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보관/상담
내 좀 기구한 인생에 대해 썰풀고 위로 받고 조언도 듣고 싶다.
엘바렌스
2010. 2. 6. 06:17
- 1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12:52 ID:tViKvj5m.k
- 그렇게 기구한 인생은 아니지만 좋은 인생은 아니어서.
아버지께도 말 못하고 미안해서 속을 쌓아놓았다.
그런데 나 여기서 계속 상담만 해주다가 나도 상담받고 위로 받고 조언듣고 싶어서.
이렇게 스레를 세워.
물론 내 인생 들으라고 있는 게시판은 아니겠지만.
나 이런 익명아니면 정말 할수도 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 못했던 것들이 많아.
그래서 너희들이 들어줬으면 좋겠어. - 2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14:02 ID:tViKvj5m.k
- 그리고 내가 보기에 너희들은 친절하다.
그래서 너희들에게 꼭 이 게시판에서 하고 싶어.
그러니까 정말 들어주고 조언해줬으면 좋겠다. - 3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22:20 ID:wRHG0DU7g6
- 듣고 있어, 이야기 해줘!
- 4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26:05 ID:tViKvj5m.k
- >>3 고마워 ㅠ. 시간이 늦어 사람이 없는 줄 알았어..
나는 태어나서 몇개월도 못 채우고 할머니 손에 길러졌어.
부모님은 맞벌이였는데 날 맡아줄 곳이 없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할머니는 6남매의 자식들을 다 맡아서 기르고 계셨기때문에.
육아에는 이미 학을 때셨을거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나는 어떤의미에서는 직계 첫손주여서 그래도 애정을 받으면서 자랄 수 있었지만.
할머니는 일요일이면 울고 보채는 나를 맡기고 교회를 가시는 분이셨어.
그래서 그런지 나는 애정결핍이 심해. 그렇게 나는 7살때까지 할머니 및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입학할때 드디어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었어. - 5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28:08 ID:tViKvj5m.k
- 그런데 부모님은 여전히 맞벌이셨어.
호텔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와 사진관을 하시는 아버지.
어머니는 결국 날 위해서 야간에 일하시게 되었고 아침에는 나를 돌보고.
저녁에는 일을 나가시는 생활을 반복하게 되셨어.
어머니 아버지 둘다 무뚝뚝하시고 그러셔서 정은 못받았던 것 같아.
내가 생각이 안나지만 그래도 날 사랑하셨다고 믿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못받았다는 거야.
그런데 하필 9살때 일이 터졌어.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어.
나는 어려서 그게 뭔지도 몰랐어. 정말 뭔지도 모르고 당했었던 거야. - 6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29:19 ID:wRHG0DU7g6
- 성폭행.......
- 7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30:12 ID:tViKvj5m.k
- 성추행보다는 심하고 성폭행보다는 약했지만.
정말....거의 성관계를 할뻔했어..
난 어려서 몰랐고 사실 친척집에 갈때마다 당하긴 했다.
비밀이라고 시켜서 말도 못했어.
그런데 어린애가 뭘 지키겠어. 반년도 안되서 뽀록났지.
그일로 사촌오빠는 정말 많이 맞았다고는 하는데.
나는 왠지 그사람한테 미안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나를 붙잡고 우시고 하셔서 난 그게더 미안했지.
난 내가 잘못한 줄 알았어.
그렇게 정말 암울한 시기가 지나갔는데 말이야.
한가지 사건이 더 터지고 말았어. - 8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31:27 ID:tViKvj5m.k
- 어머니가 폐암에 걸리신야.
그때는 담배가 나쁜지도 모르고 해롭지도 않다고 생각해서.
간접흡연이 나쁜지도 몰랐거든. 어머니는 호텔에서 일하셨다고 했는데.
호텔 남자직원들이 많이 핀모양이야. 어머니는 비흡연자셨거든.
그렇게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폐암말기 선고를 받으셨어.
나는 몰랐지만 아버지가 후에 말씀하시길 3개월남았다고 의사가 그랬데. - 9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32:19 ID:wRHG0DU7g6
- .........아..................;;;;;;;;
뭐, 뭔가 위로해줘야 하는데...! - 10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33:48 ID:tViKvj5m.k
- 나는 정말 철없고 어려서 폐암이 그리 큰병인지 몰랐어.
어렸을때 할머니 손에서 자라서 부모님께 정도 별로 없었는데 말이야.
어머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셨는지 나보다 3년 어린 동생을 할머니에게서 데려와서.
서울에서 같이 살기 시작했어.
그때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나 싶은데 말이지.
정말 부끄럽고 슬프게도 나는 동생을 너무 질투했어.
어머니는 인생을 정리하고 마지막을 바라보면서 동생에게 너무 미안했던 거야.
나는 그래도 3년동안 데리고 있었는데 동생은 자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 2개월도 안되니까.
줄 수 있어던 만큼의 애정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어.
그런데 나는 병신같이..정말로 바보같이 동생을 너무나도 질투했어.
그리고 엄마가 너무 싫었어. 맨날 편하게 앉아있고 누워있고 맛있는 것 먹는다고 생각했으니까.
난 정말 바보였어. - 11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35:39 ID:wRHG0DU7g6
- >>10 어릴 때였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해.
나였어도 그런 생각을 했을거라고 느끼니까 - 12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38:54 ID:tViKvj5m.k
- >>9 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시간 늦어서 사람 없을 줄 알았는데 네가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정말 위로야.
그때부터 집안사정이 별로 안좋아졌어.
10년도 더 된 이야기라서 그때는 암보험도 없었고 보험은 당연히 안됐지.
