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리고
녀석들 부모님들과는 며칠에 걸쳐 이야기가 진행됐다.
당시 중2병이던 나는 엄마나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횡설수설을 좀 했고,
어머니 친구의 도움으로 병원 검사와 합의가 진행되고 난 별다른 외상이
없었기에 일단 정신적피해라는 명목으로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그 사이에는 타지에 돈벌러 가 계시던 아버지도 와계셔서 많이 힘이 됐다.
158
병원에 입원해있는동안 녀석들의 부모님이 나에게 사과를 했고, 나중에
들어보니 합의금을 300만원인가 받았다더라. 그리고 병원에서 학교로
돌아가기 전, 아버지가 해주신 말씀이 힘이 됐다. 내용은 별로 멋있다거나
그런게 아니지만 내 자신감을 채우기엔 충분했다.
'내가 그놈들을 두려워하지만 놈들도 나를 두려워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오니 당연히 빵셔틀라이프는 끝이 나고, 왠지는 몰라도
반 애들의 나를 보는 시선도 달라진 것 같았다. 어떻게 지난지도 모르게
2학년이 끝나고 3학년이 됐다. 3학년때는 무협지도 봐가며 쉬엄쉬엄 했다.
학교생활도 훨씬 편해지고 친구도 몇몇 생겼다. 성적은 내가 머리가 좀 있는지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전교 400명중에 200등을 오르내렸다. 3학년 담임선생님이
정말 좋아서 진학 직전에 공부를 많이 해서 목표로 하던 고등학교에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159
아, 중학교 3학년때 문자로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 번 받아봤는데
아무래도 난 믿기지가 않아서 연애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로 거절했다.
연애에 관심이 없기도 했고 평소에 나한테 관심도 없어보이던 애가 한
고백이라서. 다음날 보니 여전히 나에게 차가워서 없던 일로 치기로 했지.
하여간, 그렇게 암흑의 중학교 역사는 끝이 나고! 고등학교 1학년은 충만한
자신감과 깡따구로 몇번의 싸움을 거쳐 어느정도의 지위를 확보하게 됐고!
이제 난 고등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3학년이 될때까지 번듯한 꿈 하나
없던 나지만, 한가지 목표가 생겼다. 기필코 선생님이 돼서, 내가 있는
학교에서 나같은 청춘을 보내는 아이가 없도록 할 거다. 돌이켜보면 흐릿해서
떠올리기도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지만, 고통스러웠다는 사실 하나는
정말 뚜렷하게 남아 있으니까.
이 재미도 없는 글을 읽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어쨋건 내가 할
이야기는 끝이 났다. 후련하구나!
160
5학년 때 쯤 일인데 ,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보니 언니와 동생이 울고 있었다.
화장실에 가니 바닥에 아빠가 식칼을 손에 쥔 채 웃으며 앉아계셨는데 , 발목에 큰 상처가 나 있어서 나는 그 것을 바라보다가 가방을 내려놓고 수건을 가져와 상처를 지혈해드리는 동안 정말 기분이 묘했다.
주변에는 핏덩어리들이 널려있었지만 그 것들을 맨발로 밟으면서 아무렇지않게 손으로 치우며, 비위가 약해 토해버리는 언니를 토닥여주었다.
엄마가 왔을 때는 이미 내가 그 핏덩어리들을 치운 뒤라, 아빠를 방으로 옮기면 됬었다.
치우느라 온 몸에 밴 피냄새를 맡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 또래여자애들은 이런 일을 겪지도 않을텐데. 이런 생각 했을려나. 아. 눈물은 전혀 안났었다.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잘 모르겠는데, 내 기억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듯. 충격을 받지도 않았던 것 같고. 그 이후에 2번 정도 더 그런 일이 생겼었나. 별로 슬프지는 않지만 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었다.
지금의 아버지는 그런 짓을 전혀 안하신다.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2학년 때 이미 집안의 물건들을 때려부수고 엄마의 목을 졸랐던 아빠를 봤는데다가 , 방금 말한 이야기 때문에 아빠를 싫어하는 것 같다.
티는 내지않아. 그러면 다시 그 일이 일어날 것 같으니까.
- 이런 이야기 쌓아만 두고 있다가 말하니 후련한 느낌이다. 읽을 사람이 있으려나.
161
>>160.. 정말 슬프잖어..ㅠㅠ
난 무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