어머니는 대여섯차례 수술하셨으니까 분명 집안이 안좋았어.
아버지는 2개월이 지난후 할머니를 불러 집안일을 도와달라고 했고.
나는 실질적으로 할머니 손으로 다시 돌아가게 됐어.
아버지는 어머니를 간호한다고 병원에 계속 붙어 계시고 집에는 없으셨거든.
70평이 넘던 기와집이 그렇게 쓸쓸했던 것은 아마 처음 느껴보는 거였어.
...그리고 어머니는 암을 알게 되신지 8개월만에 돌아가셨지.
진짜 돌아가기 직전에는 사람이 아니셨어. 아무말도 듣지도 못하고 반응도 못하셨어.
난 어머니 마지막이라고 병원에 가서 아빠가 시키는 말을 그대로 읊었지.
'나 잘클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예쁘게 자랄게요.'
어머니는 의사가 물어봐도 끄덕이지 않았데. 반응도 없고 했었는데.
나와 동생이 이야기할때..어머니는 정말 마지막으로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셨어.
눈도 혼자 힘으로 못감았었던 무렵이거든.
그런데 우리 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함차게 끄덕이셨고.
의사는 와서 사망절차를 밟기 시작했어.
그렇게 어머니는 돌아가셨는데 나 실감이 안났어.
애초에 오래봤던 사람이 아니고...많이 정도 못 주고 받아서 타인같았거든.
장례식때도 눈물한방울 나지 않았어.
왜 주변사람들이 슬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을 정도로 철없고 바보 같았어. - 13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43:08 ID:tViKvj5m.k
- 그런데 지금 돼니까..어머니가 마지막 가는 길에 그 냉동고에서 꺼내져서 몸을 닦는데.
우리 어머니 키 162cm이었는데 아직도 기억해.
마지막으로 같이 목욕탕을 갔을때 쟀었던 몸무게가 45Kg였어.
그런데 그것보다 더 말라서 정말..........안타까웠어.
그때 외할머니는 살아계셔서 우리 어머니는 화장을 했다?
관을 태우고 나서 나오는 뼛가루를 망치로 부숴서 단지에 담아주잖아.
그런데 나는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어.
그래서 '저건 내 엄마가 아니야'라고 속으로 말했지.
그렇게 타인같았던 엄마는 떠나갔어.
나중에 들어서 알게된 것이지만. 우리 엄마 아빠는 지방출신이야.
그런데 서울에서 그렇게 고생해서 돈 벌고 우리 딸들 잘키워보아요..
하고 날 데려왔는데. 엄마가 발병한거였지.
아빠는 우리엄마가 첫사랑이고 마지막 사랑이었어. 10년이 지났지만 재혼도 안하셨어.
아빠의 충격이 컸었나봐.
우리는 경기도로 이사를 갔고 나는 거기서 할머니와 아버지와 동생과 살게 됐어.
아빠는 우릴 잘 돌보지 않았어.
항상 저녁늦게 돌아오셨지.
내가 생각하니 한창 사랑 받아야 할 나이에. 여러가지 슬픈일들이 많이 겹친 것 같아. - 14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43:19 ID:wRHG0DU7g6
- 난 3년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바로 1년 후, 같은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실감나지 않고, 멍하고........슬펐다기 보다는 정말 현실성 없이 느껴졌었어.
그기분 조금 알것 같아.
나도 울지 않았으니까......왜울어야하는지 몰랐던걸지도 모르고...;; - 15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46:32 ID:wRHG0DU7g6
- >>13 아버지는 분명......스레주랑 동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힘들게 일하신 걸거야!
- 16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48:30 ID:tViKvj5m.k
- >>14 그래. 정말 떠나가버리면 실감이 잘 안나...
그렇게 나는 방치가 되었고.
초등학교 4학년 주제에 채팅중독+게임중독+인터넷중독에 빠져들게 되었어.
기본으로 7시간 이상 컴퓨터를 하고.게임을 하고 채팅을 했어.
난 진짜 그렇게 4학년을 보내고 5학년의 절반을 보냈어.
그런데 아버지가 이건 아니다 싶었나봐. 그래서 나한테 진지하게 물어보더라고.
"넌 아빠가 집에 있으면 좋겠어? 밖에서 돈 벌면 좋겠어?"
나는 기댈 사람이 아빠밖에 없고. 그냥 날 잘키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자를 말했어.
집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이게 바보 같은 선택일 줄이야.
그냥 그때 아빠 인생 찾아가라고 할걸 말이야....
그렇게 아버지는 사진관을 접으시고 집에서 우리 둘의 육아를 보살피셨어.,
그런데 솔직히 그때 남자가 뭘 알았겠어? 양육이라는 것을 잘 모를거 아니야.
거기다가 자식들은 둘다 딸. 아버지는 이해불가였을 거야.
그리고 어머니께 '네가 떠나도 자식은 잘 키우겠다'라고 말씀하셔서.
굉장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셨어.
어디가서 엄마없는 자식들은 그래. 라는 소리 듣지 않아야 한다면서.
그렇게 5학년 중반에 전학을 가서 또 친구들을 사귀게 됐는데.
하필 또 거기서 텃새때문에 왕따를 당하게 됐어.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초등학생이 그렇게 잔인해질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어.
그리고 나서 친구라는 관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 - 17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50:03 ID:tViKvj5m.k
- >>15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때가 좀 슬프기는 해.
여튼 왕따당하는 것을 하소연해도 아버지는 내편을 들어주지 않았어.
조목조목 나에게 대해서 잘못된 점을 늘어놓으셨지.
감정적인 해소가 안돼서 나는 좀 닫힌 아이로 자랐어.
아. 컴퓨터 좀 바꾸겠어. 다른곳에서 마저 올릴게. - 18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52:10 ID:orSnX0qrmo
- 그냥 보고 지나 칠 정도의 글이 아니라 생각되서 이렇게 써본다.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이라니, 사실 공감되는 부분이지만, 조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성폭행을 당했었다, ...입술을 맞대고 몸을 만지게 하고 뭐.. 등등,
하지만 스레주 처럼 끝까지 가지는 않았었다.
솔직히 지금 너의 상황은 내가 말로 위로해 줄 만큼 간단한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역시나 위로 밖에 해 줄수 없는 익명상의 관계이기 때문에,
결국 위로 밖에 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엄청 싫어한다 생각하던 사람도 그 사람의 슬픔을 보게 되면 다 용서하게 되는게 인간의 마음 이라는 거다.
그것도 부모님..이니까 더 할 꺼라고 생각한다.
질투도 하는게 당연하다. 스레주 본인에게는 죄가 없다.
그저 인간으로써 당연한 감정이였을 뿐이다,
지금 스레주가 할 수 있는 극히 드물꺼다,
아프고 슬프고 죄책감에 빠져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그래도, 부모님 곁에 있어라, 자신이 지금 까지 생각했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해 드려라.
질투 했었다고, 미웠었다고, 하지만, 그랬더라도 과거일 뿐이 잖은가.
아직 시간은 많다.
그러니까 좀더 부모님 곁에서 적어도 부모님께서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드려라,
아마 그게 지금 스레주 본인이 할 수있는 최대의 일 일 것이다. - 19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52:31 ID:wRHG0DU7g6
- >>17 아버지딴에선 분명 답답하셨을거야.
내가 좀 더 활기차게 지냈으면 잘될거라고 생각하셨을테니까
물론, 당시 상황을 보면 주변이 싫고 무섭거나 했을거라고 생각해 - 20 이름:이름없음 :2010/02/05(금) 23:57:14 ID:tViKvj5m.k
- 아. 컴퓨터 바꿨어. 계속 풀게.
>>18 고마워. 풀게 많은데 너도 꼭 들어줬으면 정말 좋겠다.
>>19 응. 아버지는 잘되라고 그러신건데. 내가 원하는 반응은 그게 아니었던 거야.
마저 풀게.
하지만 다행인 것은 6학년때 올라가면서 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나는 왕따에서 벗어났어.
좋은 친구를 만난 덕분이었지. 그때 무렵 학원이라는 곳에 너무 가고 싶어서.
공부를 처음 시작했었어. 너무 재미있고 신나는 거야. 그리고 그때쯤 심리상담을 받으러 다녔어.
아버지는 성폭행당했던 것이 많이 가슴 아팠나봐. 나는 그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과민반응하는 아빠가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새로운 것들과 행복하게 시간을 보냈지.
학원 실력검사에서는 형편이 없이 나와서 꼴찌반부터 공부를 시작했지만 곧바로 중간반.
또 엘리트반에 들어가게 되었어.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
한가지 맘에 안드는 것은 엄마가 아플때부터 집에 드나들었던 이모라는 존재.
우리아빠한테 좀 추근덕? 대는 것도 있었고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계속 왔거든.
아버지 친구기도 해서. (이모에 대해서는 나쁘게 말하지 말아줘. 나중에는 좋은 사람이야.)
이모라는 제 3자와 기묘한 인연도 시작되는 참이었지.
그런데 그것도 1년 유효기간이었어. 또 이사를 가게 되었거든.
더 북쪽으로 말이야.
친구를 두고 가는 것이 너무 싫었지만. 어쩔수가 없이 이사를 가게 되었어. - 21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00:31 ID:CwvSkOxMVA
- >>20 계속 들어 줄게.
천천히 마음놓고 이야기 해줘! - 22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00:40 ID:e5tUHO6oPM
- 중학교 1학년때까지만해도 세상이 내것인줄 알았어.
그냥 세상도 좋고 모든게 좋았거든. 공부도 좋고. 좋고. 좋았어.
정말 공부를 즐겼지. 신기했거든.
학원에 가니까 전에 있던 학원 원장과 아는 사람이라고 날 특별히 애정해줬어.
왠지 뿌듯했다? 나 전에 있는 학원에서 장학금받으면서 다녔거든.
그런데 친구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
내가 친구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가. 친구인줄 알았는데 첫 중간고사를 보고나서 걔들이 묻는거야.
'나 73점인데 너 몇점이야?'하고. 나는 2개밖에 안틀렸었어.
그래서 말하기 너무 미안한데 자꾸 물어서 2개 틀렸다고 했더니 요 두마리가 그다음부터 날 무시하는거야.
안그래도 5학년때 트라우마가 있어서. 나 딴 사람한테 말 진짜 못 걸거든.
그때부터 나 왕소심 성격이 됐어. 그래서 똥 밟은셈치고 다른 아이들이랑 어울렸지.
그렇게 중1은 그냥 무난하게 보냈어. 어울리는 무리의 우두머리격인 그림쟁이가 심히 날 맘에 안들어했지만.
티내고 날 무시할 수도 없고 깔수도 없어서 좀 잡아먹으려고 벼르고 있었지만. 나는 괜찮았어. - 23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05:32 ID:IVCO6kv3ro
- 잠깐 눈물 좀 닦고...
내가 가슴이 다 아프다. - 24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06:41 ID:e5tUHO6oPM
- 응. 나 스레주인데. 같이 썼는데 20과 22가 왜 다르지?...여튼 계속 풀게;
중학교 2학년은 내 20초중반 인생에 걸쳐 정말 암흑기였어.
아버지는 극심한 우울증에 걸리셨고 정말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도 당했고.
여러가지 힘든일이 많이 있었어.
이때는 나름 폭풍자아가 만들어진 시기라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
아버지는 극심한 우울증이여서 나는 항상 아버지가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있었어.
그리고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아버지가 자살할까봐 나는 차마 아버지를 거스르지 못했지.
실제로 아버지는 20층이었던 우리집 베란다 창문을 내려다보면서
'땅이 부르는 것 같아. 뛰어내리고 싶어'라고 하시거나. 내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벨트로 목을 조르거나 수건으로 목을 조르곤 했어.
난 그때부터 아빠에 대해서는 좀 여러가지 불안한 점이 많아. 노이로제인가봐.
내 생각에 그때 아빠는 집안에만 있는 생활을 못견뎌했던 것 같아.
도시락을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는 아빠가 나는 너무 위태롭고 불안했어.
아빠가 죽으면 이제는 난 정말 혼자밖에 없는데 어떻게 살아야하나.라는 암담한 생각들도 스쳐지나가고.
여튼 나는 그때 아빠를 살리기 위해서 공부를 했어. 정말 미친듯이.
시험기간이 되면 3시간을 채 잘 수 없었어. 평균 97점이 넘지 않으면 안됐었어.
정말 미친듯이 공부를 했지. 그리고 아버지의 우울증에 더욱 힘들어했어.
학교 끝나고 불안해서 점심시간마다 아빠에게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지 않으면 학교의 담을 넘어서라고.
담임을 닥달해서 외출증을 폭풍같이 끊어서 집으로 달려갔어.
그리고 아빠를 보고 안심하고 학교로 돌아왔어. - 25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1:07 ID:5Pidd9lIkk
- 불안..했을 텐데, 잘 버티고 열심히 살고 있다니...!.
존경스럽다, 스레주..! 많이 슬펐을 텐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듣고 있겠다. - 26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2:11 ID:CwvSkOxMVA
- 아......기운내.......!
- 27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2:36 ID:e5tUHO6oPM
- >>23 같이 아파해줘서 고맙다. 암흑같은 인생사 쓰고 있지만 한결 가벼워졌어.
내가 그때 음악 수행평가때문에 합창단을 하던 시절인데. 합창단을 하느라 하교시간에
아버지는 학교가 끝나는 종이 울리고 5분이 되도 교문에서 내가 나오지 않으면(우리집은 학교 정문과 후문이 뒷베란다로 보였거든)
핸드폰을 거셨어. 항상. 5분이 지나면 울리는 진동. 발신지는 우리집.
답답하고 힘들었어.
이런 일화도 있어. 내가 한창 음악 수행평가때문에 합창단을 하던 시절인데. 합창단을 하느라 하교시간이 좀 늦는다고.전화를 때렸는데.
잘못 갔나봐. 왠 아저씨가 '으응??네에.....?'하고 힘없이 대답하고 내말 못알아드는데.
나는 우리아빠 뇌혈관 터진줄알고 합창단 선생님 떠밀고 집으로 달려가서 아빠를 확인했어.
그런데 아빠가 아무런 일없이 날 보는거야. 그때의 안도감과 그동안 느낀 불안감이란.
여튼 나의 중2는 중2병이라는 것을 느끼지도 못할만큼 힘들고 답답하게 지나갔어.
정말. 하나밖에 없는 나의 생존줄과 의지할만한 존재가.(이때는 할머니도 다시 시골로 돌아가셨어)
우울증에 계속해서 자살을 시도하고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정말 힘들었다. - 28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3:54 ID:CwvSkOxMVA
- 난 스레주가 중2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정말로
- 29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5:50 ID:F6ebYnYJ3s
- 너무 상세한데.
스레주 이런거 쓰는게 힘들지 않아
보는 내가 다 힘들다.
스레주 앞날에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빌어줄게. - 30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7:04 ID:e5tUHO6oPM
- >>25, >>26 고마워. 늦은시간인데 들어주어서.
여튼 나중에 음악선생님께 정말 사과를 했다.
아빠가 화를 내고 집밖에 나가면 어디가서 자살할까봐 죽어라 쫒아나갔다.
그런데 쫒아나가도 못찾으면 경찰에 울면서 전화도 많이 했다.
여튼 중3이 되니까 아버지의 우울증은 괜찮아졌어. 하지만 동생이 문제였지.
난 아버지가 다시 우울증이 생기지 않을가 노심초사였는데.
내 동생은 밤 12시가 되어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어. 전화 한통화없이.
그런 내동생이 얼마나 미워보였는지 몰라.
지금은 내동생에게 정못주고 많이 때리고 괴롭혀서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미웠어.
난 진짜 12시까지 동생찾으러 온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녔어.
(갑자기 생각난건데. 성폭행 말고 나 성추행은 많이 당했다.
왠 대학생이 우리 자매 붙잡고 자위하던거, 아저씨가 무작정 딥키스하고 가버리던거.
생각하니 정말 더러운 기억이네. 미안 횡설수설해서.)
여튼. 내동생도 심각한 애정결핍에 감정표현이 없는 아이였다.
나는 살기바빠서 동생 볼 겨를이 없었거든. 그래서 그런거겠지. - 31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18:11 ID:F6ebYnYJ3s
- 스레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본적은 없어?
- 32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0:16 ID:XPyc6yjNOk
-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당시의 아버님의 상황에서 미루어 봤을 때
정신과 치료가 도움이 됐을 텐데, 그런 건 없었던 것 같네 - 33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1:38 ID:e5tUHO6oPM
- >>28 고마워. 나에게는 중2병이라는게 발병할 시간이 없었나봐.
>>29 나 정말 이런 이야기 남에게 해본적도 없고. 꺼내면 모두다 아파져서.
미안. 나 이런 곳에서 밖에 꺼낼수가 없었어. 길어서 읽기가 힘들텐데 읽어주어서 고마워.
>>31 나에게 학교 선생님과 학원 선생님은 믿을 수 없는 존재였다. 아버지 자살한다고 하면 몇명이나.
믿어줄까도 싶고.
여튼 중2때 친구의 배신이 너무 심했어. 나 1년 반동안 친구라고 믿었고 이용당했었는데.
정말 가차없이 버려졌거든. 중3 초까지 좀 그런 상태여서. 난 정말 공부잘하는 싸가지 년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그래. 그리고 일진?같은 것들에게 찍힌상태여서 나 좀 전따였어.
중3때 난 경기도에 살아서 고등학교에 시험을 쳐서 들어가야했거든.
아버지가 원하는 학교에 들어갔어.
기숙사 학교였는데 아버지가 나에게 해방되고 싶다고 해서 선택한거였어.
진짜 아버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자고 생각해서 기숙학교에 갔다.
성적은 당연히 붙었다. 중학교동안 나 공부밖에 한게 없었거든. 그런데 그 공부가.
처음 시작은 분명 내가 좋아 죽어서 시작했는데 마지막이 되니까 정말 싫었어.
중2를 거치면서 공부한다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힘들고 아픈 기억이 되었어.
고등학교가 붙고 학교로 들어가면서 나는 공부에 손을 놓아버렸어. - 34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4:11 ID:CwvSkOxMVA
- 화면이 흐릿해.....
- 35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5:02 ID:F6ebYnYJ3s
- 청소년긴데 정신적 고통이랑 육체적 고통이 겹쳐지면
무척이나 힘들었을 텐데.
게다가 아버지도 우울증이셨고.
안 좋은 경험도 여러번 있고.
한번도 상담, 받아보지 않았다면 여기보다는 카운셀링을 추천한다.
스레주를 위해 진심으로 적는 글이다.
이런 곳에 털어놓아서 몇마디 문장들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보다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어 대화하는게 훨씬 빠른 치유일 거야.
힘든 일일수록 빨리 털어놓는 것이 스레주 정신 건강에도 좋다. - 36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7:31 ID:e5tUHO6oPM
- >>32 아버지가 원하지 않았나봐. 그리고 나중에 말씀하시길 내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네가 잘된다면'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렇게 하셨다고 하는데. 난 정말 상처였어. 너무 큰 상처가 되어버렸다.
고등학교때는 정말 공부 존잘잘하는 고등학교를 갔는데 나는 거기서 노는 상병신이었어.
그 학교는 쉬는시간에 공부하지 않으면 병신이라는 소리를 든는 학교였어. 나는 거기서 자진해서.
병신이 되었지. 공부가 너무 싫었어. 내가 좋아했던 공부는 더이상 없었으니까. 남을 위해서 하는 공부따위.
진저리가 나는 상태였다.
그리고 아버지가 안전한 상태라고 말했고 난 그것을 믿어서 그냥 공부를 놔버렸어.
그리고 지독한 허무주의에 빠져살기 시작했다.
자살을 할만큼 용기있지 않아 정말 마지못해 숨쉬는 것처럼 살아갔어.
모든지 타인의 의지로 움직이로 내의지로는 잘 움직이지도 않았어.
잠깐의 즐거움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나는 정말 당장 죽어도 후회할 것 하나도 없었어.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나도 컸지.
고1때도 친구의 배신이 있었다.
나랑 1:1로 붙어다닌 얘였는데. 결국 혼자 착한척 다하고 나혼자 남겨놓고 가더라.
정말....슬펐다. 그래도 다른 아이들을 찾았지.
나 왠지는 몰라도 남들이 나를 보면 '고민을 털어놓는' 스타일이야.
내 스스로가 남에게 내 고민 떠벌리지도 않고 말도 잘 안하고 묵묵히 듣는 입장이라서.
잔뜩 힘든데 친구들은 고민있다면서 나를 찾아오고 나에게 상담을 원했어.
친구라서 거절은 하지 않았지만 이것도 나름 힘들었다. - 37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8:56 ID:e5tUHO6oPM
- >>34 고마워..봐줘서.
>>35 음..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음음..20대 이야기로 넘어가면 나와. 길어서 정말 읽기 힘들텐데. 조금만 더 읽어주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읽어줘서 고마워. - 38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29:56 ID:F6ebYnYJ3s
- 스레주. 힘내. 힘내. 힘내. 잘 읽고 있어. 파이팅이야.
- 39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32:20 ID:e5tUHO6oPM
-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고2때 친구를 사귀었어.
정말 맘이 잘 맞았어. 그아이도 참 불우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티나지 않는 아이였다.
이 아이가 좀 비중이 있는데 A라고 할게.
나도 어디나가서 엄마없는 것 같다는 소리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었으니까.
왠지 티나지 않는 아픔을 공유한 자들의 묘한 이끌림 같았다.
고2때 담임이 나를 많이 괴롭혔지만 이친구로 버텨냈다.
그리고 고3이 되었는데 나는 정말 친구를 만났다.
위에 말했듯이 나는 '상담을 해주는 스타일'인가봐서 1000명중에 999명은 나에게 상담을 해온다.
하지만 내가 애교를 피우거나 할만한 존재를 나는 그때 처음 만나거야.
정말 나는 그때 진심 신에게 감사했다. - 40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33:18 ID:CwvSkOxMVA
- >>39 진짜.....다행이다.
나 끝까지 들어주고 싶은데, 부모님이 컴퓨터를 끄라고 하셔.
정말 미안, 내일 들어와서 꼭 다 읽을게!
스레주 힘내고, 절대 지지마!
좋은 하루 보내! - 41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37:36 ID:e5tUHO6oPM
- >>38 고마워. 이제 후반부 조금 남았어.힘내서 읽어줘.
그렇게 나의 고3이 지나고 계속 놀고 소설보던 나의 수능은 당연히 똥망이였다.
내가 왜 놀았냐..라고 생각되냐면. 남탓을 좀해서.
아버지는 내가 집에 돌아오는 것을 꺼렸다. 나 고등학교 입학할때 아버지가 우리학교 근처로 이사오셨는데.
아버지는 주말마다 학교에 남아서 공부나하지 왜 집에 오냐고 하셔서.
그리고 아버지는 나로 내세울것은 공부밖에 없어서. 그냥 공부포기한것도 있다.
계속 횡설수설하네. 진짜 미안. 읽기 힘들것 같다.
나의 수능은 똥망이었으므로 나는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고등학교 공부문제로 계속 다투고 중학교때 공부문제로 나 아버지께 많이 맞았는데.
주먹으로 2시간 넘게 맞아본적도 있고 맞고 1주일동안 앓아누운적도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거였다.
아버지의 반응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그리고 A양은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가 거의 감금하다싶이 하는 상황.
나는 이 친구를 모른척 할 수 없어서 우리집에 데려왔고...아버지는 찝찝해하셨지만.
같이 사는 것을 허락하셨다. - 42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43:15 ID:e5tUHO6oPM
- >>40 응 여태까지 읽어줘서 고마웠다. 잘자.
그렇게 나의 고등학교 졸업후 1년 동안 공백이었다. 정말로 공백.
한게 없었다. 그냥 뒹굴뒹굴. 심각한 허무주의였던 내가 자력으로 뭔가 하지는 않았고.
아버지는 내가 못마땅해하셨다.
나는 몰랐지만 A의 아버지로부터 무슨 협박전화? 같은것도 받으셨다고..
아버지도 힘들었을거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그리 잘키우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정말 잉여킹이 되어있었으니 아버지는 참담했을거다. 그것은 분노가 되었겠지.
그렇게 나는 아버지께 치이고 해서. 정말 힘들었는데. 그렇게 시간은 그냥 흘러흘러
졸업 2년차가 되었다.
근데 나 이때에 아버지께 심각한 거부를 받고 있었다.
아버지는 나를 없는듯이 행동했고, 나는 그런 무관심이 견디기 힘들었다.
이때는 동생도 폭풍 고등학생시기라서 나에게 까칠했고 엄청 싸웠다.
난 언니라는 존재자체를 부정당했고 딸이라는 존재가치도 부정당했다.
말그래도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 것이었다.
이때 A는 어머니와 집으로 가고 (어머니는 끝내 고맙다는 말한마디 없었다.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집을 나갔고.
A는 버려진채 우리집에 도망온 것이었는데). A는 독립해있었다.
정말 우울한 기분에 A양에게 전화라도 해서 너희집에서 좀 있고 싶다. 라고 말했지만.
진짜 두말없이 거절당했다.
나 친구관계도 똥망이여서 정말 전화할 사람이 없더라.
아버지는 날 거부하고 동생은 언니의 존재를 싫어하고 그나마있던 A양은 단칼거부. - 43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44:37 ID:IVCO6kv3ro
- >>42
좌절이었겠네... 어떻게 됐어? - 44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46:36 ID:e5tUHO6oPM
- 음. 자살을 시도했어.
진짜 용기따위 없었던 내가 정말 자살을 시도하게 될줄이야.
물론 이딴 용기는 용기도 아니라고 누가 그러던데.
나는 니트였기때문에 돈이 없었다.
소주를 5병을 사서 근처 공원으로 가서. 10분만에 3병을 모두 마셔버렸다.
그리고 바보 같고 웃긴 이야기는. 손목을 그으려고 했는데.
정말로 손목을 그으려고 공업용 커터칼을 가져갔는데. 필름이 먼저 끊겨버린것.
개그지. - 45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52:46 ID:IVCO6kv3ro
- >>44
그래도 지금 보면 다행이네, 필름이 끊겨 줘서. - 46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0:54:57 ID:e5tUHO6oPM
- 일어났는데 처음보이는 것을 뺨을 톡톡 때리는 아버지.
아버지의 첫말은 '왜 그랬어?'였다. 그래서 나는 '죽으려고요'라고 대답했다.
아버지는 깜짝놀라서 찾아온 이모와 건넛방에서 이야기를 하셨어.
그리고 나는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지.
다른 아파트 동에 쓰러져있는 것을 경비아저씨가 발견해서 민증을 뒤져 집에 데려왔던거야.
다 토하고 장난아니었다고 하더라고.
사실 죽으려고 했었던것은 한번더 있었어. 진통제를 3통을 먹었는데 안죽더라고.
그냥 간만 죽어나서. 그건 포기했었던 거였는데 이건 아버지가 모르셔.
아버지는 이때 내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셨어.
시도한 다음날 아버지의 반응보고 나 정말 후회했어.
아버지는 다독거려주고 다음날 해장국 사주시더라고.
그리고 나는 우울증 검사를 해보기로하고 물질적으로 형편이 안돼서 무료 상담소를 찾아갔지.
거기서 검사받아봤는데. 극심하기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위험도를 가지고 있어 주의를 가져야한다고 나왔어.
그렇게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이 도움이 된다는 느낌은 못받았지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생각에 계속 다녔어.
꾿꾿하게. 그런데 알바를 시작하면서 상담을 그만두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 47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01:36 ID:e5tUHO6oPM
- 한강에가서 아버지랑 많은 이야기를 했어. 난 진심으로 필요없는 자식은 죽어야한다고 생각했어.
솔직히 내입장에서만 보면 난 밥만 축내는 인간인데 살아서 뭐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야.
그래서 나 정말 궁금하지만 못 물어봤던것을 물었어.
'나 말썽피워도 아빠 옆에서 살아있어도 돼? 내가 죽는게 아빠한테 속편하지 않아?'
라고 했는데 아빠 잠시 정적이더라고. 그리고 말씀해주셨어.
'나는 자식을 떠나보낸적이 없어서 잘모르지만 자식은 죽으면 마음에 묻는다고 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면 떠나보내지도 못하고 가슴에 묻는다고 하겠냐.
나는 내 배우자가 떠나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너가 죽으면 밥값 줄었다고 좋아할것 같냐.
살아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말썽피워도 못되도 미워도 넌 내 자식인것을.
다만 한사람의 인간으로써 당당하게 서있는 너를 보고 싶어서 그렇게 대했고.
난 그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는데. 넌 그게 아니었나보다. 나는 사랑이라고 준것을.
네가 사랑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나보다. 하긴 네가 필요한 사랑을 주지 못했고 내가 준것을 사랑이라 느끼지 않는데.
네 입장에서는 사랑을 받지 않은 것이겠지. 아빠가 너를 그런 생각하게 방치한게 참 미안하구나.'
나 이말듣고나서 정말 열심히 살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욕을 잃어버렸던것이 쉽게 살아나지가 않아. - 48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04:05 ID:e5tUHO6oPM
- 지금 커서 보니까.
성폭행 당한기억도 너무 생생하게 떠오르고.(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또렷해진다)
그새끼는 아직 용서할 수 없는데 지금 결혼해서 딸낳았더라고.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저주가 '니 딸이 나처럼 되면 넌 날 이해하게 될거야'인데.
당해본 여자로는 이것도 못할말이고.
과거의 상처들은 모이고 모여 발효가 아니라 진짜 썩어버리고.
의욕은 살아나지 않고.
진심 힘드네. - 49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04:20 ID:IVCO6kv3ro
- >>47
그래도... 계기가 좀 부적절했지만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려나.
늘 대화의 부족이 문제인 건가... - 50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07:58 ID:IVCO6kv3ro
- >>48
스레를 쭉 읽어 본 나로서는 이런 말 하면 더 무책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지는 못해도 무뎌질지 몰라.
나는 스레주만큼 파란만장하게 살아온 건 아니라 그 아픔을 다 이해해 줄 수는 없지만 말야.
결국 마음 먹기 마련이야. 계기가 필요할지도 모르고.
...나 말하는 게 뒤죽박죽인가? - 51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08:28 ID:e5tUHO6oPM
- >>49
글쎄. 대화부족도 있지만.
서로의 방식이 너무 달랐는데 그걸 밀어붙인거라고 생각은 해.
결과는 다행이지만 나 의욕이 이따구이면 위에 레스 몇개를 무한 반복할 것 같아서.
나의 기구한 과거에 대해서는 위로 받고 싶지만. 사실 따끔한 지적도 받고 싶어.
조언도 구하고.. 그런데 늦은시간이라서 사람이 없네. 좀 아쉽다. - 52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10:12 ID:e5tUHO6oPM
- >>50
그렇게 무덤덤해질까.
나 차라리 성폭행을 당한 초딩때.가 사실 더 무덤덤했어. 뭔지 몰라서.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나고 나이먹으면 먹을수록 진짜 이건 선명하게 떠올라서 날 괴롭혀.
여자사람으로써는 정말로 수치다.
그리고 나 친구에게 배신당한게 지하철에서 그 비슷한 년만봐도 뒤에서 욕을 날릴정도여서.
......제발 무뎌지기를 빌어. 왜이렇게 들러붙는걸까. - 53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11:01 ID:IVCO6kv3ro
- >>51
그러게... 사람이 없네.
따끔한 지적 같은 거, 난 못 해. 내가 저 상황이었으면 중학교 때 무너졌을걸. 거기서 지적하라는 건 가혹하아구. - 54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14:07 ID:XPyc6yjNOk
- 조언을 받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상황이나 자신의 모습을 상정해줘
그리고 그것에 관한 현재의 환경도...
지금으로선 무슨 조언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해
우선 말하자면
성폭행에 대한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거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극히 부정적인 쪽에서 옮겨질 수는 있어 - 55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14:41 ID:e5tUHO6oPM
- >>53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읽어주고 레스 달아준거 나에게 진짜 위로다.
지적이나 조언은 내일쯤에나 다시 들어야겠다.
그런데 이 긴 상담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을지도;의문이다; - 56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17:43 ID:e5tUHO6oPM
- >>54 앗. 반가워.
나는 얼른 직업을 찾고 경제적이고 싶고 과거의 상처들을 털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 진짜 과거의 상처들이 나에게 죄책감이 되어서 하나하나 쌓이는데 무게가 장난이 아니야.
나 아빠한테 미안한것도 많아서 진짜 너무 무거워서 압사직전이다.
너무 미안해서 아빠의 '과자가 먹고 싶다'라는 말이 나에게는 '편의점에 가서 네돈으로 과자를 사와라'로 들려.
그러니 이 죄책감을 벗어버리고 싶다.
한사람으로써 책임감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는데.
나 아직 너무 미성숙하다. 뭔가 상처를 핑계대는 것 같기도하고.
나 좀 구제불능이야. - 57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18:40 ID:IVCO6kv3ro
- >>56
전문인의 상담을 받아 보는 게 어때? 혼자 짊어지긴 너무 무거워. - 58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20:22 ID:e5tUHO6oPM
- >>57
나 상담을 받을만한 물질적인 능력이 없어서. 말이야.
사실 나 공부하겠다고 재수학원등록해달랬는데. 아버지가 잠시 보류하셨어.
정말 미안하다고 지금은 사정이 안된다고. 그런데 정신상담을 받을 수 없어 무료상담 받았는데.
무료상담은 좀 안습이었고. 그리고 정신상담을 받게되면 나 우울증쪽일텐데.
이런거 보험, 취직할때 안좋다고해서. 하지도 못하겠다. - 59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21:25 ID:XPyc6yjNOk
- 이걸 명심해
사람은 "무엇"을 위해 행동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스레주가 지금 행동하는 것이
무엇을, 누구를 위한 일이냐하는 목적을 우선 만들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지금까지의 힘든 일들이 스레주의 삶의 지향점을 잃게 만든 것 같아 - 60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27:40 ID:XPyc6yjNOk
- 절대 쉬운 일이 아니야
왜냐면 삶의 목표란 긍정적이어야 하잖아?
자신에게 긍정적일 수 있는 대상,
아니면 미래 따위를 찾는 과정이니까 어려워 이거
그렇지만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를
너무 크고 어려운 것에서부터 찾는 것보다는
언제든지 변하더라도, 당장 삶의 목표를 잡음으로써
자신에게서 긍정적인 면모를 발견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방향성을 찾아갈 수 있어 - 61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27:43 ID:IVCO6kv3ro
- >>58
그렇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난 그냥 좋은 사람 만나서 위로받길 바란다고밖에 말해 줄 수 없네. - 62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31:44 ID:e5tUHO6oPM
- >>59
나 너무 과거에 대해 집착하는 걸까나.
응응. 노력할게. 노력해야만하다고 생각해.
그런데. 요놈의 마음은 끄덕여도 몸이 잘 안따라주어서. 너무 의욕 없이 오랜 시간있어왔나봐.
p.s-상담판 스레더들아. 진심 조언이 필요해.
나 지금은 자러 가야하는데. 내일 일어나서도 조언은 받고 싶다. 새로운 날 위해서.
사실 그리고 정말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서..이 이야기 꺼내고 위로 받아본적이 없어.
위로도 많이 받고 싶어. 진심 이런 이야기 현실에서 남에게 할 수 없고 가족에게도 하기 힘든 이야기니까.. 부탁해. - 63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36:41 ID:XPyc6yjNOk
- >>62
그게 좀 이기적이어도 괜찮아 추상적이어도 괜찮고
단순히 착하게 살겠다는 것이어도 좋아 그것도 훌륭한 가치관이야
중요한 건 이게 스레주의 행동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거라는 거야
자신을 위해서 살기로 결심했다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 뭔가 하겠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착하게 살겠다고 결심했다면 착한 행동을 할 거야
그리고 그게 전부 스레주에게는 감정적인 안정과 기쁨으로 돌아올 거고
스레주의 원동력이 되어줄 거라고 생각해
이제는 스레주가 정말로 행복하고 잘 살고 싶은 거잖아
진심으로 좋은 삶을 누리고 싶은 거잖아
지금 스레주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이게 아닐까 생각이 되네 - 64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52:28 ID:XPyc6yjNOk
- 또, 스레주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신기하게도 스레주 주변의 사람들도 부정적으로 변해
관계가 점차 그렇게 바뀌어가
행복하고 싶으면 스스로 행복해야 해
그래야 남들이 그걸 도와줄 수 있어
아버님을 생각하고 위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야
경제적인 면 등에서 그 짐을 덜어드리는 것도 좋은 일이지
하지만 그것이 아버님에게의 부정적인 원인
그러니까, 죄책감이나 의무감에서 나타나는 건 스레주에겐 결코 좋지 않아
아버님을 위함으로써 스레주 자신이 기쁘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해
그런 긍정적인 사고가 함께 필요한 상황이야 - 65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1:59:01 ID:XPyc6yjNOk
- 목적을 찾으라는 것도 이것과 연관되어 있어
맹목적으로 당장 일해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쉽지만
그게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어떤 명확한 목적이 없다면
그게 오래 유지되기도 힘들고, 그 와중에 스스로 행복을 잃을 수도 있어
스레주도 주변이 힘들어지면서 고교 학업에 대한 관심을 잃은 경험이 있잖아
아주 같지는 않겠지만 그것도 비슷한 이유를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돼
뭐 그때 내가 이야기를 들어본 건 아니지만
어렵긴 하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거나 대단한 일은 아니니까
꼭 이런 생각도 가져봤으면 해 스레주에게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이든 실행하기 위한 용기잖아?
좀 더 가까이서 깊게 얘기를 들어봤으면 더 좋은 이야기 해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이 정도로밖에 별로 대단한 말은 못 해주는 거 미안하고
힘내. 너가 꼭 행복해졌으면 한다 - 66 이름:이름없음 :2010/02/06(토) 03:38:26 ID:TGEpiJ/fpg
- http://snm1945.tistory.com/?page=2
이 주소에서 첫사랑이라는 제목의 글을 한번 보게나.
다른 사람의 사연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2ch 어비스 라고 2ch의 글을 올려놓은 사이트라네.
스레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글이었음 바라오.
이 외에도 위 사이트에는 좋은 사연이나 웃기는 글도 많으니 알아두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외다.